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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취재

저 나락의 끝에 선 코인 피해자들

피해자 1만6000명, 1.4兆 코인 사기의 전말

글 : 김태완  월간조선 기자  kimchi@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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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찰의 공소장에 모두 148건의 형사 고소·고발… ‘원금 보장 및 최고 연(年) 16% 이자’로 투자자 유인
⊙ 母회사를 싱가포르에 두고 국내 규제 피해… 피해자는 외국인 1만1313명, 한국인 5034명으로 추정
⊙ 무자본·무능력에다 20대 무자격 운용업자에게 무리한 ‘몰빵’ 투자 드러나
⊙ 금융당국과 사법부는 아무런 구제책도, 실낱같은 희망도, 범죄 정보조차 주지 않고
⊙ “현재 피고인 측은 법원 공판자료나 검찰 증거자료를 열람하며 자금 세탁, 은닉 전략을 수립할 수 있는 상황”
서울남부지검의 코인 수사 관련 공소장.
  기자가 비트코인 사기 사건을 취재하며 입수한 검찰의 공소장은 난수표 같았다.
 
  공소장 첫 장은 온통 숫자로 가득 채워져 있었다. 암호문처럼 보이는 이 기괴한 숫자는 형사 사건으로 고소·고발된 사건의 일련번호였다.
 
  〈형 21515호, 21516호, 21517호, 21518호, 21519호, 21520호, 21521호, 21522호, 21523호, 21524호, 21525호, 21526호, 21527호, 21528호, 21529호, 21530호, 21531호, 21532호, 21533호, 21534호, 21535호, 21536호, 21537호, 21538호, 21539호, 21540호, 21541호, 21542호, 21543호, 21544호, 21545호, 21546호, 21547호, 21967호, 21968호, 22209호, 22428호, 22605호, 22900호, 22901호, 22902호, 23101호, 23447호, 23672호, 23673호, 23674호, 23675호, 23676호, 23677호, 23678호, 24360호, 24913호, 25062호… 6138호, 6298호, 6299호〉
 
  이 무시무시한 고소·고발 사건번호가 A4 용지 크기의 공소장 한 면을 빽빽이 차지하고 있었다.
 
  이 숫자에는 누군가를 향해 쏟아낸 분노와 울분, 절망이 담겨 있었다. 한 켤레의 신발을 벗어두고 떠난 이의 서슬 퍼런 그림자도 보였다. 흐르는 눈물이 공소장에 모여 탁류(濁流)가 되어 있었다.
 
  또 이 숫자에는 악인(惡人)의 탐욕과 거짓말, 꾐이 숨겨져 있었다.
 
 
  1만여 명의 피해자 vs 김앤장 변호사들
 
  이 공소장에 적힌 피의자들은 장검을 든 초대형 로펌인 김앤장 변호사들을 앞에 두고 1만여 명의 다국적(多國籍) 피해자들의 절규에 대응하고 있었다. 어마어마한 수임료는 누가 낸 것일까. 수많은 투자자, 선량한 피해자들의 피 같은 재산으로 충당한 것은 아닐까.
 
  어쩌면 피의자들은 조만간 구속기간이 만료돼 구치소에서 풀려날지도 모를 일이다. 1심 재판은 더디게 진행 중이다. ‘내 재산’을 온전히 돌려받을 수 있을지 현재로선 안갯속을 걷는 것 같아 보인다.
 
  작년 6월 예고 없이 입출금이 정지된 뒤 피해자들은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죽고 싶어도 죽을 수 없었다. 하루하루 두 눈이 움푹 패고 머리카락이 희끗희끗 변하고 있었다. 금융당국과 사법부는 아무런 구제책도, 실낱같은 희망도, 범죄 정보조차 주지 않고 있다.
 

  그러나 세상은 또 그렇게 흘러가고 있다. 세상사가 그렇듯이 우는 사람 곁에 웃는 사람이 있기 마련이다.
 
  최근 비트코인을 중심으로 국내 가상자산 시장이 활황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비트코인 가격 상승세를 한국인이 주도하고 있다고까지 한다.(미국 블룸버그 통신, 작년 12월 6일 자 보도)
 
  지난 5월 16일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이 발표한 ‘2023년 하반기 가상자산사업자 실태조사’를 보면 국내 가상자산 거래 이용자는 645만 명이다. 작년 6월 말 606만 명에서 반년 만에 39만 명(6.4%)이 늘어난 셈이다.
 
 
  ‘億트코인 시대’
 
  645만 명은 우리나라 20~49세 인구 2070만 명(행안부 2023년 말 기준) 중의 31.2%에 이른다. 코인을 주로 사고파는 이들은 30~49세가 가장 많다. FIU 실태조사에 따르면 30대와 40대를 합한 비중(58.2%)이 60%에 육박한다. 29세 이하 이용자도 18.2%에 달한다.
 
