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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분석

문재인 정권이 망가뜨린 原電 生態系

“원전 산업계 몰락… 무고한 도산자·실직자 양산”

글 : 이경훈  월간조선 기자  liberty@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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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탈원전으로 인한 SMR 개발 지연이 가장 안타깝다”(윤종일 카이스트 교수)
⊙ 불안정한 국제 정세, 오히려 우리에겐 原電 수출 기회
⊙ 월성 원전 1호기 계속운전 취소 소송의 대표 변호사가 原安委 비상임위원
⊙ 韓美원자력수출 동맹이 필요한 이유
2017년 6월 19일 고리1호기 영구정지 선포식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 사진=조선DB
  “원전(原電) 정책을 전면 재검토해 원전 중심 발전 정책을 폐기하고 탈핵(脫核) 시대로 가겠다.”(2017년 6월 19일 고리 원전 1호기 영구정지 선포식)
 
  “원전이 주력 전원(電源)이다. 신한울 1·2호기, 신고리 5·6호기를 빠른 시일 내 정상 가동하겠다.”(2022년 2월 25일 러시아-우크라이나 침공 직후)
 
 
  非전문 反核 세력, 정권 비호 아래 제도권으로 진출
 
지난해 12월 29일 탈원전 정책으로 공사가 중단된 경북 울진군 신한울 3, 4호기 건설 현장을 찾은 윤석열 당선인. 현장에서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가지고 있던 원자력 생태계가 고사 위기에 처해 있다”고 했다. 사진=조선DB
  문재인 정권은 7000억원을 들여 개보수한 월성 원전 1호기를 조기 폐쇄하기 위해 경제성 평가를 조작했다. ‘싹을 잘라버리겠다’는 의도를 갖고는 한 번도 사용하지 않은 핵연료봉을 폐쇄 절차가 채 끝나기도 전에 제거해버렸다. 이로 인해 총 2조5000억원의 기회비용이 사라졌다.
 
  월성 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을 수사하다가 정권 차원의 탄압을 받고 자리에서 물러난 검찰총장은 ‘탈원전 폐기’를 공약으로 내걸고 370일 뒤 대통령에 당선됐다.
 
  탈원전을 지상과제로 삼았던 정권은 임기 만료를 앞두고 원전에 대한 입장을 번복했다. 원전 운용을 주관하는 산업통상자원부는 이제야 원전 활성화 방안을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보고했다. 운영 허가 만료를 앞둔 고리 2호기를 두고 계속 운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권이 바뀌자 태도를 180도 바꿨다.
 

  그동안 에너지 전문가들은 정부가 추진한 탈원전 정책을 두고 문제를 제기해왔다. 이에 정부는 ‘에너지 전환’이라는 미명하에 우리나라 환경에는 부적합한 재생에너지(태양력, 풍력 등)를 전력 공급원으로 확대해나갔다. 원전이나 석탄, LNG 발전과는 달리 재생에너지는 전력 생산을 필요에 맞게 조절할 수 없다. 필요할 땐 정작 사용할 수 없는 ‘간헐성(間歇性)’ 전원이다.
 
  여기에 문재인 정권은 반핵(反核) 인사들을 국회·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 등에 진출시켜 비전문가가 원전에 대한 불신과 공포를 조장하도록 방조했다.
 
  반핵(反核) 영화 〈판도라〉를 본 뒤 ‘사고 위험’ 운운하며 눈물을 흘렸던 문 대통령은 해외에서는 ‘한국 원전이 세계 최고’라고 주장하는 이중적 행태를 보였다.
 
