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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의 경기대 기숙사 생활치료센터 지정

코로나19 핑계로 대학생 내쫓은 도지사?

글 : 이경훈  월간조선 기자  liberty@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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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李在明 경기지사 “전시상황에 준하는 엄정대처 要하므로 긴급동원조치에 돌입”
⊙ “많은 학생이 ‘이런 분은 대통령이 되면 큰일 나겠다’고 했어요”(경기대 재학 C씨)
⊙ “경기대는 사립대예요. 국립이나 도립 대학이 아니에요”(경기대 재학 B씨)
⊙ 기숙사 찾은 李 지사 향해 “도지사님, 방법이 잘못됐습니다”(기숙사 거주생)
⊙ 이재명 비판 게시물 고발하겠다던 경기도, 4주째 “내부 논의 중”
⊙ 경기도, 오는 2월 10일까지 경기대 기숙사 생활치료센터로 轉用해 사용
이재명 경기도 지사. 사진=뉴시스
  지난해 12월 중순, 이른바 코로나19 3차 대유행이 시작하자 여권 대선 후보들은 코로나19 확진자 수용을 위한 격리시설 확보에 나섰다.
 
  12월 14일,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는 개신교계와 협력해 국내 5개 대형교회의 기도원과 수양관을 코로나19 확진자 및 자가격리자를 위한 생활치료센터(임시생활시설)로 전환하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규모는 약 890개 실(室)이다.
 
  이어 12월 17일에는 “5개 금융기관 연수원 721개 실을 생활치료센터로 활용하는 데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이러한 발표 뒤에는 12월 11일부터 벌인 병상 확보를 위한 비공개 당정(黨政)회의가 있었다.
 
  이에 질세라 이재명 경기도 지사도 병상 확보에 나섰다. 큰 것 한 방이 필요했다. 대상은 경기대 수원캠퍼스 기숙사(경기드림타워·1058개 실)였다. 경기드림타워는 서희건설이 운영하는 민자 기숙사이다. 한 학기 사용료는 1인실이 210만원이다. 12월 12일 경기도 행정1부지사와 자치행정국장, 총무팀장 등이 경기드림타워를 방문했다. 12월 13일에는 경기대 기숙사가 경기도 생활치료센터로 지정됐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해당 기숙사의 생활치료시설 전환이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곧바로 긴급동원명령이 발동됩니다.” 사진=이재명 지사의 페이스북
  12월 13일 오전, 이재명 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병상 및 생활치료시설 긴급동원조치에 착수합니다’라는 글을 통해 “경기도 내 모 대학교 기숙사를 긴급동원키로 했다”며 “원활히 이뤄지지 않을 경우 곧바로 긴급동원명령이 발동된다”고 했다.
 
  다음은 이 지사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남긴 글 중 일부이다.
 
  〈현재 코로나 확산세가 전시상황에 준하는 엄정대처를 요하고 있으므로, …부득이 관련 법령에 따라 병상과 생활치료시설에 대한 긴급동원조치에 돌입합니다.
 

  그 첫 사례로 경기도 내 모 대학교 기숙사를 긴급동원키로 했습니다. 해당 기숙사의 생활치료시설 전환이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곧바로 긴급동원명령이 발동됩니다. 대학 측과 학생 및 학부모 여러분께서 사태의 심각성과 행정명령의 부득이함을 충분히 이해해주실 것으로 믿습니다.〉
 
  이 지사가 내린 긴급동원명령의 근거는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49조이다. 이 조항은 시·도지사가 감염병 유행 기간에 의료기관 병상과 연수원·숙박시설 등을 환자 관리에 동원할 수 있도록 했다.
 
  12월 12~13일은 주말이었다. 경기도와 경기대 간에는 어떤 협의도 없었다. 한창 기말시험을 치르고 있던 학생들은 혼란에 빠졌다. 일부 언론에서 ‘경기대 기숙사가 생활치료센터로 전환된다’는 보도가 나오자 기숙사 입주생들은 학교에 이를 확인하려고 했다. 학교는 아무것도 모른 채 “사태 파악 중”이라고만 답했다.
 
