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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분석

문재인 정부의 경제 입법 위헌성 검토

주택법·임대료멈춤법·협력이익공유제는 헌법 위반이다

글 : 정혜연  월간조선 기자  hychu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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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의 최고 이념은 인간의 존엄이며, 이를 헌법 10조에서는 ‘모든 인간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모든 인간이 존엄하다는 것, 그러기 때문에 인권을 가져야 하고, 국가는 국민을 위해 봉사해야 한다는 것이 근본 가치입니다. 문재인 정부는 헌법이 정한 근본 가치를 훼손하고 있습니다.”(장영수 교수)

⊙ 헌법 제11조, 제23조, 제119조 위반
⊙ 헌재가 이미 위헌 판결을 내린 ‘토지공개념 3법’을 32년 만에 再추진하는 민주당
⊙ ‘선출된 권력의 지배에 토 달지 말라’는 것이 문재인 정부, 바로 포퓰리즘
문재인 정부에서 추진한 ‘1가구1주택법’ ‘임대료멈춤법’ ‘협력이익공유제’는 헌법 위반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사진은 헌법재판소의 모습. 기사 내용과 상관없음.
  대한민국은 자유민주주의 국가이자 법치주의 국가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 들어 자유민주주의는 퇴보하고, 법치주의가 흔들린다는 비판이 많다.
 
  이에 대해 장영수(張永洙)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렇게 말한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대학에서 법학 박사 학위를 받은 장 교수는 한국헌법학회 상임이사, 국회 행정심판위원회 위원, 헌법재판소 제도개선위원회 위원을 맡은 국내 대표적인 헌법학자다. 《헌법학》 《헌법총론》 《대한민국 헌법의 역사》 《헌법 사례연습》 《국가조직론》 등 다수의 저서를 집필했다.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는 상호 의존 관계입니다. 민주주의는 흔히 다수결이 지배한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다수(多數)가 결정한다고 항상 민주적인 것은 아닙니다. 과거 독일 히틀러의 독재가 이를 증명합니다. 인권 보장을 위해 꼭 필요한 민주주의의 핵심 가치를 ‘근본 가치’라고 합니다. 이것은 다수결로 터치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는 ‘다수에 의해 선출된 권력이 지배하는 것이 무엇이 문제냐’며 그 근본 가치를 흔들고 있습니다. 이런 인식을 갖고 있기에 민주주의가 타락하고, 나라의 기틀이 흔들리고, 법치주의가 훼손되는 겁니다. 이 정부의 문제는 여기에서 출발합니다.”
 
 
  “LH 직원에 법정 최고형을 내린다는 것은 국민을 기만하는 것”
 
문재인 정부는 출범 초기부터 ‘사법개혁’을 당면 과제로 내놨다. 2020년 7월 2일, 더불어민주당 민주사법개혁 의원모임 소속 의원들이 세미나를 하는 모습. 사진=조선DB
  ― 과거 정부보다 법치주의를 훼손했습니까.
 
  “선출된 권력을 주장하면서 절대 침해해서는 안 된다고 전제한 것들을 깨뜨렸습니다. 사법개혁이라는 이름으로 사법부의 독립을 무너뜨렸습니다. 대법원장이 권력에 굽실거리도록 만들고, 헌법재판관 코드 인사를 했고, 공수처를 만들어 모든 권력이 굴종하게 하였습니다. 검찰을 무력화하고, 더 나아가서 헌법의 기본 원칙인 적법 절차를 무시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법치 훼손 문제를 지적하면 ‘선출된 권력이 하는 일인데 무슨 말이 많으냐’고 했습니다. 민주주의의 탈을 쓴 포퓰리즘입니다. 민주주의의 근본 가치를 다수라는 이름으로 훼손시켰습니다.”
 
  ― 쉽게 설명해준다면요.
 
  “가령 한국토지주택공사(이하 LH) 직원의 부동산 투기의혹 사례를 보죠. LH 사태는 LH 직원이 내부 정보를 이용해 불법적으로 투기를 했느냐는 것이 핵심입니다. LH 일부 직원의 불법행위에 대해 입증해야 합니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는 ‘LH 직원에 대해 구속 수사한다’ ‘법정 최고형을 내려야 한다’ ‘투기의 5배를 무조건 환수한다’는 식(式)으로 접근했습니다. 이건 법적으로 말이 안 됩니다. 4·7보궐선거를 앞두고 정부와 여당에서 구체적인 성과를 보여주기에 급급했다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제가 LH 직원을 옹호하는 것이 아니라 LH 직원이 불법 정보를 취득하지 않았어도 처벌할 수 있다는 발상 자체가 위헌입니다. 국민을 기만하는 것이죠.”
 

  ― 그래도 국민은 통쾌하다, LH를 해산시켜야 한다는 말을 하는데요.
 