  6월 5일 빗썸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무려 9832만원에 거래됐다. 입이 떡 벌어지는 가격이다. 이른바 ‘억트코인’(비트코인 1개당 1억원)이 멀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미국 월가(街) 전문가들은 비트코인이 몇 주 내 고점을 경신(更新)한다면 ‘상승장 2막(幕)’을 열 것이라고 보고 있다. 2막이란 비트코인이 2억원까지 치솟을 것이란 전망이다.
 
  10년 전 비트코인 가격은 30만원이었다. 10년 전 삼성전자 1주 가격이 2만5000원. 지금(6월 10일 현재) 7만6000원이다. 그러나 주식과 비트코인을 비교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업비트와 빗썸, 코인원, 고팍스, 코빗 등 최근 국내 거래소의 일일(24시간) 거래대금은 2조3000억원이 넘는다. 작년 하반기 국내 가상자산 관련 시가총액은 43조6000억원으로 상반기 28조4000억원에서 15조2000억원(53%)이 불어났다. 코인 시장이 어마어마한 수증기를 내뿜으며 활황을 넘어 폭발 장을 이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이런 숫자들이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원금 보장, 최고 年 16% 이자’의 거짓말
 
서울남부지검에 설치된 안내판이 가상자산범죄합동수사단의 위치를 가리키고 있다. 사진=조선DB/뉴스1
  고소·고발로 얼룩진 사기 코인 얘기로 돌아가보자. 검찰의 공소장에 모두 148건의 형사 고소·고발이 더해진 이 사건은 국내 최대 코인 예치 서비스 운용 업체인 하루 인베스트먼트(Haru Investment, 이하 ‘하루’)에서 벌어진 일이다.
 
  ‘하루’는 20대 무자격 운용업자에게 1조원이 넘는 고객의 코인을 맡기는 ‘몰빵’ 투자로 손실을 초래했고 거짓으로 ‘원금 보장 및 최고 연(年) 16% 이자’로 투자자를 유인하다 결국 검찰에 적발됐다.
 
  ‘하루’의 거짓말과 사기로 피해를 당한 이들이 무려 1만6000여 명에 이르고 피해액도 1조4000억원에 달한다. 상상을 초월하는 액수다.
 
  ‘하루’의 파산으로 디지털 자산(資産)의 입출금이 중단되자 같은 코인 예치 업체인 ‘델리오’도 입출금을 중단해 고객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이처럼 매우 위험하고 불안정성이 높은 시장이지만, 여러 이유에서 코인을 ‘채굴’하는 사람들이 끊이지 않는다. 기자는 검찰 수사를 통해 드러난 코인 사기의 수법과 난맥상, 피해자들의 눈물을 가까이서 바라보았다.
 
  지난 2월 22일 서울남부지검 가상자산범죄합동수사단(단장 이정렬)은 “코인을 예치하면 은행처럼 원금과 수익을 돌려준다”고 홍보해 국내외 피해자들로부터 시가 1조4000억원대 코인을 예치받은 후 돌연 입출금 중단을 선언한 ‘하루’의 경영진 4명(3명 구속)을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피해자는 외국인 1만1313명, 한국인 5034명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들은 하나같이 입출금이 중단된 작년 6월부터 예치한 코인을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 ‘하루’ 피해자가 다국적인 것은 ‘하루’ 측이 짜둔 복잡한 해외 계열사 전략 때문이다.
 
  ‘하루’의 관계회사 구조는 매우 복잡하다. 모회사(母會社) 블록크래프터스(정식 명칭은 Blockchain Crafter)를 중심으로 여러 해외 법인이 설립됐다. 블록크래프터스의 관할 국가는 한국이 아니라 싱가포르다.
 
  관계회사인 BC 하루(BC Haru)와 하루 유나이티드(Haru United) 역시 싱가포르에 소재하고 있다. 하루 US(Haru US)는 미국, 하루 매니지먼트(Haru Management)는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 하루 EU(Haru EU Limited)는 리투아니아가 관할 국가다.
 
  국내 규제로 사업이 중단되는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전략으로 싱가포르를 거쳐 조세회피처 등에 페이퍼컴퍼니를 다수 만드는 방식을 택한 것이다.
 
하루 인베스트먼트 관계회사들. 국내 규제를 피하기 위해 해외에 법인을 설치했다.
 
  ‘하루’의 민낯
 
하루 인베스트먼트 로고.
  그러나 각 국가에 ‘하루’ 관련 법인이 흩어져 있지만 결국 지배 기업은 국내 법인인 블록크래프터스로 연결된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시장에서도 그렇게 의심하고 있다.
 
