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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치현장 리포트

美 공화당의 ‘영 건즈’

2010 중간선거 돌풍에 이어 공화당 미래를 짊어지다

글 : 윤정호  자유기고가·미 예일대 박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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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캔터, 매카시, 라이언 세 명 모두 현장정치 경험 풍부한 신세대
⊙ 영 건즈, 중간선거에서 직접 공천과 선거운동에 관여해 대거 당선시켜
⊙ 5·26 보궐선거 후 불어닥친 당내와 민주당의 비판 극복여부에 성패 달려
공화당 쇄신을 주도할 주인공으로 꼽히고 있는 ‘영 건즈’. 오른쪽부터 폴 라이언, 에릭 캔터, 케빈 매카시 의원.
  2011년 미국 정가의 최대 이슈 중 하나인 국가채무 상한선(上限線) 재설정에 대한 여야 협상이 본격화되며 공화당의 40대 지도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존 베이너 하원의장을 보좌하며 협상을 주도할 뿐 아니라 당을 실질적으로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화제의 주인공들은 에릭 캔터 (Eric Cantor, 48) 원내총무, 케빈 매카시 (Kevin McCarthy, 46) 원내부총무, 그리고 폴 라이언 (Paul Ryan, 41) 하원예산위원회 위원장이다. 이들은 어떻게 세계에서 두 번째로 오래된 보수 정당의 지도부로 등장하게 됐을까.
 
  쉽게 접할 수 있는 설명은 세 가지다. 우선 제도개혁의 덕을 봤다는 설명이 가능하다. 1910년 하원의장에게 과도하게 집중되어 있던 권한을 분산시키는 과정에서 자리 잡게 된 선임자우선제도(Seniority Rule). 하지만 의회 전문가인 UC 버클리 대학의 에릭 시클러(Eric Shickler)가 지적한 바와 같이 의회와 당 보직 배정에 있어 다선의원을 우대하는 이 제도는 1970년대 중반 이후 큰 변화를 겪었다. 다선의원이 아니더라도 중요 직책을 맡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아울러 야당이 겪기 마련인 인물난으로부터 어부지리(漁父之利)를 얻었다고도 볼 수 있다. 미국 정치에서는 대통령이 당의 얼굴 역할을 하는 여당과 달리 야당의 경우 구심점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곤 한다. 2006년과 2008년 선거에서 연패(連敗)를 하고 백악관과 의회를 모두 내준 공화당의 사정도 다르지 않다. 당을 대표하던 대부분의 고참 의원들은 선거 패배에 책임을 지고 일선에서 물러선 상황이다. 오직, 독직 사건에 연루된 경우도 상당수 된다. 이런 실정이다 보니 젊은 피들이 전면에 나서게 되었다는 것이다.
 
  끝으로, 당내 위기감을 반영한다는 주장도 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퓨 리서치(Pew Research)에 따르면 2000년 이후 공화당을 지지하는 유권자의 평균 연령은 해마다 높아져 50세에 육박하게 됐다. 젊은 세대가 당을 외면하는 현상은 최근 더 악화됐다. 갤럽에 따르면 2010년 중간선거에서 18세에서 29세 사이의 유권자 중 55%는 민주당을 지지했다. 공화당 지지율보다 19%포인트나 많은 수치다. 신세대 지도부의 등장은 이 같은 추세를 뒤집기 위한 시도였다고 풀이할 수 있다.
 
  어느 정도 설득력이 있는 시각들이다. 그러나 만족할 만한 설명은 아니다. 제도개혁의 덕을 볼 수 있는, 의정활동 경험이 짧은 의원들이 부지기수다. 이들은 왜 유독 세 사람이 인물난 해소의 적임자였는지를 말해 주지 못한다. 공화당에는 캔터와 매카시, 그리고 라이언 외에도 청년층 유권자들에게 어필할 젊은 의원들이 적지 않다. 따라서 신세대 지도부의 급부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세 사람을 돋보이도록 한 독특한 자질과 이들이 이룩한 성과들을 살펴보아야 한다.
 
