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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대한민국 리얼돌 리포트

국내 리얼돌 소유자 1만명 추정, “반대할수록 더 잘 팔린다”

글 : 박지현  월간조선 기자  talktom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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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성계, “리얼돌은 뿌리 깊은 성폭력과 성매매 문화의 연속선상”
⊙ “잠재적 성범죄자? 누군가에겐 반려인형, 관상용으로 사는 사람도 많아”
⊙ 구입 층은 20대부터 80대까지, 부인과 함께 와 쇼핑하기도
⊙ 아동형 리얼돌 규제는 ‘사회적 합의’, 성인 리얼돌은 ‘근거 조항 없어’
⊙ 미래학자 이안 피어슨, “리얼돌은 딜도와 같아, 곧 로봇과 섹스하는 시대”
경기도 김포에 위치한 한 성인 리얼돌숍 모습. 사진=조선DB
  “한번 만져보세요.”
 
  사람만 한 인형들이 빼곡히 걸려 있었다. 큰 가슴, 잘록한 허리, 그리고 봉긋한 엉덩이. 그야말로 빚어놓은 몸매였다. 다가가 보니 아직 미완(未完)이다. 유두와 손톱, 발톱은 채색 전이었다. 조립하기 전이라 머리통도 없었다. 머뭇거리며 손을 대봤다. 어디서 느껴본 질감. 찹쌀떡이 떠올랐다. 차이점이라면, 꽉 눌렀을 때 하염없이 뭉개지지 않고 원형을 유지하리라는 저항감. 요컨대 말랑하고 탱탱했다. TPE(Thermo Plastic Elastomer)라는 합성고무 재질이라고 했다.
 
  “손톱, 발톱의 색상은 선택할 수 있습니다. 옵션으로 핏줄을 추가하거나 손가락 끝과 발가락 끝만 불그스름하게 처리할 수도 있어요. 손등 중수골(주먹 쥐었을 때 튀어나오는 뼈) 쪽에 음영을 넣을 수도 있고요. 실리콘으로 만든 것도 있습니다. 더 비싸요. 머리는 저쪽에 있습니다. 이쪽으로 오시죠.”
 

  머리통은 진열장에 따로 모여 있었다. 다 다르게 생겼다. 휴대전화 카메라를 들이대자 ‘얼굴’로 인식해 네모창이 여러 개 떴다.
 
  “머리카락은 한 올, 한 올 심은 겁니다. 헤어스타일과 눈동자 색, 화장법 선택도 가능합니다.”
 
  가격은 100만원에서 500만원 사이. 사람과 비슷해질수록 비싸다. 최고급 사양은 말도 한다. 영어, 중국어, 한국어 중 선택 가능하다.
 
  “아직 많은 단어는 구사하지 못하고요, 주로 야한 말 위주죠. 신음도 내고요.”
 
  인천 주안동에 위치한 ㈜엔아이돌은 국내 최대 리얼돌 생산 업체다. 유명 커뮤니티 등에서 ‘요즘 리얼돌 수준’이라며 올라온 사진 속 주인공(?)을 만든 곳이다. 박연청·안원준 공동대표는 “리얼돌은 국내에서 엄연히 합법”이라면서 “그러나 수입 통관은 아직 어려워 자체 생산을 하게 됐다”고 했다. 리얼돌 반대의 목소리가 나날이 커지고 있지만, 수심(愁心)은 없어 보였다. 박 대표는 “하루 50~60개 인형을 생산하는데 매일같이 ‘완판’된다”면서 “여성들이 반대할수록 더 잘 팔린다”며 웃었다.
 
 
  논란의 시작
 
(주)엔아이돌 공장에 진열된 리얼돌의 얼굴들. 생김새가 다 제각각이다. 사진=박지현 기자
  같은 ‘리얼돌 장사’지만, 수입업체의 사정은 다르다. 2017년. 인천세관은 국내 한 성인용품 업체의 리얼돌 통관을 거부했다. 관세법 234조 1항에 근거해 ‘풍속을 해친다’는 이유에서다. 업체는 즉각 소(訴)를 제기했고, 2년간의 다툼 끝에 ‘통관 보류는 위법’이라는 판결을 받았다. 당시 대법원은 “물품이 상당히 저속하지만 인간의 존엄성과 가치를 심각하게 훼손, 왜곡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리얼돌 수입을 막을 이유가 없다’는 요지다.
 