  어쨌든 ‘하루’는 140여 개국에 8만여 명의 회원을 두었다. 싱가포르에 법인을 두고 영업을 하고 있어서 홈페이지 등에는 한국어 서비스가 아예 없었다. 국내의 경우, 트위터 등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투자자를 모았다. 검찰은 이번 수사에 나름 의미를 두었다. 대규모 코인 출금 중단 사태를 야기한 국내 코인 예치 업체를 최초로 수사했다는 점에서다.
 
  놀랍게도 수사하는 과정에서 ▲무자본·무능력의 실체 ▲20대 무자격 운용업자에게 몰아넣은 무리한 ‘몰빵’ 투자 ▲고객과 회사 자산의 미분리 운용 ▲허울뿐인 ‘코인 보안 서비스’ 등 ‘하루’의 민낯이 모두 드러났다.
 
  투자자들을 나락(奈落)으로 이끈 ‘하루’의 달콤한 거짓말을 살펴보자. 한 40대 피해자의 말이다.
 
  “은행에 예금하면 이자를 연 1~3% 정도밖에 못 받잖아요. ‘하루’에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같은 암호화폐를 맡기면 무(無)위험 운용을 통해 연 7~15%의 이자를 준다고 했어요.”
 
  ― 일반 금융상품에 비해 수익이 너무 높다는 점을 의심하지 않았나요.
 
  “‘무위험 차익거래’(거래소 간 가격 차이)를 줄곧 홍보를 해서 일반 금융과 달리 블록체인에서는 가능한 수익률이라 생각했어요.”
 
  ‘하루’가 밝힌 무위험 차익거래란 “비트코인 가격이 떨어지면 개수(個數)를 늘려주는” 황당한 방식을 말한다. 그런데 가격이 떨어지는데 어떻게 늘려준다는 것일까.
 
  전 세계 수천 개 코인거래소는 증권거래소와 달리 24시간 돌아가는 체제다. 무엇보다 코인은 거래소 간 가격 차이가 존재한다. 전 세계 모든 거래소를 초(秒) 단위까지 쪼개서 오가며, 정말 작은 이익을 계속 먹는 전략이 ‘하루’ 측 설명. 선물 시장과 현물 시장에서 발생하는 비효율성을 활용하는데, 시기마다 차이는 있지만 한때(2020~2021년) 연 25% 이상의 수익을 올렸다고 주장했다. 말이야 쉽지만 사실상 몽상(夢想)에 가까운 주장이다.
 
  ― 작년 6월 입출금이 중단되기 전에 이자 지급이 지연되거나 중단된 적은 없었나요.
 
  “전혀 없었습니다.”
 
 
  2019년부터 자본 잠식이 시작된 ‘하루’
 
  ‘하루’가 내건 상품은 크게 3가지다. 먼저 ‘하루 언(Earn)’은 CMA(자산관리) 통장과 비슷하다. 자유로운 출금이 가능하고, 하루만 맡겨도 연이율 7% 정도의 이자를 준다고 홍보했다.
 
  ‘하루 언 플러스(Earn Plus)’는 정기예금과 유사하다. 다만 은행은 예치기간이 1년, 2년식으로 길지만 ‘하루’는 15~365일 사이 중 일 단위로 예치기간을 정할 수 있다. 설정한 예치기간 중에는 출금이 불가능하나 기간이 길수록 이자비율이 더 높다.
 
  ‘하루 인베스트먼트’ 상품은 일종의 펀드와 같은 개념이다. 목표 수익률이 연 기준 20~23%. 연간 15% 이상의 수익이 발생했을 때만 수익의 15%를 수수료로 떼고 15%보다 작을 경우엔 수수료 없이 수익을 온전히 고객에게 돌려준다고 선전했다. 이런 밑그림을 제시하니 투자자들이 몰릴 수밖에 없었다.
 
  구속된 ‘하루’의 L 대표는 지난 2021년 6월 8일 한 인터넷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시장의 하락장에도 비트코인 개수를 늘려 드린다. 애초에 손해 보지 않고 이익 보는 차익거래만 하니까”라고 했다.
 
  그러나 검찰 수사는 ‘하루’의 주장과 180도 달랐다.
 
  검찰 관계자의 말이다.
 
  “‘손해 보지 않는다’는 말부터가 거짓이죠. ‘하루’는 2019년부터 자본 잠식이 시작돼 결국 완전 자본 잠식을 이유로 정부출연기관의 지원 대상에서 탈락됐어요. 심지어 법인카드 신청이 거절되는 등 재무 상태가 매우 열악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나 대개의 고객들은 ‘하루’가 제공하는 정보에만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이자도 꼬박꼬박 통장에 꽂히니 전혀 의심하지 않았다. 각종 국내외발(發) 코인 리스크 때도 무관함을 거짓 홍보했다. 계속된 검찰 관계자의 말이다.
 
