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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력취재

유시민은 밸류 이철이 금융사기꾼이란 사실 알고도 접촉했나?

“지인이 유시민에게 前 신라젠 대주주 이철이 사기꾼이니 이용당하지 말라는 말 전했다고 했다”(밸류 사기사건 최초 제보자)

글 : 최우석  월간조선 기자  woosuk@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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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금융위에 제보할 당시 밸류에서 여러 사람 불러서 강연했습니다. 거기 불려간 사람들은 아무것도 모른 채 강연자로 나섰죠. 그런데 제 지인이 유시민 이사장도 강연했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제가 ‘아이고, 정신 나갔네. 이용당할 텐데 어떡하느냐’고 지인에게 이야기하니, 그가 ‘안 그래도 내가 유 이사장한테 말을 하니, 유 이사장이 이놈들한테 이용당했다며 펄쩍 뛰더라’고 하더군요.”

⊙ 유시민은 이철의 실체 알고 나서 실제 펄쩍 뛰었나? …모르거나 모른 척했을 가능성도 존재
⊙ 유시민, 밸류의 불법 투자 문제로 투자자와 갈등 있음에도 행사 강행
⊙ 2015년 3월 남부지검 인지수사로 밸류 발칵 뒤집어졌음에도 유시민 팬클럽 강연(2015년 6월 18일)
⊙ 유시민 “신라젠 축사 후 얻은 건 기차표뿐”이라 주장했지만, 前 신라젠 대표 “함께 식사”
⊙ 숨겨진 친문 실세 천경득 청와대 총무비서관실 선임행정관도 밸류 정체 알고 있었나?
⊙ 천경득, ‘U시민광장’에서 일명 ‘테리아’로 활동
⊙ 밸류 핵심 요직에 국참당 출신 근무
⊙ 검찰, 이철이 신라젠 주식 통해 얻은 수백억원 자금 여권 실세에게 넘어갔는지 의심
⊙ 신라젠 협약 참석 이유 묻는 기자 말에 부산대를 경북대로 잘못 답한 유시민, 이유 급조하려다 나온 실수?
  MBC는 ‘채널A 기자가 윤석열 측근 검사장과 유착돼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신라젠 관련 비리를 집요하게 요구했다’는 금융사기범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밸류) 대표 주장을 그대로 전했다. 채널A의 법조출입인 이동재 기자가 윤 총장의 최측근 부산 고검 한동훈 검사장과 ‘유착 관계’이며, 둘이서 바이오 기업 신라젠의 대주주였던 이철 전 밸류 대표를 회유하고 압박해서 유시민 이사장의 비리를 캐내려 했다는 식으로 보도한 것이다. 친정권 성향 매체들은 친여(親與) 인사와 보도 관련자를 집중적으로 출연시켜 ‘윤석열 검찰’과 언론의 유착 의혹을 연일 제기했다. 그런데 이 사건의 본질이 과연 ‘검(檢)·언(言) 유착’일까.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개인적으로 한번 쳤으면 좋겠다”며 형량 감경, 여론 환기, 검찰 선처 등 시나리오를 제시하고 검찰과 한 팀인 것처럼 이철 전 대표의 측근이란 제보자에게 다가간 채널A 기자의 취재 방식을 옹호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그러나 채널A 기자가 왜 이렇게까지 유 이사장에게 집착했는지는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이게 이 사건의 진짜 본질일 수 있어서다.
 
 
  강연료 외에 정말 아무 관련 없나?
 
MBC는 ‘채널A 기자가 윤석열 측근 검사장과 유착돼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신라젠 관련 비리를 집요하게 요구했다’는 금융사기범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밸류) 대표 주장을 그대로 전했다. 사진=MBC 뉴스 캡처
  채널A 기자는 이철 전 밸류 대리인을 상대로 신라젠과 관련해 유 이사장 비리를 집요하게 요구했다. 신라젠 주가 조작에 유 이사장이 연루됐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크다. 《월간조선》은 지난 2월호와 3월호 두 달에 걸쳐 밸류를 다뤘다. 취재과정에서 유 이사장이 신라젠 대주주였던 금융사기범 이철 전 밸류 대표와 각별한 관계였다는 의심이 합리성을 띨 만한 사례를 다수 발견했다.
 
