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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탄핵 4주년

한석훈 교수의 탄핵사건 판결문 法理 분석

“헌재 결정문에서는 박근혜의 有罪 사실을 찾기 어렵다”

글 : 정혜연  월간조선 기자  hychu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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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결정문을 보죠. ‘피청구인(박근혜)이 플레이그라운드 등이 최서원과 관계 있는 회사라는 사실을 몰랐다고 하더라도 대통령으로서 특정 기업의 이익 창출을 위해 그 권한을 남용한 것은 객관적 사실이므로, 헌법과 국가공무원법 등 위배에 해당함은 변함이 없다’고 판시했습니다. 가정적 說示이긴 하더라도 헌재 스스로 ‘대통령이 몰랐을 수 있다’고 한 겁니다. 대통령이 이 사실을 알았어야 직권 남용이 되는데…, 몰랐을 수 있지만 직권 남용에 해당한다는 것이 무슨 말입니까?”

⊙ 박근혜가 최서원의 私益 추구 사실을 알았다는 증거 없어
⊙ 공무상비밀누설죄는 법리상 문제 있고, 제3자뇌물수수죄는 부당한 판결
⊙ 헌재는 51조에 따라 탄핵 심판을 정지할 수 있었다

韓晳薰
1957년생. 성균관대 법학과 졸업, 同 대학원 법학박사 / 前 서울동부지검 검사·부부장검사, 전주지검 군산지청 부장검사, 서울고검·광주고검 검사,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연구위원실장 역임 / 現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저서《비즈니스범죄와 기업법》
  탄핵 결정문과 법원 판결문을 읽고 분석하는 데만 꼬박 반년이 걸렸다. 누가 강제로 시키지도, 복기(復碁)해달라고 부탁하지도 않았는데 말이다. 법학자로서의 양심 때문에, 그리고 누군가는 후대를 위해 올바른 기록을 남겨야 한다는 사명감 때문이었다고 한다. 한석훈(韓晳薰)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헌법재판소(이하 헌재)의 ‘박근혜 탄핵 결정문’과 탄핵 사건의 형사 1·2심, 대법원 판결문을 밑줄 치며 읽은 이유다.
 
  그는 최근 이헌(李憲) 변호사와 함께 야당 몫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이하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으로 뽑혀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기자가 한 교수와 만난 이유는 박근혜(朴槿惠)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사건 때문이었다. 그는 탄핵 사건 판결문을 오로지 법리(法理)만으로 분석한 논문을 쓰고 있다. 전주지검 군산지청 부장검사 근무 당시 성매매특별법 제정 계기가 된 군산 개복동 성매매업소 화재참사 사건 검찰 수사를 지휘해 국회 국정감사에서 성공적 수사로 호평받은 그는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연구위원실장 파견근무를 끝으로 옷을 벗고 현재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전공은 상법과 기업범죄 분야다.
 
 
  “국정 농단 사건 아니다. ‘최서원 게이트’다”
 
2017년 5월 23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첫 정식 재판이 열린 날에 최서원씨와 나란히 앉아 있다. 두 사람 사이에 최씨의 변호인인 이경재 변호사가 앉아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건을 ‘국정 농단’이라고 표현하는 건 옳지 않습니다. 국정 농단이란 유죄(有罪)를 전제한 단어입니다. 그동안 대형 사건은 ‘이용호 게이트’ ‘박연차 게이트’ 등 게이트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이 사건은 ‘최서원 게이트’라고 명명(命名)해야 맞습니다.”
 
  ― 최순실 게이트가 아니고, 최서원 게이트인가요.
 
  “최순실씨는 최서원으로 개명(改名)했습니다. 언론에서 본명을 사용하지 않고 최순실이라는 이름을 쓴 것은 그 어감으로 인해 뭔가 ‘어리석은 사람의 말을 듣고 국가를 운영했느냐’는 인식을 주려고 의도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정확한 명칭은 ‘최서원 게이트’죠.”
 
  호칭 하나, 표현 하나에서조차 똑 부러지게 규정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가 박근혜 탄핵 사건 판결문을 얼마나 되새김질했는지를 느낄 수 있었다. 한 교수는 최서원 게이트는 ‘대통령 탄핵 사건’과 ‘탄핵 심판 후 사건’으로 구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선고는 4년 전인 2017년 3월 10일에 있었다. 2016년 12월 9일, 국회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를 의결했다. 국회가 국정조사를 의뢰한 것은 같은 해 11월 17일. 하지만 국회가 탄핵 소추를 했을 때는 검찰의 수사 결과가 발표되지 않았고, 특별검사(이하 특검)도 개시(開始)되지 않은 상태였다. 특검은 이후에 시작돼 탄핵 사유 외에도 삼성그룹의 최서원씨 딸에 대한 승마 지원 뇌물수수, 삼성그룹의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지원 제3자 뇌물수수, SK그룹의 K스포츠 가이드러너 사업지원 제3자 뇌물수수, CJ그룹에 대한 그룹 부회장 퇴진 강요 미수, 하나은행 본부장 임명 강요 및 블랙리스트 사건 수사 등이 이뤄졌다. 이 사건들은 탄핵 사건에서는 언급조차 되지 않았다.
 
