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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진단

조두순 출소로 돌아본 아동 性범죄자 실태

피해자가 가해자 피해서 떠나야 하는 사회

글 : 정광성  월간조선 기자  jgws89@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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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동 성범죄자들과 함께 살아가는 주변인들의 사정
⊙ 솜방망이 처벌로는 아동 성범죄 예방 불가능
⊙ 해외 아동 성범죄자들은 사형·무기징역 등 重罰
형기를 마치고 출소한 아동 성범죄자 조두순이 2020년 12월 12일 오전 경기도 안산시 법무부 안산준법지원센터에 들어가고 있다. 사진=조선DB
  2020년 12월 12일 초등학생을 납치해 성폭행을 저지른 조두순이 12년 복역 생활을 마치고 출소했다. 조두순이 출소하자 여론은 들끓었다. 12월 12일 새벽 조두순이 출소하는 교도소 앞은 항의하는 시민으로 장사진을 이뤘다. 특히 조두순 거주지 주민들은 전국을 들끓게 한 극악무도한 성범죄자의 출연에 치를 떨었다. 그들은 당시 악몽이 재연될지 모른다는 우려에 불안감을 호소했다. 재범에 대한 공포 때문일 것이다.
 
  조두순(당시 56세)은 2008년 12월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한 교회 입주 상가건물 화장실에서 8세(나영이) 초등학생을 성폭행해 징역 12년을 선고받았다. 2020년 조두순 출소 한 달 전부터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조두순의 출소를 막아달라는 국민청원이 봇물 터지듯 쏟아졌다. 최근 조두순 관련 국민청원만 6000건을 훌쩍 넘었다.
 

  그만큼 조두순의 출소로 인해 국민은 불안에 떨고 있다는 증거다. 나영이의 가족은 조두순을 피해 다른 지역으로 이사했다. 이 과정에서 정부와 지자체의 피해자 보호가 미흡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아동 성범죄자는 늘지만 구속 처벌은 ‘솜방망이’
 
  ‘나영이 사건’ 이후 해마다 아동 성범죄가 늘어나고 있지만, 정부는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2020년 10월 8일 경찰청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양기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19년까지 3년간 3912건의 아동 대상 성범죄가 발생했다. 연도별로는 2017년 1261건, 2018년 1277건, 2019년 1374건으로 집계돼 증가 추세를 보인다.
 
  지역별로는 경기도가 가장 많았다. 경기도에서는 2017년 287건, 2018년 314건, 2019년 387건으로 지난 3년간 988건이 발생해 전체의 25.2%를 차지했다. 서울과 경남이 각각 585건과 275건으로 뒤를 이었다.
 
  피해자 증가에도 아동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에 대한 구속 비율은 감소하고 있다. 법무부 자료에 따르면 13세 미만 미성년자 대상 성폭력 사범에 대한 구속 비율은 2015년 19.7%, 2016년 16.2%, 2017년 15.5%, 2018년 15.2%, 2019년 13.9%로 점점 낮아졌고, 2020년 상반기에는 12.2%였다.
 
  가해자 처벌 역시 지지부진하다. 대법원에 따르면 피해자가 13세 미만 미성년자인 성폭력처벌법 위반 사건 1심 선고 결과 실형 비율은 2015년 38.9%, 2016년 42.7%, 2017년 44.6%로 증가했다가 2018년 41.2%, 2019년 41.8%로 감소했다.
 
  익명을 요구한 김모 경장은 “최근 들어 미성년자 대상 성폭력 사건이 계속 증가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범죄자를 검거해서 검찰에 송치하면 여러 이유 등으로 기소되지 않거나 무죄로 풀려나는 경우가 있다”며 “경찰에서 아무리 강력한 조치를 내놓는다고 해도 기소가 되지 않으면 경찰도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국내 대형 법무법인에서 일하는 윤 모 변호사는 “과거보다 이 같은 아동 성범죄자들에 대한 처벌은 계속 강화되고 있다. 예를 들어 조주빈 같은 경우 과거엔 40년씩 처벌을 안 했을 것이다”며 “그래도 아직 부족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의 가장 큰 문제점은 심신미약이라는 구멍이 있다. 술을 마시고 기억이 없었다든지 심신미약 상태에서 범행을 저지르게 되면 감형이 되니까 범죄자들은 이를 악용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조두순 재범 우려 커… 인근 주민들 공포
 
