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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에 있는 옵티머스 쌍둥이 법인의 실체

사기판매·정관계 로비 의혹 / 옵티머스의 사실상 美 지사, LA 한인타운 근처서 영업

글 : 최우석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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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美 옵티머스, 오너스톤 컨설팅으로 社名 바꾸고 여전히 영업
⊙ 사실상 옵티머스 미국支社로 보이는 오너스톤 컨설팅 대표는 양호 전 나라은행장
⊙ 韓 옵티머스가 검찰로부터 무혐의 받은 날 ‘옵티머스’로 이름 바꾼 美 옵티머스
⊙ 먼지처럼 사라진 4100억원의 행방, 美 옵티머스가 쥐고 있나?
⊙ 옵티머스의 ‘펀드 하자 치유’ 문건의 진실성에 주목
⊙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 문건에 나온 옵티머스와 남동발전 사이의 수상한 계약 사실 밝혀내
  사기판매 및 정관계 로비 의혹을 받는 한국 옵티머스자산운용(이하 옵티머스)의 ‘쌍둥이 기업’으로 볼 수 있는 법인 회사가 미국에서 여전히 영업 중(지난 10월 21일 현재)인 것으로 밝혀졌다. 옵티머스 펀드 사기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은 해외 공조 수사를 검토하는 등 이 법인을 주목하고 있다. 옵티머스 간부들이 이곳을 통해 자금을 빼돌렸을 가능성이 큰 탓이다.
 
 
  2006년 5월 유니 홀딩스 세운 양호 전 행장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이 코트라(KOTRA)로부터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06년 4월 14일 P씨는 로스앤젤레스 코리아타운 부근에 ‘유니 홀딩스(UNI Holdings Corporation)’를 설립한다. 그런데 한 달도 안 된 5월 9일 유니 홀딩스는 ‘유니 홀딩스 크리스털 캐피탈(UNI Holdings Corporation Crystal Capatal, INC)’로 사명(社名)을 바꾼다. 대표자도 P씨에서 양호(YANG HO)로 바뀌었다.
 
  여기 대표자로 명시된 양호란 인물은 전 나라은행장인데, 옵티머스 회장 명함을 가지고 다니며 금감원을 상대로 로비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양 전 행장은 옵티머스 지분 14.9%를 가진 최대 주주다.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는 양 전 행장을 2017년 4월 한 금융업계 인물이 주도한 모임에서 만났다고 한다.
 

  김 대표는 과거 라오스에서 농장 개발 사업을 했다. 양 전 은행장에게서 ‘농업 분야 사업 투자를 준비 중’이란 말을 듣고 사업을 논의하며 가까워져 옵티머스 고문직을 제안했다고 한다.
 
  양 전 행장은 김 대표에게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를 소개해주기도 했다. 김 대표는 이 전 경제부총리에게 옵티머스 고문직을 부탁한 것으로 전해졌다. 2017년 말 금감원에 민원을 넣기 위해 김 대표가 고문이던 양 전 행장을 앞세워 이 전 부총리를 4~5차례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금감원장은 이 전 부총리의 경기고 후배인 최흥식씨였다.
 
 
  양호 전 행장은 누구?
 
한국 옵티머스 고문이었던 것으로 알려진 양호 전 나라은행장이 미국에 세운 ‘유니 홀딩스 크리스털 캐피탈’은 2019년 5월 22일 ‘옵티머스 자산(Optimus Asset USA, INC)’으로 이름을 바꿨다. 2020년 2월 한국 옵티머스 김재현 대표도 이곳의 임원으로 등록했다.
  김 대표가 만든 ‘펀드 하자 치유’ 관련 문건에는 “양호 고문님이 (김재현 대표에게) PEF(사모펀드) 설립을 제안, 진행을 검토”라고 써 있다. “양호 고문님으로부터 공공기관 매출채권 딜소싱(투자처 발굴)을 도와주도록 증권업계 종사자 유현권과 대부 업체를 운영하는 이동열을 소개받음”이라는 내용도 있다. 유씨와 이씨는 옵티머스 사건으로 지난 7월 구속 기소됐다. 《월간조선》이 입수한 통화 녹취록에는 양 전 행장이 2017년 김재현 대표의 금감원 상대 로비를 지원하는 내용이 다수 등장한다.
 
