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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저추적

‘세금 블랙홀’ 한전工大를 국민에게 떠넘긴 ‘주역’들의 면면

‘제안’ 신정훈, ‘건의’ 이낙연, ‘공약’ 문재인, ‘강행’ 文 정권

글 : 박희석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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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적 적자 132조원’ 한전은 왜 교육 사업에 뛰어들었나?
⊙ 문재인, “호남은 문재인의 어머니… 한전공대 설립하겠다!”(2017년 4월 18일)
⊙ 각각 재정자립도 22%, 18%인 전남과 나주시가 ‘세금’으로 2000억원 인심 써
⊙ 반대 의견 없었던 한전 이사회… 사외이사 7명 중 5명이 ‘캠코더’ 인사
⊙ 균형委는 범정부지원委 조직… 당시 위원장은 현재 여당 ‘초선’ 의원
⊙ 법제처는 ‘예타 생략’ 법령 해석… 당시 처장은 현 청와대 인사수석 김외숙
⊙ 전력산업기반기금으로 운영비 지원하고, 건물도 없는데 개교할 수 있게 한 ‘특별법’까지
⊙ “전남 사람들은 만날 농사짓고 고기 잡고 그렇게 살아야 합니까?”(소병철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뉴시스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전남 나주시 소재)가 지난 5월 26일, 2022학년도 신입생 모집요강을 발표했다. 이 학교는 그간 소위 ‘한전공대’로 알려진 곳이다. 이낙연(李洛淵)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전남지사 재임 시절(2014~2017년) 건의했던 사업에서 비롯된 ‘한전공대 설립안’은 2017년 대통령 선거 때 문재인(文在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차용해 광주·전남 민심을 잡기 위해 내세웠다. 해당 사업은 문재인 대통령이 집권한 뒤 이낙연 전남지사가 국무총리직을 맡으면서 급물살을 탔고,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도 포함됐다.
 
  문재인 정권은 지난 대선 당시 문 대통령의 선거 구호 “나라를 나라답게, 든든한 대통령”은 물론 ▲일자리 확대 ▲광화문 대통령 ▲민주주의와 평화를 선도하는 강한 대한민국 ▲청년이 다시 서는 나라 등 주요 공약 대다수를 이행하지 못했다고 국민 상당수가 여기는 마당에 ‘정권 연장’에 도움이 될 듯한 사업들은 속전속결로 추진했다. 한전공대 설립도 이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이 같은 문재인 정권의 ‘의지’에 따라 지난 3월 현재 132조4752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누적 부채를 안은 한국전력공사(한전)가 해당 학교 설립·비용을 부담하게 됐다. 재정자립도가 각각 22%, 18%(2021년 예산 기준)에 불과한 전라남도와 나주시 역시 지방비로 한전공대를 지원하게 됐다. 국민이 ‘준조세’ 형식으로 다달이 내는 ‘전력산업기반기금(전기요금의 3.7%)’에서도 자금을 줘야 한다. 이처럼 이른바 한전공대 설립·운영에 앞으로 10년 동안 지출해야 할 금액은 ‘최소 1조6000억원’이다.
 
 
  경쟁적인 ‘지원’ 남발 결국 ‘국민 부담’
 
  1조6000억원은 현재 상태에서 추정한 ‘최소 투입액’이므로 앞으로 상황 변화에 따라 국민 부담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한전의 재무 상태가 악화한다면 수지 개선을 위해 전기요금을 올릴 것이고, 이는 국민 부담으로 귀결된다. 전남과 나주시 역시 세금으로 운영되는 지방자치단체이므로 이들이 투입하는 지방비 역시 결국 국민 세금이다. 한전공대에 지원하겠다는 전기요금에 포함된 전력산업기반기금도 부지불식간에 국민이 낸 돈으로 조성한 기금이다. 요약하면, 별안간 정치적 목적에 따라 급속하게 추진된 속칭 ‘문재인 공대’를 만들기 위해 국민 지갑만 더 얇아지게 된 셈이다.
 
  현재 한전공대는 학교 건물조차 없다. 6월 1일 착공식을 갖고 겨우 ‘첫 삽’을 떴을 뿐인데, 굳이 개교 시점을 2022년 3월로 고집하면서 학생을 모집하려고 한다. 개교 뒤 교육 공간은 에너지신기술연구소를 빌려 쓸 계획이다. 대학 본관은 2024년 1월, 기숙사 등 주거 시설은 2023년 12월, 연구시설과 도서관은 2025년 10월에 준공될 예정이다.
 
  이처럼 갖은 무리수를 두는 와중에 우리 국민 대다수는 왜 한전공대를 만들어야 하는지 그 필요성에 공감하지 못한다. 취학 인구 감소에 따라 5년 안에 전국 대학 4분의 1이 문을 닫아야 할 지경에 이르렀는데, 왜 이 정권은 ‘학교 신설’을 고집하는지 이해하지 못한다. 이미 에너지 관련 학과가 개설된 특성화 대학 5개(카이스트, 디지스트, 지스트, 유니스트, 포스텍)가 있는 상황에서 왜 한전공대를 신설해야 하는지 설득력 있는 논거를 제시한 자들도 없다. 단지 목에 핏대를 세우며 “전남에 하나 세우는 게 그렇게도 싫으냐?”는 식으로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발언만 할 뿐이다.
 