  “법에 대한 불신이 자리 잡고 있어서일 겁니다. 미국, 영국 등 서구에서는 법치주의와 민주주의가 함께 발전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유전무죄(有錢無罪) 무전유죄(無錢有罪)란 사고가 강합니다. 법은 지키는 것이 손해다, 안 지키는 것이 약게 사는 방법이라는 생각이 많습니다. 민주주의를 신봉하면서, 법(法)보다는 덕(德)으로 지배하는 것이 우월하다고 생각합니다.”
 
  ― 민주주의는 신봉하지만 법치주의는 신봉하지 않는다… 아이러니인데요.
 
  “서양에서는 절대군주제하의 왕 권력을 통제하는 수단으로 법을 활용했습니다. 권력의 수단이 아니라 권력을 통제하는 수단이었죠. 하지만 중국의 법가 사상에 근본을 둔 동양의 법치는 백성을 통제하는 수단으로 폄하했습니다. 일제 강점기에는 식민주의 수탈의 수단, 해방 이후에는 독재를 위한 도구로 이용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것을 극복해야 제대로 된 민주주의의 토대가 마련될 수 있는데 그러지 못했습니다. 민주화 이후에도 법치주의를 민주주의만큼 신봉하지 않은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 정도로 정부가 나서서 법의 근본 가치를 훼손하지는 않았습니다.”
 
 
  “헌법의 근본 가치 훼손”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근본 가치란 뭡니까.
 
  “법치주의의 기준을 법률로 할 것인가 헌법으로 할 것인가 라는 논란거리입니다. 문재인 정부가 다수 의석을 앞세워 법을 이것저것 만들고 개정하는 등 법률적 문제를 만들었습니다. 법률을 위반하고, 헌법도 위반하고 있습니다. 헌법의 최고 이념은 인간의 존엄이며, 우리 헌법 제10조에서는 이를 “모든 인간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모든 인간이 존엄하다는 것, 그러기 때문에 인권을 가져야 하고, 국가는 국민을 위해 봉사해야 한다는 것이 근본 가치입니다. 인간이 존엄하기 위해서는 ‘자유’롭고 ‘평등’해야 합니다. 적어도 내 삶을 내가 결정할 수 있는 자유가 있어야 합니다. 그것이 인격적 자율성입니다. 평등은 모든 인간이 존엄하고 자유롭다는 것, 존엄의 평등과 자유의 평등입니다. 문재인 정부는 이러한 근본 가치를 훼손하고 있습니다.”
 
  ― 문재인 정부에서 앞세운 것이 평등 아니었습니까.
 
  “선거권은 산술적 평등입니다. 어떤 국가가 되기를 바라는지, 어떤 정당이 국가를 이끌어가는 것을 바라는지는 개인이 공부를 많이 했든, 부(富)가 적든 상관없이 갖고 있는 기본 조건입니다. 그 때문에 획일적 평등에 해당돼 모든 사람이 투표권을 갖는 겁니다. 하지만 진학, 직업, 승진은 개인의 능력과 노력에 따라 상대적으로 주어지는 평등입니다. 그것을 획일적으로 취급하면 불평등이 됩니다.”
 
  ― 이 정부에서 평등의 정의를 잘못 내렸다고 보는 겁니까.
 
  “말로만 평등을 얘기했을 뿐 개념 정립이 안 됐다고 봅니다. 헌법이 요구하는 공정, 정의, 평등에 대한 생각이 없습니다.”
 
  장영수 고려대 교수의 신랄한 비판이 이어졌다.
 
  최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행태를 보면 지나친 말은 아니다. 민주당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협력이익공유제를 통과시켰고, 모든 국민이 1주택에 거주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는 ‘1가구 1주택법’, 재난 시 임차인이 임대인에게 임차료를 지급하지 않는 ‘임대료멈춤법’ 등을 발의했다. 아직 법안 발의 전이지만, 토지거래허가제, 부동산국민공유제 등이 여당 최고 책임자들의 입에서 서슴지 않고 나오고 있다. 일부는 과거에 헌법재판소에서 위헌 결정을 이미 내린 사안이다. 그럼에도 이번에 또다시 법을 개정해서라도 밀어붙이겠다는 것은 그들이 국민의 선택을 받았다는, ‘다수’라는 자만이 아니면 나오기 힘든 움직임이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사안을 위주로 장영수 고려대 교수에게 조언을 구했다.
 
 
  200평에 사는 사람과 5평 원룸에 사는 사람을 동일시하는 민주당
 
  ▲1가구 1주택법
 
  정확한 명칭은 ‘주거기본법 일부 개정 법률안’이다. 진성준 민주당 의원이 2020년 12월 21일에 대표 발의했다. 민주당의 강병원·소병훈·전혜숙·이재정·우원식·윤준병·박홍근·이해식·장경태·조오섭·이동주 의원이 함께 추진했다. 주거기본법의 제3조 제1~3호까지 다음의 내용을 신설하는 내용이다.
 
