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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정보

김준기 회장 3조원 조달책 막전막후

처음 구조조정 초안에는 동부하이텍 포함 안됐다!

글 : 정혜연  월간조선 기자  hychu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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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준기가 사재 털며 애지중지한 동부하이텍, 산은 부행장 다녀간 후 운명 바뀌어
⊙ 부친 때부터 운영해 온 고향기업 동부메탈, 끝내 매물로
⊙ 성장 위주에서 재무구조 개선 기업으로 전환 중
2013년 10월 19일, 동부제철 당진공장에서 임원회의를 주재하고 있는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
  동양그룹에 대해 법정관리가 시작된 이후 불똥이 금융 당국으로 튀었다. ‘동양이 이 지경이 될 때까지 금융감독기관은 무슨 일을 했느냐’가 이유였다.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은 지난 10월 말 황급히 50여 명의 특별검사반을 꾸려 사태진화에 나섰다. 그즈음 금융 당국을 중심으로 ‘제2의 동양’에 대한 얘기가 흘러나왔다.
 
  금감원 한 관계자의 말이다.
 
  “동양그룹 뒤를 이어 위태로운 그룹이 있다는 얘기가 금융권을 중심으로 새어나왔다. 표면적인 이유는 ‘동양 사태로 인한 후폭풍이 이 정도인데 다른 그룹까지 휘청거리면 파장이 커질 터이니 사전에 막자’는 것이었다. 한편으로는 면피성 제스처가 있었다. 동양 사태로 금융감독기관에 쏟아지는 비난이 예상보다 훨씬 컸다. 동양 채권 피해자 중에는 하루 10시간 이상 금감원에 눌러앉은 사람이 있을 정도였고, 업무가 마비됐다. 감독기관에 쏟아지는 비난을 조금 피하고자 ‘또 다른 위험그룹’에 대해 언급한 부분이 있기는 하다.”
 
 
  그룹 위기설에 발끈했던 동부가 왜 한 달 만에
 
  불똥은 재계 서열 17위(자산기준·공기업 제외)의 동부그룹으로 튀었다. ‘동양의 다음 타자는 동부’라는 얘기가 재계에 공공연히 나돌았고, 2013년 10월 14일 LIG투자증권은 <그룹리스크 진단>이라는 보고서에서 ‘동부그룹의 위험도가 가장 높고 차입구조가 동양과 비슷하다’고 발표했다.
 
  동부그룹은 발끈했다. 동부그룹 관계자는 “그룹 위기설에 대해 법적 대응을 할 용의가 있다”며 강력한 대응을 시사했다.
 
  이 보고서가 나온 지 불과 5일 만인 2013년 10월 19일, 김준기(金俊起) 그룹 회장이 그룹 위기에 대해 직접 언급했다. 동부제철 당진공장에서 열린 임원회의 자리에서였다. 동부그룹 측에서 공개한 이날 김 회장의 발언은 이랬다.
 
  “최근 동부제철에 대해 우려하는 시각이 있는데, 요즘 같은 극심한 불경기에 상위 몇 기업을 빼고 확실한 캐시카우(cash cow)가 있는 회사가 몇이나 되겠느냐. 기업은 겉으로 드러난 수치 외에도 현재 가시화되고 있는 성과와 앞으로 발전 가능성이 중요하다. 동부제철에 대해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부분이 많아 안타깝다. 동부제철은 이미 수익성 높은 냉연사업의 바탕 위에서 열연사업에 투자한 것이기 때문에 앞으로 시간이 지날수록 재무구조 안정성은 물론 경쟁력이 더욱 발휘될 것이다.”
 
  그룹의 오너가 자사(自社)의 재무상황에 대해 언급한 것은 지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동부그룹 고위 관계자는 “김 회장이 동양에 이어 동부가 위험 그룹으로 지목된 것에 퍽 언짢아했다. 본인이 직접 나서 의혹을 해소해야 한다고 생각한 것 같다”고 말했다.
 
  시장 일각의 우려에 대해 회장까지 나서 진화에 나섰던 동부그룹은 불과 한 달 뒤인 지난 2013년 11월 17일 깜짝 놀랄 만한 조치를 내놓는다. 김준기 회장이 혼신의 힘을 쏟아 온 동부하이텍(비메모리반도체 위탁생산업체)과 동부제철 인천공장, 동부메탈, 동부발전당진의 지분 등을 팔아 총 3조원의 자금을 마련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룹 스스로 낸 자구책치고는 강도가 세다.
 
