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메뉴
메인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이 CEO

이건희 부재 2년, 이재용 식 경영 진단

할아버지, 아버지 시대와의 차별화 추구

글 : 정혜연  월간조선 기자  hychung@chosun.com

  • 트위터
  • 페이스북
  • 기사목록
  • 프린트
  • 스크랩
  • 글자 크게
  • 글자 작게
⊙ ‘선택과 집중’보다 ‘제조업에서 철수’하겠다는 속내
⊙ 삼성물산 합병 과정에서 엘리엇과 소송전
⊙ 1조9000억원에 판 회사, 지난해 1조원대 이익 내
이건희 회장의 부재중에 그룹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조선일보
  오는 5월 11일이면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병석에 누운 지 꼭 2년이 된다. 이 회장의 빈자리는 외아들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대신하고 있다. 이건희 회장은 삼성전자 회장과 삼성생명공익재단 이사장이다. 이재용 부회장은 이 회장의 부재중에 삼성생명공익재단 이사장직을 물려받았다. 아직 삼성전자 회장으로 등극하진 않았지만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조만간 이 직함을 승계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부회장이 실제로 그룹에 합류한 것은 2001년 삼성전자 경영기획팀 상무보를 달면서다. 그는 1991년에 삼성전자 총무그룹에 입사한 것으로 돼 있지만 1992~1995년까지 일본 게이오의숙대 대학원에서 석사, 1995~1997년까지 미국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에 몸담았기 때문에 그의 경영 참여는 2000년 전후로 보는 것이 맞다.
 
  그는 첫 번째 경영 시험에서 실패했다. 이재용 당시 삼성전자 상무보는 각종 인터넷 사업을 목적으로 자본금 400억원짜리 인터넷 지주회사 ‘e-삼성’과 ‘e삼성인터내셔널’을 만들었다. 회사는 삼성그룹 인터넷 벤처 사업에 투자했는데 1년 만에 173억원 적자를 냈다. ‘e-삼성’은 2004년, ‘e삼성인터내셔널’은 2012년에 청산됐다.
 
  정리 과정에서 삼성의 주요 계열사 8곳이 이재용 부회장의 지분을 떠안아 이것이 적정했는가를 두고 법정까지 갔다. 사건은 무혐의로 끝났고,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 능력에 대한 세상의 관심이 멀어진 계기가 됐다. 이 부회장은 이후 실적을 수치로 재기 어려운 자리에만 있었다.
 
  2007년에 삼성전자 최고운영책임자(CCO·Chief Customer Officer) 전무를 맡은 이후 지난 2012년까지 그 직책을 맡았다. ‘CCO’는 기업 내의 사업을 총괄하고 일상 업무를 원활하게 추진하기 위한 최고 운영 책임자다.
 
  이재용 부회장이 기업 내 사업을 원활히 추진하는 데 몰두할 사이 타 재벌가 3세들은 달랐다. 현대가 3세인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은 현대차 국내영업본부 상무·기아차 기획총괄본부담당 사장 등을 지냈고, 기아차 브랜드를 정착시키는 데 일조했다. 정 부회장은 자동차 디자이너인 피터 슈나이더를 영입해 기아차 ‘K시리즈’ 출시를 주도했다. 최근에는 대중적인 이미지의 현대차와 별도로 ‘제네시스’ 고급 브랜드화에 매진하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의 외사촌인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이마트 ‘노브랜드’ 제품을 내놓아 호평을 받았고 ‘SSG’라는 온라인 쇼핑몰 사업을 강화시켜 그룹 매출을 늘리고 있다. 정 부회장은 오는 9월 경기도 하남에 문을 여는 ‘하남 스타필드’ 쇼핑몰 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한화그룹 3세인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는 태양광 사업에 뛰어들어 적자였던 ‘한화큐셀’을 지난해 흑자로 전환했다.
 
 
  15년 전에는 회사 만들기, 15년 뒤에는 회사 팔기
 
심근경색으로 지난 2014년 5월 11일 이건희 회장이 쓰러질 당시 서울삼성의료원을 찾은 시민들이 방송 뉴스를 시청하는 모습.
  이재용 부회장은 두 번째 경영 실험으로 자산 매각을 선택했다. 2014년 11월에 삼성테크윈·삼성탈레스·삼성종합화학·삼성토탈을 팔았고, 2015년 10월에는 삼성정밀화학·삼성BP화학·삼성SDI 화학 부문을 팔았다. 올 초에는 삼성생명 태평로 본관 건물을 팔았다.
 
