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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밀추적

옵티머스와 이스타항공, 박 모 변호사의 상관관계

잠적한 박 변호사(前 이스타항공 사내이사)는 김재현(前 옵티머스 대표)을 왜 ‘惡意의 취득자’라고 했나?

글 : 조성호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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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 변호사 측 ‘사실확인서’ ‘주식인도 청구소송’ 판결문, 이혁진 ‘고소장’ 분석
⊙ 김재현, 박 변호사가 담보로 제공한 이스타항공 주식 20만 주의 성격 알고 있었나?
⊙ ‘펀드하자치유문건’에 등장하는 홍모씨, “김재현, 박 변호사에게 총 23억원 대여”
⊙ 이혁진이 김재현 고소한 이유 중 하나는 박 변호사가 경영에 관여하던 업체 ‘코디’ 때문
⊙ 박 변호사, 2001년 ‘아이러브스쿨’ 기업사냥했다는 의심받아
이스타항공 본사.
  이스타항공 주식이 김재현(구속) 옵티머스자산운용(옵티머스) 대표에게 넘어간 사실이 알려지자, 그 과정에 개입한 김재현 대표의 지인이자 이스타항공 창업주 이상직(李相稷·전 민주당·현 무소속) 의원의 전주고(高) 동창 박 모 변호사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민사재판에서 드러난 사건의 단면
 
  옵티머스와 이스타항공, 그리고 박 변호사가 얽힌 주식 거래는 얼마 전 민사재판을 통해 그 단면이 드러났다.
 
  지난 7월 17일 서울남부지법 민사 11부(이유형 부장판사)는 이스타항공 최대 주주인 이스타홀딩스가 화장품 용기 제조 및 판매 업체 ‘코디’를 상대로 이스타항공 주식 40만 주를 돌려달라는 취지로 낸 ‘주식인도 청구소송’에서 원고 패소(敗訴) 판결했다. 박 변호사는 코디사(社) 사내이사와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이에 대해 이스타홀딩스 측은 “박 변호사에게 주식을 매각할 권한이 없는 것을 코디가 알면서도 주식을 사들였고 다시 이를 매각한 것은 위법하다. 주식을 처분하고 얻은 약 41억원 중 20억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코디가 주식을 사들이는 과정에서) 악의(惡意) 또는 중(重)과실이 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관련 증거가 부족하다”는 취지로 이스타홀딩스의 요구를 모두 기각했다. 박 변호사는 이스타항공 사내이사와 코디사의 사내이사·대표이사를 역임했다.
 
  여기엔 ‘숨은 이야기’가 하나 더 있다. 박 변호사가 보관하고 있던 이스타항공 주식 20만 주를 김재현 전 옵티머스 대표에게 담보로 제공한 뒤, 김재현 대표가 박 변호사에게 15억원을 대여한 사실이다. 즉 박 변호사와 그와 관련 있는 회사가 이스타항공 주식을 담보로 돈을 대여한 것이다.
 
  최근 사모펀드 사기 사건으로 논란을 빚고 있는 옵티머스, 전 여당 의원이 실소유주였던 회사가 얽힌 소송은 세간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게다가 핵심적인 키(key)를 쥐고 있는 박 변호사는 현재 해외 도피 중이다.
 
 
  이스타홀딩스가 이스타항공 최대 주주가 된 과정
 
이스타홀딩스가 이스타항공 주식 77만1000주(10%)를 담보로 ‘서래1호 조합’에서 80억원을 차용할 때 작성한 ‘금전 소비대차 계약서’. 이스타홀딩스는 이 돈에 20억원을 더 보태 이스타항공 최대 주주가 됐다.
  기자는 이스타항공(이스타홀딩스)과 박 변호사, 그리고 옵티머스 간 주식 거래를 매개로 어떻게 움직였는지 앞서 ‘주식인도 청구소송’ 판결문과 박 변호사 측이 이스타홀딩스에 제출한 ‘사실확인서’, 2017년 이혁진 전 옵티머스 대표가 김재현 대표와 양호 전 나라은행장을 상대로 제출한 고소인 의견서 등을 통해 자세히 살펴봤다.
 