 
  이재명의 ‘先조치 後통보’
 
지난해 12월 14일 오전 경기대 기숙사를 방문한 이재명 지사(오른쪽). 학생들이 항의하자 김인규 경기대 총장(가운데)이 제지하는 듯한 모습을 취했다. 사진=뉴시스
  ‘긴급동원명령’이라는 ‘통보’로 시작한 경기도의 기숙사 확보전은 12월 14일 오전에야 ‘합의’ 형식으로 마무리됐다. 경기도는 “경기대가 14일 오전 9시30분 전체회의를 열어 기숙사 제공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10시30분, 이재명 지사가 김인규 경기대 총장(전 KBS 사장)과 함께 기숙사를 찾았다. 이 지사가 기숙사를 방문하자 한 학생이 “도지사님, 아직 사람이 살고 있습니다”라고 했다. 또 다른 학생은 “도지사님, 방법이 잘못됐습니다”라고 했다.
 
  한 학생이 “이렇게 통보식으로 하는 게 맞는다고 보십니까”라고 하자 이 지사는 이 학생과 마주 선 채 “일단은 긴급사항이라 불가피함을 이해해주고, 학생들의 어려운 점을 말씀하면 보완하겠다”고 했다.
 
  그 옆에 서 있던 다른 학생은 “방학 기간에 기숙사에서 지내려고 돈을 넣어둔 학생도 있다”고 했다.
 
  경기대 총학생회장도 이 지사에게 “국민을 위해 (기숙사를) 쓸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학교를 통해 기숙사 조기 퇴거를 통보받은 것도 아니고 언론을 통해 이 소식을 접한 학생들은 불안해했다”고 했다.
 
  이 지사는 “학생들이 억울하거나 피해를 봤다는 생각을 절대 하지 않도록 할 테니 그런 일이 생기면 언제든 연락 달라”고 했다.
 
  경기대는 ‘총학생회(총학)와 경기도가 협의해 12월 16일에 조기 퇴거하는 것에 합의했다’는 식의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총학생회는 그런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학교 말대로 총학생회와 경기도 간 기숙사 퇴거에 대한 합의가 이뤄졌다면, 이 지사가 기숙사를 방문했을 때 총학생회장이 항의하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
 
  12월 14일 오후 6시46분, 기숙사 측은 ‘생활치료센터 지정에 따른 퇴사’ 통보 문자를 입주 학생들에게 보냈다. 경기도는 퇴거 통보 다음 날인 12월 15일부터 기숙사 내 시설 설치 공사를 시작했다. 시험을 끝내지 못한 학생들은 “드릴 소리 등 소음으로 인해 피해를 입었다”고 했다.
 
  이 지사가 기숙사를 확보하자 언론은 ‘이재명 지사가 병상 2000개를 확보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1058개 병실을 확보했다’고 표현하는 게 옳다. 경기대에는 1인실 100개와 2인실 958개가 있어 수용 가능 인원은 총 2016명이지만 격리 환자는 혼자서 생활해야 하므로, 병상 2000개를 확보했다는 보도는 과장됐다.
 
  이 지사가 경기대 기숙사를 확보하자 그의 지지자들은 ‘역시 이재명’ ‘일 처리가 시원하다’며 이 지사 특유의 ‘저돌적인 추진력’을 치켜세웠다. 이와 함께 이 지사의 ‘기숙사 확보’에 반발하는 경기대생을 향한 공격도 이어졌다.
 
  그러자 이 지사는 12월 14일 저녁 자신의 트위터에 ‘학생들을 비난하지는 말아주십시오’라는 글을 썼다.
 
  이를 두고 학생들은 “잘못한 게 있어야 비난을 받는 것 아닌가. 마치 경기대생들이 잘못했지만, 너그러운 경기도지사가 경기대생을 비난하지 말아달라는 글 같다. 하지만 경기대생은 잘못한 게 없다. 경기대생은 피해자일 뿐이다”는 의견을 냈다.
 
  ‘학생들을 비난하지 말아달라’는 내용이 담긴 이 지사의 게시물에는 ‘자기를 반대했던 학생들 걱정까지 해준다’ ‘역시 이재명’ ‘소통과 타협을 잘하시는 행정달인 이재명!’이라는 댓글이 달렸다.
 
  코로나19 병상 확보전을 두고 이낙연 대표는 ‘선(先)협의 후(後)조치’, 이재명 지사는 ‘선조치 후통보’라는 말이 나왔다.
 
