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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세진의 여의도 포커스

“1분 안에 사로잡아라” 20대 대통령 선거는 쇼트폼(short form) 戰爭

2030세대 민심 좌지우지하는 정치 쇼트폼, 이재명-윤석열 어느 쪽이 잘했나

글 : 권세진  월간조선 기자  sjkwo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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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Z세대의 콘텐츠 소비 방식인 쇼트폼, 정치권도 발 빠르게 움직이는 중
⊙ 이번 대선 디지털 선거운동의 키워드는 쇼트(짧음), 실시간, 재미
⊙ ‘59초 공약’ ‘페이스북 한 줄 공약’ 등 국민의힘이 먼저 시선 끌어
⊙ 더불어민주당은 조직적인 소셜미디어 및 쇼트폼 활동으로 量的 우세
⊙ 정치권에선 ‘페이스북은 정책과 의견, 인스타는 친근한 일상’ 공식화
⊙ ‘이재명 심기’ ‘윤석열 베개’ 등 인스타그램 통한 밈(meme) 등장
⊙ ‘깊이 없다’ 부정적 시선도… MZ세대의 정치 관심 상승 측면에선 긍정적 반응 많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인스타그램 동영상을 통해 공약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인스타그램
  최근 10여 년간 정치인들과 각종 선거 후보들에게 소셜미디어(SNS・Social Network Service) 활동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페이스북과 블로그를 통한 정책 홍보는 당연하고 유튜브 채널 운영 또는 유튜브 동영상 홍보도 필수이며, 이를 카카오톡이나 라인 등으로 공유해 퍼뜨리는 것도 기본 중의 기본이다. 웬만한 온라인 콘텐츠와 소셜미디어 활용 정도로는 유권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거나 표심을 사로잡기 힘든 형편이다.
 
  3월 9일 20대 대통령 선거를 앞둔 현재, 각 당의 선거운동은 소셜미디어 선거운동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간 ‘쇼트폼(short form·아주 짧은 콘텐츠)’ 선거운동이 대세가 됐다. 쇼트폼은 짧은 길이 때문에 용량이 작고 보는 데 시간이 거의 필요하지 않은 만큼 퍼져나가기 쉽고 많은 사람이 볼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따라서 2030세대, 이른바 MZ(밀레니얼+Z세대)의 민심을 사로잡는 데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나면서 후보 캠프들은 상대 후보보다 더 눈에 띄는 콘텐츠를 발굴하고 퍼뜨리는 데 전력투구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정의당 심상정 후보 등 대선 후보들은 페이스북, 블로그,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를 운영하는 것은 물론 틱톡, 유튜브 쇼츠 등 쇼트폼 전용 서비스도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있다. 심지어 쇼트폼보다도 더 간결한, 한눈에 담을 수 있는 콘텐츠인 ‘한 줄 공약’과 후보 관련 밈(meme·온라인에서 유행하는 재미있는 사진이나 영상 등)의 등장을 이번 대선의 특징으로 꼽는 사람도 많다. 이번 대선이 세계적으로 유례 없는 쇼트폼 선거전으로 평가되기도 한다.
 
  이 같은 쇼트폼 선거전은 언제 어떻게 시작돼 진행되고 있으며, 어떤 후보가 좋은 반응을 얻고 어떤 후보가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을까. 주요 대선 후보의 소셜미디어와 쇼트폼 현황을 살펴봤다.
 
박스1
  쇼트폼이란

 
  쇼트폼은 매우 짧은 길이의 동영상을 뜻하는 용어로, 보통 15초에서 길어야 10분 정도의 콘텐츠를 의미한다. 주로 TV보다 스마트폰 등 모바일이 익숙한 MZ세대가 콘텐츠를 소비하는 방식이다. 매우 짧은 시간만을 허용하는 쇼트폼 전문 서비스로는 최대 60초 영상을 올릴 수 있는 틱톡, 유튜브 쇼츠(shorts), 인스타그램 릴스 등이 있다. 이들 서비스는 최대 60초까지 영상을 만들 수 있지만 대부분의 사용자는 15초짜리 영상을 선호한다.
 