  이 사건은 매우 복잡하다. 이를 최대한 쉽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스타홀딩스의 설립 배경과 이스타홀딩스가 이스타항공 최대 주주로 올라서는 과정부터 들여다봐야 한다.
 
  이스타홀딩스는 2015년 10월 30일 자본금 3000만원으로 설립됐다. 설립 당시 이상직 의원의 아들과 딸이 각각 66.7%와 33.3%로, 이 의원 자녀가 지분 100%를 보유한 회사였다.
 
  그로부터 두 달 후인 12월 31일, 이스타홀딩스는 이스타항공의 최대 주주인 새만금관광개발과 아이엠에스씨로부터 522만여 주(지분 68%)를 100억원에 사들여 이스타항공의 최대 주주가 됐다. 참고로 이 시기 아이엠에스씨의 대표이사는 이상직 의원의 형인 이○○씨였다.
 
  이스타홀딩스가 이스타항공 최대 주주가 되는 과정엔 사모펀드 ‘서래1호 조합’의 역할이 있었다. 이스타홀딩스는 그해 11월 10일, 이스타항공 주식 77만1000주(10%)를 담보로 ‘서래1호 조합’에서 80억원을 차용했고, 이 차용금을 담보로 매매예약을 체결했다. 또 이스타홀딩스는 다른 방법으로 20억원을 더 끌어왔다.
 
  이렇게 두 회사(새만금관광개발, 아이엠에스씨)가 보유하고 있는 이스타항공 지분을 인수하기 위한 돈 100억원(80억원+20억원)을 마련했고, 이스타홀딩스는 이스타항공의 최대 주주가 됐다.
 

  이와 별개로 2015년 11월 10일 있었던 이스타홀딩스와 ‘서래1호 조합’과의 거래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스타홀딩스는 ‘서래1호 조합’으로부터 80억원을 대여하면서 담보로 제공한 주식에 ▲동반매도 청구권(Tag-along) ▲사외이사 선임 청구권 ▲주식매수 청구권(Put-option) 등의 권리를 부여했다.
 
  동시에 이스타홀딩스는 이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기존의 매매예약 대상 주식이 아닌 추가로 이스타항공의 주식 77만1000주를 ‘서래1호 조합’에 담보로 제공했다. 이 과정에서 이스타홀딩스는 (매매예약 대상 주식이 아닌) 77만1000주에 에스크로(escrow·결제대금예치)를 걸었다.
 
  에스크로란 A와 B의 거래에서 제3자인 C가 등장해 주식과 거래대금을 맡아주고, 거래 조건이 모두 충족된 뒤에야 서로에게 거래대금과 주식을 넘겨주는 걸 말한다.
 
  구매자와 판매자 간 신용관계가 불확실할 때 서로가 직접 거래하지 않고 믿을 수 있는 제3자가 거래대금과 물건을 맡고 있다가 거래가 제대로 이뤄진 뒤에 구매자에게는 물건을, 판매자에게는 대금을 지급해주는 것이다. 일종의 ‘거래 사고’를 막기 위한 장치인 셈이다.
 
  그동안 주식시장에서는 에스크로를 담당하는 변호사나 법무법인이 임의로 주식을 처분하는 사고가 종종 있었다. 이 거래에서 박 변호사가 그런 경우라고 할 수 있다. 자신이 보관하고 있던 이스타항공 주식 77만1000주 중 일부를 김재현 전 옵티머스 대표에게 대여했기 때문이다.
 
  이 부분을 박 변호사의 ‘사실확인서’에서 그대로 옮기면 다음과 같다(수정액이 칠해져 판독이 불가능한 부분은 ‘…’으로 처리함).
 