  하지만 헌재는 탄핵 사건에서 법원의 1심 판결이 나기도 전에 박근혜 전 대통령을 파면했다. 박 전 대통령이 구속되고(2017년 3월 31일), 삼성그룹 피고 사건의 1심 판결(2017년 8월 25일), 최서원 피고 사건의 1심 판결(2018년 2월 13일)이 있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피고 사건 1심 판결은 2018년 4월 6일에 있었다.
 
  간단히 정리하면 국회가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 탄핵 소추를 의결하고 석 달 만에 헌재의 탄핵 결정이 있었고, 그로부터 1년 5개월이 지난 뒤에야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1심 판결이 나왔다. 법원은 1·2·3심과 파기환송심, 재상고심에 이르는 다섯 번의 판단 끝에 박 전 대통령에게 징역 22년을 선고했다.
 
 
  세 가지 오류
 
  한석훈 교수는 헌재의 탄핵 결정문을 분석하기에 앞서 세 가지를 지적했다.
 
  첫째, 사실 조사가 필요한 사건에서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고 특검 수사는 개시되지도 않았는데, 국회에서 사실 조사를 제대로 하지 않고 대통령의 직무를 정지시키는 탄핵 소추를 한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는 것이다.
 
  둘째, 탄핵 소추 후 헌재가 충분한 사실 조사를 함이 없이 석 달 만에 결론을 낸 것은 지나치게 성급했다는 것이다. 더구나 헌재는 헌법재판소 법에 따라 당시 동일 사유로 형사재판이 진행 중이었으므로 ‘심판 절차를 정지’할 수 있는 권한이 있었음에도 정지하지 않았다.
 
  셋째, 박근혜 전 대통령의 1심 판결은 제기된 의혹의 상당 부분을 ‘무죄’로 판결했다. 고로 헌재가 제대로 된 사실 조사를 하지 않은 채 졸속으로 대통령 탄핵이라는 어마어마한 역사적 결정을 했다는 것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사건 범죄 사실은 크게 7가지다.
 
  ①대통령이 정호성(청와대 대통령비서실 제1부속 비서관)에게 최서원의 의견을 들어보라며 연설문 등을 이메일로 전달하게 한 것 ②현대차그룹에 대한 KD코퍼레이션의 납품 알선 ③미르 및 K스포츠 재단 설립을 위한 대기업들의 출연 요청 ④KT와 현대차의 광고대행사로 플레이그라운드(최서원이 실질적 운영)를 선정토록 한 것 ⑤그랜드코리아레저(GKL)에 장애인 펜싱팀을 창단해 운영 위탁을 더블루케이(최서원이 실질적 운영)에 맡기도록 한 것 ⑥포스코그룹에 펜싱팀을 창단하고 운영 위탁을 더블루케이에 맡기도록 요구한 것 ⑦롯데그룹에 하남시 체육시설 건립자금 지원을 요구한 것이다.
 
  복잡한 듯 보이지만 뜻밖에 간단하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건의 탄핵 사유는 위 ①번은 ‘공무상비밀누설죄’, 위 ⑦번은 ‘제3자뇌물수수죄’ 및 ‘직권남용죄’ 그리고 나머지는 ‘직권남용죄’의 범죄사실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그중 직권남용죄는 직권남용으로 기업에 의무 없는 일을 강요한 것으로 보아 강요죄로도 공소 제기되었으나 법원은 강요죄의 ‘협박’을 인정할 수 없어서 강요죄는 모두 무죄선고하였고, 위 ④, ⑥번 사안 직권남용죄도 모두 무죄선고했다. 나머지 유죄선고한 사안에 대해서도 한석훈 교수가 조목조목 짚어가며 판결문에 드러난 오류를 지적했다.
 
 
  “유죄받은 14건의 문건, 무죄다”
 
  “법원은 공소 제기된 47건의 문건 중 14건은 ‘공무상비밀누설죄’ 유죄를 인정하고, 나머지 33건은 증거 부족으로 무죄 판결했습니다. 하지만 법학자 입장에서 봤을 때 해당 문건 14건도 유죄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 왜 그렇습니까.
 
  “박근혜 전 대통령은 대통령 선거 당시부터 연설문 표현 등을 최서원에게 조언을 받았습니다. 이번에도 평소처럼 조언을 받기 위해 정호성 비서관에게 ‘일부 문건에 대한 최서원의 의견을 들어보라’고 지시했을 뿐입니다. 문건은 체육 관련 정책 방안, 대통령의 해외 순방 일정 등이었습니다. 이 문건들은 법령상 비밀로 분류된 문건이 아닙니다. 통설은 ‘법률상 비밀로 분류된 문서만 비밀문서’라는 입장이고, 판례는 ‘국가 기능을 저해할 수 있으면 다 비밀문서’라는 입장입니다. 통설과 판례가 대립하지만, 그동안 일관된 판례로는 ‘비밀’에 해당하더라도 그 비밀 유출에 의해 국가 기능이 위태로워질 때만 ‘누설’로 보고 있습니다.”
 
  ― 박근혜 전 대통령이 최서원에게 문서를 넘겼더라도 국가 기능에 해(害)가 될 때만 누설이라는 건가요.
 