 
  풍부한 현실정치 감각과 확고한 이념
 
에릭 캔터 공화당 원내총무.
  40대 삼총사는 풍부한 현실정치 감각과 확고한 신념의 소유자다. 조지워싱턴 대학 신입생 시절 정계에 발을 들여놓은 캔터. 그가 처음 맡은 직책은 공화당 소속 하원의원 인턴이었다. 윌리엄앤매리 대학 로스쿨을 졸업하고 컬럼비아 대학에서 석사 학위를 받은 뒤에는 고향인 버지니아에서 정치 경험을 쌓았다. 1980년 대선 당시 로널드 레이건의 버지니아 선거본부를 이끌었던 아버지의 뒤를 이었다. 톰 블라일레이(Tom Bliley) 공화당 의원을 보좌하는 한편 8년 동안 버지니아 주의회 하원에서 맹활약을 했다. 과학기술위원회, 기업보험과 금융, 그리고 일반법(General Laws)위원회 등 다양한 위원회 활동을 하며 현실정치를 체감했다.
 
  경력은 2000년 연방 하원에 입성한 뒤 빛을 발했다. 캔터는 선거자금 모금에서 발군의 능력을 발휘했다. 무려 3000만 달러를 모아서 당 하원선거위원회(National Republican Congressional Committee)에 제공했다. 아울러 의정활동을 통해 보수주의자로서의 자질을 증명해 보였다. 낙태와 생체줄기세포 연구에 대한 반대 입장을 고수해서 전국생명권옹호위원회(National Right to Life Committee)로부터, 총기규제를 반대해서 전국총기협회(National Rifle Association)로부터 박수를 받았다. 그 결과, 2003년 수석 간사(Chip Deputy Whip)가 됐다.
 
  매카시도 보수 정치계에 조기 입문한 케이스다. 그는 UC 베이커스필드(University of California Bakersfield) 대학 재학 시절 공화당 청년 당원 조직인 영 리퍼블리컨즈 (Young Republicans) 활동에 뛰어들었다. 미국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젊은 보수주의자 단체의 캘리포니아 지부장과 전국위원장을 역임했다. 22살에는 정식으로 정치권의 문을 두드렸다. 세입세출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한 공화당의 빌 토머스(Bill Thomas) 의원을 보좌했다. 정치국장이 되어 최일선에서 선거운동을 지휘하고 입법전략 수립에 참여했다.
 
  이러한 경험 덕분에 매카시는 주 의회와 연방의회에서 단숨에 두각을 나타냈다. 2002년 캘리포니아주 하원의원이 되자마자 공화당 원내총무로 활약했다. 예산 개혁과 공무원연금 개혁에 일익을 담당하는 등 아널드 슈워제네거 주지사의 주 정부 운영을 도왔다. 연방 하원에서는 신참의원으로서는 이례적으로 당운영위원회(Steering Committee)와 당강령작성위원회의 일원이 됐다. 첫 선거 때부터 자신이 모은 거액의 선거자금을 동료 의원들에게 제공하고 이들을 위해 지원유세에 나섰던 것이 높은 평가를 받은 것이다.
 
  라이언이 걸어온 길도 캔터나 매카시와 유사하다. 오하이오주의 마이애미 대학(Miami University)에 다니며 의원 인턴을 했던 그는 졸업 후 보수 성향의 싱크탱크인 임파워 아메리카(Empower America)에 몸을 담았다. 전공을 살려 경제분석관으로 활약했다. 뒤에는 줄곧 공화당 의원보좌관의 길을 걸었다. 북한 인권 전문가로도 명망이 높은 샘 브라운백 상원의원과 1960~70년대를 구가했던 리버럴 교육 정책에 대한 대안을 제시한 밥 베닛(Bob Banett) 의원 등 공화당 의원들을 보필했다. 특히 잭 캠프 (Jack Kemp)와의 만남은 그의 인생을 뒤바꿔 놓았다.
 
