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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대통령 선거

與野 역대급 규모 선거대책위원회와 후보의 사람들(1)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선대위’의 실세들은?

글 : 권세진  월간조선 기자  sjkwo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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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역 의원 전원, 전 계파 참여하는 매머드급 규모 ‘용광로 선대위’ 출범
⊙ ‘명낙대전’, 경선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등 악재에도 불구하고 원팀 구성 성공한 배경은?
⊙ 선대위와 후보자 직할기구 주요 직책은 한자리에 3~4명씩 배치해 계파 안배
⊙ 이재명 “나는 강물(당)에 떠 있는 배(후보)”, 당내에선 “당과 후보 케미 좋다”
⊙ 7인회와 성남라인, 선대위 고위직은 아니지만 후보와 소통하는 실세
⊙ 기본소득 3인방 선대위 불참… 정책 공약은 이재명 싱크탱크 ‘세바정’이 뒷받침
11월 2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경기장 KSPO돔에서 열린 ‘민주당 제20대 대통령 선거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이재명 후보와 선대위원장들이 승리를 위한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사진=조선DB
  내년 3월 9일 대통령 선거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양강(兩强) 구도로 치러질 전망이다. 이번 대선은 국회의원 경험이 없는 ‘0선(選)’끼리 맞붙는다는 점이 과거 대선과 가장 큰 차이점이다. 뿐만 아니라 두 후보가 여의도 정치권에서는 신인임에도 불구하고 양당의 선거대책위원회(이하 선대위)가 역대급 규모를 갖게 된 것도 이번 대선의 특이점이다.
 
  양당 모두 경선 과정에서 후보 및 지지자들 간 갈등이 컸지만 결국 원팀(one team)을 이루는 데 성공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경선 낙선자는 물론 현역 국회의원 전원(장관 겸직자 제외)을 포함해 모든 계파가 선대위에 참여하는 ‘매머드급 용광로 선대위’를 11월 2일 출범시켰다.
 

  국민의힘은 후보의 강한 의지에 따라 11월 중으로 ‘가능한 한 많은 사람이 참여하는’ 선대위를 준비하고 있다. 11월 중순 현재 아직 총괄선대위원장 등 주요 인선이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윤석열 후보는 11월 12일 가진 《월간조선》과의 인터뷰에서 초대형 선대위 구성을 예고했다. 윤 후보는 “선대위는 가능한 한 많은 사람의 목소리를 담아내야 하고, 그래야 유권자들의 다양한 목소리가 전달될 것”이라며 “폭넓은 계층의 인사, 고른 지역 출신 인사, 전문가 등이 (선대위에) 다양하게 참여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월간조선》은 이번 호에서 더불어민주당 선대위와 ‘이재명의 사람들’을 집중 해부했다. 다음 호에서는 국민의힘 선대위와 ‘윤석열의 사람들’을 다룬다.
 
 
  ‘원팀’ 구성 비교적 순조로워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1월 2일 선대위 출범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조선DB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11월 2일 ‘대한민국 대전환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을 선언하고 12일까지 4차에 걸쳐 선대위 인선을 발표했다. 민주당이 ‘드림 원팀’이라고 소개한 선대위에는 자당(自黨) 소속 국회의원이 모두 참여한 것은 물론, 경선 경쟁자들의 측근도 모두 포함됐다. 특히 이낙연 캠프에서 이재명 저격수를 자처했고 경선 종료 후에도 이 후보를 향해 “구속 가능성 있는 후보”라며 비판했던 설훈 의원이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았다는 점부터 원팀 구성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애초 민주당의 원팀 가능성은 낮아 보였다. 경선 과정에서 ‘명낙(이재명-이낙연)대전’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후보 간 상호 비방이 횡행했고, 경선 후에도 이낙연 후보 지지자들이 법원에 경선 결과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내는 등 당내 우려가 컸다.
 
