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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뉴스 분석

짙어지는 페르시아만의 戰雲

“이스라엘은 오래 기다릴 수 없다” (네타냐후 총리)

글 : 이장훈  국제문제 애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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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란의 하메네이, 軍수뇌부 소집해 美·이스라엘 공격 時 방어 및 보복 방안 논의
⊙ 再選 노리는 오바마, 이란 상대로 군사행동 하거나 이스라엘의 공격 묵인 가능성
⊙ 이스라엘·미국의 공격으로 이란 핵개발 3년간 저지 가능(美 워 게임)

李長勳
⊙ 55세. 서울대 영문과 졸업.
⊙ 공군사관학교 영어교관, 《한국일보》 국제부 차장, 《주간한국》 편집장 역임.
⊙ 저서: 《홍군 vs 청군-미국과 중국의 21세기 아시아 패권 쟁탈전》
    《네오콘-팍스 아메리카나의 전사들》 《유로화의 출범과 21세기 유럽합중국》
    《유럽의 문화도시》 《러시아 곰은 웅담이 없다》 등.
이란 혁명수비대의 행진. 이란 최고지도자 하메네이는 혁명수비대를 비롯한 이란 군부에 이스라엘의 공습에 대비할 것을 지시했다.
  #1. “미국이 지하 핵(核)시설을 파괴할 수 있는 신형 벙커버스터(bunker buster)를 개발했다. 미국은 필요하다면 신형 벙커버스터를 오늘 당장 쓸 수 있고 준비가 돼 있다.”
 
  마이클 돈리 미국 공군장관이 지난 7월 25일 의회 캐피털 힐 클럽에서 연설을 통해 신형 벙커버스터 GBU-57의 개발과 사용 가능성을 언급했다.
 
  벙커버스터는 지하 핵 시설이나 화학무기 저장고 등을 파괴하기 위한 초대형 관통탄(MOP·Massive Ordnance Penetrator)을 말한다. 미국이 3억3000만 달러(3767억원)를 들여 신형 벙커버스터를 개발한 이유는 이란의 지하 핵시설 때문이다.
 
  이란은 산악지대인 이슬람 시아파의 성도 콤 인근에 있는 포르도 기지의 지하 동굴에서 우라늄 농축 시설을 가동하고 있다. 포르도 기지의 지하 핵 시설은 지하 90m 암반에 건설됐기 때문에 기존의 벙커버스터인 GBU-28로는 파괴하기가 어렵다. GBU-28은 철근 강화 콘크리트 30m, 초(超)강화 콘크리트 6m를 뚫고 들어갈 수 있다. GBU-57은 GBU-28에 비해 성능이 월등하다. ‘빅 블루’라고 불리는 GBU-57은 철근 강화 콘크리트 60.96m, 철근이 더 많이 들어간 초강화 콘크리트 8m를 뚫고 들어갈 수 있다. 길이 6m, 무게 13.6t인 GBU-57의 탄두 무게는 2404kg으로 폭발력은 GBU-28의 6배에 달하다.
 
  돈리 장관이 비밀로 분류된 GBU-57 개발과 실전(實戰) 배치를 공개석상에서 밝힌 의도는 이란에 경고의 메시지를 보내려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미국은 현재 GBU-57을 20기 이상 실전 배치한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은 이 폭탄을 사용할 경우 이란의 핵개발을 몇 년간 후퇴시킬 수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그동안 미국에 이 폭탄을 제공해 줄 것을 요청해 왔다.
 
 
  이란, 인터넷網 완전 차단키로
 
  #2. 지난 7월 27일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금요 기도회가 열리기 전에 국가 최고지도자 겸 종교지도자인 아야툴라 알리 하메네이가 군(軍) 수뇌부를 긴급 소집했다. 이 회의에는 아흐마디 바히디 국방장관, 세예드 하산 피루자바디 합참의장, 모하마드 알리 자파리 혁명수비대 사령관 등 군부(軍部) 주요 지휘관들이 모두 참석했다.
 
