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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시론

위기의 한국 경제

제2의 IMF사태가 닥쳐 온다!

글 : 오정근  건국대 금융IT학과 특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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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 금리 인상, 중국의 성장률 하락에 국내 주력산업 불황 겹쳐
⊙ 2만2000여 개 외부감사대상 기업 중 한계기업 3300여 개, 금리가 0.5%포인트 오르면
    한계기업 300여 개 증가
⊙ 가계는 무리한 자산 투자 피하고 외화예금 등에 눈 돌려야, 비정규직 등
    미니 잡(Mini job)이라도 하는 게 필요

吳正根
⊙ 65세. 고려대 경제학과 졸업. 英맨체스터대 경제학 박사.
⊙ 한국은행 금융경제연구원 통화연구실장, 同부원장, 동남아중앙은행(SEACEN) 조사국장,
    고려대 경제학과 연구교수, 한국국제금융학회장 역임. 現 한국경제연구원 초빙연구위원,
    건국대 금융IT학과 특임교수, 아시아금융학회 회장, 한국금융ICT융합학회 공동회장.
⊙ 저서: 《금융위기와 금융통화정책》 등.
2015년 12월 9일 경남 통영 신아조선소 모습. 불황으로 건조 중인 배가 한 척도 보이지 않고 있다.
사진=조선일보
  다가오는 2016~17년 한국 경제는 우울한 전망 일색이다. 대내외 환경을 보면 도무지 쾌청한 구석이 보이지 않는다. 문자 그대로 내우외환(內憂外患)이다.
 
  외환(外患)부터 살펴보자. 미국과 중국에서 비롯된 G2 리스크가 엄청난 충격으로 다가오고 있다. 미국 금리(金利)가 인상되면 신흥시장국으로부터 자본유출이 일어나면서 외화(外貨)유동성이 취약한 일부 국가들에서는 외환위기 발생가능성이 높아질 전망이다. 동남아국가들의 위기는 일정 시차를 두고 한국 경제로 옮아올 가능성도 있다. 중국의 기술력은 한국을 바짝 추격해 오고 있는 가운데 성장률은 빠른 속도로 추락해 대(對)중국 수출비중이 큰 한국 경제를 압박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글로벌 유가(油價)마저 폭락하면서 산유국(産油國)의 건설 플랜트 수출도 급감할 것으로 보인다.
 
  내우(內憂)도 만만치 않다. 수출이 벌써 2012년 이후 4년째 부진하다. 이로 인해 기업부실이 급증해 2만2000여 개 외부감사대상 기업 중 3년 동안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못 갚는 한계기업이 3300여 개나 되고 있다. 미국 금리 인상으로 금리가 0.5%포인트 오르면 한계기업은 300여 개가량 더 증가할 전망이다. 중소기업 ‘좀비기업’은 3만여 개에 달하고 있다.
 
  투자는커녕 부실기업을 잘라내야 하는 기업구조조정이 초미의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조선(造船)·건설·철강·석유화학 등 한국 경제를 지탱해 오던 한 축이 완전히 붕괴 직전이다. 자동차·전기전자·반도체 정도가 겨우 버티고 있지만 이마저도 중국의 급속한 추격과 급속도로 변하고 있는 기술변화로 인해 언제까지 안전을 장담할 수 있을지 모르는 상황이다. 오죽하면 삼성전자도 감량(減量)경영에 들어가고 있겠는가.
 
 
  外換보유고 안심할 수 없어
 
  부실기업을 그대로 두면 기업부실이 금융부실로 전이되어 금융위기로까지 비화될 수도 있다는 것이 금융위기가 가르쳐준 역사적 교훈이다. 금융기관 부실이 가시화되면 외국금융기관들이 한국금융기관들에 대출해 준 자금을 회수해 가고, 급전(急錢)으로 쓸 수 있는 크레디트라인을 단절하면서 외환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
 
  환부(患部)를 도려내어야 우량 부문이 회생되면서 기업이 소생할 수 있고, 그 결과 고용도 회복될 수 있는데 이 과정에서 일정기간 해고가 불가피해진다.
 
