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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종

대장동 ‘그분’ 실체 밝혀낼 남욱 메모지 입수!

남욱 “김만배→유동규→이재명 측(김용, 정진상)에 약 6년간 매달 1000만원 이상 갔을 것”

글 : 최우석  월간조선 기자  woosuk@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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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년 유동규에게 준 돈 액수와 날짜 메모지에 기록한 남욱… ‘수첩’엔 김용에게 넘긴 돈 적어놔
⊙ 박근혜 감옥에 넣은 ‘안종범 수첩’처럼 남욱 기록도 ‘그분’의 실체 밝혀낼 사초 될 수도
⊙ 유동규, (428억원) 모두가 자신의 것 아니라며 “우리 모두의 정치적 성공(미래)을 위한 비용”
⊙ 김만배, 남욱에게 유동규에게 매달 3000만원 줬다고 주장… 유동규 “1500만원 받았다”
⊙ 김만배씨도 이재명 대표 측에 돈을 전달했을 것이란 증언이 나온 것은 처음
⊙ 나머지 비용의 행적은?… “그쪽(이재명 측)으로 갔겠네”(남욱)
⊙ 남욱 변호사가 김용 부원장에게 전달했다는 돈의 액수가 ‘7억4700만원’이란 점에 주목해야
⊙ 정진상 “검찰이 없는 죄 만든다”
남욱 변호사. 사진=뉴시스
두 장의 메모지는 《월간조선》 입수
  이재명(李在明)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최측근인 김용(金湧)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구속 기소된 가운데, 이제는 정진상 당대표 정무조정실장에 대한 검찰수사가 본격화되고 있다. 검찰은 정 실장 등이 유동규 전 본부장으로부터 약 6년간 매달 1000만원가량의 돈을 받았을 것이란 남욱 변호사(천화동인 4호 소유주)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남 변호사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김만배씨(화천대유 대주주, 천화동인 1호 소유주)가 2015년부터 2021년 즈음까지 유 전 본부장에게 매달 3000만원 정도를 줬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남 변호사는 구속 전 이 이야기를 김씨로부터 들었다고 한다. 남 변호사는 유 전 본부장으로부터 자신의 몫을 김만배씨가 주지 않는다는 이야기 또한 들었다.
 
  유 전 본부장이 말하는 자신의 몫은 다음과 같다.
 
  대장동 사업 지분은 성남시가 ‘50%+1주’를, 민간사업자들이 7%, 나머지는 금융사 등이 소유하는 구조였다. 또 대장동 민간업자들이 소유한 지분 중 49%가 화천대유와 천화동인 1~3호를 직간접적으로 지배한 김만배씨 소유였는데, 김씨는 이 중 24.5%가 김용·정진상·유동규 전 본부장의 소유라고 했다. 이에 유 전 본부장 등은 약정한 지분율에 따른 수익금 700억원 중 공통비(함께 부담하는 사업비) 등을 제외한 428억원을 자신들의 몫이라고 생각했다. 남욱 변호사 뿐만 아니라 김만배씨도 이재명 대표측에 돈을 전달했을 것이란 증언이 나온 것은 처음이다.
 
 
  “우리 모두의 정치적 성공 위한 비용”
 
김만배씨는 남욱 변호사에게 “유 전 본부장에게 매달 평균 3000만원가량을 지급했고, 명절 등 특별한 날이 껴 있는 달에는 5000만원까지도 지급했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사진=조선DB
  428억원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때 유동규 전 본부장은 지인에게 “(428억원) 모두가 자신의 것이 아니다”며 “우리 모두의 정치적 성공(미래)을 위한 비용”이란 의미심장한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정치적 성공’의 의미를 두고 여러 분석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자신들이 모셨던 수장의 ‘대통령 당선’을 말하는 것일 수도 있고, 자신들이 직접 국회의원 선거 등에 출마해 정치권에 입성하는 것을 뜻하는 것일 수도 있다. 물론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의외의 의미일 수도 있다. 검찰은 이재명 대표와 정 실장을 ‘정치적 공동체’라고 보고 있다.
 