  “한마디로 ‘하루’는 예치 원금 보장 수단이나 코인을 운용하는 능력을 검증하는 시스템조차 없었어요. 지금도 코인 예치 시장은 ‘하루’처럼 선의의 투자자가 피해를 입을 위험성이 매우 큰 상황입니다.”
 
 
  코인 관리를 위한 기본적 시스템 不在
 
  ‘하루’는 고객들을 상대로 ▲1000억원 이상 운용 능력 ▲4년 이상 운용 경력 ▲예치된 코인의 50% 이상을 직접 운용하는 내부 전문가팀을 보유한 것처럼 홍보했다. 그러나 수사 결과, ‘하루’ 직원 대부분이 웹디자인·홍보·사무실 장식 같은 비전문적인 고객 유인 업무에만 투입되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코인 운용 전문가는 극소수 특정인에 불과했다. 바로 이런 이유에서 코인 운용 수익률이 저조할 수밖에 없었다. 2020년 8월부터 내부 운용 비율이 점점 축소되고 출금 중단 직전인 작년 5월에는 내부 운용 비율이 4%대(약 149억원 상당)까지 떨어졌다고 한다.
 
  ‘하루’는 심지어 고객들의 코인과 회사 코인을 구분 없이 하나의 ‘콜드월렛(cold wallet)’에 보관했다. 운용 결과에 따른 손익 현황을 계산하는 기본적 회계 시스템조차 없는 글자 그대로 주먹구구식 운영이었다. 참고로 콜드월렛은 USB 등 하드웨어 형태의 코인지갑으로 오프라인에서 사용하는 코인지갑을 일컫는다.
 
  검찰 수사 결과, ‘하루’는 ‘트레이딩 능력을 갖춘 4명 이상 전문 인력으로 엄격한 조건을 갖춘 10개 이상 업체에 분산 투자하고 있다’고 홍보했다고 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무자격 특정인에게 무려 70~90%에 달하는 자산을 맡겨 운용케 했다.
 
  이 ‘특정인’이 바로 구속된 B씨다. B씨는 거액의 실질적인 자금 운용을 담당했지만 20대 1994년생이라는 점이 놀라운 사실이다. 구속 당시 월세를 미납하고 집 보증금마저 채권자에게 양도할 만큼 형편이 어려웠다.
 
  하지만 페이퍼컴퍼니를 세운 만큼 고객 코인을 빼돌려 은닉했을 개연성도 충분하다. 피해자들은 B씨의 범행, 자금세탁과 자금은닉 가능성을 계속 의심하고 있다.
 
  B씨는 검찰의 압수수색 당시 휴대폰 2대에 대한 비밀번호 공개를 거부했고 다른 휴대폰 1대는 내놓지도 않았다. 또 검찰이 찾아낸 그의 사금고는 텅 비어 있는 상태였다.
 
  검찰 관계자의 주장이다.
 
  “B씨는 성실히 수사에 협조하였다고 하나 진술을 번복하는 취지로 답변하거나 일부 자료는 미제출했어요. 또 관련 수사에 협조하는 것처럼 하면서도 자료를 제출하지 않다가 계속된 추궁에 비로소 제출했죠. 그러나 이 자료 역시 영장신청 범죄 사실과 무관한 자료였어요.”
 
  B씨는 코인 수익률 리포트, 화면, 사진, 동영상을 조작하여 피해자들을 속이며 계속하여 범행이 드러나는 것을 막았다. 차명 계정을 이용하거나 고소인이나 다른 투자자들에게 합의를 종용하기도 했다고 한다.
 
 
  “변제 방안이라도 알려달라”
 
  지난 3월 19일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5부(양환승 부장판사) 법정. 구속된 ‘하루’ 경영진에 대한 첫 재판이 열렸다. 재판이 시작되기 전부터 피해자들은 “전 재산이 묶여 있고 삶이 엉망진창이 됐다”고 호소했다. 재판부를 향해 “‘하루’ 측에 변제받을 수 있는 방안이라도 알려달라”며 눈물을 흘렸다.
 
  그러나 이날 피고인 측 변호인은 “기본적으로는 공소 사실을 부인하는 입장”이라며 “자세한 의견은 증거 기록을 열람한 후 밝히겠다”고 언급했다. 방청석에 앉은 배상 신청인들은 일제히 한숨을 내쉬었다. 이 사건 배상 신청인은 60여 명에 달했다.
 
