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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말특집 - 기업정보

창조경제혁신센터 활용해 사업 고민 해결한 사람들

“사업 아이디어만 갖고 문 두드리세요”

글 : 정혜연  월간조선 기자  hychu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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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朴槿惠) 정부의 핵심 경제 과제는 ‘창조경제’다. 이를 위한 전진기지로 전국 18개 도시에 창조경제혁신센터를 만들었다. 지난해 9월 15일 대구 센터가 문을 열었고, 지난 7월 22일 인천센터가 마지막으로 오픈했다. 센터 오픈 1년이 지나는 시점에서 이들의 성과를 두고 말이 많다. ‘새로운 창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한몫을 했다’는 평가와 ‘투입된 비용에 비해 성과가 미미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모든 논란을 뒤로하고 한 번쯤 우리 지역에 오픈한 창조경제혁신센터를 방문해 봄 직하다. 이 센터의 도움으로 인생 역전한 사람들이 주위에 있기 때문이다.
포항창조경제혁신센터에 입주한 기업이 ‘창의공작소’에서 제품을 들여다보고 있다.
  포항창조센터에 입주해 인생이 바뀐 ‘라온닉스’ 대표
 
  ‘라온닉스’의 박근주 대표는 포스코 포항 창조센터에 입주한 뒤 인생이 뒤바뀌었다. 현대그룹의 전자 계열사인 현대전자산업 공채인 그는 반도체 사업부 개발팀장을 지냈다. 퇴사해 태양광, 플라스마 전자재료 등 여러 사업을 했지만 변변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그 와중에 ‘투명전도성발열체(TCM)’라는 물질을 우연히 찾게 됐다. 박근주 대표의 얘기다.
 
  “태양광을 연구하다가 이 물질을 찾았습니다. 발열이 되더군요. 이걸 순간 온수기에 적용시켜 보면 어떨까 싶었습니다. 사실 기존의 온수기는 많은 문제가 있습니다. 외관이 예쁘지 않고, 물때가 많이 끼고, 세균이 많이 번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죠. 게다가 굉장히 고가(高價)입니다. 발열되는 TCM 물질을 순간온수기에 접목시키면 금방 물이 데워질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박 대표는 5년 전 회사를 세운 뒤 ‘TCM’ 개발에 매달려 상용화에 성공했다. 하지만 업계의 반응은 냉랭했다. 그러던 와중에 올 초, 그는 포항에 포스코 포항창조경제혁신센터를 오픈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포항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사업의 꿈을 키운 ‘라온닉스’ 박근주 대표(왼쪽).
  포스코는 마침 이 센터에 창업을 준비하는 이들이나, 창업한 지 3년 이내의 벤처기업을 찾아서 입주시킨다는 계획이 있었다. 포스코가 주목한 분야는 ▲에너지 ▲소재 ▲환경이었다. 박근주 대표는 자신이 이곳에 적임자라고 생각했다. 박 대표는 “포항 창조센터는 소재, 에너지, 환경이라는 주제를 철저하게 요구했고, ‘라온닉스’가 여기에 적합하다고 여러 차례 소개해 입주 기회를 얻었다”며 “입주한 후에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직접 내려와 격려했다. 회장님이 엔지니어 출신이라 그런지 TCM 기술에 호기심이 많았다”고 말했다.
 
  박근주 대표는 포항창조센터에 입주한 후에 잔신경을 쓰지 않고 보다 연구에 매진할 수 있었다고 한다. 결국 그는 TCM을 코팅한 순간온수기를 만들었다. 단 5초 만에 물을 데울 수 있고, 유리막이 코팅된 TCM을 사용하는지라 녹이 슬지 않는 장점이 있단다. 업계 관계자들은 TCM 기술이 토스터기나 자동차 히팅유리 등 다양하게 활용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리고 박 대표는 ‘2015 창조경제대상 및 창업경진대회’에서 최고상인 대통령상을 받았다. 박근혜 대통령은 박근주 대표에게 상패와 상금 1억원을 지급했다. 박 대표는 이후 포스코와 8억7000만원의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박 대표는 올해 공장과 원자재를 확보한 후에 내년부터 순간온수기를 양산할 계획이다. 그에게 포항창조경제센터는 사업의 인큐베이터이자, 인생을 뒤바꾼 계기인 셈이다.
 
 
  철강 외에 포항을 이끌어갈 산업 찾기에 200억 쏟아
 
포항에 위치한 포항창조경제혁신센터의 전경.
  ‘제2의 라온닉스’를 꿈꾸는 업체가 포항창조경제센터엔 여럿이다. 포스텍 창의정보기술(IT)융합공학과 박사 과정 1년 차인 손영빈씨는 자율주행 드론을 개발 중이다. 손씨는 “스스로 장애물을 인식해 자율적으로 착륙하고 자동 충전 기술을 탑재한 기술을 개발할 것”이라며 “상용화에 성공하면 인력이 부족한 농촌에서 이 드론을 농약 분사용으로 요긴하게 쓸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입주 업체인 ‘HAMA’는 전자기기에 필수적인 희귀금속 ‘탄탈륨’ 제련 기술을 개발했다. 국내 기업들은 ‘탄탈륨’을 전량 해외에서 수입하고 있다. 김한준 HAMA 이사는 “부룬디, 르완다 등에서 탄탈륨 원광을 확보했고, 제련 기술을 개발하고, 특허를 출원했다. 이미 시제품 제작까지 완료한 상태”라며 “양산에 성공하면 수입제품의 80% 가격으로 시장에 공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예비 창업자들이 포항창조경제센터에서 각자의 꿈을 꿀 수 있었던 것은 이곳이 국내 최초의 ‘민간자율형’ 창조경제혁신센터여서다. 정부 주도가 아니라, 어떤 일이든 민간에서 알아서 결정한다. 경북 포항 포스텍 제1융합관 내 1980m2 규모로 자리 잡은 포항창조경제혁신센터는 예비 창업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자, 몇몇 업체를 선정해 이들에게 집중 투자를 하고 있다. 현재는 ‘라온닉스’를 포함해 10개 예비 창업팀이 있다. 예비 창업자들이 아이디어를 사업화하고, 실제 제품을 만들어 시연할 수 있는 아이디어 시뮬레이션 공간을 비롯해, 모형제품 전시실, 멘토링 및 컨설팅 룸이 있다. 강연과 토론이 가능한 드림라운지도 있다.
 
