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메뉴
메인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정치이슈

최재형 감사원장 大權 도전 선언 임박

여권의 이간계 도구냐, 돌풍의 핵이냐는 본인에게 달렸다

글 : 최우석  월간조선 기자  woosuk@chosun.com

  • 트위터
  • 페이스북
  • 기사목록
  • 프린트
  • 스크랩
  • 글자 크게
  • 글자 작게
⊙ “국민 위해 봉사하겠다”는 뜻 밝힌 최재형 감사원장
⊙ 대선 열차 탑승 초읽기… 反윤석열 세력 기대감 증폭
⊙ 최재형 옹립해 ‘탄핵 불복론’ 주장하려는 강성 박근혜 지지층
⊙ “최 원장을 대선에 출마할 수밖에 없는 상황 만드는 건 여권의 이간계”(국민의힘 핵심 관계자)
⊙ ‘최재형 대선 출마 → 강성 보수층 지지 → 윤석열과의 대립 → 박근혜 사면 → 분열’ 여권의 이간계 시나리오?
⊙ 崔, 분열세력과 선 긋고 윤석열과 박근혜 탄핵 관련 오해 풀고 경쟁해야 시너지
  지난 5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열혈·극성 지지층 사이에서 차기 대선과 관련한 그럴듯한 시나리오가 돌았다.
 
  “(우리가) 코로나19 백신 확보 지원 과정에 대해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하면 반듯한 성품의 소유자인 최재형 원장은 감사에 나설 것이고, 이 과정에서 문재인 정부와 맞설 것이다. 임기가 보장된 만큼 문재인 정부는 최 원장을 압박해 자기 발로 나가게 할 것이다. 이런 식으로 최 원장이 감사원장직에서 물러난다면 이를 명분 삼아 대선에 나설 수 있다. 박근혜 대통령을 감옥에 보낸 윤석열 전 총장을 절대 지지할 수 없는 우린 최 원장을 중심으로 뭉쳐 정권교체를 이뤄내면 된다. 대선을 앞두고 박근혜 전 대통령이 사면되면 분위기는 더욱 우리 쪽으로 기울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설마’ 했다. 강성 박근혜 지지층에서 나오는 본인들의 바람 정도로만 치부했다.
 
  그런데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부장 양동훈)가 대전지검의 ‘월성 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 사건’ 수사에 근거 자료를 제공한 최재형 감사원장에 대한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다는 5월 28일 《조선일보》의 보도 후 이 시나리오가 의도치 않게 현실화할 모양새다.
 
 
  강성 박근혜 지지층의 시나리오
 
  원전 폐쇄를 요구하는 경주환경운동연합 등 환경단체는 작년 11월 최 원장을 직권 남용, 강요 혐의로 고발했다. 최 원장이 문재인 정권의 탈원전 정책을 공격할 목적으로, 월성 1호기의 경제성이 조작됐다는 결론을 미리 정해놓고 감사 대상자들을 압박했다는 게 고발인 측 주장이다.
 
  최근 검찰은 2018년 6월 월성 1호기 조기 폐쇄를 의결했던 한국수력원자력 이사회 구성원인 조성진 경성대 교수를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했다. 조 교수는 지난해 감사원 조사 등에서 월성 1호기 폐쇄 결정에 위법이 있었다는 취지의 주장을 했다. 검찰은 조 교수가 감사원에 제출한 자료의 출처 등을 캐묻고 그가 의도적으로 한수원이나 산업통상자원부에 불리한 진술을 해 감사원 조사 결과가 왜곡된 것 아니냐는 취지의 질문을 했다고 한다.
 
  지난해 10월 감사원은 “월성 1호기의 경제성이 현저히 낮게 평가됐다”는 결론을 내리고 검찰에 수사를 의뢰하면서 7000쪽 분량의 수사 참고 자료를 보낸 바 있다. 아직 최 원장에 대한 직접 조사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의 검찰 수사는 고발 사건 처리를 위한 통상적인 절차라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법조계에서는 “월성 1호기 사건을 감사해 검찰에 넘긴 최 원장에 대해 정권이 보복에 나섰다”고 의심하는 분위기도 있다. “최 원장이 정권의 다른 불법을 감사하지 못하게 겁박하려는 것”이라는 말도 돈다. 그럴 만한 정황이 있다. 최 원장 수사는 고발 사건을 담당하는 형사부가 아니라 직접 범죄를 포착·조사하는 공공수사1부가 맡은 것이다.
 
