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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스포츠 소식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의 기적, 꼴찌에서 지구 우승까지

글 : 이상희  월간조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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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저스 주축타자인 유격수 헨리 라미레즈가 경기 전 수 팔소니 수석트레이너와 함께 몸을 풀고 있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정규시즌이 막을 내렸다. 매년 4월부터 9월까지 총 162경기를 치르는 메이저리그는 올해도 숱한 기록과 화제를 낳았다. 그중 LA 다저스가 연출한 ‘추락’과 ‘반등’은 단연 최고의 화제였다.
 
  다저스는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 서부지구에 소속된 팀으로 1894년 창단했다. 창단 초기에는 미국 동부지역인 뉴욕 브루클린(Brooklyn)을 연고지로 삼아 브루클린 다저스로 불렸다. 그러다 1958년 지금의 연고지인 LA로 옮겼고, 그때부터 LA 다저스가 되었다.
 
  다저스는 이처럼 오랜 역사를 지닌 구단이자 과거 박찬호(은퇴), 서재응, 최희섭(이상 기아)이 몸담았던 팀이어서 국내 야구팬들에게도 매우 친숙하다. 다저스는 또 메이저리그 정규시즌이 끝난 뒤 연중 챔피언을 가리는 월드시리즈에 진출해 지금까지 총 6번 우승하는 등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명문구단이었다. 하지만 1988년 월드시리즈 우승을 끝으로 더 이상 화려했던 옛 명성을 재현하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구단은 물론, 팬들도 다저스의 월드시리즈 우승에 목말라 있다.
 
 
  메이저리그 선수단 연봉 총액 서열 2위 LA 다저스
 
   다저스는 지난 겨울 메이저리그 자유계약선수(FA) 중 최대어로 꼽히던 투수 잭 그레인키와 6년 총액 1억4700만 달러(한화 약 1582억원)에 계약하는 등 월드시리즈 우승을 위한 최고선수 영입에 심혈을 기울였다. 지난 겨울 다저스에 입단한 한국인 투수 류현진도 그중 한 명이다.
 
  이로써 다저스는 메이저리그 최고투수인 기존의 클레이튼 커쇼에 이어 잭 그레인키, 류현진으로 연결되는 최상의 선발투수진을 보유하게 된 것은 물론, 안드레 이디어, 맷 캠프, 아드리안 곤잘레스, 헨리 라미레즈로 이어지는 막강한 공격력 또한 구축하게 됐다.
 
  이뿐만이 아니다. 다저스는 이미 작년 8월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대형 트레이드를 통해 아드리안 곤잘레스(2100만 달러), 조시 베켓(1575만 달러), 칼 크로포드(2000만 달러) 등 거물급 선수도 영입했다.
 
  다저스의 2013년 선수단 연봉 총액은 2억1630만 달러, 우리 돈 약 2328억원이다. 이는 메이저리그 전체 30개 팀 선수단 연봉 총액 서열 2위에 해당한다. 선수단 연봉 총액이 말해 주듯 다저스는 올 시즌 강력한 월드시리즈 우승후보였다. 이에 대해 미국 현지 언론은 물론 메이저리그 전문가들도 이견이 없었다.
 
  기자가 지난 3월 미국 애리조나에 위치한 다저스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켄 거닉 미국 기자에게 올 시즌 다저스 성적에 대해 묻자 그는 “부상이 변수”라는 말로 운을 뗀 뒤 “류현진을 포함한 다저스 선발진과 타선은 리그 최고 수준이다. 분명히 우승전력”이라고 말했다. 거닉은 메이저리그 홈페이지(mlb.com) 소속의 다저스 전담기자로 1982년부터 30년 넘게 메이저리그 현장을 누비고 있는 베테랑이다. 거닉은 또 “다저스가 부상 선수를 최소화한다면 올 시즌 월드시리즈 우승은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확신했다.
 
  올 초 스프링캠프 기간 다저스에 대한 장밋빛 전망은 연일 미국 현지언론을 장식했다. 그들은 ‘막강한 자금력을 앞세운 다저스가 그레인키, 류현진, 라미레즈 등을 영입해 올 시즌 월드시리즈 우승에 도전하고 있다’며 ‘가능성 또한 매우 높다’고 보도했다.
 