  유튜브나 OTT(넷플릭스 등)에서도 10분 이하의 콘텐츠인 쇼트폼이 인기를 끌고 있으며, 이미 국내 웹드라마는 한 회에 10분짜리가 대세다. TV방송국에서도 5분짜리 예능 등 쇼트폼을 선보인 바 있다. tvN 나영석 PD의 ‘아이슬란드로 간 세끼’ ‘마포멋쟁이’ ‘출장십오야’ 등이다.
 
  전 세계적으로 쇼트폼은 기존 소셜미디어 시장을 빠르게 잠식해나가고 있다. 미국 증시에서 메타(舊 페이스북)는 2월 들어 주가가 폭락했는데, 주요 원인은 이용자 이탈과 비즈니스모델 성장성에 의구심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는 최근 콘퍼런스콜에서 페이스북 이용자 수 감소의 원인으로 틱톡을 지목한 바 있으며, 틱톡의 대항마로 쇼트폼 동영상 성장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의 차이
 
페이스북은 주로 공약 소개와 의견 개진의 용도로 사용된다. 이재명 후보 페이스북과 윤석열 후보 페이스북. 사진=페이스북
  정치인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소셜미디어는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이다. 국내 소셜미디어 앱 중 사용 시간 1위가 페이스북, 2위가 인스타그램으로 사용자 수가 많기도 하지만 해당 서비스에 대한 사용자들의 충성도가 높기 때문이다. (박스2 참조) 대선 후보들도 예외가 아니다. 후보들은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운용에 있어 콘텐츠와 운영 방향을 달리 하고 있으며 ‘페이스북은 정책과 의견 등 텍스트, 인스타그램은 일상 사진’이라는 공식이 이미 자리 잡았다.
 
  페이스북은 이용자의 연령대가 비교적 높고 국내 상륙 후 오랜 시간에 걸쳐 네트워킹이 이뤄져 온 것이 특징이다. 따라서 콘텐츠 공유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정치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력이 크다. 미국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트위터를 주로 사용하면서 트위터가 정치인들의 주요 소통 수단이었지만, 국내에서는 페이스북이 정치인들의 소통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다. 언론사 기자들도 정치인의 페이스북을 참고해 기사를 쓰는 경우가 많다. 정치인 대부분이 페이스북을 사용하는 이유다.
 
  한 여당 의원의 소셜미디어를 관리 중인 보좌관의 얘기다.
 
  “사실 선거 때 공약과 정책을 소개하는 소셜미디어로는 사진과 텍스트를 혼합할 수 있는 블로그가 가장 어울린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요즘 유권자들은 긴 글을 읽지 않는다. 요약된 텍스트만 읽을 수 있는 페이스북을 통해 공약을 소개하는 것이 그나마 효과적이다. 또 4050세대 페이스북 사용자들은 ‘페친(페이스북 친구)’으로 거미줄처럼 연결돼 있어 공약 공유 및 평가가 활발하다. 대선 후보 정도 되면 인스타, 유튜브 쇼츠, 틱톡 등 다양한 플랫폼을 이용할 수 있지만 국회의원을 포함해 대부분의 정치인은 페이스북이 네티즌 및 언론과 소통하는 가장 확실한 경로다.”
 
박스2
  국내 SNS 순위는?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와이즈리테일에 따르면 2021년 한국인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SNS 앱은 1위 밴드, 2위 인스타그램, 3위 페이스북, 4위 카카오스토리, 5위 네이버카페, 6위 트위터, 7위 다음카페, 8위 네이버블로그 순이었다. 앱 사용 시간의 순위는 달랐다. 사용시간을 분석한 결과 순위는 1위 인스타그램, 2위 페이스북, 3위 트위터, 4위 네이버카페, 5위 밴드, 6위 다음카페, 7위 카카오스토리, 8위 네이버블로그 순이었다. 즉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사용자가 타 SNS 사용자보다 해당 앱을 사용하는 빈도와 시간이 많다는 뜻이다. 이 조사 결과는 만 10세 이상 한국인으로 안드로이드 및 iOS 스마트폰 사용자를 표본조사한 결과다.
 
