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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정보

‘신한 사태’ 잠재우고 ‘따뜻한 금융’ 내세운 韓東禹 회장의 신한금융그룹

고객의 입장에서 만든 금융상품을 팔자

글 : 정혜연  월간조선 기자  hychu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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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동우(韓東禹) 신한금융그룹 회장의 선택은 이번에도 ‘따뜻한 금융’이었다. 신한금융그룹이 경영 핵심 키워드로 ‘미래를 함께하는 따뜻한 금융’을 선포했다. ‘따뜻한 금융’이란 한동우 회장이 지난 2011년 3월에 그룹 회장에 취임했을 때부터 줄곧 얘기해 온 가치다. 라응찬(羅應澯) 전(前) 신한금융지주회사 회장과 신상훈(申相勳) 전 신한은행장의 권력다툼으로 만신창이가 된 신한금융의 새 수장이 된 한 회장은 지난해 12월 연임에 성공했다. 오는 3월 말 주총이 끝나면, 한동우 회장의 공식적인 2기 체제가 시작된다.
 
  사실 한동우 회장과 신한의 인연은 길고도 질기다. 지난 1982년 신한은행 설립 멤버로 참여한 그는 신한은행에서 인사부장·종합기획부장을 지내며 승승장구했다. 나이가 비슷했던 신상훈 전 사장, 홍성균(洪性均) 전 신한카드 부회장, 이동걸(李東杰) 전 신한금융투자 부회장과 함께 신한금융의 차세대 그룹으로 꼽혔고, 이들 중 가장 먼저 임원에 승진했다. 하지만 김대중(金大中) 정부 시절에 신상훈 전 행장과의 경쟁에서 밀려나 지난 2000년대 초반에 계열사로 물러났다. 지난 2009년 신한생명 부회장을 끝으로 신한과의 모든 인연이 끝난 줄로만 알았던 그가 때 아닌 경영진 간의 마찰로 그룹 수장으로 우뚝 선 것이다. 지난 2년여 동안 그가 9회말 ‘구원투수’였다면, 이번 한동우 2기는 명실공히 그가 신한금융의 새로운 아이콘이 된다는 뜻이다. 그런 그가 기치로 내건 것이 ‘따뜻한 금융’이다. 한동우 회장이 말하는 ‘따뜻한 금융’이란 금융의 본업으로 돌아가자는 뜻이라고 한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금융 회사의 본업은 금융을 통해 고객들과 소통하고, 함께 성장해 나가는 것이다. 금융회사가 자신들만 배불리고자 고객들에게 불완전한 상품을 판매하는 등 공급자 위주의 사고를 하는 것을 지양하자는 뜻”이라며 “시대적 흐름에 맞는 금융 상품을 만들어 고객의 목표를 달성하게 하고, 고객이 맡긴 자금을 잘 운용해서 불려 주는 금융의 본업으로 돌아가자는 것이 한 회장의 경영철학이자 신한금융의 미션”이라고 설명했다.
 
  사실 ‘따뜻한 금융’이라는 것은 듣기 좋기는 하지만, 실체는 없어 보이는 단어다. 또 금융이 따뜻하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들리기도 한다. 하지만 한동우 회장은 이를 구체적으로 실행하고자 지난 2011년 9월부터 ‘따뜻한 금융추진위원회’와 ‘따뜻한 금융추진위원단’을 발족시켰다. ‘위원회’는 금융지주와 8개 그룹사 부사장 등 총 9명의 임원이, ‘위원단’은 고객들과 실질적으로 맞닿아 있는 유관부서 실무진을 주축으로 꾸려졌다. 그리고 이들은 ‘한동우 2기 체제’를 맞아 부서를 보완할 예정이다.
 
 
  소비자 보호지수 만들어
 
  신한은행 측에 따르면 이들 위원회, 위원단은 나름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신한은행은 첫 번째 성과로 은행이 자체적으로 만든 ‘소비자 보호지수’를 꼽는다. 이는 신한은행의 각 영업점이 고객들에게 금융 상품을 판매하면서 소비자를 보호할 수 있는 모니터링을 충분히 했는지 여부와 불완전상품을 판매한 것은 아닌지를 업장별로 평가하는 시스템이다. 또 신한은행 측은 ‘따뜻한 금융’의 일환으로 신한은행과 장기 거래한 고객 중에서 현재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고객 2600여 명에게 대출만기 연장, 대출금 분할상환 유예 등 233억원을 지원했다. 신한카드에서 시각장애인 전용 점자카드를 만들고, 신한금융투자에서는 ‘고객 패널단’을 모집해 상품을 철저히 모니터링하는 제도를 도입하기도 했다.
 
  신한은행 관계자의 설명이다.
 
  “금융회사들이 공급자 측면에서 상품을 개발하는 경향이 있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은행 창구에서 듣기 좋은 말로 노인들에게 30년 만기형 주식형 펀드를 가입시키는 것 등은 불법이 아니지만 명백히 잘못됐다는 것을 누구나 공감할 겁니다. 신한금융은 단순히 은행 매출을 올려 수익을 극대화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에게 제대로 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그런 면에서 감동을 받은 고객이 신한금융과의 거래를 늘리고, 이를 통해 신한의 수익이 올라가는 선순환구조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세상을 이롭게 한다는 것이 궁극적인 지향점입니다.”
 