  〈1. 1세대가 1주택을 보유, 거주하는 것을 기본으로 할 것
  2. 주택이 자산의 증식이나 투기를 목적으로 시장을 요란하게 하는 데 활용되지 아니하도록 할 것
  3. 주택을 소유하지 아니하거나 실제 거주하는 자에게 우선 공급할 것〉
 
  개정안을 낸 이유는 이렇게 설명한다. 우리나라 10가구 중 약 4가구가 무주택 가구이고, 무주택 가구의 무주택 기간은 11.2년, 가구주가 된 이후 생애 최초로 주택을 마련하기까지 소요되는 시간은 최소 6.9년이다. 현행법은 주거권을 보장함으로써 국민의 주거 안정과 주거 수준을 향상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데, 국민이 실질적으로 주거권을 보장받기 위해서는 무주택자인 주택의 실거주자에게 주택을 우선 공급하고, 주택이 자산 증식이나 투기의 수단이 되지 않게 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어 개정안을 낸다는 주장이다.
 
  이 법안은 처벌 조항 등 강제 규정은 없지만, 다주택자에 대한 기존 규제를 뛰어넘는 고강도 규제 정책을 펼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부에서 ‘대한민국이 사회주의 국가냐’는 비판이 일자, 진성준 의원은 “1가구 다주택 소유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이 전혀 아니라 이 원칙을 주택정책의 큰 방향과 기준으로 삼도록 법률로 명문화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말한 바로는 이는 헌법 제11조에 어긋날 수 있다. 이는 ‘평등’에 관한 규정이다.
 
  〈헌법 제11조 ①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누구든지 성별, 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 ②사회적 특수계급의 제도는 인정되지 아니하며, 어떠한 형태로도 이를 창설할 수 없다. ③훈장 등의 영전은 이를 받은 자에게만 효력이 있고, 어떠한 특권도 이에 따르지 아니한다.〉
 
  장영수 교수는 ‘1가구 1 주택법’은 획일적인 평등 논리를 국민에게 적용한 법안이라고 본다.
 
  “다주택자 중에는 투기를 한 사람도 있지만, 상속이나 결혼 등으로 일시적으로 다주택자가 된 사람도 있습니다. 1주택의 기준이 200평짜리 주택일 수도 있고, 5평짜리 원룸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동일하게 ‘1가구 1주택’이라 프레임을 씌우는 것은 획일적 평등 논리로 헌법 11조에 위반됩니다.”
 
 
  부동산 광풍 불었던 1989년에 만들어진 ‘토지공개념 3법’
 
정세균 국무총리는 지난 3월 11일, LH공사 직원의 3기 신도시 땅 투기 의혹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사진=조선DB
  더구나 이 법안은 과거에 헌법재판소가 위헌 결정을 내린 사안이다. 이미 위헌 결정이 난 것을 민주당이 다시 들고나온 것은 다분히 ‘180석 여당’을 앞세운 의도가 있다고 볼 수 있다. 노태우 정부가 1989년에 부동산 투기를 억제하기 위해 도입했던 ‘택지소유상한제’ ‘개발이익환수제’ ‘토지초과이득세(이하 토초세)’ 등 이른바 ‘토지공개념 3법’은 개발이익환수제를 제외하고 위헌으로 폐지됐다. 1980년대 후반은 오늘날 많은 국민이 부동산 문제에 분노하던 때와 일맥상통한다. 당시 ‘연합뉴스’의 기사 내용이다.
 
  〈1988년까지 국민 소득은 3.1배 늘어나고, 집값은 평균 4.7배 올랐으나, 땅값은 8.4배나 뛰었다. 1980년대 초의 부동산 시장은 아파트 공급 과잉과 1980년 불황으로 내수부진으로 인한 침체기를 맞았다. 하지만 1987년 하반기에 부산과 대구 지역의 미분양 아파트가 소화되기 시작하면서 서울의 일부 지역에서는 소형 아파트 사재기 현상이 일어났다. 광란적인 부동산 투기 바람은 개인에게도 번져 너나 할 것 없이 땅 사재기에 나섰다. 기업은 자금을 재투자하지 않고 부동산 매입에 쏟아부었다. 특히 1988년 전국 토지소유자 중 5%가 나라 땅의 65.2%를 갖고 있다는 통계가 발표되면서 토지 관련 제도를 바꿔야 할 필요성이 대두했다.〉
 
  이런 분위기에서 나온 ‘토지공개념 3법’의 구체적 내용이다. 택지소유상한제는 서울, 부산, 대구, 인천, 광주, 대전에서 가구당 200평(약 661㎡) 이상의 택지 취득을 제한한다는 내용이다. 개발이익환수제는 택지개발, 관광단지 조성 등으로 얻는 이익을 개발부담금으로 정부가 환수한다는 것이다. 토초세는 개인보유 유휴토지나 법인 비(非)업무용 토지의 가격 상승분에 최고 3년마다 최고 50%를 과세한다는 것이다. 개별 토지의 공시지가 상승률이 국세청에서 정한 정상지가 상승률보다 높으면 초과이익분의 절반을 부과하는 토지보유과세다.
 