  설사 필요성이 있다고 해도 이처럼 졸속으로 진행해야 하는 불가피한 사정을 국민에게 상세하게 설명한 일도 없다. 차기 대통령 선거를 코앞에 둔 시점(2022년 3월)에 개교해야만 하는 피치 못할 이유도 마찬가지다. 지금까지 진행된 한전공대 설립 추진 과정을 상기하면, 이렇듯 특정 인사들의 정치적 목적에 따라 문을 열게 되는 한전공대는 ‘혈세 낭비’의 전형으로 언급될 가능성이 있다. 그럼에도 정책 당국자, 한전 사장을 포함한 이사진 등 관련자, 그 누구도 이의를 제기한 일이 없다. 목소리 큰 정치인들 장단에 맞춰 ‘한전공대 조기 개교’란 목표 아래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나중에 ‘한전공대 설립·운영’에 대한 문책을 할 경우 지금 너 나 없이 ‘한전공대 산파’를 자처하는 정치인 대다수는 갖은 변명을 하며 책임을 피하려 할 것이다. 이들을 뒤에서 도운 정책 당국자, 한전 관계자, 각종 심사에 관여한 이들도 마찬가지 태도를 보일 것이다. 이에 《월간조선》은 한전공대 설립 추진 과정을 되돌아보면서 두고두고 세금이 투입될 수밖에 없는 ‘세금 블랙홀’ 한전공대를 탄생시킨 ‘주역’들의 면면과 언행을 후일을 위해 기록하고자 한다.
 
 
  文, 광주 충장로 유세 때 ‘한전工大 설립’ 공약
 
문재인 대통령에게 한전공대 설립을 최초로 제안한 이는 신정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으로 알려졌다. 사진=뉴시스
  앞서 말했듯이 이낙연 의원은 전남지사 재임 당시 2017년 19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해당 사업을 ‘전남 지역 공약’으로 내세웠다. 신정훈(辛正勳) 더불어민주당 의원(전남 나주·화순)은 자신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한전공대 설립을 최초 제안했다”고 주장한다. 이들의 주장을 종합하면, 신 의원이 ‘원외’였던 시절 이 지사에게 한전공대 설립을 ‘건의’했고, 이 지사는 이를 문 후보 측에 ‘전달’했다고 할 수 있다. 문재인 당시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이를 받아들여 같은 해 4월 18일 광주광역시 충장로 유세에서 ‘공약’으로 발표했다. 다음은 당시 문 후보의 말이다.
 
  “호남은 문재인에게 어머니입니다. 어려울 때 품어주셨습니다. 부족할 때 혼내주셨습니다. 미우나 고우나 호남의 한을 풀 사람 여러분 누굽니까? 그래도 문재인 아닙니까? 맞습니까? (중략) 광주·전남을 에너지 신산업의 거점으로 육성하겠습니다. 세계 최고의 에너지 인재를 양성할 한전공대를 에너지 밸리에 설립하겠습니다.”
 
이낙연 의원은 전남지사 재임 시절 조환익 당시 한전 사장을 만나 한전공대 설립을 제안했다. 사진=뉴시스
  2017년 5월 10일, 문재인 대통령은 이낙연 전남지사를 국무총리로 내정했다. 같은 달 25일 열린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는 그가 주장했던 한전공대와 관련해서 여러 지적이 있었다. 특히 전남지사 재임 시절 조환익(趙煥益) 당시 한국전력공사 사장과 만나 ‘한전공대 설립 추진’을 제안, 논의하도록 했다는 소위 ‘압력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당시 이낙연 총리 후보자는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올해 조기 대선을 앞두고 작년 11월 그때부터 광주·전남이 대선 공약으로 각 당에 건의할 내용을 추출하기 시작했습니다. (중략) 광주·전남의 공통 대선 공약 요구 사항에 그게 들어갔고 각 당에 보냈습니다. 그런데 그런 상태에서 어떤 행사장에서 한전 사장님을 뵙고 ‘사장님, 광주·전남 공약으로 이걸 우리가 요구하고 있는데 가능합니까?’ 이렇게 여쭈어본 적이 있지요. 그랬더니 맨 처음에는 ‘대학보다 마이스터고등학교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그런 말씀을 주시더라고요. 그러다 또 한참 있다가 ‘아니요, 대학이 필요할 것 같다’고 그 말씀도 하시고, 그렇게 서로 어느 쪽이 한다기보다는…. 그런데 지금부터 여러 가지 준비를 해봐야 되겠지요.”
 
  이날,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조환익 사장은 “한전공대는 일반종합대학을 만드는 것이 아니고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미래 분야가 될 것”이라고 설립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서 “한전 정관(定款)에 (설립 관련) 규정이 있어 특별한 장애요인은 없다”고 주장했다.
 
