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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분석

與黨이 꺼내 든 ‘여성 징병제’ 카드 왜?

“보궐선거에서 20대 남성들 등 돌리자 나온 민주당의 책략”

글 : 정광성  월간조선 기자  jgws89@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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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거철 단골 주제 ‘여성 징병제’… 보궐선거 후 다시 떠올라
⊙ ‘여성 징병제 추진하자’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27만명이 동의
⊙ 20대 여성들 “우리도 군대 가겠다. 대신 애는 남자들이 낳아야”
⊙ 노르웨이 ‘남자 넷 여자 둘 내무반 생활’
⊙ ‘여성 징병제’ 논란은 젠더 갈등만 더 키워
⊙ 北, 2019년부터 ‘여성 징병제’ 실시
2013년 6월 28일 충북 괴산군 육군 학생군사학교에서 학사·여군 58기, 군종 71기 ‘2013 장교합동임관식’이 열렸다. 소위로 임관한 장교들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사진=조선DB
  ‘여성 징병제’ 논란이 다시 뜨겁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4·7재보선에서 패한 후 ‘여성 징병제’를 다시 꺼내 들면서다. 여당의 ‘여성 징병제’ 거론은 남녀 성(性) 대결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 ‘여성 징병제’에 대한 논쟁은 정도의 차이만 있었을 뿐 오래전부터 지속돼왔다. 특히 군복부가산점 폐지 등 군 복무를 한 남성들에 대한 보상이 미비해지면서 남성들의 불만이 계속 쌓여왔다. ‘여성 징병제’ 논란과 관련해 일각에서는 이 논의가 강력한 국방안보보다는 ‘기계적 평등’ 또는 ‘남성 표심 잡기’ 측면이 더 크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 또한 현실이다.
 
 
  저출산 영향으로 ‘인구절벽 현상’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4월 1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남녀 모두 최대 100일간 의무적으로 군사훈련을 받게 하자는 ‘남녀평등 복무제’를 도입하자고 제안했다. 이 내용은 그의 책 《박용진의 정치혁명》에도 포함돼 있는데, ‘남녀평등복무제’와 ‘모병제 전환’을 통해 병역 가산점 제도를 둘러싼 소모적인 성차별 논란을 끝낼 수 있다는 것이다.
 
  같은 날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도 ‘여성도 징병대상에 포함시켜 주십시오’라는 청원이 올라왔고, 현재 찬성이 27만명을 넘는(5월 9일 현재) 등 다시금 관련 논의에 불이 붙고 있다. 여기에는 출산율 감소로 인한 ‘인구절벽’이 곧 다가온다는 우려도 반영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
 

  2020년 10월 국정감사에서 모종화 당시 병무청장은, 저출산의 영향으로 2032년부터 연간 필요한 현역 자원을 모두 충원하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몇 년(언제) 정도부터 현역 자원이 줄어들 것으로 보느냐’는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연간 필요한 현역 인원이 20만명인데, 2032년부터는 18만명 이하로 떨어지기 때문에 인원이 부족해질 것”이라고 답했다.
 
  한국군은 ‘국방개혁 2.0’에 따라 18개월 의무복무를 기반으로 2022년까지 총병력을 50만명으로 줄이고 있다. 장교와 부사관을 제외한 매년 병 입영 소요(해마다 병으로 입대해야 하는 남성의 수)는 20만명인데, 다가올 미래에는 이 수가 유지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매해 병역 자원의 수는 해당 연도를 기준으로 약 20년 전의 출생률과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이는 바꿀 수 없는 상수다. 한 군 관계자는 “이대로라면 필요한 병역 자원(매년 20만명)과 실제 병역 자원의 ‘불일치’가 2025년에 한 번 발생하고, 2034~35년 정도가 되면 병역 자원 충당이 불가능한 수준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선 여성까지 병으로 징집해야 필요한 병력 수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 찬성론자들의 주장 가운데 하나다.
 
 
  여성계 ‘우리도 군대 가자’ 목소리 높지만
 
  여성계 일각에서도 ‘여성 징병제’에 긍정적인 시각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입대하는 여성의 수가 늘어나면 이미 군 조직에서 활동하는 여군들이 더 힘을 받게 돼 성 평등이 실현될 수 있으며, 사회에서 여성의 권리 신장을 위해서도 남성과 같은 군 복무가 필요하다는 논리다.
 