  그럼에도 원팀 구성이 무난하게 마무리된 것은 선대위 구성을 이재명 후보가 아닌 당이 주도했기 때문이다. 선대위 인선은 윤관석 당 사무총장과 이재명 캠프 측 조정식 의원이 협의해서 안을 마련했는데, 이재명 캠프 측에서는 별달리 기득권을 주장하지 않았고 주요 직책에 대한 복수(複數) 임명도 기꺼이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히려 이재명 캠프 핵심 인사들은 선대위 주요 직책을 타 계파 또는 외부 영입 인사에 양보하겠다는 입장까지 보였다고 한다. 국민의힘이 선대위 구성을 놓고 윤석열 후보와 이준석 대표, 위원장 유력 후보인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이 이견을 내놓고 줄다리기하는 현상과는 대조적이다. 민주당이 분란 없이 원팀을 구성하게 된 이유에 대해 정치권에서 내놓는 분석은 세 가지로 요약된다.
 
 
  大選 후보, 당무 개입 못해
 
  첫째는 이재명 후보가 당내 기존 계파에 속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야당 시절부터 ‘동교동계’ ‘친노’ 등 계파를 중심으로 성장해온 민주당에는 지금도 정세균계, 이낙연계, 송영길계, 문재인 직계(청와대 출신) 등 계파가 존재한다. 민주당 한 전직 의원은 “용광로 선대위가 가능했던 건 이 후보가 민주당 내 기존 계파 어디에도 속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이 후보가 국회의원을 한 번이라도 지냈다면 특정 계파에 속하게 됐을 것이고 다른 계파를 어우르는 데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둘째로 민주당 당헌·당규에 따르면 대통령 후보가 선대위 구성 등 당무에 개입할 여지가 없다. 국민의힘은 당헌 제5장(대통령 후보자) 74조에 ‘대통령 후보자는 선출된 날로부터 대통령 선거일까지 선거 업무의 효율적 추진을 위해 필요한 범위 내에서 당무 전반에 관한 모든 권한을 우선해 가진다’고 명시하고 있다.
 
 
  李 후보-당 지도부 관계 원활
 
10월 14일 이낙연 경선 후보 캠프가 해단식을 가졌다. 캠프의 이낙연 후보와 설훈-홍영표 공동선대위원장은 ‘원팀’ 구성을 위해 당 선대위에 참여했다. 사진=조선DB
  셋째, 당 지도부와 이 후보가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송영길 대표와 이상민 대선 후보 경선 선관위원장은 경선 과정에서 일부 당원으로부터 “이재명 편을 들고 있다”는 공격을 받을 정도로 이 후보에게 호의적인 태도를 보였다. 이 후보는 한 살 위인 송 대표를 ‘형님’이라고 부르며, 기자들 앞에서 “송 대표를 형님으로 모시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당대표가 이 후보를 위해 ‘용광로 선대위’를 만드는 데 앞장선 만큼 의원들도 큰 이견 없이 따랐다.
 
  이 밖에 이재명 캠프에 몸담았던 의원들의 끈질긴 설득과 삼고초려도 원팀 구성에 기여했다. 이낙연 캠프를 주도했던 설훈 의원은 선대위 참여를 고사했지만 가까운 사이인 우원식 의원이 수차례에 걸쳐 설득하고 찾아간 결과 수락했다. 이 후보의 절친 정성호 의원은 이낙연 캠프의 홍영표·박광온 의원을 선대위로 끌어들이는 데 공을 들였다.
 
  이재명 후보의 ‘강물론(論)’도 한몫했다. 이 후보는 지역 경선 중 유일하게 패배했던 광주·전남 경선에서 “정치인은 국민이라고 하는 큰 강물 위에 떠 있는 배 같은 것”이라며 “겸허하게 최선을 다하고 또 (국민의) 판단과 결정을 수용하고 개선하겠다”고 했는데, 이 ‘강물 위에 뜬 배’라는 표현을 요즘 자주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강물은 당, 배는 후보라는 의미로 강물이 가는 방향으로 자연스럽게 가겠다는 뜻이다. 민주당 한 당직자는 “19대 대선 때는 당보다 문재인 후보 위주의 선거전을 치른 데 비해 이번에는 당이 주도하는 선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후보가 자신을 내세우기보다 당을 존중하는 태도를 고수하고 있어 후보와 당의 ‘케미’가 좋다는 내부 평가가 나온다”고 말했다.
 