 
  리스크 위험이 업계 최저
 
  한동우 회장 2기 체제를 목전에 두고 있는 신한금융은 경영지표에서도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신한금융그룹은 지난해 영업이익 8조243억원, 순익 1조9028억원을 기록했다. 한동우 회장이 취임한 첫해인 지난 2011년에 3조1000억원, 2012년에는 2조3220억원의 순익을 기록했다. 신한보다 몸집이 큰 KB금융지주는 지난해 1조2830억원, 하나금융은 1조200억원, 우리금융은 2892억원의 수익을 내는 데 그쳤다.
 
  신한금융그룹에 이익을 가져다주는 곳은 신한은행뿐이 아니다. 신한은행이 전체 순익의 62%, 신한카드 27%, 신한캐피탈 8% 등 회사에 이익을 가져다주는 곳이 비교적 넓게 분포돼 있다. 신한금융지주의 자산은 지난 2011년 351조원에서 367조원(2012년), 371조원(2013년)으로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신한금융이 자랑으로 생각하는 것은 ‘자산건전성’ 부문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그룹의 경영상태는 수익성, 성장성, 주가(株價) 등을 총제적으로 고려돼 결정되지만, 신한의 가장 큰 장점은 그룹의 ‘자산건전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라며 “이는 신한이 리스크를 잘 통제해서 이뤄낸 결과물”이라고 설명했다. 금융회사의 ‘자산건전성’의 척도 중 하나는 ‘고정이하여신비율’이라는 것이다.
 
  신한금융 관계자의 설명이다.
 
  “금융회사의 여신은 현재 상태에서 정상, 요주의,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의 5단계로 나눠집니다. ‘정상’이란 신용상태가 양호한 거래처에 대한 대출금이고, ‘요주의’는 연체기간이 3개월 미만으로 현재는 원리금 회수에 문제가 없지만 앞으로 신용상태가 악화될 가능성이 있으니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고정’은 연체기간이 3개월 이상으로 대출받은 곳의 신용상태가 악화돼 상당한 위험이 생긴 것으로 판단되는 대출금과 회수의문 등이 생기는 예상금액입니다. ‘회수의문’은 채권 회수가 심각한 곳이죠. 결국 ‘고정’ 등급 이하는 은행이 회수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 부실채권입니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이 높다는 것은 금융회사가 그만큼 부실채권을 많이 갖고 있다는 것으로 평가됩니다.”
 
 
  4大 금융그룹中 株價 가장 안정적
 
  신한금융의 지난 2013년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전년보다 0.08% 줄어든 1.26%다. 금융그룹 중 최저 수준이다. 게다가 이 잠정적인 부실채권으로 분류되는 고정이하여신을 커버할 수 있는 ‘커버리지비율’은 163.5%에 달한다. KB금융이 125.5%, 우리금융은 89%에 불과하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고정이하여신비율이 낮다는 것은 그동안 신한이 끊임없이 리스크를 관리해서 부실 규모를 최소화해 온 결과이고, 고정이하여신에 대한 커버리지비율이 높은 것은 보수적으로 충당금을 많이 쌓아 온 것에 대한 결과로 금융사로서 리스크를 잘 통제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이런 눈에 띄는 실적은 그룹의 주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한동우 회장의 취임 당시인 지난 3월 5일(종가기준) 4만3600원을 기록했던 주가는 지난 3월 12일 4만4200원을 기록했다. 주가가 별로 오르지 않은 것 같아 보이지만, 같은 기간 동안 KB국민지주의 주가는 5만700원에서 3만7150원으로 하락했다. 신한금융 측은 한 회장의 취임 이후 신한이 가장 주가 방어에 성공적이었다고 자평한다.
 
  신한금융지주 관계자는 “지난 2013년 주가상승률은 신한 15.7%, 하나 15.6%, 우리 8.1%, KB 5.5%였다”며 “지난 2011년 이후 금융주의 주가가 상승하지 못하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신한금융은 5년 연속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면서 4대 금융그룹 중에서 가장 안정적인 주가를 기록하고 있다”며 “신한이 다른 금융사와 달리 비은행 부문의 이익이 계속 확대되고 있어서 향후 신한금융의 주가에 이 같은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통한 경영이 반영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신한금융그룹의 은행 의존도는 금융그룹 중에서 가장 낮은 편이다. 신한카드는 업계 1위로 그룹의 비(非)은행 부문의 확실한 캐시카우 역할을 담당하고 있고, 보험과 증권, 자산운용 역시 신한금융 매출의 한 축을 떠받들고 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신한의 다양한 포트폴리오 구성은 비록 은행의 수익성이 악화되더라도, 비은행 금융 부문에서 이를 만회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때문에 매년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원투수’에서 본격적인 신한금융의 얼굴이 될 한동우 신한금융회장의 2기가 이제 막 출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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