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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저분석

주식시장 3000포인트 붕괴

“지금 주식시장은 개미에게 특히 위험한 시장”

글 : 조동진  조선뉴스프레스 경제전문기자  zzang9@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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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월 말부터 지수 하루 변동 폭 100포인트씩 등락 대혼란
⊙ 국채 금리 급등·인플레이션 압박·피로도 확대·기관과 외국인 ‘하락한다’ 대공세
⊙ 효과 없는 돈풀기·경기 회복과 실적 개선 기대감 지난해 폭등 장에 이미 반영
⊙ 2월 말부터 3월 초 ‘시장 상승에 베팅’한 개미들 손실 확대
지난 3월 8일 3000포인트가 무너졌던 코스피 지수가 3월 9일에는 2976.12포인트로 하락했고, 코스닥 지수도 직전 거래일보다 내린 896.36포인트로 900포인트 선이 깨졌다. 사진=뉴시스
  “주식시장은 1월이 정점이었고, 이제는 하락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 주식시장으로 들어오는 개인은 굉장히 위험한, 도박 같은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것입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1~2월까지만 해도 가파르게 상승할 것 같던 주식시장 상황이 급변하고 있다. 특히 2월 중순 이후 코스피 지수의 폭락과 폭등이 반복되며 주식시장의 불안감이 치솟고 있다. 하지만 몇몇 증권사 리서치센터와 개인 투자자를 상대하는 증권사 영업 관계자들을 중심으로 여전히 “1분기 조정이 있을 수 있지만, 기업들의 실적 회복과 개인 투자자 중심의 장세로 2021년 역시 지난해처럼 주가와 지수가 상승할 수 있다”는 낙관론이 나오는 것이 사실이다. 이런 낙관론이 현재 주식시장으로 대거 뛰어들고 있는 개인 투자자들의 주식 매수에 상당한 영향을 주고 있는 것 역시 현실이다.
 

  하지만 한국 주식시장의 핵심 투자 주체인 기관 투자자들과 외국인 투자자들의 분위기는 서늘하다. 기관과 외국인들은 연일 한국 주식을 팔아치우고 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이들의 ‘팔자’는 매도세가 강도를 더해가고 있다. 지난 한 해, 또 올해 1월의 폭등과 2월 중순까지의 상승세에도 불구하고, 이들 모두 한국 주식시장에 대한 비관적 전망을 ‘압도적 매도 우위’라는 거래 행태로 표출하고 있는 것이다.
 
  이코노미스트들과 증권 관련 학계를 중심으로 ‘현재 한국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개인 투자자가 대응하기 힘든 수준까지 커진 상황’이라는 분석과 함께 ‘지수와 주가 등 시장이 조정을 넘어 하락세를 피하기 힘들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기관과 외국인의 싸늘한 분위기와 다르지 않은 것이다. 특히 몇몇 이코노미스트들과 시장 관련 경제·경영학 교수들은 급변하는 국내외 변수들을 하나하나 지목하며 ‘2021년 한국 시장이 하락 수준을 넘어 상당한 폭의 급락 가능성, 특히 개인 투자자가 감당하기 힘든 수준의 손실이 확대될 것’이라는 경고까지 내놓고 있다.
 
 
  1월 3266.23포인트 사상 최고점과 증권사의 장밋빛 전망
 
  최근 주식시장은 이런 급락 경고와 맞물려 실제 코스피 지수와 코스닥 지수가 동반 급락하는 등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우선 주식시장의 상황이 현재 얼마나 혼란스러운 상황으로 급변하고 있는지부터 한번 들여다보자.
 
  주식시장은 올해 초만 해도 장밋빛이었다. 지난 1월 7일 코스피 지수가 3031.68포인트(종가 기준)를 찍으며 사상 처음으로 3000포인트 선을 넘어섰다. 다음 날인 1월 8일에는 단 하루 상승 폭이 무려 120.5포인트(3.97%)나 폭등하며 단숨에 3100포인트까지 돌파했다. 1월 11일에는 장중이긴 했지만 사상 최고점인 3266.23포인트까지 치솟았고, 1월 25일에는 3208.99포인트로 종가 기준 증시 사상 처음으로 3200포인트 선까지 깨버렸다. 이렇게 되자 3300포인트대로 올라 설 것이라는 낙관론이 시장을 뒤덮었다.
 