  윌리엄 로스(William Roth) 상원의원과 함께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의 감세정책을 만들고 《아메리칸 르네상스》 (American Renaissance) 등 많은 저서를 남긴 캠프의 연설문 작성 비서였던 라이언은 잭 캠프를 자신의 롤 모델로 삼았다. 그와 같은 정책통이 되고자 했다. 특히 한 분야에 대한 전문지식을 지닌 의원이 적다는 점에 착안해서 예산과 재정 분야 전문가가 되기 위해 노력했다. 1998년 하원에 입성한 뒤 의원사무실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책과 자료와 씨름을 했다. 공화당의 대표적인 경제 전문가가 됐다. 캔터, 매카시, 라이언이 갖춘 현실정치 감각과 신념은 빼어난 성과를 내는 데 자양분이 되었다.
 
▣ 영 건즈란?
 
  ‘황야를 누비는 젊은 총잡이들’이라는 뜻의 영 건(young gun). 최근 미국 정계에서는 원래 의미 이외에 세 가지 다른 뜻으로도 쓰인다. 먼저 캔터, 매카시, 그리고 라이언을 가리킨다. 《내셔널 리뷰》 (National Review)와 함께 대표적인 보수 성향 시사주간지로 꼽히는 《위클리스탠더드》(Weekly Standard)의 편집주간 프레드 반즈(Fred Barnes)가 “공화당 쇄신을 주도하고 미국 정계를 뒤흔들 주인공”이라는 뜻으로 세 사람을 영 건즈라고 부른 것이 계기가 됐다. 공화당 최신 선거전략과 아울러 선거전략의 주인공들을 지칭하는 단어이기도 하다. 캔터, 매카시, 그리고 라이언은 신세대 보수 정치인들이 많아지기를 바라며 자신들이 고안한 선거전략을 영 건즈 전략이라고 불렀다. 전략을 통해 집중 지원하고자 하는 정예 후보들을 영 건즈라고 이름 붙였다.
 
  2010년 중간선거 압승에 기여
 
  현실정치 감각은 선거 승리에 기여했다. 2008년, 캔터, 매카시, 그리고 라이언은 독특한 선거전략을 고안했다. 이들이 만든 ‘영 건즈’라는 이름의 전략은 민주당 ‘레드 투 블루 전략(Red to Blue Program)’에서 모티브를 따왔다. 람 이매뉴얼(Rahm Emanuel) 전 하원의원과 찰스 슈머(Charles Schummer) 상원의원이 만든 전략의 핵심은 승리할 수 있는 후보 발굴과 적극적 지원이다. 이들은 지역 정서와 잘 부합하는 소수의 후보를 발굴한 뒤 이들을 집중 지원했다. 2006년 중간선거에서 하원 31석과 상원 6석을 더하는 개가를 올렸다.
 
  영 건즈는 레드 투 블루에 약간의 변화를 줬다. 정예 후보 발굴에 주력하되 후보의 정치철학과 비전도 중시했다. 40대 삼인방은 선거운동 조직과 정치 커뮤니케이션 능력, 정치자금 모금능력 등과 아울러 잠재 후보가 보수주의 국정운영 비전을 지니고 있는지를 면밀히 검토했다. 적합한 후보를 찾은 뒤에는 현역 의원들이 선거운동 전략 수립 등을 일대일로 조언해 주고 자금과 조직 등을 추가 지원했다. 전략은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낳았다. 2008년 선거에서 민주당 현직 의원 지역구에서 거둔 5개 승리 가운데 4개를 영 건즈 후보가 기록했다.
 
