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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후보 외곽조직 간부 A씨의 수상한 행적

거대 자금 굴리는 인물… “이제 정권 바뀌니까 슬슬 움직여야지”

글 : 박지현  월간조선 기자  talktom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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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임 돈 들어간 필리핀 카지노 실권자라는 의혹
⊙ 도박개장죄 등으로 조사 중… “유력 대권 주자 사단 들어갔으니 걱정 마라”
⊙ 외곽단체 측, “개인 행적 확인 어렵고 사실이라 해도 단체와 상관 無”
사진=셔터스톡
  라임 돈이 들어간 필리핀 리조트 카지노의 실권자라는 의혹을 받고 있는 A씨가 이재명 후보의 외곽조직에서 간부직을 맡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민노총 출신으로 알려진 A씨는 이 카지노로부터 현재까지 배당을 받고 있다는 등의 혐의로 검찰·경찰에 고소 및 고발된 상태다. 일각에서는 A씨가 지역의 개발 사업에 관여했다는 목격담도 나오고 있다. (《월간조선》 2021년 6월호 보도)
 
  “이제 정권 바뀌잖아. 슬슬 준비해야지.”
 

  지난 3월. 수화기 너머로 들려온 A씨의 말이다. 전화를 건 이는 ‘브로커’ 역할을 하는 한 소개업자. 이 소개업자는 이날 사업가 모씨에게 A씨를 연결해주기 전 스피커폰으로 A씨와 간단히 근황을 주고받았다고 한다. 모씨의 말이다.
 
  “다리를 놔준 이가 전화를 바꿔주기 전에 A씨에게 ‘요즘 뭐하냐’고 했더니 저렇게 말했다. 브로커 말로는 A씨가 민노총 간부 출신에다, 정권 자금을 굴리기 때문에 옆에 달라붙는 사람이 많고, 스스로 일일이 컨트롤을 못 하니 중간자 역할이 필요하다고 했다. A씨와 대화해보니 이재(理財)에 상당히 밝다는 느낌이 들었다.”
 
 
  매머드급 외곽조직 출범
 
이재명 후보가 한 외곽조직 출범식에 참석해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그로부터 2개월 후인 지난 5월. 이재명 후보의 거대 외곽조직이 출범했다.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전국 조직인 ‘광장’을 확대 개편한 이 조직은 이름만 대면 아는 각계 유명 인사를 포함해 발기인만 1만5000명에 달한다. 이날 출범식에는 이재명 후보를 비롯해 민주당 현역 의원 30여명이 참석했다. 출범식을 보도한 기사들에는 “대선 출정식을 방불케 했다”는 표현이 쓰였다. 민주당 중진(5선)인 현직 C의원과 장관 출신 인사가 이 조직의 공동대표를 맡았다. C의원은 이재명 캠프의 총괄본부장이기도 하다.
 
  이 조직은 이후 17개 시·도 및 시·군·구에서도 출범식을 이어가며 전국 조직으로 확대해나갔다. 직능별 산하단체도 속속 출범했다. 그중 첫 주자가 ‘금융혁신’을 기치로 내건 금융단체다. 전·현직 금융인 등 약 100명의 인사로 구성된 이 단체는 이재명 후보에게 금융정책을 제시하며 범(汎)금융인 지지선언도 끌어내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지난 6월 23일 서울의 한 특급호텔에서 치른 출범식에는 외곽조직 대표를 맡고 있는 5선 C의원과 장관 출신 인사가 직접 참석했으며, 이재명 후보는 축사를 보냈다. 이 단체의 공동위원장은 시중은행 상임감사 출신 K씨 등의 인물이 맡았다. A씨는 이곳의 ‘집행위원장’직에 이름을 올렸다.
 
  C의원은 출범식 참석 이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이 단체가 출범한 소식을 알리며 간부들의 이름을 직접 언급했다. 그는 “무엇보다 K위원장님과 ○○○ 집행위원장님(A씨)이 출범식을 준비하느라 정말 고생 많으셨다. 감사드린다”라고 썼다.
 
 
  정체불명의 협동조합
 
  C의원은 그러면서 이 금융단체의 활동 내용도 구체적으로 소개했다.
 