  채널A 기자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MBC의 ‘검·언 유착’ 의혹 보도 후 유 이사장은 MBC라디오 방송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강연료 70만원 외에 구속된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먼트 코리아 대표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며 “한동훈 검사장과 채널A 기자가 안 믿는 것”이라고 했다. 과연 유 이사장은 이 전 대표와 아무 관련이 없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까.
 
  우선 신라젠이란 기업부터 살펴보자.
 
  부산에 본사를 둔 항암제 개발 업체 신라젠은 3년 전 코스닥에 상장된 뒤 시가총액이 10조원에 이를 만큼 폭등했다. 신라젠의 ‘펙사벡’(신라젠이 보유한 항암 바이러스 신약의 후보 물질)이 임상 2상서 효능 있다는 결과가 나와서다. 전이성·불응성 신장암 환자 17명을 대상으로 펙사벡을 단독요법으로 매주 정맥 투여한 결과, 종양이 없어지는 ‘완전 관해’ 사례가 1명 나왔다. 하지만 미국 데이터모니터링위원회(DMC)는 개발 중인 신약 펙사벡의 간암 임상 3상 시험 중단을 권고했다. 간암 환자를 대상으로 펙사벡을 투여한 후 표적항암제(‘넥사바’)로 치료하는 방법이 기존에 비해 큰 실익이 없는 것으로 평가됐기 때문이다. 임상시험 마지막 단계인 임상 3상이 중단되면서 주가가 급락했고, 4만명이 넘는 소액주주들의 피해가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신라젠 주주·임원들의 비리 의혹이 제기됐다.
 
  최근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남부지검은 신라젠 대표를 지낸 곽병학·이용한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곽·이 전 대표에게는 자본시장법 위반(사기적 부정거래), 횡령·배임 혐의가 적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두 사람이 항암 후보 물질인 펙사벡의 임상 실패를 사전에 알고서 보유 중인 주식을 매도해 이득을 챙겼다고 보고 있으며, 회사 자금을 횡령한 혐의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밸류 한때 신라젠 최대 주주
 
채널A 뉴스 캡처.
  신라젠의 최대 주주(2015년 12월까지)가 금융사기범 이철이 대표로 있던 밸류다. 이철 전 대표를 금융사기범으로 지칭하는 이유는, 그가 지난해 9월 3만명에게서 불법 투자금 7000억원을 모은 금융사기 혐의로 징역 12년 형이 확정돼 수감 중이기 때문이다.
 
  신라젠이 펙사벡 개발에 박차를 가할 수 있었던 것은 밸류의 투자 때문이었다. 밸류는 2013년부터 신라젠에 450억원을 순차적으로 투자했다. 그 덕분에 신라젠은 미국 바이오 기업 제네렉스를 인수하며 유망 벤처업체로 떠오를 수 있었다. 밸류는 2015년 말 이철 당시 대표 등이 금융사기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게 되자 신라젠 지분을 모두 매각했다. 밸류는 1주당 3000~5000원대에 사들인 신라젠 주식을 장외 시장에서 2만원대에 팔아 수백억원의 차익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와 금융업계에서는 밸류가 신라젠의 펙사벡 임상 3상이 중단될 것임을 이미 파악하고 미리 주식을 팔아 차익을 남겼다는 의심을 하고 있다.
 
  밸류가 신라젠에 순차적으로 투자하던 시기인 2014년 곽병학씨는 경영진에 보내는 이메일에 “현재의 IT(종양 내 주사법) 방법에 의한 임상 3상 프로토콜은 성공 가능성에 확신이 서지 않는다. 따라서 동맥주사 방법에 대한 연구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했다. 곽씨는 문은상 현 신라젠 사장의 처남이다. 400억원 넘는 돈을 투자한 밸류가 이런 문제를 몰랐을 리 없다는 것이다. 곽 전 사장의 이메일 내용은 신라젠 창업자인 황태호 박사와 신라젠 사이의 민사소송 판결문에 나와 있다.
 
 
  밸류 이철과 유시민
 
이철 전 밸류 대표는 국참당의 의정부지역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했으며 18대 총선에서는 경기 ‘의정부을’ 출마를 검토했었다. 이 과정에서 유시민 이사장과 인연을 맺었다.
  검찰은 신라젠이 기술특례 상장된 경위, 횡령 자금이 여권 인사들에게 흘러 들어갔을 가능성을 좇고 있다. 유 이사장이 신라젠 사건과 연관 있다는 의심을 받는 이유는 이철 전 밸류 대표와의 관계 때문이다.
 