 
  이스타항공 주식 담보로 48억원 빌린 박 변호사
 
박 변호사 측이 이스타홀딩스에 제출한 ‘사실확인서’. 이 문서엔 박 변호사가 자신이 보관 중이던 이스타항공 주식 77만1000주를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와 자신이 경영을 맡고 있던 코디사에 담보로 제공한 사실이 적혀 있다.
  〈(77만1000주 중) 200,000주에 대하여는 …자금에 상용하기 위하여(주식처분등기) 김재현에게 위 200,000주를 담보로 제공하고 15억원을 대여받았습니다. 위 김재현은 본인의 친한 후배로, 본인은 김재현에게 …사정을 설명하며 금전이 급하게 필요하다고 하여(주식처분등기) 이에 김재현이 흔쾌히 응하였고, 위 김재현은 옵티머스 자산운용사의 대표로, 담보제공동의서도 없었기 때문에 200,000주가 위 1.항의 에스크로 주식임을 (정상적인 소유권을 지닌 주식이 아닌 것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가운뎃줄은 삭제를 위해 박 변호사 측이 그은 것이다. 괄호 안에 적힌 ‘정상적인 소유권을 지닌 주식이 아닌 것을’은 지운 부분(‘위 1.항의 에스크로 주식임을’)을 새롭게 보충한 내용이다.
 
  요약하면, 박 변호사는 77만1000주 중 20만 주를 김재현 대표에게 담보로 제공한 뒤, 김대표는 박 변호사에게 15억원을 대여했고, 김재현 대표는 20만 주가 정상적인 주식이 아님을 알고 있었다는 뜻이다. 이는 김재현과 박 변호사가 비정상적인 주식 거래를 했음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이 밖에도 박 변호사는 자신이 보관하고 있던 이스타항공 주식 77만1000주 중, 40만 주를 담보로 제공해 33억원을 추가로 빌렸다. ‘사실확인서’의 관련 대목이다.
 
  〈본인은 …자금을 대여받기 위하여 위 에스크로 주식 중 400,000주를 …로 명의개서한 다음 본인의 …이 실질적으로 경영하(면서 인장을 들고 보관하)고 있는(사실 관계확인 要) 주식회사 …를 채무자로 내세워 2차에 걸쳐 위 400,000주를 담보로 제공하고 3,300,000,000원을 대여받았습니다.〉
 
  박 변호사가 40만 주를 담보로 제공한 회사는 앞서 언급한 ‘코디’였다. 박 변호사는 코디의 사내이사와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박 변호사가 이스타항공 주식 40만 주를 코디사에 담보로 제공할 때 그는 대표이사 직함을 갖고 있었다. 결국 박 변호사는 자신이 몸담고 있던 회사(코디)에 자신이 보관하고 있던 이스타항공 주식을 담보로 제공한 셈이다.
 
  박 변호사는 이스타항공 주식 77만1000주 중 60만 주(20만 주 + 40만 주)를 김재현과 코디사에 담보로 제공해 총 48억원(15억원+33억원)을 챙겼다.
 
 
  “김재현은 惡意의 취득자”
 
  박 변호사의 ‘사실확인서’에는 눈에 띄는 대목이 있다. 박 변호사가 김재현 대표를 ‘악의의 취득자’라고 표현한 부분이다. 김재현(옵티머스)에게서 주식 담보 제공을 대가로 15억원을 받은 박 변호사가 김재현을 왜 ‘악의의 취득자’라고 표현한 걸까.
 
  그 이유는 이스타홀딩스와 코디의 ‘주식인도 청구소송’ 판결문에서 찾을 수 있다. 여기서 악의는 우리가 관용적으로 말하는 악의(惡意)가 아닌 법률 용어로 해석해야 하는 ‘악의’다. 재판부는 해당 판결문에서 판례(대법원 2000.9.8 선고 99다58471 판결 등)를 근거로 ‘악의’를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악의’란 교부 계약의 하자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 경우, 즉 종전 소지인이 무권리자 또는 무능력자라거나 대리인이 흠결되었다는 등의 사정을 알고 취득한 것을 말하고….〉
 