  그런데 택지소유상한제는 1999년에 위헌결정, 개발이익환수제는 1998년에 일부 위헌결정, 토초세법은 이보다 앞선 1994년에 헌법 불합치 결정을 받았다.
 
 
  토초세법이 위헌인 이유
 
  1994년 7월 29일에 내려진 토초세법 헌법 불합치 결정을 보자. 당시 변호사 홍○○, 김○○은 서울고등법원에 토초세 부과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당시 논란이 됐던 부분은 토지 지가(地價)가 상승했다고 해도 개인에게 돈이 들어오는 것이 아니라 토지를 매매해야만 비로소 이익이 실현되는데, 미실현이득에 대한 과세가 옳으냐가 쟁점이었다. 기존의 조세 개념에 어긋난다는 것이었다. 헌재는 ▲미실현이득에 대한 과세가 헌법상 조세개념이 저촉되는지 ▲특정 과세기간 동안에 토지초과이득이 발생했으나, 토지취득 당시와 비교해 오히려 지가가 하락했을 때 보충 규정을 두지 않는 것이 위헌에 해당하는지 등을 판시했다.
 
  헌재의 결정문을 요약하면 이렇다.
 
  〈미실현이득에 대한 과세 문제는 과세목적, 과세소득의 특성, 과세기술상의 문제 등을 고려해 판단해야 하는 입법정책의 문제로 미실현 이득에 대한 과세 또는 부담금이 헌법 정신에 반하지 아니한다. 하지만 기준시가 산정방법이 시행령이 전부 위임돼 있어 포괄위임금원칙에 어긋나고, 토지평가법에 따른 기준시가를 계측하는 방법이 미흡해 이득에 과세할 우려가 있는 점, 미실현이득임에도 50%에 달하는 높은 단일비례제를 택한 것은 가공이득에 대한 과세가 돼서 원본(사용의 대가로 수익을 발생시킬 수 있는 재산) 잠식 우려가 있는 점, 과세 기간에는 땅값이 올랐지만 매매 시점에는 가격이 하락한 경우에 보충 규정이 없는 점은 문제가 있다.〉
 

  헌재는 토초세가 헌법 위반이지만, 단순히 위헌결정을 내릴 경우에 법적 공백을 가져올 우려가 있다고 봤다. 그래서 ‘헌법 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헌법불합치는 일정한 수정 기간을 주고, 해당 기간까지 수정이 되지 않으면 법률을 폐지해야 하는 ‘시한부 위헌 판정’이다. 이후 토초세법이 개정됐지만, 이 법은 1998년 12월 28일에 폐지됐다.
 
  토초세법이 시행된 이후에 관련 소송이 줄을 이었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토지를 소유한 박모씨는 소유토지를 (주)삼정관광호텔에 임대해줬으나, 세무 당국이 임대 토지를 유휴토지로 봐 토초세를 부과하자 1993년 소송을 냈다. 헌재는 “건물이 들어선 임대 토지에 부과된 토초세가 정당하다는 원심은 잘못”이라고 원심 파기 판결을 내렸다. 토초세 부과처분 취소사건은 당시 대법원에 147건, 전국 고법 310건이 진행 중이었는데, 모두 부과처분이 취소되거나 감액됐다.
 
 
  택지소유상한제가 위헌 판결 받았지만, 이미 세금 낸 시민 6만명은 구제 못 받아
 
2018년 4월 4일,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국회에서 열린 ‘토지공개념 개헌 무엇이 문제인가?’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노태우 정부가 실시한 택지소유상한제 역시 1999년에 위헌 결정을 받았다.
 
  서울 서초구 소재의 413.7㎡를 갖고 있던 정모씨는 성북구청이 9424만원의 부담금을 부과하자, 1993년에 부담금 취소 청구소송을 낸 뒤 헌법소원을 냈다. 정씨와 함께 66명이 헌법소원을 냈다.
 
  헌재가 1999년 4월에 내린 위헌 결정의 주요 대목은 이렇다.
 
  〈우리는 협소한 국토현실에 공익목적상 택지의 소유상한을 정하는 것 자체는 바람직하다. 그러나 소유상한으로 정한 200평은 너무 적은 면적일 뿐만 아니라 일률적으로 이를 초과해 소유할 수 없도록 제한한 것은 헌법상 국민의 재산권을 지나치게 침해하는 것이다. 특히 법률 시행 이전의 택지소유자들에게까지 소유 경위나 목적을 불문하고 예외 없이 부담금을 납부토록 한 것은 평등 원칙에 어긋한다. 매년 공시지가가 최고 11%라는 높은 부과율을 적용, 무제한적으로 부담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한 것 또한 부당하다. 부담금 부과를 피하기 위해 불필요한 사무실을 건축하거나 용도를 변경하는 등의 기현상을 초래해 택지 공급을 촉진한다는 당초 입법 목적에도 벗어났다.〉
 
  9년 만에 택지소유상한제가 폐지됐다. 하지만 이는 뜻하지 않은 혼란도 부추겼다.
 