  이와 관련해 양 전 행장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옵티머스의 최대 주주가 아니고 경영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이혁진(전 옵티머스 대표)씨가 최근 한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주장한 연루설은 사실이 아니며 나는 이번 사건과 무관하다”며 “2018년 5월 이후 이 회사에는 비상근 고문으로만 일해왔고, 지분도 감자된 자본금 19억원 중 2%에 불과하다. 경영에 관여하지 않았기 때문에 펀드 판매에 대해서도 전혀 알지 못하다가 지난 6월 17일 환매 중단 사태가 발생한 이후 알게 됐다”고 주장했다.
 
  ‘유니 홀딩스 크리스털 캐피탈’은 2019년 5월 22일 ‘옵티머스 자산(Optimus Asset USA, INC)’으로 이름을 바꿨다. 지난 2월 한국 옵티머스 김재현 대표도 이곳 임원으로 등록했다. 유니 홀딩스 크리스털 캐피탈이 옵티머스 자산으로 사명을 바꾼 시기를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서울중앙지검장 재임 때인 2018년 10월 중앙지검 형사부는 한국전파진흥원의 옵티머스 관련 수사 의뢰를 접수했다.
 
  전파진흥원은 옵티머스 펀드의 첫 기관투자가였다. 전파진흥원은 옵티머스에 2017년 6월부터 2018년 2월까지 1060억원의 기금을 투자했다. 이 중 대신증권이 830억원, 한화증권이 230억원을 차례로 판매했다. 당시 자본 미달 상태였던 옵티머스는 전파진흥원 투자를 마중물 삼아 시장에서 퇴출당할 위기를 모면했다.
 
  하지만 옵티머스를 정상화하는 데 큰 역할을 했던 전파진흥원은, 2018년 10월 돌연 옵티머스와 대신증권에 대해 서울중앙지검에 수사를 의뢰한다. 당시 전파진흥원의 수사의뢰서를 보면 “대신증권에 기망당해 기관 자금을 편취당한 의혹이 있다”고 써 있다. 전파진흥원은 “원리금을 전액 회수해 손해는 없지만, 국가의 공적자금이 불법행위 도구로 사용됐을 가능성에 공공기관으로서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를 수사해달라고 요구했다.
 
 
  檢, 韓 옵티머스 무혐의 이유
 
  전파진흥원이 수사를 의뢰한 것은 옵티머스와 경영권 분쟁 중이던 이혁진 전 옵티머스 대표가 전파진흥원 감독기관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민원을 냈기 때문이다. 과기부는 전파진흥원에 수사 의뢰를 지시했다. 이런 이유로 검찰이 수사에 돌입했을 때 전파진흥원은 “더 이상 문제 삼지 않겠다”며 조사에 소극적이었다고 한다.
 
  당시 수사팀 관계자는 “당시 전파진흥원 관계자를 조사했는데 ‘과기부에서 수사 의뢰하라고 해서 한 거고 우리는 혐의가 뭔지 잘 모른다. 대신증권에서 이미 피해 금액 다 회수했다’고 진술했고, 금감원에서도 ‘이상이 없다’고 했다”고 밝혔다.
 