  포스코는 포항창조경제센터에 오는 2019년까지 총 365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장영균 포스코창조경제혁신센터 사무국장은 “센터의 역할은 소재, 환경, 에너지 분야에서 벤처기업을 발굴하고 이들을 강소기업으로 육성하는 것이다. 벤처 발굴, 멘토링, 사업모델 진단, 시제품 제작 등 모든 과정을 지원하고, 포스코가 직접 투자도 한다”며 “1회성 컨설팅이 아니라 최장 3년까지 장기적으로 벤처기업을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코는 벤처기업을 발굴하는 뿐 아니라, 지역 경제를 선도할 만한 신(新) 사업 아이디어를 지원하는 ‘AP-TP(Advanced Pohang-Technology Partnership)’라는 연구 과제 또한 추진 중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AP-TP’는 철강 산업 이후에 포항 지역을 이끌어갈 수 있는 사업을 찾는 것이 목적이다. 대학과 창조경제혁신센터 입주기업이 갖고 있는 원천기술과 신사업 아이디어를 사업화까지 연계하는 연구개발 프로그램이다”며 “향후 5년간 20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포스코는 ‘AP-TP’ 연구개발 프로젝트가 성공할 경우 포항 지역에 철강 이외의 또 다른 산업군이 생기고, 이것이 지역 중소기업 매출 증대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포스코는 지난 8월, 광양바이오센터 안에 ‘2호’ 창조경제센터 광양창조경제혁신센터를 연면적 792m2 규모로 지었다. 이 센터는 ▲소재 ▲부품 ▲에너지 ▲환경 분야를 중심으로 아이디어 창업자 지원, 강소기업 육성 등을 주로 할 계획이다. 광양만의 특징이라면, 친(親) 환경 에코 산업단지에 앞장선다는 것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첨단 소재와 부품 클러스터를 함께 조성해 동반성장형 산업 생태계를 만들고, 에코(ECO) 단지를 만들어서 부산물 제로화(0)에 도전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광양창조경제혁신센터 안에는 포항센터와 마찬가지로 예비 창업자를 위한 사무공간, 모형제품 전시실, 컨설팅 룸, 세미나실이 있다. 10월 중 벤처기업 4곳이 이곳에 둥지를 틀 예정이다.
 
 
  “해외연수, 해외봉사 경력 없어도 포스코에 입사 가능”
 
지난 9월 17일, 배상민 카이스트 교수의 강의에 참가한 포항 지역 예비 창업자들.
  포항창조경제센터가 벤처기업들만 지원하는 것은 아니다. 창업을 꿈꾸는 이들, 관심이 큰 업체들에 대한 ‘강연 서비스’도 하고 있다. 지난 9월 17일, 포스텍 융합연구동에 대학생, 예비 창업자 300여 명이 모였다. 배상민 카이스트 산업디자인학과 교수의 강의를 듣기 위해서였다. 배 교수는 일상용품에 혁신적 디자인을 접목시키기로 유명한 디자이너다. 그는 얼마 전, 세계 3대 디자인 공모전인 ‘IDEA(International Design Excellence Award)’에 폐지로 만든 쓰레기통을 출품해 은상을 받았다. 이 작품은 폐지 850g을 휴지통 모양의 틀에 넣은 뒤 압축 공법으로 만든 것이다. 배 교수가 이날 강단에 선 것은 포항창조경제혁신센터가 제안해서다. 포항센터는 ‘유레가 드림 콘서트’라는 창업 특강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포항과 경주 지역의 대학생 및 대학원생, 예비 창업자, 중소기업 관계자 누구든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다. 이날 배상민 교수는 ‘세상을 치유하는 나눔 디자인과 세상을 바꾸는 크리에이티브’라는 주제로 강의를 했다. 강의를 들은 사람들은 “세계적인 디자이너이자 성공한 창업가인 배 교수의 이야기에 가슴이 뛰었다. 평소 창업에 관심이 큰데 도전할 수 있는 용기와 힘을 얻었다”고 말했다고 포스코 측이 밝혔다.
 
  포스코 관계자는 “포항창조경제혁신센터는 지역 창조경제의 생태계를 조성한다는 차원에서 기술, 리더십, 경영 분야의 저명 인사나 성공한 창업가를 초빙해 그들의 경험담과 성공 노하우를 듣는 드림 콘서트를 정기적으로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포스코는 창조경제센터 오픈과 함께 신입사원 입사 제도도 뜯어 고쳤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대학교 학부의 전공 제한을 없앤 점이다. 포스코 관계자의 말이다.
 
  “지금까지 사무 쪽은 마케팅·구매·기획재무 전공자, 기술 쪽은 금속·기계·전기전자·화학공학 등 전공별로 채용했습니다. 하지만 이들이 실제로 근무할 때 딱히 전공에 큰 구애를 받지 않는다고 봤습니다. 최근 대학에서 학부 전공을 통합하는 추세도 있잖습니까. 이런 분위기를 반영해 올해부터 포스코에 입사하는 지원자들에게 학부 전공 룰을 없앴습니다. 학부와 상관없이 희망하는 직군에 지원하면 됩니다. 또 ‘직무 에세이’를 새롭게 도입했습니다. 학교 다닐 때 공부한 내용이나 동아리 활동, 취미 등을 자유롭게 쓰는 에세이입니다.”
 
  —기존의 에세이와 차이점이라면요.
 
  “과거에는 ‘몇 자 내로 간략히 기술하시오’였습니다. 바뀐 에세이는 본인이 쓰고 싶은 만큼 1000자 이상을 자유롭게 쓰는 형태입니다. 포스코는 해외연수, 해외봉사, 인턴십, 대회 수상 여부 등에 대한 가산점도 전부 없앴습니다. 저희는 이런 것들이 과도한 비용을 유발하는 고비용 스펙이라고 봤습니다. 지원자들이 이런 스펙을 기록하더라도 단 1점의 가산점도 없습니다. 본인이 평소 공부한 것, 어떻게 지냈는지 등 평범한 내용 속에서 인재를 발굴할 계획입니다.”
 
  포스코는 실제로 올해 서류 전형 합격자 숫자를 1년 전보다 10배 이상 늘렸다. ‘서류 전형 뚫는 것 자체가 낙타가 바늘 구멍 통과하는 것’이라는 속설을 깨고 싶어서란다. 대신에 ‘포스코 적성검사’를 새로 만들었다. 서류 전형 합격자에 한해 창의성과 직무수행, 역량을 평가하고자 만든 검사인데, 언어·수리·공간도식 영역의 직무 기초 능력과 경영·경제·인문사회 등 일반 상식으로 구성됐다.
 