  당시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1999년 4월에 소송이 계류 중인 사건은 대법원 70건, 고등법원 74건, 서울행정법원 42건 등 200~300여 건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대법원 위헌 결정으로 부담금을 내지 않고 버틴 경우, 부담금 부과처분에 소송을 낸 경우, 소송과 함께 헌법소원을 낸 경우에는 앞으로 부담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이미 부담금을 낸 사람들은 돌려받을 길이 없다. 당시 6만1606명이 총 1조6602억원을 낸 것으로 집계됐다”고 했다.
 
 
  임대인은 강자, 임차인은 약자라고 규정한 민주당
 
더불어민주당은 코로나19 위기를 맞아 ‘임대료멈춤법’을 발의했다. 지난 1월 3일, 서울 자하문로 중식당 하림각 정문에 영업을 종료한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상관없음.
  ▲임대료멈춤법
 
  정식 명칭은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일부 개정법률안’이다. 민주당의 이동주·김윤덕·박상혁·서동용·오영환·윤영덕·권인숙·이소영·진성준·양이원영 의원 등 10명이 2020년 12월 14일에 발의했다.
 
  세부적인 내용은 임대차보호법 제 11조의2를 신설하는 것이다. 신설 내용은 임대인은 임차인의 사업장이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른 집합금지 조치를 받은 경우 임차인에게 그 금지기간에 해당하는 차임 등을 청구할 수 없고, 집합제한 조치를 받은 경우 그 제한 기간에 해당하는 차임 등의 2분의 1 이상을 청구할 수 없다. 또 2항에는 임대인이 임대건물을 담보로 한 대출금과 그에 따른 이자를 상환하기 곤란하다고 인정되면, 그 상환기간을 연장하거나 상환을 유예할 수 있다는 것을 포함한다는 것이다.
 
  대표 발의자인 이동주 의원은 법 개정안을 낸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장사가 멈추면 임대료도 멈춰야 한다. 민법에서 정의한 ‘임대차’의 의미는 ‘당사자 일방이 상대방에게 목적물을 사용, 수익하게 할 것을 약정하고 상대방이 이에 대하여 차임을 지급할 것을 약정함’이다. 그러나 목적물, 즉 상가의 ‘사용’ 등은 영업시간 제한, 인원 제한 등 집합제한 조처가 내려지면 ‘정상적인 사용’이 불가능하다. ‘사용할 약정’이 지켜지지 않는다면 ‘차임을 지급할 약정’도 중단돼야 한다. 영업 중단의 사유는 개인의 사정이 아닌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한 것이다. 감염병 예방 조치에 대한 피해는 소상공인에게만 전가할 것이 아니라 임대인과 금융기관, 정부가 함께 나눠야 한다. 그것이 공정이다.”
 
  민주당은 이 법안을 ‘공정 임대료법’이라고 명명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에 건물주 스스로 임대료를 낮추면 세액 공제 혜택을 주는 등 ‘착한 임대료 운동’을 권장했지만, 선의에 맡기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비난이 일었다. 이동주 의원은 법안 발의 과정에서 ‘청와대와 교감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대해 “그렇지 않다. 하지만 이제부터 원내대표실과 논의해보겠다”고 말했다.
 
  장영수 교수의 해석으로는 이는 헌법 제119조 위반이다.
 
  〈헌법 제119조 ①대한민국의 경제 질서는 개인과 기업의 경제상의 자유와 창의를 존중함을 기본으로 한다. ②국가는 균형 있는 국민경제의 성장 및 안정과 적정한 소득의 분배를 유지하고, 시장의 지배와 경제력의 남용을 방지하며, 경제주체 간의 조화를 통한 경제의 민주화를 위하여 경제에 관한 규제와 조정을 할 수 있다.〉
 
  장영수 교수는 “헌법 제119조는 1항이 원칙이고 2항이 예외다. 119조에 따르면 사회적 시장경제라고 해도 개인의 자율을 우선으로 하고, 국가의 관여는 보충적이어야 한다. 그것이 뒤바뀌는 것은 말이 안 된다. 그런데 임대료멈춤법은 국가가 다 정하고, 그 안의 범위에서 개인이 결정하라는 것과 같으므로 이는 헌법 위반이다”며 “특히 임차인은 선하고 임대인은 악하다는 것, 임차인은 항상 약자이고 임대인은 언제나 강자라는 말도 되지 않는 논리가 들어간 것”이라고 봤다.
 
