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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용 교수의 경제 最前線 〈2〉 디지털 화폐

글 : 박수용  서강대 컴퓨터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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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용
1962년생. 서강대 전자계산학과 졸업, 미 플로리다주립대 컴퓨터학 석사,
조지메이슨대 정보기술학 박사 / 한국소프트웨어공학회 회장,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전문위원,
서강대 정보통신대학원장 역임. 현 서강대 컴퓨터공학과 교수, 글로벌핀테크연구소장
미국에서 만든 비트코인 기념주화. 실제로 발행되지 않는 가상 화폐지만, 그 존재를 알리기 위해 제작한 것이다. 사진=뉴시스/AP
  만질 수도 없고 보이지도 않는 디지털 화폐가 등장한 것은 지금으로부터 8년 전이다. 2008년 비트코인(Bitcoin)이라는 디지털 화폐가 처음 등장한 것이다. 비트코인은 컴퓨터 안에서 발행되고 유지되는 디지털 화폐, 즉 전자 화폐의 첫 상용 예시가 되었다. 사람들은 만지지도 보이지도 않는 디지털 화폐의 등장에 대해 대개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컴퓨터 기술이 발전하고 핀테크 열풍을 틈타 등장한 일시적인 유행일 뿐이라고 판단했다. 디지털 화폐라는 단어에서 알 수 있듯 컴퓨터 안에서 발행되고 관리되며 물리적 형태가 존재하지 않기에 이를 화폐로서 신뢰할 수 없다는 생각도 컸다.
 
  하지만 사람들의 예상과 달리 비트코인을 시작으로 디지털 화폐는 핀테크의 흐름과 함께 각광받는 분야가 됐으며, 지금은 많은 전문가로부터 미래 화폐의 모습이라는 평가를 받기에 이르렀다. 그 시발점이었던 비트코인은 이제 가장 대표적인 디지털 화폐로 자리매김했고 지속적인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번 호에서는 전자 화폐의 시초라고 할 수 있는 이 비트코인에 대해서 얘기해 볼까 한다.
 
 
  비트코인은 누가 만들었나
 
  비트코인의 등장 이후 가장 화두가 되었던 주제 중 하나가 바로 비트코인을 처음 개발한 사람의 정체다. 특이하게도 비트코인은 당시 누가 만들었는지 정확히 알려진 바가 없었다. 단지 한 커뮤니티 사이트에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익명의 개발자가 ‘비트코인 백서’를 처음 공개했을 뿐 신원에 대해서는 아무도 알지 못했다. 최근에 들어서야 그 정체가 밝혀졌는데 이는 조금 뒤에 소개하도록 하겠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만들어낸 사람조차 잘 알려지지 않았던 비트코인이 사람들을 끌어 모으며 이토록 성장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일까. 아마 기존 종이 화폐와는 다른 비트코인만의 매력이 성장 원동력이 아닐까 한다. 비트코인은 어떠한 매력과 특징을 가지고 있는지 살펴보자.
 
  비트코인은 분명 화폐지만 이를 발행하고 통제하는 중앙기관이 존재하지 않는다. 즉 종이 화폐와 달리 은행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러한 특징은 기존 은행이나 금융기관의 통제를 탐탁지 않게 생각하거나 종이 화폐에 의구심을 가지고 있던 투자자들에게는 크나큰 매력으로 느껴졌을 것이다. 이처럼 중앙 관리 기관이 없는, 즉 탈중앙화된 화폐라는 것이 비트코인이 지닌 매력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또한 비트코인은 거래가 빠르게 이루어질 수 있다. 이는 디지털 화폐의 특성 중 하나인데 인터넷으로 연결만 되어 있다면 세계 어느 곳이든 비트코인은 도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가장 큰 매력 중 하나는 바로 사용이 쉽다는 것이다. 비트코인은 모바일 기기만 있다면 모든 거래를 한 번의 클릭으로 이뤄낸다. 이처럼 빠르고 쉽고 통제 기관이 없는 디지털 화폐, 비트코인은 사용자들이 한 번쯤 사용해 보고픈 매력을 충분히 지니고 있다.
 
  비트코인은 앞서 설명했던 것처럼 화폐를 발행하는 중앙기관도 존재하지 않고 물리적인 형태조차 없는데 어떻게 화폐로서의 신뢰성과 가치를 지니는지 의문이 들 수 있을 것이다. 일단, 비트코인은 과연 누가 발행하고 어떻게 관리하는지에 대한 답을 작성하자면 이러한 것들은 모두 비트코인 사용자들에 의해서(자발적인 참여) 이뤄진다고 할 수 있다. 사용자들이 직접 발행하고 사용하는 화폐인 것이다.
 