  이 전 대표는 유 이사장이 이명박 정부 출범 후 창당한 국민참여당(국참당)과 노사모(노무현 대통령을 사랑하는 모임)에서 왕성하게 활동했다. 그는 평소 정치인들과 두터운 인맥을 자랑했다. 이 전 대표는 국참당의 의정부지역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했으며, 18대 총선에서는 경기도 ‘의정부을’에 출마를 검토했었다. 이 과정에서 유 이사장과 인연을 맺었다.
 
  유 이사장도 라디오 방송 인터뷰에서 “2010년 내가 경기도지사 출마했을 때 정당이 국민참여당이었는데, 이철씨가 국민참여당 의정부 지역위원장이었다”며 “나중에 (이철씨가) 정치 그만두고 창업해서 투자에 뛰어들었는데 2014년 강연 부탁을 해와 강연을 2시간 했다”고 인정했다.
 
 
  밸류 핵심 요직에 국참당 출신 포진
 
  밸류 핵심 요직에는 국참당 출신 인사들이 포진해 있었다. 국참당 조직국장 출신의 김모씨도 이 중 하나다. 김씨는 밸류 미래전략실 과장으로 일하다가, 차장으로 승진해 비서실에서도 근무했다. 현재 그들과 대척점에 있는 피해자대책위원회 위원장도 국참당 출신으로 밸류에서 일했었다.
 
  이 전 대표의 비서로 밸류의 홍보 업무를 담당했던 임모씨도 국참당에서 활동했다. 그는 국참당 소속으로 2010년 지방선거에서 경기도의원 선거에 출마했다. 이후 임씨는 통합진보당으로 당적을 옮겨 2012년 지방선거에서 시의원 보궐선거에 예비후보로 등록하기도 했으나, 민주통합당 후보의 당선을 위해 출마를 포기했다. 임씨는 이름을 임○경에서 임○헌으로 바꾸고 문재인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실에서 행정요원으로 근무했다. 6급 이하는 모두 행정요원이다. 핵심 관계자로 근무한 게 아니라고 그냥 넘길 수 있지만, 문재인 청와대가 박근혜 정부를 공격하는 데 긴요하게 사용한 다량의 문건을 발견한 곳이 바로 행정요원 책상 캐비닛이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특히 임씨는 지난 2월 초 청와대를 나올 때 문재인 대통령과 오찬을 했다. 임씨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2년 6개월 27일을 근무했다”며 “대통령과의 점심식사를 마지막으로 청와대 근무를 마무리했다”고 적었다.
 
  대통령이 퇴직하는 6급 행정요원과 함께 식사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물론 ‘탈권위주의’를 외치는 정부라 이상할 것 없지만 그렇다고 자연스러운 모습은 아니란 지적이다.
 
  임씨는 현재 밸류 이 전 대표와 갈라선 상태다. 밸류는 2016년 임씨를 상대로 형사 및 민사 1억원 손해배상소송을 걸었다. 임씨가 밸류 사기 피해자들을 위해 활동하자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천경득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
 
  밸류에 이 전 대표 외에도 국참당 출신이 근무하고 있어서일까. 유 이사장은 2014년 8월 20일 밸류 임직원을 대상으로 ‘어떻게 살 것인가’란 주제로 강연했다. 그의 팬클럽인 ‘U시민광장’은 2015년 전국을 순회하며 유 이사장의 ‘어떻게 살 것인가’ 강연을 진행했는데, 서울 지역 강연 장소가 밸류 강당이었다. 강연은 2015년 6월 18일에 진행됐다.
 