 
  각 계파 포용 인선
 
  선대위 인선을 살펴보면 각 계파와 경선 경쟁자들 및 캠프 출신들을 골고루, 공평하게 배치하려 한 노력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중앙선거대책위원회와 중앙선거대책본부, 후보자 직할 기구의 주요 직책에는 계파별로 복수의 인원을 배치했다. 전권을 가진 사람도 계파도 없고, 실세가 누군지도 드러나지 않는 모양새다. 우선 경선 경쟁자 중 거물급에 대한 예우를 깍듯이 했다. 국무총리를 지낸 이낙연·정세균·이해찬 3인은 상임고문으로, 당대표를 지낸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명예선거대책위원장으로 추대했다.
 
  공동선대위원장에는 경선 경쟁자를 포함해 중진급 의원 12명(윤호중·김두관·박용진·이광재·설훈·변재일·김영주·우원식·홍영표·김상희·김진표·이상민)을 배치했다. 이재명 캠프에서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던 우원식·변재일 의원에 경선에 참여했던 김두관·박용진·이광재 의원, 이낙연 캠프 설훈·홍영표 의원, 정세균 캠프 김영주 의원, 경선 선관위원장 이상민 의원, 그 밖에도 당내 영향력이 있는 다선 의원들이 포함됐다.
 
  공동총괄선거대책본부장도 계파에 치우치지 않도록 중진급 의원 6명(윤관석·박광온·안규백·김태년·우상호·인재근)이 함께 맡는다. 이낙연 캠프에서 선거대책본부장이었던 박광온 의원, 정세균 캠프 총괄본부장이었던 안규백 의원이 이름을 올렸다.
 
  중앙선거대책본부 상황실장도 4명(김영진·조응천·진성준·고민정)이다. ‘원조 이재명계’로 불리는 김영진 의원에 이 후보 사시 동기인 조응천 의원, 청와대 대변인 출신 고민정 의원, 서울시와 청와대를 거친 진성준 의원의 조합으로 김영진 의원 주도하에 각자의 역할을 나눌 것으로 보인다. 정책본부장도 4명(박완주·노웅래·윤후덕·홍익표)으로 민주연구원장인 노웅래 의원과 이재명 캠프(윤후덕), 이낙연 캠프(박완주·홍익표)에서 정책을 담당했던 의원들이 호흡을 맞춘다.
 
 
  후보 비서실장도 2명
 
  특히 후보자가 인선한 것으로 알려진 후보자 직할 기구에도 각종 보직에 각 계파 복수의 의원이 배치됐다. 총괄특보단장은 3명(안민석·정성호·이원욱)이 함께 맡는다. 이 후보의 최측근인 정성호 의원에 이재명 캠프 안민석 의원, 정세균 캠프 이원욱 의원의 조합이다.
 

  후보 비서실장은 2명(박홍근·최인호)이다. 박홍근 의원은 이재명 경선 캠프에서 비서실장을 맡았고 대선에서도 계속 호흡을 맞춘다. 최인호 의원은 이낙연 캠프에서 핵심 역할인 종합상황본부장이었는데, 최 의원을 후보 최측근 역할인 비서실장에 앉힌 것은 ‘용광로 선대위’의 특성을 제대로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서울(중랑을)이 지역구인 박 의원에 부산(사하갑)이 지역구인 최 의원으로 지역 안배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비서실 실무를 담당할 비서실 부실장 4명(천준호·허종식·정진상·강희용)은 천준호·허종식 의원과 정진상 전 경기도 정책실장이 이재명 캠프 출신이며 강희용 전 서울시의원은 추미애 캠프 출신이다. ‘이재명의 복심(腹心)’ 정진상 부실장이 눈에 띈다. 공보단 수석대변인도 4명(고용진·박찬대·오영훈·조승래)이다. 고용진 의원은 당 수석대변인이며 박찬대 의원은 이재명 캠프, 오영훈 의원은 이낙연 캠프, 조승래 의원은 정세균 캠프 대변인이었다.
 
 
  의원들 ‘1인 1역’ 참여
 
  현역 의원들은 선대위에서 최소 1인 1역을 맡고 있다. 선대위에서 사회 각 분야를 책임질 위원회는 후보자 직속 위원회와 중앙선대위 산하 위원회로 나뉜다. 경제와 외교 분야 외에는 모두 현역 의원이 위원장을 맡았다. 후보자 직속 위원회(위원장)에는 사회대전환위원회(추미애), 미래경제위원회(이광재), 전환적공정성장전략위원회(하준경), 균형발전위원회(김두관·송기도), 평화번영위원회(이종석), 실용외교위원회(위성락), 부동산개혁위원회(이상경), 신복지위원회(박광온·김연명)가 있다. 또 후보자 직속으로 청년위원회 격인 ‘청년플랫폼’을 만들어 2030세대인 이동학 청년최고위원과 전용기·오영환·이소영·장철민·김남국 의원을 배치했다.
 