  “국가 기능에 해를 끼칠 위험이 있을 때에만 기밀 누설로 볼 수 있습니다. 대통령이 최서원에게 문건을 보낸 것은 문건 송부의 동기, 경위, 그 대상자에 비춰볼 때 대통령의 국정 수행 등 국가 기능에 지장을 줄 위험이 있는 ‘누설’ 행위가 아닙니다. 만일 문재인(文在寅) 대통령이 부인에게 공무상 비밀을 알렸다고 치죠. 부인이 타인과 대화하는 과정에서 의도치 않게 그 얘기가 새어나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통령이 부인 등 자신이 신뢰하는 사람이나 조력자에게 의논하기 위해 공무상 비밀을 알렸다고 하여 비밀누설로 볼 수는 없겠지요? 결국 그 비밀이 국가 기능에 위협이 되는지를 따져야 하는데 그런 과정이 빠져 있습니다.”
 
  ― 죄가 아닙니까.
 
  “14건의 문서는 비밀문서가 아니었고, 설령 비밀이라고 해도 누설이 아닙니다. 누설 고의성도 없습니다. 최서원은 오랫동안 대통령에게 조언해온 인물입니다. 박 전 대통령이 여러 의견을 취합하듯 최서원의 의견을 물은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지, 대통령이 최서원에게 무슨 비밀 문건을 고의로 누설하려고 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최서원이 그 문건을 자신의 사익 추구에 이용했다 하더라도 대통령이 그 사실을 알지 못했다면 대통령을 비밀누설죄로 처벌할 수는 없습니다. 법리(法理)로 봤을 때 죄가 아니라고 봅니다.”
 
 
  “박근혜가 사전에 최서원의 私益 추구 의도 알았다는 증거 없어”
 
  ―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유죄 중 상당수가 ‘직권남용죄’입니다.
 
  “맞습니다. 현대차에 KD코퍼레이션의 납품을 알선토록 한 것을 보죠. 법원은 직권남용죄는 유죄로 인정하고, 1·2심에서 유죄였던 강요죄는 대법원에서 무죄가 선고됐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정호성이 최서원의 부탁이라고 하면서 KD코퍼레이션은 기술 좋은 우리나라 중소기업인데 외국 기업에 눌려서 기술을 펴볼 수가 없다고 하므로 안종범(청와대 대통령비서실 경제수석비서관)에게 기술력을 활용할 수 있는지를 알아보라고 지시했을 뿐’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相生)을 위한 대통령으로서의 정당한 직무 수행이었다는 주장입니다. 대통령의 주장대로 정상적인 직무수행이라면 애당초 직권남용죄가 성립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대통령이 자기 이익을 위해 지시했다면 ‘직권 남용’이 맞습니다.”
 
  ― 대통령이 사익을 추구할 목적이 있을 때만 직권 남용이라는 겁니까.
 
  “대통령의 업무가 많지 않습니까. 어떤 기업이 정말 기술력이 좋은 기업이라서 대통령이 순수한 마음으로 ‘진짜 좋은 회사인데 신경 써달라’고 하는 것은 남용이 아닙니다. 물론 KD코퍼레이션이라는 회사가 그 사례로 최서원에게 금품을 건넨 것이 나중에 밝혀졌습니다. 최서원이 자기 이익을 위해서 정호성에게 부탁한 것이죠.
 
  그렇다면 박근혜 전 대통령은 최서원이 사익을 챙기려고 부탁했다는 사실을 알았을까요? 만약 대통령이 이 사실을 알면서도 현대차에 KD코퍼레이션을 챙겨달라고 했다면 유죄입니다. 그런데 판결문은 최서원이 자기가 이득을 챙기려 했다는 사실을 박근혜 전 대통령이 알고 있었는지를 증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증거가 없기 때문에 따라서 직권 남용으로 볼 수 없습니다.”
 
  ― 현대자동차가 이를 ‘대통령의 뜻’으로 받아들였다면요.
 
  “그렇더라도 직권 남용으로 볼 수 없는 점은 마찬가지입니다. 그리고 직권남용죄의 정확한 명칭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입니다. 직권 남용으로 인해 현대차가 의무 없는 일을 했어야 합니다. 쉽게 말해 현대차에 필요한 부품이 아닌데 억지로 KD코퍼레이션에서 납품받았다면 직권남용죄가 됩니다.
 
  하지만 현대차가 우리나라의 중소기업 제품을 직접 납품받을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고 납품을 받았다면, ‘직권 남용’ 행위와 ‘현대차가 할 필요가 없는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행위와의 인과관계가 없습니다. 그런데 현대차가 납품받을 필요가 없는 제품을 받았다면, 강요죄의 피해자가 아닌 한 그 임직원의 업무상배임죄가 성립될 수 있습니다. 회사에 해를 끼친 것이니까요.”
 
  ― 그것도 자세히 따져봐야 했네요.
 
  “현대차가 납품받은 행위가 현대차 임직원의 경영상 판단에 의한 것인지, 만일 납품을 받아서 회사가 손실을 보았는지를 조사한 다음에 ‘직권 남용’ 행위와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행위와의 인과관계를 판단했어야 하는데 그 조사도 없었습니다.”
 
 
  최서원이 ‘실질적 운영자’라는 판결문의 뜻
 
  ― 미르 및 K스포츠재단 설립을 위해 대기업들에 돈을 달라고 요청한 것은 무죄이나 직권남용죄는 유죄로 판결했죠.
 
  “박근혜 전 대통령이 대표적인 정책 공약으로 ‘문화 융성’과 ‘스포츠 10대 공약’을 내걸었습니다. 대통령이 이러한 공약 이행을 위해 대기업들에 자금 출연을 요청했다면 이는 직권 남용 행위가 될 수 없습니다. 다만 앞서 말한 대로 재단을 만드는 목적이 형식적으로는 문화 융성인데 실제로는 최서원의 사익 추구가 목적이었고, 대통령이 사전에 그 사실을 알았다면 부당한 직권 남용에 해당합니다.
 