 
  文 집권 직후 본격적인 설립 작업 개시
 
2018년 12월 5일, 국가균형발전위원회는 ‘범정부 한전공대 설립지원위’를 구성했다. 당시 위원장은 송재호 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다. 사진=뉴시스
  2017년 6월 8일, 손금주(孫今柱) 당시 국민의당 의원(전남 나주·화순)이 ‘한국전력공사법 일부개정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한국전력공사법’ 제13조상 사업 내용을 엄격하게 적용하면 한전이 학교 설립과 같은 ‘교육’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위법’이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한국전력공사가 에너지 신산업 육성 및 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기관 설립 등의 사업을 할 수 있는 근거규정을 마련하겠다”는 취지로 법률안을 내놨던 것이다.
 
  그다음 날, 추미애(秋美愛)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 20여명이 전남 나주시 소재 한전 본사를 찾아 조환익 사장과 함께 ‘한전공대 설립’ 관련 간담회를 가졌다. 당시 추 대표는 “한전이 추진 중인 에너지 밸리 성공도 우수 인력 공급이 중요한 만큼 한전공대 설립에 대해 치밀하게 접근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2017년 7월 19일, 문재인 대통령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격이었던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서 ‘국정운영 5개년 계획’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빛가람 혁신도시와 광주 도시첨단산단 중심으로 에너지 밸리 조성 및 한전공대(KEPCO TECH) 설립”이란 내용이 포함됐다.
 
  그 직후, 한전은 인사처 내에 부장급이 팀장을 맡는 한전공대 설립 기획단을 구성하는 ‘한전공대 설립’ 작업을 본격적으로 진행했다. 그해 11월 2일에는 ‘한전공대 설립을 위한 공론화’ 명목으로 광주광역시 서구 소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한전공대 포럼’을 개최했다. 12월 19일에는 ‘한전공대 설립을 위한 국제컨설팅 용역’을 발주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용역 1단계에서는 한전공대 설립 타당성을 검토하고, 이어 2단계에는 대학 설립과 캠퍼스 기본계획을 수립한다는 내용이었다. 2018년 3월 4일, 한전은 해당 용역과 관련해서 우선협상대상자로 ‘AT 커니+삼우건축’을 선정했다.
 
  2018년 8월 7일, 김영록(金瑛錄) 전남지사가 ‘한전공대 특별법’ 제정을 촉구했다. 김 지사는 이날, “한전공대 설립을 확실하고 가장 빠르게 담보할 수 있는 방안은 설립지원 특별법을 제정하는 것”이라며 “관련 실·국은 지역 국회의원과 연계해 특별법을 조속히 제출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달 13일에는 더불어민주당 예산정책협의회에 참석해 한전공대 설립에 대한 ‘정책지원사업 지정’을 건의했다.
 
  2018년 12월 5일, 국가균형발전위원회는 범정부적인 ‘한전공대 설립지원위원회’ 구성을 위한 회의를 개최하고 ▲설립지원위원회 운영 ▲한전공대 설립 추진계획 ▲입지선정 위원회 구성 등 입지선정 추진 절차에 대해 논의했다. 당시 송재호(宋在祜)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위원장은 지난해 21대 국회의원 선거 때 제주시 갑에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출마해 당선됐다.
 
 
  막대한 예산 투입되지만, 예비타당성 조사는 ‘無’
 
김외숙 대통령비서실 인사수석비서관이 처장으로 있을 때 법제처는 ‘공공기관의 비수익성 출연 사업은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이 아니다’라는 법령 해석을 내렸다. 사진=뉴시스
  2018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시작된 광주와 전남 사이의 ‘한전공대 유치전’은 2019년 1월 28일, 한전공대 부지심사위원회가 광주·전남 소재 6개 후보지를 실사한 끝에 나주 빛가람 혁신도시의 부영 골프장으로 입지를 확정해 일단락됐다.
 
  2019년 4월 2일, 김영록 전남지사는 “한전공대 설립을 위해 여러 정부 부처와 협의하고 있으며 예비타당성 조사를 받지 않는 방향으로 기획재정부와 논의했고, 법제처 유권해석을 앞두고 있다”고 말했다. 당시 전남은 공공기관 신규투자 및 출자사업은 정부 예비타당성 조사를 받아야 하지만 전남도는 한전공대 설립의 경우 수익을 전제로 하지 않은 비영리 출연사업이라는 특수성을 들어 예타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기획재정부는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른 공기업·준정부기관이 제삼자에게 수익성을 전제로 하지 않는 ‘출연’을 하는 것이 제40조 제3항에 따른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인 ‘신규 투자사업 및 자본출자’에 해당하느냐?”고 법제처에 문의했다. 법제처는 2019년 5월 24일, “신규 투자사업 및 자본출자로 대상을 제한한 것은 출연과 같이 수익성을 전제로 하지 않는 자금 투입에 대해서는 예비타당성 조사를 실시하지 않으려는 취지”라며 “공기업·준정부기관의 출연에 대해서는 이사회의 심의·의결과 함께 예비타당성 조사가 아닌 사전 협의 절차만을 거치도록 하려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회신했다. 당시 법제처장은 과거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법무법인 부산에서 일했던 김외숙(金外淑) 현 대통령비서실 인사수석비서관이다.
 