  “서민금융, 신뢰회복, 소비자보호 등 각 분야의 혁신 어젠다를 발굴하고 정책화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고, 궁극적으로 ‘대한민국 금융혁신’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금융은 국민경제와 개인의 삶에 있어 혈관이자 버팀목입니다. 자본주의 체제 속에서 금융이 기여하는 바가 큰 것도 사실이지만, 저소득·저신용 계층이 금융 이용에 차별을 받는 등 개선되어야 할 부분도 적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자본주의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현실을 반영한 금융혁신이 필요합니다.”
 
  그는 이어 “그런 차원에서 이 단체의 역할이 중요하고 앞으로 기대하는 바가 크며 나를 비롯한 중앙 조직이 함께 하겠다”면서 “다시 한번 진심으로 출범을 축하한다”고 덧붙였다.
 
  A씨를 한 번이라도 만나본 사람들은 공통적으로 그를 ‘민노총 출신인데 지금은 사업을 하며, 거대자금을 굴린다’고 설명했지만 그의 사업체명은 모두 다르게 이야기했다. 만난 사람마다 다른 명함을 줬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 금융단체의 구성원들은 시중은행 등 대부분 공신력 있는 기관 출신 인사인데, 이렇다 할 금융업계 이력이 없는 것으로 알려진 A씨는 자신의 소속을 이번에는 ‘○○협동조합 회장’으로 표기해뒀다. 확인한 결과 이 협동조합은 비(非)인가 협동조합으로, 어디에서도 사업내용을 확인할 수 없었다.
 
 
  라임 돈 들어간 카지노의 실권자?
 
A씨가 실권자라고 알려진 라임 돈 300억원이 들어간 필리핀 리조트 전경. 설립부터 잡음이 많아 경찰들이 드나들었다. 사진=카지노 업자 제공
  A씨의 행적이 처음 포착된 시점은 약 1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라임 돈이 들어간 필리핀 리조트를 취재하면서다. 당시 만났던 복수의 관계자들은 A씨가 라임 돈이 들어간 필리핀 이슬라리조트의 카지노와 연관돼 있다고 주장했다.
 
  세부 막탄섬에 있는 이슬라리조트는 라임의 부동산 시행사인 메트로폴리탄 측이 2018년 라임으로부터 투자를 받은 3500억원 중 300억원을 횡령한 후 인수한 리조트다. 이 리조트의 법인은 건물과 토지, 운영권 및 스파권, 그리고 카지노까지 총 3개다. 필리핀 현지에서는 이 중 카지노 법인의 실권자가 A씨라는 이야기가 파다하게 나돌고 있다. 현지 카지노 업자는 “카지노법인의 실소유주가 민노총 간부 출신인데다, 그가 조합원들에게 투자받아 민노총 자금이 일부 들어와 있다는 말도 있다”면서 “세부 카지노 바닥에서는 공공연한 이야기”라고 했다.
 
  이들에 따르면, 2017년부터 카지노의 실권자였던 A씨는 라임 돈이 들어온 2018년 이후부터 현재까지 이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 리조트와 채권 추심을 벌이고 있는 한 사업가는 “메트로폴리탄 측에서는 기존 운영체계가 필요하니 원래 주주와 운영진에게 300억원을 나눠 준 뒤 공동 운영하며 향후 수익금을 배분하는 형태로 간 것”이라면서 “특히 수완이 좋아 이 바닥에서 ‘온라인 카지노의 대부’로 불리는 A씨는 그중 약 70억원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 사업가는 또 “이들은 현재까지도 한국으로 온라인 카지노를 불법 송출, 차명계좌를 통해 수익금을 나눠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설립부터 잡음이 많던 이 리조트는 약 1년 전, 다시 매각 시장에 나오게 됐고 A씨의 정체는 그때 수면으로 떠올랐다. 당시 매각 의뢰를 받았다는 복수의 인물들은 “매각 협상 당시 카지노 실제 운영권이 A씨와 서영민(가명)에게 있다”며 “이들의 여권번호와 직인까지 찍혀 있는 ‘증서’까지 확인했다”면서 “이 중 A씨는 ‘민노총 간부’ 출신이라고 소개받았다”고 입을 모았다.
 
 
  민노총 출신? 수천억원대 현금 부자?
 