 
  협력이익공유제는 헌법 제23조 위반
 
중소벤처기업부 이상훈 소상공인정책실장이 2018년 11월 6일, ‘협력이익공유제 도입방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뉴시스
  ▲협력이익공유제
 
  정확한 명칭은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법률안’이다. 민주당의 정태호·강병원·고용진·박상혁·송영길·이광재·이규민·정일영·조승래·한병도·황희 의원 등 11명이 2020년 12월 21일에 발의했다.
 
  정확한 내용은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 제2조에 12호 및 13호를 신설한다. ▲12. ‘성과공유제’란 수탁기업이 원가절감 등 수탁, 위탁기업 간에 합의한 공동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위탁기업이 지원하고 그 성과를 수탁, 위탁기업이 공유하는 계약모델이다. ▲13. 협력이익공유제란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중소기업 상호 간, 위탁, 수탁기업 간 상생협력으로 발생한 위탁기업 등의 협력이익을 사전에 상호 간 약정한 기준에 따라 공유하는 계약 모델을 말한다.
 
  법안 개정의 이유에 대해 민주당은 “우리나라에서 중소기업과 대기업 간의 양극화가 지속적으로 심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현생법은 대중소기업 상생협력을 목적으로 수탁기업인 중소기업이 원가절감 등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위탁기업이 지원하고 그 성과를 수탁, 위탁기업이 공유하는 성과공유제를 규정하고 있다. 2006년 성과공유제의 법적 근거를 마련한 이후 현재까지 많은 기업이 성과공유제를 도입하고 있으나, 대중소기업 상생협력의 공평한 배분에 따른 성과 확산과 양극화 심화 개선 등 효과가 미흡하다. 따라서 ‘협력이익공유제’의 법적 근거를 마련함으로써,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중소기업 상호 간, 위탁과 수탁기업 간 상생협력을 촉진해 대중소기업의 양극화를 없애고 동반성장을 모색하려는 것이다”고 밝혔다.
 
  장영수 교수는 이 법안은 헌법 23조 위반이 될 수 있다고 봤다. ‘재산권’에 관한 규정이다.
 
  〈헌법 제23조 ①모든 국민의 재산권은 보장된다. 그 내용과 한계는 법률로 정한다. ②재산권의 행사는 공공복리에 적합하도록 하여야 한다. ③공공필요에 의한 재산권의 수용, 사용 또는 제한 및 그에 대한 보상은 법률로써 하되, 정당한 보상을 지급하여야 한다.〉
 
  장 교수는 “모든 기업은 자신의 책임하에 투자하고, 거기에 따라 실패에 따르는 손실, 성공에 따르는 이익을 누리는 것인데 이를 제한하는 조치다. 마치 국가가 혜택을 나눠주면서 공유하는 것과 같은 개념인데 적절치 않다”고 했다.
 
 
  “국가가 경제적 자유를 통제하는 것”
 
강원 영월군의회가 2015년 8월 6일에 태백시의회 입구에 부착해놓은 ‘강원랜드 기부금 손해배상 청구소송 즉각 취하’ 요구 현수막. 사진=뉴시스
  최준선(崔埈璿)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경제적 자유’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경제적 보상만큼 확실하고 효과적인 보상방법은 없습니다. 경제적 보상이 중요한 이유는 이것이 자유 중에 으뜸인 경제적 자유를 주기 때문입니다. 자유는 학문·언론·사상·종교 등 정신적 자유와 집회·결사·참정권을 의미하는 정치적 자유 및 음악·연극·영화·무용·미술 등 문화와 예술 활동의 자유가 있습니다. 경제적 자유가 없으면 위의 어떤 자유도 제대로 누릴 수 없습니다. 자유는 선택 가능성의 문제입니다. 선택 가능성이 풍부할 때 인간은 무한한 행복을 느낍니다. 경제적 자유가 없으면 선택 가능성이 없어지고 학문·언론·사상·종교·음악·연극·영화·무용·미술·정치·집회·결사 등 모든 활동에 제한을 받습니다.”
 
  ― 이번 입법안은 ‘자유 제한’에 해당한다는 겁니까.
 
  “그렇습니다. 경제적 자유는 국가가 시장을 통제할 때 제한됩니다. 국가가 시장을 통제해 경제적 자유를 통제하면 위의 모든 자유를 억압하는 것과 같은 결과가 됩니다. 따라서 경제적 자유를 수호하는 것은 국가 권력으로부터 모든 자유를 수호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자유시장을 지켜야 하는 겁니다.”
 
  민주당이 밀어붙인 이 법안 역시 또 다른 위법을 가져온다. 기업의 이익을 상생 차원에서 중소기업 등에 나눠줄 경우에 기업 경영진이 배임 혐의 등으로 법적 책임을 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배임죄는 형법 제355조 2항에 적시돼 있다. 이에 따르면 불법적 방법으로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해 본인에게 손해를 가하는 죄,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사람이 그 임무에 어긋나는 행위로써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해 본인에게 손해를 가하는 죄를 말한다.
 