  헌재의 결정문을 보면 최서원은 이후에 미르의 사업 파트너로 광고회사 플레이그라운드, K스포츠의 사업 파트너로 스포츠관리 회사 더블루케이를 실질적으로 설립·운영하면서 미르나 K스포츠로부터 수주를 받아 수익을 창출해 사익 추구에 이용하려 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박근혜 대통령이 이런 재단을 설립할 때 이 사실을 알았는지는 아무 언급이 없습니다.”
 
  ― 박근혜 전 대통령이 사전에 최서원의 의도를 알았느냐의 여부가 가장 중요한 것이군요.
 
  “당연합니다. 대통령이 최서원의 목적을 알고 있었다는 점이 증명되지 않는다면 부당한 직권 행사인 직권 남용 행위라고 평가할 수 없습니다. 더구나 헌재 결정문에는 최서원이 플레이그라운드, 더블루케이를 ‘실질적으로’ 운영했다고 돼 있습니다. 밖에서 볼 때는 더블루케이의 대표자가 최서원이 아닌 다른 사람이고, 최서원이 주식도 차명으로 갖고 있었기 때문에 최서원 회사인지 아닌지 알기가 어려웠다는 말입니다. 결정문에서 실질적으로 운영했다는 표현을 썼다는 것 자체가 최서원이 운영했는지 몰랐을 가능성이 있음을 뜻합니다.”
 
 
  ‘최서원과 김종 사건’이 ‘최서원-김종-박근혜-안종범 사건’으로 둔갑
 
  ― GKL(그랜드코리아레저)의 위탁 운영을 최서원 운영 회사에 맡긴 것도 같은 맥락으로 봐야 할까요.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16년 1월 23일 안종범에게 ‘GKL이 스포츠단을 설립하는데 컨설팅할 기업으로 더블루케이가 있으니 GKL에 소개해주라’고 말했을 뿐이고, 최서원이 더블루케이를 실질적으로 만들어 운영하는지 사전에 알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GKL 대표이사는 더블루케이와 교섭을 진행하다가 경제적 부담이 크다는 이유로 거절합니다. 그러면 여기서 끝난 겁니다. 그러자 최서원이 대통령이 아닌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의 김종 제2차관에게 ‘GKL이 배드민턴과 펜싱 선수단을 창단하고 더블루케이를 도와줄 것’을 요청합니다. 최서원의 요청을 받고 김종은 선수단 규모를 현저히 줄이는 방안을 제시하고, 또 문체부의 공문까지 보내면서 적극적으로 교섭합니다. 그 결과 GKL과 최서원의 더블루케이가 에이전트 계약을 체결합니다.”
 
  ― 결국 GKL과 더블루케이가 계약을 체결한 것은 맞네요.
 
  “네. 최서원은 처음에는 대통령에게 부탁해 GKL과 업무대행 계약을 체결하려 했으나 실패했고, 그다음에는 문체부 제2차관의 적극적인 지원 아래 애초보다 적은 규모의 에이전트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따라서 이 사건에 직권남용죄를 적용하려고 해도, 1차 계약은 체결되지 않았기 때문에 박근혜와 안종범의 직권남용죄는 성립하지 않습니다. 직권남용죄는 미수범 처벌 규정이 없습니다. 1차 계약 체결 거절은 미수에 그친 것이기에 가령 직권 남용 행위가 있었더라도 무죄입니다. 2차 계약에 직권남용죄가 성립되더라도 그 행위 주체는 최서원과 김종, 둘뿐입니다.”
 
  ― 박근혜 전 대통령이 한 번만 부탁했지만, 김종이 다시 계약을 추진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면요.
 
  “판결문을 보면 박근혜 전 대통령과 안종범은 GKL에 더블루케이를 소개해준 것뿐이고, 그것이 거절된 사실이나 거절 이유를 알았다거나 2차 계약 추진 과정에 관여한 증거가 없습니다. 그런데 대통령과 안종범을 최서원, 김종과 ‘공모공동정범’(2인 이상이 범죄를 공모하고, 그 가운데의 어떤 사람에게 범죄를 실행시켰을 때 그 실행을 분담하지 않은 공모자도 범죄자가 된다는 판례상 이론)으로 법을 적용한 것은 부당합니다.”
 
  ― 대통령이 공기업에 청탁한 것은 어떻습니까.
 
  “청탁금지법이 시행되기 이전의 사건이기 때문에 청탁금지법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습니다.”
 
  한석훈 교수의 메모장은 빼곡했다. 탄핵 사건과 관련한 법원의 판결문 한 줄 한 줄을 분석해내려는 흔적이 역력했다. 한 교수는 “탄핵 사건 중 가장 중한 범죄 사실은 롯데그룹 관련한 제3자뇌물수수죄”라고 말했다.
 
 
  정황상 묵시적 청탁
 
  “법원은 롯데가 K스포츠에 하남 거점 체육시설 건립 지원금으로 70억원을 낸 것은 롯데의 월드타워 면세점 신규 특허(특허 재취득) 취득과 관련한 대통령 직무 집행의 대가이고, 대통령과 신동빈(辛東彬) 롯데그룹 회장 사이에 이에 대한 공통의 인식이 있었다고 봤습니다. 즉 대통령과 롯데 회장 사이에 ‘월드타워 면세점의 특허 재취득’에 대한 부정한 청탁이 묵시적으로 이뤄졌다는 겁니다.”
 