  미국이나 이스라엘이 자국(自國)의 핵 시설을 공격할 가능성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였다. 하메네이는 군 수뇌부에 핵 시설을 폭격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핵 시설 주변에 돌과 바위를 쌓고 콘크리트와 철근을 집어넣는 등 대대적인 보강작업을 지시했다. 또 혁명수비대와 각 군 사령관에게 전쟁이 발발할 경우 미국과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공격 방안을 면밀하게 준비하라고 지시했다. 특히 하메네이는 이스라엘이 공격할 경우 테러로 반격하기 위해 헤즈볼라, 하마스와의 유대 관계를 더욱 긴밀하게 유지할 것을 지시했다.
 
  이 자리에선 또 미국과 이스라엘의 사이버 공격 가능성도 거론됐다. 참석자들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주도하는 일련의 해킹 시도와 사이버 공격을 막기 위해서 이르면 9월부터 단계적으로 시작해 인터넷망(網)을 완전히 차단하기로 결정했다. 국가 차원에서 인터넷을 완전 차단하는 것은 북한에 이어 이란이 두 번째이다. 참석자들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자국의 핵 시설을 공격하면 보복공격을 통해 이스라엘을 전멸시키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였다.
 
 
  롬니, 강경대응 역설
 
  이스라엘이 오는 9월 이란 핵 시설을 공습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오는 11월 대선(大選)을 앞두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이란 핵개발을 저지하기 위해 군사력을 동원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이란 정부는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의 칙령에 따라 밀, 식용유, 설탕, 쌀 등 석 달치 식량을 비축하기 시작했다.
 
  9월 공습설과 식량 비축설 등으로 페르시아만(灣)에 전운(戰雲)이 감돌고 있다. 무엇보다 미국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대선을 앞두고 미국 정치권에서 정파(政派)와 관계없이 최근 들어 이란의 핵개발 저지를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해야 한다는 여론이 고조되고 있다. ‘모든 수단’이라는 것은 군사행동을 의미한다.
 
  공화당의 대선후보인 미트 롬니 전(前) 매사추세츠 주지사는 그동안 오바마 대통령에게 이란 핵개발에 대한 강경한 대응을 주문해 왔다. 롬니 후보는 지난 7월 29일 이스라엘의 예루살렘을 방문한 뒤 행한 연설에서 “미국은 이란 지도자들이 이스라엘을 향한 악의적인 행동을 못 하게 할 신성한 의무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롬니는 군사력을 동원해 이란 핵개발을 저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오바마 대통령은 이란에 대한 군사행동을 배제한 채 석유 수출을 봉쇄하는 등 강력한 경제제재 조치를 통해 이란이 핵개발을 포기하도록 하는 정책을 추진해 왔다. 그런데 오바마 대통령은 최근 들어 이란에 대한 군사행동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그 이유는 재선(再選)을 위해서이다. 특히 지지율이 저조할 경우 유권자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극한 카드를 꺼낼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오바마 정부의 주요 인사들도 잇달아 이스라엘을 방문해 이란에 대한 군사행동 가능성을 언급했다.
 
 
  힐러리, “이란 핵개발 저지 위해 모든 힘 동원”
 
지난 8월 1일 리언 패네타 미 국방장관(맨 오른쪽)과 에후드 바라크 이스라엘 국방장관(오른쪽에서 두 번째)이 이스라엘 애쉬켈론의 아이언 돔을 시찰하고 있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지난 7월 16일 예루살렘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회동한 뒤 기자회견에서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저지하기 위해 미국이 가진 모든 힘을 동원하겠다”면서 “미국은 현재 이란 핵 문제와 관련해 이스라엘과 같은 입장에 있다”고 강조했다.
 
  토머스 도닐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지난 7월 14일 이스라엘을 비공식 방문해 이란의 우라늄 농축 활동을 포기하도록 하기 위한 외교적 노력과 제재 조치가 성공을 거두지 못할 경우 미국은 군사행동을 준비할 것임을 네타냐후 총리에게 밝혔다.
 