  재판이 끝날 무렵 재판부로부터 발언권을 얻은 한 피해자는 “이 사건 발생으로부터 9개월이 지났고, 저희는 오늘 하루를 살아야 하는데도 전 재산이 묶여 있다”며 “피해자들 중엔 유명(幽明)을 달리 한 분들도, 이혼한 분들도 있다”고 안타까운 마음을 표시했다.
 
  이에 재판부는 “본 재판은 피해를 변제하는 절차가 아니라 피고인들의 형사적인 책임을 묻는 절차”라며 “다만,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상 배상명령 절차를 규정하고 있어 조항이 맞는지 검토해 신속한 답변을 주도록 하겠다”라고 답했다.
 
  기자는 ‘하루’의 피해자들을 만나 연쇄 인터뷰를 진행했다. 다양한 사연의 눈물겨운 이야기가 많았다. 부득이 익명으로 목소리를 담았다.
 
  C씨는 40대 초반의 평범한 직장인이다. 2017년부터 비트코인을 알게 되어 당시 최고점에 들어가 많은 돈을 잃으면서 투자를 배웠다. 비트코인의 가치를 공부하며 집 담보 대출을 받아가면서까지 비트코인을 그러모았다.
 
  “대출이자가 매우 버거웠지만, 하루하루 버티며 훗날 비트코인이 상승하기만을 7년간 기다려왔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하루’의 무위험 차익거래로 연 12% 상당의 비트코인 이자를 주겠다는 광고를 접하게 되었죠. 손실 없이 코인 개수도 안정적으로 늘려주겠다고 해서 어차피 비트코인을 팔 생각이 없었던 저는 추가 담보 대출을 받아 2020년부터 ‘하루’를 이용하게 되었죠.”
 
 
  희망이 부서지던 날
 
최근 1년간 비트코인 가격 추이 그림이다. 그래픽=조선DB
  C씨는 그때부터 계속 하락하는 비트코인 때문에 힘들지만 어찌어찌 버티며 생활을 이어나갔다. 언젠가 부자가 될 것이란 희망을 꿈꾸며.
 
  “작년 6월 13일을 잊을 수 없어요. 갑자기 ‘하루’ 측이 입출금 중단을 선언하는 거예요. 이후 약 8개월간 아무런 정보도 없이 이메일 공지(公知)로 기다리라는 말뿐 지옥 같은 생활이 시작되었습니다.”
 
  그사이 등락을 거듭하던 비트코인이 3~4배 ‘떡상’을 했다. ‘하루’에 맡기지 않았더라면… 하는 후회가 파도처럼 밀려왔다.
 
  “그즈음 ‘하루’가 20대 젊은 트레이더 B씨에게 90%의 자산(資産)을 위탁했으며 2022년 FTX 미국거래소의 파산으로 자산을 모두 상실했다는 사실을 접했습니다.”
 
  그를 비롯한 대부분의 피해자는 ‘하루’가 고객들의 피해와 무관하다는 공지를 믿고 더 많이 ‘하루’에 투자했다고 한다. 그러다 1년이 지나서야 ‘하루’의 자산이 FTX에 묶였다는 사실을 알게 돼 더더욱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었다. 현재도 끝없이 올라가는 비트코인을 보며 깊은 한숨만 쉬고 있다.
 
  “현재 저는 우울증과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으며, 직장에도 나갈 수 없어 휴직한 채 폐인(廢人)처럼 ‘하루’와 B씨 재판을 따라다니고 있어요.
 
  피해자들은 ‘하루’의 남은 잔여자산의 정보도 모르고 B씨의 은닉자산이 있는지, 그 많은 자산을 어떻게 처분한 건지 정확한 정보조차 모릅니다. 지금까지 경찰과 검찰, 법원으로부터도 어떤 연락도 못 받고 열람등사 신청마저 거부당했습니다.”
 
  C씨는 “앞으로도 언제 끝날지 모르는 끝없는 재판과 변제율은 얼마인지, 언제 변제받을 수 있는지 아무것도 모른 채 지옥 같은 생활을 하는데 대체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막막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원금·이자를 단 한 번도 인출하지 않아
 
서울남부지검이 밝힌 하루 인베스트먼트의 기본적인 영업구조도. 〔코울드 월렛(Cold Wallet)은 USB 등 하드웨어 형태의 코인지갑. 오프라인에서 사용할 수 있다. 핫 월렛(Hot Wallet)은 온라인에서 입출금이 가능한 코인지갑.〕
  부산에 살고 있는 40대 초반의 미혼 직장인 D씨를 만났다.
 
  형제와도 같은 20년 지기 친구의 권유로 2년 전 2억5000만원어치 비트코인을 구매해 ‘하루’에 예치했다. 친구는 ‘하루’가 코인 운용을 안정적으로 잘해서 각종 코인 이슈, 그러니까 테라나 루나, FTX 사태 때도 문제없이 이자를 받고 있다고 말해주었다.
 
