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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용 교수의 경제 最前線 〈3〉 은행의 혁신, ‘인터넷 전문 은행’

글 : 박수용  서강대 컴퓨터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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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일의 피도르은행, 40명의 직원으로 25만명의 고객 관리
⊙ 케냐의 M-Shwari, 모바일 기반으로 국경 넘어 서비스 제공
⊙ 카카오의 카카오뱅크, KT의 K뱅크 등 은행 사업에 도전장

박수용
1962년생. 서강대 전자계산학과 졸업, 미 플로리다주립대 컴퓨터학 석사,
조지메이슨대 정보기술학 박사 / 한국소프트웨어공학회 회장,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전문위원,
서강대 정보통신대학원장 역임. 현 서강대 컴퓨터공학과 교수, 글로벌핀테크연구소장
  지난 6월 23일 영국에서 유럽연합(EU) 탈퇴를 위한 브렉시트 투표가 시작되자 주요 통화쇼크가 일어났고 세계증시는 폭등했다. 하루 뒤인 6월 24일 3시쯤, 영국의 탈퇴가 결정되자 세계 각국에서는 앞다퉈 이 사실을 보도하기 시작했고 후폭풍에 대비하기 위하여 긴밀하게 움직이고 있다. 은행권에서도 이에 대응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다.
 
  브렉시트로 인해 핀테크 산업의 종주국인 영국이 흔들리면서, 전 세계 핀테크 산업 또한 흔들리기 시작했다. 반면 영국 핀테크 산업의 동요는 다른 핀테크 국가에 대한 투자가 늘어날 수 있는 기회이다. 따라서 핀테크 후발주자인 우리나라의 핀테크 산업에도 큰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최근 핀테크에 대한 정부규제 완화뿐 아니라 산업 기관들의 관심 또한 높아지며 핀테크 산업이 발전해 나가고 있다. 이런 발전 중 가장 큰 이슈가 2016년 하반기 출시될 인터넷 전문 은행이다.
 
  먼저 인터넷 전문 은행은 흔히 말하는 인터넷 뱅킹과는 다른 용어라는 것을 말하고 싶다. 인터넷 뱅킹은 기존 은행들이 서비스를 인터넷으로 제공하는 것을 지칭하는 것이고 인터넷 전문 은행은 오프라인 영업점이 존재하지 않거나 매우 소수만 운영하면서 은행 업무의 대부분을 인터넷이나 ATM 등 전자매체를 통해 영위하는 은행을 가리키는 차이가 있다. 즉, 물리적인 지점 없이 은행 사업을 영위하는 은행들을 지칭한다.
 
  인터넷 전문 은행은 생각보다 꽤 오래 전 모습을 드러냈다. 1995년 미국에서 첫 인터넷 전문 은행이 출범하였고 이후 IT 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북미를 넘어 유럽권, 아시아권 등으로 널리 확산되고 있다. 최근 국내에서도 인터넷 전문 은행의 도입을 위한 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은행산업 패러다임의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한 가지 간과하지 말아야 할 점은 인터넷 전문 은행이 단순히 정보통신, 모바일 기술의 발달에 의해서만 떠오르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근래 인터넷 전문 은행이 대두되는 가장 큰 이유는 은행에 대한 소비자 개념의 변화라고 할 수 있다.
 
  과거 소비자들에게 은행이란 물리적인 지점을 의미했으나 현재는 많은 소비자가 은행 창구를 직접 방문하지 않고, 인터넷 혹은 모바일을 이용하여 은행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 그러므로 소비자들에게 은행은 더 이상 물리적인 지점을 의미하지 않게 되었다. 이렇듯 IT 기술 발전과 더불어 은행 소비자들의 인식변화가 맞물리면서 창구가 없는 사이버 은행, 인터넷 전문 은행이 떠오르기 시작하였다.
 
 
  인터넷 전문 은행만이 가진 장점
 
  앞서 설명한 것처럼 인터넷 전문 은행이 확산되고 있는 것은 단순히 기술 발전에 의해서만은 아니다. 분명히 기존의 점포 중심 은행과는 다른 강점이 있기에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가장 큰 강점으로는 물리적인 점포가 없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 면에서 기존 은행들에 비해 우위를 가진다.
 