  ‘강원랜드 사외이사의 손해배상 판결’이 여기에 해당한다.
 
  내용은 이렇다. 강원도 태백시는 민간업체와 공동 출자해 태백관광개발공사를 설립하고 오투리조트 건설을 추진했다. 오투리조트가 경영난을 겪자 태백시가 강원랜드에 150억원 기부를 요청했다. 출석이사 12명 중 7명 찬성, 반대 3명, 기권 2표(대표이사·상임이사)로 가결됐다. 그렇다면 강원랜드 이사에게는 배임죄가 성립될까.
 
  서울고등법원은 2016년 9월 23일에 찬성 및 기권한 이사 9명 모두가 선관 책임의무를 위반했다고 봤다. 이어 대법원 판결문의 주요 내용이다.
 
  〈상법 제399조 제1항은 ‘이사가 고의 또는 과실로 법령 또는 정관에 위반한 행위를 하거나 그 임무를 게을리한 경우에는 그 이사는 회사에 대하여 연대하여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중략) 기부금의 성격, 기부행위가 회사의 설립 목적과 공익에 미치는 영향, 회사 재정상황에 비춰본 기부금 액수의 상당성, 회사와 기부 상대방의 관계 등에 관해 합리적인 정보를 바탕으로 충분한 검토를 거치지 않았다면, 이사들이 결의에 찬성한 행위는 이사의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주의의무에 어긋나는 행위에 해당한다.〉
 
  대법원은 이사진의 150억원 기부 결의가 강원랜드에 손해를 입혔다며 강원랜드 손을 들어준 것이다.
 
 
  토지거래허가제를 전국으로 확대한다는 이재명
 
  ▲토지거래허가제
 
  국토교통부와 서울시는 2020년 6월 서울 송파구, 강남구 등 일대에 대해 사전에 부동산 거래를 신고할 것을 결의했다. 이 제도는 ‘부동산 거래 신고 등에 관한 법률’에 근거해 토지취득 계약을 맺기 전 담당 지방자치단체장(지자체장)에게 허가를 받는 제도다. 담당 지자체장 허가 없이 토지거래 계약을 체결한 사람은 2년 이하 징역, 또는 당해 토지가격의 30%에 해당하는 금액 이하의 벌금을 받게 된다. 아파트를 산다면 전세 보증금을 승계한 갭투자는 금지되고 2년 이상 실거주해야 한다. 서울 강북구는 2021년 1월 초, 공공재개발 후보지로 뽑힌 강북 5구역을 대상으로 토지거래허가제를 실시하기로 했다.
 
  더구나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이 제도를 전국적으로 확대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른바 ‘LH사태’가 터지자, 이재명 지사는 이 제도를 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토지거래허가제는 현재 외국인과 법인의 부동산 매매에 대해선 적용하고 있지만, 법률적으로 공직자 등 특정한 신분의 사람들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타당하느냐는 문제가 남아 있다”면서도 “경기도는 지난해 4급 이상의 공직자에 대해서 실거주용 1주택을 뺀 나머지를 처분토록 했다. 공직자 토지거래허가제를 도입해 부동산 취득에 대해 심사를 받도록 하면 공직자의 토지 거래는 무효로 할 수 있다. 토지거래허가제를 확대할 방안을 살피고 있다”고 밝혔다. 야당인 국민의힘이 ‘헌법 위반’이라고 비판하자, 이재명 지사는 “토지거래허가제는 과거 새누리당이 주도해 만들었고 합헌 판결도 받았다. 여전히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유용한 정책 수단”이라고 주장했다.
 
 
  나라에 찍히면 이사도 못 가는 대한민국 국민?
 
  이재명 지사가 말하는 토지거래허가제는 1978년 국토이용관리법 개정으로 도입됐다. 토지 소유의 편중, 투기로 인한 비합리적 지가 형성을 방지하는 것이 목적이다. 전국적인 땅값 상승과 투기를 막고자 도입한 당시 국토이용관리법 제21조의 3 제1항은 ‘규제 구역 내 토지거래 계약 시 허가’를 규정했고, 제31조의 2 제1호는 ‘허가 없이 계약을 맺으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린다’고 규정했다. 국토이용관리법은 현재 폐지된 상태다.
 
  장영수 고려대 교수는 헌법 제119조 위반이라고 봤다. 앞서 얘기한 임대료멈춤법과 동일 선상이다.
 
  “시장에 대한 왜곡의 정도가 과도하기 때문에 헌법 119조뿐 아니라 헌법 해석에 따라 더 많은 위법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농지거래는 오늘날에도 허가제입니다. 농지 특성 때문인데요, 식량을 지나치게 수입에 의존하면 식량 안보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단순히 투기 억제를 위해 토지 거래를 허가하는 것은 시장을 무너뜨리는 것이고, 시장 자체를 왜곡시킵니다.”
 