  포스코 관계자는 “많은 취업 준비생이 서류 전형의 문턱이 지나치게 높아 시험 혹은 면접의 기회조차 얻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웠다”며 “이들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 서류 전형 기준을 완화하고, 대신 이들을 변별력 있게 걸러낼 수 있는 포스코의 검사를 도입했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올해 총 6400명을 신규 채용할 계획이다.
 
 
  사업 아이디어로 1년 만에 실리콘밸리에 법인 설립
 
창업 1년 만에 미국 실리콘밸리에 회사를 설립한 ‘에어브로드’ 김재원 대표(중앙)가 황교안 국무총리와 셀카를 찍었다.
  대학교 3, 4학년이 모여 만든 ‘에어브로드’는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아이디어만 가진 벤처기업이었다. 이들 당찬 대학생들은 ‘유튜브’ ‘비메오’ 등에 쓰이는 동영상 스트리밍 기술보다 위 버전의 기술을 개발 중이었다. 기존의 동영상 스트리밍 기술은 파일을 변환시켜야 해서 서버를 구축하는 데 비용이 들고, 파일 변환에 시간이 걸렸다. ‘에어브로드’의 멤버들은 이를 개선시키겠다며 벤처기업을 만들었고,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에 둥지를 틀었다. 이들은 연구 끝에 포맷 변환이 필요없는 혁신적 스트리밍 기술을 개발했다. CJ 측에 따르면, 이 스트리밍 기술은 애플, MS, 구글 등 세계적인 기업들도 개발하는 것이며, 국내에는 독자적 기술을 가진 기업이 드물었다고 한다.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장은 이들의 기술이 소위 미국에서도 ‘먹힐 것’으로 봤고, 미국 실리콘밸리에 지난 7월 법인을 만들었다. 대학생들의 아이디어가 실제 기술로 개발되고, 1년여 만에 벤처기업의 ‘심장’인 미국 실리콘밸리의 문을 두드린 셈이다.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 관계자는 현재 이들의 기술을 ‘유튜브’와 연결하기 위해 백방으로 뛰고 있다.
 
  ‘에어브로드’가 탄생할 수 있었던 것은 CJ가 지난해 7월에 오픈한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가 있어서였다. 서울센터는 CJ그룹이 맡고 있다. CJ 관계자는 “서울은 수도라는 이점 때문에 지방과 달리 창업지원 인프라가 탄탄하게 구축돼 있다. 민간인들의 주도로 창업 네트워크를 주로 맡고 있다”며 “퇴직 대기업 임원이 센터장을 맡지 않고, 실제로 창업을 해본 적이 있는 민간 전문가를 센터장에 임명해 차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어브로드’ 외에 점자 스마트 워치를 개발한 ‘닷’도 이곳에서 사업을 시작했다. 김주윤 ‘닷’ 대표의 얘기다.
 
  “지난해 미래창조과학부에서 운영하는 온라인 창업지원 사이트에 아이디어를 냈습니다. 시각장애인들이 찰 수 있는 점자기기를 개발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미래부로부터 서울센터를 소개받았습니다. 미국에서 대학을 다니면서 실리콘밸리, 독일, 일본 시장을 다 접해봤는데 직접 소개를 해주는 곳은 한국이 처음이었습니다. 아이디어는 있었지만, 창업 초기였던 저에게는 ‘골든 타임’에 서울센터라는 좋은 멘토를 만난 셈입니다.”
 
  김주윤 대표의 아이디어는 ‘점자 스마트 워치’라는 제품으로 탄생했다. 이 회사는 10월 헝가리에서 열리는 콘퍼런스에 특별 초대돼 제품을 전시할 예정이다. 지금까지 서울센터를 통해 창업한 사례들은 50여 건에 달한다.
 
 
  CJ의 서울센터, 365일 24시간 오픈
 
서울 중구 광화문 KT본사에 위치한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에 모인 사람들.
  CJ그룹의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는 서울시 중구 광화문 KT빌딩 1층에 있다. 겉보기는 일반 사무실과 비슷하지만, 이곳에는 10~8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예비 창업자들이 꿈을 키워나가고 있다. 센터를 찾는 방문객이 하루 300명이다. 이곳에서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들에게 멘토링과 실전창업교육, 무박 2일 경진대회, 해외 진출 기회 등 각종 창업 관련 프로그램을 24시간, 365일 운영한다. CJ는 이 센터에 사업 멘토링 멘토 이외에 변호사, 변리사, 회계사 등으로 꾸려진 컨설턴트도 배치했다. 박용호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 센터장의 얘기다.
 
  “지난 10월 9일 한글날과 이어지는 연휴에도 벤처기업을 꿈꾸는 이들은 밤샘 작업을 했습니다. 센터가 쉬면 그 많은 열정이 어디로 갈지 걱정될 정도예요. 모든 사람의 아이디어가 다 사업화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집단 지성을 키울 수 있는 공간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사업 아이디어가 있다면 창조경제혁신센터로 오십시오. 사업 아이디어를 구체화할 수 있도록 지원해 드리겠습니다.”
 
  CJ그룹은 그룹의 특성에 맞게 식당, 패션 사업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
 
  CJ 관계자는 “오는 2017년까지 푸드, 패션 벤처기업 100개와 신진 디자이너 100명을 육성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첫 번째 사업인 ‘키친인큐베이터’는 식품 사업 아이템에서부터 사업화까지 푸드테크(Food tech)를 종합적으로 지원하는 사업이다. CJ그룹이 갖고 있는 식문화 사업 노하우는 물론이고, 식문화 소상공인들을 대상으로 레시피 개발, 스타일링, 위생관리 등 컨설팅을 해준다.
 
박근혜 대통령에게 점자 스마트 워치를 설명하는 ‘닷’의 김주윤 대표(좌측에서 첫 번째).
  또 CJ그룹의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는 신진 디자이너들에게 창작 공간을 내주고 있다. CJ그룹은 서울디자인재단, 서울패션창작스튜디오 등과 협력해 신진 디자이너들에게 작품을 발표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글로벌 패션 마켓에 참가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CJ 관계자는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를 통해 인재들의 아이디어가 중소, 벤처 창업 성공으로 안착되는 선순환 생태계가 만들어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서울센터는 현재 공간 내의 디자인을 변경하고 확장 공사를 하고 있다. 또 서울센터에 많은 이가 찾는 만큼, 광화문 사거리의 서울지방우정청 건물의 1개 층을 신규 창업공간으로 꾸밀 예정이다.
 