 
  초호화 군단 다저스 강력한 ‘월드시리즈 우승후보’
 
  다저스 선수들 또한 이에 공감했다. 올 초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다저스 주축타자 맷 캠프는 “올 시즌 목표는 월드시리즈 우승이다. 류현진이 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내야수 디 고든도 같은 의견을 피력했다. 고든은 “구단에서 오프시즌 동안 류현진을 비롯해 잭 그레인키 등 좋은 선수를 많이 영입했다. 그들과 함께 힘을 합쳐 올해는 꼭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뤄 내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스프링캠프 말미였던 지난 3월 중순 다저스의 선발투수 5자리를 놓고 경합을 벌이던 채드 빌링슬리가 팔꿈치 부상을 당했다. 흔히 있을 수 있는 일이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지난 겨울 거금을 투자해 영입한 그레인키와 트레이드를 통해 보스턴에서 영입한 투수 조시 베켓마저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 우려했던 부상의 그림자가 스며들기 시작한 것이다. 이 때문에 류현진은 뜻하지 않게 선발투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며 미국 진출 첫해에 팀 내 2선발투수라는 중책을 맡게 됐다.
 
  약 40일간의 스프링캠프를 소화한 다저스는 4월 1일(이하 미국시간) 자신들의 홈구장인 LA 다저스타디움에서 라이벌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상대로 2013년 개막전을 치렀다. 당시 다저스의 선발투수는 팀 내 에이스였던 클레이튼 커쇼.
 
  커쇼는 지난 2011년 21승 5패 탈삼진 248개 평균자책점 2.28을 기록해 내셔널리그 투수부문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했다. 커쇼는 또 당시 투수부문 골드글러브는 물론, 최고의 투수에게 주는 ‘사이영상(Cy Young Award)’마저 차지한 당대 최고의 좌완투수이다.
 
  3년 연속 개막전 선발투수의 중책을 맡은 커쇼는 구단과 팬들의 기대를 알고 있다는 듯 샌프란시스코를 상대로 4대0 완봉승을 거뒀다. 커쇼는 특히 9회까지 홀로 마운드를 책임진 것은 물론 8회말 자신의 타석에서 솔로홈런을 터트려 결승타점까지 기록했다.
 
 
  성적부진에 따라 돈 매팅리 다저스 감독 경질설도
 
평소 온화한 성격의 소유자로 알려진 매팅리 감독은 선수들에게 먼저 다가서는 격의없는 감독으로 유명하다.
  이날 다저스타디움을 가득 메운 5만6000여 명의 관중은 자신들이 응원하는 다저스가 개막전을 완봉승으로 장식하자 마치 월드시리즈라도 제패한 것처럼 열광했다. 하지만 다저스의 추락은 그리 먼 곳에 있지 않았다. 모두가 개막전 승리라는 달콤함에 취해 있을 때 부상을 동반한 다저스의 추락은 서서히 그들 곁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개막 둘째 날, 다저스 마운드에는 한국프로야구 출신의 좌완투수 류현진이 서 있었다. 그의 메이저리그 데뷔전이었다. 류현진은 이날 샌프란시스코를 상대로 총 6.1이닝을 던지는 동안 10피안타 3실점했다. 안타를 많이 맞기는 했지만 메이저리그 데뷔전치고는 무난한 투구였다. 하지만 팀은 0대3으로 졌다. 그리고 개막 3연전 마지막 경기였던 다음 날도 다저스는 5대3으로 패했다.
 
  개막 3연전에서 커쇼-류현진-베켓으로 이어진 다저스 선발진은 자신들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반면 6회 이후 마운드에 오르는 불펜과 마무리 투수들은 실점을 허용하는 등 난조를 보였다. 특히 지난해 트레이드를 통해 다저스로 이적한 마무리 투수 브랜든 리그는 기대 이하의 투구를 보였다. 3년 연봉총액 2250만 달러(한화 약 242억원)에 걸맞지 않은 활약이었다. 아울러 개막 3연전에서 단 3점밖에 뽑아 내지 못한 다저스의 공격력 또한 큰 문제였다.
 
  게다가 지난 겨울 거금을 들여 영입한 선발투수 그레인키는 4월 12일 샌디에이고와의 원정경기 중 상대팀 타자 쿠엔틴과 몸싸움을 벌여 좌측 빗장뼈에 금이 가는 부상을 당했다. 수술이 불가피한 중상이었다. 하지만 이는 시작에 지나지 않았다. 이후 다저스에는 마치 전염병처럼 주축선수들을 상대로 연이은 부상이 찾아오기 시작했다.
 
