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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포커스

3681억 달러 한국의 外換보유고 부족하지 않나

장·단기 외채 중 1년 내 돌아오는 외채를 합한 유동외채도 4169억 달러로 1000억 달러 이상 부족

글 : 오정근  건국대 특임교수·한국경제연구원 초빙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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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美금리가 韓금리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이 올라간 시기에 자본 순유출 발생… 2012년 중반부터
    이미 자본유출 시작
⊙ 强달러, 超엔저에 중국 위안화 평가 절하까지 겹쳐
⊙ 유사시 외국인 주식투자자금 유출, 국내 기업 해외 단기 현지금융 500억 달러 감안하면 1000억~
    1500억 달러 부족

吳正根
⊙ 64세. 고려대 경제학과 졸업. 英맨체스터대 경제학 박사.
⊙ 한국은행 금융경제연구원 통화연구실장, 同부원장, 동남아중앙은행(SEACEN) 조사국장,
    고려대 경제학과 연구교수, 한국국제금융학회장 역임. 現 한국경제연구원 초빙연구위원,
    건국대 금융IT학과 특임교수, 아시아금융학회 회장, 한국금융ICT융합학회 공동회장.
⊙ 저서: 《금융위기와 금융통화정책》 등.
  미국 금리(金利) 인상이 임박했다. 지난 9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의 연방공개시장조작위원회(FOMC)는 금리를 동결하면서 미국 경제 전망을 수정하고 연준 위원들의 금리 전망을 발표했다. 내년도 성장률은 지난 6월 전망의 2.5%에서 2.3%로 낮추었고, 물가상승률 2% 달성 시기도 2017년에서 2018년으로 늦추었다. 연준 위원들의 금리 전망도 지난 6월보다 다소 낮아졌다. 현재 0~0.25%인 연방기금 금리의 중간치 기준으로 현재 0.125에서 금년 말에 0.375로 높아지고 매년 1%포인트 정도씩 상승해 2018년에는 정상적인 수준인 3% 중반대가 될 것으로 내다보았다. 이는 금년 중 적어도 한 차례 0.25%포인트 인상한 후 매년 서너 차례 점진적으로 약 1%포인트씩 인상해 갈 것이라는 의미다.
 
  12월 15~16일에 열릴 FOMC에서 금리를 인상할 경우 2008년 10월 금리를 제로 수준으로 낮춘 후 7년 2개월 만에 금리 인상을 하는 것이 된다.
 
  우리는 이제 두어 달 후 시작할 미국 금리 인상과 그 후 2~3년간 지속할 추가 인상이 초래할 점진적인 달러 강세와 엔화 약세에 대비해야 한다. 2012년 이후 아베노믹스로 인해 엔화에 대해 원화가 55% 정도 절상(切上)돼 한국 수출 증가율은 하락했다. 금년 들어서는 수출 증가율이 9개월 연속 마이너스 증가율을 기록하고, 수출 기업들의 수익이 급락해 기업 부실이 증가하고 있는 점이 예사롭지 않다.
 
  한국의 원화는 엔화에 대해 과거 1997년 외환위기 이전인 1995년 4월~1997년 2월 중 30% 절상되었던 적이 있다. 2008년 외화유동성 위기 이전인 2004년 1월~2007년 7월 중에도 47% 절상되었다. 이로 인해 수출이 급락하면서 위기의 도화선이 된 적이 있다. 이번에는 아베노믹스로 벌써 원화가 55% 절상된 데 이어 앞으로 추가적으로 더 절상될 전망이어서 우려가 크다.
 
 
  일본은 量的 완화 계속할 듯
 
  앞으로 2~3년간 미국이 금리를 점진적으로 인상하는 반면 일본은 경기부양을 위해 양적 완화를 지속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현재 121엔 수준인 엔/달러 환율은 2017년 말경에는 140엔대 중반까지 상승할 전망이다. 이는 1997년 외환위기 이전 미국 금리 인상 엔저기였던 1995년 4월~1998년 8월 중의 엔화 약세 추세와 비슷한 경로다. 이 경우 현재 1100원 안팎의 원/달러 환율이 2017년 말경 1300원대 중반까지 상승해도 원/100엔 환율은 940원대 중반 수준밖에 안 된다. 필자가 추정하는 원/100엔 환율 균형 수준인 1250원 수준은 물론 2000년 이후 평균 1100원 수준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로 인해 한국 수출에 타격은 여전할 전망이다. 앞으로 2~3년간 지속할 슈퍼 달러 초(超)엔저에 철저한 대비가 필요한 실정이다.
 