  이 판결문에 옵티머스 관련 내용은 없지만, 이스타항공 주식 40만 주가 박 변호사에 의해 코디에 담보로 제공된 것처럼, 이스타항공 주식 20만 주 역시 박 변호사에 의해 김재현 대표에게 담보로 제공됐기에 서로 비슷한 맥락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재판부의 이 같은 설명은 ‘박 변호사-김재현(옵티머스)’ 주식 거래에도 적용할 수 있다. 그렇다면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는 박 변호사가 담보로 제공한 이스타항공 주식 20만 주가 문제 있음을 알고도 (담보로) 제공받았다는 뜻이 된다. 앞서 본 대로 박 변호사 측이 작성한 ‘사실확인서’ 역시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박 변호사가 왜 어떤 이유로 김재현 대표를 ‘악의의 취득자’로 표현했는지 현재로서는 알 길이 없다. 다만, 두 사람 사이에 금전 문제로 어떤 갈등이 있지 않았나 추정해볼 뿐이다.
 
 
  ‘김재현, 박 변호사에게 23억원 대여했다’는 진술
 
  김재현 전 대표와 박 변호사 간 거래는 이외에 또 있었다. 이는 ‘펀드 하자 치유 문건’에 등장하는 인물인 홍모씨의 ‘진술서’를 통해 드러났다. 홍씨는 이혁진(해외 도피) 전 옵티머스 대표의 고등학교 후배로, 자본시장에서 무자본 인수합병(M&A) 전문가로 알려진 인물이다.
 
  홍씨는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가 해외에서 농업을 하다 국내로 돌아왔을 때, 박 변호사를 김재현 대표에게 소개해준 것으로 알려졌다. 홍씨는 최근 한 엔터테인먼트 회사를 무자본으로 인수합병을 하는 과정에서 부당 이득을 챙긴 혐의로 구속됐다. 그는 2018년 9월 19일 김재현 대표가 금전 문제로 피소(被訴)된 어느 민사소송과 관련해 해당 재판부에 진술서를 제출했다.
 
  홍씨 진술서를 보면 김 대표는 박 변호사에게 앞서 언급한 15억원을 포함해 네 차례에 걸쳐 총 23억원 이상 대여해준 것으로 나타났다.
 
  진술서에서 홍씨는 “박 변호사는 2017년 8월 개인 자금이 부족한 상태였다. 이에 자금을 대여할 사람을 물색하던 중 박 변호사에게 김재현 대표를 소개했다”고 말했다. 그는 “2017년 8월 3일 김재현 대표가 운영하던 옵티머스가 박 변호사에게 15억원을 빌려주면 D사의 공동경영권을 받기로 하는 내용의 공동경영계약서를 작성했다”고 했다. 여기서 말하는 ‘D사’는 코디를 말한다.
 
  홍씨는 ‘박 변호사가 개인 자금이 부족했다’고 했다. 그 이유는 코디의 경영 상태가 어려워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2017년 4월, 이스타항공은 코디에 자사(自社) 주식을 담보로 제공하고 25억원을 빌렸다. 2015년까지 이스타항공 사내이사였던 박 변호사가 이때는 코디의 사내이사(2016년 11월 취임)로 재직하고 있었다.
 
  박 변호사가 코디에 합류한 이후, 코디는 사업영역 확대라는 명목으로 ‘항공기’ 관련 사업목적이 대거 추가됐다. 자금 거래에 이어 관련 사업 목적의 추가까지 이어진 셈이다. 당시 코디는 이스타항공에 빌려준 25억원을 포함해 총 104억원의 대여금 및 채권을 보유한 것으로 전해진다.
 
 
  김재현, 코디의 ‘구원투수’로 나섰지만…
 
  2017년 8월 11일, 코디는 ‘감사의견 거절’을 당해 상장폐지 위기에 놓였다. 감사의견을 거절한 영앤진회계법인은 코디에 대해 ‘선급금, 대여금 등에 대한 회수 가능성에 대해 충분하고 적합한 검토절차를 수행하지 못했다’고 의견을 밝혔다.
 
