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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포커스

美, 시속 2만km 넘는 極초음속 미사일 개발 중

글 : 이장훈  국제문제 애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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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核戰力 감축, 非核 국가에 대한 핵무기 不사용 약속으로 核억지력 저하되는 상황에 대한 타개책
⊙ 북한과 이란의 ICBM, 핵무기에 대처하는 데 유용
⊙ 중국, 러시아도 경쟁적으로 CPGS 개발 중

李長勳
⊙ 57세. 서울대 영문과 졸업.
⊙ 공군사관학교 영어교관, 《한국일보》 국제부 차장, 《주간한국》 편집장 역임.
⊙ 저서: 《홍군 VS 청군-미국과 중국의 21세기 아시아 패권 쟁탈전》
    《네오콘-팍스 아메리카나의 전사들》 《유러화의 출범과 21세기 유럽합중국》
    《유럽의 문화도시》 《러시아 곰은 웅담이 없다》 등.
미국의 X-51A 웨이버라이더가 B-52 전략 폭격기에 장착된 모습.
  <한반도 상공을 순회하던 미국 첩보위성 KH-12가 북한이 평북 철산군 동창리 미사일 기지에서 핵(核)탄두를 장착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대포동 2호를 1시간 내에 발사할 것이라는 정보를 입수한다.
 
  미 국방부는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태평양에서 초계(哨戒) 중인 핵잠수함 오하이오호에 공격 명령을 내린다. 오하이오호는 극초음속 미사일을 즉각 북한 동창리 미사일 기지를 겨냥해 발사한다. 이 미사일은 시속 2만921km로 2분 만에 북한 동창리 미사일 기지 상공까지 날아간다. 이 미사일 탄두에는 강철보다 두 배나 강도가 높은 텅스텐 탄자들이 장착됐다. 탄자 한 개는 50구경 기관총을 12번 쏠 때의 화력(火力)이 있다. 미사일 탄두가 폭발하면 텅스텐 탄자 수천 개가 소나기처럼 쏟아져 내리면서 북한 동창리 미사일 기지를 초토화(焦土化)시킨다.>
 
  이상은 미국 국방부가 추진하는 새로운 전쟁 시나리오 중 하나이다.
 
  미국이 핵무기 대신 재래식 전략무기를 개발하고 있다. 재래식 전략무기란 1시간 이내 지구 어디라도 타격할 수 있는 극초음속 미사일을 말한다. 미국은 러시아와의 새 핵군축 협정(New START)에 따라 보유 중인 핵무기를 대폭 감축하는 데 따른 전력(戰力) 공백을 보완하기 위해 재래식 탄두를 장착하는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은 이른바 미국 국방부가 추진해 온 ‘재래식 신속 글로벌 타격(Conventional Prompt Global Strike·CPGS)’이라는 새 무기 체제 개발 프로그램의 일환이다. 핵무기는 지난 60년 동안 미국 군사 전략의 핵심이었지만, 미국 군사 전략가들은 핵무기를 대신할 수 있는 재래식 무기를 억지력으로 보유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그 이유는 국제 정세상 핵무기의 사용이 억제돼 미국이 보유하고 있는 핵무기는 실질적인 억지력을 발휘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핵무기로 적대국을 공격할 경우, 무고한 민간인의 희생을 비롯한 엄청난 피해가 발생해 국제사회의 비난 여론이 고조될 것이 분명한 만큼 미국의 핵무기 공격 옵션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이 프로그램의 핵심은 목표물을 1시간 내 공격할 수 있는 미사일을 개발하는 것이다. 장점은 핵무기를 사용할 때 발생할 수 있는 ‘부수적인 파괴(collateral damage)’가 없다는 것이다.
 
 
  북한에 대한 先制 타격 가능
 
  이 프로그램의 적용범위는 말 그대로 전 세계적이다. 특히 북한과 이란 등 불량국가들이 타깃이 될 것이 분명하다. 예를 들어 미국은 북한의 탄도미사일이나 핵무기, 생화학무기 등의 공격 징후가 있으면 수 분 내 이를 선제(先制) 공격한다는 것이다.
 