  삼성그룹은 이 부회장의 경영에 대해 ‘선택과 집중’이라고 설명한다.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그룹의 사업을 재편하고 이에 매진하기 위해 기타 사업을 정리한다는 것이다. 삼성그룹의 이런 해석과 달리 복수의 관계자들은 “전통의 제조업에서 손을 떼고 세련된 사업만 하겠다는 뜻”으로 해석했다. 일선에서 물러난 삼성그룹 관계자의 얘기다.
 
  “이재용 식 경영은 전통의 제조업과 서서히 결별하고 최첨단 산업인 전자와 금융업을 하겠다는 것입니다. 삼성물산의 건설사업 부문을 축소할 때부터 예견됐던 일입니다.”
 
  — 업계에서는 삼성물산의 건설부문 축소를 의외로 받아들였는데요.
 
  “‘래미안’이 어떤 브랜드입니까. 삼성은 뒤늦게 건설업에 뛰어들었지만, 후발 주자라는 약점을 딛고 ‘래미안’ 브랜드를 성공시켰습니다. 업계에서는 ‘래미안 신화’라고 평가했습니다. 삼성이 건설업에 승부를 걸어볼 만했지만 접었습니다. 땅 파는 사업은 더는 하지 않겠다는 이재용 부회장의 의지가 강력히 반영됐다고 들었습니다. 이재용 식 경영은 대규모 인력이 필요한 사업, 한국의 부흥을 이끌었던 제조업은 더는 하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 차세대 사업으로 꼽은 자동차 부품 사업은 제조업 아닙니까.
 
  “소프트웨어 사업에 가깝죠. 자동차 부품을 생산한다는 것이 아니라 고도로 지능화된 자동차의 소프트웨어, 전자와 연결된 온라인 사업으로 봐야 합니다.”
 
 
  삼성의 방산 부문 매각 당시의 일화
 
이재용 부회장이 매각한 삼성테크윈과 삼성탈레스 직원 1000여 명이 지난 2015년 1월, 회사 매각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이 한화그룹에 넘긴 방산 부문을 매각할 때의 일이다. 이 부회장은 2014년 8월 김승연 회장의 장남인 동관씨에게 전화를 걸어 “우리 방산 회사 가져갈 생각 있습니까”라고 물었다고 한다.
 
  김동관 전무는 선뜻 답하지 못한 채 “검토해 보겠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의 제안에 한화그룹은 깜짝 놀랐다고 한다. 어떤 회사가 매각 대상이 될 때 증권시장에 그와 관련된 얘기가 돌기 마련인데 삼성이 방산사업을 정리한다는 것은 금시초문이어서다.
 
  한화는 사업성 검토에 나섰다. 이 부회장이 매각 의사를 묻고 삼성 방산 계열사를 한화에 넘기기까지 100일이 채 걸리지 않았다. 딜에 참여한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계열사를 정리하겠다는 의지가 워낙 확고해 가격 조정은 비교적 수월했다”고 말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4개 회사를 총 1조9000억원에 팔았다. 매각 대금도 3년 동안 나누어 받기로 했다. 이 부회장이 그토록 서둘러 정리했던 4개 회사 모두 지난해 이익을 냈다. 한화토탈의 세전이익은 6800억원, 한화종합화학 2200억원, 한화테크윈 1400억원, 한화탈레스 300억원 등 총 1조원이 넘는다.
 
 
  어려웠던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과정도 녹록지 않았다. 삼성은 2014년, 삼성전자 지분을 불과 0.57% 가진 이재용 부회장의 삼성전자 지배력을 높이고자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을 합병해 통합 삼성물산을 만들기로 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제일모직 지분 23.23%를 갖고 있다. 삼성물산 주식은 단 한 주도 없지만 두 회사가 합병하면 그의 제일모직 지분이 삼성물산 지분 16.5%로 전환된다. 삼성물산은 삼성전자 주식 4.1%를 갖고 있으니 우회적으로 이재용 부회장의 전자 지배력이 높아진다. 삼성그룹은 제일모직 대 삼성물산 합병 비율을 1대 0.35로 정했다. 제일모직 1주가 삼성물산 주식 3주와 맞먹는다.
 
