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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한국의 생존전략

세계 평화의 수도를 경기만에 건설하자

글 : 주명건  세종연구원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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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만에 세계 평화의 수도 건설해 7000여 개의 다국적기업들과 국제기구 유치
⊙ 경기만 간척규모 4800km²는 싱가포르(719 km²)의 7배, 서울(605 km²)의 8배
⊙ 북핵 위협을 막고 고용창출까지 1석2조 효과

주명건
1947년 출생. 서울고 졸업. 미국 샌프란시스코대 경제학과 졸업. 미국 시러큐스대 대학원
경제학 석사. 미국 매사추세츠대 대학원 경영경제학 박사/세종대 경제학과 교수.
세종대 부총장. 세종대 이사장 역임
세계 평화의 수도 종합계획(안).
  2008년 세계 금융위기를 기점으로 세계경제는 침체되고 실업은 증가했다. 한국은 금융위기 초기에 과감하게 원화를 평가절하시켜 대응했지만 그것으로 얻은 수출경쟁력이 수출기업들의 기형적 임금인상과 일감 몰아주기만 촉발했을 뿐 고용창출에는 기여하지 못했다.
 
  현재 한국은 대중(對中) 수출의존도가 31%다. 경제적으로 예속될 수도 있는 수치다. 국내 기업들은 수출로 성장해도 불합리한 세금제도와 행정규제 및 강성노조로 인해 해외투자를 선호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국내에 투자한다고 하더라도 공장을 자동화시켜 인건비를 줄이다 보니 고용창출은 기대하기 어렵다. 근로자의 정년이 연장됨으로써 청년실업 문제는 더욱 심각해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서는 추가적으로 대규모 내수를 창출해야 한다. 그래야만 지속적 성장도 가능하다.
 
  또 하나 우리가 부닥친 난관이 인구절벽이다.
 
  출생아 수는 1971년 102만명에서 2014년 44만명으로 57%나 급감했다. 2050년에는 23만명으로 78% 줄어들 것이다. 옥스퍼드보고서가 한국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먼저 사라질 나라로 꼽은 것은 문제의 심각성을 입증한다. 2018년에는 고령사회(65세 이상이 14%), 2026년에는 초고령사회(20%)로 들어서 2040년에는 생산활동인구 1.8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하게 될 것이다. 한국은 인구절벽에 도달함으로써 기존 성장공식이 한계에 봉착했다.
 
  기존 제조업은 개도국과의 기술격차가 좁혀지면서 기술우위를 통한 시장지배력이 약화되었고 생산성에 비해 인건비 부담이 너무 높아 국제경쟁력을 상실했다. 그동안 한국이 세계 금융위기를 넘길 수 있었던 것은 중국의 내수창출에 동반상승했기 때문이었다. 이제는 중국이 핵심기술을 습득하고 생산기반을 구축함에 따라 한국의 용도가 폐기되고 있다.
 
  상황은 대기업도 마찬가지다. 현대·기아차는 2002년부터 차례로 중국공장을 늘려 가면서 2017년까지 약 240만대의 생산규모를 갖추었다. 매번 공장이 증설될 때마다 부품생산 설비가 추가로 유입되면서 이제는 중국이 자동차 생산기술을 모두 습득하게 되었다. 그 결과 중국의 후발기업들이 자동차시장을 잠식하면서 현대·기아차도 결국 용도폐기될 위기에 놓였다.
 
  여기에 북핵 위기까지 더해짐으로써 우리는 대내외적인 위기상황에 직면해 있다. 이런 위기상황 타파를 위해 한반도에 세계 평화의 수도를 만들자는 제안을 하고 싶다. 그 적지가 경기만이다. 경기만을 간척해 세계 평화의 수도를 건설해 이곳에 7000여 개의 다국적기업들과 국제기구를 유치함으로써 북한의 핵 협박을 무력화해야 할 것이다. 세계 평화의 수도 건설이 고용창출 증대와 성장을 가져올 것은 당연한 일이다.
 
