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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포커스

이태원 참사 속 취임 6개월 맞은 윤석열 대통령

공감 능력 높이고 담대한 쇄신 나서야

글 : 김형준  명지대 특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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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태원 사고 후 與野 모두 지지율 소폭 하락, 중도층 늘어
⊙ 국민들, 책임자 문책 요구하면서도 ‘참사 정쟁화’에는 피로감
⊙ ‘꼬리 자르기’로 사태 매듭지으려 하면 민심 돌아설 것
⊙ ‘6개월 동안 윤 대통령이 가장 잘못한 일’은 ‘측근 중심의 편중 및 부실 인사’(31.6%)
⊙ 윤 대통령 ‘국정운영 기대감’도 37.6%에 불과
⊙ 윤 대통령에게 남은 두 번의 변곡점은 내년 취임 1주년 시점에서의 민심 향배와 2024년 총선
⊙ 내년 4월 국민의힘 지도부 선출, 이재명 사법리스크, 경제, 북한 도발이 관건
윤석열 대통령은 11월 3일 서울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사고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찾아 조문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왼쪽)이 윤 대통령을 수행했다. 사진=조선DB
  대한민국 수도 서울 한복판에서 도저히 믿을 수 없는 대형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10월 29일 핼러윈 축제가 열린 이태원 좁은 골목에서 수많은 인파가 몰리면서 156명이 압사했다.
 
  이태원 압사 참사의 국가 애도 기간이 끝나자마자 민주당은 본격적인 대(對)정부 투쟁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정의당, 기본소득당 등 야(野) 3당은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요구서를 9일 제출했다. 요구서에는 “이번 참사의 근본적 배경에는 대통령실 용산 이전에 따른 경호·경비 인력의 과다 소요, 참사 당일 마약범죄 단속계획에 따른 질서유지 업무 소홀 등이 작용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며 “이번 참사의 발생 원인과 참사 전후의 대처 등 사고 전반에 대한 철저한 진상조사를 통해 참사의 책임 소재를 명백히 규명하고,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키 위해 국정조사를 요구한다”고 적시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참여를 거부하면 본회의에서 단독 처리하겠다고 공언함으로써 국정조사 참여 여부와 조사범위, 기간 등을 놓고 여야 간 치열한 수싸움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은 “과학 수사와 강제 수사를 통한 진상규명이 우선”이라며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요구를 일축했다. “일단 경찰 수사, 그리고 송치받은 후에 신속한 검찰 수사에 의한 진상규명이 국민들께서 더 바라시고 계시지 않나 생각한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국민의힘도 국정조사 반대 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강제력 없는 국정조사는 수사에 지장을 주고 정쟁(政爭)만 일으킬 뿐”이라며 “지금은 수사가 착착 진행되고 있기에 국정조사를 하자는 것은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이라며 반대했다. 시대전환 대표인 조정훈 의원도 “망신 주기용으로 국민 분열의 정쟁을 유발할 위험도 있다”며 반대했다.
 
 
  ‘참사 정쟁화’, 역풍 불 수도
 
야 3당은 11월 9일 ‘이태원 참사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를 요구하고 나섰다. 사진=조선DB
  민주당 일부 의원들은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특검과 국정조사 수용을 거부하면 윤석열 대통령 퇴진 운동에 돌입하겠다고 경고했다. 민주당에서는 “이태원 참사 희생자 전체의 명단과 사진을 공개해 추모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마저 나왔다. 11월 11일에는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서명 운동 발대식을 열었다.
 