  CJ그룹은 지난 2월에는 마포구 상암동 CJ E&M에 문화창조융합센터를 만들었다. 이 센터에서는 문화콘텐츠의 기획, 제작을 통해 사업화하는 방안을 지원하고 있다. 현재 이곳에서는 ‘융복합 콘텐츠 공모전’이 한창이다. 총 20개 팀을 뽑아, 총상금 2억4000만원을 준다. CJ그룹 관계자의 말이다.
 
  “서울센터가 가장 역점을 두는 부분은 민간 네트워크와의 협업입니다. 서울이 수도여서 다양한 산업이 혼재해 있습니다. 서울센터는 이들 다양한 산업 분야와 민간 지원기관, 대학, 창업 지원기관 등에 자율적으로 참여할 동기를 주고자 합니다. 이들이 유기적으로 협력해서 최상의 결과를 내는 것이 목적입니다. 저희 역시 서울센터에서 지원하는 패션, 식문화와 상암동 문화창조센터에서 하고 있는 창작 과정을 연계해 콜라보 콘텐츠를 기획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것들을 접목시켜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CJ그룹의 청소년 지원사업인 ‘꿈키움창의학교’는 어느새 출범 10년을 맞고 있다. 이재현 그룹 회장은 지난 2011년 “기업은 젊은이들의 꿈지기가 돼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CJ그룹 측은 “경제 상황이 어려워도 열심히 살려고 애쓰는 계층에 어떤 식으로든 기업이 지원을 해야 한다. 가난의 대물림을 막아야 한다는 것이 이 회장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CJ그룹 측의 이런 청소년에 희망을 주는 프로그램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지난 2년간 ‘꿈키움창의학교’를 다녀간 학생은 300명. CJ그룹 관계자는 “청소년들은 요리, 음악, 공연, 방송, 쇼핑 분야를 가장 관심 있어 했다”며 “CJ포드빌, 오쇼핑 임직원과 대학교수 등 26명이 전문가 멘토 그룹으로 참여해 이들 청소년들의 활동을 지원했다”고 말했다.
 
 
  ‘세발나물’이 갑자기 인기를 끈 이유는
 
이마트의 ‘국산의 힘’ 프로젝트 론칭에 참가한 농수축산물 업자들.
  ‘세발나물을 아십니까?’
 
  언제부터인가 우리네 밥상에 이름도 생소한 ‘세발나물’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각종 포털 사이트에는 ‘세발나물 효능’ ‘세발나물 요리법’이 올라온다. 그런데 이 나물은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바닷가에 사는 사람들이나 먹는 나물 정도로 취급됐다. 전라남도 해남 간척지에서 ‘세발나물’을 재배하는 농부 김규호씨는 요즘 매일매일이 행복하다. 그의 얘기다.
 
  “세발나물은 바닷가 사람들 사이에서만 알음알음으로 전하는 식재료였습니다. 이 나물에 미네랄, 칼륨이 많습니다. 저는 이 나물이 시장에서 통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좋은 토양을 찾아나섰습니다. 소금기가 있는 토양이 세발나물에 적합하다고 결론짓고 해남 간척지에 새로운 재배지를 만들었습니다. 소금기가 있는 간척지는 자연적으로 자라는 세발나물 재배 환경과 거의 유사하거든요. 질 좋은 세발나물을 수확했지만 잘 팔리지 않았습니다. 일반인들이 세발나물이 뭔지를 잘 모르니까, 먹을 생각 자체를 하지 않는 겁니다.”
 
  김규호씨의 애를 태웠던 ‘세발나물’은 뜻밖에도 신세계그룹의 손을 통해 오늘날 인기 채소로 변신했다. 그룹 계열사인 이마트가 내세운 ‘국산의 힘’ 프로젝트가 바로 그것이다.
 
  이마트는 지난 3월부터 국산 농수축산물의 경쟁력 강화를 지원한다는 목표로, ‘국산의 힘’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이 프로젝트는 우리나라의 농부와 어부들이 생산한 좋은 국산 농수축산물을 발굴하고, 더욱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이마트의 상생 프로젝트다.
 
전남 해남에서 세발나물을 생산하는 농부 김규호씨.
  이마트 관계자의 설명이다.
 
  “대기업이 어떻게 중소기업과 상생할 수 있을까를 연구하다 국산 농수축산물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한몫을 해보자고 생각했습니다. 상품 발굴, 품질 강화, 판로 확대, 마케팅 등 유통의 전 과정에 걸쳐 이마트의 노하우를 쏟아내 보자는 것이었습니다. 농부, 어부들에게 단순히 팔 수 있는 매대를 내주거나, 이들로부터 제품을 사주는 것은 장기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마트가 농가를 직접 지원해 핵심 경쟁력인 품질을 높이자고 생각했습니다. 농민들이 제품을 생산하기만도 벅찬데, 이들에게 마케팅, 디자인의 업무까지 지우는 것은 과하죠. 이런 일들을 이마트가 직접 나서서 마케팅, 디자인을 지원하자는 것이 ‘국산의 힘’ 프로젝트입니다.”
 