  전략은 2010년 중간선거에서 확대 발전됐다. 영 건즈의 후보가 되기 위한 자격요건은 한층 더 까다로워졌다. 매카시는 브라이언 월시 (Brian Walsh) 하원선거위원회 정치국장과 함께 전국을 누비며 후보들을 직접 면접했다. 재정 건전성 제고, 일자리 창출, 복지제도 개혁 등에 대해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있는지를 확인했다. 아울러 정치자금 모금 목표액은 얼마이며 이를 달성할 능력이 있는지, 대규모 선거운동 조직을 꾸릴 역량은 있는지, 유권자 이메일 리스트 등을 갖추고 치열한 흥보전을 수행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를 꼼꼼히 살폈다.
 
▣ 공화당 전국위원회에 부는 쇄신 바람
 
  세대교체와 쇄신의 바람은 선거강령을 작성하고 주요 선거운동을 총괄하는 당 전국위원회(Republican National Committee)에도 거세게 불고 있다. 위원회는 지난 1월 14일, 39세의 라인스 프리버스(Reince Priebus)를 신임 위원장으로 선출하고 3대 혁신을 추구하고 있다. 우선 정치자금을 대폭 확충하고자 한다. 전임자였던 마이클 스틸(Michael Steele)의 임기 중 위원회의 재정은 엉망이 됐다. 주요 정치자금 기부자들이 기부를 꺼리는 가운데 부채가 2000만 달러를 넘었다. 프리버스는 단기간 내에 부채를 해소하고 내년에 있을 각종 선거에 대비해 4억 달러의 실탄을 준비한다는 계획이다. 동시에 온라인 선거운동 능력을 개선하려고 한다.
 
  그러나 2008년 대선 당시 각종 디지털 매체를 이용한 선거운동에서 공화당을 압도했다는 평가를 받았던 민주당도 2012년 대선에서는 한 차원 높은 선거운동을 준비하고 있다. 짐 메시나(Jim Messina)가 이끄는 오바마 재선 캠프가 주목을 받고 있는 이유다.
 
  이에 맞서 프리버스는 IT 전문가를 신규 고용하고 데이터 분석 전문 회사들과의 협력 관계를 증진시켜 민주당의 구상을 무력화시키고자 한다. 공화당 역사상 가장 어린 나이에 중책을 맡게 된 프리버스가 야심찬 개혁을 성공리에 완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런 과정을 거쳐 선정된 영 건즈 후보들에게 제공하는 지원도 크게 늘었다. 98명의 현역 의원들이 선거운동 멘토로 나섰다. 피트 세션즈 (Pete Sessions) 의원이 이끄는 하원선거위원회는 당 차원의 협조를 제공했다. 디렉트메일, 소식지, 이메일 등을 통해 후보를 소개했다. “이들이야말로 당이 보장하는 후보들”이라며 전폭적인 지원을 촉구했다. 트위터, 페이스북, 그리고 유튜브 계좌를 하나의 장소에서 보게 해 주는 SNS 대시보드 서비스를 제공했다. 홈페이지에 영 건즈 TV라는 동영상 서비스 코너를 신설해서 24시간 내내 후보들의 정치광고를 방영했다.
 
  아울러 저돌적인 공세전략을 채택했다. 민주당 다선의원을 집중 공략했다. 다선의원과의 대결은 가능하면 피하라는 것이 선거전략의 상식이다. 이들은 오랜 정치생활로 쌓은 높은 지명도를 누릴 뿐 아니라 압도적인 선거자금과 조직동원 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캔터, 매카시, 그리고 라이언은 다른 생각이었다. 다선의원을 눌러야 언론의 관심을 받고 자신들의 대의를 알릴 수 있다고 믿었다. 고참 의원들의 경우 신인을 상대로 패배를 무릅쓰고 치열한 선거전을 치르기보다는 정계은퇴를 해서 쌓아 온 명성을 누리려고 할 것이라고 봤다. 전략은 대성공이었다.
 