  그러나 민주당이 재난과 국민의 슬픔을 정치 도구화하는 ‘참사 정쟁화’에 몰두하면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 지난 11월 7일과 8일에 MBC·코리아리서치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즉시 국정조사를 실시해서 진상규명을 해야 한다’(49.9%)는 응답이 ‘경찰의 수사를 지켜본 이후 추후 논의해야 한다’(44.3%)를 압도하지 못했다. KBS·한국리서치(11월 6~8일) 조사에서도 ‘현재 진행 중인 경찰 수사를 지켜본 뒤, 결정해야 한다’(33.3%)와 ‘국정조사를 할 필요는 없다’(19.5%)는 응답이 “현재 진행 중인 경찰 수사와 상관없이, 실시해야 한다”(43.1%)보다 훨씬 많았다. 이는 국민들이 정부가 철저한 조사를 통한 책임 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적 개선책을 마련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참사 이후 민심의 흐름도 민주당의 뜻대로 흘러가지 않고 있다. 이태원 참사 직후 첫 한국갤럽 여론조사(11월 1~3일)에서 윤석열 대통령 지지도(29%)는 전주 대비 1%포인트 떨어졌다. 2014년 4월 세월호 참사 직후 첫 리얼미터 정례 여론조사(4월 21~25일)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지지도가 각각 전주 대비 6.8%포인트, 4.7%포인트 하락한 것과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번에 세월호 때와 민심이 확연하게 다른 이유는 책임 소재가 불분명한데다가, 윤석열 대통령이 신속하게 대응하면서 수차례 사과를 했고, 민주당과 진보 단체들이 참사를 정치에 이용하려는 것에 대한 피로감이 크기 때문으로 보인다.
 
 
  앨 고어, “부시는 나의 최고 사령관”
 
  정당 지지율도 변화가 크지 않았다. 갤럽 조사에서 국민의힘(33→32%)과 민주당(35→34%)은 각각 1%포인트씩 하락했다. 여야(與野)의 지지율이 모두 하락하면서 갤럽 조사에선 이태원 참사 전후로 지지 정당이 없는 무당층(無黨層)이 26%에서 29%로 증가했다. 중도층도 35%로 올해 들어 최고 수준으로 늘어났다.
 
  여야에 대한 지지율이 모두 소폭 하락했다는 사실은 재난과 국민의 슬픔을 정치 도구화하지 말라는 국민의 명령이다. 만약 민주당이 ‘참사의 정쟁화’를 통해 선거법과 각종 비리 의혹을 받고 있는 이재명 대표를 구하려고 한다면 오산(誤算)이다.
 

  MBC·코리아리서치 조사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대장동 등 개발 특혜 의혹 관련 검찰 수사에 대해서는, ‘법적 절차에 따른 것으로 표적수사는 아니라고 본다’(50.6%)는 응답이 ‘야당 대표에 대한 표적수사로 문제가 있다고 본다’(42.9%)는 응답보다 많다는 것을 민주당은 유념해야 한다.
 
  미국에서는 대형 사고가 나면 분열돼 있다가도 단합한다. 2000년 대선(大選)에서 공화당 부시 대통령 후보에게 석패(惜敗)했던 민주당 앨 고어 전 부통령은 이듬해 9·11테러 직후 “부시는 나의 최고 사령관이다”면서 정적(政敵)인 부시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주었다. 야당인 민주당은 부시 대통령 퇴진도, 내각 총사퇴도 요구하지 않았다. 오히려 안보 시스템의 전면 개편에 적극 협조했다.
 
  정부·여당도 급락하지 않은 지지도에 고무되어, 현장 실무자에게만 책임을 묻고 야당을 공격하는 우(愚)를 범해서는 안 된다.
 
 
  절반 이상이 ‘총리도 경질’
 
민주당과 이른바 진보시민사회단체는 이태원 참사 이후 ‘시민추모촛불’을 제안하고 나섰다. 사진=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은 11월 7일 국가안전시스템 점검회의에 참석해 경찰을 강하게 질타했다. 그러면서 “엄연히 책임이라고 하는 것은 있는 사람한테 딱딱 물어야 하는 것이지, 그냥 막연하게 다 책임져라, 그건 현대사회에서 있을 수 없는 이야기”라고 했다. 국회에 나온 이상민 장관도 “최선을 다해 장관직을 수행하겠다”면서 야당의 사퇴 요구를 일축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의원은 이태원 참사 발생 원인을 당시 용산 대통령실 앞 시위 참여자에게도 있는 것 아니냐는 주장까지 했다. 이는 사고에 대한 무한(無限) 책임을 지는 모습이 아니다.
 