  중심타자이자 유격수였던 헨리 라미레즈는 엄지 인대와 허벅지 부상, 외야수인 맷 캠프와 칼 크로포드는 허벅지와 어깨부상을 당해 전력에서 이탈했다. 이 때문에 당시 다저스는 ‘부상 병동’이란 오명에 시달렸고 팀 성적 또한 곤두박질쳤다. 다저스가 기록한 5월 한달 성적(10승 17패)은 130년 역사를 자랑하는 다저스 구단 역대 최악의 월간성적이었다.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최고선수 영입에 성공한 다저스는 시즌개막 전만 해도 강력한 월드시리즈 우승후보라는 찬사를 받았다. 하지만 막상 시즌이 시작되자 주축선수들의 연이은 부상에서 비롯된 부진을 극복하지 못한 채 종이호랑이로 전락하고 말았다. 다저스의 5월말 성적은 23승 30패 승률 0.434. 이는 다저스를 포함해 애리조나, 콜로라도, 샌프란시스코, 샌디에이고까지 총 5개 팀이 속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꼴찌에 해당하는 저조한 성적이었다.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자 팬들은 물론 LA 지역언론들조차 다저스를 성토하기 시작했다. ‘돈 매팅리 다저스 감독을 교체해야 한다’는 감독 경질설까지 흘러나왔다.
 
  미국 ‘폭스 스포츠(Fox sports)’의 켄 로젠탈 기자는 5월 20일자 기사를 통해 “다저스는 패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며 “다저스에는 감독 해임과 같은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다. 매팅리 감독이 곧 해임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하지만 네드 콜레티 다저스 단장은 감독에 대한 믿음을 드러냈다. 당시 콜레티 단장은 《LA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매팅리 감독이 팀을 잘 지휘하고 있다”고 운을 뗀뒤 “선수들이 열심히 하지 않는 것이 위험한 것이지만 아직까지는 선수들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다저스는 코칭스태프 이하 모든 선수가 열심히 뛰고 있다”고 말했다.
 
  감독 해임설을 잠재우기 위해 단장이 직접 언론 전면에 나섰지만 다저스의 성적은 좋아지지 않았다. 팬들과 언론의 성토 또한 줄어들지 않았다. 특히 팬들과 언론은 다저스 타선이 연일 침묵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지난해 4200만 달러(한화 약 451억원)의 거금을 주고 영입한 쿠바 출신의 유망주 야시엘 푸이그를 마이너리그에 방치하고 있는 것에 대한 불만을 표출했다.
 
  상황이 이렇게 흘러가자 매팅리 감독은 결국 고육지책으로 ‘푸이그 카드’를 꺼내 들었다. 지난 6월 3일 메이저리그로 승격한 푸이그는 데뷔전에서 4타수 2안타의 맹타를 휘둘렀다. 다음 날인 4일 역시 4타수 2안타를 터트렸다. 2안타 모두 홈런이었다. 팬들이 푸이그에 열광하기 시작했고 그의 활약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신예 ‘푸이그 카드’가 몰고 온 동력과 에너지
 
올 시즌 메이저리그에 ‘쿠바 돌풍’을 몰고 온 야시엘 푸이그가 경기 전 코치의 설명을 듣고 있다.
  푸이그는 다저스 구단 역사상 최초로 메이저리그 데뷔 후 2경기 만에 2개의 홈런을 친 선수가 된 것은 물론, 메이저리그 역사상 데뷔 후 단 5경기 만에 4개의 홈런을 친 선수가 됐다. 아울러 그는 메이저리그 데뷔 후 5경기 만에 10타점을 올려 이 부문 타이기록도 세웠다.
 
  푸이그는 또 데뷔 후 4번째 경기에서 자신의 첫 메이저리그 만루홈런을 쏘아 올렸으며 다저스 구단은 물론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초로 빅리그 데뷔 후 단 20경기 만에 34안타 7홈런을 몰아친 선수가 돼 올해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주목 받는 선수로 급부상했다.
 