▣ 5·26 보궐선거 후 도전에 직면한 신세대 지도부
 
  신세대 지도부가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5월 26일 보궐선거 결과 때문이다. 공화당은 전통적으로 강세를 유지해 온 뉴욕 26선거구에서 있었던 선거에서 고배를 마셨다. 민주당보다 훨씬 더 많은 선거자금을 쏟아 부었지만 공화당의 제인 커윈(Jane Corwin)은 민주당의 케이티 호컬(Kathy Hochul)에게 무릎을 꿇어야 했다. 40대 삼총사는 선거의 의미를 애써 축소하려 한다. 매카시는, 패배는 무소속 후보가 등장하면서 보수 성향 유권자들의 표가 분산되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라이언은 선거 결과에 일희일비할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좌고우면하지 말고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한편 민주당은 쾌재를 부르고 있다. 이번 선거가 공화당 신세대 지도부의 한계를 입증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선거 결과는 이들이 추구하는 개혁 노선에 대한 유권자들의 반발이 반영된 것이라며 이대로라면 내년 선거에서 하원을 재탈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장담한다. 보수 진영 내에서는 개혁의 속도와 방향을 조절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데이비드 캠프 (David Camp) 하원 세입세출위원회 위원장은 공화당 핵심 지지층인 중·장년층 유권자들의 이탈을 막기 위해서 자칫 급진적으로 비칠 수 있는 고령자 대상 의보제도 개혁을 유보 또는 완화하자고 제안한다. 리치 로리(Rich Lowry) 《내셔널리뷰》 편집장은 재정건전성 제고를 위한 정책만으로는 국민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한다. 일반 유권자들의 가장 큰 관심사인 일자리 창출 방안과 체감할 수 있는 사회·경제 개혁 어젠다를 동시에 제시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캔터, 매카시, 그리고 라이언이 날로 거세지고 있는 당 안팎의 도전을 어떻게 대처할지 주목된다.
 
  오바마의 ‘재정파탄’에 개혁적 대안제시로 찬사
 
케빈 매카시 공화당 원내부총무.
  공화당은 정치자금의 압도적인 열세에도 불구하고 큰 승리를 거뒀다. 의회 선거 3연승을 거둬 1934년 선거의 영광을 재현하려 했던 민주당의 계획을 물거품으로 만들었다. 63석의 의석을 추가하며 다수당이 됐다. 특히 영 건즈 후보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시언 더피(Sean Duffy)와 스테펀 핀처(Stephen Fincher)와 같은 정치 신인들이 데이비드 오베이(David Obey) 하원 세출위원회 위원장과 존 테이너 (John Tanner) 하원 무역소위원회 위원장 등 ‘대어’를 낚았다. 이를 통해 신세대 지도부는 하원 재탈환을 도왔을 뿐 아니라 당 쇄신과 국정개혁을 함께할 동지들을 얻었다.
 
  확고한 신념은 보수주의 국정운영 비전을 국정 어젠다로 만드는 밑거름이 됐다. 미국 건국이념을 계승하고 개인의 자유와 창의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작은 정부를 구현하고자 했던 신세대 지도부. 쉽지 않은 일이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글로벌 경제위기를 큰 정부 구현을 위한 기회로 삼았다. 위기를 극복한다는 명목으로 천문학적인 규모의 재정지출을 했다. 집권 초기 있기 마련인 우호적인 여론과 의회를 장악하고 있던 여당 의원들의 지지를 등에 엎고 정부의 크기와 역할을 키우는 정책들을 강행했다.
 
  캔터, 매카시, 그리고 라이언은 그러나 포기하지 않았다. 공화당 집권 기간 작은 정부 실현을 소홀히 했다며 당의 과거를 반성하는 한편 오바마 정책에 대한 대안을 잇달아 소개했다. 2009년 1월 23일 하원 공화당경제회복 워킹그룹(House Republican Economic Recovery Working Group)의 명의로 위기극복 청사진을 공개했다. 난관에 처한 국민들을 돕기 위한 실업자 지원금과 주택구입 지원 정책은 지지하되 그 밖의 경우에는 무모한 재정지출을 반대했다. 중소기업의 납세의무(Tax Liability)를 낮추는 등 세율을 낮추고 조세 신설을 막아서 민간 주도로 경제난을 극복할 것을 제안했다.
 