  노동계는 벌써부터 이에 맞서 파업과 시위를 벌이고 있다. 4월 총선을 코앞에 둔 국회는 기업의 구조조정을 위한 노동개혁법은 물론 기업구조조정촉진법(기촉법) 연장안, 원활한 사업재편을 위한 기업활력제고특별법(기활법) 등을 통과시키지 못하고 있다. 야당은 이 법의 적용대상에서 대기업은 제외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저(低)성과자 해고 문제, 정년연장에 맞춘 임금피크제 도입을 위한 취업규칙변경 등은 논의조차 못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기업구조조정을 못하게 되면서 유사시 금융기관이 부실화되어 금융위기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 금융위기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이 3600억 달러라고 하지만, 안심할 수 있는 수준은 결코 아니다. 1200억 달러의 단기 외채(外債)를 포함해 4400억 달러에 달하는 외채도 걱정이다. 외국인 주식투자자금 4100억 달러는 위기가 발생하면 33% 정도는 유출될 것을 각오해야 한다. 필수적인 원유수입액도 고려해야 할 요소다.
 
  이런 가운데 미국 금리 인상과 중국 경제성장 추락이 겹치면서 동남아 취약국에서 위기가 발생하면 1997년처럼 그 여파는 4~5개월 후 한국을 강타할 수도 있다. 이런 엄청난 위기를 감지하고 대처하는 공무원들은 별로 보이지도 않는다. 국회는 더더욱 관심도 없어 보인다. 오직 선거를 앞두고 정파(政派)싸움에만 열을 올리고 있는 한심한 모습뿐이다.
 
  1997년의 데자뷔다. 그때도 엔화 절하에 따른 원화의 대(對)엔화 강세로 수출이 둔화되어 기업부실이 증가하고 있었다. 하지만 노조와 야당의 반대로 노동개혁이 무산돼 기업구조조정을 하지 못했다. 그러는 가운데 미국 금리 인상으로 자본이 유출되고 동남아 국가들에서 1997년 7월에 위기가 발생했다. 넉 달 후인 그해 11월 한국은 금융위기를 맞았다.
 
  최근 시위와 파업을 보면 1997년 말 대선(大選)을 앞두고 1년 내내 시위와 파업이 지속되었던 그때가 판박이처럼 떠오른다.
 
 
  外貨유동성부터 점검해야
 
1997년 12월 3일 임창열 부총리 겸 재정경제원장관(중)과 미셸 캉드쉬 IMF 총재(우)가 IMF 긴급자금 지원 최종협상 결과를 발표했다. 좌측 끝은 이경식 한국은행 총재. 사진=조선일보
  한국이 1997년, 2008년과 같은 위기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달러 강세, 즉 슈퍼달러와 초(超)엔저가 앞으로 적어도 2~3년은 더 가고 위안화도 추가적으로 더 평가절하(平價切下)될 것이라는 점을 염두에 두고, 이에 대비하는 일이 중요하다.
 
  한국은 경제성장률이 2%대로 추락하고 있는 가운데서도 급격한 자본유출을 방지하기 위해 금리를 인상해야 하는 진퇴양난(進退兩難)에 직면해 있다. 더구나 외화보유액이 천문학적인 중국과 일본은 금리 인상은커녕 일본은 양적(量的) 완화 통화정책, 중국은 위안화 평가절하를 지속할 전망이다. 원화는 달러화에 대해서는 약세(弱勢)를 보이는 가운데 엔화와 위안화에 대해서는 강세(强勢)를 보이는 통화 샌드위치 현상마저 보일 전망이다.
 