아동 성범죄자 조두순이 12년 형기를 마치고 출소한 2020년 12월 12일 아침, 서울 구로구 서울남부교도소 입구에서 조두순의 출소를 반대하는 집회 참가자들과 이를 저지하려는 경찰이 엉켜 있다. 사진=조선DB
  2017년 진행된 한국심리과학센터의 조두순 사건 분석 자료에 따르면, 조두순은 나영이 사건을 제외한 1970년(만 18세)부터 2006년(만 54세)까지 총 17건의 범행을 저질렀다. 이는 평균 2년에 한 번꼴로 범행을 한 셈이다. 죄명별로 보면 폭행 14건, 절도 2건, 성폭행 1건이다(선고결과 구분 기준, 징역형 6회·벌금형 8회·소년보호사건 2회·기소유예 1회).
 
  이수정 경기대 교수는 당시 조두순에 대해 사이코패스로 결론 내렸다. ▲죄책감, 공감능력 부재 ▲장기적인 목표 부재 ▲기생적인 생활방식 등 정신병적 성향이 두드러진 점을 보여서다.
 
  실제 법무부 조사 자료에 따르면 조두순은 지문, 혈흔, 피해자의 증언 등 유력한 증거가 있음에도 범행을 시종일관 부인하는 태도를 보였다. 조두순은 당시 검찰 조사에서 “60이 다 돼서 파렴치범으로 몰려 고개도 못 들고 다니겠다” “기억에 없는 일이다” “(변태성욕자로 유도하는 질문이) 못마땅스럽다”면서 범행을 부인했다. 강간통념척도 검사를 한 결과, 성폭행에 대한 왜곡된 신념은 드러나지 않았는데 일부러 방어적으로 검사에 임하면서 평가 점수를 낮게 하려는 치밀함도 보였다.
 
  이처럼 대부분의 지표는 조두순의 재범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정신병질 및 한국성범죄자위험성 평가 등 조사 결과 조두순의 범행 패턴상 특징은 ▲음주상태에서 ▲혼자 ▲잘 모르는 사람과 시비가 붙어 ▲자신의 분노와 좌절감을 타인에게 공격적 방식으로 표출한다고 분석됐다.
 
  이에 따라 만 8세 여아에 대한 범행에 대해 죄질이 극히 불량하고, 알코올 중독 및 행동통제력 부족으로 범죄유발 가능성이 많고, 재범 위험성 평가도 높게 예측돼 시설 내에서 처우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됐다. 또 형 집행 종료 후에도 일정기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을 고려해야 한다고도 분석됐다.
 
  법무부는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에 이어 전담보호관찰관을 지정했다. 외출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재택감독 장치도 설치한다. 검찰은 조두순에 대해 음주금지와 피해자 및 아동보호시설 접근금지, 심야시간대 외출제한 등도 신청했다. 법원은 12월 15일쯤 해당 사안에 대한 결론을 낼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도 조두순 거주지 인근에 방범초소를 설치해 24시간 운영하고 방범용 폐쇄회로(CC)TV도 설치했다. 그럼에도 조두순의 재범에 대한 주민 불안은 상쇄되지 않는 모양새다.
 
 
  “우리도 이사 준비하고 있다”
 
  현재 조두순은 출소 후 아내가 사는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에 거주하고 있다. 조두순이 출소하기 전 조씨의 아내는 과거 살던 마을을 떠났다. 하지만 멀리 가진 못했다. 불과 2.8km 떨어진 곳으로 집을 옮겼다. 기자는 조두순 출소 며칠 전 그가 살던 마을을 찾았다. 그곳은 과거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을 만큼 변해 있었다. 하지만 그곳 주민들은 과거 조두순의 만행을 잊지 못했다.
 