  합병은 삼성물산의 지분 7.2%를 가진 헤지펀드 엘리엇에 의해 발목 잡힌다. 삼성의 두 회사 합병 비율은 국내 자본시장법 시행령에 따른 것이라 무리가 아니다. 문제는 삼성이 비율을 정한 시점이었다. 엘리엇 펀드는 “삼성물산 주식이 저평가된 시점에서 합병이 결정돼 1대 0.35라는 터무니없는 비율이 결정됐다. 삼성물산의 자산가치는 제일모직의 3배다”고 했다. 삼성그룹의 경영권이 이재용 부회장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최대 위기상황이었다. 연일 신문에 보도됐던 이 전쟁은 삼성물산의 지분 10.15%를 보유한 국민연금이 삼성의 손을 들어주면서 종결됐다.
 
  재벌가 지분을 분석하는 관계자의 얘기다.
 
  “신주인수권부사채, 전환사채, 교환사채, 우회상장이라는 단어가 세상에 알려진 것이 누구 때문이었습니까? 삼성 재무팀이 2000년 초에 이재용 부회장 등 3세에 편법으로 재산을 넘기는 과정에서 알려졌습니다. 세상에 없는 경영 승계 시나리오를 짠 것이 삼성 재무팀입니다. 초기 검찰 수사가 난항을 겪었던 이유는 삼성의 기법에 대해 반박할 이유를 찾기 어려워서였습니다. 현대차 등 다른 그룹들이 나중에 우회상장, 비상장법인 일감 몰아주기 등을 따라했죠.”
 
  — 그런데요.
 
  “재무에서 그렇게 치밀했던 삼성이 삼성물산 주식을 7.2%나 보유한 헤지펀드에 대해 대비하지 못한 것은 말이 되지 않습니다. 과거 삼성이라면 두 회사를 합병하면서 있을 변수, 반발 세력, 주가 상승·하락 다 검토했을 겁니다.”
 
 
  할아버지가 애지중지했던 건물 매각
 
이재용 부회장은 할아버지인 이병철 그룹 창업주와 부친 이건희 회장이 애지중지했던 삼성생명 태평로 본사를 부영그룹에 팔았다.
  이재용 부회장은 ‘삼성의 상징’이었던 삼성생명 태평로 본관 건물을 올 초 5800억원에 팔았다.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애지중지했던 건물이다. 삼성생명 건물은 전신인 동방생명 본사 사옥으로 지난 1984년 완공됐다. 10대 그룹에서 오너 일가 자산을 관리하는 관계자의 얘기다.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생명 건물마저 파는 것을 보고 재계가 놀랐습니다. 할아버지, 아버지 시대와의 차별화 의지를 단편적으로 보여줬기 때문입니다. 경영난에 처한 그룹들은 건물이나 공장부지 등 현물을 먼저 팝니다. 계산법이 쉽고 가장 뒤탈 없는 거래이기 때문입니다. 오너의 개인재산을 털어 넣거나 오너 회사 지분을 매각하는 것은 나중 일입니다. 각 그룹에서 급전이 필요할 때 했던 일을 이재용 부회장이 거침없이 하는 것을 보고 재계 관계자들이 놀랐습니다.”
 
  — 긍정적일까요, 부정적일까요.
 
  “오너의 관심은 재산 불리기가 아닙니다. 어떻게 재산을 지켜내느냐가 1순위입니다. 오너로부터 인사권을 위임받은 막강한 전문 경영인일지라도 회사 재산 매각은 제안하지 못합니다.”
 
  — 재산이 줄어들기 때문입니까.
 
  “그렇습니다. 좋은 회사나 건물을 그룹을 위해 꼭 사야 한다고 판단할 때는 강력히 오너에게 건의할 수 있습니다. 회사의 자산 매각은 오너가 재산을 지키려는 1순위에 어긋나기 때문에 어떤 전문 경영인도 입에 올릴 수 없습니다. 온전히 이재용 부회장의 판단으로 계속된다고 봐야 합니다.”
 