  제임스 액튼 카네기국제평화재단(CEIP) 연구원은 CPGS 운용의 가상 시나리오로 북한 핵무기에 대한 선제 혹은 보복 공격을 제시했다. 선제 공격은 미국이 북한의 핵무기 사용이 임박했다고 판단했을 때 타격 직전까지 북한이 CPGS 발사 자체를 모르게 기습하는 것이다. 액튼 연구원은 “북한의 일부 이동식 미사일은 사용 전에 연료주입을 해야 하기 때문에 30~90분의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CPGS를 유용하게 이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보복 공격은 북한이 핵무기 사용 시 추가 공격을 막기 위해 미국이 CPGS로 신속하게 공격하는 것이다. 액튼 연구원은 CPGS로 타격할 수 있는 목표물은 레이더와 같은 고정 취약목표, 테러리스트나 이동식 미사일 등 이동 취약목표, 벙커와 같은 비핵공격으로 파괴불가 목표 등이 있다고 밝혔다. 특히 액튼 연구원은 북한 핵시설은 CPGS의 가장 적절한 공격 목표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오바마가 CPGS 선호하는 이유
 
  미국이 CPGS 프로그램을 처음 개발하기 시작한 것은 2001년 부시 정부 때부터였다. 오바마 정부도 이를 그대로 이어받았다. 부시 정부의 군사전략을 대부분 수정해 온 오바마 정부가 이 프로그램은 계속 추진하는 이유는 앞으로 미국의 핵전력이 대폭 감축되기 때문이다.
 
  미국은 새 핵군축 협정에 따라 앞으로 10년 내에 전략 핵탄두를 2100개에서 1550개로 줄여야 한다. 또 ICBM, 전략폭격기, 잠수함 등 핵탄두의 운반 수단도 현재 1600기에서 800기로 감축해야 한다.
 
  오바마 정부는 핵태세검토(NPR)보고서에서 핵확산금지조약(NPT)을 준수하는 핵 비보유국에 대해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사상 처음으로 약속한 바 있다. 오바마 정부는 또 새 핵탄두를 개발하지 않을 것도 천명했었다.
 
  이에 따라 오바마 정부로선 이를 대체할 억지 수단이 필요하게 됐고, CPGS를 적극 추진하게 됐다. 오바마 대통령은 자신이 주창해 온 ‘핵무기 없는 세계’를 실현시키면서도 미국의 군사적 우위를 유지할 수 있는 가장 적절한 수단이라는 점 때문에 CPGS를 선호하고 있다. 오바마 정부는 2010 QDR(4년 주기 국방정책검토)보고서에서도 테러집단과 대량살상무기에 대해 재래식 무기로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CPGS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오바마 정부는 2015년까지 모두 20억 달러의 예산을 CPGS 프로그램에 투입할 계획이다. CPGS 프로그램은 크게 3가지 방향으로 추진되고 있다.
 
  첫째, 기존의 ICBM 또는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에 핵탄두 대신 재래식 탄두를 장착하는 방법, 둘째 공중에서 극초음속 크루즈 미사일을 발사하는 방법, 셋째 지구 궤도상에서 미사일을 발사하는 방법 등이다.
 
 
  ICBM보다 정밀 공격 가능
 
  CPGS 프로그램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속도’이다. 미국 군사 전략가들은 현재의 재래식 미사일, 특히 크루즈 미사일의 속도가 너무 느리기 때문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전 세계 어느 곳이든 목표물을 1시간 내에 타격하려면 최소 속도가 마하 5~6은 돼야 한다는 것이다. 마하 5는 시속 6120km(마하 1은 시속 1224km)로 서울과 부산을 불과 4분 만에 주파할 수 있는 속도이다.
 
  마하는 유체가 정지해 있을 때 물체의 속력과 유체 속에서의 음속(音速) 사이의 비를 말하며 기호는 M이다. 보통 공기 속에서 고속으로 운동하는 탄환, 비행기, 미사일 등의 속력을 나타낼 때 쓴다. 비행체가 공기 중에서 비행할 때, 마하 1을 넘는 경우(음속보다 빠른 속도로 비행하는 경우)를 초음속 비행이라고 말한다. 마하 5를 넘을 경우 이를 극초음속이라고 부른다.
 
