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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소식

카푸어(Car Poor) 양산하는 수입차 업체

글 : 이정현  월간조선 기자  johhl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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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떨치기 힘든 유혹, 수입차 할부금융
⊙ 한국에서만 유독 비싼 수입차, 유지·관리비도 부담
서울시 강남구 도산대로 수입차 전문매장 전경.
  “대출한도 조회해 드리겠습니다.”은행창구가 아니다. 3월 초 서울시 강남구 도산대로 수입차 전문매장을 방문하자, 자동차 판매 딜러들은 “신용조회부터 시작하자”고 권유했다.
 
  수입차 총 등록대수는 2012년 12월 기준 74만7115대로 전년도 62만799대와 비교해 20.3%가 증가했다. 특히 신차 등록대수 중 수입차(승용차)의 비율은 2011년 7.98%에서 2012년 10.18%로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들은 수년 내에 국내 시장점유율이 15%까지 올라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수입차의 거침없는 질주의 이면에는 빚을 권하는 딜러들의 적극적인 마케팅이 있다.
 
  기자가 최근 시장점유율이 급격히 늘고 있는 수입차 A사(社) 강남매장을 방문하자, 딜러는 “캐피털회사를 통하면 3000만원짜리 차량의 경우 1000만원을 대출받을 수 있다”며 “36개월에서 60개월까지 할부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단순한 할부판매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수입차 업체들은 ‘원금유예 할부제도’를 적극적으로 권유한다. 젊은층이 많이 이용하는 원금유예 할부제도는 차량가격의 일부를 선납한 후에 나머지 원금은 몇 년 뒤에 내면서 매달 잔금에 대한 이자만 내는 자동차 할부상품이다. 개인 신용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원금의 70%까지 3년 후에 상환하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목돈 없이 수입차를 구입할 수 있는 것 같지만, 엄청난 이자부담으로 고생하게 된다. 반면 수입차 회사는 차도 팔고, 고금리 수입까지 얻어 일석이조(一石二鳥)이다.
 
 
  2003년 카드대란과 비슷한 현상
 
  원금유예 할부제도는 사회생활을 막 시작한 직장인에게 떨치기 힘든 유혹인 모양이다. 실제 수입차 판매가 시장의 10%를 돌파한 것은 20대 후반 직장인들을 집중 공략한 수입차 회사의 마케팅이 큰 역할을 했다. 그러나 유혹에는 함정이 있다.
 
  금융전문가들은 “20대에 무리해서 차량을 구입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이구동성(異口同聲)으로 경고한다. 최근 20~30대 경제생활 비법을 책으로 엮어 출간한 금융전문가 B씨는 이렇게 말했다.
 
  “2003년 카드대란(大亂)과 비슷해요. 카드대란 당시 20대가 직격탄을 맞았어요. 특히 직장생활을 막 시작했던 20대 후반이 무분별하게 카드빚을 남발하다가 엄청난 고통을 겪었습니다. 금융사와 정부가 이를 묵인(默認)해서 피해가 특히 컸습니다. 당시 카드사들은 소비욕구가 왕성한 20대에서 30대 초 고객의 소비를 부추겼습니다. 보통 30대 중반이 넘으면 부동산 대출 등으로 돈을 빌리기 힘들어져요. 하지만 사회 초년병들은 대출도 많지 않고 직업도 확실해서 돈 빌리기가 쉬워요. 최근 수입 자동차 회사들이 20대 고객들에게 집중하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입니다. 그러나 젊은 시절에 무리하게 빚을 지면 평생 고생해요. 사실 아직까지 수입차를 동경하는 심리가 사회 밑바닥에 깔려 있어요. 3000만~4000만원대 소형차 성능은 국산차와 별반 차이가 없는데 무리하게 빚을 져서 구입하는 것은 좋지 않아요.”
 
 
  이미 현실이 된 카푸어(Car Poor)
 
  금융전문가들의 우려는 단지 경고가 아니다. 이미 자동차 외에는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는 20~30대 ‘카푸어(Car Poor)’를 주변에서 만나는 것은 어렵지 않다. 국내 자동차업계에서 근무하는 C씨가 전하는 현실은 이렇다.
 
  “수입차 구매자들이 잠재적인 ‘빚쟁이’가 되고 있는 것이 우려됩니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수입차를 구매하는 사람들 가운데 약 70%가 소액의 선납금으로 차를 인수하고 나중에 잔금을 치르는 할부금융을 이용하고 있어요. 최근 3년간 수입차 구입으로 밀린 유예 원금이 1조원에 이른다는 추정까지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예를 들어 수입차 중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BMW 320d의 경우 우선 1500만원 정도를 납부하면 차를 인수할 수 있습니다. 매달 32만원을 36개월 동안 갚아 나가는 방식입니다. 그러나 3년 동안 32만원씩 돈을 내더라도 차량 가격의 60%에 해당하는 3000만원은 그대로 남게 되어서 큰 부담이 됩니다. 막연히 중고차 시장에 팔아서 해결하겠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향후 수입차가 한꺼번에 중고차 시장에 나올 것이 예상됩니다. 결국 가격이 떨어져 중고차 시장에서 제값을 받지 못하게 될 거예요.”
 