  김용·정진상·유동규씨 등 ‘3인방’은 이재명 대표의 대선 경선자금 조달을 위해 김만배씨에게 수익금 지급을 수차례 요구했으나 지급되지 않자 정진상 실장은 “이 양반(김만배) 미쳤구먼”이라고 유 전 본부장에게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욱 변호사는 김만배씨에게 유 전 본부장의 불만을 전했다. 그러자 김씨는 “무슨 소리냐”며 “유 전 본부장에게 매달 평균 3000만원가량을 지급했고, 명절 등 특별한 날이 껴 있는 달에는 5000만원까지도 지급했다”고 말했다고 한다.
 
  남 변호사는 다시 유 전 본부장에게 김씨의 이야기를 전했다. 당시 유 전 본부장은 버럭 화를 내며 “무슨 3000만원이냐. 매달 1500만원을 받았다”고 남 변호사에게 목소리를 높였다고 한다.
 
  남 변호사는 유 전 본부장, 김씨와 나눈 대화 내용을 검찰 수사과정에서 밝혔다. 이에 검찰은 남 변호사에게 만약 매달 3000만원을 줬다는 김만배씨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나머지 1500만원가량은 어떻게 됐는지를 물었다. 이때 남 변호사는 “나머지 금액은 현금 또는 로비 형식으로 저쪽(이재명 대표 또는 이 대표 측)으로 갔겠네”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매달 3000만원씩 줬다는 김만배씨의 주장이 거짓일 수도 있다.
 
 
  유동규·김만배의 침묵
 
428억원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때 유동규 전 본부장은 지인에게 “(428억원) 모두가 자신의 것이 아니다”며 “우리 모두의 정치적 성공(미래)을 위한 비용”이란 의미심장한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사진=조선DB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부장 강백신)는 정진상 실장에게 2014년 5000만원 외에 2020년에도 4000여만원의 금품을 건넸다는 유동규 전 본부장의 진술을 이미 확보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와는 비교할 수 없는 큰 액수의 ‘대장동 일당’의 자금이 정 실장 등에게 넘어갔을 수 있다는 진술이 나오면서 검찰은 정황을 파악하고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다.
 
  검찰은 성남시와 성남시의회 측에 2013~2018년 정 실장의 급여와 상여금을 받은 금융계좌 번호를 요청했다. 또 검찰은 11월 9일 정 실장의 자택과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검찰 간부 출신 변호사는 “진술에 따라 증거를 확보하려는 수사의 수순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진상 실장 사무실 등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에는 “2021년 2월 정 실장이 김만배씨에게 20억원을 요구했으며, 같은 달 김씨는 정영학 회계사에게 ‘3분의 1은 유동규 ××에게, 3분의 2는 유동규 형들(정진상, 김용)에게 직접 줘야겠다’는 취지로 말했다”는 식의 내용이 적시됐다.
 
  압수수색 과정에서 검찰은 민주당 대표 비서실에서 확보한 컴퓨터에서 증거인멸 흔적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실장이 사용하던 컴퓨터의 운영체제가 재설치된 정황을 포착했다는 것이다.
 
  약 6년간 매달 1000만원 이상의 김만배씨 돈이 정 실장, 김 부원장 등에게 흘러들어 갔다는 남 변호사의 진술에 대해 유 전 본부장과 김만배씨는 부인하며 모두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 시인할 경우 자신들의 범죄 혐의 수가 증가할 수 있는 만큼 어찌 보면 이들 입장에서는 당연한 태도다.
 

  대장동 재판 과정을 아주 세세히 잘 아는 관계자는 “약 6년간 김만배씨의 돈이 매달 유동규 전 본부장을 통해 1000만~1500만원가량 정진상 실장 등에게 갔을 것이란 남욱 변호사의 진술이 사실이면 그 액수만 단순 계산해도 10억원이 넘을 수도 있다”고 했다.
 
  정진상 실장은 화천대유가 시행한 경기 성남시 대장동 아파트를 분양받았다. 화천대유와 무관하게 정당한 절차에 따라 입주한 것이다. 정 실장이 2019년 2월 7일 아내와 공동 명의로 매입한 아파트의 분양가는 7억660만원이다. 현재 이 아파트는 10억이 넘는다.
 
