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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車에서 기아香 맡아 볼까

사람의 五感에 기아차의 색깔을 새겨 넣다

글 : 정혜연  월간조선 기자  hychu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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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전국 지점에서 고객들에게 제공하는 현대차 5종 세트.
  서울 송파구 방이동에 위치한 현대차 올림픽지점에는 ‘골프 마스터’ 고덕호 프로가 상주한다. 자동차를 보러 온 고객들에게 원 포인트 레슨을 해 주기 위해서다. 현대차가 ‘자동차와 골프’라는 이질적인 소재를 모아 ‘골프 테마 자동차 지점’을 꾸몄다. 매장을 찾은 고객이라면 누구나 1회, 또 차량 구매 고객은 3회까지 무료로 골프 프로에게 레슨을 받을 수 있다. 현대차 올림픽지점 김승찬 지점장에 따르면 이 골프 테마 지점을 연 지 100일 만에 돈을 내고 골프 레슨을 받는 사람이 30명 정도 된단다. 골프 연습장이 아닌 자동차 대리점에서 골프 레슨을 받고 있는 것이다.
 
  현대차 올림픽 지점 한쪽에는 ‘현대차(茶)’가 마련돼 있다. 미소차(민들레차)·감동차(현미녹차)·행복차(국화차)·사랑차(카모마일차)와 최고급 원두커피 등 이른바 ‘현대차 5종 세트’다. 테마 지점의 직원들은 지점을 방문하는 모든 고객에게 ‘고객님의 작은 소리에도 귀 기울이겠습니다’라는 포장지에 쌓인 차 한 잔을 권유한다. 일반 현미녹차와 똑같은 맛이라고 해도, 왠지 ‘현대茶’라는 포장이 주는 묵직한 느낌이 새롭다. 현대차의 전국 지점에는 똑같은 차가 비치돼 있고, 지점마다 흐르는 음악 역시 똑같다. 세미 클래식의 잔잔한 선율이 퍼지는 음악은 현대차의 각 지점에 공통적으로 흐르는 배경 음악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고객들이 지점을 방문할 때 같은 음악, 같은 차를 제공해 일관적인 현대차의 이미지를 부지불식간에 인지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1년 6개월 개발해 내놓은 기아차 향수
 
기아차가 지난 10월에 출시한 기아차 향수 ‘기아 향’.
  기아차는 여기서 더 나아가 ‘기아 향(KIA Fragrance)’이라는 이름의 기아차 향수를 개발했다. 자동차 회사에서 자동차나 자동차 부품을 만들지 않고, 향수를 만들었다는 것 자체가 상당히 생뚱맞다. 기아차가 대충 날림으로 만들어 낸 ‘기아 향’도 아니다. 기아차의 브랜드커뮤니케이션팀이 약 1년 동안 향(香) 노트를 개발하고, 6개월간 제품을 개발해 내놓은 향수다. ‘기아 향’을 직접 맡아 보니 첫 느낌은 약간 강한 남성적 이미지를, 잔향은 다소 중성적인 느낌을 갖고 있었다. 흔히 화장품 매장에서 만나는 일반 향수와 다를 바가 없는 ‘진짜 향수’였다.
 
  지난 10월 28일 기아차가 선보인 ‘기아 향’은 조르조 아르마니의 ‘아르마니 코드’, 버버리의 ‘브릿 골드’ 등 유명 향수를 개발한 세계적인 조향사 앙투안 리(Antoine Lie)가 자동차를 소재로 개발한 향수라는 것이 기아차 관계자의 설명이다. ‘기아 향’은 향수·실내용 방향제·차량용 방향제 등 3가지 타입으로 개발됐는데, 앞으로 대형마트 등 일반 매장과 기아차 브랜드 컬렉션 숍(www.shop-kia.com)에서 팔기도 한다.
 
  현대·기아차는 왜 자동차 판매와 한참 멀어 보이는 이런 일에 돈을 쏟아붓고 있는 것일까. 답은 고객들이 현대·기아차를 생각할 때 떠오르는 일관적인 ‘기업 이미지’를 갖고 싶어서다.
 
  김현태 기아차 브랜드커뮤니케이션팀 부장의 얘기다.
 
  “하나의 기업이 고객들에게 일관성 있는 이미지를 갖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기아차는 브랜드 컨설팅 그룹인 ‘인터브랜드’가 지난해 발표한 ‘글로벌 100대 브랜드’에서 83위에 랭크됐습니다. 기아차의 브랜드 파워를 높이기 위해 선택한 방법이 바로 고객들의 ‘오감(五感)’을 활용한 마케팅입니다. 고객들은 의사 결정을 할 때 시각 이외에 촉각·후각·청각·미각 등의 영향을 받는 것으로 자체 조사됐습니다. 하지만 대다수의 기업들은 시각을 중심으로 마케팅을 벌입니다. 제품을 떠올릴 만한 사진, 영상, 광고 등에 중점을 두는 일반 기업과 다르게 기아차는 후각·청각 등의 영역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전달하고자 합니다.”
 
  —기아차가 추구하는 이미지는 뭡니까.
 