  ICBM의 경우, 속도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미국의 CPGS 프로그램용 ICBM은 LGM-30G 미니트맨(Minuteman)-Ⅲ호 미사일이다. 미니트맨-Ⅲ호 미사일은 발사 버튼을 누르고 1분 이내에 발사되며, 발사 후 3분 이내에 대기권 밖으로 핵탄두를 쏘아 올릴 수 있다. 제원을 보면 길이 18.2m, 무게 34.5t, 사거리 1만1250km, 최대 속도 마하 23이다.
 
  미국은 미니트맨-Ⅲ호를 발사체로 사용하되 핵탄두 대신 455kg의 재래식 탄두를 탑재할 경우, CPGS용 미사일로 사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미니트맨-Ⅲ호 같은 ICBM은 발사 후 진입 방식이 가장 큰 문제이다. 일단 대기권 밖으로 나갔다가 진입하기 때문이다. 이런 방식으로 CPGS용 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자칫하면 미사일에 탑재된 탄두가 핵인지 재래식인지 구별할 수 없다. 미국이 핵탄두를 탑재하지 않은 CPGS용 미사일을 발사했을 때 상대국이 이를 핵탄두가 탑재된 미사일로 오인(誤認)하고 보복 핵 대응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때문에 미국은 CPGS용 미사일이 대기권 밖으로 나가지 않고 저고도로 비행하는 방안을 연구 중이다. 현재 미국이 개발 중인 방안은 ICBM의 추진력을 이용, 106km 상공까지 올라간 후 작은 날개를 가진 글라이더 형태로 비행하는 방식이다. 글라이더는 인공위성이 보내주는 정보를 수신해 가며 목표 지점까지 극초음속으로 날아간 뒤 목표물 상공에서 재래식 탄두를 발사한다. 미국은 이런 방식이 ICBM에 비해 훨씬 더 정밀한 공격을 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極초음속 크루즈 미사일도 개발 중
 
  미국은 지난 2010년 4월 22일 캘리포니아주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 이 같은 방식으로 미사일을 시험 발사했으나 실패했다. 미국은 지난 2011년 8월 11일 마하 20(시속 2만4000km)으로 나는 ‘HTV-2’라는 극초음속 비행체를 시험 발사했지만 역시 성공하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 2011년 11월 17일 시험 발사에선 마침내 성공했다. 당시 멜린다 모건 국방부 대변인은 “하와이 미사일 기지에서 로켓으로 발사한 ‘고등 극초음속 무기(Advanced Hypersonic Weapon·AHW)’가 태평양 상공 초고층 대기권을 거쳐 마셜제도의 콰절린 환초의 표적에 명중했다”고 발표했다. 콰절린 환초는 하와이에서 남서쪽으로 4000km 거리에 위치해 있다.
 
  또 다른 CPGS 프로그램은 크루즈 미사일을 사용하는 것이다. 그런데 크루즈 미사일의 경우는 속도에 문제가 있다. 기존의 토마호크 크루즈 미사일의 속도는 마하 0.85밖에 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미국은 극초음속 크루즈 미사일을 개발하고 있다. 미국은 2010년 5월 26일 캘리포니아주의 에드워드 공군기지에서 B-52 폭격기 날개 하단부에 ‘X-51A 웨이브라이더(Waverider)’라는 극초음속 크루즈 미사일을 장착하고 최초의 탑재시험을 수행한 바 있다. 당시 X-51A는 200초간 비행했으며 순간 최고 속도가 마하 5.1을 기록해, 목표 마하 6에는 도달하지 못했지만 실험은 성공한 것으로 평가됐다. 미국은 지난 2011년 6월 13일과 2012년 8월 14일 2차와 3차 실험을 실시했지만 실패했다.
 