  당시 옵티머스자산운용 횡령 의혹 수사팀의 부장검사였던 김유철 원주지청장은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 글을 올려 “부실 누락 수사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당시 전파진흥원 감사실 관계자 등 직원 2명의 진술조서 내용을 일부 공개했다. 이들은 검찰 조사에서 “전파진흥원은 피해가 없고, 전파진흥원 자체 조사와 금감원의 2차례 조사에서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다”며 “서울 강남경찰서에서 동일 사안을 수사했는데 고소 각하 처리됐다”고 했다. 수사 의뢰 기관이 해당 수사를 할 필요가 없다는 취지로 검찰 측에 의견을 낸 것이다.
 
  김 지청장은 “이미 동일 내용 사건이 고소 취소로 각하 처리된 사정, 전파진흥원 직원의 진술 등에 비춰 자산운용사 관계자들의 내부 분쟁에서 비롯된 민원 사건으로 파악됐다”고 했다.
 
 
  무혐의 처분된 날 옵티머스로 社名 변경
 
美 옵티머스는 지난 6월 한국에서 옵티머스 환매 중단 사태가 터지고, 관련자들이 구속되자 8월 5일 ORNERSTONE CONSULTING, INC(오너스톤 컨설팅)으로 이름을 바꿨다. 사명은 여러 번 바뀌었지만, 대표자는 양호 전 행장으로 변함없었다.
  검찰은 2019년 5월 22일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공교롭게 무혐의 처리된 날 ‘유니 홀딩스 크리스털 캐피탈’은 ‘옵티머스 자산’으로 사명을 바꿨다. 한국 옵티머스와의 연결성을 강화하기 위한 장치인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미국의 투자자들에게 우리는 요즘 한국에서 ‘핫’한 투자회사인 옵티머스 자산의 해외 지사(支社) 격으로 보면 된다며 투자금을 모았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옵티머스가 펀드 사기로 빼돌린 투자금 일부가 미국의 옵티머스 자산으로 흘러 들어갔을 것이란 추론도 가능하다.
 
  미국의 옵티머스도 한국 옵티머스와 비슷한 행태로 운영했을 가능성이 크다. 다만, 수사기관이 아니고서는 사실 확인이 불가능하다.
 
  미국 증권거래 위원회 규정에 따르면, 개인 소유 기업은 재무 및 운영 정보를 공개할 의무가 없기 때문이다. 미국의 기업정보를 제공하는 민간 디렉터리인 ‘D&B Hoovers’ ‘Reference USA’ 등을 통해 미국 옵티머스 자산의 재무 및 운영 정보를 파악하려 했지만, 미국 옵티머스는 자료를 공개해놓지 않았다. 어쨌든 미국 옵티머스는 지난 6월 한국에서 옵티머스 환매 중단 사태가 터지고, 관련자들이 구속되자 8월 5일 ‘오너스톤 컨설팅(Ornerstone Consulting, INC)’으로 이름을 바꿨다. 사명은 여러 번 바뀌었지만, 대표자는 양호 전 행장으로 변함없었다.
 
  오너스톤 컨설팅은 지난 11월 6일 기준, 영업(ACTIVE) 중으로 확인됐다. 이철규 의원은 “오너스톤 컨설팅 대표는 양호 전 행장인데, 그는 한국의 옵티머스자산운용과도 연결돼 있는 인물인 만큼 두 회사(오너스톤 컨설팅과 한국의 옵티머스자산운용)가 밀접한 관계에 있을 가능성이 크다”며 “옵티머스가 자금을 빼돌린 게 사실이라면 오너스톤 컨설팅을 통했는지 파악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韓 옵티머스 사건 터지자 오너스톤 컨설팅으로 이름 바꿔
 