  유 전 실장은 구속기간 만료로 석방 후인 10월 21일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런 이야기를 한다.
 
  “정진상은 월급이 300만원인데 빚 하나 없이 아파트 얻었다고 한다. 그게 가능한가. 내가 밝힐 거다. 구역질이 난다.”
 
 
  김용에게 간 7억4700만원에 담긴 의미
 
  기자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최측근 김용 부원장, 정진상 실장의 뇌물 혐의 및 의혹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남욱 변호사’의 메모지 일부를 입수했다.
 
  남 변호사는 유동규 전 본부장, 김용 부원장 등에게 돈을 줄 때 그 내용을 메모장과 수첩에 기록했다. 검찰이 김용 부원장을 남욱 변호사로부터 ‘불법 대선자금’ 약 8억원을 수수한 혐의로 체포하는 데에 ‘남 변호사의 수첩’은 결정적 역할을 했다. 법원이 지난 10월 18일 김 부원장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할 때 영향을 줬다는 뜻이다.
 
  남 변호사는 자신이 직접 김 부원장에게 ‘언제, 어디서, 어떻게, 얼마’를 줬는지를 수첩에 적었다고 한다. 여의치 않을 땐 측근 이모씨(천화동인 4호 이사)에게 기록하도록 지시했다.
 
  일반적으로 돈을 주는 쪽은 증거를 남겨놓는다. 일종의 탈출구다. 사실 남 변호사는 기록 말고도, 소위 흔적을 남겼다. 남 변호사가 김 부원장에게 전달했다는 돈의 액수가 7억4700만원이란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남욱 측 관계자의 이야기다.
 
  “돈을 받은 쪽은 무조건 끝까지 안 받았다고 한다. 준 사람과 받은 사람의 주장이 상충할 때 수사 기관은 진술의 상세성을 보고 기소 여부를 결정한다. 판결을 내리는 재판부도 마찬가지다. 진술이 얼마나 구체적인가에 유무죄가 갈린다. 검찰과 재판부가 봤을 때 ‘8억원을 이렇게 마련해 줬다’보다 ‘7억4700만원을 이렇게 저렇게 마련해 전달했다’가 더 신뢰성이 있어 보일 것이다. 백만원 단위까지도 어떻게 현금화시켰는지 입증됐을 때 그 진술이 더욱 신뢰를 얻을 수 있다는 말이다. 검찰은 남 변호사가 이야기한 7억4700만원을 어떻게 현금화시켰고 전달했는지 거의 완벽하게 입증해놓은 상태다.”
 
  만약을 대비, 돈을 넘길 때 구체적 액수까지 맞춰놓은 남 변호사였으니, 그 수첩에는 더더욱 자세한 내용이 적혔을 것이다. 기자가 여러 루트로 취재를 해봐도 그렇다. 검찰 안팎에서는 “김용 부원장이 아무리 부인해도 (수첩 내용으로 봤을 땐) 빼박”이란 말이 나온다.
 
  검찰은 전달 과정에서 사용한 종이 상자와 똑같은 상자를 다수 확보하고, 이 상자에 1억원씩 담아 건넸다는 유 전 본부장의 진술대로 실제로 현금 1억원이 들어간다는 점도 확인했다. 아울러 김 부원장이 금품을 받은 장소 역시 ▲성남시 판교역 인근 유원홀딩스 사무실 ▲경기도청 인근 길가 ▲수원 광교포레나 인근 길가로 특정했다.
 
  남 변호사는 이 수첩을 측근 천화동인 4호 이사였던 이씨에게 보관하고 있으라고 했다. 이씨는 모처에 수첩을 보관했다. 수사팀이 유 전 본부장으로부터 김용 부원장에게 흘러간 불법 정치자금에 대한 진술을 확보했다며 자세한 내용을 캐묻자 검찰에 제출했다. 남 변호사의 협조 지시가 있었다고 한다. 한 법조인은 “수사팀이 ‘불법 대선자금’ 혐의 입증에 필요한 유동규·남욱의 진술 외에 물증도 확보한 셈”이라고 했다.
 