  증권사 역시 코스피 등 주가지수 전망치를 가파르게 폭등시켰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2월 15일 2021년 코스피 지수 전망치 최고점을 기존 3100포인트에서 3550포인트로 끌어올렸다. 한국투자증권 외에도 상당수 증권사가 ‘코스피 지수가 3200포인트 이상 오를 것’이라는 전망을 쏟아냈다.
 
  당시 이런 장밋빛 전망이 쏟아진 이유가 있다. 이 시점은 세계 곳곳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백신 접종과 보급이 본격화한 때다. 바이오 기업과 코로나19 백신·치료제 관련 산업과 기업을 중심으로 지난 1년 동안 주가가 폭등했던 한국이기에 팬데믹 사태를 벗어날 수 있다는 기대가 특히 고조된 것이다. 또 주요 경제국의 경기 회복과 물류 이동에 숨통이 트일 것이라는 호재성 뉴스와 이에 따른 한국 기업들의 실적 회복 역시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졌다. 미국 바이든 정부의 천문학적 경기부양책까지 나오면서 또 한 번의 유동성 장세가 강하게 대두됐다. 한국 주식시장의 지수와 주가가 더 상승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절정으로 치솟았던 것이다.
 
 
  2월 말 폭등·폭락
  대혼란

 
  2월 중순 이후 실제 주식시장은 이런 전망과는 전혀 다른 상황으로 전개됐다. 3200포인트를 넘어선 이후 3000포인트 후반에서 3100포인트 중반대를 유지하던 코스피 지수가 2월 24일을 기점으로 급변했다.
 
  2월 24일 하루 코스피 지수가 75.11포인트(-2.45%)나 추락해 2994.98포인트로 맥없이 내려앉았다. 3000포인트 붕괴보다 더 주목할 부분은 이날 하루 지수 등락 폭이다. 표면상 전날 종가 대비 지수는 75.11포인트 하락했지만, 실제 이날 하루 최고점 대비 최저점 지수 등락 폭이 무려 99포인트일 만큼 변동 폭이 컸다는 점이다. 더구나 이런 지수 급변 현상이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다음 날인 2월 25일 코스피 지수는 하루 만에 무려 104.71포인트(3.5%)나 폭등했다. 그 다음 날인 2월 26일에는 거꾸로 86.74포인트(-2.8%)나 추락해 3012.95포인트로 내려앉았다. 역시 이날 하루 고점 대비 저점 등락 폭이 무려 101포인트나 됐다.
 
  하루 100포인트씩 지수가 폭등·폭락하는 불안한 상황이 며칠 동안 반복되자, 변동성 확대 시작점인 2월 24일을 기점으로 주식시장 전체가 혼란 상태로 급변한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이런 폭등·폭락 반복이 주식시장 전체를 뚜렷한 하락세로 이끄는 기폭제가 되고 있다는 점이다. 2월 말부터 폭등과 폭락을 반복하던 코스피 지수가 결국 3월 8일 2996.11포인트, 다음 날인 3월 9일 2976.12포인트로 연이어 급락하며 3000포인트 선이 맥없이 무너진 사실이 이를 잘 보여주고 있다.
 
  2월만 해도 최고 3550포인트에 이르는 지수 전망이 나올 만큼 장밋빛이던 주식시장 분위기가 불과 한 달여 만에 하락 공포에 휩싸이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미국과 한국의 국채 금리가 2월부터 무섭게 치솟고 있는 점을 들 수 있다. 예전부터 미국 국채 금리 급등은 한국 자본시장에 강한 충격을 가하는 직접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무섭게 오른 국채 금리 폭탄
 
미국 국채 10년물 최근 3개월 금리 변화. 2월 중순부터 금리가 급등하고 있다. 사진=네이버 발췌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2020년 한 해 0.6~0.7%대에 머물렀다. 지난해 말부터 조금씩 오르기는 했지만 올해 1월만 해도 불과 0.8~1.1%대였다. 이것이 2월 중순 치솟기 시작해 3월 8일 1.59%를 넘어섰다. 불과 한 달여 만에 금리가 0.5~0.7% 이상 폭등한 것이다. 최근에는 미국 국채 금리가 멀지 않아 2%를 넘어갈 것이라는 전망도 쏟아지고 있다. 미국 국채 7년물 금리도 비슷하다. 올해 1월 초 0.7% 아래였고 2월 중순만 해도 0.85%가 안 됐다. 이런 금리가 3월 8일 현재 1.28%를 넘었다. 불과 2~3주 만에 무려 0.4% 넘게 솟구쳤다.
 