  인간미 강조하는 인스타
 

  자신의 의견과 정책을 제시하는 페이스북과 달리 정치인의 인스타그램은 2030세대 공략이 주요 목표다. 인스타그램 게시물은 사진이 중심이며, 글은 많아야 두세 줄 정도다. 사용자들은 하고 싶은 말은 글로 쓰기보다는 해시태그(#)에 적어 넣는다. 관심 분야의 게시물을 찾고 싶을 땐 해시태그 검색으로 쉽게 찾을 수 있다. 인스타그램은 사진 위주이다 보니 소셜미디어를 주로 입법활동, 공약, 지역행사 등을 홍보하는 수단으로 사용하는 정치인들에게는 적합한 방식이라고 보긴 힘들다.
 
  대신 정치인들은 인스타를 친근감과 인간미를 강조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다. 법조인이나 학자, 공직자 출신 정치인들은 기존 이미지를 상쇄하기 위해 인스타를 활용하곤 한다. 검찰총장 출신 윤석열 후보가 인스타에 반려견과 음식 등의 사진을 올리는 것도 이런 이유다.
 
  법조인 출신 야당 한 전직 다선(多選) 의원의 얘기다.
 
  “인스타에는 지역 주민들과 자연스럽게 웃으며 찍은 사진, 보좌진과 사무실에서 간식 먹는 사진, 오랜만에 집에서 식사하는 날의 메뉴 등 일상적인 사진들을 올린다. 사진 한 장을 올리려면 최소 20장 정도는 찍는다. 사진이 촌스러우면 인스타는 하나 마나이고 오히려 역효과까지 날 수도 있다. ‘인스타 감성’이라는 말이 있듯 인스타 사진은 예쁘거나 특이하거나 흥미로워야 한다. 해시태그도 많이 고민하고 달아야 하니 솔직히 공이 많이 드는 일이고 어렵다. 그날의 뉴스나 현안에 대한 내 의견을 페이스북에 쓰고 페이스북 이웃들과 의견을 나누는 게 훨씬 쉽다. 그래도 앞으로 계속 정치를 하려면 인스타는 필수라고 생각하기에 노력하면서 유지하고 있다.”
 
  중진급 정치인들의 인스타 계정이 화제가 된 사례도 있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에서 비롯된 ‘멸공(滅共) 릴레이’다. 지난 1월 초 정용진 부회장은 숙취해소제 사진에 ‘#끝까지 살아남을테다. 멸공’이라는 해시태그를 단 게시물을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이 때문에 정 부회장에 대해 진보 진영의 비판이 이어지자 국민의힘 정치인들이 ‘멸공 릴레이’를 펼쳤다. 윤석열 후보는 이마트에서 장을 보는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리고 ‘#멸치 #콩’ 해시태그를 달았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도 멸치볶음과 콩조림으로 아침 식사를 하는 영상을 올리고 ‘#멸공 챌린지’ 해시태그를 달았다. 나경원 전 의원은 마트에서 장을 보는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리고 ‘오늘 저녁 이마트에서 멸치, 콩, 자유시간. 그리고 토요야식거리 국물떡볶이까지. 멸공! 자유!’라고 썼다. 정치인들이 장 보는 장면, 식사 장면 등을 소개한 ‘멸공 릴레이’는 정치인들이 인스타그램을 어떻게 활용하는지 보여줬다.
 
 
  이재명-윤석열, 인스타그램으로 친근감 높이기
 
후보들은 인스타그램에 주로 일상 사진을 올려 친근감을 강조한다. 이재명 후보의 설렁탕 식사 장면과 윤석열 후보의 반려견. 사진=인스타그램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 역시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재명 후보의 페이스북 팔로워는 37.4만명, 윤석열 후보의 팔로워는 9.3만명이다. 팔로워 수 차이는 페이스북을 시작한 시점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 후보는 변호사 시절부터 페이스북을 이용해왔고, 윤 후보는 대선 출마 선언을 한 2021년 6월 29일 공식적으로 페이스북을 시작했다.
 