  문제는 엔화 약세에 대응해 원/달러 환율을 계속 올리기도 힘들다는 점이다. 그 경우 환차손(換差損)을 우려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유출로 외화유동성 경색 현상이 우려된다. 외채(外債)가 많은 기업의 원화 기준 외채원리금 상환 부담이 크게 증가하는 문제 또한 뒤따르게 된다. 한국으로서는 딜레마다. 추가적으로 유럽에서 유로존과 달리 경기회복세가 호조를 보이고 있는 영국도 미국과 비슷한 시기에 금리 인상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설상가상으로 한국 수출품 절반 정도가 중국 수출품과도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관계에 있는 가운데 중국도 경기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위안화 평가 절하를 시작하고 있다. 이는 1997년 금융위기 때의 모습과 너무나 유사하다. 당시 중국은 덩샤오핑(鄧小平)의 개혁개방 이후에도 경제성장이 지지부진했다. 그러자 중국은 1994년 1월 위안화를 대폭 평가 절하(5.8위안/달러→8.7위안/달러), 환율정책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당시 미국도 경기과열을 예방하기 위해 금리를 인상했다. 1985년 플라자 회담 이후 강세를 지속해 오던 엔화도 일본 경제가 고베대지진 등으로 과도하게 침체하고 있다는 국제적인 컨센서스를 바탕으로 1995년부터 다시 약세로 반전했다. 역(逆)플라자 합의다. 이러한 엔화의 장기간 약세는 동아시아 다른 국가들의 통화가치를 엔화에 대해 강세가 되게 함으로써 경상수지 악화를 초래해 마침내 1997년 동아시아 금융위기의 원인이 되었다.
 
 
  1997년과 2008년의 데자뷰
 
1997년 12월 3일 임창열 부총리 겸 재정경제원장관(중)과 미셸 캉드쉬 IMF 총재(우)는 IMF 긴급자금지원 최종 협상결과를 발표했다. 좌측 끝은 이경식 한국은행 총재.
  이처럼 과거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고 초엔저가 있었던 시기에 외화유동성 위기를 겪었다는 점을 교훈으로 만반의 대비가 필요하다. 미국 연준은 1994년 1월부터 1995년 4월까지 연방기금 금리를 2.96%에서 6.05%까지 인상했다. 당시 예고 없는 미국 금리 인상으로 인해 신흥시장국에서 자금이 유출되면서 멕시코, 아르헨티나 등 남미 국가의 외환위기를 가져왔고 마침내 1997년에는 동아시아 위기로 확산됐다. 한국도 동남아시아에서 1997년 중반 발생한 위기가 전염되어 12월에 외환위기라는 전대미문(前代未聞)의 참담한 위기를 겪었다.
 
  특히 그해에는 대선(大選)을 앞두고 전국이 정쟁 파업 시위로 대혼란이 가중되면서 위기를 자초한 면도 적지 않다. 1997년 말에는 외환보유액이 204억 달러에 불과했다. 그나마도 한국은행의 완강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외환보유액을 수익성을 높인다고 국내 은행들의 외국 지점에 예치해 운용하고 있었다. 때문에 위기 시에 사용할 수 없어 외화유동성이 부족해 꼼짝없이 외환위기를 당하고 말았다. 이런 일로 인해 국제통화기금(IMF)은 ‘사용가능 외환보유액’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웃지 못할 일도 벌어졌다.
 
  미국 연준은 다시 2004년 1월부터 2007년 7월까지 연방기금 금리를 0.98%에서 5.26%까지 인상했는데, 이때는 시장에 미리 시그널을 제공한 후 장기간에 걸쳐 완만한 인상 기조를 유지했는데도 신흥시장국의 위기는 피할 수 없었다. 한국도 미국과의 300억 달러 통화스와프로 가까스로 위기를 모면했다. 2008년 말에는 1997년과 달리 외환보유액이 2012억 달러나 되어 경제 기초 체력이 튼튼하므로 괜찮다고 하고 있었는데도 외화유동성이 부족해 미국과 통화스와프를 체결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단기외채 1490억 달러와 장기외채 중 1년 내 만기가 돌아오는 부분은 일단 유사시에는 만기연장이 안 되어 모두 상환해야 한다. 외국인 주식 채권투자자금도 대략 3분의 1 정도는 유출되므로 정상적일 경우와는 다르게 위기 시 외환소요액(RAR·Reserve at Risk)을 확보하고 있어야 한다. 그렇지 못한 가운데 엔화 대비 원화의 절상으로 경상수지 흑자마저 급감해 월간으로는 적자(赤字)로 돌아서면서 많지 않은 외환보유액을 소진했기 때문이었다.
 