  권인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명지대 교수 시절이던 2008년 〈징병제의 여성참여: 이스라엘과 스웨덴의 사례 연구를 중심으로〉 논문에서 “이스라엘이나 스웨덴을 보면 징병제를 통해서든 아니든 군에서의 여성 수 증가와 역할의 확대는 당연한 경향성일 뿐만 아니라 올바른 정책의 방향으로 인정받고 있다”며 “이는 한국 사회의 징병제 또한 내용적 변화가 가능하고 기존의 남성 중심의 피해의식을 극복하는 다양한 설계도 가능하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와 비슷한 인식은 지난해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의 연구보고서 〈병역 담론의 전환을 위한 기초 연구〉에서도 드러난다.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징병제가 남성차별이다’는 주장에 여성 51.8%와 남성 67.5%가 동의했고, ‘여성도 군대에 가야 한다’에는 여성 53.7%와 남성 70.8%가 찬성했다.
 
  하지만 이 설문조사 결과를 잘 보면 ‘우리 군의 여건상 여성의 의무복무는 시기상조다’는 의견에 여성 69.6%, 남성 48.3%가 찬성했다. ‘남성과 똑같은 방식의 의무복무는 어렵다’에도 여성 82.8%와 남성 69.3%가 찬성해, 현실적인 시행이 쉽지 않음을 함께 시사하기도 한다.
 
  현재 대학교 1학년에 재학 중인 홍수진(여·가명) 학생은 ‘여성 징병제’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아마 여성들도 군에 가는 날이 올 것이다. 어떤 방법이 됐든 언젠가 가게 될 것이다. 하지만 아직은 시기상조라고 본다. 사회 인식 자체가 여성 입대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이런 상황에서 정치인들은 여성 징병제를 두고 이용만 하려 한다. 여성들도 마음 편히 군에 갈 수 있도록 제대로 된 정책이 만들어지면 나도 갈 생각이 있다.”
 
  같은 학교에 재학 중인 김정임(여·가명) 학생은 조금 생각이 달랐다. 김씨의 말이다.
 
  “정치인들이 여성 징병제를 이용하는 것은 알았는데 여성들에게 군 복무를 강요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 현재 비혼주의 여성들이 늘어나면서 저출산 문제가 심각한 상황인데 남자와 똑같이 군 복무를 하고 애까지 낳으라고 하면 더 많은 여성이 출산을 거부할 것이다. 여성에게 군 복무를 시킬 거면 남자도 아기를 낳아야 한다.”
 
  서울 모 대학 2학년에 재학 중인 여성 이정숙(가명) 학생은 “지금도 여군이 군 내부에서 성차별을 받는 것으로 알고 있다. 남성 군인이 여성 군인을 성추행 또는 성폭행했다는 뉴스가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여성 징병제를 실시하게 되면 (군에서) 더 많은 문제가 발생할 것이다. 징병제를 논의하기 전에 대책 마련이나 제대로 된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치인들이 선거철마다 여성 징병제 얘기를 들고나온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4·7보궐선거에서 20대 남성이 등 돌리자 민주당이 이에 대한 책략으로 들고나온 걸로 볼 수밖에 없다”고 했다.
 
 
  남녀 性 대결로 치달아
 
청와대 국민청원 계시판에 올라온 ‘여성도 징병대상에 포함시켜 주십시오’가 지난 5월 9일 현재 27만명을 넘었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정치권에서 촉발된 ‘여성 징병제’ 논의가 남녀 성 대결 양상으로 흐르며 ‘성 갈등’만 부추기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징병제 문제를 이 같은 구조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며 생산적 논의를 우선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5월 현재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서는 여성 징병제를 놓고 남녀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국민청원 게시판에서 현재 청원이 진행 중인 ‘여성 징병’ 청원 글은 2개다. 이 중 ‘여성도 징병대상에 포함시켜 주십시오’가 27만여명, ‘여성 징병제 청원에 추가 청원입니다’가 8000여명의 동의를 받았다.
 
  반면 ‘여성징병제를 찬성하는 남성들 군대에서 69년 복무하게 합시다’는 청원이 5000명을 넘었다. 여성 대신 20세 미만의 남성을 군대에 보내라는 내용을 담은 ‘여성징병대신에 소년병 징집을 검토해 주십시오’ 청원 글도 5000명 넘는 동의를 얻었다. 여성 징병제 논의가 활발해지면서 실제 남녀 갈등 역시 가속화되는 모습이다.
 

  H 대학에 재학 중인 20대 남성 유기준(가명) 학생은 “취업하기 어려운 요즘 같은 시대에서 남성이 군에서 보내는 2년이라는 시간은 너무 소중하다”면서 “과거와 달리 모든 여성이 결혼해서 아이를 낳는 시대도 아닌데, 여성도 군 복무를 의무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서울에서 회사원으로 일하는 20대 중반의 김명준(가명)씨는 “우리가 나라를 지키기 위해 2년이라는 시간을 국가에 바칠 때 여성들은 취업하기 위해 자기계발을 하고 있다”며 “그런데 국가는 우리에게 아무런 보상도 없이 사회로 몰아낸다. 상대적으로 남자가 불리한 위치에 있는 것은 맞다”고 했다.
 