 
  탈원전과 싸운 5人이 말하는 脫원전 5년
 
문주현 교수. 과기부 원전사무관과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연구원을 지냈다. 원자력 시설 해체, 방사성 폐기물 관리가 전문 분야이다. 사진=문주현 제공
  “원자력계는 성한 곳이 없을 정도로 훼손됐습니다. 원전 산업계는 기업과 종사자 수가 크게 줄었고 학계는 입학생과 재학생이 급감했죠. 연구계는 탈원전에 부합하는 분야만 연구비가 증가했죠. 이 때문에 SMR(Small Nuclear Reactor) 등 첨단 기술 개발에 뒤처지고 국제 흐름에도 발맞추지 못했습니다.”(문주현 단국대 에너지공학과 교수)
 
  “에너지 안보와 기후변화 대응 등을 고려할 때 탈원전은 우리나라 에너지 환경과 범(汎)지구적 의제 등을 도외시한 비정상적이고 무모한 시도였습니다. 과학에 근거하지 않고 정치적·이념적으로 접근했기에 실패할 수밖에 없습니다.”(윤종일 카이스트 원자력및양자공학과 교수)
 
  “탈원전 때문에 원자력 산업 분야의 고급 인력이 해외로 유출되고 인재 양성을 위한 젊은 인력 수급도 어려워졌습니다. 국가 차원의 원전 경쟁력이 약화됐죠. 신정부에서 원전 강국을 추구하더라도 이를 실현하기 위한 기반이 빈약해진 상황입니다.”(이정익 카이스트 원자력및양자공학과 교수)
 
  “정치가 과학을 압도했습니다. 탈원전은 지동설(地動說)을 지배한 천동설(天動說)처럼 자연법칙을 거스르는 것입니다. 탈원전을 위해 행정·정치적으로 너무 많은 무리수를 뒀죠.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등 규모가 큰 조직에는 영향이 크지 않았지만 원전 산업을 (실제로) 떠받치는 하부 공급 업체는 고난을 당해야만 했습니다.”(정범진 경희대 원자핵공학과 교수)
 
  “국민에게 원자력에 관한 사실을 제대로 알리는 노력을 게을리해 탈원전 정책이 지속됐죠. 원전 산업계가 몰락하고 무고한 도산자와 실직자가 양산됐어요. 한전은 부실화됐고 국민은 전기요금을 걱정하게 됐습니다. 원전으로 먹고살던 업체는 지난 5년 동안 매출이 절반 이하로 급감했습니다.”(주한규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
 
 
  “신한울 3·4호기 원전 건설 재개해야”
 
이정익 교수. 한국이 UAE에 원전을 수출한 뒤 UAE 칼리파 공대 객원교수를 지내며 UAE 원전 인재 양성에 일조했다. 사진=이정익 제공
  다섯 명의 교수는 ‘에너지 정책 합리화를 추구하는 교수협의회(에교협)’에 참여하며 원전을 지키기 위한 활동을 해왔다. 이들은 신문·방송부터 유튜브, 1인 시위까지 탈원전을 저지하기 위해서 갖은 노력을 했다.
 
  2018년 탈원전에 저항하고자 교수 280명이 모여 만든 에교협은 지난 대선을 앞두고 《대통령을 위한 에너지 정책 길라잡이》를 펴내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에게 전달했다.
 
  현재 에교협 소속 동덕여대 경제학과 박주헌 교수, 카이스트 원자력및양자공학과 정용훈 교수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활동하며 윤석열 정부의 새로운 에너지 정책을 기획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재생에너지를 중심으로 한 에너지 정책을 수정·보완하고 하루속히 건설 중지 상태인 신한울 3·4호기 원전 건설을 재개해야 한다. 이를 위해 원전 실제 운영까지 필요한 행정 절차나 시간을 최대한 줄여나가야 한다”고 했다. 이어 “탈원전으로 인해 위축된 원전 산업계를 활성화하기 위해 행정 지원과 수출 지원, 금융 지원 등 각종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사용후핵연료 처리 기술 확보,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처분 시설 마련 등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고 밝혔다.
 
  주한규 교수는 “탈원전의 문제점을 알리고자 원자력계 교수진이 중심이 된 원자력 바로 알리기가 국민의 원자력 인식 개선에 대폭 기여했다”고 했다.
 
  이정익 교수는 “문재인 정부 이전까지만 해도 언론은 주로 원자력의 위험성을 부각했지만 탈원전 정책이 시작되자 원자력의 긍정적 측면을 함께 보도해 균형 잡힌 전달을 해준 것이 긍정적”이라고 했다.
 