  중앙선대위 산하 위원회에는 원내대책위원회(윤호중), 외교통일정보위원회(김경협), 통일국방안보위원회(민홍철), 인권위원회(인재근), 청년과미래정치위원회(박용진), 교육대전환위원회(유기홍), E-스포츠위원회(정청래), 국가비전위원회(홍영표), 돌봄복지국가위원회(남인순), 함께하는장애인위원회(최혜영), 해양수산정책위원회(윤재갑), 안전사회만들기위원회(황운하), 너목들위원회(너의 목소리를 들으러 가는 위원회:이탄희)가 있다. MZ 세대와의 소통을 강화하기 위한 청년플랫폼과 대국민 소통을 위한 너목들위원회가 눈에 띈다.
 
  이 밖에 중앙선거대책본부 산하 각 본부는 대부분 다선 의원이 본부장을 맡은 가운데 초선 의원들이 정책·조직·직능·여성·홍보·미디어콘텐츠 등 각 본부에 부본부장급으로 배치됐다. 총무본부장은 3선 윤관석 의원, 전략기획본부장은 3선 김민석 의원이 맡았다. 이재명 경선 캠프 총괄본부장이었던 재선 박주민 의원은 미디어콘텐츠본부장을 맡았다.
 
  후보자 직할 기구인 비서실 조직도 현역 의원들이 대거 참여한다. 비서실장 2인과 부실장 4인 외에 비서실 정무조정실장에 강훈식 의원, 수행실장으로 한준호 의원이 참여하며 후보 부인 김혜경씨를 수행하는 제2수행실장도 현역 의원인 이해식 의원이 맡았다.
 
  선대위는 보도자료에서 “각계각층의 협력과 연대, 조직화하는 기구를 우선해 인선했다”며 “향후 체육인, 종교특위 등을 구성하며 저변의 지지층 확대 노력을 계속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실세는 누구?
 
민주당 선대위 좌장 격인 송영길 상임선거대책위원장(오른쪽)과 실세 중의 실세로 불리는 조정식 상임총괄선거대책본부장이 선대위 본부장단 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사진=조선DB
  지금까지 나온 선대위 명단으로 볼 때는 누가 실세이며 핵심인지 조정식 의원을 빼면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는다. 경선 당시 이재명 캠프에서는 5선 조정식 의원과 이 후보의 34년 지기인 4선 정성호 의원이 실세였다. 조정식 의원은 이재명 경선 캠프에서 총괄선거대책본부장이었고 선대위에서도 핵심 보직인 상임총괄선거대책본부장을 맡았다. 선대위 출범 전 상임총괄선대본부장은 조 의원과 함께 이낙연 캠프 선거대책본부장 박광온 의원, 정세균 캠프 총괄본부장 안규백 의원이 공동으로 맡을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지만 두 의원은 6명이 함께하는 공동총괄선거대책본부장으로 한발 물러선 모양새다. 복수의 인사가 임명된 다른 보직과 달리 상임총괄선거대책본부장은 조 의원 혼자 맡은 만큼 조 의원이 선대위 실무 총책임자이며 실세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조 의원은 운동권 출신으로 고(故) 제정구 의원 보좌관으로 정치에 입문해 제정구 의원의 지역구였던 경기 시흥에서 5선을 지내며 경기지사였던 이재명 후보와 막역한 사이가 됐다.
 