  2019년 4월 3일, 전남은 한전공대 발전기금 1000억원 지원안(2022년부터 10년간 매년 100억원)을 내놨다. 전남도의회는 4월 11일 본회의를 열고 이를 가결했다. 4월 18일에는 나주시의회가 본회의를 열고 한전공대 발전기금 1000억원과 연구소 부지매입비 331억원 등 총 1331억원을 지원하는 안을 가결했다.
 
  2019년 7월 10일 국가균형발전위원회 범정부지원위원회가 한전공대 정부 재정 지원과 법적 지원 근거 마련 등이 포함된 ‘한전공대 설립 기본계획’을 심의·의결했다. 재정 지원과 관련해서는 2022년 3월 대학 개교 시 필요한 필수 재원은 한국전력이 자체 재원으로 부담하기로 했다. 개교 이후 추가 재원에 대해서는 정부가 지원하기로 합의했다.
 
  2019년 7월 12일, 소위 ‘지역경제투어’란 명목으로 전남도청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은 “예정대로 한전공대가 2022년에 개교할 수 있도록 계속 관심을 가지고 지원하겠다”다고 ‘약속’했다.
 
 
  사실상 ‘요식행위’에 불과했던 한전 이사회 의결
 
2019년 8월 8일, 한전은 이사회를 열고 ‘한전공대 설립·법인 출연안’을 가결했다. 출처=한국전력공사
  2019년 8월 8일, 명목상 사업주체인 한전이 이사회를 열고 ‘한전공대 설립·법인 출연안’을 가결했다. 상기한 각종 문제점, 비판 여론을 감안했을 때 이사회에서 최소한 형식적이나마 찬반논쟁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이는 오산이었다. 당시 한전 이사회에서는 별다른 반대 의견이 제시되지 않았다. 다음은 당시 회의록 전문이다.
 
  〈【의결 제23호】 한전공대(가칭) 설립 및 법인 출연(안)
 
  ① 안건 주요내용
  □ 한전공대 설립 기본계획(안)
    ○ 규모: 학생 1000명 수준(대학원 600, 학부 400)
    ○ 개설학과: 에너지공학부(가칭)
 
  □ 학교법인 출연(안)
    ○ 학교법인 한전공대(가칭) 설립·운영자금 출연: 600억원
 
  ② 참석자 발언 요지
  □ 한전공대 운영비 절감을 위한 다각적인 노력 필요
  □ 한전공대가 연구 집중, 세계화 시대에 걸맞은 대학이 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이 필요
  □ 에너지 산업 분야의 퍼스트 무버가 되기 위한 기술 연구 중심 학교가 되어야 함
  □ 대학 설립 후 학교에 자율성을 부여하여 연구 분야에서도 독립적으로 주제를 정하고 운영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함
 
  ③ 논의결론
  □ 원안 가결〉
 
 
  한전 사외이사에 ‘문재인 캠프’ 인사 다수 포진
 
  당시 출석한 한전 이사는 사외이사직 사임을 밝힌 김태유 서울대 명예교수를 제외한 14명이다. 이 중 한전 소속 상임이사는 ▲김종갑 사장(노무현 정부 시절 산업자원부 차관보, 특허청장, 산업자원부 제1차관 역임) ▲이정희 감사위원 ▲김회천 경영지원 부사장 ▲김동섭 사업총괄 부사장 ▲박형덕 기획본부장 ▲김성암 전력그리드본부장 ▲임현승 원전사업 본부장 등 7명이다. 회사 경영에 참여하지 않는 비상임 사외이사는 ▲김창준 대한체육회 생활체육위원장 ▲양봉렬 전 말레이시아 대사 ▲김좌관 부산가톨릭대 환경공학과 교수 ▲정연길 창원대 신소재공학부 교수 ▲노금선 전 국민연금공단 상임감사 ▲최승국 전 에너지시민연대 공동대표 ▲박철수 전남나주지역자활센터 센터장 등 7명이다. 이들은 모두 문재인 정부 들어 한전 이사로 이름을 올린 인사들이다.
 
  사외이사 가운데 양봉렬 전 대사는 2017년 대선 당시 문재인 캠프에 참여했다. 김좌관 교수는 문재인 대통령과 인연이 깊다. 그는 대표적인 ‘4대강 살리기 사업 반대론자’다. 김 교수는 2012년 총선 당시 민주통합당 비례대표 26번을 받았고, 그해 대선 때는 문재인 선거대책위원회 산하 ‘시민캠프’의 공동대표를 맡았다. 문재인 정권이 들어선 이후 김 교수는 문재인 대통령의 인수위원회 격인 ‘국정기획자문위원회’의 위원 34명 중 1명으로 참여했다. 문재인 정부의 초대 환경부 장관 물망에 오르기도 했다.
 

