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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포커스

피케티의 《21세기 자본론》 열풍, 어떻게 볼 것인가?

글 : 이의춘  미디어펜 발행인  jungleele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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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佛경제학자 피케티, 지난 300년간의 납세자료 바탕으로 소득불평등 추세 입증했다고 주장하는
    《21세기 자본론》 출간
⊙ 소득불평등 해소 위해 全 세계 공통으로 부자들에게 세율 80%의 富者稅 부과 제안
⊙ 경제를 제로섬 게임으로 봄으로써 자료 왜곡 논란 야기하는 등 허점 많아
⊙ 계급갈등 부추기는 좌파 선동이론에 불과

李宜春
⊙ 53세. 서울대 국문과 졸업. 서강대 경제학 석사, 경희대 경제학 박사 과정 수료.
⊙ 《한국일보》 산업부장·경제부장·논설위원, 《데일리안》 편집국장 역임. 現 《미디어펜》 발행인.
날이 커지고 있는 소득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 부자들에 대한 고액 과세를 주장한 《21세기 자본론》의 저자 토머스 피케티.
  좌파 경제학자 토머스 피케티(Thomas Piketty·43) 열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피케티가 2013년 8월에 펴낸 《21세기 자본론(Capital in the Twenty-First Century)》은 지난 3월 영어로 출간되자마자 아마존에서 베스트셀러가 됐다. 700쪽의 두꺼운 책인데다, 각종 경제지표가 많이 들어 있는데도 이 책은 현재도 아마존에서 10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피케티는 이 책에서 지난 300년간 미국과 영국 등 20개국의 납세(納稅)자료를 기초로 소득불평등이 커지고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 피케티는 부자들이 돈을 버는 속도가 일반인들이 돈을 버는 속도보다 훨씬 빠르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부자들로부터 세금을 80%나 ‘징수’해 가난한 사람들의 소득향상과 복지재원(財源)으로 쓰자는 게 결론이다. 이를 위해 세계 각국이 부자들에 대한 최고소득세율(80%)을 공동으로 적용하는 글로벌 부자과세론(課稅論)을 제창했다. “만국의 정부여 부자를 때려잡자”고 선동하는 꼴이다. 21세기 마르크스인 셈이다.
 
  케인스 식(式)의 큰 정부와 정부의 시장개입을 적극 지지해 온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는 “불평등에 관한 훌륭하고 압도적인 고찰이다. 피케티가 경제담론(談論)을 바꿔놓았다”고 치켜세웠다. 크루그먼은 “피케티의 책은 21세기 들어 가장 훌륭한 책”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자유주의 시장경제 성향의 마틴 펠드스타인 하버드대 교수와 《맨큐 경제학》으로 유명한 그레고리 맨큐 하버드대 교수는 “피케티의 불평등에 관한 결론은 억측”이라며 “부자의 돈을 거의 몰수하는 피케티 식의 부자세금 징수 방안은 올바르지 않다”며 평가절하했다.
 
  한국에서도 피케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좌파(左派) 진영에서 피케티 열풍을 고조시키고 있으며, 9월 중 국내에서도 번역본이 나올 예정이다.
 
피케티는 누구인가

 
  1971년 파리 근교 클리시에서 출생한 프랑스의 젊은 사회주의 경제학자. 18세에 파리 고등사범학교(ENS)에 들어가 수학과 경제학을 전공했다. 그 후 사회과학고등연구원과 런던정치경제대학(LSE)에서 공부하며 22세에 ‘부의 재분배 문제’로 박사 학위를 따내 화제를 모았다. 미국으로 건너간 그는 93년부터 MIT 경제학부에서 2년간 조교수로 재직했다. 따분한 수학공식만 파는 MIT 생활에 싫증이 난 그는 95년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센터(CNRS) 연구원으로 돌아왔다. 현재 프랑스 사회과학고등연구원의 연구지도자 겸 파리경제대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사회당 올랑드가 대선에 출마할 때 정책자문을 했으며, 올랑드의 부자세금정책은 피케티의 구상에서 나온 것이다.
 
  美 금융위기 이후 反부자 정서와 관련
 
  미국과 한국에서 피케티가 주목을 받는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월가(街)의 탐욕과 도덕적 해이(解弛), 그리고 소득불평등 문제가 핫이슈로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월가의 금융회사 최고경영자들은 천문학적인 고액(高額) 연봉을 받았다. 복잡한 금융공학을 바탕으로 신용도가 낮은 금융파생상품을 최고등급으로 분칠해서 팔다가 미국 경제와 미국민을 휘청거리게 했다.
 