  오너스톤 컨설팅이 옵티머스의 자금세탁 창구로 사용됐을 수도 있다는 의심이다. 미국의 유니 홀딩스 크리스털 캐피탈이 옵티머스 자산으로 이름을 바꾼 2019년 5월 22일부터 오너스톤 컨설팅으로 또다시 개명한 2020년 8월 사이 한국의 옵티머스는 안정적인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하겠다며 투자금을 끌어모았다. ‘매출채권’이라는 것은 물건을 외상으로 팔고 받은 약속어음을 말한다. 한국전력공사, 한국가스공사 등 회사가 망할 것이란 걱정을 안 해도 되는 공공기관에서 발행한 매출채권에 투자하겠다고 하니 투자자들이 몰렸다.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인데도 불구하고 ‘만기 1년 미만’에 ‘연 3%대 수익’을 보장하겠다고 하니 지난 3년간 2조원이 넘는 투자금이 모인 것이다. 그런데 알고 보니 옵티머스는 이 투자금을 공공기관 매출채권을 사들이는 데 쓴 것이 아니라 자신들과 관련 있는 ‘비상장 민간기업의 사모채권’을 사들였다.
 
  민간기업 채권도 공모채권이 있고 사모채권이 있는데, 공모채권은 금감원에 증권 신고서를 제출하고 50인 이상의 투자자에게 발행되는 채권이다. 사모채권은 50인 미만의 소수 한정된 투자자를 대상으로 발행되는 채권이다. 옵티머스는 그렇게 지난 3년간 2조원을 모았다. 그러나 공공기관 매출권에 투자한다고 해놓고, 실제로는 비상장 기업 사모채권에 투자했다가 막대한 손실을 본 ‘대범한 사기’를 저지른 게 발각되어, 1조5000억원은 투자자들에게 돌려줬다. 남은 5200억원 중 1056억원은 환매가 연기된 상태고, 4100억원은 상환이 어렵다고 보고 있다. 쉽게 말해 투자자들은 5200억원을 돌려받지 못하게 됐다는 이야기다.
 
 
  흔적 없이 사라진 4100억원, 美 옵티머스 통해 빼돌렸나?
 
2020년 11월 10일 대신증권라임펀드 피해자연대 회원들이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금감원 제재심의위의 공정한 결정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상환이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 4100억원은 흔적이 없이 사라졌다. ‘자금의 꼬리표’를 파악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지적이다. 금융 당국 전문가는 “이들이 바보라 비상장 기업 사모채권에 투자한 것이 아니다. 자금을 빼돌리기 위해 문제 있는 사업장에만 투자한 게 아니냐는 의심이 든다”고 했다. 일부러 돈을 빼돌려 어딘가 다른 목적을 위해 거대 자금을 마련했을 수도 있다는 의심이다. 결국 이 거대 자금을 미국 옵티머스를 통해 빼돌린 것 아니냐는 것이다.
 
  중산층과 서민 등골을 빼먹는 사기를 저지른 한국의 옵티머스는 2017년 6월 앞서 있던 회사 이름을 바꿔 새로 출범했다. 당시 대표는 이혁진이었다. 이 전 대표는 2009년 ‘에스크베리타스’라는 자산운용을 세웠다가 2015년 AV자산운용으로 사명을 바꿨다. 2017년 6월 이 전 대표의 개인 횡령 혐의가 드러나면서 2017년 7월 사명을 다시 옵티머스로 바꾸고 대표이사도 김재현으로 교체했다.
 
  이혁진과 김재현은 사이가 틀어진 상태다. 2017년 12월 이 전 대표는 김 대표를 횡령배임 혐의로 검찰 고소까지 했다고 한다. 이 전 대표는 2018년 3월 문재인 대통령 순방 일정을 쫓아 출국한 뒤 미국으로 갔다. 그는 현재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김치 판매와 배달 사업을 하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옵티머스 사기 사건의 정관계 로비 정황이 드러나면서 자신이 ‘몸통’으로 지목되자 여러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양 전 행장,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 채동욱 전 검찰총장 등 옵티머스 측의 자문단으로 알려진 인사들과 초기 수사를 덮은 윤석열 당시 서울중앙지검장 등이 ‘옵티머스 펀드 사기 의혹’의 핵심”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옵티머스와 라임의 가장 큰 차이
 
