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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현장

세계 최고의 氣가 흐르는 곳, ‘애리조나 세도나’

글 : 이상희  월간조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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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애리조나주 세도나로 향하는 차량. 연간 500만명 이상이 찾아간다.
  지난해 한국사회에서 가장 많이 회자된 단어 중의 하나는 ‘힐링(healing)’이었다. ‘치유’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이 단어는 마치 전염병처럼 우리 사회에 퍼져 힐링 신드롬마저 만들어냈다. 힐링과 관련한 출판물이 쏟아졌고 이를 소재로 한 방송 또한 다수 제작됐으며 일부는 지금도 인기리에 방영 중이다.
 
  미국 애리조나주(州)에 위치한 세도나(Sedona)는 인구 1만명이 조금 넘는 소도시이다. 하지만 이곳은 전 세계에서 매년 50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아올 정도로 유명하다. 세도나는 지구상에서 가장 강력한 전자기파인 볼텍스(vortex), 흔히 말하는 기(氣)가 넘치는 신비의 땅이기 때문이다. 세도나는 여타 관광명소에 비해 화려한 볼거리나 먹거리는 없지만 자연을 벗삼아 명상과 휴식을 즐기며 힐링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로 손꼽힌다.
 
 
  예부터 병을 치료하는 땅으로 유명… 박찬호도 명상훈련차 자주 방문했던 곳
 
  아메리카 원주민들의 증언에 따르면 과거 인디언들은 몸이 아프면 세도나에 찾아와 병을 치유하고 돌아갔을 만큼 예부터 이곳을 신성하게 여겼다고 한다. 실제로 한국인 최초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던 투수 박찬호(은퇴)도 한때 허리 재활치료와 명상훈련을 하기 위해 수차례 세도나를 방문한 적이 있다.
 
  당시 박찬호의 에이전트였던 스콧 보라스는 동양의학에 의지하는 박찬호를 이해하지 못했다고 한다. 하지만 박찬호는 세도나에서의 명상훈련과 기 치료를 통해 재활에 성공했고 결국 메이저리그에서 동양인 투수 최다승(124승) 기록을 세운 뒤 은퇴할 수 있었다. 올 시즌 메이저리그에 등장한 애틀랜타의 신성(新星) 에반 개티스(27)도 과거 술과 마약에 빠져 살던 시절 이를 극복하기 위해 세도나에 3개월간 머물며 심리치료를 받은 것으로 유명하다.
 
  애리조나는 아메리카 원주민의 언어로 ‘메마르고 척박하다’라는 뜻이다. 사막과 바위산 그리고 선인장이 지천에 널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도나에도 물이 흐르고 숲이 있다. 이러한 지리적 여건 때문에 과거 세도나에는 나바호(Navaho)족과 아파치(Apache)족 등 다수의 인디언 원주민이 정착해 살았다.
 
  드넓은 아메리카 대륙을 누비며 자유롭게 살던 인디언들에게 유럽에서 건너온 백인들의 출현은 악몽과도 같은 일이었다. 특히 미국 독립전쟁이 끝나자 백인들은 서쪽으로 영토를 넓히는 서부개척시대를 열었고 이로 인해 세도나 지역에도 백인들이 몰려오자 인디언들은 신성한 그곳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저항했다. 하지만 백인들과의 영토싸움에서 패한 인디언들은 결국 그랜드캐니언(Grand canyon) 등지의 인디언 보호구역으로 강제 이주됐다.
 
  세도나 지역에 정착한 최초의 백인은 존 톰슨(Thompson)으로 그가 이곳에 입주한 때는 1876년이었다. 이때부터 세도나에는 사과와 복숭아를 재배하는 백인 목장주들이 하나 둘 모여들어 백인들의 거주지를 형성했다.
 
  세도나는 원래 이곳 최초의 우체국장이었던 시네블리(Schnebly)의 이름을 따 ‘시네블리’로 명명했다. 하지만 발음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1년 뒤인 1902년 시네블리의 아내 이름인 세도나로 바뀌었다는 유명한 일화가 있다. 당시만 해도 이곳에 거주하는 가구수는 총 55가구뿐이었다. 하지만 1950년대 후반, 세도나를 관광지로 개발하기 시작하면서부터 인구가 유입되기 시작했다. 세도나에 있는 대다수의 건축물은 1980년대 중반부터 1990년대에 지어진 것들로 그린벨트를 제외하면 이곳에는 현재 신축할 만한 땅이 거의 없다고 한다.
 
