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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

‘세금 폭탄’으로 변해 버린 직장인 연말정산 내역서

부양가족 늘리고, 연금보험 들고, 현금영수증 챙기는 게 최선

글 : 정혜연  월간조선 기자  hychu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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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기업에 다니는 김도형(39)씨는 지난 2월 말, 연말 세금정산으로 총 380만원을 토해 냈다. 급여 8000만원, 상여금 1300만원 등 1억원가량의 소득을 올린 그는 전업주부와 1녀를 뒀다. 그는 딸이 만 4세로 추가 공제가 되는 대상인 데다가, 지난해 아파트 이사 등으로 신용카드 사용액이 5000만원가량 되다 보니 내심 세금환급을 기대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추가 세금을 내게 됐다. 그는 신용카드 대신에 모든 지출을 현금으로 해야할지, 연금저축을 추가로 들어야 할지 고민 중이다. 그는 지난 2012년에도 총 460만원을 토해 냈다. 김씨는 “회사에서 연초에 지급하는 인센티브는 더 이상 내 돈이 아니라 국세청으로 들어가야 할 돈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렇게 되자 금융기관들은 연말정산 때 돌려받거나 절세(節稅)할 수 있는 각종 상품을 속속 출시하고 있다.
 
  지난 3월 4일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 2012년 연말정산 결과 990만명이 세금을 환급받았고, 355만명이 세금을 토해 냈다. 국세청의 <2013 국세통계연보>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근로소득자는 1577만명. 직장인 4명 중 한 명이 세금을 추가로 낸 것이다. 직장인 대다수가 지출을 줄여서일까, 아니면 세법상에 변화가 있었던 것일까. ‘13월의 보너스’가 ‘세금 폭탄’으로 변한 이유를 ‘오킴스세무회계’와 함께 꼼꼼히 분석했다.
 
 
  매달 덜 낸 세금이 연말 세금 폭탄으로 되돌아와
 
  ‘오킴스세무회계’ 관계자는 지난 2012년, 2013년에 많은 직장인이 돈을 토해 낸 이유를 ‘간이세액조견표 변경’으로 분석했다. ‘간이세액조견표’는 직장인들의 연말정산 때 가장 기본이 되는 세율표다. 소득세법 제129조 제3항에 따르면, 원천징수의무자(회사)는 근로자에게 매월 급여를 지급할 때 원천징수하는 세액을 급여 수준이나 가족 숫자로 정해 세금을 떼 간다. 이 조견표에 따라 매달 낸 세금의 합계액이 많으면 연말정산 때 돌려받고, 세금 합계가 적으면 연말정산 때 도로 토해 낸다. 원래는 소득 구간에 따라 8~35%를 매달 세금에서 제하고 직장인 통장에 월급을 꽂았다.
 
  그런데 기획재정부(이하 기재부)가 지난 2012년 9월에 이 조견표의 구간을 바꾸었다. 기재부는 당초 8~35%인 소득세 구간을 6~38%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이렇게 간이세액표를 조정하면, 당초보다 10% 정도 세금이 줄어드는 효과가 나타난다는 것이 기재부의 설명이다. 결국 직장인들이 매달 내는 세금이 줄었던 것이다.
 
  국세청이 내놓은 ‘연도별 근로소득 간이세액표’를 자세히 보자. 월급이 500만원인 2인 가구는 지난 2011년 매달 35만5650원의 세금을 냈다. 2012년 9월에 간이세액표가 변경되면서 지난 2012년과 2013년에는 매달 33만940원의 세금을 냈다.
 
  역시 월급이 500만원인 4인 가구의 경우 지난 2011년에는 매달 26만9290원의 세금을 냈는데, 그 후론 세금이 24만820원(2012년과 2013년)이 됐다. 월급 500만원(연봉 인상률 0%로 가정)인 4인 가족 가장의 시각에서는 매달 월급이 2만8470원이 오른 것처럼 느껴졌지만, 실제로는 내야 하는 세금을 그만큼 덜 낸 셈이다.
 
  기재부는 이렇게 변경한 이유를 ‘경제활력 제고대책’ 차원에서라고 밝혔다. 쉽게 말해 세율 구간을 조정해 직장인에게 몇만 원을 더 주면, 직장인들이 그 돈을 소비해 내수가 늘어날 것이라는 셈법이다. 기재부는 이를 빙 돌려서 좀 더 우아하게 표현했다. ‘많이 걷고 많이 돌려주던’ 방식에서 ‘적게 걷고 적게 돌려주는’ 방식으로 간이세액표를 개정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매달 세금을 덜 뗐다고 해서 그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되는 것이 아니라, 결과는 연말정산 때 도로 세금을 뱉는 것으로 되돌아온 것이 대다수 직장인들의 현실이다.
 