  정연길 교수는 2017년 대선 당시 백운규 한양대 에너지공학과 교수와 함께 문재인 캠프에 참여했다. 정 교수가 한전 이사에 위촉될 때 한전 소관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의 장관은 바로 백 교수였다. 또 이 두 사람과 ‘한양대 무기재료공학과’ 동문인 임종석씨가 대통령비서실장을 하던 때이기도 했다. 최승국씨는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박원순 캠프에 참여했다. 2012년 19대 국회의원 선거 과정에서는 서울시 은평구 을에서 민주통합당 예비후보로 활동하기도 했고, 지난 대선 때는 문재인 캠프에 참여했다. 열린우리당 강원도당 자문위원 출신 노금선씨는 노무현 정부 당시 국민연금공단 감사로 일한 바 있다.
 
  이런 인적 구성을 봤을 때 당시 한전 이사회에서 문재인 정권의 ‘대표 공약’이라고 할 수 있는 ‘한전공대 설립’에 대한 반대 또는 비판 의견이 나오는 건 애초부터 불가능했다고 할 수 있다.
 
 
  야당이 설립 막는 법안 냈지만 ‘폐기’
 
  2019년 8월 27일, 한전공대 범정부설립지원위원회와 한전 이사회가 가결한 ‘한전공대 설립 기본계획안’이 국무회의에 보고됐다. 9월 27일, ‘학교법인 한전공대 창립총회’가 열린 이후 교육부에 대학 설립 신청 계획을 제출했다. 교육부의 대학 설립 검토는 3개월 안에 처리하도록 규정돼 있어 그해 말까지 법인 설립이 완료될 것으로 예상됐다.
 
  야당에서 한전의 재무 상태를 지적하자 문재인 정부는 국민이 다달이 내는 전기요금에서 3.7%를 떼어내 조성한 전력산업기반기금(2019년 누적액 4조300억원)에서 한전공대 운영자금을 지원하는 방안을 모색했다. 이를 위해 ‘전기사업법 시행령’이 기금을 쓸 수 있다고 규정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전력산업과 관련한 중요 사업’에 ‘전력산업 관련 인력 양성’ 문구를 넣으려고 했다.
 
  이에 당시 곽대훈(郭大勳) 자유한국당 의원은 2019년 9월 17일, 한전의 공대 설립·운영을 막는 ‘한국전력공사법 일부개정 법률안’과 정부의 전력산업기반기금을 활용한 한전공대 운영비 지원을 막는 ‘전기사업법 일부개정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그러자 송갑석(宋甲錫) 더불어민주당 의원(광주광역시 서구 갑)은 “국정과제를 정략적으로 이용해 지역갈등을 부추기려는 불순한 의도이자 발목 잡기”라며 “한전공대는 세계적인 에너지 신산업 메카의 핵심축이자 국가의 백년대계 사업으로, 무분별하게 훼방 놓을 것이 아니라 오히려 여야가 그 어느 때보다 협조해야 할 국가적 과제”라고 반발했다. 곽 의원이 발의한 상기 법률안들은 20대 국회 임기 만료에 따라 폐기됐다.
 
  2019년 10월 16일, 이해찬(李海瓚)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더불어민주당-전라남도 예산정책협의회’에서 “한전공대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에너지를 전문으로 하는 좋은 대학이 되리라 본다. 한전공대를 잘 만드는 것이 지역발전에 매우 중요한 구심점이 될 것”이라며 “한전공대가 차질없이 2022년 개교하도록 당에서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2020년 1월 23일, 산업통상자원부가 한전공대 설립과 운영에 필요한 정부 재정 지원을 위한 ‘전기사업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 했다. 그해 4월 3일에는 교육부 대학설립심사위원회가 한전공대 법인 설립을 허가했다. 세 차례 열린 심사위원회 심사를 거쳐 106일 만에 허가했는데, 앞서 두 차례의 경우 ‘서류 미비’를 이유로 보완을 요구했었다. 소위 ‘범정부적 지원’을 받는 사업과 관련해 교육부가 재심의를 거듭한 까닭에 대해 후일 한전공대 설립에 관한 책임 소재를 가릴 때 이를 면피하기 위한 ‘명분 쌓기’가 아니었나 의심하는 시각도 있다. 소위 ‘교육부 패싱’ 의혹도 있었다.
 
  2020년 4월 28일, 학교법인 한국전력공과대학교가 전남 나주시 한전 본사에서 제1차 이사회를 개최했다. 6월 8일에는 제2차 이사회를 열고 윤의준 서울대학교 연구처장을 초대 총장 최종 후보자로 선임했다. 윤 처장은 이후 한전공대설립추진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했다. 6월 28일 부영컨트리클럽은 한전공대 설립 부지로 전남 나주시 빛가람동의 부영골프장 부지 75만㎡ 중 40만㎡를 ‘무상기증’했다
 
 
  학교 건물 확보 못 했는데 개교할 수 있는 ‘특혜’
 
