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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

삼성과 LG, TV 전쟁 최후의 승자는?

소비자원, “LG TV의 영상이 더 뛰어나다”

글 : 정혜연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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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소비자원 조사, LG는 高價·中低價형 모두 최고점, 삼성은 高價형만 일부 최고점
⊙ 음향·전원 켜짐은 兩社 모두 ‘매우 우수’
⊙ 삼성 對 LG의 TV 전쟁은 지속될 듯
LG 올레드(OLED) TV(B9).
  지난해 TV 시장의 주도권을 두고 삼성과 LG가 참 다부지게 싸웠다. LG가 촉발시킨 양사(兩社)의 TV 전쟁은 품질 문제를 넘어서 자존심 대결로 번졌다. 일부에서는 국내 경쟁사들끼리의 내부 출혈이 너무 심하지 않으냐는 지적이 있었지만 두 회사는 한 치의 물러섬이 없었다. 전(全) 세계를 대상으로 TV를 팔고 있는 글로벌 플레이어로서, 둘 중 누가 최강자(最强者)인지 겨룰 태세였다. 그러는 중에 한국소비자원이 지난 1월 말에 삼성과 LG, 아남, 필립스의 4개 브랜드 제품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LG전자의 ‘UHD(Ultra High Definition・초고화질) TV’는 삼성전자를 누르고 최고의 TV라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LG전자의 TV는 고가(高價) 제품뿐 아니라 중저가(中低價) 제품도 매우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브라운관→LCD→LED
 
  어쩌면 앞으로 계속될 두 회사의 싸움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TV를 구성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인 ‘TV 패널(디스플레이패널)’과 ‘해상도’를 알아야 한다.
 
  TV를 구현하는데 어떤 종류의 패널을 쓰느냐는 해당 회사의 기술력을 평가하는 척도다. 우리가 기억하는 최초의 TV는 ‘브라운관 TV’다. 1897년 독일의 한 교수가 발명한 브라운관은 풍부한 색감, 넓은 시야각에 가격이 저렴했다. 그러나 화면이 커질수록 브라운관의 유리 두께가 늘어나는 한계가 있었다. 1980~1990년대 브라운관 TV 모니터는 두께가 30cm가 넘을 정도였다. 브라운관 TV는 1990년대 평면화 기술이 개발되면서 평면사각 브라운관으로 진화했다.
 
  뒤를 이어 나온 것은 ‘LCD(Liquid Crystal Display) TV’다. ‘액정디스플레이’의 약자인데 정확히 직역하면 액체 수정 화면 정도로 해석된다. 이 기술은 액정을 이용한 것으로 액정 투과도의 변화를 이용해서 전기적(電氣的)인 정보를 시각적(視覺的) 정보로 변화시켜 전달하는 방식이다. 자기 발광성(發光性·스스로 빛을 냄)이 없기 때문에 뒤에서 빛을 발해줄 ‘백라이트’가 필요하다. 물론 백라이트가 들어갈 만한 공간, 즉 두께가 필수다.
 
  다음 버전은 ‘LED(Light Emitting Diode) TV’다. ‘발광다이오드’의 약자로 말 그대로 스스로 빛을 내는 발광 TV다. 전류가 흐를 수 있는 유기화합물을 이용해 자체적으로 빛을 낼 수 있도록 만든 디스플레이로 백라이트가 필요한 LCD TV와는 달리 화소 하나하나가 스스로 빛을 켜고 끌 수 있어 정확한 색(色)을 표현한다. 현존하는 최고의 디스플레이 중 하나는 여기에서 조금 더 업그레이드된 ‘OLED(Organic Light Emitting Diodes・유기발광다이오드)’다. 1950년대에 개발된 후 50년 만인 2013년에야 상용화에 성공했다. 현재 세계 시장에서 TV 등에 쓰이는 대형 OLED 패널은 LG디스플레이가, 스마트폰용으로 쓰는 중소형 OLED 패널은 삼성디스플레이가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삼성과 LG, 2017년부터 기술력 앞세워 본격 경쟁
 
LCD와 OLED의 기본 구조. OLED TV가 얇을 수 밖에 없다.
  삼성과 LG는 LCD TV 시절부터 기술력을 두고 다퉈왔다. 두 회사는 같은 ‘LCD’ 기술이지만 서로 다른 방식을 선호했다. LG전자는 2017년 TV를 선보이면서 ‘나노셀 TV’를 전면에 내세웠고, 삼성전자는 ‘QLED TV’를 내세우며 치열한 승부를 펼쳤다. 기술의 차이로 구분된 명칭이고, 마케팅적인 요소가 담긴 용어다.
 