  일부에서는 경제 관료들의 이런 ‘꼼수’를 두고 ‘조삼모사(朝三暮四)’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원숭이에게 ‘아침에 3개, 저녁에 4개’를 주던 도토리를 ‘아침에 4개, 저녁에 3개’를 줘서 달랜 것과 별반 다를 것이 없다는 얘기다. 기재부의 이런 세율 변동으로 직장인들의 씀씀이가 얼마나 커졌는지에 대해서는 알 길이 없다.
 
  하지만 조세연구원 관계자는 “원래는 매달 적정 수준을 떼서 연말정산도 0원에 근접하는 것이 최적의 과세”라고 말한다. 그의 얘기다.
 
  “정부가 자금을 운용할 때는 과거처럼 많이 걷고, 많이 돌려주는 것이 유리할 수 있습니다. 먼저 걷어 놓은 세금에 대해 이자가 붙을 것이고, 나중에 돌려줄 때는 그 이자분을 계산해서 함께 돌려주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정부가 간이세액조견표를 하향 조정한 것은 수고스러운 일이기는 합니다. 하지만 그 결과로 직장인들이 매달 지출이 일부라도 늘었는데, 연말에 또 세금을 토해 내야 하는 상황이라면 혼란이 야기될 수 있습니다. 원칙은 미리 세금을 내고, 나중에 돌려받을 것도 없는 제로에 근접하는 것입니다.”
 
 
  대학생 자녀는 세금 공제 대상 부양가족 아냐
 
  간이세액표 조정은 소득세법 시행령 개정 사항이다. 국회를 거치지 않고 국무회의 의결만으로 바꿀 수 있다. 지난 2012년에 이어 지난 2013년에도 연말정산 때 세금을 토해 내는 직장인들이 늘어나자, 기재부는 현재 세액표 조정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근로소득원천징수영수증을 자세히 살펴보자.
 
  우선 직장인들의 급여와 상여를 합한 것이 총급여다. 정부는 총급여에서 근로소득을 일부 공제해 준다. 근로소득세율은 자동적으로 적용된다. 총급여가 500만원 이하인 사람은 총급여액의 80%를 공제해 주고, 4500만원이 넘는 사람은 1275만원에다가, 총급여에서 4500만원을 뺀 금액의 5%를 합해서 우선 제해 준다. 결국 총급여에서 나라에서 정한 근로소득공제 금액을 제한 부분이 ‘근로소득금액’이다. 연말정산 때 돈을 돌려받느냐, 돈을 토해 내느냐는 바로 이 ‘근로소득금액’에서 얼마나 많이 비용을 제하느냐에 달려 있다. 이 공제에는 기본공제와 추가공제, 연금보험료공제, 특별공제 항목이 있다.
 
  기본공제는 ‘사람’에 대해서 세금을 면제해 주는 공제다. 우선 근로자 본인에 대해 150만원을 빼 준다. 또 맞벌이가 아닐 경우에는 배우자, 부양가족(자녀 및 직계존속 가족)을 기본공제 대상에 넣을 수 있다. 지난 2008년까지는 본인 등 기본공제를 100만원 해 줬는데, 지난 2009년부터 1인당 150만원을 해 주기 시작했다. 기재부는 당시 “부양가족이 많은 사람에게 유리할 수 있도록 기본공제액을 100만원에서 15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기본공제에서 본인과 배우자(소득없는), 자녀가 들어간다. 이외에 부양가족으로 본인의 부모, 배우자의 부모를 포함시킬 수 있다. 단 이 부양가족의 연간 소득이 100만원 이하여야 한다.
 
  직장인 김모씨는 시골에 계신 무직 아버지를 부양가족으로 신고했다가, 지난해에 ‘부당공제로 인한 세금 추징’ 안내문을 받았다. 매년 아버지를 등재시켰던 김씨로서는 당황스러웠다. 이유는 무직인 아버지가 지난해 시골 땅을 팔아서 양도소득 500만원이 있었기 때문이다. 국세청에서 말하는 소득금액 합계액 100만원 이하는 근로소득뿐 아니라, 퇴직소득, 양도소득 등이 모두 포함된다.
 