  학교 법인 설립과 이사진 구성, 총장 후보자 선임, 부지 문제까지 해결된 이후 ‘한전공대 설립·운영’의 마지막 걸림돌은 ‘정부 재정 지원 법제화’와 ‘고등교육법’이 정한 교사(校舍) 기준 충족이었다. 재정 지원과 관련해서는 산업통상자원부의 ‘전기사업법 시행령’ 개정만으로는 부족하니, ‘특별법’을 제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이와 함께 한전은 2020년 8월 25일 “한전공대 개교 목표인 2022년 3월까지 교사 설립이 어렵다며 임대 교사를 활용하는 방안을 ‘한전공대 특별법’에 담아달라”는 요구가 담긴 문서를 신정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보냈다. 한전은 해당 문서에서 개교 12개월 전 교사 사용 승인을 받아야 하는 현행 규정상 ‘2025년 개교’가 불가피하다고 강조하면서 2022년 완공 예정인 빛가람혁신산단 내 ‘에너지신기술연구소(1만7000㎡)’를 임차해 교사로 확보하고, 한전공대 본 부지에 건물을 일부 올려 법정 필수 교사 면적을 채울 수 있도록 해달라는 요청을 했다. ‘고등교육법 시행령’상 한전공대와 같은 ‘공학 대학’의 경우 학생 1인당 교사 면적은 최소 20㎡다. 한전공대 정원이 학사 400명·석박사 600명 등 총 1000명인 점을 감안하면 최소한 확보해야 하는 교사 면적은 2만㎡다. 2022년 개교를 위해 고등교육법령에도 없는 ‘임대 교사 활용’이라는 ‘특례’를 요구한 셈이다.
 
  신정훈 의원은 이런 내용을 담아 2020년 10월 15일,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법안(한전공대 특별법)’을 대표 발의했다. 법안에는 기존 명칭인 ‘한전공대’를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로 바꾸는 한편 앞으로 10년간 1조6000억원이 들어갈 한전공대 건설·운영비 상당 부분을 전력기금으로 충당할 수 있는 근거를 담았다. 또한 “한국에너지공대는 ‘고등교육법’ 제4조에도 불구하고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시설·설비·교원 등의 기준을 갖추어 설립할 수 있다”는 ‘설립에 관한 특례’를 부칙 제3조에 명기했다. 이는 애초 법정 최소 교사 면적을 확보하지 못했어도 임대 교사를 빌려 ‘2022년 개교’를 밀어붙일 수 있도록 하는 ‘특혜’인 셈이다.
 
 
  ‘공동발의자’들
 
  해당 법안의 ‘공동발의자’는 ▲김두관(경남 양산시 을, 이하 더불어민주당) ▲권칠승(경기 화성시 병) ▲이성만(인천 부평구 갑) ▲윤재갑(전남 해남·완도·진도군) ▲김상희(경기 부천시 병) ▲송영길(인천 계양구 을) ▲이병훈(광주 동구·남구 을) ▲고민정(서울 광진구 을) ▲민형배(광주 광산구 을) ▲송갑석(광주 서구 갑) ▲주철현(전남 여수시 갑) ▲박홍근(서울 중랑구 을) ▲김성환(서울 노원구 병) ▲윤영덕(광주 동구·남구 갑) ▲이개호(전남 담양·함평·영광·장성군) ▲조오섭(광주 북구 갑) ▲이동주(비례대표) ▲이규민(경기 안성시) ▲박영순(대전 대덕구) ▲이상헌(울산 북구) ▲안민석(경기 오산시) ▲김회재(전남 여수시 을) ▲소병훈(경기 광주시 갑) ▲김승남(전남 고흥·보성·장흥·강진군) ▲이해식(서울 강동구 을) ▲윤영찬(경기 성남시 중원구) ▲남인순(서울 송파구 병) ▲신영대(전북 군산시) ▲소병철(전남 순천·광양시·곡성·구례군 갑) ▲이용빈(광주 광산구 갑) ▲김경만(비례대표) ▲이수진(서울 동작구 을) ▲김한정(경기 남양주시 을) ▲한준호(경기 고양시 을) ▲이원욱(경기 화성시 을) ▲양향자(광주 서구 을) ▲이형석(광주 북구 을) ▲김수흥(전북 익산시 갑) ▲서삼석(전남 영암·무안·신안군) ▲이용선(서울 양천구 을) ▲서동용(전남 순천·광양시·곡성·구례군 을) ▲정태호(서울 관악구 을) ▲장경태(서울 동대문구 을) ▲김원이(전남 목포시) ▲임호선(충북 증평·진천·음성군) ▲박용진(서울 강북구 을) ▲고용진(서울 노원구 갑) ▲이학영(경기 군포시) ▲서영교(서울 중랑구 갑), 조정훈(비례대표, 시대전환) 등 50명이다.
 
 
  “내년 대선·지선 위해 꼭 하겠다는 것이냐?”
 