 
  한국에서 돈이 빠져나갈 때
 
아베노믹스로 엔저 현상이 계속되면서 한국 수출 기업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외국의 금리변동에 따라 유출입에 영향을 받는 자본으로는 주식투자자금, 채권투자자금, 금융기관대출금 등이 있다. 금융계정 중 기타자본은 대개 은행을 중심으로 한 금융기관 대출이 대부분이다.
 
  과거 미국 금리 인상 시기의 한국 자본 유출입을 보면 한국 콜금리와 미국 연방기금 금리의 차이가 작아진 시기, 즉 미국 금리가 한국 금리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이 올라간 시기에는 채권투자와 금융기관 대출 중심으로 자금이 많이 순유출(純流出)했다. 반면 한국 콜금리와 미국 연방기금 금리의 차이가 커진 시기에는 주식자금 중심으로 순유출하는 경향이 있다. 전체적으로는 한국 콜금리와 미국 연방기금 금리의 차이가 작아진 시기, 즉 미국 금리가 한국 금리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이 올라간 시기에는 자본의 순유출이 발생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1994년과 2004년의 미국 금리 인상 시에는 미국 금리 인상으로 한국 금리와 미국 금리의 차이가 작아진 후 시차를 두고 자본유출이 일어났다. 이는 미국 금리 인상 자체보다는 미국 금리 인상으로 강(强)달러 저(低)엔이 초래되고 이는 엔화에 대한 원화의 강세를 유발해 한국 수출이나 경상수지가 타격을 받으면서 주가하락과 원화 절하가 예상되면서 자본유출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미국 금리 인상이 시작되기도 전인 2012년 중반부터 이미 자본유출이 일어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종래와 다르다. 2012년 중반부터 시작된 일본의 아베노믹스에 따른 일본의 양적 완화 통화 정책과 엔저로 인해 엔화에 대한 원화의 가치가 절상되면서 2012년부터 한국 수출이 둔화되기 시작했다. 그 결과 미국, 일본, 중국 등 다른 나라들의 주식시장은 활황을 보인 데 비해 한국의 주가는 박스권에 머물렀다. 미국 금리는 제로 수준을 지속하고 있는 데 비해 한국은 금리를 인하해 한미 간의 금리 차이가 줄어들면서 금융기관 대출과 채권투자가 감소하고 있다. 그 결과 자본유출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슈퍼 달러-超엔저 대비해야
 
  앞으로 중국 경제도 둔화되어 한국 수출 기업들의 수익이 악화되는 가운데 미국이 금리를 인상해 슈퍼 달러-초엔저 현상이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 그렇게 되면 수출 여건이 더욱 악화되면서 주식투자자금이 유출되고 기업부실 심화 우려로 금융기관 대출도 유출될 공산이 크다. 거기에 한미 간의 금리 차도 더욱 작아지면 채권투자자금도 유출되는 등 유출 폭이 전례 없이 커질 우려가 있다.
 
  가장 중요한 대책은 앞으로 2~3년간 지속될 미국 금리 인상과 그에 따른 슈퍼 달러-초엔저에 따른 외화유동성 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처하는 일이다. 지금과 같이 국제금융시장 불안정기에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하고 필요한 외화유동성 규모를 산정하고 미리미리 대비해 두는 것이 상책이다. 그 경우에는 주변 신흥시장국이 위기를 겪는 경우에도 위기가 전염되지 않고 안정을 유지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외국인 자금별 만기별 흐름에 대한 플로 프로그램, 외국인 자금 관리 프로그램을 만들어 일별 관리하면서 위기 징후 시 즉시 선제적인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항상 위기는 큰 데서 오기보다는 마지막 선에서 발생한다. 1997년 위기 시 일부 국가 은행이 대출자금을 급거 회수한 점이 직접적인 위기 도화선이 된 점을 상기해야 한다.
 