 
  기자가 입수한 남욱 메모지 2장
 
기자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최측근 김용 부원장, 정진상 실장의 뇌물 혐의 및 의혹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남욱 변호사’의 메모지 일부를 입수했다. 이 메모는 남 변호사가 2013년 유동규 본부장에게 2억 1000만원을 준 걸 적어놓은 것이다.
  앞서 기자가 입수했다고 언급한 메모지는 이 수첩과는 다른 것이다. 메모지는 남 변호사가 2013년 유동규 본부장에게 2억1000만원을 준 걸 적어놓은 것이다.
 
  메모지에는 다음과 같이 적혀 있다.
 
  〈남욱-유동규 210백만원
  1. 2013년 4월 2일 70백만원
  2. 2013년 4월 16일 90백만원
  3. 2013년 4월 16일 10백만원(이 중 9백 대여)
  4. 2013년 5월 29일 20백만원〉

 
  정영학 녹취록에 따르면 유 전 본부장은 2013년 3월 20일 남 변호사에게 3억원을 요구했다.
 
  2013년 3월 20일 녹취록 내용의 일부다. (관련 부분만 요약)
 
  〈남욱: 한 2주면 되겠냐 이러던데.(유 전 본부장이 남 변호사한테 돈을 요구하며 2주면 되겠느냐고 묻는 것임)
 
  정영학: 2주? 지금부터?
 
  남욱: 예.
 
  정영학: 헐~
 
  남욱: 저도 좀 놀랬어요. 세 장(3억원)을 얘기해서.
 
  정영학: ‘유’가?
 
  남욱: 예.
 
  정영학: 이야, 대단하다.
 
  정영학: 저기 다 해주겠다고 합니까. 하여튼 뭐 우리 원하는 대로 다 해주겠다?
 
  남욱: 구획계도 니네 마음대로 다 해라. 땅 못 사는 것 있으면 나한테 던져라. 내가 해결해줄 테니까.〉
 
  2013년 4월 1일 유동규 전 본부장은 남 변호사와의 통화에서 이렇게 말했다.
 
  〈남욱: 그때 말씀하셨던 게(3억) 덩치가 있으니까. 좀 애로가 있어서 시간이 좀 걸리는데.
 
  유동규: 나눠 그러면.
 
  남욱: 아, 나눠서 좀 할까요?
 
  유동규: 어. 일단 내일, 내일은 일부 좀 해봐. 내일은 한 개 반(1억5000만원)은 되냐?
 
  남욱: 아니요. 지금 만든 게 한, 뭐 0.7(7000만원).
 
  유동규: 0.7?
 
  남욱: 예.
 
  유동규: 그러면은 일단 그것만 응? 내일 좀 와.〉
 
  남 변호사는 유 전 본부장의 요구대로 4월 2일 7000만원을 전달했다. 메모지에 적힌 ‘2013년 4월 2일 70백만원’은 이 사실을 적은 것이다.
 
  2013년 4월 16일 정재창(2019, 2020년경 위례신도시 개발 민간사업자인 위례자산관리의 대주주. 그는 위례신도시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 부패방지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씨와 정영학 회계사, 남욱 변호사는 유 전 본부장에게 줄 9000만원을 책상 위에 올려두고 대화했다. 이들은 이 모습을 사진과 동영상으로 남겼는데 정재창씨가 제안했고, 정영학 회계사가 찍고 촬영했다. 이 동영상은 재판 과정에서 공개됐다.
 
 
  “많이도 줬다”(정영학)
 
남 변호사는 유 전 본부장이 처음 3억원을 요구하더니 1억2000만원을 더 붙여 총 4억2000만원을 요구했다는 내용도 메모지에 기록했다. 유 전 본부장이 돈을 요구하고, 대장동 일당이 돈을 만들어 준 2013년에는 여러 일이 있었다.
  당일(4월 16일) 녹취록 내용을 살펴보자.
 