  하지만 미국은 2013년 5월 1일 태평양 상공에서 4차 실험을 실시해 성공했다. 당시 X-51A는 6분여 동안 426km를 비행했다. X-51A는 B-52 폭격기 날개 아래에 매달려 에드워드 공군기지를 이륙했다. X-51A는 고도 1만5000m에 오르자 B-52 폭격기에서 분리돼 고체연료 로켓 추진체의 도움을 받아 마하 4.8까지 가속했다. 이후 로켓 추진체를 떼어낸 X-51A는 스크램제트 엔진을 점화하고 고도 1만8000m에서 마하 5.1까지 속도를 올렸다. 연료공급이 끝나자 X-51A는 태평양에 착수할 때까지 원격 데이터를 보낸 다음 계획대로 파괴됐다. 이 정도면 인천에서 LA까지 1시간 반이면 날아갈 수 있는 수준이다. 토마호크 크루즈 미사일은 1500km를 비행하는 데 2시간이 걸리지만 같은 거리를 X-51A는 15분 정도면 목표를 공격할 수 있다.
 
 
  스크램제트 엔진 사용
 
미국의 X-37B가 이륙하기 위해 발사대에서 대기하고 있다.
  미 공군연구소(AFRL) 항공우주시스템 담당관 찰리 브링크는 “완벽한 임무 성공”이라고 실험 결과를 평가했다. 미국은 당시 실험을 완벽하게 성공시키기까지 3억 달러를 투입했다. X-51A는 목표물을 정확히 탐지·추적할 수 있는 정밀한 탐색기도 내장하고 있다. 때문에 신속한 공격이 요구되는 표적과 이동하는 표적에 대해서도 정밀한 타격이 가능하다.
 
  미국 의회조사국(CRS)의 보고서에 따르면, X-51A의 이론상 최고 속도는 마하 15(시속 18360km)에 달한다. X-51A가 이처럼 극초음속을 낼 수 있는 것은 스크램제트 엔진을 장착했기 때문이다.
 
  스크램제트 엔진은 고온·고압으로 압축된 공기에 연료를 분사해 발생하는 연소 작용을 통해 추진력을 얻는다는 점에서 일반 제트엔진과 같은 원리로 작동된다. 일반 제트엔진이 여러 장의 압축 블레이드를 통해 공기를 압축하지만 스크램제트 엔진은 속도와 공기 흡입구의 형상을 이용해 공기를 압축한다는 차이가 있다. 때문에 스크램제트 엔진은 구조가 간단하고 크기와 무게를 줄일 수 있다. 다만 연소에 필요한 충분한 공기를 흡입하기 위해 마하 4 이상의 속도에서만 사용할 수 있으며, 고온과 고압을 견뎌야 하기 때문에 특수한 재료를 사용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X-51A를 제작한 보잉 팬텀웍스의 대릴 데이비스 사장은 “극초음속 스크램제트 엔진이 실용화되면 앞으로 새로운 지평이 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은 지구 궤도상에 발사하는 일종의 ‘우주 무기’도 개발 중이다. 이와 관련, 미국 공군이 지난 2010년 4월 22일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우주센터에서 발사한 ‘X-37B’라는 군사용 무인(無人) 우주왕복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무인 우주왕복선은 최대 9개월 동안 우주에서 머물 수 있으며 임무를 마친 뒤 자동으로 대기권에 진입해 활주로에 착륙한다.
 
  X-37B는 원래 항공우주국(NASA)이 1990년대 개발을 시작했다가 자금난으로 중단된 프로젝트를 공군이 인수해 개발을 완료했다. 길이 8.4m, 날개 너비 4.6m인 X-37B는 지구를 정찰하거나 화물칸에 위성을 실어 운반할 수 있다. 또 직접 공격하는 무기로도 쓰일 수 있다. X-37B의 속도는 마하 25로, 전 세계 어디라도 1시간 내에 갈 수 있다.
 