  이 후보에게 격의 없이 쓴소리를 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진 정성호 의원은 선대위에서는 전면에 나서지 않는다. 이 후보와 사법연수원 18기 동기이며 오랜 기간 가깝게 지낸 정성호 의원은 이재명 경선 캠프에서 총괄특보단장을 맡아 전국에서 민심 다지기에 앞장서는 등 핵심 역할을 했다. 이번 선대위에서는 안민석·이원욱 의원과 함께 총괄특보단장을 맡았다. 정 의원이 공동으로 보직을 맡은 것은 사실상 2선으로 후퇴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 의원은 선대위 고위직 제안을 사양하고 주변에 “백의종군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의원과 함께 원조 이재명계, 이른바 ‘이재명의 3인회(정성호·김영진·김병욱)’로 불렸던 김병욱 의원은 선거대책본부 직능본부장을 맡았다. 정세균 캠프에 몸담았던 김교흥 의원과 공동 본부장으로, 이 후보와의 관계에 비하면 크게 눈에 띄지 않는 직책이다. 김영진 의원은 상황실장으로 선대본부 실무의 핵심 역할을 할 전망이다.
 
 
  이재명의 7인회
 
이재명 후보(왼쪽)의 34년 지기인 정성호 의원은 ‘7인회’의 좌장이며 이 후보에게 입바른 소리를 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인물이다. 사진=조선DB
  2017년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을 도운 원내 인사들로 시작된 3인회는 현재 7인회로 확대됐다. 국회의원 경험이 없는 이재명 후보를 원내에서 도왔던 최측근 의원들의 모임으로 경선 캠프에서도 핵심 역할을 했던 정성호·김영진·김병욱·임종성·문진석·이규민·김남국 7인이다. 문진석 의원을 제외하고는 지역구가 경기도여서 이 지사와 인연이 있고, 김영진·김남국·문진석 의원은 이 후보와 중앙대 동문이다. 김병욱 의원은 이 후보와 성남에서 시민운동을 함께 했다. 김남국 의원은 이재명 경선 캠프에서 수행실장을 맡아 이 후보를 지근거리에서 보좌해왔다.
 
  7인회가 선대위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상황은 아니다. 임종성 의원은 조직본부장, 김남국 의원은 온라인소통단장, 문진석 의원은 총무본부 부본부장을 맡았다. 김남국 의원은 단독으로 보직을 맡았지만 임종성 의원은 김철민·김윤덕 의원과, 문진석 의원은 이정문 의원, 이정근 제3사무부총장과 공동 보직이다. 이규민 전 의원은 지난 9월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의원직을 상실해 선대위에서 직책을 맡지는 않았다.
 
  그러나 7인회가 대선 정국에서 이 후보의 오랜 핵심 측근들인 ‘성남라인’과 함께 후보와 깊이 있게 소통하는 실세가 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문재인의 복심’으로 불리는 윤건영 의원은 19대 대선 당시 선대위에서 종합상황본부 제2부실장으로 고위 직책을 맡지는 않았지만 후보와의 소통 강도는 여타 위원장이나 본부장급 인사보다 높았다. 민주당의 한 고위 당직자는 “선대위 인선 과정에서 이 후보가 7인회와 회동하고 내부 결속을 다지는 자리가 있었다”며 “원내(院內)에 약한 이 후보가 이들을 각별히 생각하고 소통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7인회가 상황실, 조직, 직능, 총무, 온라인 등 겹치는 분야 없이 골고루 포진돼 있는 만큼 대선 후에도 일정 역할을 하지 않겠느냐”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7인회에 민형배 의원까지 더해 ‘8인회’로 확대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남일보》 기자 출신으로 청와대 사회정책비서관, 노무현재단 기획위원을 지낸 초선 민 의원은 이재명 경선 캠프에서 전략을 담당한 데 이어 선대위에서는 전략기획본부 부본부장을 맡았다.
 
 
  원조 측근 그룹 ‘성남라인’
 
이재명 후보 측근 그룹인 ‘성남라인’의 핵심 정진상 전 경기도 정책실장은 선대위에서 후보비서실 부실장직을 맡았다. 사진=조선DB
  이재명 후보는 후보 수락 연설에서 자신을 ‘변방의 아웃사이더’라고 했다. 국회의원 경력이 없어 중앙정치 인맥과는 거리가 있다는 의미다. 그런 이 후보를 집권여당 대선 후보로 만들어낸 오랜 조력자들은 성남시에서 경기도까지 함께해온 ‘성남라인’이다. 그중에서도 ‘핵심 4인방’이 정진상 전 경기도 정책실장, 김용 전 경기도 대변인, 김현지 전 경기도지사 비서실장 비서관, 김남준 전 경기도 언론비서관이다.
 
