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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無用之物 된 朴元淳의 ‘예산 파수꾼’

서울市, ‘경제성 인정 못 받은’ 사업 104건에 市民 세금 지출

글 : 박희석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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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공공투자관리센터 설립은 타당성 없는 사업 차단하려는 朴元淳 의지”(서울市)
⊙ 서울공공투자관리센터가 경제성 인정한 서울市 주요 사업은 10건 중 2건뿐
⊙ “서울市, 낙관적으로 사업 계획 수립… 경제성도 부풀려”(새정치민주연합 소속 서울市의원)
⊙ 서울市, B/C 비율 0.48인데도 ‘市響 전용 콘서트홀’ 건립 밀어붙여
박원순 서울시장은 2012년 5월 예산을 효율적으로 쓰기 위해 서울시의 주요 추진 사업들의 타당성을 전문적으로 검토하는 서울공공투자관리센터를 설립했다.
  2011년 10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박원순(朴元淳) 무소속 후보(현 시장)는 서울시의 부채를 줄이고 예산을 효율적으로 쓰기 위해 ‘독립 투자평가기관’을 만들어 ‘투자평가 시스템’을 혁신하겠다고 공약했다.
 
  그가 시장에 취임하고 6개월이 지난 2012년 5월 10일 서울시는 서울시정개발연구원(현 서울연구원)에 ‘서울공공투자관리센터’를 신설했다. 박사급 인력 4명을 비롯한 총 10명의 ‘전문가’들로 조직을 구성했는데, 연간 운영비는 약 8억원이다.
 
  기존 서울시 투자심사 담당자가 3명이었던 점과 비교하면 조직의 규모와 기능을 대폭 확대·강화하고 관련 예산을 늘린 것이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는 보도자료를 통해 “서울공공투자관리센터 출범은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상태에 대한 염려가 점차 높아지는 가운데 타당성이 입증되지 못한 사업을 시작 전에 차단하겠다는 박원순 시장의 의지에 따라 탄생했다”고 선전했다.
 
 
  朴 시장, “市長 요구에도 ‘NO!’ 할 수 있어야”
 
  서울공공투자관리센터는 서울시가 시행하는 ▲사업비 500억원 이상의 대규모 투자 사업 ▲30억원 이상의 신규 투자 사업 ▲5억원 이상 행사성 사업 등의 경제적 타당성을 따지는 곳이다. 한마디로 시장 이하 서울시 공무원들이 불요불급한 사업을 시행해 예산을 낭비하는 걸 막는 기관이란 얘기다.
 
  서울공공투자관리센터 개소식에 참석한 박 시장은 “서울시장 취임 후 여러 사업을 살펴보면서 미리 꼼꼼히 검토했으면 훨씬 더 좋았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면서 전임 시장들의 시정을 비판했다. 이어 “서울공공투자관리센터는 서울시 재정을 튼튼히 하는 ‘파수꾼’ 역할과 동시에 시민들 권익과 이익을 지키는 ‘호민관’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서울공공투자관리센터는 서울시장의 요구에도 ‘노(NO)’ 할 수 있어야 한다” “시장이라는 존재가 주민들로부터 압력을 받거나 정치적 판단을 해야 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이럴 경우에 전문가들의 엄정한 판단에 의해 ‘시장님 안 됩니다’라고 얘기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시장의 말처럼 서울공공투자관리센터는 지난 3년간 각종 서울시 추진 사업에 ‘노’라고 얘기해 왔다. 그러나 문제는 서울시가 서울공공투자관리센터의 타당성 검토 의견을 참고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서울市 사업 266건 중 63건만 경제성 있다”
 
  2015년 10월 서울시 국정감사 때 서울공공투자관리센터가 사실상 무용지물로 전락했다는 취지의 지적이 있었다.
 
  정성호(鄭成湖) 새정치민주연합(새정연) 의원은 “서울시 추진 사업에 대한 경제적 타당성 검토를 담당하는 서울공공투자관리센터의 검토 의견 실효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정 사업의 타당성을 검토하는 데 핵심적인 조사 과정은 ‘경제성 분석’이다. 이를 위한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편익/비용(B/C) 분석’이다.
 
  B/C 분석이란, 사업 시행으로 얻을 수 있는 유무형의 가치를 화폐 단위로 환산하고, 총사업비와 해당 사업을 운영하는 데 필요한 모든 경비를 합한 비용과의 비율을 도출해 해당 사업의 경제성을 확인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B/C 비율’이 ‘1 이상’일 경우, 즉 사업비보다 사업 시행으로 얻는 유무형 이익의 화폐 가치가 더 크면 경제적 타당성이 있다고 해석한다.
 
  정 의원이 서울시로부터 받은 자료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2012년 5월부터 2015년 6월까지 약 3년 동안 서울공공투자관리센터는 서울시 추진 사업 266건 중 63건만을 “경제적으로 타당성이 있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서울시의 사업추진 부서는 서울공공투자관리센터의 검토 결과를 사실상 무시하고 167건을 추진하고 있다.
 
