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메뉴
메인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권세진의 여의도 포커스

전직 대통령들의 3人3色 정치 행보

이명박·박근혜·문재인 모두 총선 영향력 행사 가능

글 : 권세진  월간조선 기자  sjkwon@chosun.com

  • 트위터
  • 페이스북
  • 기사목록
  • 프린트
  • 스크랩
  • 글자 크게
  • 글자 작게
⊙ “尹-李에 대한 피로도 높아져… 그나마 유권자 마음의 빈자리 채워줄 인물이 전직 대통령”
⊙ 이명박-경제 치적 강조, 박근혜-회고록 연재 시작, 문재인-이념 행보
⊙ 이명박, 尹 정부 MB맨들 포진… 명예회복 위해 ‘정치적 스피커’ 필요
⊙ 박근혜, TK·강성 보수층에 영향력
⊙ 문재인, 이재명 구속 피하면서 친문 영향력 제한적
이명박, 박근혜, 문재인 전 대통령. 사진=조선DB / 뉴시스
  대한민국 출범 후 전직 대통령이 3명이나 한꺼번에 활발하게 활동한 시기는 없었다. 늘 전직 대통령은 사망했거나(박정희·노무현) 구속되거나(전두환·노태우·이명박·박근혜) 고령(高齡) 등으로 인해 영향력이 거의 사라진(김영삼·김대중) 존재였다. 그러나 2023년 11월 현재는 다르다. 내년 4월 제22대 총선을 5개월여 앞두고 이명박(17대)·박근혜(18대)·문재인(19대) 전 대통령이 적극적인 공개 활동에 나서고 있다.
 
  전직 대통령 3인의 연령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1941년생으로 82세, 박근혜 전 대통령이 1952년생 71세, 문재인 전 대통령이 1953년생 70세다. 모두 70세가 넘었지만 건강에는 큰 문제가 없는 편이다. 이들은 공식석상에 자주 등장하는 것은 물론, 정치적인 의견을 공공연히 내놓고 세력을 규합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최근 회고록 공개를 시작했다. 세 명 모두 공식적으로는 “정치 일선에 나서지 않겠다”는 입장이지만, 이를 그대로 믿는 사람은 거의 없다. 이들 전직 대통령들의 총선 영향력은 어느 정도일까.
 
 
  이명박, ‘상당히 계산적으로 잘 짠 행보’
 
이명박 전 대통령은 지난 9월 제주에서 열린 중소기업포럼에서 이명박정부의 경제적 성과를 강조했다. 사진=뉴시스
  이명박 전 대통령은 2022년 12월 28일 사면·복권됐다. 올해 3월 국립대전현충원의 천안함 46용사 및 연평도 포격 도발 희생자 묘역을 참배하며 공식석상에 나섰다. 4월에는 연극 〈파우스트〉를 부인 김윤옥 여사와 함께 관람했다. 이 연극은 유인촌 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주연을 맡은 것으로 이 전 대통령은 이재오 전 특임장관, 류우익 전 대통령실장과 함께 극장을 찾았다. 5월에는 서울시장 재임 당시 청계천 복원 사업을 맡았던 서울시 공무원 모임인 ‘청계천을 사랑하는 모임’ 구성원들과 청계천을 방문했다. 애국심 등 정체성 확인(현충원 방문)-인맥 건재함 강조(연극 관람)-과거 공적 강조(청계천 방문)로 이어지는 행적이다. 국민의힘 한 전직 의원은 “상당히 계산적으로 잘 짠 행보”라고 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지난 9월 12일에는 제주 서귀포시에서 열린 ‘2023 중소기업 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했다. 2008년 리먼사태로 인한 미국발 세계경제 위기를 우리 정부가 어떻게 극복해나갔는지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뤘다. 이 전 대통령은 “세계경제 성장률이 -3%에 달한 적이 이때를 포함해 두 번밖에 없었지만 한국이 유일하게 0.2% 성장했다”며 “그때처럼 정부, 경제인, 금융인, 근로자까지 모두 힘을 모아 현재의 경제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명박 정부 초기였던 2008년 전 세계가 주가 폭락과 부동산 붕괴, 경제성장률 폭락 등으로 극심한 위기를 겪었지만 우리 정부는 한미일통화스왑(swap)협정 체결, 환율방어법 실시, 정부의 금융기관 보증 등 과감한 정책으로 주요 국가들 중 거의 유일하게 위기를 겪지 않았다. 이명박 정부 당시 고위직을 지낸 한 전직 관료는 “2008년에도 IMF외환위기 못지않은 심각한 사태가 일어날 뻔했다가 우리 정부의 발 빠른 대책으로 피해 간 것인데 이 점이 지나치게 저평가돼 있다”며 “이 전 대통령이 그 점을 특히 알리고 싶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영향력이 주목받는 이유는 현 정부에서 요직을 차지하고 있는 인물 중 상당수가 이명박 정부의 요직 출신이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권 시절 청와대 대변인과 홍보수석을 지낸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교육부 장관을 두 번째 맡은 이주호 현 교육부총리, 마찬가지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두 번째 맡은 유인촌 현 문체부 장관 등이다. 선출직이지만 임태희 경기도교육감, 박형준 부산시장도 이명박 청와대 고위직 출신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 전 대통령 주변에 사람이 모이지 않을 리가 없다.
 