  “처음엔 암호화폐가 무슨 말인지도 몰랐는데 40대가 되고 노후가 갑자기 걱정되어 비트코인 공부를 시작했죠.
 
  은행 적금만 알다가 조금씩 비트코인에 믿음과 확신이 생겼는데, 내 비트코인을 공인된 금융기관이 아닌 곳에 맡겨 이자를 받는다는 것이 썩 내키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하루’의 각종 마케팅이나 홍보를 접하며 마음이 바뀌었다고 한다. 예치받은 코인을 많은 곳에 분산해 운용한다고 하고, 별다른 손실 없이 이자까지 비트코인으로 줘 오히려 비트코인 개수를 늘릴 수 있다는 꾐에 넘어가고 말았다.
 
  “15일, 즉 2주마다 이자로 받은 비트코인 개수가 모바일 앱에 숫자로 찍혀, ‘아, 정말 내 자산이 늘어나는구나’ ‘차분히 이자를 모으다 보면 비트코인 한 개를 더 살 수 있겠구나’ 하고 기대했습니다.”
 
  D씨는 원금과 이자를 단 한 번도 인출하지 않고 꾸준히 예치했다고 한다. 시장이 안 좋아 가격이 하락할 때도 개수는 늘어나는구나라고 위안하며 버텨냈다.
 
  “그러다가 갑자기 입출금 정지, 전 직원 퇴사, 사무실 폐쇄와 같은 청천벽력의 소식을 듣게 되었어요. ‘하루’를 소개한 친구 역시 충격에 빠졌고 저보다 몇십 배 되는 자산을 위탁하고 있었던 터라 붙잡고 묻고 따질 상황도 못 됐습니다. 오히려 ‘곧 주겠지’ ‘괜찮아지겠지’ 위로밖에 할 수 없었죠.”
 
  그렇게 근 1년이 흘러갔다. 친구와는 서로 불편해 연락도 거의 안 하는 사이가 되어버렸다고 한다. D씨는 두려운 마음에 전세대출이라도 빨리 갚고자 일단 사촌형 집에 눌러살고 있는 상황이다. 자신의 전 재산 2억5000만원으로 산 비트코인을 돌려받기만 하면 꿈에 그리던 ‘10억 만들기’ 목표도 달성 가능하다는 마지막 한 가닥 희망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요즘엔 자꾸 부정적인 생각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대체 돌려받을 수나 있는 건지, 그건 언제일지, 받으면 얼마가 될 지 1년이 지난 시점에서도 전혀 예측이 불가합니다. 이렇게 내 인생은 끝인가 싶습니다.”
 
 
  가상화폐를 장기 보유하려는 보수적인 성향의 사람들
 
  대구에 사는 30대 후반의 피해자 E씨는 ‘하루’의 사기로 17비트코인을 잃었다. 이 중 10비트코인은 가족과 친척들의 소중한 자산이다. 이 사건으로 인해 10년간 살던 일본의 집과 직장을 정리하고 한국으로 귀국했다.
 
  “코인 피해자들을 고금리에 눈이 멀어 위험한 상품에 투자한 욕심 많은 사람들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사실이 아닙니다. 피해자들은 장기 투자 성향의 가상화폐를 장기 보유하려 한 보수적인 성향의 사람들이에요. 위험한 투기를 피하고자 전문 커스터디[수탁·受託] 업체에 자산을 맡겼던 것입니다.”
 
  E씨는 도박과 같은 트레이딩을 할 생각도 없었고, 이미 해킹당한 경험이 있는 국내 거래소에 자산을 맡기는 것도 불안했다고 한다.
 
  “레버리지(Leverage) 투자, 즉 차입투자(借入投資)가 난무하고 옵션 선물 거래가 주를 이루는 위험한 외국계 거래소에 맡길 수도 없었죠. 개인지갑은 생성과 관리가 너무 복잡하고, 개인키를 분실하면 자산을 영영 잃게 되는 위험이 있습니다.”
 
  E씨는 과거 ‘개인지갑’에 가상자산을 보관하다가 복구 코드를 분실해 영영 지갑을 열지 못한 뼈 아픈 경험이 있다. 그래서 전문 커스터디 업체에 코인을 맡기는 것이 안전하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2022년 11월에 미국의 샘 뱅크먼 프리드가 창업한 암호화폐 거래소 FTX가 파산한 사건이 있었잖아요. 저는 그 사건 이후 한동안 코인을 개인지갑에 보관했습니다. 그러나 지갑 보관의 우려 때문에, 작년 4월과 6월 사이 FTX 사태와 무관하다고 발표한 ‘하루’와 델리오에 비트코인을 예치했어요.”
 
