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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소식

LG그룹이 ‘의인상’을 만든 이유

구인회 창업회장의 독립운동 지원이 뿌리

글 : 정혜연  월간조선 기자  hychu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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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8월 말, 비무장지대 지뢰 폭발로 부상을 당한 장병 두 명에게 LG그룹이 각 5억원의 위로금을 전달해 화제가 됐었다. LG는 이어 지난 9월 8일, 교통사고를 당한 여성을 구하려다 신호 위반 차량에 치여 숨진 고(故) 정연승 상사의 유가족에게도 1억원의 위로금을 전달했다. 이를 계기로 LG복지재단은 ‘LG 의인상(義人賞)’이라는 제도를 신설하고, 고 정 상사를 첫 번째 수여자로 지정했다.
 
  ‘LG 의인상’은 사회에 귀감이 되는 의인과 영웅들에게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그 뜻을 기리겠다는 취지에서 만든 상이다. 구본무(具本茂) LG그룹 회장은 이 상을 제정하면서 “국가와 사회 정의를 위해 희생한 의인에게 기업이 사회적 책임으로 보답한다는 취지”라고 말했다고 한다. 언뜻 보면 국내 4대 재벌인 LG그룹이 하는 한시적 사회공헌 활동의 하나인 듯하다. 하지만 의인에 대한 LG의 관심은 무려 7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것으로 알려져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LG 창업회장 구인회, 백산 안희제 선생에 1만원 건네
 
  LG그룹의 창업주인 구인회(具仁會) 회장은 1942년 7월에 뜻밖의 손님을 만난다. 당시 유림 사회에서 몇 손가락 안에 꼽혔던 사람인 ‘백산 안희제(白山 安熙濟)’ 선생이었다. 백산 선생은 ‘백산상회’를 경영하며 임시정부를 후원한 독립운동계의 거물이었다. 백산 선생은 신병 치료차 한국을 찾았는데 만주로 돌아가기 전에 거액의 독립운동 자금을 조성하라는 밀명을 받고 있었다. 백산 선생은 구인회 회장을 찾아가 임시정부의 독립운동을 위한 자금 1만원을 지원해 줄 것을 부탁했다.
 
  LG그룹 관계자는 “당시 독립운동 자금을 주고받는다는 것은 목숨을 주고받는 것이나 다를 바 없는 일이었다. 더구나 1만원이라는 자금은 구 창업회장의 처지에서도 결코 적은 돈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구 창업회장은 일제로부터 지명수배를 받던 이에게 독립자금을 지원하는 것이 어떤 의미인 줄 알고 있었지만, 위험을 무릅쓰고 1만원을 희사했다. LG그룹 관계자는 “구 창업회장은 나라를 되찾고 겨레를 살리자는 구국(救國)의 청에 힘을 보태는 것이야말로 나라를 돕는 일이라고 훗날 회고했다”고 말했다.
 
  LG그룹 측에 따르면 구 창업회장의 부친인 춘강 구재서(春崗 具再書) 공 역시 1930년 의령 출신의 독립운동가 ‘일정 구여순(一丁 具汝淳)’ 선생을 통해 상해임시정부의 김구 선생에게 5000원을 건넨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록 백산 선생은 일제 경찰에 잡혀 모진 고문을 당한 끝에 1943년 숨을 거두었지만, 백산 선생이 국내에서 모금해 중경 임시정부로 보낸 자금이 무려 20여만원이었다고 한다.
 
  독립운동가에게 자금을 대온 LG그룹 부자(父子)지간의 전통이 오늘날 ‘LG 의인상’으로 다시 태어난 셈이다. 구인회 창업회장은 훗날 인터뷰에서 “돈을 버는 것이 기업의 속성이라 하지만 물고기가 물을 떠나서는 살 수 없듯, 기업은 몸담고 있는 사회의 복리를 먼저 생각하고 나아가서는 나라의 백년대계에 보탬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오늘날의 우리 사회가 과거 일제 치하와는 다르지만, 사회 곳곳에 있는 숨은 의인 기리기에 LG그룹의 힘이 보태지고 있는 것이다. LG는 앞서 지난해 7월에는 진도 팽목항 세월호 사고 현장 지원을 마치고 복귀하던 중 소방헬기 추락 사고로 순직한 소방관 5명의 유가족에게 각 1억원씩을 전달한 바 있다. 또 지난 2013년 4월에는 바다에 뛰어든 시민을 구하려다 희생된 인천 강화경찰서 소속 고 정옥성 경감 유가족에게 5억원의 위로금과 자녀 3명의 학자금을 전액 지원키도 했다. LG그룹 관계자는 “기업의 사회적 책무에 앞장섰던 선대 회장들의 뒤를 이어 사회에 귀감이 되는 의인들에 대한 체계적 지원을 계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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