  이때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가 경영 상태가 어려워진 코디의 ‘구원투수’ 역할을 맡는다. 김재현 대표는 코디가 상장폐지 위기에 놓인 2017년 8월 25일, 자신이 최대 주주이자 대표이사인 ‘이피디벨로프먼트’를 앞세워 코디의 20억원대 유상증자 대상자로 참여하기로 한 것이다.
 
  김재현 대표가 이피디벨로프먼트를 통해 코디 경영에 나서려고 한 셈이다. 이보다 앞선 2017년 6월 18일, 김 대표는 이피디벨로프먼트를 통해 코디의 전환사채(CB) 10억원어치를 매입했다.
 
  같은 해 9월, 박 변호사는 코디 사내이사에서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김재현 대표에게 박 변호사를 소개해준 홍모씨는 이피디벨로프먼트의 사내이사직을 맡고 있었다.
 
  그러나 이피디벨로프먼트의 유상증자는 납입일이 연기(2017년 10월)됐다. 이스타홀딩스는 이스타항공이 25억원을 차입하면서 코디에 담보로 제공했던 이스타항공 발행 주식에 대한 처분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코디로서는 엎친 데 덮친 격이었다. 이피디벨로프먼트를 통한 김재현 대표의 ‘코디 20억원 유상증자’ 계획은 계속 표류했다.
 
 
  이혁진이 김재현 고소한 이유 중 하나는 코디社 때문
 
이혁진 전 옵티머스 대표가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와 양호 옵티머스 사내이사(전 나라은행장)를 상대로 낸 고소장의 일부. 이혁진 측이 김재현 대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원인 중 하나가 바로 코디社였다. 이혁진 측은 코디에 대해 “경영이 악화되어 사채 원금 회수가 불확실한 부실 가능 채권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그 와중에 김재현 대표가 소송에 휘말렸다. 2017년 12월 1일, 이혁진 전 옵티머스 대표는 횡령 및 배임 혐의로 김재현 당시 옵티머스 대표와 양호 옵티머스 사내이사(전 나라은행장)를 상대로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옵티머스 전·현직 대표가 송사(訟事)로 맞붙은 것이다.
 
  이혁진 측이 김재현 대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원인 중 하나가 바로 코디였다. 이혁진 측은 ‘고소인 의견서’에서 다음과 같이 밝혔다.
 
  〈피고소인 김재현과 양호는 옵티머스자산운용 주식회사(이하 ‘회사’라고 합니다)의 대표이사와 이사로서… 2017. 9. 8. 회사 자금 357,000,000원을 피고소인 김재현이 실질적으로 보유하고 있던 주식회사 코디의 무보증 전환사채(이하 이 사건 ‘전환사채’라고 합니다)를 매입하는 데 사용하였습니다. 피고소인 김재현이 대표이사이자 실제 사주로서 운영하고 있는 주식회사 이피디벨로프먼트 명의로 보유하고 있던 이 사건 전환사채를 회사가 직접 매입하면 문제가 될 것으로 여겨, 회사 직원인 김○○(부장) 명의로 넘긴 뒤, 회사에서 김○○로부터 전환사채를 매입하는 것처럼 가장(假裝)하였으나 실질적으로 김재현이 보유하고 있는 전환사채를 회사가 매입해주고 그 대가를 김재현에게 지급한 것입니다.〉
 
 
  코디, 담보로 받은 이스타 주식 처분
 
  이혁진 측의 주장을 간단히 요약하면, 김재현 대표는 자신이 실소유주인 ‘이피디벨로프먼트’ 명의로 보유하고 있던 코디의 전환사채를 ‘제3자’(옵티머스 직원 김○○)에게 넘겨 옵티머스 자금을 이용해 매입하려 했다는 것이다. 즉 김재현 대표가 전환사채 매입 자금으로 자신이 대표로 있는 옵티머스 자금을 동원하는 건 ‘배임’에 해당한다는 게 이혁진 측 주장이다.
 