  미국인들은 2007년부터 본격화한 서브프라임(비우량 주택담보부 채권) 사태로 주택이 대거 저당 잡히거나 빼앗기는 경험을 했다. 수많은 사람이 실직(失職) 등으로 고통을 겪어 실업률이 한때 10%를 넘었다. 월가의 탐욕과 서브프라임 사태로 미국 경제가 급격한 신용경색과 대량실업, 저(低)성장으로 고통을 겪었다.
 
  서브프라임 사태에 분노한 미국민들은 2011년 “월가를 점령하라”며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들은 1% 부자 대(對) 99% 가난한 사람의 프레임으로 월가를 공격하며 소득불평등 문제를 본격 제기했다. 폴 크루그먼, 조지프 스티글리츠 등 케인스의 후예들도 미국민들의 소득불평등 문제를 심각하게 제기하며 월가의 탐욕을 규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에서도 월가 점령 시위에 영향을 받아 여의도 증권거래소 주변에서 금융회사의 탐욕을 비난하는 시위가 열리기도 했다.
 
  피케티가 한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최근 동력(動力)을 잃은 경제민주화의 불씨를 되살릴 수 있는 ‘유용한 장작’이 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피케티가 강조하는 소득불평등 문제와 조세정책 강화, 즉 부자증세(增稅) 등은 좌파와 야당 등에서 주장해 온 것과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우리 국민들은 유독 남과 비교하는 성향이 강하고 자신의 빈곤이 잘못된 정부정책과 부자들에 의해 비롯됐다고 생각하는 성향도 갖고 있다.
 
 
  경제민주화
 
미국에서 ‘월가를 점령하라’ 시위가 한창이던 2011년 10월 21일 국내 시민단체 회원들이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여의도를 점령하라’ 집회를 열었다.
  경제민주화는 한국에서 지난 수년간 최대 화두(話頭)였다. 지난 총선(總選)과 대선(大選)에서 여야(與野)는 경제민주화를 핵심 공약으로 제시했다. 야당인 민주당(새정치민주연합)은 물론이고 보수여당인 한나라당(새누리당)도 부자증세와 반(反)시장적·반기업적 규제 강화, 무상복지 등 경제민주화를 내세워 표를 모으려 했다. 경제민주화는 국민들의 계층 간 갈등을 조장했다. 성공한 부자와 대기업에 대한 배 아픔 병(病)을 활활 타오르게 했다. ‘월가를 점령하라’ 시위처럼 ‘1% 대 99%의 프레임’으로 국민들을 선동했다.
 
  박근혜(朴槿惠) 대통령도 야당 못지않았다. 취임 1년차인 지난해에는 경제민주화 공약을 정책으로 현실화하는 데 주력했다. 일감 몰아주기 과세 및 증여세(贈與稅) 강화, 금융과 산업자본의 분리 규제, 징벌적(懲罰的) 손해배상, 골목상권(商圈) 보호와 대형마트 영업규제, 동반성장 미명하의 중기 고유 업종 제도 부활, 연봉 5억원 넘는 등기임원 공개 등….
 
  하지만 반시장·반기업적 경제민주화가 되레 경제를 침체시키고, 투자를 위축시키는 등 부작용이 심각해졌다. 대기업들이 잔뜩 움츠렸다. 돈이 숨기 시작했다. 박 대통령이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나온 게 올 들어 규제 혁파 캐치프레이즈였다. 세월호 사건이 나기 직전까지 박 대통령은 가는 곳마다 “규제는 쳐부숴야 할 원수, 없애야 할 암덩어리”라고 강조했다. 규제 혁파에 적극 나서는 공무원들에겐 승진 등의 인센티브를 주겠다고 공언했다. “규제 개혁이라 쓰고 일자리 창출이라 읽는다”는 등식도 널리 알렸다. 하지만 세월호 대참사가 이 같은 규제 혁파 동력을 앗아갔다.
 
  피케티 주장의 핵심은 자본수익률이 경제성장률보다 높아 자본가는 항상 더 높은 소득을 갖게 된다는 점이다. 자본가가 일반 서민들보다 소득을 더 많이 가져가기 때문에 부자와 가난한 사람 간의 소득불평등은 계속 커진다는 것이다.
 