  이재용 부회장의 자산 매각은 여기서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삼성그룹 광고 계열사인 제일기획은 골드만삭스의 주도하에 프랑스 회사로 넘기는 방안이 진행 중이다. 삼성그룹에서는 삼성카드·삼성증권·에스원 모두 결국에는 매각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의 매각이 계속되자 업계에서는 ‘해외 법인 이전설’이 다시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처음 나온 얘기는 아니다.
 
 
  해외 법인 이전설 솔솔
 
  삼성그룹은 이런 얘기가 나올 때마다 “터무니없는 억측”이라고 말했다. 삼성그룹과 10년 넘게 사업 거래를 해온 J 대표의 얘기다.
 
  “조직의 슬림화를 추구하고 현장 경영이 중요하다면서 삼성전자 직원들 대부분을 수원 공장으로, 디자인팀은 서초구 우면동 센터로 보냈습니다. 삼성의 서초동 사옥은 비웠고 삼성생명 건물에는 최소의 관리 부서 인원만 남겼습니다. 오랫동안 삼성과 사업을 해온 입장에서 서서히 대이동이 시작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 무슨 뜻입니까.
 
  “한 회사의 직원을 한 건물에 두지 않고 뿔뿔이 흩어놨지만, 회사가 잘 돌아간다고 생각해 봅시다. 이들 인력이 굳이 서울, 수원에 있을 필요가 있습니까. 중국이나 베트남에서 근무해도 차이가 없는 것 아닙니까.”
 
  — 너무 앞서가는 것 아닙니까.
 
  “이건희 회장이 ‘김용철 X파일’ 사건으로 대국민 사과를 할 때 근처에 있었습니다. 삼성 사람들이랑 만나서 술 한 잔을 하는데 ‘굳이 우리가 이런 수모를 당하면서까지 여기서 사업을 할 필요가 있느냐’는 얘기가 나왔습니다. 개인의 의견인가 싶어서 여러 차례 물었는데 그룹 사람들의 생각이 비슷하다고 했습니다.”
 
  이재용 부회장의 파격 행보를 뒷받침하는 사람이 누구인가에 대해서는 그룹 내부에서조차 궁금해한다. 삼성그룹 관계자에게 ‘2인자가 누구냐’고 묻자 “우리도 모른다”는 답이 왔다.
 
  삼성그룹은 이병철 창업주 시절부터 컨트롤타워를 운영했다. 이름은 비서실에서 구조조정본부, 전략기획실이었다가 오늘날 미래전략실로 바뀌었다. 이병철 창업주 때는 고 소병해 실장이 비서실장을 지냈다. 소 실장은 ‘이병철의 복심’으로 불렸는데 1978~1990년까지 12년 동안 자리에 머물렀다. 이수빈 전 실장, 현명관 전 실장이 뒤를 이었고 이건희 회장 때는 이학수 전 구조조정본부장이 2인자 자리에 올랐다. 이 전 본부장은 1997~2008년까지 11년 동안 자리를 지켰는데 ‘이건희의 분신’으로 불렸다. 지금은 삼성그룹에서 금기어가 됐지만 이학수 실장은 재무·관리·인사까지 그룹 전반에 영향력을 행사해 한때 삼성을 두고 ‘리&리 컴퍼니(Lee&Lee)’라는 말이 돌았다. 삼성그룹 관계자의 얘기다.
 
  “이학수 실장을 정점으로 그룹 내에서 컨트롤타워의 역할이 약해졌습니다. 후임인 김순택 실장은 무난한 성격에 관리·기획형이었지만 2년을 채우지 못했습니다. ”
 
  — 왜 그랬습니까.
 
  “삼성그룹에 대해 논할 때 전자를 빼놓을 수가 없는데 삼성SDI 출신이었던 김순택 실장이 몇 차례 질문에 답을 못 했습니다. 특별한 교체 이유없이 서둘러 선임한 사람이 최지성 실장입니다.”
 
 
  이재용의 삼성, 2인자는 없다?
 
  — 최지성 실장을 이재용 시대의 2인자로 보면 됩니까.
 