  LG전자의 ‘나노셀 TV’는 약 1nm(나노미터) 크기의 미세분자를 활용해 색 파장을 정교하게 조정했다. 색은 같은 색이라도 여러 색이 미세하게 섞여 실제와 다른 색이 구현되기도 하는데, 이를 분자구조를 활용해 더욱 정밀하게 구분해 시청자가 어느 각도에서 보더라도 왜곡 없는 정확한 컬러를 구현한 TV다. 삼성전자가 선택한 ‘QLED TV’는 메탈 소재를 적용한 새로운 ‘퀀텀닷’ 기술을 적용해 화질 수준을 향상시킨 제품이다. 퀀텀닷 입자에 메탈을 적용하는 새로운 기술로 화질을 개선한 액정표시장치(LCD) TV다. 그동안 LCD에 들어간 백라이트(후광장치) 특성상 빛이 새는 현상으로 인해 깊은 블랙컬러를 구현하는 것이 어려워 이를 개선한 TV다.
 
  삼성과 LG는 이 기술력을 바탕으로 신제품을 출시하던 2017년 2월에 본격적인 전쟁에 들어갔다. LG전자는 당시 패널 두께가 2.57mm로 그림 한 장과 같은 65인치 TV를 시장에 내놓으며 삼성을 압박했다. LG의 기술력이 축약된 ‘시그니처 올레드 TV W’였다. 벽걸이 TV 거치대를 포함하더라도 두께가 4mm가 채 되지 않았다. LG전자는 자사(自社)의 TV가 삼성보다 한 끗 위라고 표현했다. 그도 그럴 것이 삼성의 QLED TV는 명칭에서 ‘퀀텀’의 ‘Q’라는 단어를 사용하지만 실제로는 LED TV보다 한 단계 아래인 LCD TV라는 것이 LG의 생각이었다. LCD TV는 자체로 발광하지 못하기 때문에 당연히 백라이트가 필요하고, 그렇다면 TV 두께는 두꺼워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LG의 입장이었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W와 Q의 전쟁’이라고 했다. 그리고 삼성이 붙인 ‘Q’라는 명칭은 2년 뒤에 일어날 ‘전쟁의 서막’이 됐다.
 
 
  TV 기술력의 핵심은 정교한 색 표현과 선명도
 
  TV의 기술력을 결정하는 두 번째 요소는 ‘해상도’다. 해상도는 사람의 눈으로 어느 정도 뚜렷하게 구분할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개념이다. 단순히 물리적인 화소 수가 아니라, 시청자 관점에서 이를 실제로 구분할 수 있을 만큼 선명한 것인지를 규정한 소비자 중심적 지표다. 해상도가 많을수록 조밀한 화면을 보기 때문에 시청자 입장에서는 선명하게 또렷한 영상을 볼 수 있다. 삼성과 LG 모두 해상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 중인데, 현재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TV는 ‘4K TV’다. 여기서 말하는 ‘4K’는 단순 표현 방법의 하나로 1000(kilo)의 4배라서 4K라고 부른다. 정확하게 4000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가로 화소 수가 약 4000개’를 ‘4K’라고 표현하는 것이다. 이보다 해상도가 4배 정도 좋은 TV는 양사가 2018년부터 선보이기 시작한 ‘8K TV’다.
 
  ‘화소 수’에 대한 기준은 국제디스플레이어계측위원회(ICDM)에서 측정한다. 이 위원회는 글로벌 디스플레이 업계 최고기구인 국제정보디스플레이학회(SID)의 산하 위원회인데, 디스플레이 관련 성능 측정 및 방법 등에 대한 기준을 제공하고 있다. ‘8K TV’를 출시한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ICDM 위원회의 회원사다. 위원회는 ‘화소 수’와 ‘화질 선명도’를 모두 활용해 TV의 화질이 얼마나 선명한지를 결론 낸다.
 
  결국 TV의 구성요소인 ‘패널’은 얼마나 정교한 색을 표현할 수 있는가를, ‘화소 수’는 사람의 눈으로 얼마나 선명하게 느낄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TV의 가장 중요한 요소다.
 
 
  자존심 대결로 번진 삼성과 LG의 TV
 
  시청자 입장에서 TV는 전파를 통해 송출(送出)되는 방송을 보는 것이 목적이지만, 이를 구현하는 TV에는 고가의 최첨단 기술이 탑재되기 때문에 삼성과 LG는 그동안 사활을 걸고 기술 개발을 해왔다. 그랬다가 제대로 맞붙은 것이 지난해 하반기였다.
 