  이 같은 대법원의 결정은 리얼돌 문제를 공론화시키는 계기가 됐다. ‘풍속을 해친다잖아’ ‘합법이라잖아’ 사람들은 각자 마음속에만 담았던 생각들을 밖으로 꺼내기 시작했다.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판결을 비판하며 ‘리얼돌 수입을 금지해달라’는 글이 올라왔다. 무려 26만명이 동의했다. 여성단체 등 집단의 움직임도 심심찮게 일어났다.
 
  논란은 최근 다시 점화됐다. 이번에는 김포세관에서 통관을 보류당한 업체가, 지난 1월 서울행정법원으로부터 승소 판결을 받으면서다. 이 업체 관계자는 “‘통관 보류를 취소하고 세관이 소송비용을 감당하라는 똑같은 내용의 (국내 업체) 승소 건이 파악된 것만 10개”라면서 “그러나 관세청에서는 또 항소를 할 테니, 해외 리얼돌 이용은 당분간 어려워 보인다”고 했다.
 
  가능한 듯, 불가한 묘한 상황. 2019년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 당시 김영문 전 관세청장의 발언을 들어본다.
 
  “(대법원) 판결이 났으면 그와 유사한 사건들은 통관을 허용하는 게 원칙이라고 봐야 할 것 같지만 국민 정서라든가 이런 것들이 있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통관 금지를 유지할 생각이다.”
 
 
  ‘공포’의 대상이 된 인형
 
  ‘국민 정서라든가 이런 것들.’ 유승희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당시 국감 현장에서 이를 “여성의 성적 대상화와 여성 혐오주의에 대한 우려”라고 풀이했다. 그 ‘우려’를 좀 더 들여다본다.
 
  “여자 성기 인형이 버젓이 돌아다니는 세상에서 여성이 인간으로 대우받을 수 있을까요?”
 
  직장인 오지은(31)씨는 미간을 찌푸렸다. 2년 전, ‘리얼돌아웃’이라는 집회에도 참가했다는 그는 “사람과 인형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했다.
 
  “인형을 사람처럼 대하는 게 아니라, 사람을 인형처럼 대할 수 있다는 거죠. 성기, 항문까지 있는 사람만 한 인형을 데리고 방 안에서 온갖 행위를 다할 거 아니에요. 그런 남성이 여성을 제대로 된 인격체로 느끼겠어요?”
 

  우려감을 드러내는 쪽은 주로 여성이다. 남성들은 ‘성적 자기결정권의 영역’이라 맞선다. 성별에 따라 크게 갈리는 의견.
 
  이를 뒷받침하는 설문조사도 있다. 2019년 11월 엠브레인모니터가 19~44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남성 대부분(72.2%)은 리얼돌 판매를 찬성했다. ‘성인용품의 한 종류로 봐야 한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여성의 찬성률은 32.6%에 불과했다. 반대 이유로 ‘성적대상화와 성범죄 증가 문제’를 가장 많이 지적했다.
 
  ‘성적 자유’와 ‘인권’이 충돌하는 양상. 오씨는 “남성의 성적 자유가 여성의 인권 위에 존재할 수는 없다”면서 “존엄성이란 교환적 가치를 지닌 존재가 아니라 대체 불가능한 절대적 가치를 지닌 존재에 대해 쓰는 표현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리얼돌은 여성으로 하여금 남성의 성욕을 풀기 위한 존재로 치환되는 세상에 살고 있다는 것을 절실히 느끼게 하는 물품입니다. 남성들에게는 성욕 해소의 도구일 뿐일지 모르지만, 여성 시각에서는 나도 그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공포감을 자극하는 무기일 수 있는 겁니다. 반대하는 여성을 두고 ‘리얼돌을 질투한다’고 하는데, 이건 ‘공포’입니다, 공포.”
 
 
  리얼돌을 사는 사람들
 
엔아이돌 박연청 대표가 아직 완성 전인 리얼돌을 가리키며 옵션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박지현 기자
  다시 인천 리얼돌 공장으로 가본다. 박연청 대표와의 대화다.
 
  ― 두수(頭數)로 따지면 국내에 리얼돌이 얼마나 존재합니까.
 
  “수십만 개쯤 될 겁니다. 중복 구매자를 제외하면, 보유인원은 최소 1만명 정도 될 겁니다.”
 
  ― 주 고객 층은 누굽니까.
 
  “20대부터 80대까지 다양합니다. 30대가 가장 많고요.”
 
  ― 어떤 사람들입니까. 그러니까, 좀….
 
  “다들 보통 사람들이에요. 저도 혼자 살 땐 가지고 있었는데요. 제가 이상해 보입니까. 성인기구 사듯이 쇼핑하는 겁니다. 아내, 여자친구와 같이 오기도 하고요. 그런 사람들이 더 깐깐하죠, 허허. 선입견 가질 필요 없어요.”
 