  “최 실장이 이재용 부회장에게 가감 없이 말할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최 실장은 이 부회장에게 경영·인사·조직 등을 가르치는 과외 선생으로 인연을 맺었습니다. 요즘 측근으로 꼽히는 미래전략실 정현호 인사팀장(사장)은 이 부회장이 미국 하버드에서 유학 중일 때 그 옆에서 보필했던 사람입니다.”
 
  — 2인자는 아니라도 이 부회장이 상의하는 사람이 있을 것 아닙니까.
 
  “이 부회장이 팔겠다는 논리를 보면 그 회사의 업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이 훈수를 두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2인자는 그렇다 치더라도 이건희 회장 시절에는 사람들이 있었다. 윤종용 전 삼성전자 부회장은 전자 부문의 수장이었고, 이기태 전 삼성전자 부회장은 삼성 초창기 휴대전화기인 ‘애니콜 신화’의 주역이다. 이 회장이 1992년에 영입한 황창규 전 삼성전자 사장과 이윤우 전 삼성전자 부회장은 반도체를 만들었다.
 
  이재용 부회장 주변 인물을 굳이 꼽자면 GE 출신의 최치훈 삼성물산 대표, 정현호 미래전략실 인사팀장,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 김종중 미래전략실 전략 1팀장(사장) 등이다.
 
 
  이재용 부회장의 실리콘밸리 식 운영은 다른 그룹에서 실패했던 것
 
  회사를 차근차근 매각한 이재용 부회장은 최근 사원·대리·과장·차장·부장으로 이어지는 직제를 없애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기업 문화 혁신 방안도 발표할 예정이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이재용 부회장은 실용주의를 추구하는 경영 방침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삼성전자를 실리콘밸리의 초기 벤처기업처럼 변화시키려 한다는 분석이다. 이재용 부회장의 이런 시도는 이미 다른 그룹에서 했던 일이다. A그룹의 얘기다.
 
  “5년 전쯤 사원 직제를 없애고 ‘○○○매니저’로 명칭을 바꿨습니다. 처음에는 다들 신기해했고 회의 시간에 사원들 입김이 조금 세졌습니다.”
 
  — 긍정적이었군요.
 
  “회사 조직이라는 것이 하루아침에 바뀌지 않습니다. 회의 시간에는 활발하게 토론을 하는 듯했지만 결국 사원의 의견보다 경력 높은 차·부장들의 아이템이 뽑혔습니다. 호칭은 매니저였지만 내부에서 누가 선배고, 누가 인사권자인지는 다 아는 것 아닙니까. 결국 3년여 만에 다 없앴습니다.”
 
  삼성그룹 인사팀 임원이었던 이에게 직제 폐지를 물었다.
 
  “삼성을 두고 ‘관리의 삼성’이라고 말합니다. 이건희 회장은 늘 ‘천재 한 명이 만 명을 먹여 살린다’고 했습니다. 천재인 ‘S급 인재’ 확보에 누구보다 애를 썼습니다. 천재의 아이디어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것이 삼성의 저력이고 힘이었습니다. 갑자기 부장이나 차장, 사원이 모두 같다며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내라고 해서 실리콘밸리 기업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이재용 부회장 식의 변화는 삼성뿐 아니라 여러 방면에 영향을 끼쳤다. 삼성그룹이 국내 최대 재벌 그룹이어서가 아니다. 재계 관계자의 얘기다.
 
  “이재용 부회장이 엘리엇과 싸웠을 때 경영권을 지킬 수 있었던 것은 국민연금이 전적으로 삼성 편을 들었기 때문입니다. 국민연금의 돈은 국민연금을 낸 국민의 돈입니다. 이 부회장이 올 초에 매각한 삼성생명 사옥은 삼성생명의 자산입니다. 삼성생명 자산은 결국 삼성생명 가입자들의 돈입니다.”⊙
Copyright ⓒ 조선뉴스프레스 - 월간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NewsRoom 인기기사
Magazine 인기기사
댓글달기 0건
댓글달기는 로그인 하신 후 남기실 수 있습니다.

202104

지난호
전자북
별책부록
프리미엄결제
2020년4월부록
정기구독 이벤트
  • 지난호
  • 전자북
  • 별책부록
  • 정기구독
  • 월간조선 2018년 4월호 부록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