  이 내용이 발표되자 증권시장에서 그룹 관련주는 일제히 상한가로 돌아섰다. ‘우리는 위험하지 않다’에서 불과 한 달 만에 김 회장이 그토록 애지중지해 오던 사업을 매각하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동부와 주채권은행의 신경전
 
동부그룹이 끝내 매각을 결정한 동부하이텍 반도체 생산라인.
  동부그룹은 자산 43조4800억원(지난 2012년 12월 기준·금융계열사 포함), 매출 23조원, 당기순이익 3470억원을 기록한 재계 서열 17위의 그룹이다. 64개의 계열사가 있고 차입금은 6조3000억원, 부채비율은 270%다.
 
  동부그룹이 동양그룹과 비교되는 것에 대해 수긍할 수 없었던 이유는 뭘까. 이에 대해 한 재계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그룹이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은 직접과 간접이 있다. 동양은 직접조달법을 택했다. 동양은 은행에서 빌리는 대신에 회사채·기업어음 등을 시장에 직접 판매했다. 일반투자자들이 이 채권을 사니까 동양 사태로 개인이 무너지고, 개인이 무너지다 보니 정권 차원의 문제로까지 불거진 것이다. 은행은 동양의 채권자가 아니다 보니 그다지 관심이 없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동부는 시장에서 직접 자금을 조달하지 않고 은행에서 자금을 빌리는 간접금융 방식을 택했다. 산업은행이 주채권은행이다. 동양과 동부는 본질적으로 자금차입 방식이 다른데 위기론이 불거져 동부로서는 인정하기 매우 어려웠을 것이다.”
 
  —금융 당국이 자금차입 방식이 다르다는 것을 모를리 없을 텐데 왜 불거졌습니까.
 
  “개인이 무너지니 대기업의 재무적인 활동에 대해 시장이 불신했고, 정부로서는 제2의 동양 사태가 벌어지면 안 된다는 강박관념이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결국 금융 당국에서 그룹 중에서 은행권과 재무구조약정을 맺은 회사들을 보게 됐습니다. 동부 역시 산업은행에서 돈을 빌리면서 향후 부채를 줄이고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재무구조약정’을 맺었었죠. 이 약정을 맺은 곳 중 금호·STX 등 4개가 무너지고 동부와 한진만 살아남은 상태였습니다. 동부가 ‘제2의 동양’으로 지목된 이유가 이 때문으로 보입니다.”
 
  김준기 회장이 지난 2013년 10월 19일 동부제철 공장 회의실에서 “문제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을 때 동부그룹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서는 상당히 언짢아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산업은행의 한 관계자는 “동부그룹이 구조조정을 검토해야 할 상황이라 생각했는데 오히려 문제가 없다는 식(式)의 얘기가 전해져 난처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10월 말, 산업은행 측이 동부그룹을 찾아왔다. 산업은행의 메시지는 분명했다. “시장에서 동부그룹에 대해서 많이 우려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채권은행으로서 돈을 빌려준 해당 그룹에 구조조정을 촉구하는 뉘앙스를 분명하게 전달한 셈이다.
 
  이때까지만 해도 동부그룹은 계열사를 통째로 매각하기보다는 보유 자산을 유동화하는 방안을 집중적으로 검토하고 있었다. 하지만 동부그룹이 전혀 검토하고 있지 않은 사실들이 재계에서는 루머로 번지기 시작했다. ‘동부가 어느 계열사를 판다고 하더라’는 ‘카더라류’의 루머였다. 동부그룹과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의 미묘한 신경전이 시작됐다. 동부그룹으로서는 어떤 식으로든 제스처를 보여야 하는 시점이었다. 지난 2013년 10월 말이다.
 
 
  부동산 매각부터 생각한 김준기
 
  동부그룹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자구책으로 제일 먼저 생각한 것은 ‘부동산 매각’이었다. 동부건설이 보유한 서울 동자동 제4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구역에 지은 ‘아스테리움 서울’ 오피스동은 애시당초 매각을 검토 중이었다. 동부는 산업은행이 구조조정을 요청할 당시에 지상 30층 규모의 오피스동을 팔아 3000억원의 자금을 확보했다.
 
  동부제철이 보유하고 있던 인천공장 10만평도 물망에 올랐다. 땅값만 5000억원, 장부상 가격이 7000억원인 그룹의 핵심 사업장 중 하나였다. 다음으로는 동부제철의 당진 항만을 팔 계획을 세웠다. 이외에도 동부는 계열사인 동부팜한농의 울산·김해 등지에 있는 유휴부지, 동부CNI 등 다른 계열사에 있는 부동산 자산들을 하나하나 검토해 갔다.
 
  동부그룹 고위 관계자는 “시장에서 구조조정을 요청했을 때 부동산 알짜 자산부터 매각하는 계획을 세웠다”고 말했다.
 