  2009년 4월 1일과 2010년 1월 27일에는 정부 예산안에 대한 대안을 제시했다. 2010 회계연도 예산안에서 지도부는 5년간 자유재량예산 지출을 동결하고 경제회복 및 재투자법(American Recovery and Reinvestment Act of 2009) 등 경기부양책을 재검토하라고 주장했다. 엄청난 자금을 투입했지만 실업률이 늘어나는 등 비효율적이라는 이유였다. 2011년 예산안의 내용도 유사했다. 경제운영의 무게중심을 정부에서 민간으로 옮기기 위해 정부 주도형 의료보험 개혁을 반대하고 국민연금 개혁의 필요성을 지적했다. 대체로 최저한도세 폐지와 법인세 인하를 골자로 하는 세제개혁의 시급성을 제기했다.
 
  2010년 9월 23일에는 〈국민들에 대한 맹세〉(Pledge to America)라는 이름의 중간선거 공약집을 통해 정부 크기와 역할을 재조정하겠다고 다짐했다. 정부 지출 규모를 경제위기 이전으로 되돌리고 은퇴하는 공무원 2명 대신 1명만 신규 채용해서 점진적으로 공무원 수를 줄일 것을 약속했다. 대대적인 규제개혁도 공언했다. 주요 정부 정책에 시효를 명시하는 이른바 ‘일몰제’를 실시하는 한편 의회의 승인 없이 정부 관료들이 자의적으로 규제를 신설하는 관행에 종지부를 찍겠다고 했다. 동시에 의회 개혁을 공약했다. 지난 2년 간 경제위기에도 불구하고 6% 가깝게 증가한 의회 예산을 삭감하겠다고 했다. 경제회복 법안 처리를 최우선 의정과제로 삼는 한편 날림 입법을 막기 위해 법안 투표에 앞서 법안 내용을 최소 3일 전 공개하도록 했다.
 
  2011년 4월 5일 공개된, 〈번영으로 가는 길〉(The Path to Prosperity)이라는 이름의 2012 회계연도 예산안은 오바마 경제정책의 가장 치명적인 맹점을 집중적으로 파고들었다. 재정적자가 14조3000억 달러에 이르렀고 10년 뒤에는 국가채무가 세 배로 늘 것이라는 경고에도 불구하고 재정파탄의 주범인 복지제도 개혁을 방관했던 사람이 오바마였다. 공화당 신세대 지도부는 이에 개혁안을 제시했다. 각종 복지제도를 통폐합하는 한편 저소득층 대상 의료보험 운영에 주 정부의 역할을 증대시켜 예산낭비를 줄이려 했다. 의보제도의 파산을 막기 위해 2022년부터 시장원칙을 도입한 새로운 노령자 의료보험제도를 도입할 것을 제안했다.
 
  노력은 결실을 맺었다. 2011년 4월 8일, 여야는 2011 회계연도 예산 지출액을 40억 달러 가깝게 줄이는 데 합의했다. 복지 개혁안은 브루킹스 연구소의 앨리스 리블린(Alice Rivlin) 등 일부 리버럴 성향의 학자들로부터도 찬사를 받았다. 유권자들의 반발이 두려워 개혁을 외면하는 대다수 정치인들과 달리 이를 공론화했다는 것이다. 급기야는 오바마도 입장을 선회했다. 재정건전성 제고를 다짐했다. 4월 13일 특별연설을 통해 재정적자 감축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조지프 바이든 부통령으로 하여금 여야 의원들과 함께 국가채무 축소와 복지개혁 방안을 논의하도록 했다.
 