  게다가 검찰 수사의 강도가 예상외로 거셀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청와대가 공석이 된 감사위원 자리에 법무부 차관이었던 김오수 검찰총장을 임명하려 한 것을 최 원장이 두 차례나 반대한 적이 있어서다. 물론 김 총장이 직접 강도 높은 수사를 지시할 것이란 이야기는 아니다.
 
  검찰의 최 원장 수사에 대해 국민의힘은 “도둑 잡으랬더니 감시자를 잡아들인다”고 비판했다.
 
  배준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5월 30일 논평에서 “적반하장의 극치다. ‘최재형 감사원장’의 성역 없는 감사에 수갑을 채운다는 신호”라고 지적했다. 배 대변인은 “수세에 몰린 여권이 근래 되치기에 나선 듯하다”라며 “올곧은 메시지는 반박할 수 없으니, 애꿎은 메신저를 공격한다”고도 덧붙였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갑자기 없던 (검찰) 수사가 새로 시작된 게 아니다. 지난해 11월 12일, 경주환경운동연합 등 23개 시민단체·정당이 최 원장을 직권 남용 등 혐의로 고발한 사건이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에 배당되면서 이미 수사가 착수된 것이다. 호들갑 떨 일이 아니다”고 일축했다.
 
  검찰 수사와 관련해 최 원장이 격노했다고 한 언론 보도도 있지만, 그의 성품상 가능성은 작다. 실제 최 원장은 “이번 수사는 시민단체 고발에 따라 검찰이 내부 절차에 따라 처리한 것으로 이해한다”며 “검찰을 신뢰한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시나리오의 첫 단추
 
  검찰이 최 원장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는 보도 며칠 뒤인 6월 2일 ‘사회정의를 바라는 전국교수모임’(정교모)은 코로나19 백신 도입 과정에서의 법 위반 의혹을 제기하며 청와대와 보건복지부를 상대로 국민감사를 청구했다. 정교모를 ‘박근혜 극렬 지지층’이라고 보긴 어렵다. 그러나 결과만 놓고 보면 강성 박근혜 지지층에서 제기한 시나리오의 첫 단추는 끼워진 것이다.
 
  시나리오가 현실화되려면 몇 가지 조건을 더 충족해야 한다. 최 원장이 국민감사 청구를 받아들이고, 현 정부로부터 강한 압박을 받아야 하며 사퇴를 선택한 그가 대선행 열차에 탑승해야 한다.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최 원장의 결단이다. 월성 1호기 경제성 조작 의혹에 대한 감사원 감사로 압박받을 만큼 받은 최 원장이다. 꼭 국민청구를 받아들인 데 대한 압박으로 사퇴하지 않아도 그의 진정성을 의심하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최 원장은 정치에 뛰어들까. 정치권에서도 전망은 엇갈린다. “최 원장이 현 정부의 불공정 등을 문제 삼으며 감사원장직을 던지며 정치권에 발을 들여놓을 수 있다”는 관측도 있지만 “최 원장의 스타일 등을 볼 때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전망도 많다.
 
  한 가지 확실한 점은 검찰 수사 착수 여부가 외부로 알려지기 전후의 입장에 미묘한 차이가 있는 것이다. 《월간조선》은 2020년 10월호에 최 원장을 심층 탐구한 기사를 게재했다. 당시만 해도 최 원장은 ‘정치’라고 하면 손사래부터 쳤다. 몇 달 전부터 야권에서 최 원장을 대선 후보로 거론하기 시작했다. 특히 국민의힘 당대표・원내대표 경선 과정에서 최 원장의 차출론이 대두했다. 지난 5월 20일 최 원장은 국민의힘 등 야권을 중심으로 제기된 자신의 대선 차출론과 관련해 처음으로 입장을 밝혔다.
 
  “(내가) 무슨 말을 하더라도 이상한 상황이 되기 때문에 그에 대해 (내 입장을) 얘기할 상황이 아닌 것 같다.”
 
 
  “국가 위해 봉사할 마음 있어”
 
최재형 감사원장은 국가를 위해 봉사할 마음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곧 대선行 열차에 탑승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에선 “단호하게 거절하거나 가능성을 부인한 건 아니다”란 반응이 나왔다. 그의 대선 등판론이 아이디어 차원을 넘어설 수 있다는 관측이었다.
 
  일주일쯤 뒤인 5월 28일 검찰이 최 원장에 대한 수사가 착수됐다고 언론을 통해 공개한 직후인 6월 초 《월간조선》은 최 원장 최측근으로부터 이런 이야기를 들었다.
 
  “최 원장이 어떤 식으로든 국가를 위해 봉사할 마음을 가지고 있다.”
 