 
  원전은 ‘準 국산 에너지’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 시위에 나선 정범진 교수.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후보 캠프 에너지정상화대책본부에서 위원장으로 활동했다. 사진=정범진 제공
  문주현 교수는 “탈원전 정책의 역설로 원자력에 대한 국민 인식이 크게 개선됐다”고 했다. 한국원자력학회 등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국민 10명 중 7명이 원전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범진 교수는 “원전 생태계, 원전 부품 생태계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리는 계기가 됐다”고 했다.
 
  에교협이 만든 ‘대통령을 위한 원자력 이슈 문답 10선’에는 원전의 우수성이 정리돼 있다. 자료에 따르면 원전은 국제 정세와 시장 환경에 따라 값이 요동치는 원유나 가스, 석탄과 달리 원재료값의 변화가 거의 없다. 원전은 발전을 위해 필요한 비용 중 원재료인 핵연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전체 발전 비용에서 8% 수준만을 차지한다. 이번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로 원유와 가스 가격은 변동이 심했지만 핵연료를 두고는 이런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다. 이 때문에 에너지 전문가들은 “우리나라는 원전 ‘건설·운영·유지’ 기술을 모두 확보한 나라이기에 원전은 ‘준(準) 국산 에너지’다. 초기 건설비만 비쌀 뿐 오래 쓰면 오래 쓸수록 남는 게 많은 전력원이다”라고 말한다.
 
  전력거래소가 운영하는 전력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정산단가(2022년 3월 기준)는 원전(60원/kWh)이 가장 저렴했다. 이어 유연탄(150원), 신재생(190~200원), LNG(218원), 유류(276원) 순이었다. 정산단가는 발전공기업(한국수력원자력, 한국남동발전·한국중부발전 등) 5곳이 생산한 전기를 한국전력(한전)이 구입하는 가격을 말한다.
 
 
  脫원전 계속하면 전기료 인상
 
  한전은 이 전기를 다시 가정이나 기업 등 사용자에게 판매한다. 이때 판매단가를 용도(가정용, 산업용, 농업용 등)별로 달리해 시장에 공급한다. 이 판매단가는 2020년 기준 kWh당 평균 110원이었다.
 
  정산단가에서 알 수 있듯 한전은 신재생에너지를 kWh당 200원에 사들인 뒤 정작 판매는 110원에 한다. 유연탄은 원유보다는 값이 저렴하지만 탄소를 배출한다는 문제가 있다.
 
  문재인 정부는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높이기 위해 재생에너지 생산 전력에는 일종의 보조금을 추가로 지급한다. 문제는 한전이 재생에너지를 구입하는 가격이 ‘발전 당시 가장 비싼 비용으로 전기를 만든 발전원 가격’을 기준으로 한다는 점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로 LNG 값이 치솟아 LNG 발전에 필요한 비용도 올라갔다. 이에 영향을 받아 국제 정세와는 아무 관련이 없는 재생에너지 정산단가도 올라간다.
 
  이 때문에 재생에너지 공급 비중이나 원료 값이 올라갈수록 발전공기업과 한전은 손해를 보는 셈이다. 이 손해분을 그나마 지금은 원전으로 메우고 있지만 올해 한전은 20조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원유 가격 상승, 원전 폐쇄, 재생에너지 확대는 우리나라 에너지 안보에는 최악의 상황이다.
 
  2020년 우리나라는 63GW의 발전 전력을 생산했다. 석탄 36%, 원자력 29%, LNG 26%, 재생에너지 7% 순이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원전 발전 비중을 30%대로 올리겠다고 밝혔다. 원전 전문가들은 원전 발전 비중을 40%대까지 끌어올려야 국가적 과제인 탄소중립을 달성할 수 있다고 말한다.
 
  원전의 효율성 때문에 원전 발전 비중을 최대한 높이면 좋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에너지는 안정적인 공급이 가장 중요하기에 발전원(發電源)을 다양하게 갖춰 불확실한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 이 때문에 탄소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석탄화력발전소도 쉽게 없앨 수 없다.
 