  그룹 내에서는 “불가피할 경우에는 동부메탈을 던질 수밖에 없다”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동부메탈은 합금철 제품을 생산하는 회사로 자산규모 6933억원(2012년 12월 기준), 매출 6118억원, 영업이익 298억원이었다.
 
  그룹 매출 23조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지만 그룹 내에서 동부메탈에 대해 각별한 정(情)을 가진 이유는 김준기 회장의 부친인 고(故) 김진만(金振晩) 전 국회 부의장이 운영했던 회사여서다.
 
  동부그룹에 따르면, 고 김 부의장의 선거구이자 출생지인 강원도 삼척군 북삼면에는 일제가 설립한 북삼화학(후일 삼척산업)이라는 카바이트(carbite·탄화칼슘) 공장이 있었다. 3대 국회 말에 정부가 이 공장을 민간(民間)에 불하했지만 카바이트 산업이 사양산업이어서 공장을 인수하겠다는 이가 없었다.
 
  결국 공장은 여태 사업이라고는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는 고 김진만 부의장이 인수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고 김 부의장이 인수한 후 회사 부채는 날로 늘어서 부도 직전의 부실기업으로 전락했다. 결국 대출은행은 채권 회수가 불가능한 상태라고 판단을 내렸고, 아들인 김준기 회장이 운영하던 미륭건설이 삼척산업을 인수할 것을 강력히 종용했다. 김 회장은 아들로서 곤경에 처한 부친을 돕는다는 점, 또 향토 기업을 살려 고향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생각으로 지난 1976년 증자를 통해 삼척산업을 인수하게 된다. 김준기 회장은 회사를 인수한 후에 거액의 자금을 투입해 기존의 부채를 일시에 변제했다. 기존 공장 시설과 품목을 전부 폐기 처분하고, 김준기 회장은 끝내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고 한다.
 
  동부그룹 관계자는 “김 회장은 인수 후에 ‘페로망간’이라는 신(新)사업을 추진해서 자칫 없어질 뻔한 공장의 명맥을 유지시킨 것에 대해 평소 커다란 보람을 갖고 있었다”고 말했다.
 
  동부그룹으로서는 무려 50년을 품에 품어 온 회사가 동부메탈이다. 한때 이 회사는 강원도를 떠나 포항에 새로운 둥지를 틀 뻔한 적이 있었다.
 
  동부그룹 관계자의 설명이다.
 
  “동부메탈 공장이 있는 동해 지역이 수요처인 철강회사들과 멀리 떨어져 있고, 합금철 원료를 100% 해외에서 수입해야 해서 물류비용 절감을 위해 포항으로 이전하자는 얘기가 나왔다. 계획이 한창 추진 중이었는데 김 회장이 마지막 순간에 공장이전 계획을 취소시켰다. ‘그러잖아도 산업기반이 취약한 곳인데 공장까지 이전하면 지역경제가 큰 타격을 받을 것이다. 나는 망해도 좋다는 각오로 고향을 지킬 것이다’라고까지 강하게 말할 정도였다.”
 
  김준기 회장으로서는 돈을 벌어 주는 기업을 넘어서 부친과 자신의 땀이 밴 곳이지만, 그룹 내부에서는 부동산 매각을 골자로 한 구조조정안(案)이 시장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를 대비하고 있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그룹 내부에서 ‘동부하이텍을 구조조정 매물로 내놓자’는 얘기는 전혀 오가지 않았다.
 
 
  동부하이텍 매각은 상징적 의미일 뿐?
 
그룹 구조조정안에 따라 매물로 나온 동부제철 인천공장 10만평 부지.
  동부그룹이 자체적인 구조조정안 마련에 열을 올리고 있던 지난 2013년 11월 11일, 산업은행 모 부행장이 회장을 찾아왔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동부에 대한 시장의 오해와 우려를 불식시켜 달라. 특정 자산을 거론하면서 매각하라고 한 적은 없지만, 중장기적인 계획안을 신속히 마련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사는 전달했다”고 말했다.
 
  산업은행 측은 ‘특정 자산’에 대해 언급한 적이 없다고 주장하지만 이를 곧이곧대로 믿기는 어렵다. 동부그룹이 그룹 내 돈이 될 만한 자산을 낱낱이 파악하는 순간까지만 해도 동부하이텍의 이름은 언급된 적조차 없어서다. 물론 불과 6일 뒤에 동부그룹이 발표한 구조조정안의 핵심은 동부하이텍 매각이었지만 말이다. 그룹 내부에서조차 동부하이텍 매각을 쉽게 예상치 못한 이유는 김준기 회장의 혼(魂)이 담긴 사업이어서다.
 