  또 다른 최측근은 “이번에 (대권) 도전하지 않으면 평생 후회할 것 같다는 이야기를 주변에 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현 야권의 유력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도 작년 10월 23일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퇴임 이후 정치를 할 것이냐’는 질문에 “사회와 국민에 봉사할 방법을 고민하겠다”고 답했고, 사실상 정치에 뛰어들었다.
 
  최 원장의 정치 참여에 대해 가족들은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단 한 번도 남에게 싫은 소리를 해본 적도, 들은 적도 없는 남편이자 아버지가 진흙탕 싸움이 난무한 정치권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런 우려에 대해 최 원장은 아무 말 하지 않았다고 한다. 사실상 마음을 굳힌 것으로 볼 수 있다.
 
  최 원장의 대선 도전설이 계속 흘러나오는 가운데 6월 10일 정의화 전 국회의장은 최 원장이 대선 도전 여부를 막판 고민 중이라고 전했다.
 
  최 원장의 대선 후보 추대를 위한 모임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진 정 전 의장은 “대선 도전 결단의 시각이 오후 3시라고 한다면, 최 원장을 처음 만났던 6개월 전은 오전 9시고 지금은 정오쯤 온 것 같다”며 “조만간 다시 직접 만나 의견을 들어보려 한다”고 했다.
 
  “정치 관심 없다” → “입장을 밝힐 사항이 아니다” → “국가를 위해 봉사할 마음이 있다”로 대선 출마와 관련한 미묘한 입장 변화가 생긴 것이다.
 
 
  윤석열 vs 최재형 경선 흥행 기대
 
  최 원장이 대선 출마를 한다면 보수 진영 입장에서는 나쁠 게 없다. 최 원장은 문재인 정부에 분연히 맞서왔다는 점에서 야권 대선 주자로서 기본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훌륭한 개인 스토리도 있다. 고교 시절 장애인 친구를 업어 등교시키며 함께 서울대에 입학했고, 나란히 사법시험에 합격하고 사법연수원을 수료한 사연이 있다. 두 딸을 키우면서 두 아들을 입양해 키운 사연도 있다.
 
  최 원장의 아버지가 이야기한 입양 스토리다.
 
  “며느리(이소연씨)가 서울 동대문 근처에 있던 고아(孤兒)들을 기르는 기관에서 봉사를 했어요. 거기서 핏덩어리를 맡아 1년 정도 봉사 차원에서 키웠는데, 그때 정이 많이 들었나 봐요. 그래서 결심을 한 거죠. 그렇게 받아들인 아이가 지금의 둘째 아들이에요. 내가 재형이한테 그랬어요. ‘네 나이가 이제 50줄에 접어드는데 괜찮겠냐’고요. 재형이 부부는 이미 결심을 굳힌 것 같더라고요.”
 

  최 원장의 아버지인 최영섭 예비역 대령은 6·25 때 해군의 첫 승전으로 기록된 대한해협해전의 영웅이다. 당시 백두산함 갑판사관이었다.
 
  정권에 맞선 스토리와 개인 스토리를 모두 갖춘 최 원장이 야권의 대선 후보 경쟁에 뛰어들면 윤석열 전 총장 독주체제인 야권 후보 경쟁은 흥미를 더할 것이다.
 
  국민의힘 내에서는 최 원장과 윤 전 총장이 당 대통령 후보 전당대회에서 맞붙는다면 경선 흥행에 나쁘지 않다는 의견이 많다. 경선 흥행은 지지세 결집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는 본 대선에서도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이런 이유에서일까. 적잖은 국민의힘 의원이 최 원장에게 호감을 나타내고 있다. 한 중진 의원은 “정권의 압박 속에서도 월성 1호기 사건을 원칙대로 감사하고 친정권 인사에 대한 감사위원 제청을 거부하는 등 야권 대선 주자로서 기본을 갖췄다”고 말했다. 다른 의원은 “처음엔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돼 친여(親與) 성향이란 선입견이 있었지만, 국회에 나와서도 원전 감사에 반발하는 여당 의원들에게 물러서지 않는 모습에서 판사 출신답게 원칙론자란 인상을 받았다”고 했다.
 
 
  특정 세력의 보스 역할 경계해야
 
보수 일각에서는 검찰이 작년 11월 최재형 원장을 고발한 사건을 윤석열 전 총장의 국민의힘 입당이 가시화한 지금 이 시점에 수사하는 것을 ‘이간계’의 시발로 본다. 사진=조선DB
  ‘미담 제조기’로 불리는 그는 네거티브 공격을 받을 만한 약점이 없다. 그러나 경계해야 할 것은 있다. 자신이 특정 세력의 ‘대표’ 격이 되는 것이다.
 