 
  탈원전으로 SMR 시장 선점 기회 놓쳐
 
윤종일 카이스트 원자력및양자공학과 학과장. 한국연구재단 원자력선진기술연구센터장을 지냈다. 사진=윤종일 제공
  문주현 교수는 “탈원전으로 인해 한국 원전 산업에 대한 대외(對外) 신뢰도가 떨어진 게 가장 안타깝다”며 “국내에서는 위험하다는 이유로 원전을 짓지 않으면서 외국에는 ‘한국 원전이 우수하니 수입하라’는 정부의 이중적 언행이 신뢰도 추락의 큰 원인”이라고 했다.
 
  원전 운영 기간은 통상 30~40년이다. 운영 중 교체 부품과 서비스를 공급받지 못하면 원전을 운영할 수 없기에 원전을 돌리지 않는 나라의 원전을 구입할 필요가 없다.
 
  윤종일 교수는 “탈원전으로 인한 SMR 개발 지연이 가장 안타깝다”고 했다. SMR은 현재 운용되는 대형 원전보다 출력이 작은 원전으로 출력은 300MW급이다. 이전에도 SMR은 있었지만 최근에는 탄소중립의 중요성이 강화된 후 더욱 발전된 형태인 ‘차세대’ SMR이 주목받고 있다.
 
  우리나라는 SMR 개발 선두주자였다. 한국원자력연구원과 한수원이 1997년 열출력 300MW급 SMR인 SMART(스마트·System-integrated Modular Advanced-Reactor) 개발에 착수해 2012년 7월 세계 최초로 표준설계인가(SDA)를 받았다.
 
  SMART를 사우디아라비아에 해수담수화(海水淡水化)와 지역 전력 공급용으로 건설해 성능과 유용성을 실증하려고 했으나 문재인 정권이 집권한 후 사업이 진전되지 않았다. 한국이 탈원전으로 SMR 개발을 지체할 때 우리의 SMR 경쟁국들은 차세대 SMR 개발 역량을 강화했다.
 
  이정익 교수는 “SMR은 원자로 시스템 내에 있는 구성 기기 혹은 계통들이 현장에서 제조·건설되는 것이 아니라 가공 공장에서 모듈이 제작돼 현장에서 단순 조립하는 방식을 주로 채택한다”며 “이로 인하여 설계 단순화 및 공정화를 통해 신뢰성 및 경제성이 있다”고 했다.
 
  SMR은 기존 대형 상업 원전과 달리 크기가 작아 산간 내륙, 극지 등 다양한 환경과 조건에서 운용할 수 있다. 기존 원전 대비 안전성도 더 높다. 또 기존 대형 원전에 비해 총 건설비가 상대적으로 저렴해 투자 위험도도 낮다. 단점으로는 원전 규모가 작아 규모의 경제에 의해 에너지 생산단가가 비싸질 수 있다. 여기에 새로운 기술을 활용하기 때문에 인허가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SMR을 여러 개 묶어 대형 원전을 대체할 수 있지 않을까. 이를 정범진 교수에게 물으니 “오히려 비용이 증가해 비효율적이고 발전 단가도 비싸질 수 있다. 사용 목적에 맞게 써야 한다”며 “전력 수요가 많은 우리나라 환경에는 기존의 대형 원전이 적합하다”고 했다.
 
  정 교수는 최근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일원으로 르완다에 원자력 교육을 다녀왔다. 그는 SMR은 르완다같이 전력 소비량이 많지는 않지만 탄소 배출을 줄여야 하는 국가에 적합하다고 했다.
 
  이정익 교수는 “탈원전을 했지만 정작 원전 해체 산업에 대한 적극적 지원도 없었으며 탈원전 부가 산업에 대한 적극적 지원도 없었다”고 했다. 이어 “원전 산업계를 하루빨리 복원하기 위해 ‘계속 운전’ 승인을 받은 원전은 설비와 기자재를 선주문해 국내 기업에 일감을 공급하도록 해야 한다. 또 원전 기업이 외국 원전의 개·보수 사업이나 교체 설비 제작 등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했다.
 
