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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재정부, 올 4월 수출액 약 100억 달러 부풀려진 엉터리 통계 공개

정부 공식 보고서인 ‘〈최근 경제동향〉 5월호’ 엉터리 내용으로 만들어 공개·판매까지

글 : 조동진  조선뉴스프레스 경제 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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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년 4월 대비 수출 -24.3% 추락한 올 4월 수출액 실제보다 12조2900억원 이상 부풀려진 엉터리 수치 공개
⊙ ‘부풀려진 수출액 통계’ 사실 알고도 5개월 지난 지금까지 수출액 수정·정정 안 해
⊙ 기재부는 뻥튀기 수출액 출처를 ‘관세청’으로 밝혔지만 관세청 자료는 모두 정확
기획재정부가 만들어 공개 발표하는 〈최근경제동향〉 보고서들. 사진=조동진 기자
  기획재정부(장관 홍남기)가 정부 공식 보고서를 엉터리 내용으로 작성하고 이를 공개한 사실이 확인됐다. 부풀려진 통계를 사용해 엉터리로 작성한 정부 공식 보고서는 지난 5월 15일 기획재정부(이하 기재부)가 공개·발표한 〈최근 경제동향〉 5월호다.
 
  이 보고서는 흔히 ‘그린북(Green Book)’이란 별칭으로 더 유명한 정부 자료로 기재부가 제작해 공개·배포하고, 교보문고 등 시중에서 유료로 판매까지 하는 대한민국 정부의 대표적인 공식 경제 보고서다.
 

  기재부가 〈최근 경제동향〉 5월호에 사실과 다른, 엉터리 내용을 작성한 부분은 ‘수출 통계’다. 올해 4월 한국의 수출 통계를 실제 수출액보다 99억9000만 달러, 즉 한국 돈으로 약 12조2000억원 이상 부풀려놓은 것이다.
 
  한국 경제 컨트롤타워로 불리는 기재부는 대한민국 행정부 조직 중에서도 최고 엘리트들이 모인 곳으로 익히 알려져 있다. 이런 기재부가 대한민국 정부의 대표적인 공식 경제 보고서를 만들며 수출 통계 내용을 엉터리로 작성한 사실이 처음으로 드러난 것이다.
 
 
  부풀려진 엉터리 통계 쓴 경제 보고서
 
지난 8월 10일 세종정부청사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부동산 세제개편 내용에 대해 말하고 있는 홍남기 기재부 장관. 사진=뉴시스
  대한민국 정부가 만들어 공개·발표하는 대표 공식 경제 보고서인 〈최근 경제동향〉, 그린북의 내용은 도대체 어떻게 엉터리로 만들어진 것일까.
 
  기획재정부가 작성해 5월 15일 공개한 〈최근 경제동향〉 5월호를 좀 더 자세히 살펴보자. 표지와 목차 등을 포함해 총 80쪽 분량(본문만은 총 76쪽)인 이 보고서는 ‘Ⅰ종합평가’와 ‘Ⅱ부문별 동향’, 그리고 마지막 참고 부분인 ‘주요 경제지표’까지 크게 세 개의 장(章)으로 구성돼 있다. 이렇게 구성된 〈최근 경제동향〉 5월호에서 특히 주목할 부분이 바로 2장에 해당하는 ‘Ⅱ부문별 동향’이다.
 
  〈최근 경제동향〉 5월호의 ‘Ⅱ부문별 동향’은 고용·물가·재정·해외경제·민간소비·수출입·국제수지·각종 생산 현황·외환 시장은 물론 부동산 시장에 이르기까지 국내외 경제와 관련된 거의 모든 영역을 총 14개 부문으로 세밀하게 나누어 그 실태를 정밀히 분석해놓았다. 사실상 이 보고서의 중심인 셈이다.
 
  이 같은 〈최근 경제동향〉 5월호의 중심인 ‘Ⅱ부문별 동향’에서 중요하게 다룬 몇몇 부분이 있다. 그중 하나가 바로 ‘수출과 수입 부문’이다. 한국 경제는 전통적으로 원료와 부자재를 수입해 부품 등 중간 제품과 완제품을 제조·수출해 먹고사는, 이른바 수출 주도형 가공무역으로 성장했다. 또 수십 년 이어져온 이 산업구조를 통해 지금의 경제 규모와 경제 구조를 유지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런 상황이기 때문에 수출입 수치와 관련 통계는 매우 중요하게 다뤄질 수밖에 없다. 기재부가 분석·평가해 직접 만드는 〈최근 경제동향〉 역시 ‘수출입 부문’을 비중 있게 다룰 수밖에 없는 이유다.
 