  소득불평등 문제를 어떻게 해소할 것인가? 피케티는 세금을 통해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면 된다고 주장한다. 상위(上位) 1% 부자들에 대해 최고 80%의 세율을 왕창 매겨서 서민들의 복지와 일자리 창출 등에 써야 한다는 논리다. 부자들이 100원을 벌면 이 중 80원을 세금으로 내게끔 하자는 것이다. 이것은 사실상 부자들의 소득을 강탈하자는 것과 다를 게 없다.
 
  80% 중(重)과세는 부자들에게 조국을 떠나라고 부추기는 셈이다. 그가 제시한 부자증세 방안은 프랑스 사회당 올랑드 대통령이 대선 공약으로도 제시했다. 올랑드의 사회당은 연간 100만 유로 이상 버는 부자들에게 75%의 최고소득세를 과세하겠다고 공약했다.
 
  무거운 세금에 질린 프랑스 부자들은 조국을 등지기 시작했다. 아르노 루이뷔통 회장과 국민배우 제라르 드파르디외가 벨기에로 국적(國籍)을 옮겼다. 올랑드의 세금폭탄 과세법은 위헌(違憲) 판결까지 받았다. 그는 뒤늦게 감세(減稅) 방안을 내놓는 등 민심을 되돌리기 위해 부심했다. 하지만 프랑스 사회당은 지난 3월 지방선거에서 참패(慘敗)했다. 과도한 분배정책과 부자 돈 빼앗기 식 세금폭탄 정책에 대해 프랑스 국민들이 표로 심판한 것이다.
 
  피케티도 앞에서 말한 것처럼 부자들이 높은 세금을 피해 다른 나라로 국적을 옮기면 부자들에 대한 최고세율 적용이 실효성을 거두지 못한다는 것을 잘 안다. 그래서 그는 이 최고세율 적용정책을 전(全) 세계 국가가 동시에 실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조지 오웰의 《1984년》에서 나오는 것 같은 ‘빅 브라더(big brother)’나 단일세계정부가 있지 않은 상황에서 ‘부자 수퍼과세법’은 몽상에 불과하다.
 
 
  소득불평등은 없앨 수 없어
 
국내에서도 피케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 6월 23일 자유경제원이 개최한 ‘피케티 열풍에 자유주의가 답하다’ 세미나.
  피케티의 최대 문제점은 소득평등이 정책목표가 될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소득불평등 지표는 국민들 간의 상대적인 소득관계를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절대적인 소득수준 변화와는 무관하다. 상대적 소득격차는 인류가 생존하는 한 항상 있을 수밖에 없다.
 
  100년 전에 비해 세계 인구의 절대소득은 급격히 증가했다. 유엔자료에 따르면 하루에 1달러로 사는 절대 빈곤층 비율은 1990년에 비해 2013년에는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평균수명도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자본주의가 1800년대 이후 본격적으로 작동하면서 인류는 번영과 풍요, 장수(長壽)를 누리고 있는 것이다.
 
  자본주의가 가져온 번영과 풍요, 장수를 고려하면, 소득불평등 문제보다 절대소득 증가에 관심을 쏟는 게 타당하다. 상대소득 문제는 경제가 아무리 발전해도 해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건희 삼성 회장은 스마트폰 등으로 세계 시장을 석권하면서 재산이 수조원으로 불었다. 삼성전자 임직원도 과거 10년 전, 20년 전, 30년 전에 비해 많은 돈을 벌었다. 공무원, 직장인들 역시 산업화 과정을 거치면서 고소득자가 됐다. 상대적인 소득격차도 커지고 있다. 이것은 경제가 커지면서 어쩔 수 없는 현상이다. 자본주의 시장경제 자체가 결과의 불평등을 통해 동기를 유발시키기 때문이다.
 
  정부가 진정으로 관심을 가져야 할 분야는 빈곤 해결이다. 빈곤 타파 정책은 사회적 약자(弱者)와 하층민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쉽다. 반면 소득평준화 정책은 모든 국민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정책효과도 낮다. 소득평준화 정책은 사회주의와 공산주의 국가가 지난 수십 년간 실험했지만, 참혹한 실패로 끝났다. 옛 소련과 동유럽 국가들이 몽상적인 마르크스 정책을 폈다가 대재앙을 초래했다. 그들 국가들은 이제 평등을 버리고 차별화와 불평등의 시장경제로 돌아섰다.
 
  소득불평등 문제는 방치해선 안 된다. 그렇다고 해서 부자들의 소득에 대해 무거운 세금을 매겨서 몰수하는 것은 국가 경제를 망치는 것이다. 바람직한 소득불평등 해소책은 마틴 펠드스타인 교수가 강조했듯이 빈곤층과 사회적 약자에 대한 맞춤형 교육과 기술훈련을 통해 소득을 향상시켜 주는 것이다. 지속적인 경제성장이 이뤄져야 소득불평등도 해소된다.
 