 
  韓中통화스와프, CMIM자금 동원해야 간신히 위기 모면
 
2008년 10월 30일 신재윤 기획재정부 차관보가 한미통화스와프 체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지난 9월 말 현재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3681억 달러다. 단기외채와 장기외채 중 1년 내 만기 돌아오는 외채를 합한 유동외채는 4169억 달러(9월 18일 현재)다. 여기에 외국인 주식투자자금이 유사시 3분의 1 정도 빠져나간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약 1000억 달러 정도가 부족한 상황이다. 한중통화스와프를 사용하더라도 520여억 달러가 부족하고 치앙마이 이니셔티브 다자간기구(CMIM, 한·중·일과 동남아국가연합이 외환위기 발생을 예방하기 위해 2000년 5월 체결한 역내 자금지원제도) 인출가능액 384억 달러까지 사용해야 가까스로 위기는 모면할 수 있는 수준이다. 그러나 CMIM 자금은 사용 시 국제통화기금의 조건을 이행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동남아시아국가들에 동시에 위기가 올 때 우리가 사용할 수 있을지도 불투명하다.
 
  이 밖에도 위기가 예상돼 달러가치 상승과 원화가치 하락이 예상되는 경우 자본의 해외도피가 발생하기 마련이다. 환율안정을 위한 외환시장 개입에도 일정부분 외환보유액을 사용하게 된다. 이 모든 경우를 고려하고 국제통화기금 조건 이행이 부담이 되는 CMIM 자금을 사용하지 않을 경우에 약 1000억 달러가 부족할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 한국 기업 해외 현지 법인들의 단기 현지금융도 위기 시에는 갚아야 한다. 이 금액이 정확하게 파악되지 않고 있다. 대체로 500억 달러 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것까지 감안하면, 약 1500억 달러 상당의 외화유동성이 부족한 실정이다.
 
 
  중국 경제 추락에 대비해야
 
  그러나 아직은 많지는 않아도 시간 여유가 있다. 미국 금리 인상도 완만하게 진행할 전망이고 그 파장이 일차적으로는 말레이시아, 태국,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국가들에 먼저 온 후 한국은 2차적으로 전염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남은 시간 동안 만반의 대책을 강구해 다시는 위기가 오도록 해서는 안 된다.
 
  1997년 위기는 금융기관대출금 회수, 2008년 위기는 금융기관대출금 회수와 주식투자자금 유출이 중요한 위기 원인이었다. 이번에는 기업부실 증가에 따른 금융부실을 우려한 금융기관대출금 회수, 주가하락을 우려한 주식투자자금 유출, 금리 차이에 따른 채권투자자금 유출이 동시에 발생하면서 유출 폭이 커질 수 있다. 이 점이 과거와 다른 모습이다. 미국이 한국의 친중반일(親中反日) 외교노선에 대해 불편해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할 때, 2008년처럼 위기 시 통화스와프를 제공해 줄지도 확실치 않다.
 
  우리 스스로가 완전히 심기일전 환골탈태한다는 각오로 대책을 강구하는 것이 최상의 대책이다. 구조개혁과 규제혁파를 통한 투자활성화와 금융·교육·의료·관광 등 고부가가치 서비스 산업 육성으로 중국 경제 추락에 대비하는 일이 급선무다. 점진적인 환율상승, 최소한의 금리 인상으로 기업과 금융부실을 최소화하고 주식시장 안정을 도모해 외국인투자자금이 대거 유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대외적으로는 통화스와프 확대 등 2선 외화유동성을 확충하고, 동남아 위기 전염효과 차단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국제금융은 상대가 있는 정책이다. 한국 환율 정책의 운신 폭을 넓히고 무자비한 근린 궁핍화식 일본 양적 완화 정책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이려면 우리의 입장을 이해시키기 위한 국제금융외교 강화가 선행되어야 한다. 무엇보다도 2016년 총선, 2017년 대선을 맞아서 과거 1997년처럼 사사건건 정쟁을 하고 거리투쟁을 일삼다가는 위기를 피하기 어렵다. 여야, 좌우, 노사 모두 우리의 후손들을 생각하면서 대승적 차원에서 자중하고 또 자중하면서, 다가오는 위기에 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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