  이재명 후보는 성남시장 시절인 2015년 3월 인스타그램 계정을 개설했다. 이 후보가 성남시장-경기도지사를 거치면서 이 후보의 인스타그램은 정책과 공식 활동 등을 소개하는, 개인 계정이라기보다는 사실상 시장-도지사의 공식 소셜미디어가 됐다. 그러나 2021년 대선 출마 선언 후 이 후보의 인스타그램은 다소 변화를 맞는다. 이 후보 부인 김혜경씨의 활동 사진이 자주 올라오고 있으며, 음식 사진도 늘어 이 후보가 설렁탕, 감자옹심이, 닭죽 등을 먹는 모습이 다수 올라와 있다. 친근한 모습으로 다가가겠다는 전략이다. ‘이재명의 소확행(작지만 확실한 행복)’ 공약도 인스타를 통해 선보인다. 거시적 공약이 아닌 병사 통신요금 반값, 탈모치료 건강보험 적용, 타투(문신) 합법화 등 일상과 관련된 공약을 인스타그램을 통해 보여주는 것이다.
 
  윤석열 후보는 아예 인스타그램을 친근감 확대의 수단으로 삼았다. 윤 후보는 2021년 7월 21일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선보였는데, 거의 모든 게시물에서 ‘윤석열 후보’가 아닌 ‘석열이형’이라는 명칭을 쓰고 있다. 인간적인 매력과 친근함을 돋보이게 하려는 의도다. 윤 후보의 인스타에는 요리, 반려견, 어린 시절 등 개인적인 사진이 주로 올라온다. 이 밖에 청년세대를 위한 책임 공약, 생활밀착형 공약 등을 인스타그램을 통해 소개하고 있다. 반려동물 치료비 부담 경감, 게임 중고거래 소액사기 근절 등 일상 공약들이다.
 
 
  유튜브, 쇼츠를 주목하라
 

  전 세대에 걸쳐 유튜브가 정보 제공 수단이 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 대선을 통해 중장년층에게 새롭게 다가온 형식이 바로 유튜브 쇼츠(shorts)다.
 
  쇼츠의 특징은 ‘짧은 시간, 세로 화면’이다. 최대 1분까지만 영상을 만들 수 있으며, 화면이 세로이기 때문에 스마트폰을 옆으로 돌리지 않고 볼 수 있고 자신의 스마트폰을 통해 상대를 보는 느낌을 준다.
 
  쇼츠를 정치권에 분명하게 각인시킨 당은 국민의힘이다. 국민의힘은 1월 8일부터 유튜브 윤석열 후보 채널과 당 공식 채널(오른소리)에서 쇼츠 형식으로 ‘59초 공약’을 선보이고 있다. 윤 후보 외에도 이준석 대표와 원희룡 선대위 정책본부장이 등장해 생활 밀착형 공약을 짧고 간결하게 설명한다. 2월 중순까지 택시안전시스템 장착 의무화, 등하원 도우미 비용 소득공제, 전기차 충전금액 5년간 동결 등 실생활과 관련된 공약 쇼츠 영상 27개를 선보였다.
 