  과연 이런 디지털 화폐의 가치를 어떻게 증명하고 또 관리되는가에 대한 답은 비트코인의 기반 기술인 블록체인(Blockchain)에 있다. 블록체인은 비트코인의 사용내역을 모두 기록하여 사용자 모두에게 공개한 장부, 즉 공적 장부라고 할 수 있는데 이에 대한 자세한 내용 역시 조금 나중으로 미루고 여기서는 비트코인의 흥미로운 점들에 대해 좀 더 알아보도록 하겠다.
 
 
  비트코인의 창시자는 누구일까?
 
  비트코인이 세상에 알려지고 난 후 비트코인 개발자로 알려진 ‘사토시 나카모토’에 관한 많은 추측이 있었다.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이름을 쓰고 있었기에 ‘비트코인의 개발자는 일본인일 것이다’라고 생각을 해왔다. 최근 5월에 한 명의 사람이 “내가 비트코인 창시자다”라고 자처해 많은 언론의 집중을 받았다.
 
  ‘사토시 나카모토’가 본인이라고 밝힌 주인공은 호주 출신의 사업가 겸 컴퓨터 공학자 크레이그 스티븐 라이트(Craig Steven Wright)다. 많은 사람이 궁금해했던 비트코인의 개발자가 나왔지만 IT업계에서는 그가 진짜 비트코인의 개발자인지에 대한 증거가 불충분하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불신이 나오자 라이트는 “증거를 보여줘도 새로운 의혹이 계속 나오는 상황을 견딜 수 없다”라는 글을 남긴 채 자취를 감췄다.
 
  앞으로도 비트코인의 개발자인 ‘사토시 나카모토’가 누구인지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세계의 관심거리가 될 것이다. 왜 ‘사토시 나카모토’는 세계적으로 영향력이 있는 디지털 화폐인 ‘비트코인’을 개발하고 자취를 감춘 걸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실제 비트코인 개발자만이 해줄 수 있을 것이다.
 
 
  60억짜리 피자
 
2010년 비트코인 포럼에 올라온 피자 거래 인증 사진. 오늘날의 시세로 두 판에 60억원짜리 피자다.
  현재 비트코인의 시세는 1비트코인이 한화로 약 60만원 정도 한다. 비트코인의 시세는 하루하루가 다르게 변동을 한다. 비트코인을 주식이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비트코인이 나오고 약 2년 후인 2010년, 미국에 사는 한 사람이 비트코인 포럼에 피자 거래를 제안하는 글을 올렸다. 자신에게 라지 피자 두 판을 시켜주는 사람에게 자신이 갖고 있는 1만 비트코인을 지불하겠다는 내용이었다.
 
  2010년만 해도 당시 시세로 1만 비트코인의 가격이 41달러 정도였고, 라지 피자 두 판 가격은 30달러 정도로 충분히 그 글을 올린 사람에게 있어서는 합리적인 거래였다. 이 글을 올린 사람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비트코인으로 피자를 진짜 살 수 있을지 궁금해했고, 글을 올리고 4일 정도가 지났을 때 실제 피자 두 판을 1만 비트코인으로 거래했다는 송금 내역을 포럼에 올렸다.
 
  이 거래가 비트코인에 있어서 최고의 물질 거래였다. 피자를 1만 비트코인으로 거래하고 석 달 뒤에 1만 비트코인의 가격이 40달러에서 600달러로 바뀌었다. 엄청난 속도로 비트코인의 시세는 올라갔고 오늘날의 시세로 그가 샀던 피자는 60억짜리 피자가 됐다. 1만 비트코인과 피자를 교환한 사건은 최고의 실물과 비트코인의 거래로, 또한 60억으로 피자 두 판을 사먹은 사건으로도 유명해지게 되었다. 실제 피자를 비트코인으로 산 당사자는 오늘날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지 많은 사람이 궁금해할 것이다.
 
비트코인만으로 여행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비트아일랜드의 홈페이지.
  2015년부터 비트코인을 이용한 ‘비트코인 발리 투어’가 뜨고 있다. ‘비트아일랜드(bitislands.com)’라는 단체는 발리를 비트코인만으로 여행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단체이다. 실제 우리가 발리로 여행 가기 위해서는 그 나라에서 사용할 돈으로 환전해야 하지만 비트코인을 이용한다면 인터넷으로 편하게 비트코인을 충전하여 발리로 바로 여행을 갈 수 있다.
 
  여행 도중 돈이 부족한 상황이 발생하여도 비트코인은 비트코인을 사용할 수 있는 음식점, 호텔 등에서는 편하게 충전하여 사용할 수 있다.
 