  정진상 전 실장은 1990년대 중반부터 이 후보와 인연을 맺고 변호사사무실 사무장, 성남시장 비서실 정책보좌관, 경기도 정책실장, 이재명 경선 캠프, 민주당 선대위 후보비서실 부실장까지 동고동락하고 있다. 이재명 후보와 정 전 실장의 관계를 문재인 대통령과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의 관계에 빗대는 사람도 많다.
 
  김남준 전 비서관은 지역 언론 기자 출신으로 이재명 후보의 눈에 띄어 스카우트된 케이스다. 성남시 대변인에서 경기도 언론비서관까지 이 후보와 함께했다. 김 전 비서관은 11월 10일 민주당이 발표한 4차 선대위 인선 명단에서 선대위 대변인으로 임명받았다.
 
  김용 전 대변인과 김현지 전 비서관은 아직 선대위 인선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조만간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김용 전 경기도 대변인은 6·7대 성남시의회 의원을 지냈고, 이재명 경기지사 취임 후 경기도 첫 대변인을 지냈다. 김현지 전 비서관은 성남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국장을 지냈고 이 후보와 시민운동을 함께한 인연으로 경기도에서도 함께했다.
 
  이 후보의 핵심 정책 ‘기본소득’ 설계자인 이한주 전 경기연구원장도 성남 소재 가천대 교수 출신인 성남라인이다. 1986년부터 인연이 이어져 왔고, 이 후보가 성남시장 시절 성남시사회경제지원센터 초대 센터장을 맡았다. 다만 경선 당시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이재명 캠프 정책본부장에서 물러난 만큼 선대위에서 공식 직책을 맡기엔 곤란한 형편이 됐다. 이재명 경기지사 재직 당시 경기도 평화부지사를 맡았던 이화영, 이재강 전 부지사 역시 이 후보의 원군이다. 다만 이화영 전 부지사는 그의 국회의원(17대) 시절 보좌관이 화천대유 1호 대표였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운신의 폭이 좁아졌다.
 
  선대위 실무진 인선이 아직 진행 중인 가운데 이 후보를 보좌해온 ‘경기도 라인’도 선대위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김재용 전 경기도 정책공약수석과 기자 출신인 김상호 전 경기콘텐츠진흥원 본부장, 민병선 전 경기도 보도특보, 조영민 전 경기도 중앙협력본부장 등이다.
 

 
  이재명의 정책 참모는
 
이재명 후보 경제정책 총괄은 ‘기본소득 3인방’이 아닌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가 담당하고 있다. 사진=조선DB
  선대위 출범과 함께 이재명 후보의 대선공약을 책임질 정책 참모들의 윤곽도 드러났다. 이 후보가 그동안 내세웠던 ‘기본소득’은 선대위에서는 자취를 감췄다. 기본소득론자이며 이재명의 경제 브레인으로 불리는 3인(이한주·최배근·강남훈)은 선대위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경선 캠프에서 정책본부장과 정책조정단장을 맡았던 이한주 전 경기연구원장과 최배근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 기본소득 설계자 강남훈 한신대 경제학과 교수가 한발 물러난 가운데 이재명 후보의 경제정책 수장은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가 맡는다.
 
  선대위 내 경제정책 담당 기구는 후보 직속 전환적공정성장전략위원회다. ‘전환적 공정성장’은 기후변화, 인구고령화 등 경제발전을 저해하는 위기 요소들이 늘어나는 가운데 이에 위축되기보다는 적극적 투자로 대응해 경제발전을 도모한다는 전략이다. 위원장 하준경 교수는 서울대 경제학과, 미국 브라운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은 거시경제학자다. 한국은행 조사역, 한은 금융경제연구원장,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 경력이 있어 이론과 실무를 겸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재명 싱크탱크로 불리는 ‘세상을 바꾸는 정치 2022(이하 세바정)’의 경제1분과 위원장이기도 하다. 세바정 경제2분과 위원장인 주병기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아직 선대위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지만 곧 참여해 분배정책을 맡을 것으로 전망된다.
 