  미국 국채 금리 폭등은 한국 국채 금리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 한국 국채 10년물을 보자. 올해 1월부터 2월 초까지만 해도 금리가 1.6~1.7%대였다. 그러던 금리가 2월 중순부터 가파르게 올라 3월 8일 결국 2.024%로 뛰었다. 우려하던 금리 2% 선을 넘어버린 것이다.
 
  10년물 국채 금리 2% 이상, 특히 미국 국채 금리 2% 돌파는 상징적 의미가 있다. 대형 투자자로 하여금 ‘리스크가 큰 주식시장이 아닌, 리스크가 낮은 채권시장으로 투자금을 옮겨도 일정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는 심리적 안정감을 주는 기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국채 금리가 2%를 넘어서면, 10년 만기 한국 국채의 금리는 이보다 더 높아지게 된다. 이렇게 되면 회사채 시장도 들썩일 수밖에 없다. 투자등급인 BBB+ 채권의 기대수익이 5% 정도로 뛸 가능성이 크다. 이 정도라면 대형 투자자일수록 굳이 고위험을 감수할 이유가 없게 된다. 결국 국채 금리 2% 돌파는 사실상 ‘고위험 투자시장의 성장세가 끝물’이라는 신호인 셈이다.
 
 
  경고가 현실로 인플레이션 공포
 
인플레이션 경고에도 1조9000억 달러짜리 초대형 경기부양책을 준비 중인 미국 바이든 대통령. 사진=뉴시스
  인플레이션 압박도 주목해야 한다. 불과 얼마 전까지 한국의 국책·민간 경제연구소, 또 증권사 리서치센터 등 경제·시장 분석기관들은 디플레이션 가능성에 목소리를 키웠다. 정교하거나 시장 실태를 정확히 꿰뚫어본 분석은 아니었다. 사실 이미 꽤 오래전부터 인플레이션 압박이 강했던 게 사실이다. 금융·자산 시장, 실물경제 등 인플레이션 징조가 있었다. 그럼에도 지난해 초부터 전 세계를 뒤덮은 코로나19로 인해 주요 경제국의 경제와 산업이 동시에 가라앉으며 성장률이 급락했다. 급락한 유가(油價)와 소비 감소 문제를 부각시켜 디플레이션에 초점을 맞춘 분석이 대거 나온 것이다.
 
  코로나19 확산 공포와 실업 확대, 경기 침체 목소리가 디플레이션에 방점을 찍으며, 각국 정부의 천문학적 재정 확대에 이유로 등장했다. 중앙은행의 기준 금리 인하와 채권 매입 등 상식을 넘어서는 유동성 확대의 근거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전 세계에서 쏟아져 나온 대규모 유동성은 지난 10여 년 동안 제대로 회수되지 못한 채 여전히 시중을 떠돌고 있는 또 다른 유동성에 더해졌다.
 
  물가와 자산 가격 폭등 등 가뜩이나 압력이 가중된 상황에서 대규모 추가 유동성이 더해지자 인플레이션 우려가 본격적으로 고개를 든 것이다. 코로나19 백신 접종과 공급 확대에 올해 초부터 유가마저 꿈틀거리고 있다. 여기에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한 1조9000억 달러(한화 2165조원) 규모의 경기부양책이 지난 3월 6일 미국 상원을 통과하며 또 한 번의 미국발(發) 돈풀기 충격이 세계시장에 전해지고 있다. 그뿐만이 아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1조9000억 달러의 경기부양책과 별개로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위한 추가 부양책까지 거론하고 있다.
 
  당장 1월 말 이후 미국 국채 금리가 치솟은 원인이다. 문제는 이런 천문학적 돈풀기와 재정 확대가 경기부양과 실업 해소 효과는 별로 없고, 인플레이션만 더 강하게 자극한다는 점이다. 현재 미국의 금융가와 세계적 경제 석학들이 “심각한 인플레이션을 촉발할 것”이라는 경고를 내놓고 있다.
 
 
  효과 없는 돈풀기가 촉발한 위험
 
  미국 하버드대학 총장 출신으로 클린턴 행정부 재무장관과 오바마 행정부 국가경제위원장을 지낸 세계적 경제학자 래리 서머스 교수는 지난 2월 《워싱턴포스트》에 억눌렸던 수요가 커지는 상황을 지적하며, 최근 미국의 1조9000억 달러 부양책에 대해 “한 세대 동안 경험하지 못한 인플레이션 압력을 촉발할지 모른다”고 경고했다. IMF(국제통화기금)의 전 수석이코노미스트이자 MIT 경제학 교수인 경제석학 올리비에 블랑샤르 역시 “1조9000억 달러 부양책이 예상을 뛰어넘는 인플레이션을 일으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월스트리트와 미국 언론 역시 코로나19 이후 돈 풀기와 최근 바이든 정부의 부양책을 “위험한 실험”으로 표현하고 있다. 당장 월스트리트를 중심으로 미국 대형 자본들이 주식시장 비중 축소에 나서고 있는 이유다.
 