 
  총학, “경기도가 학생들 주장을 가짜뉴스 취급”
 
  경기대 총학생회는 “사전에 충분한 협의가 없었다. 경기도지사가 기숙사를 방문했을 때 추후 보상 등 지원 방안에 대해 협의하지 않았다. 도지사는 ‘이해해달라’는 원론적인 이야기만 했다”고 밝혔다. 이어 “학생들의 정당한 요구 및 의견을 (경기도가) 가짜뉴스로 모독했다”고 했다.
 
  기숙사에 입주한 학생들은 12월 16일 오후 4시까지 퇴거를 마쳐야 했다. 정식 퇴거일은 12월 19일이지만, 630명의 기숙사생은 3일을 먼저 나와야 했다. 경기도는 조기 퇴거에 따른 비용 환급도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학생들은 ‘조기 퇴거에 따른 비용을 하루 3만원씩 계산해 총 9만원을 보상해주겠다’는 말을 들었다. 해를 넘겼지만, 지난 1월 12일까지 이 ‘9만원’을 받은 학생은 아직 없다.
 

  경기대는 “경기도가 조기 퇴거에 따른 보상금을 학교에 지급하면 이를 학교가 다시 학생들에게 주는 방식으로 진행될 것”이라면서 “보상은 아직 이뤄지지 않았고, 계획으로만 있다”고 밝혔다.
 
  경기도청 관계자도 “환불 건은 학교와 논의 중”이라며 “학교가 학생에게 선지급한 후 그 비용을 경기도가 보전해주는 방법도 있다”고 했다.
 
  양측의 입장을 종합하면, ‘경기대가 학생에게 먼저 보상금을 준 뒤 경기도로부터 그 금액을 보전받을지, 경기도가 경기대에 해당 금액을 지급하면 그때 학생에게 보상할지’는 정해지지 않은 것이다.
 
  경기대 기숙사가 생활치료센터로 전환하자 기숙사에서 생활하던 학생 38명(외국인 유학생 7명 포함)은 보훈교육연수원(이하 연수원)으로 숙소를 옮겼다. 연수원에서 학교까지는 약 1.5km다.
 
  연수원에는 4인 1실 규모의 방 50개가 있다. 최다 200명을 수용할 수 있다.
 
  유학생들은 어떻게 했을까. 경기대는 유학생들에게 두 가지 선택권을 줬다고 한다. 보훈연수원 입소 또는 에어비앤비(숙소 공유). 25명의 유학생 중 7명은 연수원에서 생활했다. 나머지 학생은 고국으로 돌아가기 전 서울 등지에서 에어비앤비를 이용했다고 한다.
 
  1월 12일 기준 26명이 연수원에서 생활하고 있는데, 이들은 당초 기숙사에서 방학을 보낼 예정이었다. 현재 4인실을 1인이 혼자 사용하고 있다.
 
  연수원 측은 “기존에는 없던 세탁기와 전자레인지 등을 제공하며 학생들이 불편을 겪지 않게 최대한 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수원은 1일 숙박료가 2만5000원이다. 학생들이 체류비로 얼마를 냈는지 물었다. 관계자는 “경기대가 추후 이 비용을 지불할 예정이고, 체류비는 하루 이용료(2만5000원)를 기준으로 계산될 것 같다”고 말했다. 경기대가 지불하는 비용은 학생들이 이미 낸 기숙사비로 추정된다.
 
 
  갑작스런 퇴거에 방학 계획 틀어져
 
  광주광역시가 고향인 경기대 학생 A씨에게 당시 상황을 들었다.
 
  “일요일(12월 13일) 점심쯤인가 뉴스를 통해 알게 됐어요. 그것도 확정된 게 아니라, ‘그렇게 정해졌다고 하더라’는 식으로 이야기가 돌았죠. 학교에 물어보려 했는데, 일요일이라 물어볼 수도 없었어요. 학생들끼리 불안해하다가 ‘아니겠지’ 했는데, 다음 날 경기도지사가 사전 예고도 없이 기숙사로 왔어요. 당시 기숙사 퇴거에 대한 소식을 언론을 통해서 알게 됐는데, 언론마다 말이 또 달라서 혼란스러웠어요. 학교 직원들한테 물어봐도 자기네들도 모른다고 하고…. 그렇게 하다가 12월 16일에 퇴거하는 것으로 정해졌죠.”
 