 
  原電 EPC를 갖춘 나라는 우리나라가 유일
 
UAE에 파견된 한수원 직원들. 뒤에 보이는 건물 4동이 바라카 원자력발전소다. 사진=조선DB
  한국 원전을 폄훼하는 일각에서는 우리나라가 ‘원전 원천 기술’이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원전 수출로 얻은 이익 중 많게는 40%까지 미국에 기술 로열티 등으로 지불하고 있다고 말한다. ‘한미원자력수출동맹’은 결국 미국의 배를 불릴 뿐이라는 논리다. 이는 사실과 다르다.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이 원천 기술을 일부 가진 것도 사실”이라면서도 “연구개발을 통해 원전에 필요한 기술을 100% 가까이 국산화했다”고 했다. 한편에선 원전에 필요한 모든 기술을 국산화했다고도 한다. 원천 기술을 99.9% 확보했느냐, 100% 갖고 있느냐를 떠나 전문가들은 원전 EPC를 갖춘 나라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고 말한다.
 
  EPC[설계(Engineering), 조달(Procurement), 시공(Construction)]는 대형 건설 프로젝트나 인프라 사업 계약을 따낸 사업자가 설계와 부품·소재 조달·공사를 한 단위로 제공하는 형태의 사업을 말한다. 일괄 수주를 의미하는 턴키(turn-key)와 유사하다. 우리 원전 산업계는 설계부터 시작해 시공까지 갖췄다. 우리나라는 UAE 바라카 원전에서 EPC 역량을 입증했다.
 
  전문가들은 원전은 원전 그 자체 경쟁력뿐만 아니라 외교력과 금융지원 등 다양한 요소가 더해져야 수주를 받는다고 말한다. 이에 한미원자력수출 동맹을 통해 미국의 외교력과 자금력을 잘 활용하면 한국이 단독으로 진출하기 어려운 곳에서도 원전을 수주할 수 있다고 말한다.
 
  기존 원전의 수명을 연장하는 것과 신규 원전을 짓는 것 중 우리 원전 산업계에 더 유리한 방향은 무엇일까. 정범진 교수는 휴대전화와 자동차를 예로 들어 설명했다.
 
 
  “중국 原電은 신뢰성에 문제”
 
  “전체적으로 봤을 때 무엇이 원전 산업계에 유리한지를 파악해 전략적으로 선택해야 합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휴대전화를 자주 바꾸잖아요. 자동차도 평균 5년에 한 번씩 바꾸죠. 이는 한편으로는 ‘낭비’이지만 다른 측면에서는 내수시장 활성화를 의미해요. 내수시장이 확보돼야 수출도 할 수 있어요. 아껴 쓰는 게 국가적으로 이득이 될지, 낭비가 될지는 전략적 판단이 필요해요. 신규 원전을 새로 지어 우리의 새로운 원전 건설 역량도 입증해야 하고 기존의 원전을 유지·보수하는 기술도 계속 확보해가야죠.
 
  미국은 1980년대 이후 신규 원전을 건설하지 않았어요. 설계 수명을 연장하는 방식으로 원전을 운영했죠. 이 때문에 미국은 지금 신규 원전을 건설할 역량을 상실했죠. 원전 생태계가 붕괴된 거죠. 이 때문에 미국도 원전 시장 진출을 위해선 우리를 필요로 하고 우리도 미국과 협조해 세계 원전 시장에 진출해야 합니다.”
 
  우리나라의 원전 경쟁국가는 미국·프랑스·일본·러시아·중국이다. 정 교수는 이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당분간 러시아는 원전 시장에서 퇴출돼 우리의 경쟁 상대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과 프랑스는 원전을 공기(工期) 내에 짓지 못해 문제가 벌어졌다. 하지만 우리 원전은 공기 내에 가장 저렴한 가격으로 안전하게 지을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에너지 안보의 중요성이 커졌다. 우리 원전에는 기회”라고 했다. 이어 “중국 원전은 신뢰성에 문제가 있어 우리의 경쟁 상대가 되지 못한다”고 했다.
 