  친이계는 본격적으로 결집할까. 올 연말에는 그 규모가 나타날 전망이다. 이 전 대통령이 오는 12월 서예전을 열 계획이기 때문이다. 서울시장 시절부터 취미로 서예를 해온 이 전 대통령은 지금까지 써놓은 작품들을 모아 서울에서 서예전을 열 계획이며, 일정과 장소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박근혜, “정책적으로 실패한 정부 아니다”
 
지난 9월 13일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와 지도부가 대구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사진=조선DB
  2021년 말 사면된 박근혜 전 대통령은 한동안 치료에 전념하다 올해 하반기 들어 본격적인 공개 행보에 나섰다. 이전까지는 사저를 찾아오는 인사들을 만나는 정도였지만, 지난 9월 13일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박 전 대통령을 방문하면서 세간의 관심이 쏠렸다. 이 자리에서 김기현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이 박 전 대통령을 초청하고자 한다는 뜻을 전했고 박 전 대통령은 긍정적인 답변을 했다고 한다.
 
  박 전 대통령은 추석 연휴 직전인 9월 25일 사저 인근 대구 달성군 현풍시장을 찾아 주민들을 만났다. 다음 날인 9월 26일에는 《중앙일보》 인터뷰가 공개됐다. 《중앙일보》는 10월 초부터 박 전 대통령의 회고록을 연재하고 있는데, 인터뷰와 회고록에는 대통령 재임 당시와 탄핵 사태에 대한 설명과 심경 등이 담겨 있으며 자신의 공적, 차기 총선에 대한 입장과 문재인 정부에 대한 비판 등 정치적인 메시지를 내놓기도 했다.
 
  특히 박근혜 전 대통령이 통진당 해산, 공무원연금 개혁, 개성공단 폐쇄, 사드 배치 등 박근혜 정부의 공적을 인터뷰와 회고록을 통해 구체적으로 소개하고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정책적으로 실패한 정부가 아니라는 점도 강조했다. 내년 총선에 대해서는 “별 계획이 없지만 나라에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할 것이며, 그것이 국민이 보내주신 사랑을 갚는 길”이라며 총선에 관여할 수도 있다는 여지를 남겼다. 특히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후 북핵에 대한 대응 방식, 동맹국과의 불협화음 소식을 전해 들으며 나라 안보를 비롯해 여러 가지 걱정이 들었다”고 언급해 보수 세력 결집과 관련한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낼 것으로 보인다.
 
 
  ‘인플루언서’ 문재인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지난 9월 19일 서울 녹색병원을 방문해 단식 중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만나고 있다. 사진=조선DB
  문재인 전 대통령은 지난해 5월 퇴임 직후부터 공개적인 활동을 멈추지 않고 있다. 경남 양산 사저로 내려가 인근에서 책방을 운영 중인 문 전 대통령은 재임 당시 “(대통령 임기가) 끝나면 잊힌 사람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했지만 현실은 정반대다. 퇴임 후부터 소셜미디어를 통해 지속적으로 정치적 메시지를 내놓고 있는데, 특히 이념과 관련된 메시지가 많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에는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수사와 관련해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같은 연륜과 경험을 갖춘 신뢰의 자산을 꺾어버리다니 너무나 안타깝다”고 했다. 올해 2월에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저서 《조국의 법고전 산책》을 언급하며 “학자이며 저술가로서의 저자의 역량을 새삼 확인하며 안타까운 마음을 갖는다”고 했다. 제주 4·3 참배를 앞두고 3월 “이념이 상처를 헤집지 말아야 한다”고 했고 4월 3일에는 제주 4·3 평화공원을 찾아 참배하고 “앞으로 4·3의 완전한 치유에 이르기까지 마음으로 함께하겠다”고 했다.
 