  하지만 여성들의 생각은 달랐다. 김정임 학생은 “여성 징병제 문제가 나올 때마다 군 복무를 한 남성들에게 가산점을 부여해야 한다는 얘기가 따라다닌다”며 “이런 식이면 아기를 낳은 여성들에게도 가산점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20대 중반에 경기도에 사는 김현지(가명)씨는 “아직 우리 사회는 회사에 다니고 결혼생활을 하더라도 남자에게 조금 더 유리한 상황이다”면서 “그런데 여성들까지 군에 보내겠다고 하는 남성들을 보면 이해가 안 된다. 여성 징병제에 대해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해외 여성 군 복무 사례 살펴보니
 
군사훈련을 받고 있는 스웨덴 여군 모습. 사진=스웨덴 국방부
  ‘여성 징병제’를 처음 실시한 나라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이다. 그러나 여성들을 전투에 투입하지는 않았다. 이후 미국과 독일도 여성을 징병했지만, 타자수나 전화교환수 등으로만 활용했다.
 
  이런 가운데 여성을 처음 전투에 투입한 나라는 소련이다. 소련은 제2차 세계대전 때 여성으로만 이뤄진 비행연대가 ‘밤의 마녀’로 불리며 독일군에 공포의 대상이 됐다. 인내심과 관찰력이 뛰어나다며 여성을 저격병으로도 대거 투입했다. 독일군 1만명이 이들 손에 저격당했다. 이런 활약에도 소련 내에선 ‘그래도 전투와 여자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후일담이 적지 않았다.
 
  현대 사회에서 ‘여성 징병제’의 대표국은 이스라엘이다. 하지만 이스라엘도 전체 병력의 35%가 여성이지만 전투병은 5% 정도에 그친다. 최근 들어 여성들의 요구로 보직에 남녀 구별이 사라지는 추세라고 한다. 1995년에 한 여성이 전투기 조종사 훈련소에 갈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해 승소했다. 여성에게 비전투 업무만 맡기는 것은 차별이라는 주장이 힘을 얻어 2004년엔 혼성 전투부대도 생겼다.
 
  최근 몇 년 사이 북유럽 국가에 ‘여성 징병제’가 앞다퉈 도입됐다. 영토 대비 인구가 적은 상황에서 러시아 등 안보 위협이 커졌기 때문이다. 2016년 여성 징병제를 도입한 노르웨이는 여성 2명에 남성 4명을 의무적으로 한 내무반에 배치한다. 남녀 병사가 등 돌린 채 옷 갈아입는 내무반 영상이 화제가 됐다.
 
  군인들은 “우리는 전우일 뿐”이라고 했다. 몇 년 뒤 보고서는 우려했던 생활 문란은 없다고 했다. 이 밖에도 스웨덴·네덜란드가 뒤따랐고, 독일·스위스·오스트리아·덴마크·핀란드도 논의 중이다. 노르웨이에선 여성 징병제 대신 ‘성 중립적 징병제’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노르웨이에서도 ‘여성 징병제’가 순조롭게만 도입된 건 아니다. 노르웨이에서 ‘여성 징병제’ 논쟁이 가장 뜨겁게 불붙은 건 2013년이었다. 여야 모두 같은 당내에서도 의견이 갈렸다. 장관끼리도 생각이 달랐다. 찬성 측은 병역이 사회적 의무이므로 남녀 국민 모두 동등하게 지는 것이 원칙상 맞다고 주장했다. 반대 측은 출산·육아에 대한 부담이 남성보다 여전히 큰 상황에서 여성에게 병역까지 부과하는 것은 과도하다고 반박했다.
 
  치열한 논쟁 끝에 노르웨이 여론은 여성 징병으로 기울었다. 진정한 성 평등의 실현이라는 ‘대원칙’에 국민 다수가 공감했다. 국방력 강화를 위해 우수한 여성을 징집하는 게 낫다는 국방부의 논리도 한몫했다. 2013년 6월 노르웨이 국회는 의원 95명 중 90명이 찬성하며 여성 징병제를 최종 승인했다.
 
  놀라운 점은 여성 징병제 시작부터 노르웨이가 남녀 공용 내무반을 운영했다는 점이다. 노르웨이 군에 따르면 징병 된 여성 병사의 63%가 남성과 같은 숙소를 썼다. 보통 남성 4명, 여성 2명으로 이뤄진 방이다. 노르웨이의 과감성에 전 세계가 충격을 받았다.
 
  싱가포르 《더 스트레이츠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남성 병사 카스페르 샤바(Kasper Sjavag)는 이렇게 말했다.
 
  “처음엔 다들 부끄러워했다. 여자들 앞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정말 몰랐기 때문이다. 그런데 처음의 어색함이 사라지고 나니 편안해졌다. 여자들도 우리처럼 (편하게) 행동하더라.”
 