  대학원생 김동현(32)씨는 그 1만명 중 한명이다. 그는 다소 내성적이긴 하지만 신체 건장한 남성이라고 스스로를 소개했다. 3년 전, 타 지방에서 경기도로 이사 와 혼자 산다.
 
  “리얼돌을 가졌다고 하면 엄청난 변태라고 생각하는데, 유흥업소 근처에도 안 가봤어요. 특히 요즘 같은 (코로나19) 시국에는 위험하기도 하고요. 남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고 내 방에서 조용히 해결하는 게 잘못인가요. 비동의 간음죄다 뭐다 복잡한 일에 얽힐 부작용도 없어서 효율적이라 보는데요. 사적 공간에서 자위하는 것을 굳이 상상하며 혐오감을 드러내는 게 더 이상한 거 아녜요? 그거야말로 사생활 침해, 인권 침해죠.”
 
  그는 “‘리얼돌은 곧 섹스인형’이라는 것도 고정관념일 수 있다”고 했다. 관상용으로 쓰는 사람도 의외로 많다는 설명이다.
 
  “형상에서 오는 안정감 같은 게 있거든요. 안고 자면 폭신하고 좋아요. 혼잣말할 때도 덜 심심하고요. 어떻게 들릴지 모르지만, 리얼돌의 성적 기능을 단순히 ‘느낌’만으로 말했을 때 여타 자위기구에 비해 급격히 우월하지는 않습니다. 30kg이나 되기 때문에 뒤처리도 힘들고요. 나중에 중고로 되팔 때 제값을 받으려고 굳이 성기를 제거하지 않는 경우도 많아요.”
 
국내 리얼돌 보유자는 약 1만명으로 추정된다. 한번에 10개씩 사가는 사람도 있다. 사진=박지현 기자
  인형의 이름은 ‘○○’(유명 아이돌 이름)라고 지었다.
 
  “괜히 동일시하거나, 확대해석하지는 마세요. 그저 이름일 뿐입니다. 반려(伴侶)인형인 거예요. 요즘 보면 인형에 너무 큰 의미를 부여하더군요. 실제로 ‘인형놀이’만을 위해 구입하는 사람도 있어요. 커뮤니티에 보면 취미로 여장을 하는 남성들도 있잖아요. 통념상 젠더 정체성 때문에 드러내지는 못하지만, 그런 취미인 거죠.”
 
  인형놀이…. 안원준 대표도 같은 말을 했다.
 
  “한 번에 서너 개씩, 많게는 10개씩 사는 분도 있어요. 배송을 가보면 알잖아요. 집에 그냥 앉혀놓는 겁니다. 예쁜 옷 입히고, 머리 빗어주고요. 간혹 여성분들이 여성 리얼돌을 예쁘다며 구입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정말 단순히 인형놀이를 위해서요.”
 
  이어 리얼돌의 순기능을 역설했다. 그는 “중국, 일본에 수출도 하는데 ‘메이드인코리아’ 품질이 독보적이라는 평을 받는다”면서 “외화를 벌어오는 효자 상품인 셈”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거기다 비혼과 이혼으로 점차 증가하는 1인 가구의 외로움을 달래주지 않느냐”며 “개인적으로는 성범죄 방지에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성범죄를 야기한다?
 
  여성계의 생각은 다르다. 도미 한국여성민우회 성폭력상담소 활동가는 ‘리얼돌 사용이 성폭력을 감소시킬 것’이라는 의견에 “강간욕구와 성욕을 등치시키는 문제적 관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해 ‘말해보자 리얼돌 집담회: 강간을 진짜처럼 괜찮습니까’ 토론회에서 “성폭력의 근본적 원인은 성폭력을 용인하는 문화와 성차별, 여성에 대한 멸시”라면서 “리얼돌의 형태와 리얼돌이 제작·판매되는 사회문화적인 환경을 보면 이 산업을 추동하는 욕망이 사회의 강간문화와 분명 연결돼 있다고 본다”고 했다. 도 활동가는 또 “가슴이 크고 저항하지 않으며 무엇을 해도 받아주는 물체인 리얼돌은 우리 사회에서 여성이 어떤 이미지로 쓰여왔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그릇으로서의 여성이 재현된 셈”이라고 비판했다.
 
