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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 보좌관 이준우의 ‘조국 사건’ 열혈 취재기 | 조국紅書’ <2>

열심히 일하다가 曺國 수석, 턱밑까지 들여다본 교육부

글 : 이준우  국민의힘 황보승희 의원 수석 보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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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순간 긴장감에 휩싸였던 교육부 논문조사팀과의 통화
⊙ 행정비서가 찾은 조국 딸이 인터넷 카페에 댓글로 단 ‘생일’
⊙ “부산대가 국회제출 자료 번복 기자회견 연다”는 소식 듣고 ‘아찔’

이준우
부산외고, 중앙대 영문학·신문방송학과 졸업, 서울대 행정대학원 수료 / 센텀미래포럼 운영위원, 여의도연구원 정책자문위원, 16대 국회부터 의원회관 근무 / 現 국민의힘 황보승희 의원 수석 보좌관
2019년 8월 28일 부산 금정구 부산대학교 운동장에서 부산대 재학생과 시민들이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 딸 특혜 의혹에 대한 규명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9년 8월 22일 《국민일보》 1면에 ‘[단독] 청(靑) 민정수석실, 교육부 미성년자 논문 전수조사 이례적 감찰’이라는 기사가 실렸다.
 
  조국 교수가 청와대 민정수석(2017년 5월 11일~2019년 7월 26일)이던 2019년 초,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교육부 ‘논문조사팀’을 불러 직무감찰을 했다는 내용이었다. 이 기사가 크게 보도된 이유는, 논문조사팀이 ‘조국 딸의 단국대 영어논문을 적발했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직접 조사한 것 아니냐’는 의심이 드는 내용이었기 때문이다.
 
  사실이라면 명백한 범죄행위다. 청와대 민정수석실은 대통령 가족과 공무원의 비위(非違)를 감시하고 고위 공무원 인사 검증 업무를 주로 한다. 검찰・경찰・국정원 등 사정 기관이 생산하는 정보나 첩보를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하기도 한다. ‘실세(實勢) 중의 실세’ 조직이다. 때문에 민정수석실이 공무원을 호출하면 아무 잘못이 없더라도 일단 오금이 저릴 수밖에 없다.
 
 
  “조 수석이 직접 조사하던가요?” 묻곤 일순간 ‘긴장’
 
2019년 9월 6일 당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국회 법사위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 질의를 경청하고 있다. 사진=조선DB
  기사의 단서는 제보였다. 보도 이틀 전인 8월 20일 《국민일보》 이 모 기자에게서 전화가 왔다. 교육정책 관련자에게서 제보를 받았는데 청와대가 교육부 직무감찰 여부를 확인해주지 않아 답답하다고 했다. 워낙 민감한 내용이라 여기저기 계속 물어볼 수 없어 방법을 찾는다고 했다.
 
  내가 교육부에 직접 알아보기로 했다. 논문조사팀 관련자에게 전화했다. 저녁 8시가 조금 넘은 시각. 휴대전화 너머로 주변 소음이 들렸다. 아직 밖이었다.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작년 말 청와대 민정수석실에 왜 갔어요?”
 
  “어? 네? 올 초인데… 근데 그거 어떻게 아세요?”라고 했다.
 
  미끼를 물었다. 줄이 끊어지지 않도록 적당한 힘으로 밀고 당겼다.
 
  “고위 공무원 비위를 감시하는 민정수석실이 교육부 논문조사팀을 부를 이유가 없잖아요?”
 

  그는 자기도 그게 궁금하다고 했다. 팀원 전원은 청와대 민정수석실 호출 연락을 받았을 때, 굉장히 긴장했다고 한다.
 
  “조국 수석이 논문조사 방법을 묻던가요?” 하자 갑자기 대화가 중단됐다. 가는 숨소리만 들렸다. 상대가 전화를 끊을까봐 긴장됐다.
 
  “괜찮아요, 뭐 어차피 알고 있는데요. 조 수석이 내내 직접 조사하던가요?”
 