 
  수입차 유지·관리비도 부담
 
2013년 1월 경기도 평택국제자동차부두에 수입된 독일산 BMW 자동차 3000여대가 쌓여 있다.
  수입차는 구입 못지않게 유지·관리 비용도 만만치 않다. 보험개발원 자동차기술연구소는 최근 수입차 수리비를 과학적으로 분석한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험개발원은 “국산차의 차량가격 대비 수리비 비율은 대부분 10% 미만인 반면, 평가대상 수입차의 차량가격 대비 수리비 비율은 평균 32.3%로 나타나 국산차 대비 외산차의 차량가격 대비 수리비 비율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고 발표했다.
 
  보험개발원은 벤츠 C200, 혼다 어코드 3.5, 폭스바겐 골프 2.0 TDI 등 수입차 3개 차량을 국제기준에 따라 전·후면 저속충돌 시험을 실시해 수리비를 분석했다. 분석결과 차량가격 대비 수리비 비율은 벤츠 C200이 36.3%로 가장 높고, 혼다 어코드 33.8%, 폭스바겐 골프 25% 순이었다. 수리비는 벤츠 C200이 1677만원으로 가장 높았고, 혼다 어코드는 1394만원, 폭스바겐 골프는 826만원으로 산출됐다.
 
  보험개발원은 수입차 수리비 합리화 방안으로 ▲외산차 부품공급 우수업체 인증제도 운영 ▲외산차 부품가격 검색시스템 구축 ▲외산차 수리방법 정보제공 ▲우량대체부품 사용 활성화 ▲외산차 손해사정 견적 전문과정 운영 등의 방법을 제시했다.
 
  그러나 수입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바로 “딜러판매를 통한 2중 유통구조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BMW는 독일에 본사를 두고 있다. BMW의 국내 수입을 총괄하는 곳이 BMW 한국법인인 BMW코리아이다. 그러나 판매는 BMW코리아의 업무가 아니다. 수입차의 국내 판매는 별도의 딜러사(社)가 담당하고 있다. 수입과 판매를 분리하는 방식은 유통구조의 2원화를 가져오고 당연히 비용도 크게 증가하게 된다. 이런 비용부담은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돌아간다. 가격뿐만 아니라 수입과 판매가 이원화되어 있다 보니 차량에 문제가 생겼을 때 책임소재 역시 불분명하다. 수입차 딜러는 영업의 특성상 영업점 변경이 잦아 지속적인 서비스를 받기 힘든 것도 문제이다.
 
  더 나아가 전문가들은 “수입차의 명성만 믿고 차량을 구입하지 말고, 냉정하게 품질을 살펴본 후에 구입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한국산 차 품질은 외국에서 더 인정받아
 
  국토해양부 자동차안전연구원은 “세계 주요국가 중 한국의 안전성 평가가 가장 까다롭고 항목도 많은 편이다”며 “가장 엄격한 기준을 통과한 국산차가 유럽이나 미국 등 주요국가의 안전성 평가에서 고급 수입차보다 높이 평가받을 확률이 높다”고 전했다.
 
  실제 지난해 12월 국토해양부가 실시한 신차안전도평가 결과에 따르면 국내외 신차 11종(국산차 8종, 수입차 3종) 중 최우수 차량은 현대차 싼타페, 우수차량은 한국GM말리부가 선정됐다. 반면 폭스바겐 CC, BMW 320d, 토요타 캠리 등 수입차 3종은 충돌분야 평가에서 일부 2등급을 받아 대부분 1등급을 받은 국산차에 비해 안전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다른 차량이 후방 충돌하는 경우 안전성 평가에서 수입차 3종 모두 경차급 기아차 레이보다 낮은 등급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평가뿐이 아니다. 해외에서도 국산차가 우수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세계적인 자동차 안전도 평가기관 가운데 하나인 미국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평가보고서에 따르면 벤츠 C클래스와 렉서스 IS250, IS350, ES350, 아우디 A4 등 5000만원을 호가하는 고급 수입차들이 최하위 등급을 받았다. 반면 국산 브랜드 기아차 K5는 양호등급, 현대차 쏘나타는 보통등급을 받아 높은 안전성을 평가받았다. 객관적 수치가 국산차의 우수성을 증명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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