 
  제2국민연금으로 재원 조성
 
  세계 평화의 수도 건설은 평균 수심이 얕은 경기만 4800km²를 매립해 간척부지를 단계적으로 분양하고 다국적기업과 국제기구를 유치하여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이다. 경기만은 지경학적으로 동아시아의 중심이며, 실제로 비행거리 3시간 이내에 인구 100만명 이상 도시가 147개가 있고 역내 인구가 16억명이 넘으므로 초대형 항만과 물류전용 공항을 건설하면 물류허브가 되기에 매우 유리하다.
 
  현재 세계는 인구 1000만명 이상의 대도시 37개가 경제·문화를 주도하고 있으며, 이곳에 우수한 자본과 인력이 집중되고 이들의 도시경쟁력이 곧 국가경쟁력을 결정한다. 그러나 한국은 균형발전이라는 미명하에 서울의 도시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있다. 중앙정부와 산하기관이 전국에 흩어져서 길 위에서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고 국가기능을 마비시켰다. 그러므로 도시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서울시와 세종시를 시속 500km의 Maglev(자기부상열차)로 세계 평화의 수도와 연결하여 인구 3000만명의 메가시티를 만들어야 한다.
 
  일각에서는 간척이 환경을 파괴한다고 주장하지만 많은 선진국들이 간척을 통해 국력을 신장시켰음을 참고해야 한다. 네덜란드는 국토의 6분의 1인 7000km²를, 일본은 도쿄만의 5분의 1을 간척하여 세계적 산업단지를 조성하였다. 미국은 샌프란시스코만의 3분의 1을 간척하였고, 중국은 1949년부터 1만2000km²를 간척하여 경제발전의 기반으로 삼았다.
 
  싱가포르는 국토를 580km²에서 719km²로 확장함으로써 4000여 개의 국제기업들을 유치할 수 있었다. 2033년까지 820km²로 확장하면 국토의 40%를 간척하는 셈이다. 이것은 단순한 간척이 아니라 양질의 일자리와 높은 소득수준, 치안확보, 유리한 경력관리, 우수한 생활환경과 교육환경 등의 요건을 갖춘 결과이다.
 
  경기만은 새만금에 비해 매립비용은 5분의 1이지만 토지분양 예상가는 최대 4배나 되므로 훨씬 더 경제적이다. 간척규모 4800km²는 싱가포르(719km²)의 7배, 서울(605km²)의 8배이며, 이곳을 매각한 1255조원의 재원은 제2국민연금으로 조성해야 한다.
 
  노르웨이는 1971년부터 북해유전에서 발생하는 수익으로 약 1000조원에 달하는 글로벌연금펀드를 운용함으로써 오늘날 1인당 국민소득이 다른 유럽연합(EU) 국가보다도 훨씬 높다. 글로벌연금펀드의 최근 10년간 수익률은 6.2%로 수익금만으로도 노르웨이 국내총생산(GDP)의 11.5%에 달한다.
 
  한국의 국민연금(540조원)은 1인당 약 1000만원으로 1억9000만원인 노르웨이와 비교해 19분의 1에 불과하다. 또한 현재의 국민연금도 저출산, 고령화로 2044년부터 적자로 전환되고, 2060년이면 소진될 전망이다. 그러므로 노르웨이처럼 제2국민연금을 조성해야만 각종 연금제도의 문제점을 해결하는 동시에 생산적 복지에 활용할 수 있다.
 
 
  선결 조건들
 
세계 평화의 수도 기본 구상도.
  이를 위해 우리가 우선해야 할 것들은 물류허브 구축과 세제 개혁 등 규제타파다.
 
  한국은 그동안 물류허브 경쟁에 안이하게 대처한 결과, 환적물동량 경쟁에서 중국 항만들에 밀려났다. 그러므로 지금이라도 경기만을 간척하여 울도와 가덕도 일대에 대규모의 심해항을 건설하고 물류허브를 만들어야 한다.
 