  ― 법원이 그렇게 판단한 근거는 뭡니까.
 
  “세 가지입니다. 첫 번째 근거는 대통령과 롯데 회장의 단독 면담 직후(2016년 3월 14일)에 롯데가 K스포츠에 먼저 연락한 점입니다. 이는 대통령과의 면담 후에 롯데 회장이 회사에 ‘K스포츠의 사업 제안을 챙겨보라’는 지시를 한 것으로 볼 수 있고, 더 나아가 단독 면담 때 대통령과 롯데 회장이 월드타워 면세점 문제에 관한 대화를 하였다고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단독면담 때 두 사람이 면세점 얘기를 했다는 중요한 사실 인정을 이처럼 마구 추측해도 되는 겁니까?”
 
  ― 그 얘기를 나눴다는 증거가 없습니까.
 
  “없습니다. 단독 면담은 대통령이 미르, K스포츠 재단 설립 지원에 감사를 표하기 위해 마련된 자립니다. 롯데 회장에게 ‘스포츠산업 전반에 대해 그룹 차원에서 관심을 갖고 계속 지원해주면 좋겠다’는 말만 했을 뿐, K스포츠를 지원해달라는 구체적인 말을 한 것도 아니라고 합니다. 이것은 두 사람, 당사자의 진술이 일치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법원은 위와 같이 추측하고 ‘당시 롯데가 월드타워 면세점 특허 신규 재취득을 받을 필요가 있었다’는 정황을 더해 그 ‘면세점 특허 신규 재취득에 관한 묵시적 청탁이 있었다’고 본 겁니다. 기업 중에 현안이 없는 기업이 어디 있습니까. 그때 롯데의 현안이 면세점이라서 두 사람이 그 얘기를 했을 것이라는 건 억측이죠.”
 
  ― 법원이 부정한 청탁이라고 본 다른 이유는요.
 
  “두 번째 근거는 당시 월드타워 면세점 특허 신규 재취득 현안에 대해 대통령과 롯데 회장이 공통의 인식을 갖고 있었다는 겁니다.
 
  세 번째 근거는 롯데가 면세점 특허 재취득 심사 탈락에 따른 고용 문제 등으로 인해 청와대가 정한 일정과 크게 벗어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속히 면세점 특허 신규 발급 절차를 진행할 필요가 있었고 대통령 등 청와대도 그러한 사정을 알고 있었던 점을 들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인식과 필요라는 정황만으로 면세점 특허 신규 재취득을 청탁한 것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정부가 면세점 사업자를 또 뽑기로 결정한 건 박근혜-신동빈이 만나기 前
 
  ― 쉽게 말해 롯데가 70억원을 내서 대통령이 면세점 사업권을 따게 해줬다는 거죠.
 
  “시간을 한번 되돌려보죠. 롯데가 면세점 심사에서 탈락한 것은 두 사람이 단독 면담을 갖기 5개월 전이었습니다. 당시 여론은 경쟁력 있는 기존 면세점의 폐점에 따라 투자 낭비, 고용 문제, 국내 관광 위축을 어떻게 할 것이냐며 비판했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신동빈 롯데 회장을 단독으로 만나기 두 달 전에 안종범에게 ‘면세점 사업의 추가 발급 검토’를 지시했습니다.
 
  청와대 지시에 따라 관세청은 이미 위 단독 면담 한 달 전에 안종범에게 시내 면세점 추가 등 제도개선 방안을 내놨고, 3월에 확정해 발표할 계획이었습니다. 당시 신속하게 사업자를 뽑기 위해서 특허 심사 일정은 종전의 2개월에서 1개월로 단축하겠다는 내용의 현안 보고도 있었습니다. 롯데도 이 사실을 알았습니다.”
 
  ― 롯데로서는 기회가 생긴 거네요.
 
  “당시 롯데의 국내 면세점 시장 점유율은 50%로, 매출액 1위였습니다. 추가 특허 승인을 롯데가 가져갈 것이라는 점은 충분히 예측되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대통령이 기업 총수에게 감사 인사를 하는 자리에서 총수가 재계(財界) 애로사항을 개진하는 것을 넘어서 롯데 면세점 특허 재취득을 대가를 주고 특별히 청탁할 필요가 있었을까요? 하지만 법원은 묵시적 부정 청탁이 그 자리에서 있었다고 본 겁니다.”
 
  실제로 관세청은 2016년 4월에 시내 면세점을 추가 설치한다는 계획을 발표했고, 6월에 신규 특허 신청 공고를 냈다. 롯데그룹은 신청 절차를 거쳐 같은 해 12월에 면세점 신규 특허를 받았다. 결과적으로 롯데가 면세점 사업권을 땄다. 하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과 신동빈 회장이 만나기 훨씬 전에 정부는 면세점 사업권을 추가할 것을 결정한 터였다.
 
 
  ‘대통령과 최서원의 관계’라고 뭉뚱그려… 공모를 인정함은 부당
 
2016년 12월 9일 오후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표결이 가결된 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정세균 국회의장이 대통령(박근혜) 탄핵소추의결서에 서명 하고 있다.
  한석훈 교수의 얘기가 이어졌다.
 