  카스페르와 같은 방을 쓰는 여성 병사 이네 그림스부(Gine Grimsbu)는 “남자들도 우리를 잘 대해주고 존중한다. 여자들이랑 지내본 적이 없는 사람도 좀 있지만, 함께 지내는 데에는 문제없다”고 했다.
 
  노르웨이가 ‘남녀 합방’이라는 급진적 시도를 한 건 성폭력을 줄이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당시 노르웨이 국방부는 “여성과 남성이 같은 방을 쓰면 성별 의식이 희미해지고 동지애가 생긴다”는 연구 결과를 이유로 들었다. 실제로 이 방식을 도입하고 성범죄가 줄어드는 효과도 확인됐다. 2010년 조사에선 여성 군인의 20.3%가 성희롱을 당했다고 답했지만, 2016년엔 15%로 줄었다.
 
 
  北, 2019년부터 ‘여성 징병제’ 실시
 
열병식에 참석해 행진을 하고 있는 북한 여군. 사진=뉴시스
  최근 들어 북한도 ‘여성 징병제’에 해당하는 여성 군복무 의무제를 본격적으로 시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8년에 탈북한 한 고위 탈북자는 “북한도 남성이 군에 가는 비율이 줄어들면서 여성 의무복무제를 실시하고 있다”며 “2018년부터 이에 대해 논의가 많았다. 지금은 의무복무제를 실시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4월 22일 미국 ‘자유아시아방송’이 북한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4월 초부터 군 초모(사람을 불러모음) 사업이 시작되면서 군사동원부(병무청) 앞에 가면 예년과는 다르게 많은 여성이 모여 있는 것을 볼 수 있다”며 “여성들도 의무적으로 군에 입대해 5년간 군 복무를 하는 데 대한 당국의 지시에 따라 올해 초모부터 고급중학교를 졸업하는 여성들이 대규모로 군에 입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탈북한 군 출신 탈북 여성 김성현(가명)씨는 “북한은 지금까지 남자와 달리 여성 본인의 희망에 따라 군 복무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지원제를 실시했다. 하지만 2019년부터 여성들도 의무적으로 군에 입대해야 한다는 지시가 내려왔다”며 “그동안은 여러 시행착오를 수정하면서 여성 의무복무제를 실시했지만 올해부터는 전면적으로 시행단계에 들어가면서 고급중학교를 졸업한 여성은 무조건 군에 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선 경제를 이끌어가던 여성들을 의무복무제로 돌리게 되면 북한 사회에 큰 혼란이 올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박은주 통일연구원 부연구원은 “북한은 이미 2003년부터 전민 군사복무제를 채택해 사실상 전면 징집제를 실시했다. 즉 남성은 10년, 여성은 7년간 군에 복무해야 하는 것”이라며 “최근 2019년 4월 한 언론의 보도에 따라 북한군의 여성 비율 확대가 이슈가 됐는데, 이는 2015년 북한군 여성 의무복무제 확대 시행의 연속선상에서 일어난 일이지, 새로운 이슈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박 부연구원은 “북한 여성의 군 복무 의무화를 확대, 시행하는 것은 북한에서 여성들이 가정의 생계를 책임지는 상황을 고려할 때 민생경제에 큰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며 “민생경제의 타격이 북한 경제 자체를 병들게 하고, 체제에 대한 불만을 고조시킬 수 있지만, 당의 통제력 강화가 동시에 이루어지므로 체제 위협 요소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북한의 ‘여성 징병제’를 실시하는 원인을 저출산 문제로 인한 인구 감소 때문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유엔인구기금(UNFPA)이 2021년 4월 14일(현지 시각) 발간한 ‘2021년 세계 인구 현황’ 보고서를 보면, 북한의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하는 평균 출생아 수)은 지난해와 같은 1.9명이다. 전체 198개국 중 119위로 지난해보다 한 계단 아래로 떨어졌다.
 
  출산율 1.1명으로 2년 연속 ‘세계 꼴찌’(198위)를 기록한 한국보다 높은 순위지만, 세계 평균인 2.4명에 크게 못 미쳤다. 이에 따라 2015~2020년 인구성장률도 연평균 0.5%로 한국(0.2%)보다는 높지만, 세계 평균(1.1%)에는 상당한 격차가 났다.
 
  박 부연구원은 “북한은 유아 사망률은 높고, 출산율은 낮으며, 군 기피 풍조의 만연으로 병력부족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기 때문에 피할 수 없는 선택이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상황에서 저출산 문제가 북한보다 심각한 남한도 여성 의무복무제를 실현할 날이 올 것이다. 그러나 현재는 ‘여성 징병제’ 자체가 시기상조라는 여론이 더욱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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