  이혁진 측은 또 ‘고소장’에서 “최근 상장 회사 코디는 경영권 변동 및 불성실 공시 법인으로 지정되는 등 회사의 경영이 악화되어 사채 원금 회수가 불확실한 부실 가능 채권에 해당한다”고도 했다.
 
  이혁진-김재현 간 소송의 또 다른 원인은 경영권 때문이었다. 2017년 6월 금융감독원은 옵티머스에 대한 검사에 돌입했다. 옵티머스는 적정 자본금 미달로 문제가 되는 상황이었다. 금감원은 2017년 8월 24일부터 30일까지 옵티머스를 현장 실사(實査)했고, 그해 12월 20일 적기시정조치 유예 결정을 내렸다.
 
  비슷한 시기 김재현 대표는 다른 사건으로 구속돼 있던 이혁진 전 대표와 경영권 분쟁을 벌였다. 이혁진 전 대표 측 주장에 따르면, “김재현 대표는 금감원 검사의 원만한 해결을 이유로 대표이사 사임 등을 요구하며, 이 전 대표를 과거 ‘가(假)지급금 과다’ 등을 이유로 고소하겠다며 압박했다”고 한다.
 
  실제로 금감원은 검사에서 이혁진 전 대표의 ‘횡령 혐의’를 포착해 검찰에 통보했다. 지난 7월 금감원 관계자는 당시 상황에 대해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 검사는 이혁진 대표 시절 자기자본 유지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서 검사를 진행한 것”이라며 “이혁진의 횡령과 다른 제반 불법 사안에 대한 검사가 있었고, 검사 결과 횡령 위반으로 검찰에 통보한 사실이 있다”고 밝혔다.
 
  결국 이혁진 전 대표가 고소한 지 약 2개월 후인 2018년 2월 12일, 김재현 대표의 이피디벨로프먼트는 결국 코디의 유상증자에서 발을 빼 코디 인수는 무산됐다. 코디는 박 변호사가 코디의 대표이사를 사임한 2017년 12월 6일을 전후로 이스타항공으로부터 담보로 제공받은 주식을 처분했다. 코디가 처분한 주식의 행방은 현재 확인되지 않는다.
 
 
  분쟁 있었던 ‘아이러브스쿨’과 박 변호사
 
  이쯤 되면 옵티머스와 이스타항공을 오가며 등장하는 박 모 변호사의 실체가 궁금해진다. 박 변호사는 전주고와 고려대 법대를 졸업하고, 이후 여러 법무법인에서 일했다.
 
  박 변호사의 이름이 세간에 알려진 건 2001년 ‘아이러브스쿨’이라는 벤처 회사와 관련해서다. 아이러브스쿨은 온라인상에서 초·중·고 동창생을 찾아주는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로, 당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가입자가 한때 300만명을 넘을 정도였다.
 
  박 변호사가 아이러브스쿨과 얽힌 배경 역시 다소 복잡하므로, 간단히 요약하고자 한다.
 
  벤처 사업가 김영삼씨 등 4명이 공동 설립한 아이러브스쿨은 2000년 8월, ‘야후(Yahoo)’로부터 500억원 인수 제의를 받았다. 이때 김영삼씨는 아이러브스쿨의 미래 가치와 경영권에 대한 미련 때문에 많은 고민을 했다고 한다.
 
  그러자 아이러브스쿨에 10억원을 투자했던 E사의 정 모 사장이 김영삼씨에게 ‘야후와 비슷한 (인수) 가격으로 경영권까지 보장해준다’는 약속을 했다. 그 말을 들은 김영삼씨는 정 사장에게 주식을 판매하기로 결정한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E사는 김영삼씨 등 창업자 4명의 주식 16%를 81억원에 산 것으로만 보도됐다. ‘야후와 비슷한 수준으로 해준다’는 조건 치고는 가격이 너무 낮았다.
 