2020년 10월 28일 오전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와 의원들이 국회 본회의에서 2021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이 예정된 문재인 대통령의 이동 동선 주변으로 라임·옵티머스 특검을 요구하며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너무나 닮아 보이는 옵티머스와 라임 사건의 가장 큰 차이점은 로비 시기다. 라임 일당은 사태가 터진 뒤 로비를 시도했지만, 옵티머스는 시작부터 전관을 앞세웠다. 처음부터 사기를 치려고 작심했다는 이야기다. 따라서 검찰과 금감원은 물론이고 자금 유치, 펀드 판매, 정부 관련 투자 등 모든 게 로비와 엮인 옵티머스 사건이 라임보다는 더욱 정관계 게이트로 비화할 가능성이 크다. 쉽게 설명하자면 퇴출 위기의 옵티머스가 공공기관의 투자를 받고 기사회생(起死回生)했다. 이후 공공기관 투자, 그리고 유력 투자증권사의 펀드 판매 등으로 수천억 펀드 자금을 다시 모을 수 있었다. 그 과정에 정관계 로비가 있었다는 합리적 추론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 합리적 추론을 뒷받침하는 게 ‘펀드 하자 치유 관련’이라는 제목의 문건이다. 김재현 대표가 지난 5월 초 작성한 것으로 옵티머스의 정관계 로비를 암시하는 내용이 담겼다. ‘펀드 하자 치유 관련’이란 해당 문건에는 “이혁진 전 옵티머스 대표이사가 민주당과의 과거 인연을 매개로 국회의원, 민주당 유력 인사 및 정부 관계자들에게 거짓으로 탄원, 이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민주당 및 정부 관계자들이 당사(옵티머스)와 직간접적으로 연결”이란 내용이 등장한다.
 
  또 “이혁진 문제의 해결에 도움을 줬던 정부 및 여당 관계자들이 프로젝트 수익자로 일부 참여해 있고, 펀드 설정·운용 과정에서도 관여돼 있다 보니 정상화 전 문제가 불거지면 본질과는 다르게 권력형 비리로 호도될 우려”라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정부·여당 인사가 5000억원대 피해가 예상되는 옵티머스에 수익자 등으로 참여한 게 사실이라면 상당한 파장이 예상되는 문제다.
 
 
  정부·여당 주장대로 ‘펀드 하자 치유 문건’은 사실이 아닐까?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은 옵티머스 대표와 남동발전 관계자가 직접 만나 해외 발전 사업을 함께 추진하기로 한 것을 밝혀냈다. ‘펀드 하자 치유 관련’ 문건 내용과 일치한다. 문건에는 ‘이헌재 고문이 추천, 남동발전과 추진하는 바이오매스 발전소 프로젝트 투자 진행 중’이란 대목이 나온다.
  이 문건에 대해 정부 측은 ‘조작’이란 주장을 하고 있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10월 13일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펀드 하자 치유 문건’에 대해 “저는 약간 조작된 문건이라는 인상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진실이 아예 없다(고 생각하느냐)?”는 질의에 “진실성이 낮은 것 같다”고 답했다.
 
  그런데 조작된 문건에 적힌 내용이 일부 사실로 확인됐다. 옵티머스자산운용의 정관계 로비 정황이 담긴 ‘펀드 하자 치유 문건’에 등장하는 전직 국세청 고위공무원이 실제로 옵티머스가 인수한 회사의 사외이사로 근무한 것으로 드러났고, 옵티머스 관계사 고문인 유모씨로부터 김재현 대표가 봉현물류단지 이권에 개입하고 인허가 로비를 벌였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진 것 등이다. 봉현물류단지는 김 대표가 직접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펀드 하자 치유 문건’에 등장하는 사업 중 하나다. 옵티머스가 고객들에게 투자받은 5200억원의 투자금 중 일부가 실제로 투자된 사업이기도 하다.
 