  X-37B는 지금까지 세 차례 발사됐다. 첫 번째는 2010년 220일간 비행했고, 두 번째는 2011년 469일을 날았다. 세 번째는 지난 2012년 12월 11일 발사됐는데, 아직까지 지구 궤도상에 있다. X-37B가 앞으로 어떤 용도로 사용될지는 현재로선 ‘Ⅰ급비밀’이다. 우주전투기 또는 새로운 첩보 위성으로 사용될 수도 있다. 중국은 X-37B가 지구 궤도상에 있는 다른 국가들의 위성을 파괴하는 임무를 맡을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北, ICBM 개발 진척
 
김일성 100회 생일 기념 열병식에 등장한 KN-08 미사일.
  앞으로 미국은 CPGS 프로그램을 완성하기 위해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그 이유는 북한과 이란이 ICBM 개발에 상당한 진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북한 전문 웹사이트 38노스(North)는 최신 보고서(2월 6일자)에서 “상업용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동창리의 발사대 확장 공사가 완공을 앞두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4월께 공사가 마무리되면 지난 2012년 12월 발사됐던 은하 3호(대포동 2호 개량형·최장 길이 30m)보다 훨씬 큰 최장 길이 50m의 로켓이 발사될 수 있다고 밝혔다. 발사대 높이가 종전엔 47m였지만 확장 공사를 통해 52m로 높아졌기 때문에 최장 길이 50m의 로켓 발사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발사대 크기와 연료 형태 등을 감안하면 새로운 로켓은 우크라이나의 신형 로켓 사이클론-4와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 로켓은 옛 소련의 ICBM을 응용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북한이 이 로켓을 이용해 통신·군사 첩보 위성 등을 저궤도 혹은 지구정지궤도에 쏘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의 신형 로켓은 군사용으로 전환될 경우 사거리 1만km 정도의 ICBM이 될 수 있다. 이런 ICBM에 500kg 이상의 핵탄두를 장착할 수 있다면 미국 본토에 엄청난 위협이 아닐 수 없다.
 
  북한은 또 이동식 ICBM급 미사일도 개발했다. 이 미사일은 북한이 지난 2012년 4월 15일 김일성 100회 생일을 기념해 벌인 열병식에서 공개한 KN-08을 말한다. KN-08은 사거리가 5000~6000km로 동창리 기지에서 미국 알래스카 앵커리지까지 닿을 수 있다. 북한은 KN-08 미사일을 탑재할 수 있는 차량도 개발했다.
 
  미국 제임스마틴 비확산연구센터의 제프리 루이스 연구원은 북한이 KN-08을 발사할 수 있는 대형 이동식 발사대(차량)를 자강도 전천군 학무노동자지구에서 조립했다면서 중국으로부터 수입한 목재 운반 차량을 이동식 미사일 발사대로 개조한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은 지난 2011년 중국 업체로부터 대형 목재 운반 차량 6대를 들여온 바 있다.
 
  제임스 클래퍼 미국 국가정보국장(DNI)도 지난 1월 29일 상원 정보위원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북한의 KN-08 미사일은 이동식 ICBM으로 추정된다면서 북한은 KN-08 미사일을 실전 배치하는 초기 단계에 착수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北-이란 ICBM커넥션?
 
  이란도 ICBM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란은 지난 2009년 자체 기술로 제작한 인공위성 오미드호를 처음 발사한 이래 2011년 6월과 2012년 2월 라사드 1호와 나비드호를 지구 궤도상에 각각 쏘아 올렸다. 이란은 또 지난 2013년 1월에도 인공위성 발사에 성공한 바 있다. 이란 국방부 산하 항공우주국은 오는 2020년까지 유인우주선을 발사한다는 목표 아래 프로그램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국을 비롯해 서방 국가들은 이란의 우주개발 계획이 핵탄두를 장착한 ICBM 개발을 위한 것이며 기술을 북한과 공유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프랑스 전략연구재단은 2013년 우주 로켓 발사는 2000kg의 위성을 탑재한 수준으로, 탄두를 장착하고 시속 4828km로 날아가는 미사일의 운용 능력과 같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루이스 연구원은 38노스에 기고한 ‘궤도의 축, 이란-북한의 우주 협력’이라는 제목의 글(1월 13일자)에서 “이란과 북한은 오랫동안 미사일 개발 협조체제를 유지해 왔고, 이란과 북한의 미사일 전문가들은 정확히 어느 단계인지는 모르지만 지금도 협력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루이스 연구원은 “이란이 지난 2012년 정부와 민간 미사일 전문가 4명을 북한 관련시설에 배치했다는 설이 있다. 북한과 이란이 ICBM 분야의 과학과 기술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의 비밀 부속서에 서명했다는 말도 있다”고 강조했다.
 