  알고 보니 창업자들과 정 사장 사이에 ‘이면계약’이 있었다. 정 사장이 창업자들의 주식 32%를 개인 명의로 160억원에 사기로 따로 약속한 것이었다. 이때 정 사장은 매각 대금을 2001년 1월과 3월에 나눠 주기로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정 사장은 지급기일이 되자 시장 상황이 어렵다며 재계약을 요구했다. 또 다른 창업자 임모씨 등에게는 2001년 6월 말에, 김영삼씨에게는 2002년 6월 말에 대금을 지급하기로 약속했다.
 
  또다시 만기일이 되자 정 사장은 1차 계약 만기대금 100억원 가운데 20억원만을 제시하면서 80억원을 2001년 10월 말로 지급일을 연기했다. 이 과정에서 창업자들은 E사의 50억원짜리 약속어음과 아이러브스쿨 지분을 질권(質權)으로 제공할 것을 제안했고, 정 사장 역시 그 제안을 수락했다.
 
  2001년 11월 1일 정 사장이 또 돈을 갚지 않자 창업주들은 E사의 약속어음을 은행으로 가져갔다. 그러나 은행에서는 ‘인감 상이(相異)’라는 이유로 이들에게 지급을 거절했다. E사의 법인 인감이 아니라 정 사장의 사용(私用) 인감이 찍혀 있었기 때문이다. 그때 이미 정 사장은 아이러브스쿨 주식을 F사 등에 모두 매각한 뒤 홍콩으로 잠적한 상태였다. 아이러브스쿨의 경영권은 E사를 통해 F사로 넘어가버렸다.
 
 
  ‘아이러브스쿨’ 주식 사들인 F사의 대표이사는 박 변호사
 
김영삼(사진)씨를 비롯한 아이러브스쿨 공동 창업자들은 아이러브스쿨을 인수한 박 변호사 역시 E사의 정 모 사장과 공범(共犯)이란 취지의 주장을 했다.
  아이러브스쿨 주식을 사들인 F사의 대표이사가 바로 박 변호사였다. 아이러브스쿨 창업자들은 정 사장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혐의로 형사 고발하는 한편, 아이러브스쿨을 인수한 박 변호사 역시 정 사장과 공범(共犯)이란 취지의 주장을 했다.
 
  김영삼씨는 그 근거로 F사가 인수한 아이러브스쿨 주식 가격을 예로 들었다. 박 변호사 아내가 대표로 있는 회사의 아이러브스쿨 주식을 다른 주식보다 3~4배 높은 주당 12만원에 인수했다는 것이다. 정 사장과 박 변호사의 공모(共謀) 없이는 불가능한 인수 가격이었다는 게 당시 김영삼씨의 주장이었다.
 
  당시 증권 시장에서는 “아이러브스쿨이라는 벤처 기업을 상대로 정 모 사장과 박 변호사가 기업사냥에 나섰다”는 의혹이 뒤따랐다. 박 변호사는 뚜렷한 범죄 혐의가 없어 별다른 법적 제재를 받지 않았다. 참고로 박 변호사와 정 사장 역시 전주고 동창이다. 박 변호사는 2001년 6월까지 E사에서 정 사장과 공동 대표이사를 지냈다.
 
  박 변호사는 앞서 ‘사실확인서’에서 확인한 대로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를 ‘친한 후배’라고 밝혔다. 박 변호사는 이상직 의원과는 고교 동창이다. 김재현 대표와 이상직 의원의 관계에 대해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이 의원은 김 대표라는 사람과 일면식도 없다. 이 사안은 박 변호사가 주식을 무단으로 팔아넘긴 횡령·사기 사건이며 이스타항공과 이스타홀딩스는 피해자일 뿐”이라는 취지로 해명했다.
 
  박 변호사는 해외로 도피해 ‘기소 중지’된 상태다. 48억원을 챙긴 그는 어디로 사라진 걸까. 그는 옵티머스뿐 아니라 파산 직전에 몰린 이스타항공의 내부 사정에 대해 잘 알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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