  LG는 지난해 9월 공정거래위원회에 ‘삼성전자가 허위광고를 했다’고 신고했다. 앞서 말했듯이 LG는 ‘OLED’라는 제품을, 삼성은 ‘QLED’ 제품을 판매 중이다. LG 측의 입장은 삼성이 이름에서 사용한 ‘QLED의 ‘Q’가 퀀텀닷 필름을 추가한 최첨단 제품인 것처럼 여겨지지만, 사실은 앞 세대 버전인 ‘LCD TV’와 다를 바 없다는 입장이었다. 그럼에도 이를 버젓이 광고에 활용하는 것은 허위 과장 표시 광고라는 것이다. LG전자는 삼성 TV를 분해해 자사 제품이 훨씬 우위에 있음을 알렸다. LG전자는 “삼성이 LCD TV(앞 세대의 TV)를 판매하면서 마치 스스로 빛을 내는 기술이 적용된 TV인 양 광고를 해서 소비자를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삼성은 이에 대해 “근거 없는 주장이다. 삼성은 퀀텀닷 기술을 사용한 QLED TV를 이미 2017년에 선보였고, 전 세계 TV 시장에서 13년째 1위다”며 맞섰다.
 
  두 회사는 ‘화소 수’를 갖고도 대립했다. ‘4K TV’보다 위 버전인 ‘8K TV’가 발단이 됐다.
 
  LG전자는 지난해 9월에 삼성의 ‘QLED 8K TV’의 품질 문제를 제기했다. LG전자는 “삼성의 2019년형 ‘QLED TV’는 국제가 제시한 해상도 기준에 못 미친다”고 주장했다. ‘화소 수’는 선명도 충족 기준으로 50%를 넘어야 한다. LG전자는 “자사의 제품은 기준의 90%를 충족했지만 삼성전자는 12%밖에 충족하지 않기 때문에 국제적 기준인 50%에 미달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화소 수 책정 기준은 1927년에 발표된 낡은 규정이다”며 맞받아쳤고, 급기야 산업통상자원부까지 두 회사의 과당경쟁에 우려를 표시했다. 이 문제는 삼성전자가 올해 초 ‘QLED 8K TV’ 전체 모델에 대해 ‘화질 선명도가 50%를 넘어야 한다’는 규정을 만족시키면서 일단락됐다.
 
  한국소비자원이 지난 1월 말에 발표한 ‘UHD TV’ 조사 결과로 LG전자의 자존심은 한층 상승된 상태다. 한국소비자원이 ‘TV 품질’에 관해 조사한 것은 이례적이다. 소비자원은 “지상파 UHD 방송의 확대와 고화질 영상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소비자들의 UHD TV 성능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증가했다”며 비교 분석의 이유를 밝혔다. 대상은 55인치 TV(삼성 QLED TV 2대, LG OLED TV 2대, 아남 TV, 필립스 TV)였다. 영상, 음향, 입력지연, 전원켜짐 시간, 연간소비전력량, 내구성을 측정했다. 최고점인 ‘매우 우수’를 받은 것은 LG전자의 ‘OLED TV’였다.
 
 
  LG는 TV 정면·측면에서 시청할 때 동일한 품질 갖춰
 
  판도를 가른 것은 ‘영상 품질’이었다. 소비자원은 일반적인 영상과 외부 콘텐츠(유튜브 등)가 포함된 영상, 빠르게 움직이는 화면에서 끌림이나 번짐의 정도를 평가한 부분에서 LG전자의 TV가 ‘고가형(구입가 300만원)’ ‘중저가형(220만원)’ 모두에서 매우 우수하다고 평가했다. 같은 부분에서 삼성전자는 ‘고가형(302만원)’만 매우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더 확연한 차이를 나타낸 것은 영상 품질 중에서 ‘시야각’이었다. 이는 TV를 시청하는 경우에 정면 이외의 각도에서 시청할 때의 품질로, 측면에서 TV를 바라볼 때에도 정면 시청과 동일한 품질이 유지되는지를 측정하는 항목이다. 소비자원은 좌우(左右)에서 TV 정면 중앙부 대비 밝기와 색상 변화 확인을 통해서 시야의 각을 평가했다. LG전자의 ‘고가형’과 ‘중저가형’은 모두 ‘매우 우수’ 판정을 받았으나, 삼성전자의 ‘고가형’ 제품은 ‘우수’ 평가를 받는 데 그쳤다. 특히 삼성전자의 ‘중저가형(232만원)’은 시야각 측정 테스트에서 양호한 수준에 그쳤다. 다만 TV의 전원이 켜지기까지 시간은 삼성전자가 3초로 LG전자(4초)보다 1초 빠른 것으로 평가됐다. 이 외에 원음(原音)을 왜곡 없이 재생하는지에 대한 ‘음향 품질’ 부문이나 외부에서 입력된 화면 신호가 얼마나 빨리 화면에 표시되는지를 나타내는 ‘입력지원’은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매우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국소비자원은 “TV를 분석한 결과, 영상 품질, 음향품질, 연간소비전력량 등에서 제품별로 성능 차이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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