  부양가족에는 자녀와 부모 이외에 형제·자매가 포함된다. 그런데 자녀의 경우에는 만 20세 이하인 경우에만 부양가족으로 등록할 수 있다. 자녀가 대학생이라서 소득이 없다고 하더라도, 만 20세가 넘으면 국세청에서 보는 세금공제 대상 부양가족이 아니다. 또 형제·자매의 경우에는 만 60세가 넘어야만 부양가족이 될 수 있다. 서울지방세무사회에서 지난 2004년에 내놓은 연말정산실무를 보면, 직계존속 부양가족이 남자는 만 60세 이상, 여자는 만 55세 이상으로 돼 있었다. 그런데 지난 2009년에 남·여 모두 만 60세 이상으로 통일했다. 직장인의 입장에서는 연간 소득이 연 100만원 이하인 만 57세의 어머니의 경우, 과거에는 부양가족에 포함시킬 수 있었지만 이제는 ‘나이 제한’에 걸려서 향후 3년 동안 부양가족으로 포함시킬 수 없는 셈이다. 또 형수, 제수, 며느리는 부양가족 공제 대상이 아니다. 하지만 직장인들은 ‘사람’이 베이스로 돼 있는 기본공제에 한 명이라도 더 올리려고 열을 올린다. ‘사람 공제’가 연말정산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해서다. 세무사 사무실에는 소득이 없는 아버지에게 월 30만원의 용돈을 드린 두 아들이 연말에 서로 부양가족으로 아버지를 올리겠다고 상담하는 사례가 종종 있다고 한다.
 
 
  지난해 ‘싱글맘’·‘싱글대디’ 위한 세액공제 신설
 
  일단 ‘사람’에 대한 기본공제가 정리되고 나면, 이들 기본공제 대상자들 중에서 ‘추가공제’를 받을 사람을 다시 정해야 한다. 부양가족 중에서 만 70세가 넘는 부모 혹은 배우자의 부모는 경로우대를 받을 수 있고, 기본공제 대상자 중 장애인이 있다면 장애공제, 부녀자공제, 6세 이하 아동에 대해서는 추가공제를 받을 수 있다. 최근에 신설된 것은 ‘다자녀 추가공제’와 ‘한부모가족공제’다.
 
  그런데 이 중에서 ‘경로우대공제’는 말이 많은 항목 중 하나다. 현재 직장인이 연말정산에서 만 70세 이상의 가족을 부양할 경우 100만원의 추가공제를 받게 된다. 직장인이 만 70세가 넘는 양가 부모를 부양가족으로 등재한다고 하면, 부양가족 1인당 150만원씩 총 600만원, 또 경로우대 추가공제로 1인당 100만원씩 400만원 등 총 1000만원이 공제되는 셈이다.
 
  원래 ‘경로우대’ 공제는 지난 2008년까지 만 65~69세는 1인당 100만원, 만 70세 이상은 1인당 150만원을 공제해 줬다. 그런데 지난 2009년에 개정이 되어서 제한 연령이 만 65세에서 70세 이상으로 높아졌고, 공제액은 15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줄어들었다. 고령화사회로 진입하면서 급격히 진행되는 세수(稅收)부족 현상을 막겠다는 취지다.
 
  그런데 ‘경로우대’ 추가공제를 없애야 한다는 얘기도 솔솔 흘러나오고 있다. 지난 2월 17일, 기획재정위원회에서는 ‘저출산·고령화 대책을 위한 조세개혁방안’이 논의됐다. 이 자리에서 한 위원은 고령화사회에 맞춰 경로우대공제에 대한 재논의를 주장했다.
 
  2명 이상의 자녀를 둔 직장인에 대한 ‘다자녀추가공제’는 지난 2007년부터 도입됐다. 자녀 2인은 50만원, 자녀 3인은 100만원을 추가로 공제해 주는 것이다. 지난 2010년에 세법이 다시 개정되면서, 다자녀추가공제는 자녀 2인은 100만원, 자녀 3인은 200만원으로 각각 확대됐다.
 