  달리 말하면, 참여연대 시절부터 ‘효율적인 예산 집행’을 강조해 온 박원순 시장이 시정을 이끄는 상황에서도 서울시 공무원들은 경제적 타당성을 인정받지 못한 사업 104건에 시민들의 세금을 쓰고 있다는 얘기다.
 
  이 같은 문제가 발생한 이유는 서울시 사업부서들이 ‘장밋빛 전망’만을 내놓으면서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하려 했기 때문이다.
 
김 시의원에 따르면 2012~2014년 투자심사 대상 사업에 대해 서울시 사업부서는 평균적으로 편익/비용 비율을 ‘2.8’이라고 주장했지만, 서울공공투자관리센터는 1/3 수준인 ‘0.92’라고 평가했다.
 
  서울市, 사업 경제성 지나치게 낙관
 
  이와 관련해 새정연의 김종욱(金鍾煜) 서울시의원은 2015년 서울시 행정사무감사 때 “서울시 사업부서가 해당 사업들의 경제적 타당성을 부풀리고 지나치게 낙관적인 사업계획을 수립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2012년 5월~2015년 6월, 서울공공투자관리센터가 266건 중 63건에 대해서만 ‘B/C 비율 1 이상’이라고 평가했지만, 서울시 사업부서들은 전체 사업 중 약 90%에 해당하는 237건에 대해 “경제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B/C 비율도 비현실적으로 높게 잡았다. 김 의원에 따르면 2012~2014년 투자심사 대상 사업에 대한 서울시 사업부서와 서울공공투자관리센터의 경제성 분석 결과는 그 차이가 매우 심했다. 서울시의 경우 해당 사업들에 대한 평균 B/C 비율을 ‘2.8’이라고 내세웠는데, 이는 서울공공투자관리센터의 ‘0.92’보다 3배 높은 수준이다.
 
  일반적으로 공공기관에서 특정 사업을 추진할 때 최대한 긍정적으로 전망하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서울시 사업부서의 지나친 ‘낙관’은 세금을 함부로 쓸 가능성을 높이기 때문에 지양해야 한다. 또 해당 사업의 타당성을 평가하는 측에서도 발주자인 공공기관의 입장을 고려해 아주 보수적으로 접근하진 않는다는 게 ‘통설’이기 때문에 실제 서울시 추진 사업들의 평균 B/C 비율은 0.92보다도 낮을 수 있다.
 
 
  자료 제출 안 해 ‘검토 불가’한 사업도 수두룩
 
  서울시 추진 사업에 대한 투자심사와 관련해 또 다른 문제는 서울시 사업부서가 서울공공투자관리센터에 필수 자료들을 원활하게 제공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서울공공투자관리센터가 경제성을 검토하지 못하고 ‘검토 불가’ 의견을 내놓은 사업만 전체의 약 30%에 해당하는 73건에 이른다.
 
  다음은 이와 관련해 2014년 11월 13일 서울시의회 기획경제위원회 행정사무감사에서 박양숙(朴良淑) 새정연 서울시의원과 류경기(柳炅基) 서울시 기획조정실장(현 행정1부시장)의 문답이다.
 
  <박양숙 위원: ‘타당성 검토 불가’, 이런 결정이 된 부분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이 부분 혹시 알고 계십니까?
 
  기획조정실장 류경기: 공공투자관리센터에서 ‘불가 판정’을 내린 사안을 말씀하시는 건가요?
 
  박양숙 위원: 그렇지요. 보면 불가 판정의 숫자가 예전보다 점차 늘어나고 있다는 겁니다, 추세가….
 
  기획조정실장 류경기: 그 통계는 좀 확인해 봐야 하겠습니다.
 
  박양숙 위원: 타당성 조사 불가 판정을 내리게 된 이유는 여러 가지 이유도 있겠지만, 대체로는 사업부서에서 계획서 이런 부분들이 굉장히 부실하게 넘어오니까 그런 계획서 가지고는 조사가 불가하다 이런 분석 결과들을 내놓는 거라는 거지요.
 
  기획조정실장 류경기: 네.
 
  박양숙 위원: 그래서 이 부분은 좀 개선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예를 들면 그렇게 해서 타당성 조사 검토가 불가하다고 하는 결정을 내렸는데도 불구하고 때로는 시급하다 또는 정책적인 판단들 속에서 투자심사에서 그냥 통과되는 사례들이 발생이 되고 있다고 하는데 이런 부분들은 애초에 공투센터 설립 취지에 반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기획조정실장 류경기: 그렇습니다.>
 
  서울공공투자관리센터가 ‘검토 불가’ 판정을 내린 사업 중 상당수는 현재 서울시가 세금으로 추진하고 있다. 그 이유는 서울시 투자심사위원회를 통과했기 때문이다.
 
  서울시 투자심사위원회란, 서울시 재정기획관, 예산담당관, 기술심사담당관과 ‘시장이 임명·위촉’하는 ‘전문가’들이 서울공공투자관리센터와 서울시 사업부서들의 의견을 청취하고서 투자 여부를 심사하는 기구다.
 