  1차적인 과제는 외화유동성 점검이다. 과거보다는 많이 개선되었지만 안심할 수준이 아니다. 통화별·만기별·자금종류별로 플로차트를 일별로 점검하는 ‘외화유동성 관리 프로그램’을 운용해야 한다. 최악의 리스크를 가정한 소요 외환보유액 개념(RAR·Reserve at Risk)을 도입해 소요 외환보유액을 전망하고 소요 외환보유액을 확보하거나 우호국과의 통화스와프 등 2선 외화유동성을 확보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 실효성 없는 한중일(韓中日) 간 ‘거시경제정책 조정기구’ ‘통화금융협력기구’를 실효성 있게 복원해서 과도한 근린궁핍화 정책을 지양하도록 협조를 촉구할 필요가 있다. 근린궁핍화 정책은 1997년 동아시아 위기 이후 일본 경제가 침체했듯이 결국은 부메랑이 되어 그런 정책을 추진하는 국가에 돌아간다는 점을 이해시키고 협조를 모색해야 한다. 중단된 한중일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회의도 복원해야 한다. 정상회의도 정기적으로 개최할 필요가 있다.
 
 
  거시건전성 유지하기 위한 외환 통제 가능
 
  엔화와 위안화 약세에 부응한 적절한 속도의 점진적인 원화 약세는 받아들이는 방향으로 환율정책을 신축적으로 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현재 원화 가치는 대달러·대위안 환율은 균형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대엔화 환율은 균형 수준에 크게 못 미치고 있고, 그 부분이 한국의 수출과 기업 수익의 발목을 잡고 있다. 따라서 엔화가 슈퍼달러-초엔저 현상의 진행으로 더욱 약세가 될 경우 원/엔이 균형 수준이 유지되도록 환율정책을 운용할 필요가 있다. 물론 과도하게 급격한 절하는 큰 폭의 환차손(換差損)을 우려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급격한 이탈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는 점을 유의해 점진적인 약세가 바람직하다.
 
  과도하게 불안정한 자본이동에 대한 거시건전성 규제를 강화할 필요도 있다. 지금까지 마련된 거시건전성 규제 3종 세트는 자본유입에 대한 거시건전성 규제장치다. 환차손을 우려한 과도한 자본유출에 대해서도, 최근 논의되고 있는 외국인 채권투자에 대한 세금감면처럼 거시건전성 차원에서 규제할 수 있는 부분이 없는지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자본이동 규제와 관련, 내외국인을 차별하는 자본통제는 안 되지만 내외국인 차별 없는 거시건전성 규제는 용인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2011년 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회의와 정상회담은, 주요국의 무질서한 통화정책으로 신흥시장국의 금융시장 불안이 높아질 경우 거시건전성 차원의 자본이동 규제를 허용할 수 있다는 ‘자본이동관리원칙’에 합의했다. 이어 국제통화기금(IMF)도 기관 견해로 이를 추인(追認)한 바 있다. 이것이 바로 거시건전성 규제는 용인되어야 한다는 국제적 컨센서스다. 환율정책과 자본이동 거시건전성 규제정책의 경우 미국 등 관련 선진국과 국제통화기금의 이해를 얻는 국제금융외교가 중요하다.
 
 
  구조개혁을 하지 못하면?
 
  금리 인상은 추락하고 있는 경제와 가계부채의 원리금 상환부담을 고려해 볼 때 필요한 경우 최소한의 선에서 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위기 기간 중에는 금융회사와 개인의 현금보유비율이 증가한다. 현금보유비율 증가는 돈이 도는 속도를 떨어뜨려 통화승수(乘數)를 하락시키므로 중앙은행의 동일한 본원통화공급에도 시중의 유동성은 줄어들게 된다. 중앙은행이 이 점을 고려하지 않고 평상시처럼 통화를 공급하면 유동성 경색이 발생해 투자와 소비를 과도하게 위축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 따라서 중앙은행은 통화승수의 움직임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통화공급과 금리정책을 수행해야 한다.
 
  중국 리스크와 미국 금리 인상 등 대외적인 리스크가 증가하고 있는 경우에도 대내적으로 경제가 건실할 경우에는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구조개혁과 규제혁파 등으로 기업투자환경을 개선해 고부가가치 서비스 산업 육성 등 내부적으로 경제가 활성화되도록 하는 일이 중요하다.
 