  “‘활력있는·눈에 띄게 탁월한·믿음직스러운’의 세 가지 키워드입니다. 현대차가 맏형으로서 듬직한 면을 기업 아이덴티티로 내세웠다면 기아차는 동생처럼 발랄하고 활력있는 이미지를 선두에 내세웠습니다. 마지막으로, 믿음직스러운 이미지를 추가해 품질에 대한 기아차의 확고한 신념을 직접적으로 표현코자 합니다.”
 
 
  기아차 깜빡이 넣을 때 기아차만의 소리가 들린다
 
  기아차의 이런 오감 브랜드화(化) 작업이 시작된 것은 지난 2011년 상반기부터다.
 
  첫 번째 결과물은 오감 중 청각에 초점을 맞춘 기아차 노래인 ‘기아인의 출현(Advent of the Kians)’이다. 기아차는 음악 제작을 위해 세계적인 아티스트 후보자들을 추렸고, 프랑스의 국보급 영화음악 작곡가로 꼽히는 에릭 세라(Eric Serra)에게 작업을 의뢰했다. 그는 <니키타> <레옹> <제5원소> 등의 영화음악을 작곡한 작곡가다. 에릭 세라가 우리나라를 방문해 기아차 매장을 둘러보고, 또 기아차 직원이 에릭 세라가 작업하는 프랑스를 오가면서 의견 조율 끝에 완성한 것이 기아차의 노래다. 이 노래는 기아차의 매장 및 TV광고, 모터쇼, 로드쇼 등에서 들어 볼 수 있다. 2분 9초짜리 동영상에는 도입부의 타악기 비트, 중반부의 오케스트라와 합창단의 연주 등이 어우러져 역동적인 느낌을 준다.
 
  이 음악은 동영상으로도 만들었는데, 기아차와 외부 촬영팀이 한 달 동안 호주에 머물면서 촬영했다. 또 기아차는 대중의 다양한 음악적 취향을 고려해 이 음원을 재즈·록·일렉트로닉·보사노바 등 총 6가지 버전으로 편곡해서 TV광고 등에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기아차 브랜드커뮤니케이션팀의 장희재 대리는 “기아의 아이텐티티 송에 이어 기아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담은 차량의 전장음과 주행음을 개발 중이다”고 말했다. 앞으로 기아차에는 좌회전·우회전 깜빡이를 켤 때, 시동을 걸 때, 주행 중의 상황 등에 다른 차와 차별화되는 기아차 소리가 적용되는 셈이다.
 
  그리고 청각의 뒤를 이어 후각을 겨냥한 것이 기아차가 내놓은 ‘기아 향’ 향수다. 앞으로 기아 향수는 차량 내 공조 시스템과 연계해, 차량 안에서 기아 고유의 향을 낼 수 있는 방안 역시 준비 중이다. 기아차는 기아 아이덴티티 송의 음원을 유료로 유통하고 있고, 향수 역시 돈을 주고 팔 예정이지만 유료 판매를 통한 매출은 크게 기대하지 않고 있다. 그보다는 장기간에 걸쳐 기아차의 공통된 소리, 냄새, 맛을 느끼도록 한다는 것이 큰 목표다. 음원, 향수 모두 예술성을 갖춘 전문가들에게 의뢰한 것도 이 때문이다.
 
  기아차 브랜드커뮤니케이션팀 김현태 부장의 얘기다.
 
  “다른 업계에서는 향수, 액세서리 등 브랜드 특성을 반영한 상품을 직접 제작해서 판매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기아차는 기존 업체들과 달리 브랜드 방향성을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당장 판매되지 않더라도 기아차 전반을 아우를 수 있는 소리, 향기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개발 단계에서부터 무작정 대중성만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라 예술성이 있는 전문가들과 작업한 것은 이 때문입니다.”
 
  —개발 비용이 들어갔는데 그 비용을 벌어들이는 것에 무심하다는 소립니까.
 
  “매출이나 이익보다는 장기간에 걸쳐 기아차의 쇼룸, 광고, 모터쇼 등 고객 접점에서 고객이 자연스럽게 ‘기아차스러움’을 느낄 수 있도록 무료로 경험케 하는 활동입니다.”
 
  —오감 자극 마케팅이 말은 쉽지만 얼마나 실효를 거뒀는지 입증하기 어려울 텐데요.
 
  “감각을 활용한 감성적 호소는 시장별로 다소 다르지만 전세계적으로 공통된 흐름으로 판단됩니다. 사람은 여러 이미지를 통해 어떤 제품이나 회사를 받아들입니다. 기아차가 추구하는 것은 세계 어디를 가든 기아차를 표현하는 메시지는 동일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기아차의 독특한 정체성을 세계인들에게 보편적으로 전달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기아차는 오감 중 청각·후각의 두 가지 작업을 끝냈다. 기아차의 ‘맛’을 담은 미각, 손끝에서 느껴지는 느낌을 담은 촉각은 내년에 론칭을 할 예정이다. 기아차만의 소리, 냄새, 느낌, 향기가 어우러진 자동차가 언젠가 소비자들에게 선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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