  나는 침을 꼴깍 삼키고 기다렸다. 갑자기 상대 휴대전화에서 주변 소음이 사라졌다. 조용한 곳으로 자리를 옮긴 게 틀림없었다.
 
  “아니에요. 조국 수석님은 못 봤고 수석실 직원들하고만 얘기했어요.”
 
  20분가량 통화가 이어졌다. 2019년 5월경 조사팀 2~3명이 청와대에 갔고, 1차에서 미성년 논문 조사 방법과 적발한 논문 현황에 대한 감찰을 받았고 2~3차례에 걸쳐 관련 자료를 민정수석실에 제출했다고 했다. 통화 내용을 정리해 《국민일보》 기자에게 보냈다. 《국민일보》는 청와대 입장을 받아서 이틀 후 1면 기사로 보도했다.
 
 
  교육부는 열심히 일한 罪밖에 없어
 
  사실 피감(被監) 기관으로부터 공식 자료가 아닌 취재를 통해 확인한 내용을 보도하는 건 위험한 일이다.
 
  첫째, 공무원이 착각해서 진술하거나 고의로 허위 진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주 노련하거나 대차게 뻔뻔한 공무원이라면 아무리 물어봐도 소득을 기대할 수 없다. 둘째, 나중에 번복할 가능성이 있다. 문서는 그 자체가 잘못되지 않는 한,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하지만 진술은 다르다. 번복될 위험이 있다. ‘육하(六何)원칙’에 따라 꼼꼼하게 기록해야 신뢰성을 높일 수 있다. 그와는 가끔 통화하던 사이여서 비교적 쉽게 제보 내용을 확인할 수 있었다. 완전히 낯선 상대라면 통화를 1분도 채 하기 어렵다.
 
  언론보도가 나가고 한 달 후쯤 그에게 딱 한 번 전화를 건 적이 있다. 아주 냉랭하고 조심스러운 목소리였다. 내 전화를 받으며 주변을 살피는 게 눈에 보일 정도였다. 그를 위해 당분간 연락하지 않는 편이 좋을 것 같았다.
 

  논문조사팀 감찰에서 알려지지 않은 얘기가 있다. 민정수석실 직무 감찰 대상이었던 교육부 논문 조사원 중 한 명이 임신 중이었는데, 유산을 했다고 한다. 논문조사에 따른 스트레스 때문인지, 청와대 감찰로 인한 스트레스 때문인지 알 수 없었다. 청와대는 교육부 논문조사팀 감찰에 대해 “업무 점검 차원이었다”고 말했다.
 
  2019년 10월 2일 국정감사에서 좀 더 자세한 내용이 추가 확인됐다. 교육부가 적발한 미성년 공저자(共著者) 논문은 540건. 여기에 조국 딸의 단국대 영어논문은 포함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조국 딸이 단국대 의과학연구소 소속으로 기재돼 있어 미성년 논문조사에서 빠졌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대한의사협회는 논문 책임 저자인 단국대 A교수를 징계위에 회부했다. 제1저자 조국 딸을 한영외고가 아닌 단국대 소속으로 허위 기재한 혐의를 받았다.
 
  교육부 차관과 담당 실장은 민정수석실 행정관이 세종시까지 찾아와 “논문조사를 빨리 끝내라”고 종용해서 의아했다고 한다. ‘민정수석실이 조국 딸 논문이 교육부 조사팀에 적발되지 않은 것을 알게 되자 서둘러 조사를 종결시키려 한 것은 아닐까’ 의심이 들 수밖에 없었다. 이런 지적에 교육부 국장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짧게 답했다.
 
  여기에 재밌는 사실이 있다. 애초 논문조사팀은 민정수석실에 불려가지 않을 수 있었다. 논문조사팀은 대학 교수가 자기 논문에 자녀를 공동 저자로 올리는 것을 적발하기 위해 구성됐다고 한다. 그래서 실제로 공동 저자에 교수 자녀가 있는지 없는지 확인하는 데에만 전력(全力)했다.
 