  한국 경제는 이제 정말 잘못하면 1997년과 같은 위기로 추락할 수도 있는 상황까지 와 있다. 내부에서 싸우고 있을 한가한 상황이 아니다. 정파나 좌우이념을 떠나 위기 극복을 위해 전심전력 힘을 모아야 겨우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까 말까 한 상황이다. 정부는 하루빨리 위기대응 체제로 전환하고 관련 전문가들을 총동원해서 다시 위기가 재현되지 않도록 해야 박근혜 정부 후반부 들어 가시적인 성과도 나올 수 있다.
 
 
  기업, 핵심역량 위주로 사업 재편하고 위험관리 주력해야
 
  이처럼 위기가 점증하고 있는 경영환경에서는 기업들도 비상경영 체제를 가동해야 한다. 과거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유동성 위기가 가르쳐준 첫 번째 교훈은 무리하다 싶은 확장적 투자보다는 핵심역량 위주로 사업을 재편하면서 위험관리에 주력해야 한다는 점이다. 두 번의 위기에서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했던 기업들은 모두 예외 없이 어려움을 겪고 심지어는 부도가 나고 사라졌다. 근년만 하더라도 2011년 유럽위기를 예상하지 못하고 2010년에 경기가 다소 회복되자 과감한 투자를 했던 STX 등 일부 기업들은 대부분 부도가 났거나 부도위기에 있다. 이런 면에서 최근 삼성그룹이 방산(防産) 부문과 화학 부문을 매각하고 전자·반도체 부문에 집중하고 있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대책이다.
 
  두 번째, 위기 기간에 떠오르는 새로운 트렌드를 읽으며 위기 이후를 생각하고 신성장동력을 창출할 수 있는 분야의 연구개발 투자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위기가 한바탕 지나가고 나면 재계 순위가 절반은 바뀐다. 핵심역량을 키우면서 위기 이후 미래를 내다보면서 신성장동력이 될 수 있는 분야의 연구개발에 투자해 온 그룹과 그러지 않은 그룹 간의 순위가 바뀌는 것이다.
 
  지금은 혁신의 속도가 너무도 빠른 시대다. 그만큼 기업의 수명도 짧아지고 있다. 이런 경영환경에서는 새로운 트렌드를 읽는 힘, 그리고 신수종이 될 수 있는 분야에 집중적인 투자를 하는 그룹은 위기가 지나가고 나면 우뚝 설 수 있다. 삼성의 바이오 투자와 반도체와 전자를 바탕으로 한 스마트 자동차 진출이나 모바일 혁명을 이용한 모바일쇼핑, 모바일게임, 모바일금융 등이 좋은 예다.
 
  불황기처럼 기존 기업에 취업하기 힘든 때는 정부는 창조적이고 혁신적인 창업 기업들이 많이 탄생할 수 있도록 규제를 전면 혁파하는 등 창업 생태계 육성에 진력해야 한다. 영국 런던이 새롭게 떠오르는 블루오션 산업인 핀테크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완전히 규제 프리의 테크시트를 2011년에 출범한 경우가 좋은 예다.
 
  세 번째, 위기가 지나가면서 인수합병 매물이 홍수를 이루게 마련이다. 위기 기간 중에는 어떤 상황이 올지 모른다. 만약의 경우와 새로운 인수합병에 대비한 유동성 확보가 중요하다. 최근 기업소득환류세제를 도입해 무리한 배당을 하도록 강요하는 경향은 지금처럼 불확실한 경영환경에서는 바람직하지 않다. 보유유동성은 강세가 예상되는 통화표시 자산으로 보유하고 있는 것이 바람직함은 물론이다.
 
  네 번째, 금융회사도 대출에 대한 사전심사와 사후감시를 한층 강화하는 한편, 유동성 확보에 주력해야 한다. 위기 기간 중에는 평소 건전할 것 같았던 기업도 부실화된다. 거시경제에 대한 추세는 물론 산업의 트렌드와 업계의 동향에 대한 미시적 모니터링을 한층 더 면밀하게 해야 한다.
 