 
  미국 정치의 화두로 등장한 40대 삼총사
 
폴 라이언 하원예산위원회 위원장.
  이러한 업적에 힘입어 현재 캔터, 매카시, 그리고 라이언의 주가는 고공행진 중이다. 많은 이는 캔터를 존 베이너(John Boehner)의 뒤를 이을 차기 하원의장 1순위 후보로 여긴다. 의회정치 전문지인 《롤콜》(Roll Call)과 《더힐》(The Hill)은 매카시를 가리켜 “공화당 최고의 전략가일 뿐 아니라 차기 다수당 원내총무감”이라고 평했다. 《워싱턴포스트》의 칼럼니스트 조지 윌(George Will) 등은 라이언을 차기 대권주자 재목이라고 극찬한다. 하지만 공화당 40대 삼총사의 미래가 마냥 순탄할 것이라고 장담하기란 이르다.
 
  첫째, 캔터와 라이언이 위선적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두 사람은 작은 정부를 추구하고 시장경제 원칙을 신봉한다면서 2008년 부실채권구제제도(TARP)를 지지했다. GM, 크라이슬러, 그리고 대형 금융기관에 천문학적인 규모의 재정지원을 하는 것을 승인했다. 그뿐이 아니다. 이들은 조지 W. 부시 대통령 집권 당시 재정적자를 늘리고 정부 크기를 키웠다며 공화당의 과거를 비판하곤 했다. 하지만 이들로부터 같은 기간 의회 요직을 맡고 있었던 캔터에 대한 비판은 접하기 힘들다. 이로 인해 자기비판이 형식적일 뿐이라는 지적을 받는다.
 
  둘째, 영 건즈 전략의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다. 온라인 시사매거진 《데일리 비스트》(Daily Beast)의 칼럼니스트 새뮤얼 제이컵스(Samuel Jacobs)가 지적한 바와 같이 전략은 57세의 리처드 하나(Richard Hanna)와 62세의 스티브 피어스(Steve Pearce) 등 다수의 고령자들을 후보로 선정했다. 연령에 구애받지 않고 이념적 순수성과 당선 가능성을 기준으로 후보를 뽑았기 때문이다. 그 결과 리버럴 진영으로부터 영 건즈 전략이 올드 건즈(Old Guns) 전략으로 전락했다는 비아냥을 자초했다. 보수 진영 내부로부터는 전략이 당을 외면하는 청년층 유권자들에 대한 어필에 있어서는 큰 성과를 낳지 못했다는 우려를 사고 있다.
 
  셋째, 국정개혁 비전이 역풍을 받을 수 있다. 신세대 지도부의 국정개혁안은 오바마를 비롯한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로부터 맹공격을 받는다. 이들은 개혁안이 재정적자를 줄이기는커녕 늘릴 것이라고 지적한다. 무리하게 감세정책을 고집한다는 이유에서다. 취약계층의 삶을 더욱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도 주장한다. 복지개혁이 서민층이 의존해 온 사회안전망을 무너뜨릴 것이라는 얘기다. 이와 같은 민주당의 공세가 먹혀들 경우 공화당은 내년 선거에서 큰 고전을 하게 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캔터, 매카시, 그리고 라이언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이들은 보수 정당 내 세대교체의 준거점을 보여준다. 차세대 지도부는 젊기만 해서는 안 된다. 국정 현안에 대한 차별성 있는 비전과 이를 실현해 낼 수 있는 정치역량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아울러 보수 진영 혁신의 지향점을 제시해 준다. “신뢰할 만한 소장파 정치인이 없다”며 개탄을 하기보다는 40대 삼총사의 등장을 가능하게 했던 제도와 환경을 조성하는 데 애써야 한다. 공화당의 세대교체는 실력파 신세대 보수정치인을 육성하기 위한 장기간에 걸친 의식적 노력의 결실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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