  그런데 조사를 하면 할수록 미성년 저자 논문이 다수 발견되어 어쩔 수 없이 조사 범위를 미성년으로 확대했다고 한다. 이게 화근이었다. 의도하지 않게 조국 민정수석 턱밑까지 돋보기를 들이대게 된 것이다. 교육부는 열심히 일한 죄밖에 없었던 것이다.
 
 
  조국 딸 생일은 왜 ‘2월’ → ‘7월’로 바뀌었나?
 
조국 전 장관 딸이 한영외고 1학년 때 활동한 영어잡지부 인터넷 카페에서 카페지기가 생년월일을 묻는 글에 “내 생일은 2월 24일”이라고 단 댓글(밑줄 부분 및 하단 박스). 사진=이준우 보좌관 제공
  언론사의 취재 열기는 조국 딸의 인턴 경력, 학회 발표 등 스펙 관련 의혹에 집중됐다. 2019년 8월 21일 《한국일보》가 보도한 ‘조국 딸 고3 때, 물리캠프 학회 한일서 동시 진행… 가능한지 의문’이라는 기사가 눈에 띄었다.
 
  문득 조국 딸이 고등학교 시절 인터넷상에 글을 남겼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행정비서에게 한영외고, 고려대, 부산대 의전원 인터넷 카페에서 조국 딸이 남겼을지도 모를 글을 찾아보라고 했다.
 
  ‘서울에서 김 서방 찾기’였지만 놀랍게도 행정비서는 1시간도 되지 않아 찾아냈다. 한영외고 1학년 때 활동한 영어잡지부 인터넷 카페에서 카페지기가 생년월일을 묻는 글에 조국 딸이 “내 생일은 2월 24일”이라고 직접 댓글을 단 것이었다. 게시물을 캡처했다.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이 자료를 어디에 어떻게 쓸지 고민이었다. 평소 친분이 있던 ‘조선비즈’ 김 모 기자에게 물었다. 김 기자는 깜짝 놀라며 “자료를 어디서 구했냐”고 되물었다. 알고 보니 조국 딸 생일이 2월에서 9월로 바뀌었는데 뭔가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어 살펴보던 중이라고 했다.
 
  인사청문회 자료에 따르면, 조국 딸은 23년 동안 2월생(生)으로 살아오다가 부산대 의전원 전형 시기에 9월생으로 법원에 주민등록번호 변경 신청을 한 것으로 나온다.
 
  조국 후보자 인사청문회준비단은 “조국 딸의 실제 생년월일과 주민등록번호를 일치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말이 맞는다면, 조국 딸은 평소 “실제 내 생일은 9월 ○○일이야”라고 말하는 게 정상이다. 그런데 조국 딸이 “내 생일은 2월 24일”이라고 했으니 인사청문회준비단의 설명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발언이었던 것이다.
 
  2019년 8월 22일 오후 2시30분경 ‘조선비즈’는 “[단독] ‘빠른 91년생’ 조국 딸, 의전원 지원한 해 주민번호 바꿔 생년월일 7개월 늦춰”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
 
  조국 딸의 주민번호 변경이 의전원 당락에 직접 영향을 미쳤는지는 알 수 없다. 부모 모르게 주민번호를 변경하기는 어려운 게 상식이다. 조국 딸이 23년 동안 유지하던 주민번호를 왜 부산대 의전원 전형 시기에 변경했는지 조국 교수에게 물었지만, 납득할 만한 답을 들을 수 없었다.
 
 
  조국 딸 장학금 예외조항 추적
 
  8월 22일 오후 5시경 부산대 의전원으로부터 충격적인 내용의 자료를 받았다. 일주일 전 부산대 장학금 담당 직원에게 조국 딸 성적이 평점이 낮은데 어떻게 장학금을 받을 수 있었냐고 묻자 “성적에 관계없이 장학금을 줄 수 있는 예외조항이 있기 때문”이라고 해 관련 자료를 요구한 상태였다.
 
  부산대는 2015년 7월 1일 대학원위원회가 통과시킨 ‘장학생 선발지침 전부 개정안’에 처음으로 성적 예외조항이 들어갔다고 했다. 혹시 착오가 아닐까 싶어 부산대 자료 담당 직원에게 직접 전화해서 다시 확인했다. “2015년 예외조항이 신설된 게 맞다”고 했다.
 