  여기서 주목할 인물이 있다. 천경득 청와대 총무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이다. 경남 김해 출신인 천 행정관은 경남 창원에서 고등학교를 마치고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2001년 사법시험 43회에 합격한 변호사(사법연수원33기) 출신이다. 그는 같은 서울대 경제학과 출신인 유시민 이사장과도 인연이 깊다. 그는 열린우리당 의원이던 유 이사장이 2004년 총선 당시 홍보물 허위 사실 기재 혐의(선거법 위반)로 기소됐을 때 유 의원 측 변호사로 활동했다. 이후 2007년 대통합민주신당 대선 후보 경선에 나선 유 이사장 캠프에서 운영지원팀장을 맡았다. 천 행정관은 그해 11월 결혼했다. 당시 그의 결혼을 앞두고 U시민광장 게시판에는 “천경득 변호사는 유 의원의 오랜 지지자”라며 청첩장이 올라왔다. 천 행정관은 U시민광장에서 일명 ‘테리아’로 활동했다고 한다. 천 행정관도 밸류와 이 전 대표의 존재를 충분히 알고 있었다는 합리적 의심이 가능하다.
 
  현 여권 내에서 천 행정관의 위상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천 행정관이 숨은 ‘친문 실세’ 아니냐는 말이 나오고 있다. 그는 청와대 특별감찰반이 밝혀낸 ‘유재수 비리’를 덮어주라고 압력을 넣은 혐의로 청와대 감찰 무마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의 수사 대상에 올랐다. 천 행정관은 여권 인사를 통해 특혜 대출을 받았다는 의혹이 있는 우리들병원 사건에도 이름이 거론된다.
 
 
  유시민, 밸류의 신라젠 홍보 영상 출연
 
불법 투자금 7000억원을 끌어모았다가 기소된 이철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 대표가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2016년 9월 12일 오전 서울 양천구 남부지방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밸류에서 단순 산술적으로 두 번 강연을 진행한 유 이사장은 2015년 1월 당시 양산 부산대병원에서 열린 신라젠과 부산대병원의 바이오 R&D연구센터, 연구개발센터 창립식 행사에 참석하기도 했다.
 
  당시 영상을 보면 유 이사장은 “대한민국 기업이 글로벌 임상을 직접 한다는 건 참 놀라운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미국 FDA(식품의약국)의 승인을 받아서 글로벌 3상까지 갔다는 것 자체가 일반적으로 볼 때 효과가 상당 부분 이미 입증이 됐다는 증거이기도 하다”고 치켜세웠다. 유 이사장은 또 “제가 7년 전 보건복지부에 있을 때 우리나라는 외국 제약사가 하는 거(임상시험)를 우리나라 큰 병원에 유치하는 정도가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라 생각했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밸류의 신라젠 홍보 인터뷰에도 응한 것으로 보인다.
 
  유튜브 검색창에 영문으로 ‘gogo venture’(https://www.youtube.com/channel/UCq0l7-AEJUnhOdc_LHf2c8g)를 입력하면 7000억원대 사기 투자 기업인 밸류 관련 영상이 나온다. 총 7개 영상이 있는데 첫 번째 영상 제목이 ‘밸류인베스트코리아 사건 팩트체크’다. 밸류는 사기를 저지른 금융투자 업체가 아니란 것을 홍보하기 위한 영상이다.
 
  7개 영상 중 〈코스닥 시총 3위 ‘신라젠’ 어떻게 상장했을까?〉라는 제목의 영상에는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출연한다.
 
  유 이사장과 이 전 대표와 신라젠의 유착 의혹을 파헤쳐야 한다는 목소리가 존재하는 이유다.
 
  신라젠 관계자는 “유 이사장은 밸류와 관련이 있지 우리와는 전혀 연관이 없는데, 꼭 우리와 연결된 것처럼 나와 당혹스럽다”고 했다.
 
  《월간조선》은 유 이사장과 이 전 대표와 신라젠의 유착 의혹을 파헤치는 과정에서 지금까지 한 번도 공개되지 않은 새로운 증언을 확보했다. 금융권에 종사했던 김모씨는 밸류의 사기 혐의를 금융감독원(금감원)에 제보한 당사자다. 그는 2013년 12월경 전화로 밸류에 대한 제보를 했다.
 
  검찰 수사자료에 나온 내용은 다음과 같다.
 