  국제에너지기구(IAEA)가 펴낸 2021년도 〈세계에너지전망(World Energy Outlook)〉 보고서에 따르면 탄소 제로 시나리오가 실현되려면 2050년까지 신흥개발국에는 400GW(1GW 원전 기준 400기)의 원전이 새로 건설돼야 한다. 여기에 기존 원전 운영국에선 200GW 이상의 신규 원전이 노령 원전을 대체해야 한다.
 
  세계 원자력 협회 자료에 따르면 건설 계획이 추진 중인 원전은 101기이고 검토 중인 원전은 325기 이상이다. 미국 정부는 지난해 발간한 〈미국 원자력 경쟁력 회복 전략〉 보고서에서 세계 원전 시장 규모를 570조~840조원으로 추산했다. 미국은 원자력 산업 기반이 이미 붕괴돼 원전을 자력으로 시공·제작하는 것이 어렵다.
 
 
  사용후핵연료에도 관심 가져야
 
주한규 교수. 윤석열 당선인이 지난해 대권 출마를 공식 선언하고 가장 먼저 만난 이가 주 교수였다. 사진=주한규 제공
  윤종일 교수는 ‘사용후핵연료’ 연구가 전문 분야다. 윤 교수는 “지난 40여 년간 사용후핵연료의 안전한 관리가 국가적 과제였음에도 이를 위한 정책적·제도적 준비가 크게 부족했다”고 했다.
 
  사용후핵연료는 원자로에서 연료로 사용하고 남은 물질이다. 땔감을 사용한 뒤 타고 남은 재에 해당한다. 문제는 이 사용후핵연료가 고농도 방사성 물질을 방출하는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이라는 점이다. 이 때문에 사용후핵연료와 원전에서 사용한 각종 장비 등을 처분하는 ‘방사능폐기장(방폐장)’을 짓는다고 하면 그 일대 주민들이 반발한다.
 
  윤 교수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부의 목표와 정책이 달라져 사용후핵연료 관리 정책에 대한 국민적 신뢰가 낮다”며 “원전 사업자와 특정 지역만의 현안이 아닌 국가의 책임”이라고 했다.
 
  사용후핵연료의 처리는 ‘직접처분(영구처분)’과 ‘처리 후 처분’으로 나뉜다. 직접처분은 고준위 방사성 물질이 외부로 유출되지 않도록 특수 시설에 장기간(영구적) 보관하는 방식이다. 처리 후 처분은 사용후핵연료 중 일부 물질을 처리한 후 연료로 재사용하는 방식이다. 일종의 ‘재처리’, 재활용이다. ‘처리’는 핵무기 개발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외부의 시선과 상용화를 위한 기술적 어려움이 있다. 처리 후 처분 방식은 직접처분보다 폐기물 처리장의 처분 면적을 약 20분의 1로 줄일 수 있다. 한미 양국은 2011년부터 2021년까지 사용후핵연료 처리의 한 방식인 ‘파이로프로세싱(pyroprocessing)’을 공동 연구 개발해왔다.
 
 
  ‘파이로프로세싱(pyroprocessing)’
 
  윤종일 교수는 ▲여야 합의를 통한 특별법을 제정해 독립성을 보장받으며 사용후핵연료를 관리하는 상설관리위원회 설립 ▲부지 선정 시 정치적 이해관계 차단 ▲사용후핵연료 건식저장 기술 국산화 ▲연구용 지하화연구시설(URL)을 활용해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심층처분시설 기술 실증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의 부피·독성 감소를 위한 연구 개발이 필요하다고 했다.
 