  보수 일각에서 ‘최재형 대망론’을 ‘여권의 이간계’로 보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윤석열 대세론’을 잠재우기 위해 강성 보수, 강성 친박 세력이 기대를 걸고 있는 최 원장을 대선에 나오게끔 환경을 교묘히 조성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들은 검찰이 작년 11월 최 원장을 고발한 사건을 윤 전 총장의 국민의힘 입당이 가시화한 지금 이 시점에 수사하는 것을 ‘이간계’의 시발(始發)로 본다.
 
  이호선 국민대 법과대학 교수는 “이런 사건(최 원장 고발 사건)은 대부분 조기에 각하 처리한다”며 “의도적으로 질질 끄는 것이 의도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최 원장 대선 출마 시나리오도 강성 보수, 특히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을 절대 인정하지 않는 세력으로부터 나왔다. 그들은 박 전 대통령 탄핵의 법적 근거를 만들어낸 윤 전 총장과는 절대 같은 길을 갈 수 없다는 입장이다. 최 원장을 앞세워 ‘탄핵’ 결정을 뒤집고 싶어 한다.
 
  최 원장이 이런 세력에 휘둘릴 경우 보수의 분열은 불가피하다. 친박계인 서병수 의원이 “국민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이 잘못됐다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가 국민의힘 지지율이 급락한 것만 봐도 잘 알 수 있다. 대선 과정에서는 급락 폭이 더 클 것이다. 대선을 앞두고는 작은 문제에도 요동치는 게 여론이다.
 
  정치권 관계자의 이야기다.
 
  “여권은 ‘박근혜 탄핵’을 두고 야권이 자중지란할 때쯤 이간계의 쐐기를 박는 카드를 꺼내 들 것이다. 그것은 바로 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이다. 실제 사면을 하지 않더라도, 곧 사면이 될 것처럼 군불을 지필 것이다. 그럼 야권은 도로 탄핵 정국 때의 ‘새누리당’으로 돌아갈 것이다.”
 
 
  박근혜 사면카드 다시 만지작?
 
정치권에서 박근혜 대통령 사면론이 힘을 받는 것은 야당인 국민의힘을 親박근혜계와 非朴계, 대구·경북(TK)과 수도권으로 내부 분열시킬 수 있다는 점도 근거로 하고 있다. 사진=조선DB
  사실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을 사면해야 한다는 여론(39%)은 낮은 편이다. 《매일경제》와 ‘MBN’이 한국갤럽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가 그렇다.(이번 조사는 5월 11~12일 유무선 전화 조사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은 1007명, 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는 ±3.1%포인트다. 더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러나 두 전직 대통령 사면론에 대한 부정적 기류는 정경유착과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로 구속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면론과 맞물리면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이 부회장은 국정농단 재판으로 구속돼 있는데, 그만 사면할 명분이 부족하다. 뇌물을 준 사람은 풀려나고, 뇌물을 받은 사람과 경제공동체로 엮인 사람은 사면하지 않는다는 것은 논리에 어긋나는 탓이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의 분석이다.
 
  “정치권에서 사면론이 힘을 받는 것은 야당인 국민의힘을 친(親)박근혜계와 비(非)박근혜계, 대구·경북(TK)과 수도권으로 내부 분열시킬 수 있다는 점도 근거로 하고 있다. 무엇보다 야권의 대선 주자로 급부상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기세를 꺾을 수 있다는 시선이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사면되면 국민의힘 내부에서 ‘탄핵 불복론’이 분출하고,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비위 수사를 주도한 윤석열 전 총장에 대한 비판이 거세질 것이기 때문이다. 사면론이 부각될수록 극우세력이 다시 결집하고 ‘윤석열 대세론’이 흔들릴 수 있다는 논리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당하고 청와대를 나가는 날까지 곁을 지킨 측근의 이야기다.
 