  〈밸류인베스트코리아는 개인투자자로부터 투자금을 유치하기 위해 3000여 명의 자금 모집 영업사원을 고용했다. 영업직원이 개인투자자에게서 1억원을 유치하면 약 7%가 영업직원에게 떨어지는 구조였다. 자금을 모집한 영업직원에게 이미 높은 수수료를 지급하는 만큼 정상적인 투자로는 수익을 내기 어려웠다. 결국 기존 투자자들에게 신규 투자자들의 투자금을 수익금으로 지급하는 다단계 금융사기가 이뤄진 것이다. 다단계 사기가 금융 쪽으로 옮겨갔다고 볼 수 있다.〉
 
  수사자료에는 이런 내용도 있다.
 
  〈밸류가 총 1조원을 목표로 자금을 모집 중이다. 서울 ○○동의 상가 관련 사업으로 200억원을 모집하기도 했다. 그런데 밸류는 금융위원회 인가를 받지 않은 미인가 금융투자 업체였다. 또 밸류가 금융 토크라는 강좌명으로 사회 저명인사 강의를 청취하는 기회까지 가지고 있다.〉
 
  김씨 제보를 토대로 금융감독원은 2013년 12월 경찰에 수사를 요청했다. 경찰은 이렇다 할 조치 없이 2014년 6월 이 사건을 검찰에 넘겼다. 금감원이 이후 두 차례 더 수사 요청을 했지만, 검찰 수사는 같은 해 9월에야 시작됐다. 그사이 이 조직에 흘러든 고객 투자금은 눈덩이처럼 불었고, 같은 수법을 내세운 금융사기 조직들도 독버섯처럼 늘었다.
 
  투자금이 원활하게 모인 데에는 유 이사장 등 친노(親盧) 인사 다수가 밸류에서 마련한 강좌의 특강자로 참석한 것도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유시민한테 이철에게 이용당하지 말라고 전했다”
 
  어렵게 접촉한 최초 제보자 김씨는 기자에게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줬다. 앞서 말한 새로운 증언을 확보한 것이다.
 
  “제가 금융위에 제보할 당시 밸류에서 여러 사람 불러서 강연을 했습니다. 거기 불려간 사람들은 아무것도 모른 채 강연자로 나섰죠. 그런데 제 지인이 유시민 이사장도 강연했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제가 ‘아이고, 정신 나갔네. 이용당할 텐데 어떡하느냐’고 지인에게 이야기하니, 그가 ‘안 그래도 내가 유 이사장한테 말을 하니, 유 이사장이 이놈들한테 이용당했다며 펄쩍 뛰더라’고 하더군요.”
 
  김씨는 자신의 지인과 이런 이야기를 나눈 시점은 정확히 기억하지 못했다.
 
  김씨는 2013년 12월 금감원에 제보했다. 제보 당시 유 이사장에 대한 내용을 모르고 있는 것으로 봤을 때 지인과 대화를 나눈 시점은 그 이후일 가능성이 크다. 또 지인에게 유 이사장이 강연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했으니, 유 이사장이 강연한 이후일 것이다. 유 이사장은 2014년 8월 20일 밸류 임직원을 대상으로 강연했다. 종합하면 김씨가 지인과 대화를 나눈 시점은 최소한 2014년 8월 20일 이후다.
 
  만약 유 이사장이 지인에게서 이 전 대표가 운영하는 밸류가 사기업체라는 말을 듣고 펄쩍 뛰었다는 시점이 2014년 8월 20일 이후 2015년 1월 전이라면, 그는 이 전 대표의 문제를 알면서도 신라젠과 부산대병원의 산학협동 행사와 U시민광장 강연회에 참석한 것이다.
 
 
  ‘밸류 문제 있다’는 목소리 컸을 때도 유시민 밸류 강당에서 강연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2015년 6월 18일 서울시민을 대상으로 글쓰기 특강을 한다는 안내 포스터. 다단계 금융사기 업체인 밸류인베스트코리아(밸류)가 특강 장소로 적혀 있다. 이때는 밸류의 불법 영업행위로 투자 손실을 본 투자자들이 소송을 준비하는 등 시끄러울 시기다.
  하필 U시민광장 강연회가 열리기 2개월쯤 전인 2015년 3월 27일에 밸류 비상대책위원회는 ‘밸류가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등을 위반했다’며 ‘10가지 공개 질의에 답해달라’는 내용증명을 보냈다. 그해 6월 밸류의 불법 영업행위로 투자 손실을 본 투자자 117명은 이 전 대표 등을 고소했다. 밸류의 불법 영업행위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음에도 유 이사장이 밸류 강당에서 U시민광장 강연회를 연 것이다.
 