  푸이그가 지난해 쿠바를 탈출해 다저스와 7년 총액 4200만 달러에 계약할 때만 해도 그는 특급 유망주 중 한 명이었다. 이런 그가 단 1년 만에 메이저리그에 입성해 이처럼 눈부신 활약을 펼치며 새로운 역사를 써 낼 것이라고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다. 미국 현지 언론은 ‘푸이그의 맹활약 덕분에 침몰 위기에 놓였던 다저스가 다시 동력을 얻게 되었고, 경질 위기에 몰렸던 매팅리 감독의 생명도 연장됐다’고 보도하는 등 연일 푸이그의 기사를 대서특필했다.
 
  올 시즌 메이저리그에 ‘쿠바 돌풍’을 몰고 온 푸이그의 활약은 본인 혼자만의 영예로 끝나지 않았다. 신예 푸이그가 연일 맹타를 휘두르자 그동안 침묵 일변도를 걷던 기존의 다저스 타선에도 영향을 끼쳤다. 잠자던 다저스 타선이 깨어나자 시즌 내 불안했던 불펜과 마무리 투수마저 좋아지는 도미노현상이 일어났다. 팀 스포츠인 야구에서 선수 한 명의 활약이 이처럼 긍정적인 파급효과를 빚어 낸 적이 전무했을 만큼 매팅리 감독이 꺼내 든 푸이그 카드는 대성공이었다.
 
  푸이그라는 새 동력을 얻은 다저스에 그동안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던 유격수 라미레즈와 투수 그레인키까지 합류하자 다저스는 몰라보게 달라졌다. 그들은 6월 한 달간 15승 13패 승률 0.536을 기록했다.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다섯 개 팀 중 가장 좋은 성적이었다. 하지만 시즌 종합성적은 38승 43패로 여전히 지구 최하위였다.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월드시리즈 우승후보로 기대를 모았던 다저스가 부진한 성적을 거듭하며 지구 최하위에 머물렀지만 그들의 얼굴에는 자신감을 동반한 미소가 넘쳤다는 것이다. 기자가 다년간 메이저리그를 취재하며 느낀 점이지만 성적이 부진한 팀의 클럽하우스 분위기는 좋을 수가 없다. 하지만 다저스는 달랐다. 비록 최하위로 부진했지만 다저스의 클럽하우스에는 항상 웃음꽃이 만발했다. 선수들 또한 당시의 부진을 162경기를 치르는 장기 레이스에서 잠시 스쳐 지나가는 간이역 정도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다저스 선수들이 가슴에 ‘Miracle(기적)’이란 글자가 새겨진 티셔츠를 입기 시작한 것은 6월 중순부터였다. 푸이그가 팀에 합류하며 성적이 좋아지기 시작하던 때였다. 그리고 그들은 7월 대 반등을 시작했다.
 
  다저스는 7월 한 달간 19승 6패 승률 0.760의 호성적을 기록했다. 이는 커쇼, 그레인키, 류현진으로 이어지는 안정된 선발투수진에, 당초 리그 최고의 타력으로 손꼽혔던 이디어, 곤잘레스, 라미레즈로 이어지는 타선에다가 신예 푸이그까지 가세해 이루어 낸 결과였다. 시즌 초 종이호랑이로 전락했던 다저스의 부진한 모습은 더 이상 찾아볼 수 없었다. 그리고 이들은 7월말 시즌성적 57승 49패 승률 0.538을 기록하며 당당히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1위로 올라섰다. 그 누구도 예상치 못한 대 반전이었다.
 
 
  한여름의 대반전
 
  8월의 성적은 더 놀랍다. 공수 양면에서 완벽한 조화를 이뤄 낸 다저스의 행보는 거침이 없었다. 이들은 8월 한 달간 무려 23승 6패 승률 0.793을 기록했다. 여전히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1위를 고수한 것은 물론, 2위 애리조나와의 승차를 무려 10게임 반까지 벌렸다. 다저스는 불과 2달 전인 6월 22일만 해도 31승 42패의 성적으로 당시 1위였던 애리조나에 9.5경기로 뒤진 지구 최하위였다.
 
  이 때문에 시즌 초 부진했던 팀 성적에도 불구하고 자신감을 잃지 않았던 다저스의 클럽하우스 분위기는 더 좋아졌다.
 