  — 기숙사에서 예정보다 일찍 나왔는데 그 비용은 보전을 받았나요.
 
  “하루에 3만원씩 3일 치를 계산해준다고 했고, 지방에 사는 학생에게는 교통비도 3만원 준다고 했는데 아직 들어온 건 없어요.”
 
  — 이재명 지사가 기숙사에 왔을 때 시험 기간이었나요.
 
  “저는 종강(終講)했는데, 다른 학생들은 시험 기간이었죠.”
 
  — 시험도 끝났고, 곧 집에 갈 텐데 3일 정도 먼저 나와도 큰 지장은 없는 것 아닌가요.
 
  “저는 방학 중에 기숙사에서 지내면서 아르바이트도 하고 대외활동도 하려고 했어요. 갑자기 기숙사에서 나오는 바람에 계획이 틀어졌죠.”
 
  — 새 학기가 시작하면 다시 기숙사에 들어갈 예정인가요.
 
  “모르겠어요. 비대면 수업을 계속하면 올라갈 필요가 있나 싶어요. 코로나19 환자가 생활하던 데라서 찜찜하기도 하고요.”
 
  경기대 학생 B씨는 “학생들과 협의 없이 자신들에게 유리한 것만 일방적으로 언론에 흘리며 일을 진행한 게 가장 큰 불만”이라고 했다. 이어 “경기대는 사립대이지 국립대나 도립대가 아니다”라고 했다.
 
  “학생들의 가장 큰 불만은 어떠한 협의나 합의도 이뤄지지 않았는데, 경기도가 일방적으로 ‘경기대 학생들과 경기도 간의 협의가 끝났다’는 식으로 일을 진행한 거예요. 학생들은 전부 뉴스를 통해 기숙사에서 나가야 한다는 걸 알게 됐죠.”
 
 
  “학생들의 비판을 유언비어 취급”
 
‘에브리타임’에 올라온 익명 게시물. 글쓴이는 ‘기숙사 강제퇴거는 가짜뉴스’라는 경기도의 주장에 반박하는 내용의 글을 썼다.
  B씨는 “이재명 지사에 대한 경기대생들의 비판적 의견을 경기도는 ‘외부 세력이 경기대 커뮤니티에 개입해 퍼뜨린 유언비어’로 취급했다”고 했다.
 
  “커뮤니티에서 자유롭게 오고 간 학생들의 의견을 마치 ‘이재명 지사를 공격하기 위해 외부 세력이 침투해 만들어낸 흑색선전’이라는 식으로 말한 것도 화가 나요. 또 경기도는 외부의 제3세력이 이재명 지사를 비난하기 위해 경기대 학생의 ‘에브리타임’ 계정을 구매해 흑색선전하는 것처럼 주장했어요. 또 ‘경기대생들은 에브리타임 계정도 파는 나쁜 집단’이라는 프레임도 덧씌운 거죠.”
 
  ‘에브리타임’은 전국 400여 개 대학, 455만명의 대학생이 사용하는 국내 최대 대학 커뮤니티이다. 특정 대학 소속임을 학교 이메일로 인증해야만 해당 학교의 게시판을 이용할 수 있다. 경기도의 주장은 ‘경기대 학생이 아닌 외부인이 이재명 지사를 비판할 목적으로 경기대 학생들만 이용할 수 있는 커뮤니티의 접속 계정을 비정상적인 경로로 구매했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이재명 지사에게 비판적인 게시물을 경기대 학생들이 모이는 커뮤니티에 반복적으로 올렸다는 주장이다.
 
 
  李 지사, “국민의힘과 일부 불순세력, 가짜뉴스 유포와 방역 방해”
 
경기도가 지난해 12월 19일 오전 5시에 공개한 보도자료. 이재명 지사를 비판하는 데 사용한 불법 프로그램 증거를 확보했고, 법적 조치에 착수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재명 지사에 대한 비판적인 의견이 늘자 12월 19일 오전, 이 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치보다 국민생명이 우선’이라는 글을 남겼다.
 