  이마트의 이런 생각에서 ‘1호 수혜자’가 된 것이 바로 세발나물이었다. 생산자인 김규호씨는 “세발나물이 이 프로젝트 상품으로 선정되면서 단번에 인기 채소가 됐다. 전년대비 매출이 15배 올랐다”며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서 세발나물이 시금치처럼 많은 사람이 즐겨 찾는 대중적인 식재료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근 김규호씨는 ‘세발나물’ 재배 면적을 1.5배 늘리기로 결정했다. 이 외에 오골계, 가리비, 무지개 컬러 방울토마토 등도 ‘국산의 힘’ 프로젝트 1기 상품들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그동안 대형마트에서 오골계는 구색 맞추기 상품이었다. 하지만 프로젝트 상품으로 선정된 후에 5일 만에 한 달치 물량이 전부 팔렸다”고 말했다. ‘국산의 힘’ 프로젝트 상품 가리비는 판매 일주일 만에 전년 매출의 20%를 채웠다. 가리비 양식을 하는 어부 제명수씨는 “프로젝트 덕분에 매출이 좋아서 양식장을 종전의 200t 생산 규모에서 300t 생산 규모로 늘리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마트 홈페이지 통해 ‘국산의 힘’ 농가 신청하세요
 
이마트는 ‘국산의 힘’ 프로젝트를 매장별로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무지개 컬러 방울토마토 생산자인 박인호씨는 요즘 연구 개발자라는 호칭이 더 어울릴는지 모른다. 과거 그가 토마토를 파는 일에 몰두했다면, 요즘은 신제품 개발이 우선순위다. 이런 일이 가능했던 것은 이마트의 ‘국산의 힘’ 프로젝트 덕분이었다. 박인호씨는 귀농한 후에 방울토마토 생산에 열을 올렸다. 초록색, 노란색, 주황색 등 색색깔의 먹음직스러운 방울토마토를 만들어보자는 생각에서였다. 처음에는 수확량이 들쭉날쭉했다. 하지만 이마트 바이어가 박씨의 제품을 믿고 꾸준히 거래를 했고, 이번 ‘국산의 힘’ 농작물이 되는 데 힘을 보탰다. 박인호씨의 얘기다.
 
  “이마트에서 판매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전년도 매출의 10%를 채웠습니다. 예전에는 가격 할인 행사를 해도 고객들이 거들떠보지도 않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마트 같은 대형마트에서 제값을 받고 팔 수 있다는 것을 처음 경험했습니다. 이런 유통 구조라면 농민들이 생산과 품질 향상에만 집중할 여건이 됩니다.”
 
  박씨는 기존의 초록색, 노란색, 주황색 외에 진주색과 검은색 방울토마토를 현재 개발하고 있다. 1년 안에 상품화해 이마트에서 판매하는 것이 목표다.
 
  이마트의 ‘국산의 힘’ 프로젝트가 국내 농어가들의 성공으로 이어지자, 프로젝트 참가를 희망하는 농어가가 늘고 있다. 이마트 측은 지난 9월까지 총 150여 곳이 온라인으로 신청했다고 말했다. 이마트는 올해에는 총 30품목을 ‘국산의 힘’ 프로젝트로 선정할 계획을 갖고 있다.
 
  최성재 이마트 식품본부장은 이런 히트에 대해 반기고 있다. 최 본부장의 얘기다.
 
  “국산 농수산물 중에 굉장히 좋은 품질의 상품들이 많습니다. 소비자들이 잘 몰라서 제대로 된 판로가 형성되지 않았을 뿐이죠. 이마트는 이번 ‘국산의 힘’ 프로젝트를 통해 좋은 상품이 제대로 유통될 수 있도록 하고, 소비자들에게는 믿고 먹을 수 있는 국산 농수산물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생산자들은 제품의 품질에만 신경 쓸 수 있도록 안정적인 판로를 제공할 예정입니다.”
 
경남 통영에서 활가리비를 생산하는 어부 제명수씨.
  이마트는 ‘국산의 힘’ 프로젝트에 연간 100억원 규모(상품 매입금액 제외)를 쏟아부을 예정이다. 또 농가와 가장 밀접한 기존 산지 바이어에게는 ‘국산의 힘 프로젝트 매니저’라는 직함을 줬다. 해당 지역별로 신규로 농가를 발굴하고 새로운 상품을 개발하기 위해서다.
 
  이마트는 ‘국산의 힘’ 홈페이지(www.poweroflocalfoods.com)를 별도로 만들었다. 참가를 희망하는 농가는 온라인 등록만으로 자유롭게 심사를 신청할 수 있다.
 
  ‘국산의 힘’으로 선정된 농가들은 앞으로 꾸준히 이마트의 컨설팅을 받게 된다. 이마트는 판로와 마케팅 등 1차적인 지원 외에 ‘국산의 힘’ 선정 농가에 대해서 해당 상품 바이어와 농가 간 1:1 멘토링 제도를 도입할 예정이다.
 
  ‘국산의 힘’ 프로젝트를 성공시킨 이마트는 국산 종자 농산물 키우기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 6월, 이마트 본사에서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농림수산식품 기술기획평가원과 ‘국내 우수 종자 개발 및 보급 확대’를 위한 상생협력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이마트의 목표는 현재 수입하고 있는 종자 농산물을 국내에서 개발한 우수 종자로 대체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다. 또 농부가 국산 우수 종자를 발굴하면, 이마트가 계약 재배를 통해 우선 매입할 예정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신품종 농산물의 경우 종자 개발에서 재배, 판매를 통해 시장에 정착되기까지 2~3년이 걸린다. 하지만 이마트와 계약 재배를 하면 시장에 정착하는 데 1년이면 된다”고 말했다. 이마트가 이런 ‘종자 개발’에까지 나서는 것은 ‘국산품 살리기’라는 근본적인 취지를 이어가기 위해서다.
 
  김갑수 이마트 대표는 “해외 소싱 등으로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히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 상품을 지속적으로 성장시키는 것도 유통기업인 이마트의 책무”라며 “국산의 힘 프로젝트는 단순히 농가에 지원을 해주는 것이 아니라 우리 땅에서 우리 농부들이 재배한 좋은 상품을 더 많이 개발하고, 더 많이 소비하는 국산 농산물 선순환 유통구조를 확립하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IBK기업은행 지점에서 무료 경영 컨설팅 받으세요”
 
IBK기업은행이 투자한 영화들. 〈연평해전〉 〈국제시장〉 〈명량〉 〈수상한 그녀〉.
  〈국제시장〉 〈명량〉 〈암살〉 〈연평해전〉의 공통점은 뭘까?
 
  IBK기업은행이 투자한 작품들이다. IBK기업은행에는 문화콘텐츠 전담부서인 ‘문화콘텐츠금융부’가 있다. 국내 은행 중에서 이런 부서가 있는 곳은 IBK기업은행이 유일하다. IBK기업은행 관계자의 얘기다.
 
  “창조경제를 실현하기 위한 한 축으로 문화콘텐츠 산업을 키우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제조업은 기계화, 자동화, 해외이전 등으로 이미 고용이 정체된 상황입니다. 문화콘텐츠는 창의적인 인적 자원이 풍부한 우리나라에 딱 맞는 사업입니다. 더구나 이 사업은 부가가치가 높고, 고용창출 효과가 큽니다. 하지만 일부 전략적 투자자만이 이 사업에 투자를 해온 것이 현실입니다.”
 