  정규시즌 중 기자와 인터뷰했던 다저스 내야수 마크 엘리스는 “다저스의 선발투수진은 시즌 초부터 훌륭했다. 다만 공격과 수비에 문제가 있었는데 최근 들어 공수양면에서 전력이 좋아져 전보다 더 나은 경기를 펼치다 보니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것 같다”며 “우리 팀에는 재능 있는 선수가 많다. 지금의 상승세를 이어 가는 데 전혀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내야수이자 외야수를 겸하는 스킵 슈마커 또한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비슷한 의견을 내놓았다. 슈마커는 다저스의 상승세에 대해 “부상 때문에 전력에서 이탈했던 주축선수들이 돌아왔기 때문이다. 특히 푸이그가 팀에 합류하면서부터 공격력이 강화된 것은 물론, 팀 동료들에게 새로운 에너지를 전해 주고 있다. 여기에 커쇼, 그레인키, 류현진으로 이어지는 건실한 선발진이 우리 팀의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규시즌 막바지였던 9월에 접어들자 다저스는 주축타자 라미레즈와 이디어, 그리고 캠프의 경미한 부상 때문에 월간성적 12승 15패 승률 0.444로 잠시 주춤했다. 하지만 선두자리를 고수하는 데에는 부족함이 없었다. 그런 가운데 다저스는 9월 19일 애리조나와의 원정경기에서 7대6으로 승리하며 남은 정규시즌 9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우승을 확정지었다. 4년 만에 이뤄 낸 지구우승이었다.
 
  다저스의 지구우승이 결정되기 이틀 전 기자와 인터뷰했던 다저스 불펜의 핵심투수 J. P. 하웰은 “팀 성적이 나쁘면 팀원들 간에 서로 책임을 전가하는 등 팀이 분열될 수 있는데 우리는 그러지 않았다. 지금도 팀원들끼리 서로 존중하며 함께 해낼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하웰은 또 “스프링캠프 때부터 우리는 월드시리즈라는 현실적인 목표를 가지고 하나가 되었다. 비록 시즌 초 부진했지만 팀원 모두 일시적인 현상일 뿐 반드시 반등할 것이라고 믿었고 그 결과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1위에 올라섰다. 올해는 반드시 월드시리즈 우승이라는 목표를 달성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올 시즌 다저스의 상승세가 시작됐던 6월 중순부터 불펜에서 마무리 투수로 전향해 팀 승리를 잘 지켜 낸 켄리 젠슨도 비슷한 이야기를 했다. 그 역시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다저스의 상승세는 팀원 모두의 확고한 목표의식이 만들어 낸 결과”라며 “우리는 올 초 스프링캠프 때부터 월드시리즈 우승을 목표로 하나가 됐고 준비도 열심히 했다. 월드시리즈 우승은 우리 모두의 공통목표이자 그것을 이루고 싶은 열망 또한 무척 강하다. 지금의 상승세를 잘 이어 가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것은 물론, 반드시 월드시리즈 우승이라는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저스가 연출한 대 반전드라마는 커쇼, 라미레즈, 류현진 같은 주축선수들의 공이 컸다. 하지만 야구는 혼자 하는 운동이 아닌 팀 스포츠이다. 다저스 주축선수들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을 때 그들의 자리를 잘 메워 준 슈마커, 푼토, 유리베 등 조연들의 선전도 결코 간과할 수 없다.
 
 
  돈 매팅리 다저스 감독에 대한 재평가
 
  지구 최하위였던 다저스가 우승이라는 대 역전드라마를 연출하자 돈 매팅리 다저스 감독의 지도력에 대한 찬사가 쏟아졌다. 올해로 다저스와의 3년 계약이 만료되는 그와 재계약한다는 여론도 조성됐다. 불과 몇 개월 전만 해도 그를 해임해야 한다던 이야기는 더 이상 찾아볼 수 없었다.
 
  매팅리 감독은 메이저리그 최고 명문구단인 뉴욕 양키스 선수 출신이다. 1982년 양키스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그는 그곳에서만 총 14년간 선수로 활약한 후 1995년 시즌을 끝으로 은퇴했을 정도로 과거 메이저리그를 호령하던 최고의 1루수였다.
 