  세도나 관련 웹사이트나 안내책자에 보면 “세도나를 처음 찾은 이의 입에서 자연스럽게 감탄사가 흘러나오지 않으면 그 사람은 다른 일을 하고 있거나 잠을 자는 중일 것”이라는 문구가 있다. 이 말을 처음 접했을 때 필자의 뇌리에는 ‘설마’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하지만 그 문구를 직접 체험하는 데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세도나는 애리조나 피닉스(phoenix) 국제공항에서 차를 타고 I-17 고속도로를 따라 북쪽으로 약 2시간가량 달리면 도착할 수 있는 곳이다. 애리조나는 LA나 뉴욕 등 미국 내 여타 대도시처럼 교통이 혼잡한 곳이 아니어서 처음 이곳을 방문한 이들도 손쉽게 차를 몰고 다닐 수 있을 만큼 교통환경이 좋다. 또한 도로표지판도 곳곳에 잘 배치되어 있어 초행자라 해도 길을 잃을 확률이 희박하다. 필자 또한 이번에 처음 차를 몰고 세도나를 방문했지만 아무런 어려움이 없었다.
 
  필자가 세도나를 찾은 건 지난해 12월 초순이었다. 하지만 세도나의 한낮 기온은 영상 15도일 만큼 따뜻했다. 세도나 길가에는 활짝 핀 꽃들이 저마다 방문객들을 반갑게 맞이해 주고 있었다. 이런 포근한 날씨 때문에 세도나엔 겨울을 보내기 위한 캐나다나 미 동부지역민의 별장이 많다고 한다. 하지만 6월부터 9월까지 세도나의 한여름 기온은 평균 35도를 넘나들 만큼 뜨겁다. 한 가지 다행인 것은 한국처럼 습도가 높지 않은 건조한 곳이어서 체감온도는 그리 높지 않다는 것이다.
 
 
  벨록 주변에 있는 강력한 전기적 에너지 볼텍스
 
세도나 입구에서 방문객들을 맞이하는 벨록(Bell Rock).
  피닉스에서 차를 몰고 약 2시간을 달려 도착한 세도나의 전경은 마치 한 폭의 그림 같았다. 세도나 입구에서부터 시야에 들어오는 붉은색의 산과 그 산을 구성하고 있는 기묘한 모습의 바위에 어째서 ‘세도나를 처음 찾은 이의 입에서 자연스럽게 감탄사’가 흘러나오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설마’ 했던 필자의 입에서도 연방 감탄사가 터졌다.
 
  세도나 입구에서 가장 먼저 방문객들을 맞이해 주는 것은 벨록(Bell Rock)이다. 마치 종 모양처럼 생겼다고 해서 붙인 이름이다. 벨록처럼 거대한 붉은 사암(沙巖)은 약 2억7000만 년 전, 고생대의 마지막 시대였던 페름기(Permian)에 형성됐다. 붉은 사암은 철분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 인체에 자기적인 영향을 준다고 알려져 있다. 실제로 이곳의 지층에선 전자기적 에너지가 방출되며 이를 볼텍스라고 부른다.
 
  볼텍스는 원래 물리학, 특히 유체역학에서 주로 사용하는 전문용어로 공기나 액체가 서로 꼬여 흐르고 움직이는 등의 현상을 가리키는 말이다. 다만 기구 등을 이용해 측정하거나 현대 과학의 힘으로 실증이 되지 않기 때문에 그 존재를 확인해 보이기 어렵다는 게 볼텍스의 존재를 믿는 이들의 의견이다.
 
보인튼캐니언(Boynton Canyon)에 위치한 ‘카치나의 여인’으로 불리는 바위. 이곳에서 명상을 하다 보면 지구의 영혼을 만날 수 있다는 전설이 있다.
  볼텍스를 연구하는 이들에 따르면 지구상에는 총 21개의 볼텍스 지역이 있는데 그중 4개가 세도나 국립공원 내에 있고 이 중 가장 강력한 볼텍스가 벨록 주위에 흐른다고 한다. 벨록 외에 다른 3곳은 에어포트메사(Airport Mesa), 카테드랄록(Catherdral Rock) 그리고 보인튼캐니언(Boynton Canyon)으로 이곳에 오르면 머리가 맑아지고 마음의 평안을 느낀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보인튼캐니언에 있는 ‘카치나의 여인’이라는 바위 앞에서 명상을 하다 보면 지구의 영혼을 만날 수 있다는 전설이 있다.
 