  이 말이 맞는다면, 예외조항에 따라 첫 혜택을 받은 이가 바로 조국 딸이었다. 2015년 입학한 조국 딸은 첫 학기부터 3과목 낙제로 평점 평균 1.13점을 받아 유급했다. 2016년 1학기에 복학한 조국 딸은 이후 장학금을 내리 6번 받았다. 다른 학생이 딱 한 번 100만~150만원을 받았는 데 반해 조국 딸은 200만원씩 연이어 받았다. 유급 낙제생으로 장학금을 받은 사람도 조국 딸이 유일했다. 조국 딸은 노환중 교수가 주는 ‘소천장학금’을 받았다.
 
  논란이 일자 노 교수는 “열심히 공부하라”는 취지로 장학금을 줬다고 했다. 부산대 로스쿨 정승윤 교수는 “유급한 학생에게 열심히 공부하라고 주는 장학금 규정. (세상) 어디에도 없다”고 했다. 특정인을 위해 규정이 바뀐 것이라면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 직권남용 등에 해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황상 노 교수가 성적 예외조항 신설을 주도한 것 같았다.
 
  부산대에 대학원 위원회 위원명단과 속기록 자료제출을 요구했다. 노 교수가 성적 예외조항을 주도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2019년 8월 23일 《중앙일보》 8면에 ‘[단독] 의전원, 조국 딸 장학금 받기 직전 성적제한 풀었다’라는 기사가 실렸다. 모든 언론이 이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날 오후 의원회관에 이상한 얘기가 돌기 시작했다. 기자들 사이에서 내가 검찰 수사관 출신이라고 소문이 났다는 것이다. 불과 1~2시간 사이에 기자들 문의 전화가 오는 걸로 봐서 누군가 카톡으로 공유하는 듯했다.
 
  원내대표실에서도 연락이 왔다. 직원은 “원내대표님이 ‘이준우 보좌관이 검찰 수사관 출신이 맞느냐’고 해서 물어보려고 전화했습니다”라고 했다. 아니 땐 굴뚝에 연기가 나는 게 아니라 밥이 지어져 나왔다.
 
  나는 대학 졸업 후 줄곧 국회의원 보좌진으로 일했고 승진을 조금 빨리 했을 뿐 전혀 검찰 쪽과는 인연이 없었다.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는 검사나 수사관도 없었다. 10년 이상 국회에서 감사와 조사 업무를 하다 보니 약간 노하우가 쌓인 정도였다.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건 짜릿한 일임과 동시에 경계해야 할 일이다. 8월 23일 금요일 오후가 저물어갔다.
 
 
  아찔했던 부산대의 국회제출 자료 ‘번복’
 
부산대가 국회의정자료전자유통시스템을 통해 곽상도 의원실로 제출한 답변서. 부산대는 2019년 8월 22일 ‘외부장학금 (성적 평점 평균 2.5) 예외조항’은 2015년 신설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며칠 뒤 “직원 실수로 잘못 답변했다”며 2013년 장학생 선발 규정이 제정될 때부터 성적 예외조항이 있었다는 번복 답변서를 다시 제출했다. 사진=이준우 보좌관 제공
  이튿날은 토요일이라 휴대전화를 꺼두고 하루 종일 잠을 잤다. 8월 25일 아침 일찍부터 머리맡 휴대전화가 요란하게 몸부림쳤다. 한쪽 발로 이불을 착 감으며 전화를 받았다. 기자였다.
 
  “부산대가 월요일 오전 성적 예외조항 자료를 번복하는 기자회견을 한다고 하는데요?”
 
  나는 몸부림을 치며 침대에서 벌떡 일어났다. 아내와 아이를 살짝 안아주고 서둘러 김해공항으로 출발했다. 평일에는 여의도 국회에서 근무하고 주말에는 부산에서 가족과 시간을 보내는 서울-부산 기러기 직장인이기 때문이다.
 