  리언 패네타 국방장관도 지난 8월 1일 에후드 바라크 이스라엘 국방장관과 회담한 후 “이란 핵개발을 막기 위한 제재나 외교가 성공하지 못하면 군사력을 포함한 모든 수단을 동원할 수 있다”고 밝혔다. 패네타 장관은 이스라엘 남부 애쉬켈론에 구축된 미사일 방어 시스템인 아이언 돔(Iron Dome)을 방문하기도 했다.
 
  아이언 돔은 이스라엘이 2011년 실전 배치한 미사일 방어체제인데, 레바논의 헤즈볼라나 팔레스타인의 하마스가 발사하는 단거리 로켓포와 박격포탄, 단거리 미사일 등을 공중에서 격추하는 시스템이다. 이스라엘은 그동안 이란의 지원을 받는 헤즈볼라가 자국을 로켓포로 공격하는 것을 우려해 왔다. 헤즈볼라는 로켓포 약 4만 기를 갖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스라엘은 이미 아이언 돔을 수도 텔아비브 인근에 실전 배치했다.
 
  미국은 카타르를 비롯해 이란의 주변국들에 레이더 등 미사일 방어 기지를 구축하고 있다. 이란이 미국의 공격에 반격했을 경우를 대비하고 있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미국은 카타르에 이란의 미사일을 추적할 수 있는 레이더 기지를 건설했다.
 
 
  美, 中東지역 미사일 요격체제 강화
 
  이 레이더 기지 건설로 미국은 이란 내륙 깊숙한 곳에서 발사되는 탄도미사일을 정확하게 추적할 수 있다. 카타르 기지에 설치된 X_밴드 레이더는 미국 최고 수준의 레이더로서 미사일의 탄두와 유도 장치, 파편 등을 정확히 추적할 수 있고, 4800km 떨어진 야구장의 야구공 하나까지 정확히 식별할 수 있다. 이 레이더 기지는 미 해군의 이지스함과 연계돼 있어 미사일 요격이 가능하다.
 
  미국은 현재 이스라엘과 터키에도 탄도미사일 추적을 위한 레이더 기지를 설치해 운용 중인데, 두 곳에도 X-밴드 레이더가 설치돼 있다. 미국은 또 탄도미사일 방어체계인 THAAD(최종단계 고고도 지역방어) 시스템을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 설치할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THAAD는 X-밴드 레이더로 감지하기 어려운 장거리 미사일과 로켓을 추적, 요격할 수 있는 방어체계이다. 미국은 이란과 인접하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해 바레인, 오만,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연합 등에 패트리어트 미사일을 판매해 미사일 요격체제 구축을 지원하고 있다.
 
  미국은 아랍에미리트연합의 알 다프라 기지에 최신예 제5세대 스텔스 전투기 F-22를 배치했다. 알 다프라 기지와 이란의 수도 테헤란의 거리는 1280km. F-22의 작전반경은 750km, 외부연료탱크 두 개를 장착하면 1440km가 돼 테헤란이 작전반경에 들어간다. F-22는 최대 속도가 마하 2.0(시속 2448㎞), 공대공과 공대지 미사일을 장착하고 있다. 세계 최강의 전투기로 평가되는 F-22를 배치한 것은 이란과의 공중전과 핵 시설 폭격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미국은 특히 이란이 보복으로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대비하고 있다. 미국은 페르시아만에 항공모함 2개 전단(戰團)을 배치하는 등 해군력에서 이란을 압도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가디르급(級) 잠수함과 고속정 등 이란의 비대칭(非對稱) 전력(戰力)이 만만치 않다고 보고 만반의 태세를 갖추고 있다.
 
 
  美, 바레인 앞바다에 浮游式 해상기지 설치
 
바레인 앞 공해상에 설치된 부유식 기지로 변신한 미 해군 퇴역 상륙수송함 USS폰스호. 미 해군의 대(對)이란작전을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지난 7월 7일 바레인 앞바다에 낡은 함정을 이용해 만든 일종의 떠다니는 해상기지를 설치했다. 기지가 없는 해역에서 군사작전을 지원하는 새로운 개념의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부유식(浮游式) 해상기지는 1만6000t급 상륙수송함 폰스호를 개조한 것이다. 지상기지는 작전할 때 해당국의 허가 등을 얻어야 하지만, 부유식 해상기지는 공해(公海)상에 떠 있어 이런 제약이 없다.
 