  더불어민주당도 이재명 후보 채널과 당 공식 채널(델리민주)에서 쇼츠 형식의 영상을 제공하고 있다. 이 후보의 짧은 메시지, 소확행 공약 소개, 일반 시민의 정책 제안, 의원들의 응원 메시지 등이 주요 내용이다. 다만 쇼츠 영상들은 다른 영상들에 비해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지는 못하고 있다. 정치인 유튜브의 주요 시청자들이 쇼츠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한 포털사이트 관계자는 “유튜브 쇼츠 서비스가 국내에서 시작된 지 1년이 채 되지 않아 젊은 세대도 이용 빈도가 아주 높은 편은 아니다”라며 “그래도 정치권에서 쇼츠의 미래를 내다보고 쇼츠 영상 제작에 적극적으로 나섰다는 사실 자체가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쇼트폼의 대표 격인 틱톡(Tik-Tok) 역시 대선 선거전에서는 크게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주 사용층이 1020세대로 연령대가 매우 낮고, 웬만해서는 정치에 대한 관심을 이끌어내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 모두 틱톡 계정을 개설했지만 팔로워는 1만 명이 되지 않는다. ‘AI윤석열’과 ‘이재명 챗봇’ 등 AI(인공지능)와 메타버스도 선거전에 등장했지만 아직 유권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지는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줄 메시지’와 밈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가 페이스북을 통해 선보인 ‘한 줄 공약’. 사진=페이스북
  한편 이번 대선에서는 그동안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쇼트폼이 등장했는데, 바로 페이스북 ‘한 줄 메시지’다. 한 줄 메시지는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동시에 궁금증을 유발해 사람들을 토론과 논쟁에 참여시키는 효과를 가져왔다. 한 줄 공약이 본격적으로 시선을 끌게 된 것은 1월 7일 윤석열 후보가 페이스북에 ‘여성가족부 폐지’ 일곱 글자를 올리면서다. 여성가족부 폐지에 찬성하는 이대남(20대 남성)들은 열광했고, 이 게시물의 ‘좋아요’ 수는 4만 회를 넘었으며 댓글도 1만 개 이상 달렸다. 다른 게시물의 ‘좋아요’ 수가 5000~1만 회 정도인 데 비해 훨씬 높은 수치다.
 
  이후 윤 후보 측은 ‘병사 봉급 월 200만원’(1월 9일), ‘주적은 북한’(1월 14일) 등 한 줄 메시지를 잇달아 올렸다. 이 한 줄 메시지들은 특히 20대에게 효과가 있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1월 중순부터 윤 후보의 여론조사 지지율은 점차 올라갔고, 20대 지지율도 올라갔다. 20대에서 보수정당 후보 지지율이 상대 후보를 앞서는 것은 이례적이다. 여론조사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유튜브 쇼츠와 페이스북 한 줄 메시지 등 쇼트폼의 효과가 나타났다는 분석이 이어졌다.
 
  다른 후보들도 한 줄 메시지 업로드에 나섰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윤 후보의 ‘여성가족부 폐지’ 게시물이 올라온 날 페이스북에 ‘여성가족부 강화’ 일곱 글자를 올렸고, 이재명 후보도 1월 13일 페이스북에 ‘더나은변화=이재명, 더나쁜변화=윤석열’이라는 짧은 메시지를 올렸다.
 
  국민의힘 선대위에서 디지털 콘텐츠를 담당하고 있는 이영 의원은 “지금은 유튜브 쇼츠, 페이스북 한 줄 메시지 등 짧은 콘텐츠로 공약과 비전을 보여주면 실시간으로 전국에 전파된다”며 “이번 대선의 디지털 선거운동 키워드는 실시간, 쇼트(짧음), 재미”라고 했다.
 
대선 후보 밈이 등장했다. 이재명 후보의 ‘심는 겁니다’와 윤석열 후보의 ‘윤석열 베개’. 사진=인스타그램
  후보에 대한 밈이 다양하게 등장한 것도 이번 대선의 특징이다. 밈은 영국의 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의 저서 《이기적 유전자(The Selfish Gene)》에서 소개된 용어로, 여러 사람에게 전달되면서 영향을 미치는 정보를 뜻한다. 최근에는 온라인에서 생성된 인상적인 사진이나 그림 또는 짧은 동영상을 뜻하는 용어로 사용된다.
 
  밈의 핵심은 ‘유머’다. 재미있어야 밈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이재명 후보의 밈은 ‘이재명은 심는 겁니다’가 대표적으로, 탈모치료제 건강보험 적용 확대 공약 홍보 사진이다. 이후 온라인커뮤니티에서는 “청와대에 이재명을 심자”는 글이 이어졌다.
 
  이재명 후보의 소셜미디어 선거운동을 이끌고 있는 채광석 선대위 홍보소통본부 콘텐츠그룹장은 밈이 유행하는 이유에 대해 “온라인 세상은 수평적 의사소통, 자기 주도, 유머가 핵심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선거전에서도 자기 주도적인 유권자들의 반응이 즉각적이면서 큰 힘을 발휘한다”며 “‘이재명 심기’ 같은 밈은 유권자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말하고 놀 수 있는 매개체”라고 덧붙였다.
 