  서울로 가는 내내 머리가 복잡했다. ‘혹시 내가 자료를 잘못 봤나? 아닌데… 담당자랑 통화해서 직접 확인까지 했는데’ 별별 생각이 다 들었다. 일단 부산대에 전화를 걸었지만 받지 않았다. 의원회관으로 출근해서 사무실 전화기로 다시 걸었다.
 
  전화를 받았다. 부산대 직원은 다짜고짜 사과부터 했다. 목소리는 어두웠다. 내용은 이러했다. “최초 장학생 선발지침 규정을 마련하던 2013년부터 성적 예외조항이 존재했는데, 직원이 이를 확인하지 못하고 2015년 신설된 조항이라고 잘못 답변했다”는 것이었다.
 
  내 잘못이 아니어서 다행이라는 안도감과 (실수든 고의든) 국회에 허위자료를 제출한 부산대에 대한 원망이 교차했다. 그래도 확인이 필요했다. 담당 직원이 부산대를 살리려고 혼자 십자가를 멜 수도 있지 않은가.
 
  부산대 지인(知人)에게 전화했다. 그는 부산대 내부 사정을 상당히 깊이 있게 알 수 있는 위치에 있다. 그는 자료를 잘못 제출한 직원과 아침에 조용히 얘기를 나눴다고 했다. 해당 직원은 “절대 조작이나 거짓이 아니다”라며 자기 실수로 국회에 잘못된 답변이 나간 것을 크게 자책했다고 한다. 지인은 신중하면서도 단단한 목소리로 전해주었다. 해당 직원과 직접 통화하고 싶었지만 전화 연결이 되지 않았다.
 
  실장이 대신 전화를 받았다. 실장은 “자료가 잘못 나간 걸 토요일 오후 처음 발견하고 여러 차례 재검(再檢)을 통해 최종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거듭 죄송하다”고 했다.
 
 
  사라지는 증거들
 
  부산대 총학생회에 이어 부산대 교수들도 조국 딸 의혹 진실 규명에 가세했다. 부산대 의전원 B교수가 조국 딸이 유급 위기에 처했을 때, 유급 대상 학생 전원을 구제한 적이 있다고 언론사에 제보한 것이다(“조국 딸 유급 위기 때 동기 전원 이례적 구제” 《한국경제》 2019년 8월 22일).
 
  조국 교수가 권력 실세로 떠오르자 부산대 의전원이 조국 딸의 유급을 막기 위해 이례적인 조치를 했다는 취지였다. 아쉽게도 기사에서 증거자료는 언급되지 않았다.
 
  부산대에서 받은 의전원 유급 현황에 증거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유급생 171명을 학번, 입학년도, 유급학기 등을 기준으로 새로 정리했다. 자료가 엑셀 파일 형태라 쉽게 정리할 수 있었다.
 
  조국 딸과 동기인 15학번들은 2016년 1학기에 단 1명도 유급받은 학생이 없었다. B교수가 제보한 내용이 사실이었다. 부산대 의전원 학사과에 문의했다. “15학번인 학생이 2016년 1학기라도 유급되면 어떻게 되냐”고 물었다. “1학기만 3년을 다니게 된다”고 했다.
 
  《한국경제》에 자료를 넘겨줬다. 8월 23일 오후 4시30분경 온라인판에 “[단독] 조국 딸, ‘유급생 전원 구제’ 없었다면 3년째 1학년 다녔을 판”이라는 제목으로 보도됐다.
 
  조국 관련 의혹이 2주 넘게 제기되자 온라인상에서 흔적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조국 딸이 온라인상에 올려놓은 자소서와 보고서 등 6개 문서가 모두 삭제됐다. 조국 교수와 가족이 최근 한 달 새 검찰에 고소·고발당한 것도 13건이나 되는데 증거가 속속 사라지고 있는 것이었다.
 
  법조계에서는 “조국 교수와 관련한 피고발인들이 혐의 증거들을 하나씩 지워나가는 작업을 하고 있을 개연성이 높다”며 “검사가 이를 알고도 수사하지 않는다면 감찰 대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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