 
  369억2000만 달러를 469억1000만 달러라고 써놔
 
  그런 기재부가 〈최근 경제동향〉 5월호, 즉 그린북을 만들며 수출입 부문의 ‘수출 통계’ 부문을 엉터리로 작성했고, 이를 공개한 것이다. 〈최근 경제동향〉 5월호에서 기재부가 한국의 4월 수출입 관련 내용을 기술한 부분은 보고서 22쪽, ‘Ⅱ부문별 동향’ 중 8번 항목 ‘수출입(통관 기준)’ 부문이다.
 
  〈최근 경제동향〉 5월호 22쪽부터 시작되는 ‘Ⅱ부문별 동향’ 8번 항목 ‘수출입 부문’의 첫 줄을 보자. 여기서 기재부는 한국의 수출입 실태에 대해 “4월 수출(잠정)은… 369.2억 달러…”라고 써놓았다. 이를 풀어보면 ‘잠정치를 기준으로 올해 4월 수출액을 369억2000만 달러’라고 표기한 것이다. 정상적인 수출액을 기재했다. 여기까지는 아무 문제가 없어 보인다.
 
  그런데 이 보고서에서 이런 정상적인 4월 수출액이 등장한 게 이때 딱 한 줄, 한 번뿐이다. 이렇게 한 번 등장한 정상적인 4월 수출액 수치는 무슨 이유 때문인지 그 뒷부분부터는 사라진다. 이후에는 기재부가 2020년 4월 수출액(잠정치)을 사실과 다르게 부풀려진 엉터리 수치로 기재한 것이다.
 
  특히 이 보고서의 수출입 관련 내용을 보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한눈에 들어오는 위치, 즉 〈최근 경제동향〉 5월호 ‘8. 수출입’ 항목의 본문 정중앙에 가장 큰 분량으로 인쇄돼 있는 ‘수출입 통계표’를 기재부가 엉터리로 작성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앞서 설명한 것처럼 올해 4월, 한 달간 잠정치 기준 한국의 총수출액은 ‘369억2000만 달러’에 불과했다(기재부는 〈최근 경제동향〉 5월호를 만들며 4월 수출액을 ‘확정치’가 아닌 ‘잠정치’를 사용했다). 이 수치는 꼭 1년 전인 2019년 4월 한 달 동안의 수출액 ‘487억8000만 달러’와 비교해 무려 -24.3% 추락한 것이다. 즉 정상적이라면 〈최근 경제동향〉 5월호 내 ‘수출입 항목’ 중앙에 실려 있는 ‘수출 통계표’에 한국의 2020년 4월 수출액은 당연히 369억2000만 달러가 기재돼 있어야 한다.
 
  그런데 어쩐 일인지 기재부는 〈최근 경제동향〉 5월호 속 ‘Ⅱ부문별 동향 / 8. 수출입(통관 기준)’ 부문에 실려 있는 ‘수출 통계표’에 2020년 4월 수출액을 369억2000만 달러(잠정치 기준)로 기재하지 않고 ‘469억1000만 달러’라고 써놓은 것이다.
 
  기재부가 당시 잠정치 기준 올해 4월 한국의 실제 수출액보다 99억9000만 달러, 약 100억 달러가 부풀려진 엉터리 수출액을 한국 정부의 공식 경제 보고서 속 수출 통계표에 기재한 것이다.(사진 참조)
 
  기재부 ‘수출 통계표’상에 기재해놓은 엉터리 수출액을 한국 돈으로 환산하면, 실제 수출액(잠정치 기준)보다 무려 12조2927억원(그린북 공개일인 5월 15일 환율 1달러당 1230.5원 기준)이나 더 많이 수출한 것처럼 수출 통계표상의 수출액이 뻥튀기돼버렸다는 뜻이다.
 