  KBS·한국리서치(11월 6~8일) 조사에 따르면, ‘이태원 참사’에 대해 국민 3명 중 2명(69.6%)은 정부의 대응에 대해 “잘못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안전행정 책임자들을 경질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73.8%가 “동의한다”고 했다. 책임자 경질에 동의한 응답자 가운데 절반 이상(50.6%)은 윤희근 경찰청장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한덕수 국무총리까지 경질 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응답했다.
 
  이태원 참사 발생 후 열흘 남짓한 11월 8~10일 한국갤럽 조사에서 정부의 수습과 대응에 관해 물어본 결과, 국민 10명 중 7명(70%)이 ‘적절하지 않다’고 답했고, 2명(20%)만 ‘적절하다’고 봤다. 정부 대응 부적절 평가자는 그 이유로 ‘책임 회피/꼬리 자르기/남 탓’(20%)을 가장 많이 지적했다. 그다음으로 ‘늦장 대처’(17%), ‘무방비/사전 대응 미흡’(14%), ‘경찰 잘못/인력 배치 문제’(11%), ‘안전 시스템 부재/지휘 체계 부실’(6%), ‘신고·민원 묵살’(4%) 등을 언급했다. 이번 사태의 일차적 책임이 누구에게 있다고 보는지 물은 결과(자유응답) ‘대통령/정부’(20%), ‘경찰/지휘부/청장’(17%), ‘행정안전부/장관’(8%), ‘용산구/구청장’(7%), ‘용산경찰서/서장’(5%), ‘전 국민/시민의식’(4%), ‘서울시/시장’(2%) 순으로 나타났다.
 
  이런 조사 결과에서 보듯, 윤석열 정부가 참사를 제대로 수습하지 않고 꼬리 자르기식으로 사태를 매듭지으려 한다면 민심이 등을 돌릴 것이다. 이상민 장관의 거취에 따라 ‘책임 정국’의 흐름이 바뀔 것으로 보인다. 이런 절박한 상황에서 정부·여당은 “정치 책임은 사법 책임과는 달리 행위 책임이 아니기 때문에 진상규명과 상관없이 신속히 이루어져야 한다”는 홍준표 대구시장의 지적을 경청할 필요가 있다.
 
 
  역대 대통령들의 취임 6개월 지지율
 
  윤석열 대통령은 이태원 참사 속에서 취임 6개월을 맞았다. 방송 3사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여전히 30% 안팎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KBS·한국리서치(11월 6~8일) 30.1%, MBC·코리아리서치(11월 7~8일) 33.4%, SBS·넥스트리서치(11월 7~8일) 28.7%를 기록했다. 한국갤럽(11월 8~10일)은 30%였다.
 
  윤석열 대통령 지지도는 역대 대통령들과 비교하면 하위권이다. 취임 6개월 무렵 직무 수행에서 가장 높은 평가를 받은 사람은 84%의 김영삼(YS) 전 대통령(1993년 8월)과 74%의 문재인 전 대통령(2017년 11월)이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집권 초 하나회 척결, 금융실명제 등 전광석화(電光石火) 같은 개혁을 단행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박근혜 정권 적폐 청산을 기치로 높은 지지를 받았다.
 
  최초로 맞은 여소야대(與小野大) 상황 속에서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하면서 민주화라는 대세를 따랐던 노태우 전 대통령(1988년 7월)은 53%를, 외환위기 속에서 이를 극복하기 위해 온 힘을 기울였던 김대중(DJ) 전 대통령(1998년 9월)은 56%를 기록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2013년 8월)도 59%의 지지를 받았다.
 