  1966년 건조된 폰스호는 지난해 나토군의 리비아 공습 지원을 위해 지중해에 파견됐다가 지난 3월 퇴역 예정이었지만 기뢰를 제거할 수 있는 소해함과 헬기, 특수작전부대를 지원하는 해상기지로 변신했다. 앞으로 이 기지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이란 기뢰 제거 작전을 지원하는 것이다.
 
  미국은 현재 어벤저급 소해함 8척을 페르시아만에 파견한 상태이며, 추가로 4척 더 투입할 준비를 갖추고 있다. 어벤저급 소해함은 기뢰의 탐색과 식별 및 파괴 능력을 갖춘 기뢰 헌터킬러이다. 미국은 또 ‘시 드래곤(Sea Dragon)’이라고 불리는 기뢰제거 헬기인 MH-53E도 배치했다.
 
  그동안 비밀로 유지해 왔던 초소형 무인(無人) 잠수정도 사상 처음 페르시아만에 투입했다. ‘시폭스(Sea Fox·환도상어)’라 불리는 초소형 무인 잠수정은 길이 1.2m, 무게 40㎏으로 수중 카메라와 자동음파탐지기가 장착돼 있으며 모선(母船)에서 원격 조종된다. 독일 군수업체 아틀라스일렉트로닉이 제작한 이 잠수정은 내부에 폭발장약을 탑재하고 있으며 기뢰나 소형 잠수함을 발견하면 모선의 지시에 따라 충돌해 자폭한다. 크기가 작아 헬기나 고무보트, 고속정에서 투하할 수 있다. 실시간으로 전송된 동영상을 모선에서 볼 수 있는 일종의 수중 드론(무인 공격기)이다.
 
  미국은 또 사이클론급 고속정도 대거 배치했다. 무게 330t인 이 고속정은 최고 속도가 35노트이며, 25mm 자동포, 50구경 기관포, 기관총 등을 갖추고 있어 이란의 고속정 공격에 대응할 수 있다. 미국은 오는 9월 16일부터 27일까지 페르시아만 해역 일대에서 영국, 사우디 등 20개국이 참가한 가운데 기뢰 제거 합동해상군사훈련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스라엘의 의지 과소평가 말라”
 
  국제사회에선 미국의 군사행동보다는 이스라엘의 독자적인 공습 가능성이 더 높다고 보고 있다.
 
  이스라엘 대외정보기관인 모사드의 에프라임 하레비 전 국장은 지난 8월 2일 이스라엘이 향후 12주 내에 이란을 공습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하레비 전 국장은 “이란이 서방 국가들과의 핵 협상에서 줄다리기를 계속한다면 이스라엘의 의지를 과소평가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레비 전 국장의 발언은 클린턴 국무장관, 도닐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패네타 국방장관 등 미국 고위 관리들이 차례로 이스라엘을 방문한 이후에 나온 것이다.
 
  실제로 이스라엘의 입장은 갈수록 강경해지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패네타 장관과의 회담에서 “국제사회의 이란에 대한 외교와 경제제재가 이란의 핵무기 개발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다”면서 “이란 핵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할 시간이 거의 다 지나갔다”고 강조했다. 바라크 국방장관도 “이란이 경제제재 때문에 핵무기를 포기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면서 “이란에 우라늄을 농축할 시간만 주는 것이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이 이란에 대한 군사공격을 감행한다면 크게 두 가지 시나리오가 있다.
 
  첫째는 공습이다. 이 경우 문제가 되는 것은 이란의 핵 시설은 이스라엘로부터 1520~2240km나 떨어져 있다는 것이다. 이스라엘 공군 기지에서 이란 나탄즈 우라늄 농축 시설까지의 직선거리는 1609km이다.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습할 수 있는 전폭기는 F-15I와 F-16I이다. F-15I와 F-16I의 항속 거리는 4450km와 3205km, 작전반경은 2225km와 1370km이다.
 