 
  경제는 포지티브 게임이다
 
  피케티가 범한 치명적 오류는 경제를 제로섬(zero-sum) 게임으로 본 데 있다. 피케티는 지난 300년간 납세자료를 이용해 소득불평등이 심화했다고 결론을 내는 과정에서 성장이 없는 상황을 가정했다. 이것은 자료 왜곡 문제를 야기했다. 한 계층의 소득 증가가 다른 계층의 희생에 의해서 이루어진 것으로 간주한 것이다.
 
  특정 계층의 소득점유율이 높아지고, 상대적으로 다른 계층의 점유율이 하락했다고 해도 경제성장이 이루어질 경우에는 모든 계층의 삶의 질은 더 높아진다. 성장이 견실하게 이뤄지면 소득점유율이 하락한 계층의 삶의 질도 향상되는 것이다.
 
  경제는 한쪽이 다른 쪽의 것을 빼앗아오는 제로섬이 아니다. 모든 계층의 삶과 소득이 증가할 수 있는 포지티브 게임인 것이다. 다른 계층의 희생이 없어도 전체 계층의 절대적 소득의 크기는 동시에 증가할 수 있다. 지난 300년간 파이가 100개에서 1000개로 늘었다고 가정하자. 피케티 식의 제로섬 시각으로 보면 증가분 900개는 무시된 채 동일한 100개만을 가지고 각 계층이 나눠 먹은 것으로 간주되는 셈이다. 아이팟·아이폰·아이패드 등으로 인류의 삶을 혁신적으로 바꾼 스티브 잡스의 유산(遺産)은 8조원가량 된다. 잡스가 벌어들인 천문학적 재산은 다른 계층의 소득을 착취한 것이 아니다. 부단한 혁신을 통해 인류의 삶을 바꾸고, 새로운 경제영역을 창조한 데 따른 결실이다.
 
  피케티의 또 다른 문제점은 상위 1% 지표를 해석하는 데 있다. 피케티는 300년간 연도별 상위 1%가 전체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증가하면서 소득불평등이 심화됐다고 주장했다. 이는 잘못된 해석이다. 동일한 사람이 매년 상위 1%에 속하고, 그들이 차지하는 소득 비중도 높아지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계열(時系列) 자료로 특성을 이야기하는 것은 무리가 따른다. 2000년에 상위 1% 계층에 속한 사람이 2001년엔 상황의 변화에 따라 하위 1%에 속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보다 바람직한 것은 상위 1% 지표를 사용하는 것보다 이들 계층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소득변화가 어떻게 일어나는가를 파악하는 동적(動的) 지표를 제시하는 것이다.
 
 
  富者는 고정적인 게 아니다
 
  피케티는 연간 소득이 유동적인 점도 간과했다. 피케티의 상위 1%가 전체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그 사람의 조사시점의 소득을 기반으로 한 것이다. 하지만 한 사람의 일생 동안의 소득은 연령별로 큰 차이를 갖는다. 청년 시절엔 소득이 적다가 중장년에 접어들면서 소득이 높아지는 게 상례(常例)다. 은퇴 후엔 일정 소득이 없어지면서 다시 소득이 낮아진다. 이를 감안하면 피케티처럼 한 시점의 소득자료만 가지고 상위 1%의 소득비중을 추정하는 것은 올바른 지표가 될 수 없다.
 
  사업 소득자의 경우 이를 확연히 알 수 있다. 스티브 잡스의 소득은 조사시점에 따라 젊은 시절 인도 등을 여행할 때에는 빈곤층이었지만, 아이폰 등으로 세계 전자 및 IT 시장을 장악했을 때는 세계적인 거부(巨富)가 되었다.
 
  기업가 정신을 배제한 것도 빼놓을 수 없다. 자본수익률은 외부요인에 의해 결정되는데 피케티는 이를 무시했다. 즉 자본만 있으면 성장한다는 논리는 주류 경제학에서 말하는 산출량(Q)은 투입요소인 자본(K)과 노동(L)을 결합한 것이라는 개념에서 비롯됐다. 하지만 제2차 세계대전 후 후진국 가운데서 한국만 유독 경제성장에 성공해서 선진국 대열에 진입한 것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이는 자본의 문제보다 기업가 정신과 기업조직, 정치의 경제화 등 다른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조세정책을 통해 소득불평등을 해소해야 한다는 피케티의 주장 속에는 사회주의 이데올로기가 강하게 녹아 있다. 피케티는 “자본과세의 주된 목적은 정부재정을 충당하기 위한 것이 아니고 자본주의를 규제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한다.
 