  북한과 이란은 1990년대부터 미사일 분야에서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해 왔다. 이란이 보유한 샤하브-3호 미사일은 북한의 노동 1호 미사일을 기본으로 설계된 것이다. 이란의 중거리 탄도미사일 BM-25호는 북한으로부터 수입했다. 샤하브-3과 BM-25는 모두 핵탄두 탑재가 가능하다.
 
  미국 정보기관들은 이란의 방산업체인 ‘샤히드 헤마트 산업 그룹(SHIG)’ 소속 기술자들이 새로운 장거리 미사일 개발을 위해 지난해 10월부터 수차례에 걸쳐 북한을 방문한 것으로 보고 있다. SHIG는 그동안 이란의 미사일 개발을 주도해 왔다.
 
  이란은 현재 추진중량 80t 정도의 액체로켓 개발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지난 3월 1일(현지시각) 이란을 단독 공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미국 군축운동연합(ACA)의 그레그 틸먼 선임연구원은 “미국 본토를 핵무기를 탑재한 ICBM으로 위협하는 국가는 앞으로 북한과 이란이 될 것”이라면서 “북한과 이란의 ICBM 위협은 앞으로 국제사회의 군축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은 북한과 이란의 ICBM 위협에 대응해 미사일방어(MD)체제를 강화하고 있지만, MD체제는 방어 수단인 만큼 CPGS가 훨씬 효과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中도 최근 CPGS 실험
 
중국이 개발하고 있는 극초음속 무기 WU-14 개념도.
  CPGS 개발에 상당히 앞서 간다고 생각해 온 미국은 최근 중국의 CPGS 실험에 깜짝 놀랐다. 중국은 지난 1월 9일 극초음속 비행체 실험을 비밀리에 실시했다. 이 사실을 포착한 미국 국방부는 이 비행체를 ‘WU-14’로 명명했다. 이 비행체는 지상에서 발사돼 로켓과 분리된 이후 대기층에 진입한 뒤 무동력 상태에서 최대 마하 10의 속도로 날아갔다. 마하 10은 1초에 3.4km, 1시간에 1만2240km를 날아갈 수 있는 속도다. 이 비행체는 ICBM을 개조해 만든 운반 로켓에 실려 발사된 것으로 보인다.
 
  미국 언론들은 중국의 극초음속 비행체 발사 실험의 성공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미국의 MD체제를 돌파하기 위해 극초음속 비행체를 개발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미국 군사전문가들은 중국의 극초음속 비행체는 ICBM에 탑재돼 있으며 우주에서 발사돼 최고 마하 10의 속도로 활강(glide)하거나 기동하도록 설계된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중국 국방부는 지난 1월 15일 극초음속 비행체 발사 실험을 했다는 미국 언론의 보도에 대해 “일련의 실험은 그 어떤 국가, 그 어떤 특정 목표물을 겨냥한 것이 아니다”면서 실험 실시를 부인하지 않았다.
 
  중국 잡지 《세계군사(世界軍事)》의 천후(陳虎) 총편집장은 “중국의 WU-14는 미 해군 항공모함을 포함한 대형 표적을 공격하도록 설계됐다”고 밝혔다. 천 총편집장은 “미국은 X-51A와 HTV-2와 같은 극초음속 비행체를 개발하고 있는 만큼 중국도 안보를 확실히 하기 위해 비슷한 무기를 가지고 동아시아에서 힘의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천 총편집장은 “이 무기시스템은 마하 10의 속도를 갖고 있는 만큼 미국이 이를 막기 위해서는 자체 무기를 개발해야 할 것”이라면서 “냉전시대 상호 확증파괴 독트린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상호 확증파괴는 쌍방의 핵무기 균형으로 상호 공격억지력을 유지하는 전략이다. 미국 항공우주 전문지 《에비에이션 위크(AW)》도 중국이 WU-14의 기술을 미사일 분야에 적용한다면 중국군의 해상 목표물 타격범위가 크게 확대돼 미 해군에 위협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의 MD無力化 가능
 