  예를 들어, 은행의 지점 유지비(인건비, 임대료 등)는 은행 전체 비용의 20% 정도를 차지한다. 이를 줄일 수만 있다면 소비자에게 더 매혹적인 금리 등을 제공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한 인터넷만 가능하다면 스마트폰을 이용하여 영업 시간과는 상관없이 언제 어디서든 은행업무를 처리할 수 있기 때문에 훨씬 뛰어난 접근성을 가진다고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기존 은행의 대기 시간 문제를 해결하여 효용성을 증대시킬 수 있다. 이러한 장점들을 바탕으로 이미 해외 여러 국가의 인터넷 전문 은행들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추세이다. 이들 해외 인터넷 전문 은행들은 이미 기존 은행들을 위협할 정도로 성장하고 있지만 아직 국내에는 단 한 곳도 없는 것이 현실이다. 2015년도부터 거듭 논의가 이뤄지면서 곧 발판이 마련되겠지만 갈 길이 멀어 보이는 것 또한 사실이다. 그렇다면 인터넷 전문 은행으로만 할 수 있는 인터넷 사용 정보를 이용하여 해외에서 성공을 거둔 독일의 인터넷 전문 은행 피도르에 대해서 알아보자.
 
 
  독일의 완전한 인터넷 전문 은행 피도르
 
독일의 인터넷 은행 피도르의 페이스북. 피도르는 온라인을 통한 고객들과의 소통에 노력하고 있다.
  2009년에 설립된 독일의 피도르은행은 100% 순수하게 디지털로만 진행하는 순수 인터넷 전문 은행으로 유명하다. 오직 디지털로만 이루어져 있지만, 설립 7년 만에 이용자 수 25만명, 총 예금액 약 3200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피도르는 별도의 지점이 필요하지 않아 직원 40명으로 운영 중이다.
 
  이처럼 적은 수의 직원으로 은행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이유는 기존의 은행들과 달리 오프라인 지점이 없으며 오직 온라인상에서만 금융 서비스를 제공해 주기 때문이다. 피도르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이용하여 이용자가 고객 커뮤니티 질문 글을 게시하거나 질문 글에 답변을 게시하면 하나당 0.1유로를 고객에게 제공하여 커뮤니티를 활성화시켰다. 또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이용하여 ‘좋아요’를 누르는 것에 따라 금리를 낮춰 주었다. 이처럼 지점이 없는 대신 SNS처럼 기존에 이용자가 많은 곳을 전략적으로 활용하였다.
 
  위와 같은 커뮤니티를 적극적으로 이용하여 고객과 소통하며, 고객의 정보(인터넷 평판, 개인 정보)를 활용한 서비스 창출 및 제공을 통해 성공을 거두었다.
 
아프리카의 모바일 은행 M-Shwari의 광고.
  케냐의 대표적인 모바일 금융거래 시스템인 M-pesa는 사파리콤(safaricom)이라는 휴대폰 회사가 만든 모바일 기반 예금계좌이다. 아프리카 등의 국가에서는 은행을 이용하지 못하거나 금융 서비스가 없는 환경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이 많다. 특히 저소득층의 경우 금융 서비스를 이용하기 어렵기 때문에 저축이나 예금 등 자산관리에 곤란을 겪고 있었다.
 
  이를 위해 M-Shwari를 개발, 서비스하여 해결했다. 실제로 케냐를 비롯한 아프리카 지역의 휴대폰 보급률은 2010년 45%, 2011년에는 80%에 육박할 정도로 높아지고 있고, 이러한 인프라를 바탕으로 핀테크 기반의 인터넷 전문 은행이 확산되는 추세이다. M-Shwari의 사례처럼 인터넷 전문 은행은 금융 소외 계층들에게 여러 혜택을 제공할 수 있다. 인터넷이라는 국경을 초월한 연결망을 바탕으로 이 연결망에 접속할 수 있는 환경만 주어진다면 누구에게나 뛰어난 수준의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국내 기존 은행은 인터넷 은행으로 변신 중
 