  ‘한부모가족’은 지난해 처음으로 신설됐다. 배우자가 없고 20세 이하의 자녀가 있는 이른바 ‘싱글맘’이나 ‘싱글대디’에게 추가로 100만원을 공제해 주는 것이다. 하지만 ‘오킴스세무회계’ 관계자는 “한부모가족으로 추가공제를 신청하는 경우는 거의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신용카드로 인한 공제는 3년에 한 번 꼴로 줄어들어
 
  대다수의 직장인들이 연말정산 때 돈을 돌려받을 것으로 기대하는 이유는 본인들이 신용카드, 현금 지출 등으로 돈을 많이 썼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지난 2004년 신용카드 등 소득공제를 보면 총급여액의 10%를 초과하는 금액 중 20%(500만원 이내)를 공제해 줬다. 가령 연봉이 5000만원인 직장인이 카드를 3000만원 사용했다고 치자. 연봉 5000만원의 10%인 500만원을 제외한 2500만원에 대해 공제를 해 줬다. 2500만원의 20%인 500만원 전체를 공제해 줬다.
 
  그런데 신용카드로 인한 소득공제는 3년에 한 번꼴로 계속 세법이 바뀌었다. 지난 2005년에는 급여의 15%를 초과해서 사용한 금액의 20%만 공제를 해 줬고, 지난 2008년에는 급여의 20%를 초과해 사용한 금액의 20%만 공제했다.
 
  지난 2012년과 지난 2013년에 적용된 신용카드 등 소득공제는 총급여액의 25%를 넘는 초과분에 대해서만 공제를 해 줬고, 명칭은 신용카드이지만 실제로는 카드 내역별로 세분화됐다. 신용카드 사용액 중에서 직불카드(체크카드)와 현금영수증, 전통시장에서 쓴 내역은 30%를 공제해 주고, 순수한 의미의 신용카드는 내역 중 15%만 공제 대상이다. 지난해에는 ‘대중교통비’라는 항목이 신설됐다. 대중교통비는 30%를 공제해 준다.
 
  ‘오킴스세무회계’ 관계자는 “결국 세액공제를 많이 받고 싶으면 크레디트 카드 대신에 현금으로 소비하고, 크레디트카드를 사용하더라도 전통시장에서 사용하며 대중교통을 많이 타라는 의미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고액 연봉자 중에는 신용카드로 인한 공제 혜택을 못보는 사람들이 꽤 많다고 한다. 가령 연봉이 3억원인 A씨가 카드로 7000만원을 썼다고 해도 그가 신용카드로 받는 공제율은 0원이다. 왜냐하면 3억원의 25%를 초과하는 7500만원 이상을 소비해야 기본적으로 공제가 들어가기 때문이다. 더구나 초과분 중 20%만 세액공제가 되기 때문에 고액 연봉자들은 카드 사용으로 인한 공제를 거의 받지 못한다.
 
  이 관계자는 “맞벌이 부부 중 한 명이 신용카드, 직불카드를 사용할 경우에 고액 연봉자가 아닌 배우자 명의로 소비하는 것이 연말정산 때 조금이라도 더 돌려받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직장인의 대학생 자녀는 기본공제 대상에서 부양가족이 아니지만, 대학생 학비는 공제 대상이다. 1인당 연간 700만원까지 공제해 줬던 대학생 학비는 지난 2009년에 개정을 통해 연간 900만원으로 한도가 늘었다. 연금보험료의 경우에는 100% 공제 대상이 된다.
 
  그외에 과거에 있었다가 없어진 세액공제도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미용·성형에 대한 공제 폐지다. 미용과 성형수술을 받은 금액을 의료비공제 대상에 포함시키는 것이 지난 2007년에 처음 신설됐다. 당시 정부는 성형외과·피부과 등 고소득 자영업자들의 소득을 투명하게 파악하겠다는 의도에서 이 같은 항목을 신설했다. 하지만 ‘성형수술 열풍’을 불러일으키지 않겠느냐는 일부의 지적에 지난 2007년 연말정산의 가장 뜨거운 이슈로 떠올랐고, 결국 국세청은 지난 2009년부터 미용·성형비에 대해 세금 공제해 주던 제도를 폐지했다.
 
  지금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졌으나, 지난 2008년까지는 혼인·장례·이사비를 공제 대상에 포함시켰었다. 총급여액이 2500만원 이하인 근로자가 위의 사유에 해당될 때에는 사유당 각각 100만원씩 세금공제를 해 줬다. 직장인에게 사실상 세금을 더 물리는 연말정산이 또 다시 변할 조짐이다. 정부가 내년(2014년도분) 연말정산에서 소득공제 방법을 바꾸려는 모양인데, 이번에는 어떤 세금 폭탄으로 되돌아올지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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