  ‘친야(親野) 성향’ 민간단체 ‘서울풀뿌리시민사회단체네트워크’의 손종필 시정모니터링 위원장은 이와 관련해 2015년 11월 27일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2016년 서울시 예산안 분석 토론회’에서 “서울공공투자관리센터는 투자심사 권한이 없어 참고용 자료만 제시한다” “서울시 투자심사위원회는 심사 자료가 미흡해 ‘검토 불가’ 결과가 나온 다수의 사업에 적정 내지 조건부 추진 결정을 내린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최소한의 경제성이 없다면 향후 시설물의 유지관리에 엄청난 재원이 투자되어 필수불가결한 분야나 사업에 적절한 재원 배분이 가능하지 않게 되는 상황을 맞이할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 일례로 토론회 당시로부터 가장 최근인 2015년 10월 ‘제5차 서울시 투자심사위원회’에서 심의한 ‘서울시 클래식 콘서트홀 건립 사업’을 언급했다.
 
 
  경제성 없는 市響 공연장 짓는 건 鄭明勳 때문?
 
서울시가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옆 한글글자마당공원 일대에 1912억원을 들여 만들려는 ‘서울시 클래식 콘서트홀’의 편익/비용 비율은 사업 시행으로 얻는 이익이 비용의 1/2에 불과한 ‘0.48’이다.
  서울시 클래식 콘서트홀은 서울시가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옆 한글글자마당공원 부근 8000m2 규모 부지에 1912억원을 들여 만들려는 서울시립교향악단(시향)의 전용 공연장이다. 이 건물을 짓는 건 서울시가 붙잡으려 애쓰는 시향 예술감독 정명훈씨가 공개적으로 밝힌 재계약 조건 중 하나다. 일각에선 박원순 시장이 ‘대선’을 위한 ‘대북 이벤트’로 ‘시향 평양 공연’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무리해서라도 ‘시향 전용 공연장’을 지을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실제 박 시장은 취임 이후 ‘시향 평양 공연’과 ‘경평축구 부활’ 등을 북한에 제안했다. 이미 북한 평양과 프랑스 파리에서 북한 은하수관현악단을 두 차례 지휘한 정명훈씨도 지속적으로 평양 공연을 북한에 타진해 왔다.
 
  서울공공투자관리센터의 평가에 따르면 1912억원이 드는 ‘서울시 클래식 콘서트홀 건립’의 B/C 비율은 0.48이다. 콘서트홀을 지을 경우 해마다 막대한 시민의 세금을 쏟아부어야만 유지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손 위원장은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
 
  “서울시 클래식 콘서트홀 건립 사업은 경제적 타당성이 0.48에 불과한데도 투자심사에서는 ‘적정’ 판정을 받았습니다. 8월 심사 때는 ‘재검토’ 판단을 내렸는데 10월에 같은 내용을 ‘적정’으로 결정했지만, 투자심사 판단 근거는 모호합니다.”
 
  이어 손 위원장은 ▲불분명한 재원 조달 방안 ▲4년 만에 18억원의 세금을 낭비한 것 ▲매우 낮은 경제성 등을 거론하면서 ‘서울시 클래식 콘서트홀 건립 사업’을 비판했다.
 
 
  서울市, “제도 개선 방안 수립 중… 검증 강화 계획”
 
  지금까지 살핀 것처럼 서울시는 서울공공투자관리센터에 자료를 제대로 주지 않았고, B/C 분석을 비중 있게 참고하지도 않았다.
 
  2014년 3월, 투자심사위원회에서 서울공공투자관리센터의 B/C 분석 의견을 충분히 반영할 수 있도록 서울시의회가 ‘서울특별시 공공투자사업 관리에 관한 조례’를 제정했는데도 마찬가지였다.
 
  앞서 언급했듯이 서울시는 “타당성을 입증하지 못한 사업을 차단하겠다는 박 시장의 강력한 의지에 따라 서울공공투자관리센터를 만들었다”고 홍보했지만, 그 말은 이후 상황과 전혀 맞지 않는다. 박 시장이 정말 ‘예산 낭비 근절’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면 상황은 많이 달라졌을 것이기 때문이다.
 
  박원순 시장이 서울공공투자관리센터의 역할을 공무원들에게 강조하고 이를 제대로 점검했다면, 서울시 공무원들이 추정 근거가 빈약한데도 편익 값을 부풀려 대다수 사업의 경제성이 매우 높다고 호언장담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서울공공투자관리센터의 B/C 분석 의견을 ‘마이동풍(馬耳東風)’식으로 흘려 넘기는 일도 하지 못했을 것이다.
 
  박원순 시장이 이처럼 서울공공투자관리센터를 ‘들러리 기관’쯤으로 전락시킨 것이 그의 정치적 목표와 연관된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본다. 결국 센터의 결론이 박 시장의 구상과 맞으면 받아들이고, 맞지 않으면 버리는 것은 아닐까. 박 시장이 잘못된 것인가, 아니면 서울공공투자관리센터 직원들이 눈치가 없는 것인가.
 
  한편 서울시는 이와 관련해 “투자심사 전반의 제도개선 방안을 수립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서울공공투자관리센터의 전문성 강화 및 투자사업의 객관적 검증을 강화할 계획”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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