  그곳에서 10여 년 편의점을 운영하는 A씨는 “그때만 생각하면 아직도 화가 난다. 당시 내 딸은 중학생이었다. 딸 가진 부모로서 정말 참을 수 없었다”며 “그런 극악무도한 ×들은 사회로부터 격리시켜야 하는데 왜 다시 사회로 돌려보내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나영이네 가족과 친분이 있는 한 아주머니는 “이게 말이 되느냐. 피해자 가족이 가해자를 피해서 다른 곳으로 가야 하는 사회가 정상적이라고 생각하느냐”며 “정말 대한민국이 이렇게까지 정의가 없는 나라인지 몰랐다”며 울분을 토했다.
 
  7세 여아를 키우는 B씨는 “조두순이 나온다는 얘기를 듣고 우리도 이사를 준비하고 있다”며 “그들(조두순 가족)이 이사했지만 2km 정도 (떨어진) 거리다. 걸어서 30~40분 사이 거리에 산다는 것 자체가 끔찍한 일이다”고 말했다.
 
  조두순이 살던 마을 주민들 대부분은 조씨가 범죄를 다시 저지를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었다.
 
  해당 마을에서 치킨집을 하는 C씨는 “조두순은 절대로 반성을 안 하고 있을 것이다. 사건 당시에도 자기는 죄가 없다고, 기억이 안 난다고 하던 ×이다”며 “자기 잘못을 모르면 또다시 반복하게 되는 법”이라고 말했다.
 
 
  조두순 어린 시절부터 범죄 저질러
 
  조두순이 출소하자 과거 그의 행적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조씨는 10세 때 아버지가 숨지면서 경제적으로 어려워지자, 6학년 때 학교를 그만둔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금품 갈취 등 범행으로 소년원에 수용되기도 했다.
 
  조씨는 소년원 수용 당시 어머니마저 숨지자 20대 중반에 상경해 구두닦이 등으로 생활했다. 이후 수십여 명의 여성과 동거를 반복해오다가 1983년 성인 여성을 폭행・강간한 죄로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그는 대부분 음주 상태에서 행동통제력을 상실하고 분노나 좌절감, 충동적, 공격적 방식을 표출하면서 수차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음주 상태에서는 자제력을 잃고 타인과 시비가 붙을 경우 폭력 범행을 일삼은 것이다. 실제 17건 범행 중 폭력이 대다수를 차지했다.
 
  조두순은 알코올 중독 및 행동통제력 부족으로 범죄유발 가능성이 상당히 많고, 재범위험성(한국성범죄자위험성 평가척도, KSORAS) 결과도 총점 17점으로 높음 수준으로 분석됐다. 그러다 2008년 12월 초등학생을 성폭행해 1심에서 징역 12년을 선고받았다.
 
  조두순은 재판에 이르러 “술에 취해 기억이 없다”면서 심신미약 등을 이유로 계속해서 범행을 부인했다. 또 1심 선고를 앞두고 6건의 탄원서와 2건의 변론요지서, 1건의 변론재개요지서 등 9건을 제출했다. 최초 4건의 탄원서에는 강간상해를 저지를 만한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가, 추후에는 술에 취해 범행 현장에 간 사실이 없다거나, 기억이 없다는 취지로 의견을 제출했다. 1심은 조두순이 “술에 취해 심신미약 상태였다”는 주장을 받아들여 이같이 형을 선고했다.
 
  그러나 조두순은 “형이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면서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했고, 2심에 이어 상고심까지 기각당해 1심 형이 확정됐다. 당시 2008년 6월 법 개정에 따라 13세 미만의 미성년자에 대한 강간상해죄는 무기징역도 적용 가능했다. 이로 인해 당시 논란이 불거졌다.
 
  교도소 복역 중 취득한 양제기능사 2급 자격을 활용해 세탁소를 운영하겠다고도 했지만, 실현 가능성은 보이지 않았다. 그는 20~30대에는 구두닦이로 5~6년가량 생활했다. 30대 후반 이후에는 건축현장 일용직으로 일해왔으나, 음주 등 무절제한 생활습관, 빈번한 교도소 수감 등으로 직업을 유지하지 못했다. 한량처럼 지내면서 38세에 결혼한 아내에게 경제적으로 줄곧 의존하며 생활해왔다.
 
  조두순은 특히나 알코올 중독을 의심할 수준으로 문제를 드러냈다. 성격적으로 화가 나는 상황에서 자신의 감정을 적절히 통제하는 능력이 부족하고 쉽게 자제력을 잃었다. 그 감정을 공격적 형태로 표출했다. 그의 아내는 조두순이 TV를 보다가도 마음에 들지 않는 연예인이 나오면 TV를 향해 욕설을 내뱉었다고도 했다.
 