  피케티는 세습자본주의 문제점을 지적한다. 이대로 가면 자본가들과 서민들 간의 소득격차가 더욱 커진다며 자본과 소득이 세습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부자들로부터 80%의 세금을 걷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80%의 세율을 적용하면 자본상속이 거의 힘들어진다. 한국에서도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시절 경영권 승계 시 상속 증여세율을 65%로 가혹하게 올렸다. 이는 OECD 국가의 평균 상속세율에 비해 2배나 높다.
 
  대기업의 경우 일반 증여 및 상속세율은 50%를 적용하고 있다. 하지만 자식들에게 경영권을 물려줄 경우 경영권 프리미엄이란 특별세율(30%)이 가산된다. 이를 합산하면 삼성 이건희 회장이나 현대차 정몽구 회장이 각각 이재용 부회장, 정의선 부회장에게 경영권을 승계할 경우 65%의 상속증여세를 내야 한다. 이는 가업(家業)을 이어가지 못하게 하는 징벌적 상속세나 다름없다.
 
  이러면 어느 기업인이 열심히 기업을 하겠는가? 증오와 질투의 부자세금폭탄은 기업인들의 경영의욕과 기업가 정신을 빼앗아가 버릴 것이다. 기업인의 열정과 도전이 사라지면 나라 경제는 어떻게 될 것인가? 누가 투자하고, 일자리를 창출하려고 분투할 것인가?
 
 
  한국 기업·부자들은 이미 세금 충분히 내고 있어
 
  독일 등 외국은 대기업에 대한 상속증여세율이 더 낮다. 한국은 거꾸로다. 독일은 대기업일수록 국가 경제에 더 기여한다는 점에서 경영권 승계 시 대기업 오너에 대해 세금 부담을 줄여 주고 있다. 한국에서는 그런 조치를 취하면 대기업 오너의 상속세를 낮춰준다고 좌파와 야당에서 난리를 칠 것이다. “삼성 공화국, 현대차 공화국을 만들 것이냐”며 시위를 벌일 것이다.
 
  한국도 소득양극화, 불평등 문제가 최대 이슈가 되고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야당에선 경제민주화를 통해 소득불평등과 양극화(兩極化)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의 불평등 수준은 미국보다는 양호하다. 사회민주주의 정부가 많은 유럽보다는 조금 나쁜 수준이지만…. 세계 전체적으로 보면 한국의 불평등 수준은 중간 정도에 해당한다.
 
  한국의 세금정책은 피케티의 주장이 무색할 정도로 상위계층이 높은 부담을 하고 있다. 소득세는 상위 10%가 전체 소득세수의 68%를 내고 있다. 법인세도 상위 1% 대기업이 전체 법인세수의 86%를, 상위 10% 기업이 법인세수의 97%를 부담하고 있다. 한국은 현재의 세율로도 부자와 대기업들의 소득세와 법인세의 대부분을 부담하고 있다.
 
  피케티의 이론은 가난한 사람과 서민들의 배 아픔 병과 계급갈등을 부추기는 선동이론이다. 피케티의 주장은 반기업·반시장적인 경제민주화의 수렁에 빠져 저성장과 투자 부진, 일자리 부진, 제조업의 해외탈출 가속화 등 사중고(四重苦)를 겪고 있는 한국 경제에 더욱 나쁜 영향을 미칠 것이다.
 
  피케티 경제이론이 좌파의 경제민주화와 만나 불씨를 키운다면 한국 경제는 미래가 없다. 가뜩이나 바닥을 기는 낮은 성장률은 더욱 치명타를 입을 것이다. 기업가 정신도 위축될 것이다. 젊은이들의 일자리는 더욱 감소할 것이다. 좌파들은 피케티 책이 9월에 번역되는 것을 기점으로 다시금 국민들의 반기업, 반부자 정서를 부추길 것이다. 그 같은 선동이 어떤 악영향을 미칠지는 국민들이 현명하게 판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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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영훈    (2014-09-01) 찬성 : 91   반대 : 109
현재의 양극화 현상에 대한 비판을 계급갈등을 부추기는 선동이라고 하는 것은 부적절 하다. 피케티 이론의 진면모를 그대로 받아들이고 현 경제의 편중현상에 대한 논의를 하는 것이 정도일 것이다

20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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