  선대위 정책 분야 위원장을 대부분 학자가 아닌 현역 의원이 맡고 있는 점도 눈에 띈다. 11월 10일 선대위 4차 인선까지 학자 출신 위원장은 하준경 교수와 부동산개혁위원장인 이상경 가천대 도시계획조경학부 교수가 전부다. 미래경제위원장은 이광재 의원, 균형발전위원회는 김두관 의원이 맡았다. 일각에서는 당과 후보가 ‘스타 경제 참모’의 두각을 경계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을 치를 당시 경제 참모였던 장하성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와 김수현 세종대 부동산학과 교수가 청와대 정책실장을 맡아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을 주도했지만 실패한 점을 의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이재명 후보가 주창했던 기본소득이 경제학자들 사이에서도 논란의 여지가 많은 만큼 선대위 구성에서 ‘기본소득파’를 일선에서 후퇴시키고 경제정책은 현역 의원과 실무자들이 책임지도록 한 것으로 보인다.
 
  학자들은 선대위보다는 싱크탱크 세바정을 통해 정책을 지원한다. 지난 8월 1800여 명 규모로 출범한 세바정은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 정현백 전 여성가족부 장관, 이한주 전 경기연구원장이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세 사람 중에서는 이종석 전 장관만이 선대위에 평화번영위원장으로 이름을 올린 상태다. 세바정은 선대위 공식 출범 이튿날인 11월 3일 ‘부동산 개발이익 공공환수 관련 정책 토론회’를 시작으로 정책 토론회를 이어나가면서 이재명 후보 정책의 이론적 토대를 제공할 계획이다.
 
 
  선대위 몸집 계속 커진다
 
이재명 후보의 싱크탱크 ‘세상을 바꾸는 정책 2022(세바정)’는 지난 8월 1800여 명 규모로 출범했다. 사진=세바정 유튜브 캡처
  더불어민주당은 당외 인사 영입 등 선대위 외연 확장도 계속한다는 계획이다. 선대위는 12일 4차 인선 명단을 발표하며 육군 대장 출신 3인 등 군(軍)을 비롯해 통일부 차관 출신 2인 등 국방·안보·통일 전문가를 영입했다고 밝혔다. 평화번영위원회 산하에 국방정책위원회, 스마트강군위원회, 경제안보위원회, 평화협력위원회, 안보상황실 등을 구성했고, 스마트 국방개혁을 추진할 인사 13명을 영입했다. 육군 대장 출신의 박종진 전 제1야전군사령관, 김운용 지상군작전사령관, 황인권 제2작전사령관 등이 합류했다. 이강철 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 전윤철 전 감사원장, 김옥두 전 의원 등 고문단 45명의 명단도 이날 발표됐다.
 
  이어 인재영입위원장으로 5선 출신 원혜영 전 의원을 임명했다. 풀무원 창업자이며 민주당 원내대표와 민주통합당 대표 등을 맡았던 여권 원로인 원 전 의원을 인재영입위원장에 임명한 것은 사업가 출신이며 합리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원 전 의원을 통해 중도층 외연을 확장하기 위해서다. 원 전 의원은 20대 총선 때도 인재영입위원장을 맡은 바 있다. 민주당은 앞으로 비교적 취약한 분야인 2030여성, 종교, 체육 등 분야 인사 영입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한편 선대위가 유례없이 거대한 몸집을 지니게 되면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의사 결정 과정이 신속하지 못하거나 동일 보직자들 사이의 갈등이 생길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다만 아직 선대위 내 분위기는 원팀 기조가 강하다. 후보자 직할 기구에 참여한 한 인사는 “야당만 절박한 게 아니다. 여당이야말로 정권 재창출이 절박하다”라며 “역대 대선에서 전(全) 의원이 빠짐없이 선대위에 참여한 적은 처음”이라고 ‘용광로 선대위’의 의의를 밝혔다. 이어 “무(無)계파 출신 후보인 만큼 선대위에서 전권을 휘두르는 인물이 없고, 이 후보의 기존 측근도 낮은 자세로 임하면서 다들 대선 승리를 위해 뜻을 모으고 있다”고 했다.
 
  이재명 후보는 후보 수락 연설에서 자신을 “변방의 아웃사이더”라고 소개했다. 계파도 국회의원 경력도 없는 흙수저 ‘아싸(아웃사이더)’가 집권여당의 대선 후보, 즉 ‘핵인싸(위력 있는 인사이더)’가 된 극적인 순간이었다. 원내 169석을 보유한 거대여당이 정권 재창출까지 성공한다면 ‘이재명 정부’는 그야말로 역대급, 무소불위의 권력을 갖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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