  ―왜 그렇습니까.
 
  “문화콘텐츠 중소기업은 ‘고위험 산업군’으로 인식됩니다. 한마디로 성공하면 대박, 실패하면 쪽박을 차는 사업군이라고 생각한 겁니다. 이렇기에 그동안 제1 금융권은 문화콘텐츠 산업에 거의 투자를 하지 않았습니다. 저희는 이 산업을 우리나라 핵심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민간투자와 함께 제1 금융권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전담 부서를 만들었고, 직접 자금을 지원했습니다.”
 
  IBK기업은행은 지난 2014년 총 3312억원을 투자했고, 올해에는 9월까지만 2984억원을 투자했다. 앞서 소개한 〈국제시장〉 〈명량〉 〈연평해전〉 외에 〈군도〉 〈신의 한수〉 〈관상〉 등 영화와 〈왔다!장보리〉 〈두 얼굴의 사나이〉 〈끝없는 사랑〉 등 드라마, 〈캣츠〉 〈레미제라블〉 〈뮤지컬디셈버〉 등 공연에 투자했다.
 
  IBK 측에 따르면 최고의 수익률을 기록한 작품은 영화 〈수상한 그녀〉로, 수익률이 220%라고 한다.
 
  IBK기업은행은 최근 문화체육관광부와 문화콘텐츠 강소기업 육성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IBK기업은행은 현재(2015년 9월 기준) 강소기업 114곳에 대출 304억원, 투자 132억원을 했다. 또 은행의 총 60개 영업점에 콘텐츠 전담 실무자를 배치했다. IBK기업은행의 문화콘텐츠에 대한 지원은 앞으로도 계속될 예정이다.
 
  IBK기업은행 관계자는 “오는 2016년까지 매년 2500억원을 지원할 예정”이라며 “단기 수익 목적보다는 장기적인 비전을 갖고 우수한 문화콘텐츠 중소기업을 발굴할 것이다”고 밝혔다.
 
  IBK기업은행의 각 지점은 단순히 예금 입출금, 금융상품 상담을 하기 위한 곳만이 아니다. 중소기업이라면, IBK 거래 영업점으로 찾아가 경영 전반에 걸친 컨설팅을 의뢰할 수 있다. IBK기업은행이 지난 1월부터 하는 ‘중소기업 희망컨설팅 프로젝트’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이 프로젝트는 지난 2011년에 IBK은행이 창립 50주년을 맞아 했던 것에서 비롯됐다. 당시 IBK기업은행은 중소기업들의 경영 애로사항을 듣는다는 차원에서 ‘참! 좋은 무료컨설팅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당시 반응이 좋자, 아예 사내에 본격적인 프로젝트 인력을 꾸렸다. IBK기업은행은 지난 2011년 8월~현재까지 총 2971건의 무료 컨설팅을 진행했다. 은행 측에 따르면, 거래 영업점에 신청서를 접수하면 무료 컨설팅 대상 회사가 된다. 향후 IBK은행 직원이 고객사를 사전에 방문하고, 1~8주에 걸쳐 컨설팅을 해준다. 컨설팅 내용은 경영전략, 인사조직, 경영관리, 생산관리 등 경영 전반과 경영권 이양 및 절세 전략 수립 등 가업승계 부문, 세무진단, 법인전환, 재무·원가 분석, 법률리스크 등 기업 경영에 필요한 대부분을 망라한다. 컨설팅이 끝나면, IBK기업은행 측에서 연간 4회에 걸쳐 사후 관리를 한다.
 
  IBK기업은행 관계자는 “글로벌 컨설팅 펌, 대형 회계법인 출신의 컨설턴트, 회계사, 세무사, 변호사 등 총 86명의 전문가 집단이 직접 컨설팅을 한다. 일반적인 진단이 아니라 일대일 맞춤형 컨설팅을 제공해 중소 고객사들에 실질적 도움을 주려 한다”며 “실제로 컨설팅을 받은 기업이 일반 기업보다 1.5배 높은 경영 성과를 냈고, 이 서비스 이용 고객의 만족도가 97%가 넘는다”고 말했다.
 
 
  롯데홈쇼핑, ‘장석준 명란’ 팔았다
 
롯데홈쇼핑은 지난 4월 지역 특산물을 판매했다. 방송 스튜디오 모습.
  지난 4월, 롯데홈쇼핑은 종전과 다른 제품을 방송에서 팔았다. 덕화 푸드의 ‘장석준 명란’과 ‘대저 토마토’였다. ‘장석준 명란’은 부산 등 경남 지역에서는 꽤 알려진 제품이지만, 다른 지역에서는 낯선 이름의 제품이다. 전국에 방영하는 롯데홈쇼핑이 이런 지역 특산물을 홈쇼핑 채널에 내건 건 창조경제 혁신의 일환이었다. 롯데홈쇼핑은 이날 부산 창조경제혁신센터의 스마트 스튜디오와 서울 양평동 본사 스튜디오를 연결해 이원 생중계 특집 ‘크리에이티브 부산(Creative Busan)’을 진행했다. 이 방송은 부산 및 경남 지역의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의 유통 채널을 확대하기 위해 기획한 행사다. 첫 번째 상품이 ‘장석준 명란’이었고, 두 번째 상품은 ‘대저 토마토’였다. 특히 부산 스마트 스튜디오에는 ‘대저 토마토’를 직접 재배한 생산자가 출연해 상품을 상세히 소개했다.
 
  롯데홈쇼핑 관계자는 “시청자들에게 지역 특산물을 소개해 중소기업, 소상공인들과의 동반 성장과 상생의 발판을 마련하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롯데홈쇼핑은 향후 이 ‘롯데홈쇼핑 스마트 스튜디오’를 지역 상품, 중소기업 상품의 콘텐츠 제작부터 상품 컨설팅, 온·오프라인 판로 확대까지 지원하는 공간으로 만들 예정이다.
 