  한국도 상황이 다르지 않다. 문재인 정부는 2020년에 이어 2021년에도 1분기조차 끝나지 않은 시점에 기존 본예산과는 별도로 국채 발행, 즉 빚을 내는 방식의 추경(추가경정예산)을 통해 수십조원짜리 돈풀기에 나서고 있다. ‘코로나19 재난지원금’이라는 명목으로 지난해부터 1차 14조3000억원, 2차 7조8000억원, 3차 9조3000억원 등 천문학적 규모의 돈이 시장에 풀렸다. 여기에 오는 4월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또다시 4차 코로나 재난지원금으로 무려 19조5000억원에 이르는 돈까지 쏟아지게 된다. 이렇게 되면 51조원에 육박하는 돈이 정부의 추경을 통해 1년 만에 시중에 쏟아지는 것이다.
 
  문제는 이 지원금이 경기 회복이나 실업 해소, 경제 체력 강화와는 무관한 곳으로 대거 흘러들며 유동성 거품을 키우고 있다는 점이다. 선거를 앞두고 결정된 사상 최대 규모 4차 코로나19 재난지원금의 경우 노점상과 택시기사, 부동산중개업자 심지어 대학생에게까지 돈을 지급하는 상황이다. 경제 전문가들과 시장 관계자 중에는 “이런 방식과 대상, 성격의 돈풀기로는 경기 회복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고, 오히려 거품만 키울 우려가 크다”고 경고하는 이들이 많다. 현재 한국 역시 미국 등 주요 경제국과 마찬가지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져 있는 게 사실이다.
 
 
  주가 상승 피로도 비정상적으로 커진 상태
 
  2020년 4월부터 2021년 1월까지 주가와 지수가 쉬지 않고 미친 듯 치솟으며, 상승 피로도가 심각한 수준으로 높아진 점도 한국 주식시장 하락과 변동성 확대의 이유 중 하나다. 여기에 시장 전문가와 기관·외국인 투자자 사이에 ‘기업의 실적 회복분, 또 한국 경제 회복 기대감 역시 사실 지난해와 올해 1월 상승한 주가와 지수에 이미 모두 반영돼 있다’는 인식이 강해지고 있는 것도 무시할 수 없다.
 
  익명으로 취재에 응한 한 증권사 관계자는 기자에게 “지난해 4월부터 올해 1월까지, 짧은 시간 비정상적 폭등 현상이 나타났으니 상승 피로도 역시 비정상적으로 커져 있는 게 사실”이라며 “동학개미 열풍에 환호하며 오로지 매수만을 외쳐온 개인을 제외하면, 기관·외국인들은 이미 지난해 말부터 이런 상황에 대응하고 있는 모습”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이런 대형 투자자들의 움직임이 결국 2월 말부터 시작된 주가와 지수의 뚜렷한 하락세, 그리고 폭등·폭락 반복 현상을 불러온 직접 원인이라고 했다.
 
  경제·시장 전문가들은 지난 1월 폭등 이후, 불과 한 달여 만에 뚜렷한 하락세로 급변한 한국 주식시장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1월 코스피 지수 3266포인트가 정점이었고, 지금은 이미 주가 조정과 지수 하락 시장으로 들어섰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2분기 3%를 넘고 2021년 전체를 봐도 이 정도에 이를 만큼 심각한 수준”이라며 “중국 경제가 더는 과거처럼 폭발적인 성장과 수출이 힘들고, 유가까지 오르고 있다”며 세계 경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 한국 시장은 실물경제와 금융 사이에 괴리가 너무 큰 상태로, 그동안 실물경제보다 금융 부분이 너무 앞서 나갔다”고 말했다. 실물경제는 심각한 침체 상태인데 투자시장, 특히 주식시장이 이런 실물경제 상황을 배제한 채 향후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과 기업들의 실적 개선 가능성에 쏠리며 급격히 상승했다는 것이다. 이렇게 기대감에 따른 상승세를 실제 실물경제가 뒷받침해주기 어려운 상황이 드러나며 최근 주가와 지수가 급격히 하락세로 돌아섰다는 의미다.
 