  1997년 금융위기 때 금융위기의 주요 원인을 제공했던 분야 중 하나였던 철강산업 대출의 경우, 당시 세계경제의 회복으로 철강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대출을 했던 금융기관들은 철강회사들이 부실화되면서 함께 부실화되어 결국 사라지고 말았다. 위기 시에는 예기치 않은 부실여신도 발생하고 예금인출도 증가하므로 평상시보다 초과지급준비금을 더 보유하는 등 유동성을 많이 확보하고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중소기업이나 영세자영업의 경우 비용을 최소화하는 경영전략을 세워야 한다. 외국에서는 고가(高價)의 장비가 필요한 병원에서 고가 장비를 여러 의사가 공동으로 사용하고, 고정시설이 필요한 식당 등도 시간별로 다른 주인이 운영하면서 고정비용을 절감하려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전략은 불황기에 소비진작과 고용증대에도 도움이 된다.
 
 
  무리한 자산 투자 말아야
 
지난 2015년 12월 10일 조계사를 나서는 한상균 민노총 위원장. ‘비정규직 보호’ ‘쉬운 해고 반대’ 등을 주장하는 표어가 보인다. 사진=조선일보
  가계(家計) 차원에서 위기 시 가장 중요한 대책은 절대로 무리한 자산(資産) 투자는 하지 않고 유동성을 보유하는 것이다. 위기는 반드시 자산가격의 폭락을 수반하기 때문이다. 어렵게 모은 재산을 자산가격 폭락으로 절반을 잃는다면 얼마나 불행하겠는가. 현금을 확보하는 일이 중요하다. 강세가 예상되는 통화의 거주자외화예금을 드는 것도 한 방법이다. 현금을 확보하고 있다가 폭락한 자산을 구입하는 것이 최선의 자산관리전략이다.
 
  그렇다고 경제환경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최후의 보루인 집 한 채마저 팔아서 현금화하는 전략은 너무 위험이 크다. 언제나 자산관리의 기본은 최소한 요건에 대해서는 손대지 않고 그 나머지를 투자하는 것이다. 이 점을 넘어서면 투기가 되어 위험하다.
 
  불황이나 위기 시에는 투자와 성장이 둔화되면서 일자리가 줄어든다. 이런 경우에는 그냥 쉬거나 구직(求職)을 단념하기보다는 임시직이나 일용직, 시간선택제 파트타임 등 미니잡(Mini job)이라도 일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비정규직이라고 하지 않으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인적자본이란 사람에 체화(體化)되어 있는 자본이다. 이 인적자본은 수년간 쉬게 되면 사라져서 수년 후에는 취직이 되더라도 능력을 발휘할 수 없게 되는 특징이 있다. 이를 인적자본의 이력현상(Hysterisis)이라고 한다. 따라서 노동시장에서 완전히 벗어나 있으면 안 된다. 비정규직 같은 2차 노동시장에라도 머물러 있으면서 인적자본을 유지해야 경기가 호전될 경우 정규직 등 1차 노동시장에 진입할 수 있다.
 
  이를 위해 독일에서는 통일 후 경기가 좋지 않았던 1990년대 고용촉진법을 제정해 미니잡을 권장하고 지원했다. 투자와 성장은 낮아지고 있는데 대책도 없이 비현실적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요구를 하거나, 비정규직을 규제하고 있는 한국과는 다른 정책이다. 우리나라에서 2007년 비정규직법이 도입된 후 비정규직은 줄어든 대신 영세 자영업자만 증가하고 있다.
 
  물론 앞에서 말한 것 같은 위기가 현실화되기를 바라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위기가 도래한다면 그 충격을 최소화하고 더 나아가서 위기를 기회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정부·기업·가계 모든 경제 주체의 지혜로운 대처가 필요하다. 특히 2016~17년 정치의 계절에 정치인들과 노동조합, 시민단체들의 자제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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