  ― 개인의 자유도 위반하는 것 아닙니까.
 
  “살고 싶은 지역을 결정하는 것은 전적으로 개개인의 자유입니다. 이 법안에 따르면 앞으로 정부가 인정하는 사람만 좋은 지역 넓은 평수의 주택에서 살 수 있고, 정부 허가 없이는 거주 이전의 자유조차 얻을 수 없다는 얘깁니다.”
 
 
  헌법에 ‘부동산 공유’ 개념 있다는 정세균 총리
 
문재인 정부 들어 가장 ‘좌클릭’된 부동산 정책을 피력한 이재명 경기도 지사(왼쪽)와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부동산국민공유제
 
  고(故) 박원순 전(前) 서울시장이 2019년 12월부터 주장했던 정책이다. 부동산 세입으로 ‘부동산 공유기금’을 만들어서 그 기금으로 국가가 토지나 건물을 사는 것이 골자다. 공공의 부동산 소유를 증대시켜 개인에게 생산 시설을 저렴하게 공급해 대규모 공공임대주택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토지 공개념’을 본격적으로 구현한다는 발상이다. 문재인 정부에서 구상한 부동산 정책 중에 가장 좌편향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박원순 전 시장이 작고해 추진이 무산된 듯싶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최근 “헌법에 토지 공개념 정신이 있다”고 말해 파문을 일으켰다. 특히 정 총리는 “‘토지공개념 원포인트 개헌 추진’을 환영한다. 개헌을 한다면 권력 주도 개편도 당연히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정 총리가 본 것은 헌법 제122조다.
 
  〈헌법 제122조. 국가는 국민 모두의 생산 및 생활의 기반이 되는 국토의 효율적이고 균형 있는 이용, 개발과 보전을 위하여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그에 관한 필요한 제한과 의무를 과할 수 있다.〉
 
  하지만 장영수 고려대 교수는 “헌법 122조에 명시한 국토를 효율적으로 이용하는 것을 부동산 공유제로 보기는 어렵다. 국토를 효율적으로 이용하더라도 국가의 과도한 관여가 아닌지를 먼저 해석해봐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의 헌법 위반 사례로 볼 수 있는 상당수는 부동산 관련 법 개정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부동산 정책은 현재 문재인 정부가 가장 실패했다고 평가받는 정책이다. 장영수 교수의 얘기다.
 
 
  헌재 위헌 결정이 나올 때까지 고통은 국민의 몫
 
  ― 민주당이 추진하는 법을 보면 헌법 제119조와 23조의 재산권 위반이 많습니다.
 
  “경제 질서에 대한 조항입니다. 제헌 헌법 당시는 해방 직후라 여력이 없었고, 국가가 관리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습니다. 이 때문에 경제 전반을 국가가 결정하고, 개인의 경제활동 자유는 그 범위 내에서 하도록 했죠. 하지만 국가가 정상화되면서 바뀌었습니다. 헌법 제119조에 따르면 경제는 시장을 중심으로 해야 하고, 국가는 보충적 역할을 해야 합니다. 하지만 1가구 1주택법, 임대료멈춤법, 토지거래허가제는 국가의 관여 성격이 더 크기 때문에 위헌입니다. 제23조의 재산권은 경제 질서와 맞물려 있습니다. 저는 우리나라는 사회적 시장경제라고 봅니다. 23조1항에는 모든 재산권의 보장과 내용, 한계는 법률로 정한다고 규정되어 있지만, 그 의미는 일정한 한도를 넘어서면안 되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즉 사유재산 제도의 근간을 훼손하는 것은 위헌입니다.”
 
  ― 민주당이 180석을 앞세워 법을 통과시키더라도 나중에 헌재에서 위헌 판결을 받으면 무효가 되니 큰 걱정은 할 필요가 없습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물론 헌재가 위헌이라고 판단하면 거대 여당이 밀어붙이든 법이 이미 개정됐든 상관없이 해당 법안이 폐기됩니다. 하지만 이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것은 국민입니다. 헌재의 결정까지 짧게는 2년, 길게는 5년 이상이 걸립니다. 그 기간에 고통이 만만치 않습니다. 더구나 지금은 코드 인사가 너무 심합니다. 헌재 재판관 9명 중 6명이 찬성해야 위헌 결정이 나는데 글쎄요….”
 
  ― 결국 민주당의 독주로 인한 피해는 국민이 고스란히 보게 될 텐데요.
 
  “다수 의석을 갖고 독선적으로 하는 것은 아주 위험합니다. 다수가 소수를 무시해서는 안 됩니다. 여당이 선출됐다는 것만 믿고 독주하고 독선적 결정을 한다면, 그 또한 민주주의와 법치주의 근간을 흔드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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