2020년 2월 10일, 이낙연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전남 나주시 한전공대 부지를 방문했다. 사진=뉴시스
  지난 2월 10일, 전남 나주시 한전공대 부지를 찾은 이낙연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내년 3월 (한전공대가) 개교하려면 특별법이 3월에는 처리돼야 한다”며 “2월, 3월 연속 국회가 열리는데 가급적 2월 국회 처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어서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좋은 일이라면 함께하는 게 좋은 일이 아니겠느냐’고 말씀하신다”며 “현재까지 (야당이) 당론 반대가 아니라 의원 개개인에게 맡기는 것으로 흘러가고 있다. 조금 더 저희가 협상해서 여야 모두에게 좋은 결론이 되는 윈윈 대화가 되려고 한다”고 주장했다. 2월 18일에는 신정훈 의원이 주호영 당시 원내대표를 방문해 “한전공대는 특정 지역의 이익이 아닌 국가 에너지 산업의 미래가 달린 국가적 전략사업”이라며 ‘한전공대 특별법’ 처리에 대한 협조를 요청했다.
 
  ‘한전공대 특별법’은 법안심사소위를 거쳐 3월 18일 산자위 전체회의에서 가결됐다. 3월 23일에는 법제사법위원회에 상정됐다. 당시 법사위 체계·자구 심사에서는 소관 상임위와 달리 찬반 격론이 이어졌지만, 통과됐다. 다음은 당시 여야 의원들의 질의와 성윤모(成允模) 당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답변이다.
 
  〈윤한홍(국민의힘 의원): 그러니까 누적 적자가 문재인 정부 들어와서 탈원전 때문에, 거기에다가 지금 한전의 누적 부채가 132조예요. 이걸 대통령 공약이라는 이유로 이렇게 하는 게 장관님 양심에 비추어서 괜찮다고 생각해요?
 
  성윤모: 18년에 비해서 28년까지 에너지 관련 인력 수요는 현재….
 
  윤한홍: 그러면 기존에 한전에서는 직원 채용을 못 해야 맞잖아요, 이 대학이 없었으면. 기존에 한전에서는 전국에 있는 유명대학에서 직원들 다 채용해서 한전 잘 운영했어요.
 
  성윤모: 에너지 관련된 인력 수요가 18년에서 28년까지 갈 때 약 8만7000명에 대한 인력 수요가 증가하고 있고요, 28년에 한 1만5000명 정도가 부족할 것으로 현재 전망이 되고 있습니다.
 
  윤한홍: 지금 우리 대한민국에 공대학생이, 관련 과(科), 수도 없이 많아요. 취직을 못 하고 있어요. 그런데 여기에다가 세금 들여서 대학 지어가지고, 그 대학생들한테는 어떤 불이익이 가는 것이고 이것은 또 특혜잖아요. 공정하다고 생각하세요, 젊은 친구들한테? 공정하지 않아요.〉
 
  〈김도읍(국민의힘 의원): 지금 이 학교 설립하는 데 1조6000억 정도 들지요, 장관님?
 
  성윤모: 예, 그렇습니다.
 
  김도읍: 그런데 한전이 얼마나 비용을 부담해야 되지요? 한 1조 가까이 부담해야 되지요?
 
  성윤모: 지금 한 6000억 정도….
 
  김도읍: 그러니까 지금 한전이 이 정부의 탈원전 정책 때문에 만성 적자입니다. 아까 윤한홍 위원 질의에 ‘작년에 4조 흑자를 봤다’ 이런 주장을 하시는데 4조 흑자 그게 진정한 흑자입니까? 여러분 문재인 정부에서 탈원전 정책 세게 밀어붙이다가 전기요금 인상 안 할 수 없는 압박을 받으니까 국민들에게 알리지도 않고 은근슬쩍 원전가동률 살짝 높여가면서, 그것 플러스 작년에 국제 원유가가 큰 폭으로 하락을 하니까 그제야 겨우 흑자가 조금 난 거예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정부의 한전은 만성 적자, 그럼으로 인해서 한전 자회사들, 5개 발전사 지금 어떻습니까? 5개 발전사 총부채 얼마입니까? 얼마입니까, 장관님? 한전에 부담을 지우면 결국 5개 발전사에 부담을 지우고, 5개 발전사는 지금 총부채가 33조3000억 가까이 돼요. 결국 한전이 학교 설립하는 데 돈을 넣으려고 그러면 발전사에 일정 부분 출연금을 요구해야 되는 거예요. 완전히 지금 대한민국 발전원 자체를 싸그리 씨를 말리려고 작정을 했어요. 자회사인 5개 발전사 다 죽어도 난 몰라, 내년 지방선거·대선을 위해서 꼭 해야 된다 이것 아니에요. 이게 무슨 에너지 정책이고 인재 양성입니까? 지방대학은 지금 전부 다 고사 위기에 있는데, 다 미달이잖아요.〉
 
 
  “좀 삽시다, 살아, 전라도 사람도…”
 
소병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3월 23일, 한전工大 설립 반대 의견에 “전남 사람들은 맨날 농사짓고 고기 잡고 그렇게 살아야 되느냐?”고 반발했다. 사진=뉴시스
  〈소병철(더불어민주당 의원): 이 법에 대해서 지금 여러 가지 말씀 하시는 윤한홍 위원님의 염려도 충분히 저는 경청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우선 이게 정원이 100명(기자 주: 2022년 기준)이지요? 100명 학부 정원, 반면에 지금 DGIST(대구·경북과학기술원)나 UNIST(울산과학기술원), 그리고 POSTECH(포항공과대학) 하면 거의 한 6, 7배 아닙니까, 그쪽 정원이?
 