  그는 “경기도의 경기대학교 기숙사 동원명령에 대해 국민의힘과 일부 불순세력의 가짜뉴스 유포와 방역 방해가 도를 넘고 있다”면서 “일부 악의적 정치세력이 대학 커뮤니티 계정을 매수해 허위사실을 유포하며 가짜뉴스를 퍼트리고, 불법인 매크로를 이용해 포털 댓글 공감을 조작하는 등으로 방역을 방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경기도청은 보도자료를 통해 “기숙사 생활치료센터 전환과 관련해 각종 커뮤니티에 이어 포털 기사에도 허위사실이 담긴 게시물, 악성 비방 댓글이 조직적(으로) 게재됐다”며 “커뮤니티 계정 구매, 불법 매크로 활용 등 혐의 입증 증거를 상당 부분 확보했다. 추가 조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형사고발 등 법적 조치에 나설 방침이다”라고 했다. 이어 “생활치료센터 전환 등 방역조치에 대한 허위사실 공표는 ‘방역 방해 행위’에 해당하며, ‘불법 매크로’를 활용한 악성 댓글 게재는 업무방해죄에 해당하는 것으로 본다”고 했다.
 
  여기서 말하는 매크로(macro)란, 반복 작업을 자동화하는 컴퓨터 프로그램을 말한다. 사람이 직접 개입하지 않고, 프로그램이 알아서 특정 댓글을 반복적으로 달거나, 찬반을 표시할 수 있다.
 
  실제로 경기도는 이 지사를 비방하는 데 사용한 증거물을 확보하고, 형사고발도 했을까. 지난 1월 11일 경기도 관계자와 통화했다.
 
  — 지난해 12월 19일 발표한 내용처럼 자료를 수집하고 형사고발로도 이어졌습니까.
 
  “현재 진행 중이고 곧 할 겁니다.”
 
  — 대상자는 얼마나 됩니까.
 
  “익명의 불상자라 특정할 수 없습니다.”
 
  — 대략적으로라도….
 
  “수사 진행 사항이라… ‘경기도는 허위사실 (유포) 관련해서 고발을 진행하기 위해서 행정절차 이행 중’이라고 말씀드리겠습니다.”
 
  — 경기대 학생이 포함돼 있으면 어떻게 할 건가요.
 
  “수사로 밝혀져야 할 사항입니다. 경기대생이라고 특정하지 않고 있어요. 특정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경기대에 피해가 가면 안 되기 때문에요.”
 
  — ‘불법행위가 드러나면, 경기대생이든 아니든 모두 처벌하겠다’는 방침입니까.
 
  “경기대 학생을 특정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경기대 학생들은 방역에 도움을 줬기 때문에 피해가 가면 안 되잖아요. 처음부터 선상에 올리는 게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 비방 댓글을 단 경기대생은 처벌할 용의가 있나요.
 
  “단정할 수 없어요.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경기대는 처음부터 방역에 협조했으니까요.”
 
  — 언제쯤 윤곽이 나오나요.
 
  “곧 할 겁니다.”
 
  — 지금 거의 한 달 가까이 돼갑니다.
 
  “보도자료가 나간 이후 추가 행정 절차는 없습니다.”
 
  경기도는 왜 사립대인 경기대 기숙사를 선택했을까. 이재명 지사는 “방학 시기에 맞춰 위치, 규모, 사용 가능 시기, 효율성 등이 가장 뛰어난 경기대 기숙사를 동원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환자 100명 관리에 최소 46명이 필요하지만 1700명 관리에는 200여 명만 필요하여, 규모가 커야 부족한 의료인력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했다.
 
  정리하면, ▲경증환자 급증에 따른 대규모 수용시설 ▲대규모 단일 수용시설로 최소한의 의료진 및 인력 배치 가능 ▲중앙난방이 아닌 개별난방 ▲방마다 개인 화장실 보유 ▲타 건물과 분리된 독립 건물 등의 이점이 있다는 뜻이다.
 
  경기도는 생활치료센터에 경증환자만을 수용하고 2021년 2월 10일까지 사용한 뒤, 특수 방역 등을 거친 후 시설을 원상 복귀하겠다는 입장이다.
 
 
  경기대 사태는 행정권 남용
 
  홍종기 변호사(국민의힘 부대변인)는 이번 일을 “법 조항을 자의적으로 해석해 행정권을 남용한 사례”라고 했다.
 