그린북(Green Book)
 
  정식 명칭은 〈최근 경제동향〉이다. 기획재정부가 매달 국내외 경기 흐름과 현황을 조사·분석해 발표하는 자료다. 특히 우리 경제 실태에 대한 기재부의 시각과 종합적인 평가까지 명시해놓는 사실상 대한민국 정부판 ‘경제동향 종합 보고서’다. 15년 전인 2005년 3월 기획재정부의 전신인 ‘재정경제부(재경부)’에서 발간하기 시작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기재부의 그린북은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가 내놓고 있는 〈경제동향 보고서〉에서 착안한 것이다. 1년에 총 8차례 발간되는 Fed의 〈경제동향 보고서〉는 미국 내수와 고용, 소비, 설비·건설 투자, 산업생산은 물론 환율과 수출입 현황 등 미국 경제와 관련된 거의 모든 내용은 물론 전 세계 주요 경제국들의 경제 흐름까지 세밀히 분석해놓은 종합 경제 보고서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
 
  Fed의 〈경제동향 보고서〉의 표지가 베이색으로 제작되고 있는 점에 착안해 미국 정부와 언론, 금융가에서는 정식 명칭보다 ‘베이지북(Beige Book)’이라는 별칭으로 더 많이 부르고 있다.
 
  책자 형태(정부 간행물)로 발행되는 한국 기재부의 〈최근 경제동향〉 역시 표지가 초록색과 연두색이라는 점이 부각돼 언론과 정부 각 부처, 금융권에서 ‘그린북’이란 별칭으로 부르고 있다. 기재부의 그린북은 ‘민간 소비·설비 및 건설 투자, 수출입 현황, 산업 생산, 서비스업, 부동산’에 이르기까지 한국 경제와 관련된 거의 모든 분야의 현 동향을 조사·분석해 그 내용을 보고서에 담는다. 특히 기재부는 이 보고서 속에 자신들이 직접 분석한 이런 경제동향 자료들과 한국은행, 통계청, 관세청, 고용노동부 등 중앙은행과 경제 관련 정부 각 부처들이 집계·정리한 각종 경제 자료와 지표들을 바탕으로, 현재의 한국 경제 상황을 진단하고 이에 대한 실태 평가(종합평가)까지 기술해놓는다. 이로 인해 그린북은 사실상 대한민국 정부판 종합 경제 동향 보고서로 이해되고 있다.
 

  인용했다는 관세청 자료는 정확한데…
 
지난 5월 15일 기재부 김영훈 경제분석과장이 최근 경제동향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부 공식 경제 보고서에 실린 수출 통계표에 올 4월 수출액을 실제보다 99억9000만 달러나 부풀려진 469억1000만 달러로 명시한 기재부. 이렇게 뻥튀기된 엉터리 수출액 통계는 도대체 어떻게 나온 것일까.
 
  기재부 측은 한국 돈으로 12조2900억원 이상 뻥튀기된 이 엉터리 수출액 통계(표)의 출처를 〈최근 경제동향〉 5월호에 ‘자료 : 관세청’이라고 명시해놓았다. 즉 기재부가 써놓은 대로라면 ‘수출액을 조사·집계한 관세청이 수출입 통계표상에 4월 수출액을 469억1000만 달러라고 기재했고, 이 수출액 통계표와 수치를 기재부가 그대로 써놓은 것’이라는 뜻이 된다.
 
  〈최근 경제동향〉 5월호에 기재부가 써놓은 것처럼 엉터리 4월 수출액(잠정치 기준)의 출처가 정말 관세청일까. 기자는 올해 4월 수출액 통계와 수치들을 잠정치로 기재했거나 발표된 관세청의 자료들을 모두 확인했다. 관세청은 기재부가 〈최근 경제동향〉 5월호를 내놓은 날(5월 15일)로부터 꼭 2주 전인 5월 1일, ‘2020년 4월 수출입 현황’이라는 자료를 먼저 내놨다.
 
  관세청이 조사·집계하고 직접 작성한 ‘2020년 4월 수출입 현황’ 자료에는 한국의 올해 4월 수출액(잠정치 기준)이 369억2300만 달러로 정확히 기재돼 있다. 99억9000만 달러, 한국 돈으로 12조3000억원에 육박할 만큼 뻥튀기된 기재부의 엉터리 수출액 통계가 아닌 정상적인 수출액이 기재돼 있었다.
 
  텍스트(글)로 풀어 써놓은 관세청의 이 자료 본문에만 올 4월 수출액이 정상적으로 기재돼 있는 것이 아니다. 이 관세청 자료에 함께 실려 있는 ‘4월 수출액 실적(통관 기준 잠정치)’과 ‘월별 수출입 현황’ 등 관세청이 만든 모든 ‘수출 통계표’에도 예외 없이 2020년 4월 수출액은 369억2300만 달러로 정상적인 수출액이 기재돼 있다.
 