  이 두 업체는 국내 업계 1~2위였으며 원금 보장을 광고하며 여러 외부 위탁사에 분산하고 있어 안전하다고 홍보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태가 터지고 내부 운영의 부실함을 알게 됐어요. 외부 위탁 관리사라는 것도 대부분의 자산이 구속된 ‘하루’의 B씨에게 집중되어 있었다는 것도 알게 됐어요.
 
  B씨의 범행은 비록 FTX에 자산이 묶인 정황을 속이고 자산을 편취한 데 그쳤을지는 모르겠으나, 국내 커스터디 업체에 큰 충격을 줬고 가상자산 예치 운용업이 한국에서 금지되는 결과를 초래하고 말았어요.”
 
  E씨는 수많은 투자자의 눈물을 흘리게 만든 B씨의 범행을 용서할 수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피고인 B씨는 살인보다도 더 처참한 연쇄 경제 살인을 저질렀습니다. 그 범행은 너무나 계획적이고 고의적이었습니다. 같이 구속된 ‘하루’의 임직원과 함께 압수수색에 대비해 증거를 전부 인멸하였고, 휴대전화 비밀번호 공개를 거부하는 등 피해 회복에 대한 진정성이 전혀 느껴지지 않습니다.”
 
  더욱이 구속된 ‘하루’ 임직원들은 형사 사건에 12명의 호화 변호인을 동원하며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이는 자신의 범행을 인정하고 진심으로 반성하기는커녕, 오히려 피해자들을 끝까지 괴롭히겠다는 심산과 다르지 않다.
 
  “저는 현재 진행 중인 ‘하루’ 임원들의 사기 사건(2024 고합 68 사건)에 대해 4번이나 열람등사 신청을 했으나, 재판부는 피해자에게 공소장을 제외하고는 열람등사를 전면 거부하고 있어요.
 
  특정사기범죄 등의 경우에는 피해금이 다른 금전과의 혼합, 연속된 이체, 출금 등으로 장물성을 상실하는 경우가 많고, 범죄자들의 자금세탁, 자금은닉 등으로 인해 피해 회복이 더욱 어려운데 정말 참담한 상황입니다.”
 
 
  “각자 民事로 알아서 피해 회복하라”
 
  E씨는 “경찰, 검찰은 피해자들에게 남아 있는 자금이 얼마나 되는지, 언제 받을 수 있는지를 지금껏 알려주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금융당국과 수사당국조차 각자 민사(民事)로 알아서 피해 회복을 하라고 떠밀면서, 실질적인 사건 당사자인 피해자를 제3자로서 형사 절차에서 철저히 배제하는 모순된 행동을 하고 있습니다. 반면, 현재 피고인 측은 법원 공판자료나 검찰 증거자료를 열람하며 자금 세탁, 은닉 전략을 수립할 수 있는 상황에 있어 우려가 매우 큽니다.”
 
  ‘하루’ 피해자들은 반성 없는 피의자들의 태도에 분노하고 있다. 반면 피해자들은 형사 사건에서 배제되고 있다. 계속된 E씨의 절박한 말이다.
 
  “피해자들이 사적 보복을 자제하고 국가기관의 절차에 따르는 것은, 국가기관이 어디까지나 제대로 작동할 것이라고 신뢰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현재 국가기관(법원, 검찰, 경찰, 금융위)은 피해자를 사건에서 철저히 배제하고 있어요. 부디 각 국가기관이 사회적 약자인 피해자들의 고통을 깊이 헤아려주셨으면 합니다. 사건 기록의 열람등사를 통해 진실을 밝히고 권리를 보호할 수 있도록 허락해주셨음 합니다.
 
  금융위는 피해자들의 책임 자산을 갉아먹는 과태료 처분을 취하하고, 이런 사건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게 체제를 정비하길 절실히 바랍니다.”
 

  호주에서 세 아이를 혼자 키우고 있는 40대 여성 F씨는 ‘하루’의 입출금 중단 사태 이후 1년이 되도록 언론 어디에도 공론화되지 않고 있어 피해자들은 정신적으로도 피폐해지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월간조선》 취재로 피해자들의 소중한 자산도 최대한 돌려받고, 많은 이가 안전하게 암호화폐에 투자하길 바란다는 마음을 전했다.
 
  “이혼 후 양육비는 한 달에 한국 돈으로 30만원쯤 받고 있어요. 어쩌면 절망적이라고 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아이들을 생각해서라도 기운을 낼 수밖에 없었어요. 조금 커다란 집을 빌려 하숙[셰어]을 돌리고 저와 막내는 거실에 커튼을 치고 지냈어요. 한때는 우리 집에 9명이 살 정도로 바글바글 모여 살았답니다. 힘이 들긴 했지만 희망이 있었어요. 그렇게 한 푼 두 푼 번 돈으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차곡차곡 모으고 있었거든요.”
 