  “효율만을 놓고 본다면, 경기대 기숙사가 생활치료센터로 전환되는 게 맞아요. 저라도 경기대를 선택했을 거예요. 하지만 절차상으론 문제가 있어요. ‘법에 있으니까 하겠다’는 식의 발상인데, 법의 맹점을 이용한 거죠. 국회도 잘못했죠. 메르스(2015년) 사태를 겪고도 제대로 된 관계 법령을 만들지 않았어요. 또 1년 전부터 코로나19가 문제 됐는데, 그동안 준비하지 않고 있다가 이제 와 ‘행정’이라는 이름으로 권한을 막 휘두르고 있어요.”
 
  — 법적으로 문제가 될 건 없지 않습니까.
 
  “이번 조치의 근거가 된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 자세하지 않고 추상적이에요. 시행령과 시행규칙도 미비하고요. ‘시·도지사가 판단하고, 필요하면 동원할 수 있다’는 수준의 내용만 존재해요. 손실보상이라든지 세부 내용도 막연하고요. ‘행정’이라는 것은 ‘절차’를 거치며 결론에 도달하는 게 굉장히 중요하거든요. 상황의 특수성을 이유로 일방적으로 밀어붙인 거죠.”
 
  — 기숙사는 ‘주택임대차보호법’처럼 학생들을 보호할 법은 없나요.
 
  “기숙사는 그런 보호 규정이 담긴 법 조항은 없지만, 사적 자치에 의한 계약이죠. 학생과 기숙사(학교) 사이의 계약이에요. 학생들은 돈을 냈으니, 시설을 이용할 권리가 있죠. 그런데 이번에는 ‘긴급사태’라는 이유를 들어 학생들의 권리를 제한해버린 것입니다. ‘할 수 있다’는 것만을 앞세워 행정의 기본 절차를 무시한 거죠. 법적으론 문제없어요. 그러나 ‘정당한가?’ 여기에 대해선 의문을 제기할 수 있어요.”
 
  경기대 학생 C씨와 이야기를 나눴다.
 
  — 일부에서는 ‘경기대라는 이름 때문에 선택된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동의합니다. 경기대 학생들 사이에서도 그런 이야기해요. ‘경기도지사가 경기대와 합의해 기숙사 1000개 병동을 확보했다’는 식으로 홍보할 수 있잖아요. 외부인의 시선에선 얼마나 멋져요? 이런 정치적 판단도 작용했을 것이라고 봐요. 또 위치와 시설도 크게 작용했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경기도에 있다는 것 빼고 경기대는 경기도와 아무 관련이 없어요.”
 
  — 근처에는 아주대학교도 있잖아요. 거기는 부속 대학병원도 있는데요.
 
  “아주대는 기숙사 위치가 좋지 않아요. 입구도 혼잡하고요. 경기대는 동수원IC 바로 밑에 있거든요. 접근성이 좋죠. 또 아주대는 기숙사가 4인실이에요. 시설도 낙후돼 있고요. 경기대 기숙사는 민자로 지은 신식이에요. 경기대는 방마다 화장실이 있어요. 자가격리하는 이들한테는 좋겠지요.”
 
  — 이번 기숙사 사태를 보고 느낀 점이 있나요.
 
  “저도 경기도민이에요. 일 처리를 시원시원하게 하는 것은 좋은데, 행정가는 ‘절차’ ‘과정’이라는 걸 지켜야 하잖아요. 경기대는 사립대예요. 국립대가 아니잖아요? 이번 기숙사 사건은 민주적이지 못하다고 생각합니다.”
 
  — 좀 더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학생들과의 협의는 없었다’는 점을 꼭 말하고 싶어요. 학생들이 만만한가 봐요. 많은 학생이 분노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목소리를 낼 순 없어요. 신상이 유출될까 두렵기도 하고, 어차피 싸워봤자 이길 수 없다고 생각하니까요. 기숙사를 점거하면 될 텐데, 우리가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잖아요? 학생들에게 기숙사는 집이에요. 학생들은 이재명 지사의 진정한 사과를 원해요.”
 
  — 젊은층 사이에선 이 지사가 인기 있지 않나요.
 
  “시원시원하게 일 처리해서 좋아들 했죠. 그런데 많은 학생이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이런 분이 대통령이 되면 큰일 나겠다’고 했어요.”
 
 
  “좋아하던 학생들도 많이 돌아섰어요”
 
경기도 수원시 경기대학교 생활치료센터 상황실. 사진=뉴시스
  경기대 학생 D씨는 “경기도가 학생을 상대로 언론플레이(여론몰이), 여론전을 펼친 것에 대해 학생들은 불쾌해한다”고 했다.
 