  성윤모: 예, 여기는 에너지 분야 특화로 해서 소집합니다.
 
  소병철: 그래서 제가 아까 지역구를 말씀드린 이유는 전라도에 지역구 있는 의원이나 주민들은 속이 터져요. 아니, 100명짜리 지금 하겠다고 하는데 600명, 700명 있는 데는 아무 말 안 하고 100명짜리 있는 데 하면 전라도 사람들 어떻게 생각하겠어요? 이것 받아들일 수 있겠어요? (중략) 장관님, 산자부 장관 하시니까 아시잖아요. 전라도에 지금 제대로 된 산업시설이 몇 개나 있습니까? 이번에 방사광가속기 유치하려고 몸부림쳤어요. 안 됐잖아요. 왜 몸부림칩니까? 전남은 지금 살길이 막막해요. 그러면 전남 사람들은 맨날 농사짓고 고기 잡고 그렇게 살아야 됩니까? 청정지역이다 이렇게 만족하면서 그렇게 살아야 됩니까? 아니, 지금 새로운 신산업을 위해서 인재를 육성해가지고, 전남 사람들도 좀 살아야지요. 맨날 우리는 농사짓고 고기 잡고 그렇게 살아야 됩니까?
 
  (중략)
 
  소병철: POSTECH은 그러면 뭡니까?
 
  성윤모: 사기업이 만든….
 
  소병철: 같은 것 아닌가요? 그렇잖아요. 그러면 동해안 쪽에 세우는 POSTECH은 특혜가 아니고 전남에 세우는 에너지공과대학은 특혜입니까? 이런 법이 어디가 있어요? 그리고 아까 또 UNIST 말씀하셨지요? UNIST, 호남 쪽 야당 의원들이 이것 법안 통과될 때 23일 만에 됐어요. 단 한 번도 반대 안 했어요. 어떻게 이럴 수 있습니까? 전남에 지역구를 두고 있는 국회의원 입장에는 진짜 피를 토하고 싶어요. (중략) 장관님 좀 단호하게 말씀해주셔야 돼요. 장관님이 지금 국무위원 입장인 건 알지만 지금 전남의 지역구 의원인 저, 전남도민들은 속이 터져버릴 지경이에요. 좀 삽시다, 살아, 전라도 사람도. 뭐 안 됩니까, 이것? 좀 부탁드릴게요.
 
  성윤모: 제가 더 열심히 설명드리고 잘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한전공대는 어이없는 사업”
 
  지난 3월 24일, ‘한전공대 특별법’이 국회 본회의에 상정됐다. 표결 결과, ‘한전공대 특별법’은 재석 의원 219명 중 149명이 찬성해 가결됐다. 반대는 62명, 기권은 8명이었다. 이로써 ‘한전공대 설립·운영’을 가로막는 장애물은 모두 사라졌다. 학교법인 한전공대는 어떻게든 대선 직전인 내년 3월에 문을 열겠다면서 교사 건설에 착수했다. 6월 1일, ‘에너지의 미래를 품다’는 주제로 열린 착공식에는 김부겸(金富謙) 국무총리와 김영록 전남도지사, 이용섭(李庸燮) 광주광역시장, 김종갑(金鍾甲) 한국에너지공대 이사장, 윤의준 한국에너지공대 총장 등이 참석했다. 이와 관련, 6월3일자 《조선일보》는 사설을 통해 한전공대 설립 과정을 총체적으로 비판하면서 “국민에 대한 심각한 배임”이라고 규정했다.
 
  〈엊그제 국무총리가 참석한 가운데 착공식이 열린 한전공대는 문재인 대통령이 호남 표 얻겠다고 던진 공약이라는 것 말고는 어떤 이유도 찾을 수 없는 어이없는 사업이다. 취학 인구 감소가 본격화하면서 5년 내 전국 대학의 4분의 1이 문을 닫아야 할 상황에서 정부가 공기업 팔을 비틀어 대학을 새로 짓겠다고 한다. 이미 전국 주요 대학에 에너지 관련 학과가 다 있고, 대전 카이스트를 비롯해 포항·광주·대구·울산에 이공계 특성화 대학이 5곳이나 있는데 또 에너지특성화 대학을 만드는 게 말이 되나. 10년간 사업비 1조6000억원이 들어갈 한전공대는 첫 단추부터 잘못 꿰어졌다. 과학계·교육계·산업계의 논의가 전무한 가운데 지역 정치 논리의 산물로 느닷없이 튀어나왔다. (중략) 한전 사외이사를 지낸 한 인사는 “한전공대는 지역 이기주의와 영혼도 국가관도 없는 관료, 경영자의 합작품”이라고 했다. 국민에 대한 심각한 배임이다. 대통령만이 아니라 이들 뒤에 숨은 실무자들도 모두 책임을 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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