 
  서울 곳곳에서 성범죄자들 버젓이 다녀… 처벌할 근거 없어
 
  아동 성범죄자는 조두순뿐만이 아니다. 전국 곳곳에 제2, 제3의 조두순이 활보하고 있다. 서울만 해도 성범죄자들은 아무런 제약 없이 거리를 활보하고 다닌다.
 
  미성년자 성폭행 및 강제추행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은 그룹 룰라 출신 가수 고영욱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활동을 재개해 논란이 됐다. 고씨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미성년자들을 연예인으로 키워주겠다고 유혹해, 서울에 있는 자신의 오피스텔과 승용차 등에서 미성년자 3명을 총 5차례 걸쳐 성폭행하거나 강제추행한 혐의로 징역 2년 6개월 전자발찌 부착 3년, 정보공개 5년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8년이 지나 태연히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런 과정에서 아무런 제약도 없었다. 우리나라 법제도로는 고씨를 막을 수 없다는 것이 맹점이다.
 
  이 밖에도 서울 시내 곳곳에 미성년자 강제추행 및 성폭행으로 징역을 살았지만, 전자발찌도 부착하지 않고 거리를 활보하는 이들도 있다.
 
  서울 강서구에 사는 강모씨는 2017년 9월 인천 부평구에서 13세 미만 여자 청소년을 강제추행하여 징역 2년 6개월, 집행유예 4년, 신상정보공개 및 고지 명령 4년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4년이 지난 현재 인근 주민들은 강씨에 대해 아는 이가 별로 없었다.
 
  강씨 집 인근에 사는 한 중학생은 “그런 사람이 이 동네에 살고 있는지 몰랐다”며 “같은 동네에 산다는 게 소름이 돋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이는 “최근 강씨를 본 적이 있다”며 “아무렇지 않게 동네를 오가는 것을 목격했다. 그때 너무 놀랐다. 정말 불안해서 살 수가 없다”고 증언했다.
 
  물론 한 번 범죄를 저질렀다고 해서 또다시 똑같은 행동을 한다는 보장은 없지만, 가능성은 일반인들보다 높은 것이 사실이다.
 
  서울 강동구에도 이와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미성년자를 성폭행한 범인이 사는 동네에 거주하는 30대 여성은 “그 사람이 범죄를 저지르고 나서 집에 신상고지서가 날아왔다. 그런데 몇 년이 지난 최근 그 사람을 우연히 보게 됐다”며 “그 사람을 보는 순간 나도 모르게 긴장이 되어 움직일 수 없었다”고 말했다.
 
 
  아동 성범죄 해외 사례 살펴보니… 영국·스위스 종신형
 
  우리나라 형법 제305조는 ‘13세 미만의 사람에 대하여 간음 또는 추행한 자는 강간(3년 이상의 유기징역), 유사강간(2년 이상의 유기징역), 강제추행(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의 벌금) 등으로 처벌한다’고 규정되어 있다.
 
  그러나 2012년 대법원 발표 자료에 따르면 아동 성범죄 평균 형량은 5년 2개월에 그쳤다. 사실상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반면 해외 경우는 어떨까. 중국과 이란은 14세 이하 어린이에게 성폭력을 가할 경우 ‘사형’이 집행된다. 중국은 공개처형을 원칙으로 한다. 또한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는 아동 성범죄자에게 태형을 실시한다. 태형은 사람이 죽기 직전까지 때리는 형벌이다.
 
  캐나다는 아동 성범죄자에게 화학적 거세를 통해 성욕을 억제시켜 재범을 미리 방지한다. 미국은 최소 징역 25년에서 사형까지 선고한다. 특히 신상공개 처분을 받은 성범죄자의 여권에 범죄자임을 표시하기도 한다.
 
  이 밖에 프랑스는 최소 징역 20년, 영국은 무기징역, 스위스는 종신형을 선고하는 등 해외 많은 국가가 아동 성폭력에 대한 단호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조두순 출소를 계기로 최근 국내서도 아동 성범죄자들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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