  윤석열 후보의 밈은 ‘윤석열 베개’가 있다. 윤 후보가 작년 8월 인스타그램에 올린 게시물에는 대구 서문시장의 침구류 가게에 윤 후보의 사진이 붙어 있는 장면이 올라가 있다. 윤 후보는 이보다 몇 주 전 인스타그램에 반려묘와 침대에 누워 있는 사진을 올렸는데, 이 사진의 베개가 해당 가게에서 파는 베개와 비슷한 제품이어서 가게 주인이 이를 인쇄해 붙인 것이다. 댓글에 ‘초상권 침해 아니냐’ ‘형이 왜 거기서 나와’ 등의 내용이 이어지자 윤 후보는 “소상공인분들께 도움이 된다면 초상권은 무료”라고 답했다. ‘윤석열 계란말이’도 밈이 됐다. 윤 후보는 작년 한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해 요리를 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윤 후보가 완성한 계란말이에 ‘살아 있는 각’이라는 자막이 붙었다. 이후 친여 성향으로 알려진 여초 커뮤니티들에서 “스테인리스 팬으로 계란말이를 만드는 모습에 윤며들었다(윤석열에 스며들었다)” “조금은 가벼운 마음으로 윤석열 찍겠다”는 글이 이어지기도 했다.
 
 
  각 후보, 소셜미디어와 쇼트폼 어떻게 관리하나
 
여론조사에서 윤석열 후보에 대한 2030세대 지지율이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윤 후보는 선대위 각 본부에 청년보좌역을 배치했다. 청년보좌역들과 회의 중인 윤 후보. 사진=조선DB
  쇼트폼이 온라인 선거운동의 대세로 떠오른 이유는 무엇일까. 이재명·윤석열 양강 후보가 청년조직을 강화했고, 또 후보들이 소셜미디어와 쇼트폼에 대한 이해도가 높기 때문이다. 이재명 후보는 시민단체 활동과 성남시장-경기지사를 거치면서 소셜미디어를 활용하는 데 익숙하다. 윤석열 후보는 정치 경험이 없는 만큼 주변의 조언, 특히 온라인 분야에서는 이준석 대표와 청년 보좌역들의 조언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재명 후보의 소셜미디어와 쇼트폼 메시지는 거대 여당이라는 점을 반영하듯 조직적이면서 반응이 빠르고, 아이디어도 풍성하다. 대표적인 사례가 탈모 관련 공약이다. 지난 1월 2일 더불어민주당 청년선대위 간담회에서 탈모치료제 건강보험 적용을 ‘소확행 공약’으로 채택했는데, 이 소식에 온라인 2030 남성들의 커뮤니티에서 열렬한 응원의 글이 다수 올라왔다. 그러자 민주당 선대위는 발 빠르게 대응에 나섰다. 청년선대위는 청년 탈모인을 초청해 정책간담회를 열었고, 박주민·김남국·김윤덕 등 현역 의원들도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에 탈모 인증 글을 올려 호응을 얻었다.
 
  이재명 후보는 쇼트폼 동영상을 통해 “뽑지 말고 심자” “이재명은 심는 겁니다”라고 외쳤다. 채광석 선대위 콘텐츠그룹장은 “선거 때마다 그 시대의 핵심 메시지를 고민하는데, 올해는 2030과 여성이 화두라고 생각한다”며 “이 후보의 저돌적이고 추진력 있는 이미지와 편안하고 유머 있는 이미지를 적절히 섞어 어필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양강 후보의 온라인 콘텐츠와 소셜미디어 활용 현황을 볼 때 양적인 면에서는 이재명 후보가 앞서는 편이지만, 쇼트폼 선거전에서는 윤석열 후보가 앞서나갔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윤석열 후보가 2030세대에서 지지율을 확보하고 있는 데는 이대남을 향한 쇼트폼 공약이 효과적이었다는 분석이 많다. 이대남 공약의 콘텐츠는 물론 설파 방법도 2030세대에 어필했다는 것이다.
 