  작전반경은 중간급유 없이 전투기가 작전을 펼칠 수 있는 거리를 말하지만, 상황에 따라 편차가 크다. 전투기에 탑재된 장비의 무게가 무거울수록, 적의 방공망을 피하기 위해 속도와 고도에 급격한 변화를 줄수록 그만큼 작전반경은 짧아진다. 때문에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 시설을 공격하려면 보조연료통을 탑재한다 해도 적어도 한 번은 중간급유를 받아야 한다.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 시설을 공격할 경우 북부·중부·남부 루트 등 3개의 항로로 가야 하는데, 이때 문제는 시리아, 요르단, 이라크, 사우디아라비아의 영공을 어떻게 통과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다.
 
  이와 관련, 사우디가 이란 공격을 위해 자국 영공을 통과하는 모든 전투기를 격추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이스라엘에 전달했다고 이스라엘 일간지 《예디오트 아하로노트》가 보도했다(8월 9일자). 이 보도 내용이 사실이라면 이스라엘은 요르단과 이라크 영공을 통과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적절한 공중급유의 여부도 공습 성공의 중요한 요소이다. 이스라엘은 미국에 공중급유기를 제공해 줄 것을 요청한 바 있다. 이스라엘은 또 전투기가 중간에 기착할 수 있는 국가도 물색해 왔다.
 
  두 번째는 미사일 공격이다. 예리코-2 또는 예리코-3 미사일로 이란의 핵 시설을 타격한다는 것이다. 예리코-2와 예리코-3 미사일의 추정 사거리는 1500~3500km와 4800~6400km로 모두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다.
 
  압둘라 투칸 미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연구원은 ‘이란 핵 시설에 대한 이스라엘 공격 가능성 연구’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이스라엘의 최신예 예리코-3 미사일 42기 정도면 이란의 주요 핵 시설에 심각한 타격을 입히거나 파괴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스라엘은 또 잠수함을 동원해 크루즈 미사일을 발사할 수도 있다. 이스라엘은 현재 독일제 돌핀급 잠수함 3척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 잠수함은 사거리 1500km인 핵 탑재 가능 크루즈 미사일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스라엘, 이란의 보복 능력 낮게 평가
 
  현재 이스라엘군의 타깃이 될 수 있는 이란 내 핵 시설은 모두 6곳이다. 나탄즈와 포르도 우라늄 농축시설, 아라크 중수 공장과 부셰르 원자력 발전소, 테헤란 연구용 원자로, 파르친 핵 비밀 군사기지 등이다.
 
  이스라엘의 입장에서 볼 때 이란 공격에 대한 미국의 반대는 상당히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미국이 자국을 지원하지 않는다면 이란 핵시설을 보다 효과적으로 파괴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은 독자적으로 이란을 공격할 의지와 군사력을 분명히 갖고 있다. 이스라엘이 독자적인 군사행동을 감행하려는 의사를 갖게 된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이란이 보복공격을 해도 이스라엘의 피해는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 대외(對外) 정보기관인 모사드는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하더라도 이란의 보복 능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비밀 보고서를 네타냐후 총리 등 지도부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의 싱크탱크인 베긴-사다트 전략연구센터(BESA)도 보고서에서 이란의 미사일 공격이 이스라엘에 제한적 수준의 피해만 입힐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보고서는 또 이란이 원유 수송 요충지(要衝地)인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겠다고 위협하고 있지만 실현 가능성이 높지 않은 허세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둘째,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막는 유일한 해법은 군사행동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셋째, ‘홀로코스트(유대인 대학살)’라는 아픈 경험을 갖고 있는 이스라엘의 어떤 지도자라도 이란의 핵개발을 막지 못한 인물로 기록되길 원치 않기 때문이다.
 
  넷째, 오는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유대인 표와 영향력을 의식해야 하는 오바마 대통령은 이스라엘의 공격을 묵인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콜린 칼 전 미국 국방부 중동 담당 부차관보는 “이스라엘은 미국 대선 직전인 오는 9월에서 10월이 이란을 공격할 가장 좋은 시기라고 보고 있다”면서 “오바마 대통령이 반대하기 어렵고 롬니 후보는 오히려 찬성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섯째, 이스라엘은 과거 유사한 공격을 성공시켰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은 1981년 이라크의 오시라크 원자로와 2007년 시리아의 알 키바 원자로를 각각 폭격해 파괴한 바 있다.
 