  5월에는 문 전 대통령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문재인입니다〉가 개봉했다. 이른바 ‘문재인 책방’인 평산마을책방도 같은 달 오픈했다. 이 책방은 사실상 친문 집결 장소가 된 상태다. 전직 대통령의 집결지인 연희동(전두환), 상도동(김영삼), 동교동(김대중), 봉하마을(노무현)과 마찬가지다. 책방 오픈 이후 문 전 대통령의 일상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생중계되다시피 하고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지난 9월 20일 ‘9·19평양공동선언 5주년 기념식’에서 윤석열 정부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문 전 대통령은 “남북 군사합의를 폐기한다는 것은 최후의 안전핀을 제거하는 무책임한 일”이라며 “안보와 경제는 보수 정부가 낫다는 조작된 신화에서 벗어날 때가 됐고, 안보는 물론 경제도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정부가 현 정부보다 더 잘했다”고 주장했다.
 
 
  공천 영향력 적지 않을 것
 
  정치권에서는 세 명의 사연은 각각 다르지만 모두 공천 영향력이 적지 않다고 보고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그의 주변인들이 현 정권에서 실세로 활동하고 있다는 점, 박근혜 전 대통령은 여전히 보수 세력, 특히 TK(대구·경북) 지역에서 영향력이 크다는 점, 문재인 전 대통령은 더불어민주당 내 친문 세력이 건재한다는 점 때문이다.
 
  과거 친이계로 불렸던 국민의힘 전직 의원의 얘기다.
 
  “이 전 대통령이 공개 활동을 적극적으로 하는 이유는 본인의 명예와 공적을 회복하겠다는 목적이 크다. 그 목적이 힘을 얻으려면 사람이 있어야 한다. 현재 고위 공직에는 MB맨들이 많지만 정치적인 ‘스피커’로서의 MB맨은 아직 부족하다. 따라서 (이 전 대통령은) 총선에 어느 정도는 영향력을 행사하려 할 것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그의 측근인 유영하 변호사와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 우병우 전 민정수석 등이 총선 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친박계 중 일부는 “이미 공천을 약속받았다”는 발언도 서슴지 않는다. 지난 9월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박 전 대통령의 사저를 방문한 후 윤 대통령과 박 전 대통령의 회담이 조만간 이뤄질 예정이어서 박 전 대통령이 이른바 ‘공천 지분’을 가져갈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TK 지역과 일부 강성 보수 세력 사이에서 박 전 대통령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여권 안팎에서는 TK 지역 몇 자리 정도는 ‘박근혜 공천’이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지만, 국민의힘이 지난 10월 11일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와 임명직 지도부 사퇴 이후 전반적인 재정비에 나서면서 상황이 달라질 가능성도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 측근을 중심으로 한 민주당 내 친문계는 이재명 대표 강성 지지자들로부터 ‘수박’이라는 비판을 받긴 하지만 여전히 건재하다. 문 전 대통령이 이들을 위해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지만, 다만 이재명 대표가 구속을 피하게 되면서 당내 구심력(求心力)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친문계의 힘이 강하게 작용하긴 힘들어졌다.
 
  한 정치평론가는 “2022년 대선과 지방선거가 윤석열 대(對) 이재명 구도의 경쟁이었지만, 윤 대통령의 인사전횡, 이재명 대표의 명분 없는 단식 등으로 두 사람에 대한 유권자의 피로도가 높아진 상태”라며 “유권자 마음의 빈자리를 그나마 채워줄 수 있는 인물이 전직 대통령인 만큼 이들의 영향력이 확대될 것이고, 내년 총선에서 그 결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했다.⊙
Copyright ⓒ 조선뉴스프레스 - 월간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NewsRoom 인기기사
Magazine 인기기사
댓글달기 0건
댓글달기는 로그인 하신 후 남기실 수 있습니다.

202405

지난호
전자북
별책부록
북스토어
프리미엄결제
2020년4월부록
  • 지난호
  • 전자북
  • 별책부록
  • 정기구독
  • 월간조선 2018년 4월호 부록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