  취임 6개월 평가에서 가장 최악의 평가를 받은 사람은 미국산 소고기 파동으로 곤경에 빠져 24%의 지지율을 기록했던 이명박 전 대통령(2008년 8월)이다. 대북(對北) 송금 사건 특검(特檢)으로 전임 김대중 대통령의 지지 기반인 호남 세력 및 집권당인 새천년민주당과 갈등을 일으켰던 노무현 대통령(2003년 8월)도 30%라는 낮은 지지를 받았다.
 
  531만 표의 압도적 차이로 승리했던 이명박 전 대통령과 노풍(盧風)을 일으키며 역대 최다 득표(1201만4277표)를 했던 노무현 전 대통령이 집권 초기 이렇게 낮고 초라한 평가를 받았다는 것은 참으로 의아하다.
 
 
  ‘국정운영 기대감’ 너무 낮아
 
4월 13일 한동훈 법무부 장관 지명을 발표하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국민들은 편중·부실인사를 윤 대통령의 가장 큰 잘못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사진=뉴스1
  24만 표 박빙의 차이(0.73%p)로 승리한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6주 만에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를 앞지르는 ‘데드크로스’를 맞이하면서 자신의 대선 득표율(48.6%)보다 훨씬 낮은 지지를 받고 있다.
 
  취임 직후부터 불거진 검찰 출신 인사 중용, 여권 내 권력 다툼, 김건희 여사 리스크, 혹독한 경제 한파, 북한의 핵 도발 위협,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대한 미숙한 대응, 대통령 해외 순방 중 비속어 논란 등의 연이은 악재(惡材)가 계속되면서 국정 지지율에 타격을 줬다.
 
  KBS·한국리서치 조사에서, ‘윤석열 대통령 취임 6개월 동안 어떤 점을 잘못했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가장 많은 31.6%가 ‘측근 중심의 편중 및 부실 인사’를 지적했다. 그다음으로 ‘경제 및 민생 해결책 부족’(28.8%), ‘국민 통합과 협치 미흡’(13.8%), ‘재난 대응 부실’(11.5%), ‘한반도 위기 고조’(5.9%) 순이었다.
 
  주목해야 할 것은 ‘국정운영 기대감’이 너무 낮다는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앞으로의 임기 동안 국정운영을 잘할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37.6%가 ‘잘할 것’이라고 응답한 반면, ‘잘못할 것이다’는 59.9%였다. 국정운영 기대감이 낮으면 지지율 반등은 어려워질 수 있다.
 
  윤석열 정부는 향후 두 번의 변곡점(變曲點)을 맞이할 것이다.
 
  우선 내년 취임 1년을 맞이하는 시점에서 민심의 향배다. 앞으로 6개월 동안 정부가 규제 개혁, 안보 강화, 부패 척결 등 무엇을 하고 어떤 성과를 낼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이 기간 동한 네 개의 큰 축이 서로 맞물려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尹, 文 정부 적폐 청산 나서야
 
  첫째, 국민의힘 지도체제 개편이다. 현재의 비상대책위가 종결되고, 내년 초 새 당대표가 선출되는 과정에서 국민들의 관심과 기대를 모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당대표 경선이 새로움과 역동성은 없고 오직 누가 윤석열 대통령의 낙점(落點)을 받는가 하는 윤심(尹心) 논쟁에 빠져들면 컨벤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결과적으로 윤 대통령 지지율 반등은 요원하다.
 
  둘째,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둘러싼 사법 리스크의 향배다. 내년 상반기로 예상되는 이 대표의 허위사실유포 선거법 위반 1심 판결이 어떻게 나오느냐가 정국 향배를 가를 중대 분수령이 될 것이다. 허위사실 공표로 공직선거법을 위반한 사람은 재판에서 징역형 또는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이 확정되면 5년간 피선거권을 박탈당한다.
 