  윤김지영 건국대 몸문화연구소 교수도 맥락을 함께한다. 그는 〈리얼돌, 지배의 에로티시즘〉 논문에서 리얼돌에는 남성의 잘못된 여성관이 반영돼 있다고 했다. 윤 교수는 “리얼돌 등 남성용 성인용품은 여성의 신체를 지배하는 데 집중한다는 점에서 여성용 성인용품과 확연한 차이가 있다”면서 “(리얼돌은) 수동적이며 언제든 침해 가능한 여성 신체에 대한 장악 의지”라고 규정했다. 이어 “남성들의 치료와 성욕 해소를 위한 도구적 존재로 여성 신체가 형상화되는 일이 여성들에게 어떤 인격 침해나 심리적·신체적 훼손을 유발하는지, 어떤 측면에서 트라우마적 요소가 될 수 있는지는 전혀 고려 대상이 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리얼돌은 딜도와 다름없어
 
최고급 사양은 간단한 단어 위주로 말도 한다. 450만원 정도다. 사진=엔아이돌 제공
  리얼돌은 유해한 걸까. 김태경 카이스트 겸직교수(심리철학 전공)는 그렇다기에는 논거가 부족하다고 했다.
 
  “섹스로봇과 같은 성적 인공물은 인격체가 아닌 하나의 도구에 불과합니다. 그 행위가 사적 영역을 벗어나지 않기에 우려되는 유해성에 대한 예측은 어렵습니다. 리얼돌 반대의 주된 논의 중 하나는 이러한 성적 인공물의 사용이 결과적으로 인간성의 침해로 이어지게 된다는 것인데, 이는 실재적 근거에 의한 것이 아닌 우연적 상징성에 따른 주장일 뿐입니다.”
 
  리얼돌이 성범죄의 연장선상에 있고, 그런 결과가 예측된다면 실제 사례가 있어야 하는데, 현재까지 보고된 바가 없다는 의미다. 김 교수는 또 “이 같은 문제에 리얼돌 자체가 아닌, 남과 여 모두 서로에 대한 성적 편견을 가지고 접근한다면 본질을 제대로 파악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적인 미래학자 이안 피어슨(Ian Pearson). 그는 2016년 〈더 라이즈 오브 더 로보섹슈얼스(The Rise of the Robosexuals·로보섹슈얼의 전망)〉라는 보고서를 냈다. 이를 통해 “고소득층을 중심으로 2025년에는 로봇 섹스가 확산되며 2035년이면 대다수 사람들은 가상섹스를 나눌 수 있는 섹스 토이를 가지며, 2050년 무렵에는 로봇 섹스가 인간끼리 나누는 섹스보다 많아진다”고 내다봤다. 이안 피어슨의 생각은 어떨까. 이메일로 한국 내 의견 대립 상황을 설명하고 ‘리얼돌은 과연 유해한지’ 물었다. 그의 답변이다.
 
  “저는 인형과 성관계를 맺는 데 내재된(inherent) 문제가 있다고 보지 않습니다. 객관화에 있어서 ‘딜도’의 사용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다만 사용자의 마음속에 어떠한 환상(fantasy)이 있는지에 따라 문제 될 수도 있다고 봅니다. 실존하는 특정 파트너를 상상하면서 인형을 학대(abuse)한다거나, 특히 실제 어린이와 성관계를 한다는 느낌을 줄 정도로 어린이를 닮은 인형을 대상으로 한다면 걱정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아동·청소년 형상 규제는 ‘공감’
 
  지난 1월 최혜영 민주당 의원은 아동·청소년 신체를 형상화한 성기구를 제작하거나 수입, 판매, 대여 하는 것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은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제작, 수입 또는 수출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는 내용이다. 같은 당 송기헌 의원은 수위를 높였다. 아동 리얼돌을 제작하거나 수입·수출하는 경우 7년 이하의 징역형 또는 7000만원 이하 벌금형 처벌을 받도록 했다. 아동 리얼돌을 가지고 있기만 해도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형으로 처벌하도록 했다.
 
  아동·청소년 형상 리얼돌 규제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사회적 합의가 이뤄진 상태다. 판매업자 또한 이를 최소한의 안전장치로 받아들인다. 해외에서도 아동·청소년 형상은 규제하는 추세다. 미국·캐나다·호주는 엄격한 금지를, 영국은 수사 기소 지침과 판례를 통해 규제를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논란의 여지는 있다. 애초에 ‘아동형상 리얼돌’이라는 기준이 불분명하기 때문이다. 김한균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국내 시판 리얼돌의 크기는 평균 150~155cm라 성인인지 아동인지 분간하기가 쉽지 않다”면서 “호주, 미국 등에서는 아동 형체 인형에 대한 기준을 매우 구체적으로 세우고 난 후 제작, 소지, 유통을 강력히 금지했다”고 설명했다.
 