  이와 함께 롯데홈쇼핑은 ‘롯데OneTV’라는 서비스를 KT올레TV 36번 채널에 만들었다. ‘롯데OneTV’의 목적은 ‘원하는 시간, 원하는 장소, 원하는 상품’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시청자들은 홈쇼핑 채널을 볼 때, 해당 홈쇼핑에서 내보내는 제품만 볼 수밖에 없다. 간혹 사고 싶었던 상품이 TV에서 방영되지 않아, 홈쇼핑 홈페이지를 뒤졌던 경험이 한 번쯤 있을 것이다. ‘롯데OneTV’는 이런 수고로움을 없앴다. 롯데 측에 따르면 이 TV는 국내 최초의 오픈형 데이터 홈쇼핑인데, 시청자들이 제품을 선택하면 홈쇼핑 편성시간에 상관없이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바로 살 수 있다고 한다. 롯데 측은 이 TV에 중소기업과 영세상인들의 제품을 많이 포함시킬 예정이다. 롯데홈쇼핑 관계자는 “영세 상인들에게는 판매의 장(場)을 제공하고, 소비자들에게는 상품의 선택권을 강화하고자 이런 시도를 했다”며 “제품구성, 가격결정, 입퇴점 등 모든 권한을 판매자가 갖기 때문에 불공정 거래 행위 가능성이 줄어든다”고 말했다.
 
  롯데그룹의 협력사들은 그룹 측으로부터 무이자 혹은 저리로 자금을 빌릴 수 있다. 롯데백화점은 무이자로 경영자금을 대출해 주는 1000억원 규모의 ‘동반성장기금’과 시중은행보다 2%가량 저렴한 850억원 규모의 ‘동반성장펀드’를 운영하고 있다. 이 펀드는 협력사의 자금, 교육지원 및 지역 전통시장과의 상생 프로그램으로 활용된다.
 
  만약 외국을 여행 중에 롯데마트를 찾았다면, 한 편에 있는 ‘K-HIT PLAZA’를 찾아보자. 롯데마트는 인도네시아 끌라빠가딩점 1호점, 중국 고익서교점 2호점에 이어 최근 베트남 떤빈점에 ‘K-HIT PLAZA’라는 전용 공간을 만들었다. 이것은 중소기업청과 중소기업진흥공단이 국내 중소기업의 제품에 수출 길을 터주기 위해 만든 중소기업 상품 전용 매장이다. 이 전용관에는 건강식품 전문업체인 ‘태웅식품’, 한국과자 전문제조기업인 ‘서울제과’, 패션 액세서리 제조업체 ‘도미니크’ 등 국내 28개의 우수 중소기업들의 가공 및 생활용품 250점이 있다.
 
  지난 10월, 롯데는 산업통상자원부와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에서 ‘글로벌 생활명품 육성 프로젝트’ 출범식을 가졌다. 롯데는 공모전 형태로 중소기업을 모집했는데, 전국에서 약 670여 개의 상품이 응모했다고 한다. 롯데그룹은 이들 중 최종 10개의 육성 품목을 선정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향후 이 품목에 대해 R&D 예산 지원, 유통 판로 확보, 사업 컨설팅, 생산에서 판매 등 전 과정을 종합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태양광 설비로 바꾸세요”
 
지역사회에 태양광 시설을 무료로 지어주는 한화의 ‘해피선샤인’ 사업.
  한화그룹의 기본 정신은 ‘신용과 의리’다. 그리고 한화의 동반성장 철학은 ‘혼자 빨리’가 아닌 ‘함께 멀리’다. 한화는 이런 철학을 기반으로 지역사회,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다양한 사회활동을 펼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은 ‘해피 선샤인(Happy Sunshine)’이다. 이름처럼 각 지역의 복지시설에 태양광 에너지 설비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태양광 사업은 한화그룹이 차세대 사업으로 선정한 신 동력사업이다. 한화는 지난 2011년 지역사회 복지관, 지역아동센터, 공부방 등 전국의 20개 복지시설에 태양광 에너지 설비를 무료로 설치했다. 시설별로 각각 3~18kwh 규모인데, 간단히 말해 그동안 이 시설이 사용했던 전력의 30~100%라고 한다. 한화그룹은 지난 2012년에는 지방자치단체의 추천을 받아 총 204kwh의 태양광을 36개 복지시설에 설치했다. 이로 인한 전기료 절감은 연간 5000만원 정도.
 
  그룹의 동력사업답게 ‘해피 선샤인’ 프로그램은 해외에서도 운영된다. 한화는 중국 닝우(寧武)시에 80kwh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를 지었다. 발전소의 용도는 묘목을 키우는 양묘장에 전력을 공급하는 것이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이 지역은 중국의 대표 황사 발생 지역이며 사막화를 가속시키는 곳이다. 이곳에 태양광 발전소를 만듦에 따라, 태양광 에너지를 사막화 방지에 활용하는 첫 번째 사례가 됐다”고 자평했다.
 
  한화는 지난 5월에는 중국 닝샤(寧夏) 자치구에 있는 소학교에서 숲 조성을 위한 나무 심기 행사를 가졌다. 학교가 위치한 곳은 중국 황사의 발원지로 알려진 고비사막과 마오쓰사막 사이 지역으로, 소수민족인 회족(回族)이 살고 있다. 한화는 학교 예산이 부족해 교내에 녹지가 없고, 사막 바람이 이는 점을 감안해 이곳 400평에 화단을 만들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백송, 노송, 은행나무, 중국양단풍, 라일락, 국화, 창포 등 총 1만 그루의 나무와 꽃을 심었다. 농지가 없고 삭막했던 소학교의 분위기가 달라졌다”고 말했다. 한화는 지진으로 전력망이 파괴된 일본의 동북 지역에도 태양광 에너지 설비를 지원한 바 있다.
 
 
  한화, 계열사별로 ‘재능기부형’ 봉사활동
 
한화는 계열사별로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봉사활동 모임을 꾸렸다.
  한화그룹의 전국 70여 개 사업장에는 ‘사회공헌담당’이라는 업무 직원이 있다. 이들 사업장에서는 업장별로 임직원들이 알아서 운영위원회를 설치해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공부방 지원사업, 장애-비장애아동 통합 프로그램, 저소득층 아동문화예술교육 등이 대표 프로그램이다.
 
  한화그룹은 각 계열사별 특성에 맞게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 제조/건설, 금융, 서비스/레저 등 세 사업 부문이 그것이다. 한화그룹 관계자의 얘기다. “㈜한화는 첨단 과학과 기술 산업의 특성을 살려서 아이들을 과학 꿈나무로 키우기 위한 ‘한화로 미래로 과학나라’를 운영 중입니다. 한화케미칼은 과학원리를 체험할 수 있는 ‘내일을 키우는 에너지 교실’을 전사적으로 운영합니다. 한화건설은 저소득가정 및 복지시설을 대상으로 주거환경 개선사업을 하고 있고, 한화손해보험은 교통사고 유자녀 지원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계열사별로 다른 봉사활동을 하는 이유는요.
 