  만약 이재명 대표가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을 받으면 차기 대선에 출마할 수 없다. 민주당은 내홍(內訌)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이 대표의 2024년 총선 공천권도 흔들리게 되고 숨죽이고 있던 비명계(非明系)의 대반격이 시작될 것이다. UPI뉴스·KBC광주방송이 넥스트위크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조사(9월 13~14일)에 따르면, ‘법원이 어떤 판결을 내릴 것으로 전망하는가’라는 질문에 42.5%는 “벌금 100만원 이상을 선고할 것 같다”고 응답했다. ‘무죄 또는 벌금 100만원 미만을 선고할 것 같다’는 응답은 41.8%로 양쪽 전망이 팽팽했다. 중도층에선 ‘100만원 이상’(46.7%)이 ‘100만원 미만’(32.4%)보다 14.3%포인트 높았다. 이 조사 결과가 주는 함의는 극단적인 진보와 보수의 진영 논리에 빠지지 않는 중도층은 이재명 대표의 혐의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재명 대표 최측근인 김용 민주정책연구원 부원장과 정진상 대표실 정무실장이 대장동 일당과 불법 대선 자금을 준비하는 등 이 대표 선거운동에 적극 관여한 것이 드러나면 정치적 후폭풍이 더 거세질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윤석열 정부가 할 수 있고, 또 해야 하는 것은 문재인 정권의 적폐와 부정부패를 척결하는 것이다. 이것이 중도·보수층의 지지를 받으면 윤 정부는 반전(反轉)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
 
 
  열악한 경제 상황
 
  셋째, 경제의 축이다. 글로벌 경기 위축, 고물가, 고환율, 고금리 등 이른바 3고에 따른 경기침체, 집값 급락과 거래 절벽에 따른 부동산 시장 추락 등으로 향후 경제 전망이 어둡다.
 
  기획재정부는 11월 11일 공개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11월호에서 최근 한국 경제에 대해 “대외요인 등으로 높은 수준의 물가가 지속되고 경제 심리도 영향을 받는 가운데 수출이 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등 경기 둔화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국책연구기관인 KDI(한국개발연구원)는 내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1.8%로 전망했다. 전 세계적으로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올해보다 수출 증가폭도 줄고, 내수(內需)도 위축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국민들의 향후 경제에 대한 전망도 비관적이다. 한국갤럽 조사(10월 18~20일) 결과, 경기·살림살이 전망 모두 비관적이다. 향후 1년간 우리나라 경제가 ‘나빠질 것’(66%)이 ‘좋아질 것’(11%)을 압도했다. 살림살이 전망도 점진적 악화일로에 있다. 향후 1년간 살림살이에 대해서는 ‘좋아질 것’은 10%에 불구하고 ‘나빠질 것’ 37%, ‘비슷할 것’ 50%였다. 이런 열악한 경제 상황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특단의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지지율 반등은 요원하다.
 

  넷째, 북한 축이다. 최근 북한은 ‘모험주의적 현상타파’를 노리며 두 달 동안 집중적으로 미사일을 발사하면서 도발을 확대해가고 있다. 북한은 지난 11월 2일 분단 이후 처음으로 북방한계선(NLL) 이남으로 미사일을 발사했다.
 
  북한이 7차 핵실험을 감행하고 실제 사용 가능한 초소형 전술핵무기 개발을 추진하면서 한반도 긴장을 극대화할 경우 윤석열 정부의 안보 위기관리 리더십이 시험대에 오르게 된다.
 
  현재까지 윤석열 정부의 대북(對北) 정책은 다른 정책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한국갤럽(11월 1~3일)의 윤 정부 출범 6개월 분야별 정책 평가에 따르면, 긍정률 기준으로 대북 정책(33%)이 경제(21%), 부동산(31%), 복지(27%), 교육(17%), 외교 정책(25%), 공직자 인사(19%)보다 높았다. 한국리서치 조사에서도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 위협에 대해 윤석열 정부가 대처를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40.5%가 ‘잘하는 편’이라고 응답했다.
 
  하지만 향후 북한의 도발이 지속되어 한국 경제에 큰 리스크 요인으로 작동되면 윤석열 정부는 큰 위기에 봉착할 것이다. 윤 정부는 핵 개발, 전술핵 재배치, 핵 공유 등의 대응책을 놓고 득실을 따져야 할 것이다.
 