  한국은 대권항로(Great Circle)상에 있기 때문에 이미 북미 서부지역 운송경쟁에서는 성공하였지만 북극항로를 개척하면 북미 동부와 유럽지역 운송까지에서도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북극항로는 로테르담까지의 기존항로(2만100km)보다도 37%(7400km)가 짧아지고, 북미 동부지역 역시 기존항로(1만8000km)보다 28%(5000여km)나 줄어든다.
 
  한국이 대규모 원자력 쇄빙선단을 건조하여 새로운 항로를 개척하면 북극항로를 상시 이용할 수 있으며, 북극해를 한국의 경제영토로 편입시킬 수 있다. 현재 러시아는 2.8m두께의 얼음을 쇄빙할 수 있는 3만3500t급 원자력 선박을 건조 중이다. 따라서 한국은 서둘러서 이보다 더 강력한 쇄빙선을 건조하여 로테르담까지 최단거리의 북극항로를 개척해야 할 것이다. 한국이 원자력 쇄빙선단을 건조하여 북극항로를 개척하면 아시아와 유럽, 북미의 세계 3대축을 최단거리로 연결하는 거점 항이 될 것이다.
 
  이와 더불어 세계 최대의 물류전용 공항을 건설하여 Fedex, DHL, UPS를 유치해야 한다. 이들은 거점공항에서 짧은 시간에 집중적으로 물류처리를 하기 때문에 24시간 이착륙이 가능한 물류전용 공항이 필수적이다. 중국 봉쇄 전에는 싱가포르가 아시아의 거점공항이 될 수 있었지만 이제는 경제중심 축이 동북아시아로 옮겨졌으므로 한국은 지경학적 이점을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다.
 
  한국이 세계적 기업들을 유치하려면 세제를 개혁해야 한다. 소득세율이 높으면 전문인력이나 고용주 모두 한국을 기피하게 된다. 홍콩과 싱가포르는 최고 소득세율이 각각 17%와 20%에 불과한 반면에 한국의 최고 소득세율은 38%(지방세 포함 시 41.8%)이다.
 
  법인세는 기업투자의 결정적 변수이므로 법인세율을 높이는 것은 어리석다. 싱가포르는 법인세를 17%로 낮춤으로써 국제기업을 무려 7000여 개나 유치하여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국가가 되었다. 그러므로 세율을 인하해야만 국제기업을 유치하고 국내기업의 투자를 늘려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함으로써 세수가 증가하는 선순환을 이룰 수 있다.
 
 
  이민의 적극 확대와 우수 인력 유치
 
  한국이 지속가능한 경제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소득세와 법인세를 낮춰야만 싱가포르와 경쟁하여 우수한 전문인력과 국제기업들을 유치할 수 있을 것이다.
 
  인구절벽에 직면한 한국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이민을 적극 확대해야 한다. 이미 출산율이 감소한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의 이민 비중은 12~14%에 이르며, 호주와 캐나다는 각각 28%와 21%에 달한다. 이보다 더 적극적인 싱가포르와 스위스는 이민자 비중이 각각 30%와 24.3%인 반면에 한국은 3.5%에 불과하다.
 
  나아가 이민의 질적 수준을 향상시켜야 한다. 싱가포르는 인구의 30%가 외국인이지만 전체 인구 중에서 약 8%가 영주권을 얻은 이민자들로서 고급인력이다. 이와 같이 일반 취업비자와 영주권 취득을 철저히 분리함으로써 적극적으로 전문인력을 유치하여 국가경쟁력을 높이고 있음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도 전문인력은 안정적 일자리와 체류기간을 보장하는 반면에 단순 기능인력은 체류기간을 제한하여 노동력 순환이 이루어지도록 함으로써 이민의 질적 수준을 향상시켜야 할 것이다.
 
  이민정책이 효과적으로 시행되려면 세계경쟁력이 있도록 교육제도를 개혁해야 한다. 한국은 교육열은 높으나 입시를 위한 기계적 학습에만 몰두하다 보니 쓸데없는 데 돈과 정력을 낭비하고 있다. 오늘날 사교육비를 33조로 추산하지만 실제로는 이 규모가 훨씬 크고 경제사회적 병폐가 극에 달하고 있다. 그 결과 막상 본격적으로 전문지식을 배워야 할 대학에 진학해서는 학업에 흥미를 잃어 뒤처지게 되고, 일단 직장을 얻으면 현실에 안주해 창의력과 연구력이 떨어진다.
 