  결정타는 옵티머스 대표와 남동발전 관계자가 직접 만나 해외 발전 사업을 함께 추진하기로 한 게 드러난 것이다. 남동발전은 지난 1월 옵티머스 김재현 대표와 회동 후 약 2주 만에 내부 사업선정 회의에서 해당 사업 추진에 대해 적격 판정을 내렸다. ‘펀드 하자 치유 관련’ 문건 내용과 일치한다. 문건에는 ‘이헌재 고문이 추천, 남동발전과 추진하는 바이오매스 발전소 프로젝트 투자 진행 중’이란 대목이 나온다.
 
  이런 사실은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을 통해 밝혀졌다. 옵티머스와 남동발전이 해외 발전 사업을 추진하기로 합의하는 과정은 수상한 부분이 많다.
 
  우선 이철규 의원실로부터 본지가 입수한 ‘태국 바이오매스 발전소 추진 현황’ 문건 내용을 보면 다음과 같다.
 
  〈2020.02.25.: 사업정보 입수보고
  2020.02.28.: 관련사 간 업무협의
  2020.03.05.: 사업정보 검토회의
  2020.03.31.: 남동발전 사업선정회의 심의자료 ‘적합’ 판정〉
 
  사업정보를 입수하고 사업선정 회의까지 한 달 만에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그런데 현재 남동발전이 추진하는 다른 해외 발전소 사업은 태국 바이오매스와는 상황이 판이하다. 일본 바이오매스 발전소 사업은 사업정보 입수부터 사업선정 회의까지만 해도 5개월이 걸렸다. 미얀마 바이오매스 사업은 2~3개월이 소요됐다. 또 태국 바이오매스 발전소 사업 과정을 보면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많다. 이 의원실이 남동발전으로부터 해당 사업 추진 경위를 보고받은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옵티머스와 남동발전 추진 사업 과정의 의아함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
  태국 바이오매스 발전소 사업 업무는 당시 남동발전 해외화력부장이 추진했다. 해외화력부장에 따르면 2018년 말 D사의 대표가 전화로 ‘해외투자 아이템’이 있으니 만나자고 해 만났다. 일면식도 없고 소개를 받은 것도 아닌데 전화 한 통에 만남이 성사된 것이다.
 
  당시 D사 대표는 태국 대나무를 이용한 우드펠릿(톱밥 등으로 만든 바이오 원료) 사업을 제안했는데, 해외화력부장은 한국에서 검증이 안 됐기 때문에 우드펠릿 사업은 어렵다고 말하며, 바이오매스 사업이 좋다고 역제안을 했다. D사가 어떤 회사인지 검증도 안 한 것은 물론 처음 만난 사업가에게 국가 공공기관이 추진하는 사업을 같이 하자고 한 것이다.
 
  법인등기부등본상 2018년 6월 설립된 D사는 전화 한 통으로 사업을 제안한 2018년 말 당시 사업목적이 ‘게임, 블록체인, 가상통화’인 업체였다. 해외화력부장과 D사 대표가 만나 바이오매스 발전소 사업을 하기로 한 직후인 2019년 3월 D사는 사업목적에 ‘바이오매스 원료 생산 및 판매업’을 추가했다. 남동발전은 가상화폐 업체에 바이오매스 사업을 추천했고, 해당 회사는 그 뒤에 ‘바이오매스’ 관련 회사로 전환한 셈이다.
 
  남동발전은 외국 법인 ‘우드플러스’를 태국 현지 파트너사로 정해 MOU를 체결했다. 우드플러스는 D사와 밀접한 관계가 있어 보인다. D사의 대표가 우드플러스의 한국 대표를 겸하고 있기 때문이다. 남동발전은 우드플러스가 어떤 회사인지 확인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남동발전 관계자는 “MOU를 체결하지 않으면 회사 정보를 공유하지 않아 MOU부터 체결한 것”이라고 이 의원실에 설명했다.
 