  〈정재창: 살아도 같이 살고 돈독해야 된다고.
 
  정영학: 하하.
 
  정재창: 이리 와 세 명 한 번 단체사진 찍게. 앉으세요. 딴짓 못 하게 다들.〉
 
  이날 남 변호사는 마련한 9000만원을 유 전 본부장에게 전달했다. 메모장 속 ‘2013년 4월 16일 90백만원’은 이를 기록한 것이다.
 
  ‘2013년 4월 16일 10백만원(이 중 9백 대여)’는 9000만원을 전달할 경우, 유 전 본부장이 기분 나빠할 것을 우려해 1000만원을 급하게 만들어 1억원을 채워줬다는 의미라고 한다.
 
  남 변호사는 2013년 5월 29일 추가로 2000만원을 유 전 본부장에게 전달했다. 2013년 3월 20일 남 변호사에게 3억원을 요구한 유 전 본부장은 두 달도 안 돼 2억1000만원을 받아낸 셈이다.
 
  유 전 본부장은 2013년 7월 2일에도 남 변호사에게 돈을 요구한다. 남 변호사는 “만날 돈 맡긴 것도 아니고”라고 정영학 회계사에게 불평한다. 메모지에 적진 않았지만, 녹취록을 보면 2013년 8월 12일 남 변호사는 정영학 회계사에게 “지금까지 유 전 본부장에게 3억4700만원을 가져다줬다”고 했다.
 
  남 변호사는 “(유 전 본부장이) 처음 3억원을 요구하더니 1억2000을 더 붙여 총 4억2000만원을 요구했고, 총 3억4700만원을 줬다. 그것만 안 줬어도 먹고사는 데 지장은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통화상 이 말을 들은 정 회계사는 “많이도 줬다”며 “우리 먹고사는 데 지장 없었을 것”이라고 동조한다.
 
  남 변호사는 유 전 본부장이 처음 3억원을 요구하더니 1억2000만원을 더 붙여 총 4억2000만원을 요구했다는 내용도 메모지에 기록해놨다. 기자는 이 메모지 역시 입수했다.
 
  메모지엔 이렇게 적혀 있다.
 
  〈유동규
  돈 요구액
  2013년 3.20-3억원
  2013년 6.30-1억원
  2013년 5.29-2천만
 
  도(도합을 줄여 쓴 듯) 4억2천만원〉

 
 
  2013년에 있었던 일
 
2019년 12월 15일 김용 부원장의 출판기념회에 참석한 이재명 민주당 대표. 사진=김용 부원장 네이버블로그 캡처
  유 전 본부장이 돈을 요구하고, 대장동 일당이 돈을 만들어 준 시기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정진상 실장, 김용 부원장이 대장동 민간사업자들로부터 술 접대를 받았다고 의심받는 시기가 2013년이다. 검찰은 비용을 남 변호사가 사후 계산한 것으로 보고 있다.
 
  유 전 본부장에 대한 위례신도시 개발 관련 부패방지법 위반 공소장을 보면 정 실장이 김용 부원장과 함께 2013년 9~12월 서울 강남의 유흥주점에서 유동규씨와 남욱씨에게 술 접대를 받았다는 내용이 나온다.
 
  유 전 본부장은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정진상하고 내가 술을 100번, 1000번 마셨다. 그 술값도 내가 다 냈다. 눈앞에 찍힌 발자국을 어떻게 숨기나. 힘으로 누르겠다? 눌러보라고 해라”라고 했다.
 
  유 전 본부장이 2013년 3월부터 8월 사이 받은 돈으로 정 실장, 김 부원장의 술값을 냈을 수도 있다는 합리적 추론이 가능하다.
 
  검찰은 남욱씨가 유흥주점 종업원과 주고받은 문자 메시지를 복구했다고 한다. 기자가 파악한 바로는 검찰은 술집 종업원을 통해 정 실장의 출입 여부를 확인했다. 이 종업원은 정 실장이 자신의 가게에서 자주 술을 마신 것으로 기억한다는 식으로 답했다고 한다.
 