  생산성이 낮은 농산물시장은 완전개방하고 고부가가치의 첨단농산물 생산에만 집중하는 수출주도형 농업으로 바꾸어야 한다. 식량무기화는 이미 2세기 전에 나폴레옹이 대륙봉쇄령을 무시하고 영국에 밀수출한 러시아를 원정하였으나 패망함으로써 허구임이 드러났다. 영국은 정치개혁 후 열악한 국내농업 보호를 위해 제정했던 곡물법을 폐지하여 생계비를 낮춤으로써 세계 최강의 제조업을 육성하였다.
 
  한국도 농업시장을 개방하고 농업을 고부가가치의 첨단산업으로 바꿈으로써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네덜란드는 원예·육종·화훼산업을 집중 육성하여 세계 2위의 농업수출국이 되었다. 한국도 최근 파프리카를 수출하고 있지만 실제 수익은 그 씨앗을 공급하는 네덜란드가 가져간다. 한국은 엄청난 자본과 노동을 투입하고도 실리는 네덜란드가 챙기므로 종자산업을 집중육성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는 투자환경이 가장 좋은 경기도 면적 4분의 1의 개발을 제한함으로써 스스로 목을 조이고 있다. 그러면서도 실제로는 이러한 규제에도 불구하고 각종 음식점과 축산농가 및 공장들이 난립하여 하천을 오염시키고 있다.
 
  기존 팔당상수원을 소양강댐 및 충주댐 상류지역으로 이전시키고 개발제한지역을 풀면 경제가 활성화되어 국가경쟁력을 높일 것이다. 한국의 수자원총량은 연간 1297억t이지만 실제 이용가능량은 333억t으로 26%에 불과하다. 그러므로 소양강 상류에는 내린천댐(5.9억t)을, 남한강의 상류에도 영월댐(7억t)을 건설해 담수량을 늘려야 할 것이다. 그리고 모든 하천을 6m 깊이로 준설하여 담수량을 106억m³ 키우면 소양강댐 4개의 효과를 얻을 수 있으며, 준설로 나온 골재매각 수입으로 건설비를 조달할 수 있다.
 
  한국의 대중 수출의존도(홍콩 포함)를 줄여야 한다. 중국은 일본과 미국의 아시아개발은행(ADB) 전횡에 대항하여 아시아인프라투자(AIIB)를 설립하였으나, 30.3%의 지분율을 차지해 또 하나의 ADB를 만들었다. 그리고 금융위기에 공동대처하기 위해 만들었던 치앙마이 이니셔티브 다자화(CMIM)나 아세안+3도 중·일의 관계악화로 더 이상 기대할 수 없게 되었다.
 
  그러나 한국은 중국이나 일본보다 경제규모가 작으므로 단독으로 아세안(인구 6억8000만명, GDP 3.9조 달러)과 대등한 관계에서 통합을 추진할 수 있다. 일단 ‘아세안+K’를 구축한 다음, 단계적으로 방글라데시, 파키스탄, 인도, 중국, 일본 및 이슬람권까지 포함한 아시아연합(AU)을 추진해야 한다. 이러한 지역통합 과정에서 북한과의 통일도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수 있으므로 북핵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을 것이다.
 
  세계 평화의 수도 건설을 통해 한국은 역설적으로 비록 핵보유국은 아니지만 가장 안전한 나라가 될 수 있다. 세계 평화의 수도 건설은 북핵 위기에 직면한 한국이 생존하기 위한 국가개조 전략이다. 한국은 유럽의 전쟁터였던 벨기에가 EU의 수도가 된 것처럼 세계의 기업들을 유치하고 강대국들의 갈등을 중재하여 세계 평화의 수도가 되도록 국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그러면 북한의 핵위협은 전 세계를 상대로 하는 자멸책이 될 것이므로 자연히 해소할 수 있을 것이며 남북통일도 이의 연장선상에서 이루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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