  현재 많은 은행들이 명동이나 종로에 있던 지점을 정리하고 모바일 은행(인터넷 은행)으로 변화하고 있다. 왜냐하면 은행 고객들이 더 이상 오프라인 지점으로 오지 않고 모바일이나 인터넷으로 언제 어디서든 간편하게 은행 업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한민국 여러 은행들이 점점 지점을 없애고 모바일 은행에 투자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몇 년 전만 해도 모바일로 간단한 계좌 송금 정도의 서비스만 가능하였으나, 현재는 모바일 대출까지 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돈을 대출하거나 송금을 위하여 지점을 방문할 필요성이 낮아졌다. 그러나 온라인 환경에서 이용 가능한 상품·서비스가 부족하거나 복잡하여 사용에 많은 어려움이 있다. 그러므로 기존에 있는 오프라인 은행에서는 제공하는 서비스를 줄이고 온라인 환경에서 처리하기 힘든 서비스를 제공해 준다면 온·오프라인 두 환경에서 모두 성공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우리나라 금융회사들은 공통으로 사용할 수 있는 표준화한 플랫폼 구축에 집중을 하고 있다. 현재 은행에서 오픈 플랫폼을 이용할 수 있는 것은 오직 잔액 조회 기능뿐이다. 여러 금융회사들은 오픈 플랫폼 개발이 효용성이 떨어진다는 문제점을 느끼고 있으며, 따라서 앞으로 조회 서비스만이 아닌 오픈 플랫폼이 핀테크 서비스에 많은 부분을 차지하게 하여 핀테크 서비스 개발을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새로운 금융 서비스를 부가적으로 도와줄 수 있는 여러 서비스 업체가 생겨날 기회가 확대될 것이다.
 
  작은 IT기업은 인터넷 전문 은행을 현실적으로 운영하기 힘들다. 왜냐하면 인터넷 전문 은행이 되기 위한 조건이 무척 까다롭기 때문이다. 첫 번째 조건은 자본금이 1000억원 이상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IT기업으로 유명한 카카오와 KT는 각각 한국 최초의 인터넷 전문 은행을 준비 중이다. 카카오의 자본금은 3000억원, KT는 2500억원이기 때문에 가능했다.
 
  자본금만 있다고 해서 대한민국에서 인터넷 전문 은행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현재 인터넷 전문 은행에 대한 강력한 규제가 있기 때문에, 소규모의 IT기업들은 통과하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인터넷 전문 은행 관련법이 완화되고 초기 자본금이 낮아진다면, 많은 IT기업들이 참여를 하겠지만, 그에 따라 부실은행 등장 가능성 또한 높아지며, 은행 산업의 신뢰도가 하락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IT 대기업이 초기에 인터넷 전문 은행의 성공을 이끌어, 국내 소비자의 인터넷 전문 은행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변화를 끌어내야 할 것이다.
 
 
  국내 인터넷 전문 은행의 출발? 카카오뱅크, K뱅크
 
지난 3월 21일 임종룡 금융위원장과 하영구 은행연합회장 등이 ‘인터넷전문은행 준비상황점검 현장간담회’에 참석해 아이디어룸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조선일보
  이처럼 국내에서 인터넷 전문 은행을 시작하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지만 최근에 카카오와 KT에 인터넷 전문 은행 예비 승인인가 발표가 있었다. 이들은 국내의 대표적 IT 기업이라는 타이틀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은행 사업에 도전장을 냈다.
 
  인터넷 전문 은행을 준비하고 있는 이 두 기업은 각각 자신들의 IT 서비스와 인프라를 활용하여 좀 더 차별화한 인터넷 전문 은행 서비스를 계획 중이다. 카카오의 카카오뱅크는 자신들의 메신저 서비스인 카카오톡을 적극적으로 이용하여 대출과 송금 서비스 등을 계획 중이고 KT의 K뱅크는 기존의 KT 소유의 공중전화 부스를 활용하여 ATM기로 사용할 것이라는 계획을 발표 한 바 있다. 이들 두 국내 IT 기업이 주도하여 첫선을 보이게 될 한국형 인터넷 전문 은행의 모습이 기대되는 바이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아직 국내의 인터넷 전문 은행은 걸음마 단계다. 우리나라의 인터넷 전문 은행이 세계 시장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국내 IT 인프라의 적극적인 활용뿐 아니라 해외에서는 아직 시도되지 않았던 인터넷 전문 은행만의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예를 들어, 개인 대면 채널 즉, 화상통화나 가상현실을 이용한 고객면담 등의 서비스를 이용하여야만 먼저 자리 잡고 있는 해외 인터넷 전문 은행들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가질 수 있다고 본다.
 
  우리나라의 스마트폰 보급률과 높은 인터넷 사용률은 인터넷 전문 은행이 발전하기 위한 최적의 조건이다. 국가 차원의 규제 완화와 IT와 금융 기업들의 융합을 통한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는 인터넷 전문 은행들이 앞으로 더 나온다면, 우리가 기존에 생각하던 은행이란 서비스는 휴대폰의 변화와 같은 변화를 이끌어 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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