  2012년 애리조나에서 전지훈련을 했던 한국프로야구 NC 구단은 귀국하기 전 단체로 기를 받기 위해 세도나를 찾았다. 우연의 일치인진 몰라도 NC는 1군 무대에 첫 진입한 그해 한화와 KIA를 제치고 전체 9개 팀 중 7위에 올라 한국프로야구 막내구단으로 매우 성공적인 시즌을 보냈다. 이는 예상 밖의 결과여서 향후 전지훈련차 애리조나를 찾는 한국프로야구단들은 저마다 귀국 전 세도나에 들를 것이라고 한다.
 
  벨록을 지나 조금 안쪽으로 들어가면 ‘대성당 바위’라는 뜻의 카테드랄록이 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이곳은 마치 고딕 양식의 건축물을 연상케 하는 형상이다. 이 때문에 세도나 관련 홍보물에 이곳 사진이 자주 등장한다. 아울러 이곳에 오르면 세도나 일대를 한눈에 바라볼 수 있다.
 
  보인튼캐니언은 세도나 내에서 가장 신성한 장소로 꼽힌다. 이 때문에 아메리카 원주민은 이곳에 들어가기 전에 항상 제사를 지냈다고 한다. 이곳 입구에 앞서 언급한 ‘카치나의 여인’이란 이름의 바위가 있다. 필자도 잠시 이곳에 들러 명상을 했지만 정성이 부족했는지 지구의 영혼을 만나지는 못했다.
 
 
  세도나는 神이 거주하는 땅
 
지난 1956년에 완공된 홀리크로스채플. 세도나의 영적인 분위기와 잘 어울린다.
  ‘신(神)이 그랜드캐니언을 만들었지만 정작 그 신이 살고 있는 곳은 세도나’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세도나에는 독특한 영적인 분위기가 흐른다. 이를 반영한 듯 지난 1956년에 완공된 성당 ‘홀리크로스채플(Holy Cross Chapel)’은 세도나의 분위기와 무척 잘 어울린다. 지상 300미터의 높이에 위치한 붉은색 바위 위에 지어진 높이 76미터의 이 성당건물은 ‘애리조나의 7대 경이’로 선정될 만큼 유명하다. 이곳은 세도나를 찾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들르는 장소이기도 하다.
 
  이 성당으로 들어가는 입구에는 수백만 달러의 저택이 있다. 세도나 지역의 공인중개사에 따르면 이 저택은 한국인 여성과 결혼한 할리우드 영화배우 니컬러스 케이지가 구입해 별장으로 사용했다고 한다. 그러나 몇 년 전 케이지가 파산할 때 매각해 지금은 주인이 바뀌었다고.
 
  세도나는 크게 3개의 지역으로 나뉜다. 상가밀집 지역인 업타운(uptown)과 갤러리들이 모여 있는 남쪽 그리고 현지인들이 주거지를 이루고 있는 웨스턴 지역이다. 업타운에는 한국식당을 비롯해 다양한 상가들이 관광객들을 상대로 영업을 하고 있다. 특히 이곳에는 기를 연구하는 여러 단체가 밀집해 있는데, 유명한 명상센터인 마고(Mago) 가든도 이곳에 있다.
 
  세도나를 방문했을 때 시간적인 여유가 있다면 산책을 위해 마련된 다양한 트레일(trail) 코스를 거닐며 여유롭게 세도나의 경치와 기를 음미해 보는 것도 색다른 경험이 된다. 이곳에 마련된 다양한 트레일 코스는 경사가 완만해 노약자나 어린이들도 함께 즐길 수 있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은 한여름 세도나의 기온은 섭씨 35도를 넘나들기 때문에 충분한 물을 지참해야 한다. 애리조나의 석양은 그 자태가 아름답기로 유명해 해 질 녘에 산책하는 것만으로도 제대로 된 힐링을 얻을 수 있다.
 
 
  ‘유령출몰’ 등 상식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일도 많아
 
향나무에 매달린 고추꾸러미는 인디언들의 미신으로 나쁜 기운을 제거하면서 그곳을 찾은 이들을 환영하고 축복한다는 뜻이다.
  세도나는 기가 넘치는 신비의 땅이어서인지 종종 상식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일도 일어난다. 미국에서 신내림을 경험한 뒤 현재 주술사로 활동 중인 로버트 샤피로(Robert Shapiro)가 자신의 블로그(blog)에 올려놓은 경험담도 그중 하나이다.
 