  “K스포츠는 70억원을 2016년 5월25~31일 사이에 받았지만,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6월 9~13일까지 전액 롯데에 반환했습니다. 송금 후 불과 열흘 만에 청와대의 지시에 따라 반환이 이뤄졌습니다. 롯데가 면세점을 따낸 것은 돈을 반환한 후의 일입니다. 롯데가 K스포츠에 지급한 70억원을 대통령의 공익을 위한 정책에 기업이 협조한다거나 대통령이나 정부와의 좋은 관계 유지의 기대를 넘어 구체적인 개별 청탁에 대한 ‘대가’로 보는 것은 무리란 말입니다. 따라서 제3자뇌물수수죄의 요건인 ‘부정한 청탁’을 인정할 수 없어 무죄로 봐야 합니다.”
 
  ― 법원은 위와 같이 대통령이 롯데그룹에 K스포츠의 하남 거점 체육시설 건립자금 지원을 요구한 것으로 보고 그러한 요구가 제3자뇌물수수뿐만 아니라 직권남용죄에도 해당한다고 보았는데, 직권 남용에 대한 해석도 문제인가요.
 
  “관계 법령에 따르면 국가는 문화 및 스포츠 산업의 진흥을 위해 재원(財源) 확보에 관한 사항을 마련할 의무가 있고, 그 시행을 위해 민간 기업이나 개인에게 필요한 협조를 구할 수 있습니다. 법원은 롯데의 지원이 비(非)자발적이었고, 대통령이 롯데 회장에게 자금 지원을 요구한 것은 최서원의 개인적 요청에 의한 것이라는 이유로 직권 남용에 해당한다고 봤습니다.
 
  하지만 설령 최서원의 요청에 따라 자금 지원을 요구한 것이라 해도 공익 재단을 지원해달라는 것이지 최서원에게 돈을 주라는 것이 아닙니다. 물론 자금 지원이 공익(公益) 목적을 표방하나 실질적으로 최서원 사익을 추구하기 위해서였고, 대통령이 이를 알았다면 직권 남용입니다. 그러나 대통령이 최서원의 사익 추구를 알았는지에 관한 증명이 부족함은 앞에서 말한 바와 같습니다.”
 
  ― 얘기를 듣다 보면 결국 핵심은 ‘최서원의 나쁜 의도를 박근혜가 알았느냐’로 압축됩니다.
 
  “사전에 알았어야 두 사람의 공모 사실이 인정되고, 그래야 직권 남용을 인정할 수 있습니다. 제가 모든 사건 기록을 보지 않고 판결문을 분석했다는 한계가 있지만, ‘공모’를 언급할 때에는 그렇게밖에 볼 수 없는 핵심적인 인정 요소를 쓰게 돼 있습니다.
 
  그런데 결정문에서 언급하는 공모 인정 근거는 납득할 수 없습니다. 그저 ‘대통령과 최서원의 관계’라거나, ‘대통령이 더블루케이를 지속적으로 챙긴 점’이라는 등의 추상적이고 개별 사건과는 무관한 이유만으로, 두 사람의 제3자뇌물수수의 공모 사실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대통령이 자신이 믿었던 사람이 추천한 회사를 유망한 줄 알고 챙겨주었다는 점만으로 최서원의 사익 추구 사실을 사전에 알았다고 주장하는 건 억측입니다.”
 
  ― 증거가 없으면 무죄 추정의 원칙에 따라 무죄 아닙니까.
 
  “그럼요. 증거가 부족하면 증거 불충분으로 무죄로 봐야 합니다. 판결문에 나타난 것만 보면 증거 불충분으로 볼 수밖에 없습니다.”
 
 
  노무현 탄핵과 박근혜 탄핵의 차이점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사유는 이후 4년에 걸친 재판 과정에서 사실 조사를 마쳤다. 많은 부분이 무죄였고, 유죄 선고를 받은 사안은 앞서 말했듯이 공무상비밀누설죄, 직권남용죄, 롯데그룹 관련 제3자뇌물수수죄였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도 한석훈 교수는 의문점을 제시한다.
 
  “공무상비밀누설죄는 법리상 문제가 있습니다. 직권남용죄는 대통령이 최서원의 사익 추구 사실을 알았음이 전제돼야 ‘직권 남용’을 인정할 수 있는데 그 사실을 인정할 만한 근거가 없습니다. 제3자뇌물수수죄는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묵시적 부정청탁을 인정하고 그 대가 관계를 인정해 유죄로 본 것이어서 부당합니다.”
 
  ― 탄핵 결정문에서는 박근혜의 유죄 사실을 찾을 수 없다는 겁니까.
 
  “저는 결정문과 그 후 같은 사건에 관한 법원 판결문의 결정 이유 및 판결 이유를 법리로만 분석했습니다. 당시의 여론, 정치적 계산법 등 모든 것을 배제하고 법적으로만 분석했을 때 유죄로 보기 어렵습니다.
 
  헌법 제65조는 대통령이 ‘그 직무집행에서 헌법이나 법률을 위배한 때’를 탄핵 사유로 규정하고 있지만, 헌법재판소는 대통령의 법 위배 행위가 중대해 헌법 수호의 이익이 대통령 파면에 따르는 국가적 손실을 압도할 정도로 커야 한다고 판시하고 있습니다.
 