  정 실장, 유 전 본부장 등이 남 변호사의 돈으로 간 유흥주점은 ‘고가’의 술집이다. 다수의 일반 국민은 금액 때문에 가는 것을 꿈도 못 꾼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다.
 
  그들이 갔을 법한 술집을 추론할 만한 내용이 ‘정영학 녹취록’에 있어 소개한다.
 
  2013년 8월 30일 녹취록이다.
 
  〈남욱: 계속 밤에 그 양반(유동규 전 본부장) 노래 들었고, 아따 노래는 진짜 기가 막히게 하더라. 아, 여자애들이(중략).
 
  정영학: 아, 그래요? 거기 또 여자들이 예쁘잖아요.〉
 
  유 전 본부장은 한양대 성악과를 졸업했다.
 
 
  정진상, “없는 죄를 만들고 있다”
 
정진상 실장은 11월 10일 기자들에게 보낸 ‘검찰 압수수색에 대한 입장’이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통해 “검찰은 ‘삼인성호(三人成虎·근거 없는 말도 여럿이 하면 곧이듣게 된다는 의미)’로 없는 죄를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TV조선 방송 캡처
  정진상 실장은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언론 보도를 보면 정 실장은 최근 주변에 “단 한 푼도 받은 게 없다. 낫싱(nothing)”이라며 결백을 주장했다고 한다. 특히 유 전 본부장이 명절 떡값을 줬다 한 데 대해 “걔(유동규)가 내게 명절을 챙기고 그럴 만한 위치나 관계가 아니다”라고 부인했다고 한다.
 
  정 실장은 11월 10일 기자들에게 보낸 ‘검찰 압수수색에 대한 입장’이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통해 “검찰은 ‘삼인성호(三人成虎·근거 없는 말도 여럿이 하면 곧이듣게 된다는 의미)’로 없는 죄를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단언컨대 그 어떤 부정한 돈을 받은 일이 없다”고 주장했다.
 
  다만 정 실장은 유 전 본부장이 자신과 김용 부원장을 유흥주점에서 ‘100번’ 접대했다고 주장한 데 대해선 “너무 오래돼 모르겠다” 했다고 한다.
 
  같은 날 이재명 민주당 대표도 “검찰이 훌륭한 소설가가 되기는 쉽지 않겠다”며 “허무맹랑한 조작 조사를 하려고 대장동 특검을 거부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을 속이고 역사를 속이는 것도 잠시라는 사실을 잊지 말길 바란다”고 했다.
 
 
  “내 발언 이재명 없이 나올 수 없다”(유동규)
 
  2013년 11월 5일과 6일에는 이런 일도 있었다. 성남시는 ‘대장동·1공단 결합 도시개발사업 타당성 및 구역지정을 위한 용역 중간 보고회’를 열었다.
 
  대장동 도시개발사업의 타당성 등을 전문가에게 맡긴 결과를 공유하고 사업 방향을 중간 점검하는 자리였다. 주체는 성남시 도시개발사업단(현 문화도시사업단)이었다. 그해 11월 5일 성남시에서 열린 중간 보고회에는 이재명 성남시장과 최윤길 성남시 의장 등 29명이 참석했고, 하루 뒤 성남시의회 도시건설위원회에서 열린 ‘도시건설위원회 보고회’에는 성남시 의원 7명이 참석했다.
 
  당시 도시개발사업단의 설명을 들은 성남시의회 도시건설위는 ‘SPC(특수목적법인-기자 주)를 설립하며 사업을 추진하는 방향은 매우 위험하므로 LH(한국토지주택공사) 등 공기업에 위탁하는 사업 방식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이에 성남시 도시개발사업단은 ‘최근 공기업의 경영난(LH 부채 142조원)으로 사업 참여가 불투명하다’며 ‘민간의 전문성 및 재원 조달 능력을 활용하고, 공공과 민간의 역할 분장으로 사업의 효율성을 확보할 수 있는 성남도시개발공사 SPC가 출자하는 사업 방식으로 진행할 계획’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성남시에 올렸다.
 