 
  “한국 증시, 개인에게 굉장히 위험”
 
코로나19로 인한 거리 두기에도 불구하고 증권사 영업점에 주식 청약 등 주식을 사려는 개인 투자자들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영익 교수는 “지난해 세계 주식시장이 평균 14% 정도 올랐는데 한국은 30% 이상 뛰었다”며 “기업이나 산업, 전체 경제 상황이 실제로 좋아지지 않았는데 가격만 뛰어오르면서, 기관과 외국인 등 대형 투자 자본에 ‘한국은 투자 비중 조정이 필요한 시장’으로 떠올라 있다”고 했다. 지난 1월부터 3월 초까지, 최근 기관과 외국인이 한국 주식 수십조원어치를 대거 팔아치운 이유다. 김 교수는 2021년 주식시장은 이미 1월에 정점을 찍었고, 향후 급등락을 반복하겠지만 결국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게 될 것이라고 했다.
 
  IBK투자증권 등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을 지낸 이종우 이코노미스트의 분석도 비슷했다. 이종우 이코노미스트는 “지금 한국 주식시장은 특히 개인에게 굉장히 위험한 시장”이라며 “최근처럼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 주가가 한쪽으로 방향을 잡는다면 그건 밑(하락)으로 쏠릴 가능성이 훨씬 크다”고 했다. 이 이코노미스트는 “지수가 하루 동안 70~100포인트씩 올랐다 떨어지기를 반복하는 급등락 현상은 단기간에 주가가 많이 오른 이후 급락세로 돌아서기 직전에 많이 나타나는 대표적인 형태”라며 “코스닥이나 미국 나스닥이 2000년대 초, 닷컴(.com)과 IT 열풍에 폭등했던 주가와 지수가 IT 버블이 터지며 급락하기 직전에 보였던 모습과 매우 흡사하다”고 했다.
 
 
  기관·외국인 투자자, 2월 말부터 ‘주식시장 하락’ 베팅해 떼돈 벌어
 
  일단 기관·외국인 투자자들은 폭등·폭락이 반복되며 본격적으로 주가가 하락하기 시작한 지난 2월 24일부터 한국 주식시장의 하락에 노골적으로 베팅하고 있다.
 
  주요 상장기업의 주가 등락을 바탕으로 수익률이 결정되는 상장지수 펀드(ETF)가 있다. 그리고 ETF 중에는 주가 하락 시 손실 최소화를 위해 반드시 주가나 지수가 하락해야만 수익이 나는, 흔히 ‘인버스 ETF’라는 헤지 상품이 있다. 인버스 ETF 중에서도 주가가 -1% 하락하면 수익률이 +2%, 주가가 -2% 하락하면 수익률이 +4% 발생하도록 설계된 ‘주가하락률 대비 2배 수익률 ETF’가 있다.
 
  주요 상장기업 주가와 지수가 큰 폭으로 하락할 것이라는 확신을 가진 투자자들이 대거 사들이는 것으로 ‘KODEX 200선물인버스2X ETF’가 대표적이다. 기자는 2월 24일부터 3월 9일까지, 10일(거래일 기준) 동안 이 ‘KODEX 200선물인버스2X ETF’의 투자 실태를 확인해봤다.
 
  재미있게도 이 10일간 기관은 무려 2838억3000만원어치, 외국인 역시 485억6630만원어치에 이르는 KODEX 200선물인버스2X ETF를 사들였다. 2월 말부터 사실상 기관과 외국인은 한국 주식시장이 큰 폭으로 급락할 것이라는 전망에 대거 베팅한 것이다. 반면 같은 기간 개인 투자자들은 KODEX 200선물인버스2X ETF를 거꾸로 3213억3600만원어치나 팔아치웠다. ‘2월 말부터 한국 주식시장이 상승한다’에 올인한 셈이다. 결과는 주가 지수는 추락했고, 이에 따라 기관과 외국인의 수익은 폭증했다. 반대로 개인 투자자들은 상당한 손실을 떠안았다.
 
  주식시장이 상승할지 하락할지 100% 예측하는 건 불가능하다. 하지만 흐름과 방향성 전망은 일정 부분 가능하다. 2021년 3월 현재 우리 주식시장은 낙관론을 말하기에는 실제적 위험 요소가 너무 많다. 지수와 주가 역시 그동안 증권사와 시장 전문가들이 내놓은 전망보다 더 빠르고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다. 지난해 맛본 폭등 장과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다. 기관·외국인 투자자들과 정반대의 투자 행태를 취하고 있는 개인 투자자들의 좀 더 신중한 선택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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