  물론 유 이사장이 신라젠 행사와 U시민광장 강연회에 참석한 후(2015년 6월 18일 이후) 이 전 대표와 관련 이야기를 들었을 수도 있다. 유 이사장에게 이야기를 전했다는 제보자 김씨 지인의 말이 거짓일 수도 있다. 밸류의 불법 영업행위에 대한 투자자들의 목소리를 듣지 못했을 수도 있다.
 
  기자는 이런 사실들을 확인하기 위해 유 이사장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그는 받지 않았다. 지인에게 이 전 대표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는지 묻는 문자메시지도 보냈지만, 답이 없었다.
 
  만약 ‘이 전 대표를 조심하라’는 지인의 말을 들었음에도, 또 투자자들이 밸류의 불법 영업행위에 대해 내용증명을 보내고 고소한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이철 전 대표와 관련한 신라젠 행사에 참석하고, 그의 회사 강당서 팬클럽 강연회를 가졌다면 문제 될 소지가 크다.
 
 
  사실과 차이 나는 답변
 
  신라젠에 대한 유 이사장의 답변은 그답지 않다.
 
  2019년 5월 한 언론인이 ‘신라젠 행사에 왜 가게 됐느냐’고 물었을 때, 그는 “경북대병원하고 인연이 있어서 갔다”고 했다. 부산대와 경북대를 착각한 것이다.
 
  머리 좋고 재능 넘치는 사람이란 평가를 받는 그이기에 단순 ‘착각’으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신라젠 대주주던 이철 전 대표의 부탁으로 행사에 참석했는데, 괜한 오해를 살까 다른 이유를 급조해 대는 과정에서 실수했다는 것이다. 이 기자는 유 이사장이 신라젠 행사에 참석한 사실을 가장 먼저 보도했다.
 
  또 유 이사장은 부산대·신라젠 행사와 관련해 MBC라디오 방송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축사해줬다고 (신라젠에서) 해준 것은 기차표 끊어줬던 것밖에 없다”고 했지만, 행사 후 유 이사장은 신라젠 대표던 이용한씨와 식사도 했다는 전언이다.
 
  신라젠과 관련한 유 이사장의 답변이 사실과 조금씩 차이가 있는 모습이다. ‘이 전 대표가 사기꾼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모른 척하고 도와주려니까 이런 것 아니냐’는 뒷말이 나오는 이유다.
 
 
  檢, 밸류가 신라젠 주식 통해 얻은 수백억원 자금 추적
 
  검찰은 2013년 11월 출금된 2100만원 등 횡령 자금의 용도에 주목한다. 당시는 밸류가 신라젠에 투자하던 시기다. 이 전 대표가 여권 인사들에게 나눠주기 위해 횡령 자금으로 신라젠 주식을 차명 구입했을 수 있다는 의심이다. 만약 사실이라면 어마어마한 시세 차익을 올렸을 것이다. 이미 이 전 대표는 노무현 정부 때 국정홍보처장을 지낸 김창호 전 경기대 교수에게 6억2900만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건넨 바 있다.
 
  종합하면 7000억원대 불법투자·사기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12년을, 2000억원대 또 다른 불법투자·사기 혐의로 올해 초 1심에서 징역 2년6개월을 받고 수감 중인 이 전 대표는 신라젠 주가 조작 의혹도 받고 있다. 검찰은 ‘이 전 대표가 신라젠의 펙사벡 임상 3상이 중단될 것임을 미리 파악하고 1주당 3000~5000원대에 사들인 신라젠 주식을 장외 시장에서 2만원대에 팔아 수백억원 차익을 얻었다’고 보고 있다. 또 검찰은 이 자금의 출처를 추적 중인데, 차명으로 여권 인사들에게 갔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유시민 이사장의 이름도 거론되는데, 이 전 대표와의 관계 때문이다. 두 사람의 관계는 예상보다 끈끈해 보인다. 유 이사장은 ‘결백’을 주장하지만, 검찰은 의심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이런 사실이 사건의 본질과 가까워 보인다. 친정부 매체와 친정부 성향의 인사들이 이 사건을 ‘검·언 유착’으로 둔갑시키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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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자    (2020-04-23) 찬성 : 7   반대 :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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