필리핀 카지노 업계에서 돌고 있는 확인서. 카지노의 실질적 운영자가 A씨라고 밝히는 내용이다. 사진=카지노 업자 제공
  ‘일방적 주장’에 가깝던 이야기는 A씨가 송사에 휘말리면서 구체화됐다. 지난 3월 도박개장죄로 경찰에 고발된 A씨는 4월에 강제집행면탈죄로 검찰에 고소도 당한 상태다. 고소·고발장에는 A씨 외에 메트로폴리탄 관계자 등 약 10명의 이름이 올라와 있는데, ‘바카라 카지노 게임을 국내로 불법 송출함으로써 영리를 취하고 환치기로 외국환거래법을 위반하며, 취득한 범죄 수익금을 은닉하고 있다’는 게 요지다. 고소인에 따르면 이 카지노의 연간 ‘판돈’은 1조원 정도로 추산된다.
 
  지난 4월 A씨와 함께 이름을 올리고 있는 피고소인 중 세명과 가까스로 연락이 닿아 A씨에 대해 좀 더 알아볼 수 있었다. 우선 이슬라리조트의 ‘전무’ 직급으로 활동한 손모씨는 “필리핀에서 민노총 간부 출신이라는 A씨를 몇 번 봤다”면서 “사람들은 그를 ‘위원장님’으로 불렀는데 명함에는 ‘아름다운○○’ 회장이라고 써 있었다”고 했다.
 
  이슬라리조트로 국내에서 수십억원대 분양사기를 쳐 현재 재판을 받고 있는 또 다른 피고소인 이모씨는 “수년 전 민노총 출신이라는 A씨가 이슬라리조트 전체를 본인이 인수하겠다고 해 여러 차례 만난 적이 있다. 수천억을 현금을 가지고 있다며 새로운 사업처를 물색하고 있다고 했는데, 조건이 맞지 않아 무산됐다”고 말했다. A씨는 이씨와 만난 이후 카지노 법인만 일부 인수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씨는 최근 경찰에 이슬라리조트의 온라인 카지노가 지금도 송출되고 있는 것을 인정하며 카지노가 벌어들이는 수익이 차명계좌를 통해 배당되고 있다는 사실을 진술하기도 했다.
 
  세 번째 서영민(가명)씨는 A씨와 함께 카지노 실권자로 ‘증서’에 이름을 올린 인물인데 현재까지 필리핀에서 카지노를 운영하고 있다. 현지 카지노업자들에 따르면 서씨는 조폭 출신으로 A씨에게 처음 이슬라리조트를 소개해준 인물이다. 고소인은 A씨가 서씨를 통해 수익금을 배당받고 있다고 주장하며 관련 증거물을 수사기관에 제출한 상태다. 필리핀에 있는 서씨에게 전화를 걸어 A씨에 대해 묻자, 그는 “어떻게 알고 연락을 했는지 상당히 당황스럽다”며 황급히 전화를 끊었다.
 
  한편 이슬라리조트에 근무했던 또 다른 관계자는 지난 9월 초 기자와 만나 “2019년 초 몇 차례 리조트에 다녀간 A씨를 목격한 적이 있다”면서 “숙박 흔적을 남기면 안 된다며 직원들이 머무는 빌라에서 묵고 갔다”고 말하기도 했다.
 
 
  최근 유입된 경기 ‘안양타이거파’
 
일각에서는 A씨가 지역의 개발 사업에도 관여돼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사진은 내용과 직접적 관련 없음. 사진=조선DB
  설립부터 잡음이 많았는데다 라임에서 횡령·배임한 돈까지 들어간 이 리조트는 더 이상 정상적인 절차로는 매각이 어려운 상황이 됐고, 자연히 ‘검은돈’을 만지는 이들이 꼬이기 시작했다. 정식 카지노 라이선스 외에 온라인 카지노 허가증인 ‘e정켓’까지 가지고 있는 이 카지노는 ‘그들만의 세계’에서는 굉장한 ‘물건’이라고 한다. 현지 카지노 업자는 “이미 들어와 있는 춘천식구파, 충장OB파, 역전파, 칠성파 등 ‘세력’들의 라인을 타서 온라인 카지노에 진출해보겠다는 조폭들이 줄을 선 상태이며, 가장 최근에는 경기 ‘안양타이거파’ 식구들 또한 새로 유입돼 암암리에 조직 물갈이를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암투에 뛰어든 인물 중에는 전북 지역의 조폭 오상대(가명)씨도 있다. 한때 A씨의 측근이었던 오씨는 지난 2월 카지노 내에 있는 타 지역 ‘식구들’을 자기 식구들로 대체할 묘책을 강구하며 자신의 지인과 대화를 나누던 중 A씨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오씨의 지인으로부터 받은 대화 녹취록 중 일부다.
 