  발리뿐 아니라 세계 여행을 갈 때 여러 나라의 돈을 환전할 필요 없이 오직 비트코인만 가지고 세계 여행을 갈 수 있는 시대가 오고 있다. 여행에 사용하기에 앞서 실생활에서 어떻게 하면 비트코인을 사용할 수 있는지 좀 더 알아보겠다.
 
 
  비트코인을 실생활에서 어떻게사용할 수 있을까
 
  현재 비트코인은 물건 구매뿐 아니라 ATM을 통한 입출금 또한 가능하지만 가장 많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은 바로 송금이다. Toss와 같은 간편 송금 시스템들이 최근 출시되고 있지만 이미 비트코인은 간편 송금 시스템을 지원하고 있었다. 전 세계 어디에 있는 사람이든 인터넷만 연결되어 있다면 공인인증서 없이 주소와 지갑만을 가지고 송금을 할 수 있다는 점이 비트코인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이다.
 
  물건 구매의 경우 현재 국내외에서 많은 기업이 비트코인을 화폐로서 이용 가능하게 제공하고 있으며 위에서와 마찬가지로 계좌이체처럼 돈을 보내주기만 한다면 비트코인을 지원하는 모든 가맹점에서 물건을 쉽게 구매할 수 있다. 하지만 기존 결제 시스템과는 다르게 물건 구매 후 약 10분이 지나야 결제 승인이 이루어진다.
 
  비트코인을 통한 결제 시스템 및 ATM기의 수 또한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도 점차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이다. 현재 서울을 기준으로 비트코인 결제 가맹점은 총 38개이며 비트코인 ATM 수는 3개이다.(2016년 5월 기준)
 
 
  비트코인에 투자하여, 인생 역전을 노려보자!
 
  위에서 본 것처럼 비트코인을 실제 화폐로 사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급격한 시세 변동을 활용한 비트코인에 대한 투자도 활발하다. 특히 이러한 현상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인구를 가진 중국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2015년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세계 비트코인의 80%가 위안화로 환전되는데 이는 2014년에 비해 30% 이상 급증한 수치다. 이에 대한 근거로 최근 중국 경제에 대한 위기감이 늘어나면서 젊은 층의 중국 투자자들이 부동산, 주식보다는 비트코인을 투자 대상으로 삼는 경향이 늘어난 점을 든다. 또 다른 이유로서 중국 정부에서는 연간 5만 달러의 위안화만 해외 반출을 허용하는데 이러한 문제를 비트코인을 통해 해결하려 한다는 것이다. 즉 해외로 돈을 빼내려는 중국 부자들의 수요로 인해 비트코인에 대한 투자가 증가한다는 게 골드만삭스의 분석이다.
 
  투자상품으로서의 비트코인의 가치가 증가함에 따라 금융 기업에서도 이에 따른 파생 상품들을 내놓고 있다. 2013년 미국 금융투자사 세컨드마켓은 ‘비트코인 인베스트먼트 트러스(BIT)’라는 펀드를 통해 2개월 만에 3250%의 수익률을 올렸다. 90명의 투자자로부터 모은 200만 달러로 시작하여 현재 총 6500만 달러를 운용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5년 5월 스웨덴에서는 비트코인 상장지수채권(ETN)이 나왔으며 국내의 경우 한국투자신탁 운용이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를 개발하고 있다.
 
 
  디지털 화폐와 함께하는 미래
 
2014년 3월 7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컨벤션 별관 지하 커피세도나에 설치된 비트코인 전용 현금자동입출금기(ATM) 모습.
  핀테크 분야에서 디지털 화폐는 앞으로도 계속 사용될 것이다. 디지털 화폐를 지원해 주는 다양한 금융 서비스 또한 뒤를 이을 것이며 목적에 따른 사용을 정할 수 있는 디지털 화폐를 통해 우리 생활은 점점 더 편리해질 것이다.
 
  예를 들어 영국 정부에서도 비트코인의 핵심 기술들을 연구 중이고 미국의 대형 IT업체인 IBM에서도 비트코인을 넘어설 수 있는 새로운 디지털 화폐를 개발 중이다.
 
  한국은행은 2020년까지 동전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연구를 진행 중이다. 동전 대신 디지털 화폐를 통해 기존 화폐를 대체하는 새로운 화폐를 만드는 것이다. 앞으로 ‘비트코인 발리 투어’처럼 모든 나라에서 공통적으로 사용 가능한 장점을 바라본다면 언젠가 전 세계적인 공용 디지털 화폐가 일반 화폐를 대체할 것이라 전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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