  성남시의회에서는 민간이 참여한 SPC의 위험성을 지적했지만, 성남시에서는 이를 반대한 것이다. 이 보고서에는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과 정진상 정책비서관이 서명을 했다. 이후 성남시는 2015년 7월 ‘성남의뜰’이라는 SPC를 설립해 시행사 화천대유 등과 함께 대장동 민관 합동 개발을 진행했다.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자료는 이기인 국민의힘 성남시의원으로부터 확보한 것이다.
 
  또 A4용지 55쪽 분량의 대장동도시개발추진위원회(추진위) 회의록을 보면, 유 전 본부장은 대장동 원주민들과 2013년 2월 28일과 7월 24일 추진위 사무실에서 만나 대장동 사업에 대해 장시간 이야기한 것으로 파악된다.
 
  유 전 본부장은 추진위 회의에서 자신의 발언이 당시 성남시장이었던 이재명 민주당 대표 없이는 나올 수 없다는 점을 언급했다. 유 전 본부장은 원주민들에게 “시장님도 여러분(원주민)을 도와드리려 하지, 어떻게 (나쁘게) 하려는 생각은 없으시다. 만약 그랬다면 제가 여기 와서 설명도 못 한다”고 말했다. 유 전 본부장이 대장동 원주민들에게 이 이야기를 한 시기는 공교롭게도 남 변호사로부터 돈을 요구하기 직전과 돈을 받고 난 후다.
 
 
  남욱의 기록 스모킹 건 될까?
 
  불법 대선자금 수수 혐의로 구속된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도 정진상 실장과 마찬가지로 혐의를 부인하며 수사에 응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수첩과 메모지가 나왔지만, 불법 대선자금을 수수한 적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것이다.
 
  돈을 받은 게 없으니 검찰의 추가 질문에도 답할 게 없다며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다. 방어권 차원이라며 휴대전화 비밀번호도 제공하지 않고 있다. 김 부원장의 휴대전화는 사용자가 알려주지 않으면 사실상 비밀번호 해제와 디지털 분석이 불가능한 기종이라고 한다.
 
  2017년 1월 12일 성남시장이었던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이재용 부회장은 편법적 경영권 상속을 위해 박근혜 대통령의 요구에 따라 최순실 모녀에게 300억원 상당의 뇌물을 제공했다는 것이 특검 수사 결과 확인되고 있다”고 썼다.
 
  그는 이어 “이건희-이재용 일가의 편법·불법적인 경영권 상속 행위는 지난 40년간 반복됐지만 제대로 처벌받은 적이 없다”며 “이번에는 확실하게 처벌해야 한다. 그래야 법도 무시하고 불법을 자행하면서 국민을 개돼지쯤으로 보는 정권과 재벌의 행태를 바로잡을 수 있다”고 했다. 또 “대한민국이 노동자와 서민, 다수 국민이 행복한 공정한 경제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이런 부당한 재벌체제를 해체해야 한다”며 “그 출발은 재벌의 불법, 편법에 대한 엄중 처벌과 특권 해체여야 한다. 이 부회장의 구속으로 재벌체제 해체의 출발선에 서야 한다”고 했다.
 
  당시 박영수 특검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구속하는 데 큰 역할을 한 것은 ‘안종범 수첩’이었다. 검찰과 박영수 특검팀이 ‘사초(史草)’라고 표현한 이 수첩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의 뇌물죄 혐의를 뒷받침하는 스모킹 건 역할을 했다. 안종범 전 수석은 박 전 대통령의 지시 사항을 2년간 수첩 63권에 나눠 기록했다. 이 중 24권은 안 전 수석 측이 검찰에 제출한 것이지만, 39권은 안 전 수석의 국회의원 시절 보좌관이던 김모 전 청와대 행정관이 제출한 것이다.
 
  ‘남욱의 수첩’과 메모지도 ‘사초’로 볼 수 있다. 김용, 정진상 더 나아가 ‘그분’의 실체를 밝혀내는 스모킹 건 역할을 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기자가 남욱의 메모지와 수첩에 의미를 부여하고, 입수한 것을 보도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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