  “임직원 사회 봉사단의 첫 번째 원칙은 스스로 알아서 참여하는 것입니다. 누군가에게 강요받기보다 본인들이 자발적으로 나설 때 봉사활동의 진정한 의미가 있습니다. 때문에 임직원들이 스스로 잘할 수 있는 것, 자신이 속한 조직과 연계된 일에서 봉사 기회를 찾도록 독려했습니다. 일종의 재능기부 형태처럼 가장 자신이 잘할 수 있는 일을 봉사와 연결시키는 겁니다.”
 
  한화호텔&리조트는 레저 분야라는 특성에 맞춰 ‘1문화재 1지킴이’ 프로그램, IT 전문 기업인 한화S&C는 저소득층을 위한 IT교육지원 등을 하고 있다.
 
  럭셔리 쇼핑센터의 대명사인 한화갤러리아는 농수축산물을 명품화시키겠다고 나섰다. 사내에 디자인팀, 마케팅팀, F&B팀 등 백화점 실무 유관부서가 농수축산품의 디자인 개선, 시제품 제작 지원, 스토리텔링을 중심으로 한 마케팅 제안 등에 나선 것이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국산 농수축산물이 명품으로 제대로 평가받을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명품으로 만들어진 제품은 갤러리아백화점을 비롯해 대형백화점, 마트 등에 납품해 팔 계획”이라며 “향후 63빌딩에 들어설 면세점에도 납품해 외국인 관광객들이 국산 명품 농수산물을 경험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한화는 지난여름, 메르스 사태 여파로 경기가 침체되자 임직원들에게 ‘국내 휴가’를 주문한 바 있다. 또 자매결연을 맺은 농촌 지역 마을에서 특산물을 대량 구매했다.
 
  매년 4월이면 한화그룹이 후원하는 ‘교향악 축제’가 열린다. 한화는 지난 2000년 첫 후원을 시작해 16년째 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 교향악 축제를 국내 최고 클래식 음악 축제 중 하나로 여긴다는 것이 한화 측의 설명이다. 한화는 국내 교향악단을 비롯해 중견 연주자부터 차세대 아티스트 중 일부를 선발해 예술의전당에서 공연할 기회를 준다. 태승진 예술의전당 예술본부장은 “기업이 예술 공연을 후원하는 일이 지금은 흔하지만 15년 전에는 굉장히 이례적이었다”며 “IMF 당시 후원사를 구하는 데 애를 먹었는데 한화그룹이 그때 맺은 인연을 16년째 이어오고 있어 감사하다”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의 사회공헌
 
아모레퍼시픽의 상생활동인 ‘키움프로젝트’에 참가한 사람들.
  ‘화장품 방문판매가 아직도 있나?’
 
  요즘처럼 백화점에서, 대형마트에서 화장품을 사는 고객들이라면 한 번쯤 궁금했을 질문이다. 답은 ‘아직 있다’이다. 그것도 전국에 3만명 이상이 여전히 활동 중이다. 화장품 전문기업인 ㈜아모레퍼시픽이 이들 챙기기에 나섰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1964년 9월부터 판매원들이 집을 돌아다니면서 화장품을 판매하는, 이른바 방문판매 제도를 시행해 왔다. 국내 최초의 시도였다. 현재 아모레퍼시픽의 방문 판매원인 ‘아모레 카운셀러’는 전국에 3만6000명. 이들은 아모레퍼시픽의 주요 럭셔리 브랜드인 ‘설화수’와 ‘헤라’를 비롯해 ‘프리메라’ ‘오설록’ 등 총 400여 개의 제품을 팔고 있다. 이들 판매업자들은 독립 사업자 자격으로 활동 중이어서, 본사로부터 큰 지원은 받지 못했던 것이 현실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자사의 제품을 직접 필드에서 팔고 있는 이들과 함께 성장한다는 취지로 지난 2013년 9월, ‘방문판매 동반성장협의회’를 만들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의 얘기다.
 
  “화장품을 집에서 사서 쓰냐는 얘기들을 하는데, 여전히 이 제도가 운영 중입니다. 이들 카운셀러들이 일대일로 고객과 만나고, 단골 고객들이 있어서 현장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듣습니다. 본사에서는 이들의 의견을 가까이에서 듣고, 미래 비전을 논의하기 위해 협의회를 만들었습니다. 또 방문판매를 하는 컨설턴트들의 고충을 귀기울여주고 이를 즉각 해결하기 위해 본사 차원에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우리와 직접 연관이 있는 영업 파트너들을 챙기는 것이 상생경영의 첫걸음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모레퍼시픽은 제품 판매원뿐 아니라, 제품 판매 지점에 대해서도 지원에 나섰다. ‘아리따움(ARITAUM)’은 지난 2008년에 론칭한 아모레퍼시픽의 멀티브랜드숍이다. 이곳에 아이오페, 라네즈, 마몽드, 한율 등의 상품이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2014년 1월, 이들 매장 경영주들과 상생 협약을 맺었다. 가맹점의 수익을 개선하기 위한 방법을 찾고, 본사 차원에서 교육하기 위해서다. 또 매장별로 맞춤형 성장 방안을 지원하는 ‘키움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국내의 대표 화장품 기업답게 화장품 판매에 있어서 오랜 노하우를 갖고 있다. 회사 측은 이를 이어가기 위해서 ‘뷰티 트레이닝 프로그램’이라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또 우리나라 최초로 화장품 판매 사원을 위한 국가 공인 자격증 제도(산업인력관리공단 인증)를 개발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글로벌 전략 컨설팅 회사인 베인&컴퍼니와 함께 40억원을 투자해 영업력 혁신 프로그램을 개발했다”며 “판매사원과 판매업주들에게 체계적인 영업 훈련을 시켜 이들이 최상의 결과를 낼 수 있도록 돕는다”고 말했다. 취재에 응한 그룹들은 창조혁신센터의 개소를 계기로, 국내에 선순환 구조가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입을 모았다. 좋은 아이디어만으로 회사를 차리고, 제품을 만드는 진정한 벤처기업의 태동기가 될 수 있을는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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