  윤 후보는 2030세대인 청년보좌역 중심의 선거대책본부를 꾸렸다. 청년 보좌역들이 중심이 돼 자유롭게 공약 아이디어 등을 제시하면 윤 후보가 이 중에서 실제 공약이 될 만한 것들을 최종 채택하는 식이다. 본부별로 청년보좌역이 있어 현재 선대본부에 속한 청년보좌역은 40여 명에 달한다.
 
  30대인 이준석 당대표도 쇼트폼 선거전의 주역이다. 이 대표는 ‘59초 공약’에 적극 참여 중이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청년을 중시하고 앞세웠던 윤석열 후보와 청년 그 자체를 대변하는 이준석 대표의 시너지 효과로 2030 지지율을 확보할 수 있었다”고 했다.
 
 
  ‘깊이 없다’ 부정적 시선도
 
  쇼트폼을 포함해 온라인 대선 콘텐츠는 유권자들로부터 높은 관심을 끌고 있다. 최근 코로나19 일일 확진자 수가 5만 명을 넘어가는 등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후보들이 유권자들과 직접 만나기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특히 쇼트폼은 각인 효과가 확실해 후보들은 이를 더 강화해나가고 있다.
 
  그러나 쇼트폼이 재미 위주, 깊이 없는 공약, 보여주기식 홍보라는 비판은 피할 수 없다.
 
  송경재 상지대 사회적경제학과 교수는 정치권의 쇼트폼 열풍에 대해 “젊은 세대 사이에서 어느 정도 효과가 있다고 본다”며 “시간 절약과 원하는 메시지만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이동하면서 정보를 얻는 MZ세대의 선호도를 반영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몇 가지 문제점도 있다고 송 교수는 지적했다.
 
  “신속하게 전달된다는 장점은 있지만 설명이나 공약의 맥락과 의미를 유권자가 제대로 파악하기 힘들고, 게다가 구호성으로 나열되기 때문에 정책에 대한 검증과 재원, 대안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하기 어렵다. 구호만 난무하고 찬성과 반대의 진영논리에 빠질 수 있다는 위험성이 있다.”
 
  특히 탈원전, 사드, 여성가족부 등 민감한 정책 사안을 한 줄로 표현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쇼트폼의 부정적인 면은 곧 언론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송경재 교수는 “언론은 공약을 검증하고 평가하는 공론장으로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하는데, 후보들의 한 줄 공약이나 쇼트폼을 그대로 받아쓰면서 사실상 쇼트폼의 문제점을 방관하고 있다”며 “언론은 쇼트폼 공약을 제대로 지적하고 국민이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검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치인들도 우리나라 언론 환경상 쇼트폼이 더 주목받는 현상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특히 기자들이 매일 정치인들의 소셜미디어를 들여다보고 기사를 쓰니 경쟁적으로 더 자극적인 언어를 쓸 수밖에 없다는 정치인도 많다. 급기야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총괄선대위원장은 대선 전까지 당원들에게 ‘소셜미디어 자제령’을 내리기도 했다. 한 야당 초선 의원의 하소연이다.
 
  “사람들의 관심을 먹고사는 입장에서 악플보다 무플이 더 무서운 것 아닌가. 기사 한 줄 더 나오는 게 목표인 정치인은 좀 더 눈에 띄는 말, 이른바 ‘제목거리’를 만들기 위해 늘 고민하고 있다. 소셜미디어는 좋은 홍보 수단이기도 하지만 추락의 지름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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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달기 2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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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D JIN    (2022-02-21) 찬성 : 2   반대 : 0
죄명이는 뭘해도 무섭고 혐오스럽다. 토나온다.
  천송    (2022-02-21) 찬성 : 1   반대 : 0
이재명은 입으로 들어가는것 조차도 전부 법카 카드깡 공금횡령으로 먹는것 같다.왜 해명을 안하고 자료를 안 내놓나.

20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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