  헌재는 대통령이 최서원의 사익 추구를 도와 기업의 재산권과 경영의 자유를 침해하고, 최서원에게 국정에 관한 문건을 유출해 최서원의 사익 추구를 도움으로써, 공무원의 비밀엄수 의무를 위배하고 대의민주제 원리와 법치주의 정신을 훼손하고 대통령의 공익실현 의무를 중대하게 위배했다는 이유로 대통령을 파면했습니다.
 
  그러면서 헌재는 ‘대통령이 플레이그라운드, 더블루케이, KD코퍼레이션이 최서원과 관계있는 회사라는 사실을 몰랐다고 하더라도 대통령으로서 특정 기업의 이익 창출을 위해 권한을 남용한 것은 사실이므로, 헌법과 국가공무원법 등 위배에 해당함은 변함이 없다’고 판시하고 있습니다.”
 
  ― 그러나 이들 혐의 중 나중에 형사재판에서 무죄선고된 것이 많았죠.
 
  “탄핵 사건 중 플레이그라운드 관련 사안은 법원에서 직권남용죄도 성립하지 않아 무죄판결을 받았고, 더블루케이나 KD코퍼레이션 관련 사안은 대통령이 이들 회사와 최서원의 관계를 파악하지 못해 최서원의 사익 추구를 알지 못하였다면 직권 남용으로도 볼 수 없는 것이므로 헌재 결정은 모순입니다. 따라서 헌재가 그 후 법원에서 수년에 걸쳐 사실 조사를 하였던 사건에 관해 충분히 사실 조사를 하지 않고 법원의 재판이 끝날 때까지 심판을 정지함도 없이 불과 석 달 만에 탄핵을 선고한 것은 졸속입니다.”
 
  ― 노무현 전 대통령이 국회에서 탄핵 소추되고, 헌재가 이를 기각한 것은 불과 두 달 만이었는데요.
 
  “노무현 탄핵과 박근혜 탄핵은 본질이 다릅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언론사를 만난 자리에서 특정 정당 지지를 유도하는 발언을 했고, 대통령의 선거 중립 의무를 위반했다는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가 대통령의 중립 의무 준수를 요청했는데도 ‘선관위 결정을 납득할 수 없다’고 공개적으로 밝혔습니다.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이런 얘기를 했기 때문에 사실관계를 조사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그러니까 두 달 만에 헌재가 탄핵 결정을 기각한 것이고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건은 명목은 헌법과 국가공무원법 위반을 내걸었지만 탄핵 대상 사유가 범죄 성립도 안 되면 중대한 헌법·법률 위반으로 볼 수 없는 사안이고, 사실관계에 관한 당사자들의 주장이 판이하게 달라 명확한 사실 조사를 해야 했습니다.
 
  헌재 결정문을 보죠. ‘피청구인(박근혜)이 플레이그라운드, 더블루케이, KD코퍼레이션이 최서원과 관계있는 회사라는 사실을 몰랐다고 하더라도 대통령으로서 특정 기업의 이익 창출을 위해 그 권한을 남용한 것은 객관적 사실이므로, 헌법과 국가공무원법 등 위배에 해당함은 변함이 없다’고 판시했습니다. 가정적 설시(說示)이긴 하더라도 헌재 스스로 ‘대통령이 몰랐을 수 있다’고 한 겁니다. 대통령이 이 사실을 알았어야 직권 남용이 되는데… 몰랐을 수 있지만 직권 남용에 해당한다는 것이 무슨 말입니까?”
 
 
  헌재의 졸속 결정은 매우 부적절
 
2016년 12월 31일,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주말 촛불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효자동까지 행진을 하며 박 대통령 구속을 주장하고 있다.
  ― ‘묵시적 청탁’이라는 말을 듣고 많은 사람이 그런 것도 있느냐고 했죠.
 
  “말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니고 판례에서 쓰는 말입니다. 말하지 않아도 한 것과 다를 바 없는 상황, 에둘러 말하지만 조금만 생각하면 청탁이라는 것을 알 수 있는 것을 뜻합니다. 그런데 묵시적 청탁을 인정하는 것은 굉장히 엄격합니다. 이렇게 묵시적 청탁을 해야 하는 필요성 등 정황만으로 인정하지는 않습니다.”
 
  ― 사실 심리 얘기를 많이 했는데, 그건 어떻게 이뤄지는 겁니까.
 
  “증인 조사, 현장 검증, 과학적 포렌식 등 다양합니다. 과거의 진실을 현재 입장에서 규명하는 것이 사실 심리인데, 쉽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자기 이해 관계에 따라 말을 바꾸기 때문에 누구 말이 맞는지를 가려내는 것은 진흙에서 진주 캐는 것과 같습니다. 박근혜 1심 판결까지 1년 넘게 걸린 것도 사실 조사 할 것이 많아서로 보입니다. 헌재에서 석 달 심의해서 가릴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 헌재는 결론을 짓고 시작했을까요.
 
  “촛불집회로 민심이 들끓었고, 대통령 직무가 정지됨으로 불거진 국정 불안을 빨리 매듭지어야 한다는 불안은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사실 심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면 헌법재판소법 제51조(피청구인에 대한 탄핵 심판 청구와 같은 사유로 형사소송이 진행되고 있는 경우에는 재판부는 심판 절차를 정지할 수 있다)에 따라 재판을 정지했어야 합니다. 그때 형사소송이 진행 중이었잖습니까. 형사소송은 헌재보다 형사재판부가 잘 아니까, 적어도 형사소송에 대한 결과가 나올 때까지만이라도 헌재 결정을 미뤘어야 합니다.
 