  “학생들이 반발한 이유는 왜 사립대인 경기대를 아무 협의도 없이 쓰냐는 겁니다. 학생들이 항의하니 그제야 이 지사가 기숙사로 찾아왔어요. 학생들 분위기는 ‘(이 지사가) 찾아오고, 찾아오지 않고를 떠나 많이 실망스럽다’였어요. ‘위선적이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죠. 이 지사를 좋아하는 학생들과 불만을 가진 학생들끼리 설전도 오갔어요.
 
  살던 곳에서 갑자기 쫓겨나게 된 학생들은 위험에 노출된 거잖아요. 억울하고 불안할 것 아닙니까. 당연히 반발하고 항의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이후에 지사님이 계속해서 여론전을 했어요. 자신을 비판하는 내용은 ‘댓글 알바’로 매도하셨죠. 학생들의 비판적인 주장을 ‘가짜뉴스’라는 식으로 매도하니 학생들은 불쾌했죠.
 
  사전에 학생들과 협의만 했다면 이런 식으로 진행되지 않았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학생들도 상황이 상황인 만큼 충분히 이해하고 원만하게 넘어갔겠죠.
 
  추후 보상과 대책에 대해서도 이 지사님은 ‘필요한 게 있으면 말하라’는 식으로 말씀하셨지만, 당장 환불받아야 할 ‘9만원’부터 해서 구체적으로 이뤄진 것은 없어요.”
 
  — 젊은층은 이 지사에 대해 좋게 생각하지 않나요.
 
  “좋아하던 학생들도 많이 돌아섰어요.”
 
  경기대 학생 E씨는 이렇게 말했다.
 
  “기숙사를 이용하는 학생들은 경기도에 살지 않잖아요. 정치인 입장에서는 자기 표가 아니잖아요. 방학을 하면 학생들은 학교에 오지 않으니 잠잠해질 테고요. 기숙사가 원래 12월 19일 퇴거인데, 3일을 못 참고 그런 식으로 해야 했나 의문이 듭니다.”
 
  이재명 지사를 비판하는 내용의 유튜브 영상에 자신을 경기대생이라고 소개한 이가 댓글을 남겼다. 장문의 댓글 중 일부를 소개한다.
 
  〈경기대학교 기숙사에서 어제 강제 퇴소당한 지방 출신 학생입니다. 저희 학교에서 일어난 부당한 일들에 대해 더 많은 분이 알았으면 했습니다. 금요일(12월 11일)까지도 기숙사는 방학 추가 입사 신청을 받았습니다. 본인도 입사 신청을 금요일에 하고 (기숙사 측으로부터) 입금 확인을 받았습니다. 학생들은 일요일에 아무런 공지 없이 뉴스를 통해 (치료센터 전환을) 알게 됐습니다. 월요일(14일) 도지사 방문은 학생들과의 면담 목적이 아니었습니다. 학생들이 지나가는 분을 잡고 대화 요청한 것이고, 정규(식) 계약 기간인 19일까지의 거주 보장을 요청하였으나 16일 16시까지 퇴사하라는 공지를 받게 됐습니다.
 
  15일 정오까지를 기한으로, ‘대체숙소에 거주할 것이냐’는 설문조사를 하였지만 이때 대체숙소에 대한 정보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설문조사 후 뜬 공지에서 알게 된 대체숙소는 교통 불편한 한 연수원(보훈연수원)이었고, 아직 시험이 끝나지 않은 학생들은 책상과 의자도 없는 대체숙소에서 불편을 겪으며 시험 준비를 했습니다.
 
  학생들은 일요일에 뉴스를 통해 소식을 접하였고, 불과 3일 만에 기숙사 거주권을 잃게 됐습니다. 사전 동의나 공지 없이 이번 일이 진행된 것이 굉장히 당황스럽고, 저와 주변 기숙사생들은 하루이틀 만에 새 방을 구하고 머물 수 있는 친척 집을 수소문하고, 본가로 돌아갈 기차나 비행기 표를 구해야 했습니다.〉
 
  경기도는 “생활치료센터에 수용할 수 있는 인원은 약 1500명이며, 지난 1월 12일을 기준으로 631명이 지내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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