  당시 비트코인 가격은 1코인당 900만원쯤, 이더리움은 30만원쯤 했다. 지금에 비하면 저렴했음에도 워낙 자본이 없었기에 그저 돈이 생길 때마다 조금씩 모으는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워낙 가난하게 살았던 터라, 부동산은커녕, 흔한 주식 투자 한 번 해본 적도 없지만 비트코인에 대해서는 강한 믿음이 있었어요. 투자를 시작하기 전에 어느 독서 모임에서 암호화폐 스터디를 몇 개월 함께하며 비트코인 투자에 대한 확신이 생기니 내 인생에도 어쩌면 볕뜰날이 있겠구나 싶더라고요.”
 
 
  마법의 경험과 나락의 아픔
 
  실제로 투자 후 몇 개월 지나지 않아 소위 불장이라고 불리는 강세장이 왔고 거래소의 비트코인 가치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마법을 경험했다고 한다.
 
  그렇지만 투자 경험이 없던 초보자여서 언제 팔아야 할지에 대한 계획이 전혀 없었고 그렇게 그냥 다시 가격은 폭락하고 말았다.
 
  “그렇지만 저는 전혀 흔들리지 않았어요. 오히려 저렴하게 살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하고 적은 돈이라도 꼬박꼬박 저축하고 또 비트코인으로 바꾸는 일상을 신나게 살았어요.”
 
  그러다 상당히 좋은 이율을 제공하는 암호화폐 예치 서비스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하루’, 델리오 같은 국내 운용 업체뿐만 아니라 해외에도 몇몇 업체가 있었다.
 
  “제 피 같은 비트코인을 어딘가 맡긴다는 게 영 불안하고 마땅치 않았어요. 그래도 ‘하루’는 한국인들이 출범한 서비스이고 델리오보다도 체계가 있어 보였어요.
 
  일단 앱을 다운받았지만 2년 가까이 지켜보기만 했어요. 사춘기 아이들에게 브랜드 신발 한 번 못 사주며 모은 돈이라 매우 신중해야 했어요. 다른 예치 서비스 업체들이 여러 이유로 문을 닫고 사라지는 동안에도 ‘하루’는 문제가 없어 보였습니다. 그래서 결심했죠.”
 
  F씨는 그렇게 해서 몇 년간 땀 흘려 모아 온 비트코인 3개와 이더리움 15개 정도를 모두 예치했다.
 
  “거래소에 그냥 두는 것보다 이자를 받을 수 있으니 참 좋았습니다. 워낙 믿었기에 메일로 투자보고서 비슷한 게 오는 데도 열어보지도 않았어요. 그러던 어느 날, ‘하루’ 임직원의 긴급 메일을 접하고 결국 사건이 터졌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정신줄을 놓는다는 게 이런 것이구나 싶을 만큼 며칠은 울기만 했던 것 같습니다. 아이들에게 너무 미안했어요. 부모 잘못 만나 가난과 가정불화를 경험한 아이들에게 나중에라도 자랑스럽고 든든한 엄마가 되고 싶어 그야말로 못 먹이고 못 입히며 모은 돈이잖아요. 아… 최대한 담담하게 살아가려는데 다시 떠올리니 너무나 눈물이 납니다.”
 
  F씨는 최근 피해자 커뮤니티에서 회자되는 ‘하루’의 행태에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직원 대부분이 투자비법이나 운용이 아니라 마케팅과 디자인, 고객관리 같은 부차적인 업무에만 매달려왔다는 것이다. 또 고객 자산을 회사 자산과 나누어 관리하지 않았고 특정 개인에게 운용을 맡겼다는 것이다. 하늘이 무너지고 기가 찰 노릇이었다.
 
 
  “비트코인 절반이라도 받을 수 있다면”
 
  그는 지금은 호주에서 청소 일을 하고 있지만 훗날 한국으로 돌아가 대안학교 교사가 되고 싶다는 꿈을 털어놓았다.
 
  “아직도 그 꿈을 간직하고 있기에 매일매일 견딜 수 있는 것 같아요. 단 하나, ‘하루’의 일이 부디 잘 해결되어 눈물로 모은 비트코인을 다만 절반만이라도 돌려받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가난과 이혼이라는 고통의 터널을 제 손을 잡고, 씩씩하게 걷고 있는 저의 소중한 아이들의 미래에 작게나마 힘이 될 수 있다면 엄마로서 더 바랄 게 없을 것 같습니다.
 
  이런 일을 겪고 있는 어리석은 제가 드릴 말씀은 아니지만 이 글을 읽는 분들이 부디 최대한 안전한 투자 생활 하시며 꿈을 키워나가시길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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