  엄밀한 사실 조사와 법리 판단을 거쳐야 탄핵 사유를 판단할 수 있는 이 사건의 경우는 군중의 압력, 여론에 못 이겨서 조속히 처리할 일이 아니었습니다. 국회의 태도는 더욱 잘못이었습니다. 국회는 국정조사와 특검을 하기로 결정하고서도 고작 기관보호 2회, 청문회 2번만 하고 특검조사는 시작도 하기 전에 법제사법위원회의 조사, 심지어 본회의의 토론조차 모두 생략하고 성급하게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를 의결했습니다.”
 
  ― 검사였다면 박근혜 전 대통령이 최서원의 사익추구를 알았는지를 입증하고자 어떤 방법을 썼을까요.
 
  “최서원이 사익을 추구한다는 것을 대통령이 미리 알았는지는 당사자가 자백하지 않으면 입증하기 어렵습니다. 여러 가지 정황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죠. 대개는 돈의 흐름이 중요합니다. 가령 최서원이 받은 KD코퍼레이션의 사례 금품이 박근혜 측근에게 들어간 정황, 꼭 금전적 보상이 아니더라도 사례한 흔적을 찾아야 합니다. 그 밖에 대통령 및 최서원의 주변인들과의 대화 내용 등 정황 조사도 필요하겠지요. 그냥 막연하게 친밀한 관계라는 등의 개별 사건과 무관한 이유만으로 공모했다고 인정하거나 남의 말을 듣고 직권을 행사했기 때문에 권력을 남용했다고 말할 일이 아닙니다.”
 
 
  탄핵 심판은 국론 분열을 불러왔다
 
한석훈 교수가 빼곡하게 적은 ‘박근혜 판결문’ 분석 메모.
  ― 박근혜 전 대통령은 최서원씨에게 속았다는 입장인데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사익을 취한 것은 하나도 없다는 것이 4년 넘게 재판한 결론입니다. 또 공적 명목으로 한 일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상식적으로 봤을 때 자기가 아는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호가호위(狐假虎威)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최서원도 박근혜 전 대통령을 이용했을 가능성이 적지 않습니다. 실제로 대통령은 최서원의 사익추구를 알지 못했다고 했잖습니까.
 
  대통령 입장에서 최서원의 사익 추구를 몰랐을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대통령이 최서원의 사익 추구를 알았는지 여부는 ‘최서원 게이트’ 전체에 걸쳐 최서원과의 공모, 직권남용, 뇌물죄의 부정한 청탁 인정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중요한 쟁점이고, 대통령이 이를 몰랐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그 판단은 엄격한 증거를 거쳐야 할 것이고, 증거가 부족하다면 적어도 대통령에 대해서는 무죄로 보고 탄핵 결정이나 형사 판결을 선고했어야 합니다.”
 
  ― 해외에서도 대통령을 이렇게 탄핵합니까.
 
  “프랑스는 국회에서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 의결이 있더라도 무죄 추정 원칙에 따라 고등탄핵재판소의 탄핵 인용 결정이 있을 때까지 대통령 직무를 수행토록 합니다. 미국에서는 앤드루 존슨, 클린턴, 트럼프 등의 대통령이나 법관들에 대한 탄핵이 적지 않게 있었는데, 모두 국회 사법위원회의 조사나 특별위원회(혹은 특검) 조사를 거쳐 탄핵 소추 여부를 결정했습니다. 대통령의 탄핵은 국정 공백이나 정치적 혼란으로 국가 위기 상황에 이를 수 있는 중대 사안이기 때문입니다.”
 
  ― 종합하자면 박근혜 탄핵과 관련해 헌재가 그 역할을 제대로 못 한 셈이네요.
 
  “헌재는 국민적 합의의 결과인 헌법을 지킴으로써 국민 통합을 유지하기 위한 기관입니다. 헌법 해석을 어떻게 하느냐가 가장 중요한데, 정치적 중립을 지키지 못한다면 국민 통합에 실패하는 것이므로 기관으로서 존재 의미가 없습니다.
 
  헌재, 대법원이 중요한 이유는 최종 판결 기관이기 때문입니다. 너무 낡은 말이지만 정치적 중립을 지키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말입니다. 너무 안 지키니까 이런 말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사실관계를 가릴 필요가 있는 사건에서조차 충분한 사실 심리 없이 나온 탄핵 심판은 국민을 설득하는 데 실패했고, 결국 오늘날 깊은 국론 분열의 계기가 됐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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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anyboy5583@gmail.com    (2021-04-07) 찬성 : 19   반대 : 0
사기꾼들에 의한 합의되고,날조된 강탈 당한 대통령직! 박근혜는 무능한 부분이 있었지만,그러나 경제 폭당 보다 더 무서운 나라를 붉은 무리들에게 팔아 먹으려고 하지는 않았다는 사실을 가장 중요하게 직시 시키고 싶다!한 국가의 국격인 자유민주 주의 체제를 공산사회주의화 시키지는 않았다는 말이다!이 보다 더 악질적 범죄가 어디 있겠는가? 바로 역적질이 아닌가? 그런 역절질을 문초할 단계에 직면해 있음을 알라!!즉각 이에 대한 준비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20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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