  〈오씨: (A씨가) 어릴 때부터 노동운동을 했어. 그래서 대학도 학번이 좀 밀려. 거긴 완전 빨갱이 집안이야. 아버지는 흔히 말하는 간첩으로 몰린 사람이고. 여기는 집안이 전과가 살벌해. 다 합치면 한 300년 돼. (A씨) 부인은 또 전화 한 통으로 박원순이하고도 뭐든지 협의하는 사이였다고.(하략)
 
  지인: 걔(A씨)는 근데 왜 중간에서 라임 돈을 빼 먹은 거야?
 
  오씨: 라임 돈을 떼먹은 게 아니고, 거래를 한 거지. 자기가 몇 년 전에 70억 주고 산걸 (메트로폴리탄 측에) 150억 받고 판 거지. 그리고 지금까지도 카지노를 운영하는 거야. 입출금 관리도 하고 돈 모자라면 끌어다놓고, 빼고 그걸 4년 동안 한 거야. 내가 그때 옆에 딱 붙어 있었던 거 아니야. 내가 말한 사무실이 그 사무실이야. 민노총 빨간 벽돌 사무실. (중략) 거기서 (A씨가) 귀농귀촌 사업도 했었다고. 그래서 내가 ‘빵간(감옥) 또 가는 겁니까’ 했다니까. 그랬더니 웃더라고.〉
 

  A씨가 민노총을 기반으로 자금을 비축했다는 얘기는 최근 또 다른 곳에서도 들을 수 있었다. 오래전 그와 가까이 지냈다는 또 다른 사업가는 “‘민노총 출신’을 내세워 민노총에 각종 납품 건으로 ‘슈킹(集金의 일본식 발음)’해 자금을 모았으며, 주로 정권 말기에 민주당 라인을 타고 움직인 인물”이라고 말했다.
 
  A씨가 관여된 사업은 카지노뿐만이 아니라는 얘기도 들린다. 지방에서 개발 사업을 진행했던 한 업자는 “4000억원대 복합리조트 사업을 진행하던 중 시공사 관계자로부터 A씨의 이름이 언급된 적이 있다”면서 “자금깨나 굴린다고 알려져 개발 사업뿐만 아니라 여기저기서 제안을 많이 받는데, 카지노뿐만 아니라 M&A, 비상장 회사에도 투자하고 있다고 들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외곽 조직의 부작용
 
  평상시 사모임처럼 활동하는 정치 외곽조직은 선거가 임박하면 가용 자원을 적극 동원해 세 불리기에 나선다. 대선 주자의 캠프 활동을 했던 한 정치권 관계자는 “전국 곳곳에서 점조직처럼 움직이는 이들은 몸이 하나인 대선 주자를 대신해 지지세를 넓히는 일종의 대리인 구실을 한다”면서 “워낙 수가 많아 개개인의 돌출행동을 막을 수 없다는 리스크가 있지만 캠프 입장에서는 ‘후보 공식 입장이 아니다’라는 면피가 가능하다”고 했다.
 
  이곳에서 자금동원 능력은 ‘파워’가 된다. 통상 회비 등을 거둬 활동 자금을 자체 조달하는데, 융통 자금의 규모는 철저히 기밀에 부친다. 김형준 명지대 정치학과 교수는 “이 같은 조직 내 펀드레이징이 나쁜 것만은 아니다. 다만 얼마만큼 투명하게 운용하느냐가 관건인데, 현행법상 외곽조직의 자금 흐름을 들여다보는 장치가 없다”면서 “대통령은 ‘당선 무효’라는 게 없기 때문에 설령 외곽조직 내에서 불법적으로 자금을 조성하고 이를 흥청망청 쓰더라도 선거가 끝나면 모든 게 면제된다”고 말했다.
 