 
  옵티머스, D사와 NH투자증권 연결
 
  2019년 9월, D사 대표는 ‘우드플러스 한국 대표’라는 명함을 들고 남동발전에 ‘태국 바이오매스 발전소’ 사업을 제안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1월 D사 대표는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를 만났다. D사의 모기업인 A사 관계자를 통해서다. A사는 가상화폐를 발행하고 ‘코인 거래소’에 상장도 시킨 업체다. A사의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남동발전’이 파트너사로 등재돼 있다.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는 D사가 남동발전과 함께 바이오매스 발전소 사업을 하기로 한 것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김 대표는 “수익이 되겠다”며 “자신이 투자를 하겠다”고 했다. “NH증권도 연결해주겠다”고 했다.
 
  김 대표의 이야기대로 지난 2월 말 D사와 NH증권은 접촉했다.
 
  김선교 국민의힘 의원으로부터 입수한 녹취록에 따르면, 김 대표는 D사를 NH투자증권에 소개하고, 관련 회의 자리를 마련하는 등 해당 사업과 관련된 금융투자계획 전반에 개입하고 있었다. 이는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도 시인했다. 정영채 대표는 “김진훈 옵티머스 고문(전 군인공제회 이사장)과 지난해(2019년) 4월 통화했다. 그 내용은 (옵티머스가) 금융상품을 팔려고 하는데 상품 담당자를 소개해달라는 것이었다”며 “상품 담당자에게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를) 한번 접촉해보라고 메모를 넘긴 것으로 기억한다”고 했다.
 
  정 대표는 김 고문으로부터 김 대표 연락처를 건네받아 펀드 판매 승인 담당 실무자에게 전달했다. 정 대표는 “만나보고 (우리 회사에서 팔 수 있는지) 검토해서 정리하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정 대표의 메모를 전달받은 전 모 NH투자증권 부장은 “(김 대표와 통화해) 미팅 날짜를 맞춰 펀드 담당 부사장과 김 대표가 만났다”고 인정했다. 정 대표는 “지시나 영향력은 없었다”고 해명했으나, 야당 의원들은 “대표가 전화번호를 주면 압력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반박했다. 정 대표는 김진훈 옵티머스 고문과 서울대 최고경영자과정 동문이다.
 
 
  옵티머스가 남동발전 만난 후 사업 급진전
 
옵티머스와 남동발전이 해외 발전 사업을 추진하기로 합의하는 과정은 의아한 부분이 많다.
  D사는 남동발전과 김 대표를 연결해 만나게(3월 13일) 해줬다. 당초 태국 바이오매스 발전소 건립사업은 민간 현지 사업자인 ‘우드플러스’가 남동발전 등에 여러 차례 투자를 제안했음에도 제대로 추진되지 않던 사업이었다. 하지만 옵티머스가 주체가 돼 D사와 NH증권이 접촉하고, D사가 옵티머스와 남동발전을 연결하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남동발전은 김 대표를 만난 직후인 3월 31일 D사가 태국 바이오매스 발전소 사업에 ‘적합’하다는 판정을 한다.
 
  ‘태국 바이오매스 발전소 사업’은 태국 남부 송클라주 5개 군과 중부 수판부리주 5개 군에서 12MW급 바이오매스 발전소 10개를 짓는 사업이다. 발전소 1개당 약 510억원이 투입되며 총사업비는 5100억원에 달한다. 어떤 거대한 힘이 작용하지 않고서는 공공기관이 옵티머스 김 대표를 만나자마자 5100억원에 달하는 거대 사업을 관련 실적이 전무한 회사에 안 맡기는 게 상식이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정관계 로비 의혹이 있는 라임·옵티머스 사건에 대해서는 “야당이 주장하는 권력형 게이트가 아니라는 것이 명백해지고 있다”고 했다. 취재의 결론은 그의 주장과 정반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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