 
  바라크, “免責지대 도달 전 손을 써야”
 
  미국 국방부는 지난 3월 플로리다주 탬파에 있는 중부군사령부에서 이스라엘의 이란 핵 시설 공습 상황을 가정한 ‘워 게임(War Game·가상전쟁)’을 2주간 실시한 바 있다. 이 워 게임은 ‘이스라엘이 미군에 통보 없이 이란 핵 시설을 선제공격한다 → 이란이 미국과 이스라엘이 합동으로 군사작전을 벌인 것으로 판단한다 → 이란이 미사일로 페르시아만에 있는 미 해군 군함을 격침해 200명이 전사(戰死)한다 → 미국이 군사력을 총동원해 전면 보복전을 전개한다’ 등의 시나리오로 진행됐다. 이 워 게임에서는 이란 핵 시설에 대한 이스라엘의 1차 공격을 통해 1년, 미국의 추가 개입으로 2년 등 이란의 핵무장을 3년간 지연시킬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란에 대한 이스라엘의 선제공격 여부는 네타냐후 총리와 바라크 장관에게 달렸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물론 최종 결정은 네타냐후 총리와 12명으로 구성된 안보내각(security cabinet)에서 내려진다.
 
  바라크 장관은 “이란이 ‘면책지대(免責地帶·immunity zone)’에 도달하기 전에 손을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면책지대’란 이란이 지하 핵 시설을 비롯해 핵개발 장비와 노하우, 경험 등을 축적해 공격을 해도 핵개발 프로그램을 저지할 수 없는 단계를 말한다.
 
  36년간 군 생활을 했고 1997년 노동당 당수와 1999년부터 2001년까지 총리를 지낸 바라크 장관(70)은 산전수전 다 겪은 백전노장(百戰老將)이다. 이스라엘에서 전공(戰功)으로 가장 많은 훈장을 받은 바라크 장관은 최정예 대테러 부대를 비롯해 특수부대 사령관 등을 거쳐 참모총장을 역임한 뛰어난 군사전략가로 작은 키 때문에 ‘이스라엘의 나폴레옹’이라는 별명도 갖고 있다. 바라크 장관과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에서 강경 매파로 분류된다. 두 사람은 그동안 이란 핵 시설을 공격할지 여부와 데드라인(Dead Line)을 언제로 설정할지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다고 강조해 왔다. 바라크 장관은 공격에 대한 3가지 기준을 제시한 바 있다.
 
  그 기준을 보면 첫째, 이스라엘이 이란 핵 시설을 파괴할 능력과 이란의 보복을 견딜 수 있는 능력, 둘째 미국의 지원, 셋째 이란 핵개발을 저지하기 위한 모든 방법이 소진됐을 경우이다. 물론 바라크 장관이 제시한 기준이 이란 공격 결정을 내리는 데 필수적인 조건은 아니다. 실제로 바라크 장관은 “전쟁이 발발하면 이란의 보복으로 이스라엘 국민 중 10만명이 희생될 수도 있지만, 이스라엘이라는 국가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면서 “공격 결정은 어느 정도의 희생을 감수하더라도 내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 공격 여부는 우리 스스로 결정”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결정의 가장 중요한 변수는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제재가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효과적으로 저지할 수 있는지 여부가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란에 대한 공격 결정은 아직 내리지 않았다”면서 “이스라엘은 국제사회가 외교와 제재를 통해 이란 핵 문제 해결을 기다리고는 있으나 오랫동안 기다릴 수 없다”고 밝혔다.
 
  베니 간츠 이스라엘 합참의장은 “이란을 공격할지 여부는 우리 스스로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간츠 의장은 “이란은 이스라엘을 세계에서 유일하게 멸절(滅絶)시켜야 하는 나라로 꼽고 있다”면서 “이스라엘은 다른 어떤 국가보다도 이란의 핵개발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스라엘이 어떤 선택을 할지 국제사회는 숨죽이며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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