  외곽조직 가운데 힘있는 조직의 간부들은 정권교체에 따라 ‘한자리’ 차지하기도 한다. 김형준 교수는 “외곽조직의 가장 큰 부작용은 참여자의 논공행상(論功行賞)에서 온다. 한국 같은 경우 우선 자원봉사식으로 참여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승리 후 결국 권력 배분으로 보상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면서 “이 같은 구조가 결국 낙하산 인사에 일조하며, 계파 정치의 온상이 되는 시발점이 된다”고 지적했다. 또한 한 정치권 관계자는 “참여한 사람 중 기여도가 큰 경우 ‘내가 이만큼 기여했으니 보상해달라’는 사람이 적지 않다”면서 “A씨 처럼 검경의 조사를 받고 있는 경우 외곽조직 활동을 일종의 ‘보험’ 차원으로 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고 했다.
 
 
  단체 측, “사적인 일… 우리와 상관없어”
 
  물론 A씨가 어떠한 자금을 외곽조직에 융통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복수 인물들이 증언한 필리핀 카지노와의 연관성, 민노총과 얽힌 자금 이력 등이 꽤 구체적이라는 것, ‘정권 바뀌니까 슬슬 움직여야 한다’는 말 이후 실제로 외곽조직에서의 활동을 시작했다는 사실, 실체가 불분명한 협동조합 명함을 쓰며 다양한 사업에 손대고 있다는 정황에서 미루어봤을 때 어딘가 미심쩍은 여지가 있다는 얘기다. 여기에 더해 A씨가 최근까지도 ‘내 소유의 카지노를 빨리 처분(현금화)해야 한다’며 은밀하게 사업가들을 만나고 다닌다는 목격담도 들려오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A씨에 대한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점이다. 담당 수사관은 “수사 중인 사안이라 내용은 밝힐 수 없다”면서 A씨의 행적 등에 대해서는 “사건과 무관한 사안이므로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고소인은 “A씨와 카지노를 공동 운영하는 서씨가 수사에 결정적인 인물인데, 필리핀 현지에서 소환 통보에 불응하고 있어 녹록지 않아 보인다”고 했다. 현지 카지노 업자들에 따르면 서씨는 요즘 공공연히 ‘A씨가 유력 대권 주자 사단으로 움직이고 있는 만큼 안심해도 된다’는 말을 하고 다닌다고 한다.
 
  캠프에서는 해당 내용을 어디까지 파악하고 있을까. 이와 관련해,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A씨의 이름을 거론하며 ‘감사드린다’고 쓴 이재명 캠프의 총괄본부장이자 외곽조직 대표를 맡고 있는 중진 C의원에게 지난 9월 10일 전화를 걸어봤다. 연결이 되지 않아 장문의 문자를 남겼지만 회신이 없었다. 다만 캠프의 또 다른 관계자로부터 “캠프만 해도 하루에도 수많은 사람이 오가는데 외곽조직은 오죽하겠느냐. 외곽조직의 인사에까지 일일이 관여하지 않는다”는 말만 들을 수 있었다. 앞서 C의원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이 단체의 역할은 중요하며 앞으로도 중앙조직이 함께하겠다’고 썼다.
 
  한편, A씨와는 다방면으로 접촉을 시도했지만 끝내 연락이 닿지 않았다. 대신 A씨가 집행위원장으로 있는 외곽단체를 총괄하는 위원장인 시중은행 상임감사 출신 K씨에게 일련의 내용을 확인해봤다. K씨는 이에 “A씨가 검경으로부터 수사를 받고 있다는 것은 개인 사정으로, 알지도 못하고 행적이 설령 사실이라고 해도 우리 단체와는 전혀 상관없는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정체불명인 ○○협동조합의 회장이 어떻게 이 단체의 집행위원장이 될 수 있었느냐’는 질문에는 “간부직은 회원끼리 서로 추천하고 추천받아 결정된 것일 뿐”이라면서 “그의 소속이 어디인지 또한 단체 활동과는 관련이 없다”고 다소 애매한 답변을 내놨다. 거듭된 질문에 K씨는 급하게 통화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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