  기재부가 〈최근 경제동향〉 5월호에 출처를 ‘관세청’이라고 써놓은 4월 수출액 469억1000만 달러보다 99억8700만 달러, 즉 약 100억 달러가 적은 액수다. 관세청이 만든 그 어떤 수출입 관련 수치 자료와 통계(표)에도 한국의 4월 수출액(잠정치 기준)을 469억1000만 달러로 기재·표시한 곳은 없었다. 혹시라도 이렇게 보일 수 있게끔 애매하게 써놓은 자료 역시 없었다.
 
  관세청 관계자 역시 기자에게 “‘잠정치’를 기준으로 관세청이 작성해 발표한 올해 우리 4월 수출액은 369억2300만 달러가 맞다”고 확인해줬다. 관세청 관계자는 4월 수출액이 400억 달러를 넘어갈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기재부, ‘오타’라고 주장
 
세종시 기획재정부 청사. 사진=뉴시스
  기자는 엉터리 수출액을 기재한 문제의 그린북이 공개·발표된 지난 5월 이 사실을 확인했다. 당시 기재부 측에 “〈최근 경제동향〉 5월호에 기재부가 4월 수출액을 369억2000만 달러와 469억1000만 달러라는 연관성이 없는 전혀 다른 두 수치를 써놓았다”는 사실을 확인시켜줬다. 그리고 기재부 측에 “올해 4월 진짜 수출액 통계가 어떤 것인지”를 질의했다. 당시 기재부 관계자는 “내용을 확인해 답하겠다”는 입장을 표시했다. 얼마 후 기자에게 연락을 해온 기재부 관계자는 “(4월 수출액은) 369억2000만 달러가 맞다”며 “(4월 수출액으로 쓰여 있는) 469억1000만 달러는 생각하지 말고, 369억2000만 달러만 보면 된다”고 말했다.
 
  기재부 관계자에게 “기재부가 정부의 공식 경제 보고서인 〈최근 경제동향〉 5월호에 사실과 다르게 4월 수출액을 469억1000만 달러라고 써놓은 이유”를 묻자, 기재부 측은 “오타(誤打)”라고 했다. 실수라는 것이다.
 
  실제 올해 4월 수출액과 기재부가 엉터리로 부풀려놓은 4월 수출액, 두 수치의 연관성을 찾기 쉽지 않다. 더구나 두 수출액의 수치 차이가 무려 99억9000만 달러에 이른다. 기재부 관계자에게 다시 “(469억1000만 달러와 369억2000만 달러) 두 수치를 비교하면 단순 오타가 나오기 쉽지 않은 숫자들로 보인다”고 묻자, 기재부 관계자는 뚜렷한 설명 대신 이번에도 역시 실수인 “오타”라고 주장했다.
 
  정부의 공식 경제 보고서에 실제보다 99억9000만 달러, 한국 돈으로는 무려 12조2927억원이나 더 많이 수출을 한 것처럼 4월 수출액을 부풀려놓은 이유가 ‘오타’, 즉 실수였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한국 정부의 정책 신뢰를 위해서라도 약 100억 달러나 부풀려진 엉터리 수출액 통계를 기재부는 당연히 바로잡았어야 한다. 특히 어떤 이유에서건 정부의 주요 공식 보고서에 핵심 통계인 수출액이 부풀려진 채 엉터리 수치가 사용됐다는 사실까지 확인했다면, 잘못 작성한 부분을 기재부 스스로 수정(修正) 또는 정정(訂正)했어야 한다.
 
  더욱이 ‘정부의 공식 보고서에 사실과 다르게 부풀려진 엉터리 통계 수치가 사용됐고, 이것이 확인돼 바르게 수정 또는 정정했다’는 내용까지도 역시 홈페이지 등에 기재부가 정확하게 공개해야 하는 것이 옳다.
 
  이렇게 해야 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엉터리 수출액 통계로 해당 보고서를 만든 부처이자 한국 경제 컨트롤타워 성격을 가진 기재부의 국내외적 신뢰성 문제, 나아가 한국 정부의 투명성과 신뢰도, 정부 통계의 정확성 문제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재부, 5개월째 엉터리 수출 통계 수정 안 해
 
기재부가 작성해 공개한 〈최근 경제동향〉 5월호 보고서로 4월 수출액에 99억9000만 달러나 부풀려진 엉터리 통계가 사용됐다. 사진=조동진
  〈최근 경제동향〉 5월호에 실제보다 부풀려진 채 기재돼 있는 엉터리 수출액은 과연 정상적인 수출액으로 수정 또는 정정이 돼 있을까. 기자는 지난 10월 7일, 기재부가 지금도 공개해놓은 〈최근 경제동향〉 5월호의 수정·정정 여부를 다시 확인해봤다. 그 결과 기재부는 실제 수출액보다 99억9000만 달러나 부풀려놓은 엉터리 수출액을 지금까지도 전혀 수정하지 않고 있음을 확인했다.
 