  현재 더불어민주당 김성환 의원은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관리에 관한 특별법안’을 발의했다. 하지만 법안에서 ‘사용후핵연료 처리’ 분야에 대한 내용은 빠졌다. 김성환 의원실 관계자는 “재처리, 파이로프로세싱과 같은 ‘처리’ 문제는 국가 차원의 결정이나 과학기술적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이기에 처리와 관련한 내용을 반영할 순 없었다”며 “방사성 폐기물 저장소가 10년 뒤면 포화된다. 방사성 물질이라도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도록 법안을 만드는 게 책임 있는 자세라고 생각돼 급선무로 ‘처분장 마련’에 초점을 두고 법안을 냈다”고 밝혔다.
 
  지난 11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탈원전 정책을 폐기하면 고준위 방폐물 관리를 다루는 특별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국원자력연구소 구정회 핵주기환경연구소장은 파이로프로세싱에 대해 “한미 당국이 기술성·경제성·핵비확산성 분야에서 타당성을 인정했다”며 “아직 상용화 단계는 아니지만 타당성을 검증받았으므로 공학 규모의 실증을 통해 기술 안정성을 확보해나가야 한다”고 했다. 또 “파이로프로세싱 등 사용후핵연료에 대한 국민 인식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파이로프로세싱이 ‘핵비확산성’을 갖췄다는 의미는 사용후핵연료를 재처리해 핵무기로 전용(轉用)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의미이다.
 
 
  原電 발목 잡는 原安委 개혁도 필요
 
원자력노동조합연대가 원자력안전위원회가 들어선 서울 광화문 KT 빌딩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조선DB
  “정신상태가 글러먹었다.”
 
  “이실직고 하라.”
 
  “신한울 운영 허가를 늦추겠다.”
 
  원안위원들이 원전 사업자인 한수원에 내뱉은 말이다.
 
  2011년 10월 출범한 원안위는 원자력 안전규제를 독립적으로 담당하는 위원회이다. 2011년 3월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태를 계기로 원자력 안전규제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자 원자력 안전만을 담당하기 위한 기구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현재 원안위 비상임위원 7명 중 4명은 탈원전 성향 인사이다. 김호철 비상임위원은 민변 회장 출신으로 월성 원전 1호기 계속운전 취소 소송의 대표 변호사이다.
 
  정범진 교수는 “원안위는 안전을 위해 존재하는 기관이지 규제를 목적으로 하는 기구가 아니다”며 “오히려 갑(甲)의 위치에서 원자력 사업자들을 괴롭히는 데 앞장선다”고 했다.
 
  지난해 4월 8일 국민의힘 김영식 의원은 원안위 위원의 자격요건 강화·원자력 전문가 비율 확대·대통령의 위원 임명 권한 축소를 담은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법안에는 ‘원안위원 자격요건으로 원자력·환경·보건의료·과학기술·공공안전·법률·인문사회 등의 분야에서 15년 이상 식견과 전문성이 증명된 자’로 자격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았다. 또 위원 8인 중 3인은 반드시 원자력 분야 전문가를 포함해 전문성을 확보하도록 했다.
 
  원안위의 전문성·독립성 보장을 공약으로 냈던 인수위는 현재의 원안위는 전문성이 결여됐고 이념적으로 편향됐다고 본다. 최근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도 “원안위가 기능을 제대로 못 하면 독립적인 (새로운) 위원회를 만들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새 정부 들어서도 탈원전 기조 막는 데 한계”
 
  주한규 교수는 “국민 삶과 경제에 직결되는 에너지를 정쟁(政爭)거리로 삼은 것이 문재인 정부의 가장 큰 실책(失策)”이라며 “윤석열 정부는 원자력을 포함해 에너지 문제를 정쟁화하지 않아야 한다”고 했다.
 
  김영식 의원은 “당장은 새 정부가 들어서도 문재인 정부가 벌인 탈원전 기조를 막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밝혔다. 김 의원에 따르면 민주당에서도 원전의 필요성을 인정하는 의원들이 상당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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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yungminn@yahoo.com    (2022-05-02) 찬성 : 4   반대 : 0
이 정책 하나로도 이 무골상태의 인간 재인이는 콩밥먹는곳으로 가야한다

20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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