  실제로 중국이 극초음속 비행체 기술을 ICBM에 적용할 경우 ICBM의 타격범위와 정밀도가 높아져 현재 기술로는 요격이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대만의 국제관계학자인 차이이(蔡翼) 동아시아통합연구센터 소장은 홍콩 주간지 《아주주간(亞洲週刊)》 최신호에 기고한 글에서 “중국의 WU-14는 일반 탄도미사일과는 달리 대기권으로 들어온 뒤 내부에 있는 소형 보조 추진엔진을 이용해 방향을 수정하고 극초음속으로 움직이면서 크루즈 미사일처럼 이동했다가 다시 원래 탄도미사일의 진행 방향을 따르게 돼 기존 미사일과는 완전히 다른 궤적을 보인다”고 밝혔다. 일반 탄도미사일은 발사 후 대기권에 들어오기 전에 탄두가 분리되고 이때 탄두는 일반적으로 포물선의 궤적을 그리며 낙하한다.
 
  미국의 MD체제는 상대방이 발사한 미사일의 탄도와 속도, 방향에 따라 방어할 지점을 계산해 막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차이이 소장은 중국의 WU-14처럼 탄두가 대기층으로 진입한 뒤 방향이 바뀌고 극초음속의 속도를 갖추게 된다면 현재 MD 기술로는 이 탄두를 요격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이 기술이 ICBM인 둥펑(東風·DF)-31에 적용되면 탄두가 대기권 진입 이후에도 극초음속으로 계속 비행할 수 있는 만큼 현재 8000km 정도로 추산되는 사거리가 수천km 연장될 수 있어 타격범위가 크게 넓어진다. 차이이 소장은 또 “타격의 정확도도 크루즈 미사일 정도로 대폭 상승하는 만큼 둥펑-31호에 완전히 새로운 생명을 부여하는 셈”이라고 평가했다. 차이이 소장은 중국이 이 기술이 적용된 ICBM을 내륙 지방에 배치하면 북극권을 거쳐 북미(北美)대륙을 직접 타격할 수 있는 만큼 미국이 중국 주변에 구축하는 MD체제의 성공 확률이 크게 줄어들게 된다고 분석했다.
 
  차이이 소장은 이번 실험은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의 장점을 결합한 것으로, 일종의 창의적인 발명이며 중국이 미국의 핵 억지력에 맞설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러시아는 전투열차미사일시스템 개발
 
  러시아도 RS-26으로 알려진 이동식 ICBM 등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을 비밀리에 진행 중이다. RS-26 미사일은 현재 러시아 핵전력의 주축인 ICBM RS-24 야르스 미사일을 개량한 것이다. 2009년 실전 배치된 RS-24 야르스는 개별 조종이 가능한 4개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으며 사거리가 1만2000km에 달한다. RS-26은 미국의 CPGS 개발 계획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러시아 전략미사일군 사령관인 세르게이 카라카예프 대장은 “RS-26이 지난 2012년 처음으로 캄차카 반도의 쿠라 훈련장까지 5600km 이상을 날아가는 비행시험을 통과했다”고 밝혔다.
 
  카라카예프 사령관은 현재 특수열차에 전략미사일을 탑재한 ‘전투열차미사일시스템’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옛 소련 시절에 운용됐던 전투열차미사일시스템은 지난 1993년 보리스 옐친 러시아 대통령과 조지 H.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체결한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 II)에 따라 지난 2005년 폐기됐다. 전투열차미사일시스템 개발은 지난 2010년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현 총리)과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체결한 새 핵군축 협정에선 금지되지 않았다. 러시아는 또 항공기용 극초음속 크루즈 미사일도 개발하고 있다. 이런 추세를 볼 때 앞으로 미국, 중국, 러시아가 ‘새로운 창(槍)’인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에 치열한 각축전을 벌일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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