  선수시절 그의 경력은 무척 화려했다. 아메리칸리그 타점왕과 타격왕에 오른 것은 물론, 6번이나 올스타에 선정됐고 무려 9번이나 골드글러브를 수상했다. 아메리칸리그 최우수선수(MVP)에도 한 차례 선정됐다. 이 때문에 뉴욕 양키스 구단은 매팅리 감독의 선수시절 유니폼 번호 23번을 영구결번 처리했을 정도로 그는 리그를 대표하는 최고의 선수였다.
 
  은퇴 후 친정팀이었던 뉴욕 양키스와 LA 다저스에서 타격코치 생활을 한 그는 지난 2011년 다저스 감독으로 부임했다. 그의 3년간 감독성적 242승 207패 승률 0.539가 말해 주듯, 매팅리 감독은 지도자로도 스타선수 못지않은 명성을 이어 가고 있다. 특히 그는 감독의 권위를 내려놓고 선수들에게 격의 없이 먼저 다가서는 온화한 감독으로 좋은 평판을 얻고 있다.
 
  매팅리 감독은 지난 5월 말 다저스 사장으로부터 경질 가능성을 통보받자 화를 내기보다는 오히려 “미리 알려줘서 고맙다”는 말을 해서 화제를 모았다. 평상시에는 온화한 그이지만 그에게는 냉정함도 있다. 특히 그는 미국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어려운 시즌초반 상황을 뚫고 나올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 “신문기사를 보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주변의 시선을 의식하면 팀보다는 자신의 거취를 위한 오판을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류현진이 다저스에 입단하기 전인 지난해 스프링캠프에서 기자와 인터뷰했던 다저스 에이스 커쇼는 당시 매팅리 감독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전임 조 토리 감독뿐만 아니라 지금의 매팅리 감독 역시 훌륭한 분이다. 둘의 차이점이라면 토리 감독은 말수가 적고 근엄하며 자신의 속내를 잘 표현하지 않는 전형적인 감독스타일이다. 그에 반해 매팅리 감독은 선수들과 대화도 자주하고 야구와 관련된 일을 의논하는 등 매우 친근한 스타일이다.”
 
  다저스 주전포수 A. J. 엘리스도 매팅리 감독에 대해 호평했다. 엘리스는 “매팅리 감독은 긍정적인 지도자이다. 그는 시즌 초 우리가 연패를 거듭하며 지구 최하위에 머물렀지만 선수들에게 항상 ‘할 수 있다’는 긍정의 힘을 심어 줬다. 단 한 번도 선수들을 질책하거나 나무라지 않았다. 이런 그의 지도력과 믿음이 올 시즌 다저스의 기적을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우승을 차지한 다저스는 현재 포스트시즌에 진출해 월드시리즈 우승을 향해 전진하고 있다. 정규시즌 종반에 발목부상을 당한 이디어가 포스트시즌에 출전하지 못하고 캠프마저 발목부상으로 시즌아웃 됐지만 다저스는 더 이상 흔들리지 않았다.
 
  다저스는 내셔널리그디비전시리즈(NLDS)에서 강호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를 물리치고 내셔널리그챔피언십시리즈(NLCS)에 진출했다. 다저스가 세인트루이스를 상대로 치르는 7전 4선승제의 NLCS에서 승리하면 대망의 월드시리즈에 진출할 수 있다.
 
  NLDS 4차전에 선발등판해 승리투수가 되며 NLCS 진출을 확정지은 다저스 에이스 커쇼는 경기 후 가진 미국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월드시리즈 우승까지) 이제 8승 남았다. 오늘 저녁은 승리에 대한 기쁨을 만끽하겠지만 내일부터는 NLCS를 대비해 열심히 준비하겠다”며 전의를 불태웠다.
 
  미국 최대 스포츠채널 ESPN은 최근 여론조사를 통해 ‘커쇼-그레인키-류현진으로 이어지는 탄탄한 선발진에 화력까지 겸비한 다저스가 NLCS에서 승리할 확률이 68% 이상’이라고 예상할 만큼 다저스의 월드시리즈 우승은 더 이상 꿈이 아닌 현실이 될 가능성이 높다.
 
  에이스 커쇼의 말처럼 다저스가 25년 만에 다시 월드시리즈 왕좌에 오르기 위해 필요한 건 이제 단 8승뿐이다. 올 시즌 LA 다저스가 연출한 대반전 드라마가 과연 월드시리즈마저 제패할 수 있을까? 국내외 야구팬들의 이목이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에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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