  동부그룹은 지난 1997년 동부전자(現 동부하이텍)를 설립하면서 반도체 사업에 진출을 했다. 김 회장은 여기에 뛰어들면서 “반도체 사업은 국가의 미래를 위해 꼭 필요한 사업이다. 어떠한 위험이 따르더라도 그것에 도전할 것이다. 만에 하나 실패하더라도 누군가가 이어받아 성공시킬 수 있다면 파이어니어로서의 나의 역할에 충분히 보람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라고까지 말하며 의지를 불태웠던 사업이다. 동부그룹의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김 회장은 사업에 진출할 때마다 ‘국가에 얼마나 기여할 수 있느냐’에 대해 큰 의미를 두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 회장에게 반도체 사업이란 그런 사업이었다.
 
  동부그룹은 지난 2001년에는 다양한 기능을 집약한 시스템을 하나의 칩으로 만드는 반도체인 ‘시스템반도체’에 진출했고, 이듬해에는 아남반도체를 인수했다. 지난 2007년에 동부전자·동부한농이 합병해 출범한 것이 동부하이텍이다.
 
  하지만 이 회사는 출범 초기부터 높은 진입장벽, 막대한 초기투자비 때문에 해마다 수천억 원의 적자를 냈고, 이 적자는 14년간 계속됐다. 그룹이 그간 이 회사에 쏟아부은 돈만 3조원에 이른다.
 
  그룹 내부에서조차 동부하이텍을 계속 안고 가야 하느냐에 대해서 찬반 논란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김준기 회장은 지난 2009년에는 사재(私財) 3500억원을 내놓으며 동부하이텍 재무구조를 개선시키고자 할 정도로 애착을 보였다. 아무리 재벌그룹의 오너라고 해도 사재 3500억원을 쏟아붓기란 쉽지 않다. 김 회장의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그런 그룹의 ‘영원한 미운 오리’였던 동부하이텍은 지난 2013년 1분기에 처음으로 영업이익 흑자를 낸 데 이어 2분기에도 흑자를 달성해 연속 흑자를 기록하고 있었다. 김 회장의 애착, 그리고 동부하이텍의 현재 상황을 지켜볼 때 동부그룹의 이번 동부하이텍 매각 결정이 선뜻 이해가 안 가는 이유다. 더구나 이 회사의 총 자산은 1조1577억원(지난 2012년 12월 기준)으로, 그룹 전체 자산(43조4800억원·금융 포함)의 3%가 채 되지 않는다.
 
  동부그룹의 한 관계자는 “공장 하나를 팔아서 챙길 수 있는 돈이 5000억~7000억원인데, 자산이 1조원뿐인 계열사까지 매각한 것은 아쉬운 결정이었다”고 말했다.
 
  동부그룹이 지난 2013년 11월 17일에 발표한 보도자료에도 이 같은 아쉬움은 고스란히 묻어난다.
 
  <동부하이텍 매각은 동부가 중점적으로 육성해 온 비메모리 반도체 사업을 떼낸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지난 10여 년간 엄청난 투자와 각고의 노력을 통해 이제 사업이 정상궤도에 올랐으나, 반도체 부문의 향후 투자에 대한 금융권의 계속되는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불가피하게 매각을 결정하게 됐다.>
 
  재계의 관계자들은 동부그룹이 ‘불가피하게’ 매각을 결정했다는 대목에 대해 관심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동부그룹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서 동부의 여러 구조조정안 중에서 ‘동부하이텍 매각’의 건이 포함돼 있기를 바랐던 것으로 전해진다. 산업은행의 입장에서는 동부하이텍이 사상 최초로 이익을 내고 있다고는 하나, 동부가 향후 반도체 투자를 재개할 경우에 투입되는 금액이 크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결국 동부그룹의 반도체 계열사 매각은 자금 조달 차원이 아니라, 오너가 애지중지해 온 회사를 포기함으로써 강력한 구조조정의 의지를 보여준 ‘상징적’ 차원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동부그룹의 최종적인 구조조정안은 매각 자산으로 동부하이텍, 동부메탈, 동부제철 인천공장·당진항만, 동부발전당진 지분, 동부익스프레스 지분, 동부팜한농 유휴부지와 김준기 회장 사재 출연 등을 담고 있다. 구조조정안 대로라면 동부그룹은 오는 2015년까지 총 3조원의 자금을 시장에서 조달할 것으로 분석된다. 이렇게 될 경우 동부그룹의 차입금은 현재의 6조3000억원에서 2조9000억원대로, 부채비율은 현재 270%에서 170% 수준으로 줄어든다.
 
  동부그룹은 이제 다시 태어날 채비를 하고 있다. 27개의 계열사(2007년 기준)가 6년 만에 64개(2013년 10월말)로 불어났던 성장 위주의 정책에서 재무구조 개선에 초점을 둔 실속 기업으로 변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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