  잠정치 기준 369억2000만 달러인 2020년 4월 수출액을 여전히 469억1000만 달러라고 엉터리로 기재해놓고 있는 것이다. 사실과 다르게 실제 수출액보다 약 100억 달러나 수치가 부풀려진 엉터리 수출액을 무슨 이유 때문인지 바꾸지 않고 그대로 두고 있는 것이다.
 
  기자는 이 내용까지 확인한 후 지난 10월 7일 기재부 측에 “실제 수출액보다 한국 돈으로 12조원 이상 부풀려진 엉터리 수출액을 5개월째 정부 공식 보고서에서 수정·정정하지 않고 있는 이유가 무엇인지” 물었다. 기재부 관계자는 뚜렷한 이유를 말하지 않았다. 대신 “담당에게 이야기해서 수정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변했다.
 
  그린북으로 불리는 〈최근 경제동향〉은 기재부가 작성해 공개하는 다양한 공식 자료 중에서도 매우 중요하게 꼽히는 자료다. 경제와 관련된 거의 모든 영역의 실태를 파악하고 분석해, 우리 경제가 처한 현실에 대한 평가까지 해놓은 ‘정부판 한국 경제 실태 종합 분석·평가 보고서’ 성격이 짙기 때문이다.
 
  기재부는 물론 정부의 다른 경제 부처들 역시 정책 수립과 경제 관련 전망에 이 자료를 활용한다. 한국은행도 마찬가지다. 국내외 언론과 각종 경영·경제연구소, 금융사들 역시 기재부의 〈최근 경제동향〉은 매우 중요한 자료다. 매월 이 보고서를 토대로 수출과 수입 현황 등 한국 경제의 실태를 진단하고, 향후 경제 상황과 시장 변화를 전망하는 언론 기사들이 대거 쏟아지고 있는 게 사실이다. 또 각종 경영·경제연구소와 금융사들도 이 정부 보고서의 내용을 기반으로 경제 관련 현황을 분석한 각종 보고서들을 시중에 내놓고 있다.
 
 
  기재부 넘어 한국 정부 신뢰도 문제
 
  기재부는 한국 경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핵심 정부 부처다. 이런 기재부가 내놓는 경제 지표와 수치들, 특히 문서로 작성해 공개하는 경제 지표와 통계들은 정부의 경제정책 수립과 경제 운용 방향에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그 어떤 정부 부처와 기관들이 생산·공개하는 통계와 자료들보다 정확해야 한다. 기재부가 직접 산출한 경제 지표와 수치들은 물론 통계청과 관세청, 한국은행 등 다른 정부 부처와 기관이 작성해 넘겨준 각종 경제 지표와 수치들 역시 임의로 가공하거나, 수정·변경해서는 안 된다. 당연히 왜곡은 물론 오기(誤記) 등 실수조차 있어서도 안 된다.
 
  하지만 기자의 이번 취재를 통해 경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야 할 기재부의 주요 경제 자료, 특히 수출액 같은 매우 중요한 통계 수치가 엉터리로 작성된 사실이 드러났다. 기재부는 ‘오타’라고 주장했다. 기재부 주장대로라면 무려 약 12조3000억원짜리 초대형 오타다. 12조3000억원짜리 오타 하나가 기재부라는 한 부처를 넘어 대한민국 정부가 국민의 세금으로 대내외에 내놓은 주요 공식 자료를 엉터리로 만들어버린 것이다.
 
  약 100억 달러나 부풀려진 엉터리 수출액 통계가 그대로 사용된 것은 물론, 이런 엉터리 내용이 확인됐음에도 수정조차 하지 않은 기재부의 〈최근 경제동향〉 5월호. 한국 정부발(發) 각종 통계에 대한 국내외 신뢰도, 특히 한국 정부의 신뢰도를 기재부 스스로 깎아내린 것은 아닌지 정확한 실태 파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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