  “박 전 대통령이 감옥에서 나오시게 된다면 윤석열과 최재형 둘 중 누구를 지지하느냐는 질문을 쉴새 없이 받을 텐데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아도 본인들 유리한 쪽으로 해석할 것이다. 결과가 뻔하지 않으냐. 치고받고 분열할 텐데 박 전 대통령을 이용한 이간계가 대선 전 반드시 있을 것이란 예상이 많은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야권 인사는 “박 전 대통령의 탄핵을 끝까지 인정하지 않는 분들의 마음은 충분히 이해한다”면서도 “대선에서 보수가 승리해야 박 전 대통령의 명예도 회복할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최재형 원장이 훌륭한 분인데, 그분이 올바른 길을 걸을 수 있게 해드려야 한다. 대선에 출마하시더라도 본인만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해드려야지, ‘우리의 지지로 당신이 여기까지 왔으니 당신은 무조건 박근혜 탄핵에 반대해야 한다’는 식으로 압박하면 결과적으로 보수의 귀한 자산을 잃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분열세력과는 선 그어야
 
  여권의 혹시 모를 이간계에 말리지 않기 위해서는 최 원장이 중심을 잡아야 한다는 이야기가 많다. 확장성이 충분한 인물로서 오히려 보수를 분열시킬 수 있는 내부의 적과는 단호히 선을 그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윤 전 총장도 “윤석열이 우리 대통령(박근혜)을 (감옥에) 집어넣었다”고 주장하는 세력을 설득해야 한다. 사실, 박 전 대통령 탄핵의 법적 근거를 만들어낸 건 검찰 특별수사본부를 이끌었던 이영렬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이었다.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임명한 인물이다. 검찰 특별수사본부의 수사 내용을 근거로 국회의 탄핵 소추안이 의결됐다. 당시 검찰은 박 전 대통령을 기소하고 30년 구형을 때렸다. 물론 박영수 특검은 헌재 심리가 한참 진행 중일 때 ‘박근혜-최서원(최순실) 경제적공동체론’을 흘리는 등 여론 형성과 헌재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언론플레이를 했다는 지적을 받는다. 윤 전 총장은 박영수 특검 수사4팀장(뇌물죄 관련 대기업 수사 담당) 겸 총괄수사팀장이었다. 정리하면 윤 전 총장은 ‘박근혜 탄핵’에 직접 연관성은 없고 간접 책임론은 제기될 수 있다. 이런 점을 잘 알려 오해를 풀어야 한다.
 
  시사 칼럼니스트이자 인문학 작가인 천준씨가 출간한 《별의 순간은 오는가-윤석열의 어제, 오늘, 내일》에는 윤 전 총장이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특검 당시 박 전 대통령을 불구속 수사해야 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었다, 2012년 대선을 앞두고는 부친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와 함께 박 전 대통령의 유세 현장을 찾았고, 평소 주변에 “나는 원래 보수주의자”라고 말해왔다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천씨는 ‘윤석열 현상’에 대한 빅데이터 분석을 주제로 논문 작업을 하다 윤 전 총장 개인의 삶에 대한 탐구로 주제를 전환했고, 지난 1년여 동안 주변 인물을 두루 취재한 뒤 책을 썼다. 천씨의 책 발간이 윤 전 총장과 직접적 관련이 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런 내용이 공개되는 것은 윤 전 총장의 강성 박근혜 지지층과의 오해를 풀기 위한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
 
 
  강성 보수층의 냉정한 정무적 판단 절실
 
‘윤석열 vs 최재형’의 매치가 여권 이간계의 먹이가 되지 않아야만 ‘흥행’과 ‘승리’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사진=조선DB
  지난 6월 11일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 결과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야당 당원과 지지자들이 변했다”는 말이 나온다. 영남과 60대 이상이 다수인 국민의힘 당원들이 과거처럼 동향 출신이나 보수 색채가 강한 후보에게 표를 몰아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안팎에서는 “국민의힘 당원들도 ‘대선에서 승리할 당을 만들 대표가 누구인가’를 계산해 전략적 투표를 하기 시작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30대 ‘0선’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국민의힘 초대 당대표가 된 데에는 소위 진보 좌파 정부가 만든 ‘단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에 더는 살기 싫다’는 민심과 당심의 울부짖음이 있었다. 그만큼 정권교체를 향한 국민 열망이 가득하다는 것이다.
 
  분열은 패배의 길이다. 야권 분열의 싹은 자라기 전에 잘라야 한다. ‘윤석열 vs 최재형’의 매치가 여권 이간계의 먹이가 되지 않아야만 흥행과 승리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여권이 원하는 대로 가지 않기 위해서는 강성 보수층의 냉정한 전략적・정무적 판단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Copyright ⓒ 조선뉴스프레스 - 월간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NewsRoom 인기기사
Magazine 인기기사
댓글달기 0건
댓글달기는 로그인 하신 후 남기실 수 있습니다.

202108

지난호
전자북
별책부록
북스토어
프리미엄결제
2020년4월부록
정기구독 이벤트
  • 지난호
  • 전자북
  • 별책부록
  • 정기구독
  • 월간조선 2018년 4월호 부록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