 
  중도-보수 동맹 강화해야
 
윤석열 대통령은 윤석열-안철수 공동정부의 정신을 살려 중도-보수 동맹을 복원해야 한다. 사진=조선DB
  분명 향후 6개월이 윤석열 대통령이 임기 초반의 시련을 이겨내고 국민의 지지를 회복할 수 있는지 가름하는 분수령이 될 것이다. 경제·안보·참사 등 국내외적 조건이 갈수록 악화하는 상황에서 윤 대통령은 더 이상 실수하지 않고 더욱 낮은 자세로 사과할 것은 사과하고, 공감 능력을 높이고, 절박함을 갖고 담대한 쇄신을 통해 고통에 빠진 국민에게 기대와 희망을 주어야 한다. 지난 대선에서 국민에게 약속했던 윤석열-안철수 공동 정부의 정신도 살려 중도-보수 동맹을 강화하고 몰락하는 정치를 복원해야 한다.
 
  무엇보다 설득의 리더십을 보여야 한다. 다 같이 힘을 모아 현재의 국가 위기를 헤쳐나가자고 국민을 설득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어떤 정부도 이룩하지 못한 노동개혁 등 대한민국 미래를 위한 국정운영의 방향과 원칙을 더욱 가다듬고 국정의 우선순위를 정해 실행에 옮겨야 한다.
 
  최악의 상태에 빠진 야당과의 담대한 협치(協治)도 고민해야 할 것이다. 이는 ‘이재명 잡기 수사’와 ‘민주당과의 협치’를 분리시킬 수 있을 때 가능하다.
 
  윤석열 대통령은 작년 6월 대권 선언, 11월 국민의힘 대선 후보 수락 연설, 올해 대통령 취임사에서 밝힌 가치와 과제를 실현하기 위한 정교한 ‘전략 지도(strategic map)’를 만들어야 한다.
 
 
  총선 앞두고 정계 개편 이루어질 수도
 
  윤 대통령이 직면할 두 번째 변곡점은 2024년 총선 결과다. 만약 향후 6개월 동안 윤 정부가 밀리고, 2024년 총선에서 패배하면 윤석열 정부는 ‘식물 정부’로 전락해 미래는 없고, 정권 재창출도 기대하기 어렵다.
 
  김대중 《조선일보》 칼럼니스트가 “윤 대통령은 총선 승리 전까지는 ‘임시 대통령’이다”고 주장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그는 “민주당과 좌파 세력은 이제 국회 다수 의석을 등에 업고 윤 대통령 찍어 내리기에 나섰다. ‘광우병 사태’ 등 과거 보수·우파 정권을 무너뜨린 노하우를 최대한 되살리고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 2020년 총선에서 민주당은 180석(163석+17석)의 전례 없는 대승을 거두었다. 제6공화국 이후 단일 정당으로는 가장 많은 의석수를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국민의힘의 전신인 미래통합당은 103석(84석+19석)을 얻는 데 그쳤다. 이는 보수 정당 역사상 가장 적은 의석수이기도 하다.
 
  특히 수도권(121석)에서 민주당은 103석(서울 41석, 인천 11석, 경기 51석)을 얻어 85.1%를 차지했다. 반면 미래통합당은 16석(서울 8석, 인천 1석, 경기 7석)을 얻는 대참패를 당했다.
 
  다음 총선의 최대 승부처는 수도권이다. 국민의힘이 승리할 수 있는 유일한 공식은 윤석열 정부가 국민이 체감하고 공감하는 성과를 내고 당대표를 잘 뽑고 천하의 인재를 모아 공천을 잘하는 것이다.
 
  향후 이재명 수사 결과, 이준석 전 대표의 탈당 등으로 여야 정당이 분열되어 정당의 파편화가 이뤄질 수 있다. 다시 말해 총선을 앞두고 대대적인 정계 개편이 이뤄질 수도 있다. 이것이 윤석열 정부에 어떤 정치적 효과를 가져올지가 최대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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