 
  성인 리얼돌 규제는 온당할까
 
엔아이돌의 가장 인기 있는 모델. 사진=엔아이돌 제공
  ‘성인 리얼돌’에 대한 전면 규제 움직임도 감지된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은 지난 2월 18일 소셜미디어에 “리얼돌은 단순한 ‘성(性)기구’나 ‘성풍속을 해하는 물품’이 아니며, 뿌리 깊은 성폭력과 성매매 문화의 연속선상에 놓여 있다”면서 “빠른 시간 내에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고 존엄성을 해치는 리얼돌을 강력하게 규제하는 법안을 준비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녹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아동·청소년 형상은 아청법이 있지만, 성인 리얼돌은 근거 조항이 없기 때문이다. 여성계 일각에서는 “리얼돌을 형법 제243조에 규정하고 있는 ‘음란한 물건’으로 보면 규제가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이에 김한균 연구위원은 “그러면 로마의 다비드상도 음란물이냐”고 반문한다. 김 위원은 “여성을 성적 도구화하는 풍조가 자칫 성범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공감은 한다”면서도 “그러나 입법에 대해서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이어 “아동 형상에 대해서 입법이 가능한 것은 소아성애자에 대한 연구가 활발한 서양에서 아동성애자의 특성 중 하나로 아동 모습을 한 대상물 소유와의 인과관계를 입증했기 때문”이라면서 “성인 리얼돌을 규제하지 않으면 성범죄로 이어진다는 인과관계는 검증된 바도 없고, 실제 효과를 인정하기도 어렵다. 성인의 사적 공간에서의 성적 취향 문제까지 형법으로 규제하는 것은 과도한 처사”라고 말했다.
 
  실제로 사적 공간이 아닌 곳의 리얼돌은 이미 제재를 받고 있다. 청소년 유해물에 속하기 때문에 공개적으로 체험방, 전시장을 운영하거나 인터넷으로 버젓이 광고해서 판매할 경우 현행법상 처벌받는다.
 
  김 위원은 “앞으로 섹스로봇이 나오면 더 큰 논란이 일게 될 것”이라면서 “이는 그 서막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리얼돌의 미래
 
  인형의 ‘껍데기’를 두고 갑론을박하는 동안, 몇몇 국가에서는 여기에 숨을 불어넣고 있다. 미국의 어비스사(社)는 2020년 초 인공지능 기반 리얼돌 제품인 ‘하모니’를 출시했다. 안드로이드 앱과 연동해 20개 이상의 성격 및 표정, 말투 등을 내장했다. 대화가 가능한 건 물론이고 눈썹, 눈꺼풀, 안구, 입술, 턱 근육까지 움직여 인간의 표정을 구현한다. 스페인에는 ‘사만다’가 있다. 엔지니어인 세르히 산토스 박사가 만들었다. 엉덩이, 어깨, 입술 등의 부위에 11개 센서가 있어 사용자의 체온, 소리, 자극에 따라 교성과 말로 반응한다. ‘불감 모드’도 있어 지나치게 잦은 관계를 요구할 때는 거부 의사도 표한다. 어비스사의 자회사 리얼보틱스사에서는 남성형 섹스로봇인 ‘헨리’도 선보였다. 리얼보틱스 측은 2018년 출시 당시 “여성들도 남성들처럼 심각한 고독 문제를 안고 있다”면서 “남성 ‘에로틱 사이보그’는 대박 상품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쯤에서 리얼돌의 뿌리를 짚어본다. 태생은 헝겊 인형이었다. 17세기, 오랜 항해를 하던 네덜란드 선원들이 외로움을 달래려 헌옷으로 만들었다. 끌어안고 잤다. 일본에서는 이를 ‘더치(네덜란드) 와이프’로 명명하고 사들였다. 이는 1908년 고무로 만든 등신대가 됐고, 1970년에는 라텍스, 실리콘 등이 쓰이기 시작하며 점차 사람의 형상을 띠었다. 1996년 미국의 어비스사가 ‘리얼돌’이라는 상표를 붙여 출시했고, 2010년 이후 중국이 TP 재질을 쓴 게 오늘에 이르렀다. 헝겊 인형에서 로봇까지. 어디서부터 문제였을까. 분명한 건 이들은 인간의 외로움을 먹으며 진화했고, 앞으로도 그럴 거라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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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04-09) 찬성 : 2   반대 : 0
안녕하세요
국내 리얼돌 생산 판매 공장 엔아이돌 입니다
https://cafe.naver.com/idoll5188
카페도 둘러보시고 궁금하신 점은
010 8328 4554 연락주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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