  샤피로는 수 년 전 세도나 인근에 거주했는데 하루는 저녁 늦게 집으로 향하던 중 차도 위에 수많은 개구리가 모여 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한다. 샤피로는 자신이 운전하던 차의 속도를 줄여 조심스럽게 개구리를 피해 갔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샤피로는 출근하기 위해 다시 그곳을 지나갔지만 적어도 한두 마리는 있으리라 기대했던 개구리의 사체를 단 한 구도 보지 못했다고 한다.
 
  이와 비슷한 경험을 했다는 건 샤피로만이 아니다. 샤피로에 따르면 그의 친구 산드라도 이와 비슷한 경험을 했다고 한다. 산드라는 샤피로가 늦은 밤 도로에서 개구리를 마주치기 이틀 전 산책을 하다 개구리 무리를 발견했는데 이들이 매우 이상한 소리를 냈다고 한다. 산드라는 세도나에서 태어나고 자랐는데 그 지역은 강이나 호수 등 인근에 물이 없는 곳이어서 개구리가 서식하거나 출현할 수 없는 지역이라고 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세도나에는 유령과 관련한 일화도 많다. 그중 가장 유명한 건 과거 할리우드 가수이자 배우였던 앤 밀러(Ann Miller)가 거주했던 집에서 일어난 사건이다.
 
  지난 2004년 폐암으로 작고한 밀러가 세도나에 별장을 구입한 건 1960년대 후반이었다. 밀러가 이곳으로 이주하고 얼마 안 있어 그녀는 밤마다 인디언 전사의 모습을 한 유령을 보았다고 한다. 겁에 질린 밀러는 곧 인디언 무당을 불러 도움을 청했고 그를 통해 흥미로운 사실을 들을 수 있었다. 인디언 무당에 따르면 그 집이 위치한 곳은 과거 세도나에 거주하던 인디언 부족들의 터전이었다고. 무당은 백인들에 의해 자신들의 삶의 터전을 빼앗긴 인디언 영혼들을 달래기 위해 제사를 지냈지만 소용이 없었다고 한다. 무당을 통해 이런 사실을 듣게 된 앤은 본인이 직접 나서 다른 무당과 함께 정성스럽게 제사를 지냈고 그 후로는 더 이상 인디언 전사의 모습을 한 유령이 나타나지 않았다고 한다.
 
  또한 세도나 지역에서는 유령뿐만 아니라 UFO(미확인 비행물체)를 목격했다는 시민들의 제보도 심심찮게 들려온다. 개중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물체로부터 갑자기 공격을 당했다는 신고도 있었다. 그들은 마치 가시에 찔린 것 같은 느낌을 받았고 옷을 벗어보니 몸에 빨간 상처가 있었는데 다음날 신기하게도 상처가 다 사라졌다고 한다. 상식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다.
 
 
  현대예술의 새로운 메카로 떠오른 세도나
 
애리조나는 물론 미 전역에서도 유명한 익스포저스 갤러리.
  세도나에는 또 영적인 감동을 얻고자 하는 예술가들이 미국 각지에서 모여들고 있다. 이들은 그림, 사진, 공예, 조각 등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들로 세도나에는 현재 약 80여 개의 갤러리가 성업 중이다. 이 중 익스포저스(exposures) 갤러리는 인기투표 결과 애리조나 내에서 1위 미국 전체에서 25위에 뽑혔을 정도로 유명세를 치르며 성업 중이다.
 
  아울러 세도나에는 과거 이곳에 거주했던 인디언 후손들이 손수 제작한 수공예용품을 파는 상점들도 있다. 이들 상점에 가면 하나같이 입구에 빨갛게 익은 고추를 엮어서 매달아 놓았는데 이는 일종의 미신으로 나쁜 기운을 제거하면서 그곳을 찾는 이들을 환영하고 축복한다는 뜻이라고 한다.
 
  과거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고 했던 유명한 광고문구처럼 치열하게 돌아가는 현대인의 삶에서 여행은 이제 재충전을 위한 중요한 수단이 되었다. 저마다 다양한 이유로 여행을 떠나지만 힐링이 목적이라면 애리조나 세도나를 선택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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