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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추적

이재명의 ‘제2의 김어준 만들기’, 연내 실현 사실상 불가능

경기도판 TBS 꿈꾸는 이재명과 넘어야 할 큰 산 방통위

글 : 이경훈  월간조선 기자  liberty@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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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폐업한 경기방송 주파수 인수해 경기도판 TBS 계획… 가청 인구 3000만
⊙ 경기도 대변인에는 TBS 보도국장 출신 임명
⊙ 이재명의 언론홍보팀 139명/265억. 전임 남경필 87명/155억
⊙ 경기도의회, 경기도 공영방송 설치·운영 조례안 발의
⊙ 조례 발의되는 날, 경기도 관계자 6명 YTN 라디오 견학
이재명 경기지사. 사진=뉴시스
  교통정보를 알리는 ‘서울특별시 교통방송’으로 시작해 지난해 ‘서울특별시 미디어재단’으로 변신한 TBS(Traffic Broadcasting System).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평일 오전 7시6분~9시)은 정부・여당의 입장을 대변하는 ‘편파’ 진행으로 잘 알려져 있다
 
  여당 정치인들에겐 〈뉴스공장〉 출연이 ‘큰 영광’일 듯. 여권 지지층은 물론 출근길 직장인들에게 자신을 알릴 수 있기 때문이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지난해 11월 20일 한 강연에서 “민주당 의원들은 뉴스공장에 한번 나가는 것을 세례(洗禮)받고, 성은(聖恩) 입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경기도판 TBS 추진설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진행자 김어준씨. 사진=TBS
  지난해 중엽부터 “경기도가 ‘경기도판 TBS’를 만들어 이재명의 대권(大權)에 활용하려 한다”는 말이 돌았다. 국회와 경기도청, 방송 관계자들에게 ‘경기도판 TBS 설립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느냐’고 물었다.
 
  반응은 “금시초문이다” “구체적인 내용은 모르지만 들어본 적 있다”로 나뉘었다.
 
  내용을 종합하면, ‘경기도가 지난해 3월 폐업한 경기방송의 주파수를 인수하고 경기방송 인력을 활용해 경기도주식회사 산하에 비영리재단 형식으로 경기교통방송을 만든다’는 것이다.
 

  이 소문은 지난해 7월 TBS 출신을 경기도 대변인에 임명한 뒤부터 확산했다. 김홍국 대변인은 《문화일보》 기자 출신으로 2012년부터 2014년까지 TBS 교통방송 보도국 국장을 지냈다.
 
  실제로 경기도는 지난해 4월 27일 〈경기교통방송 설립 타당성 연구용역〉 입찰공고를 냈다. 공고에 따르면, 최종 보고서는 착수일로부터 6개월 이내 제출하며, 분량은 A4 용지 300쪽 내외, 용역비는 9800만4000원으로 나왔다.
 
  용역보고서 발주를 위한 여건은 ‘대외적으로’ 경기도의회가 조성했다. 경기도의회 김경일 의원은 2019년 12월 “서울은 TBS 교통방송을 한다. (TBS를 경기도에서도 들을 수 있다.) 홍보나 이런 큰 틀에서 경기교통방송을 설립해야 하지 않느냐. 전국 최대 지자체고 서울에 예속된 형국 같은 것은 안 된다”고 했다.
 
 
  황금 주파수 FM 99.9MHz
 
2019년 대통령 신년기자회견에서 경기방송 김예령 기자(현 국민의힘 대변인)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질문하는 모습. 사진=유튜브 TV조선 캡처
  경기방송(KFM 99.9)은 1997년 12월 개국한 경기도 유일의 지상파 민영 방송사였다. 지난해 3월 30일 주파수를 자진 반납하고 폐업했다. 방송사의 주파수 자진 반납·폐업은 처음이다.
 
  경기방송 관계자는 “민영방송 1도 1사의 원칙에 따라 경기도에서도 방송국을 개국했지만, 당시 막 출범한 SBS(서울방송)가 경기방송의 TV 운영을 반대했다”며 “TV 대신 라디오만 운영하는 대가로 황금 주파수인 FM 99.9MHz와 민영 라디오로는 유일하게 종합편성권을 갖게 됐다”고 했다.
 
  한편 경기방송은 2019년 문재인 대통령 신년기자회견을 통해 화제가 됐다. 이날 회견장에서 경기방송 김예령 기자(현 국민의힘 대변인)가 대통령에게 질문한 것 때문이다.
 
  “현 (경제)정책에 대해서 기조를 바꾸지 않고 변화를 갖지 않으시려는 그런 이유에 대해서 알고 싶고요. 그 자신감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인지, 그 근거는 무엇인지 단도직입적으로 여쭙겠습니다.”
 
  당황한 문재인 대통령은 김 기자의 질문에 “기자회견 30분 내내 말씀드렸다”며 “이미 충분히 (말씀을) 드렸기 때문에 새로운 답이 필요할 것 같지 않다”고 했다.
 
  기자회견 직후 친문 지지자들은 경기방송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김 기자의 질문 ‘내용’은 문제 삼지 않은 채 ‘자신감’이라는 단어와 기자의 ‘태도’를 문제 삼았다. ‘대통령님께 질문하는 태도가 불경(不敬)스러웠다’는 것이었다.
 
  당시 경기방송에서 일한 A씨는 “2~3초 간격으로 항의 전화가 왔다. 욕부터 시작했다. 문빠들한테 욕을 먹느라 일을 못 했다. 인터넷 서버가 다운되는 등 정상적인 업무를 할 수 없었다”고 했다.
 
  경기방송 관계자는 “이날부터 경기방송은 ‘정권’에 찍혔고, 경기방송 죽이기가 시작됐다”고 했다.
 
 
  방통위와 경기도의 挾攻
 
한상혁 방통위원장. 사진=방송통신위원회
  경기방송은 2019년 12월 말 방송 허가 유효기간이 끝나 재허가(3~4년 단위) 승인을 받아야 했다. A씨는 “방송 사업 재허가 심사 과정에서 방송통신위원회의 집요한 트집으로 힘들었다”면서 “아랫사람을 다루듯 고압적인 태도로 과도한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고 했다.
 
  그는 “재허가 심사 과정이 공정하지 못했다”면서 “객관적으로 수치화하는 정량평가인 방송평가 부문에서는 143개 방송사 중 8위를 했지만, 심사위원들이 하는 재허가 평가는 143개 방송사 중 가장 낮은 348점을 얻었다. 이 때문에 재허가 기준(650점)에서 3점이 모자랐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전까지만 해도 경기방송은 종합심사 평가에서 10위권에 드는 내실 있는 방송국”이라고 했다.
 
  경기방송 관계자들은 “정권 차원에서 경기방송을 손보려고 한다는 소문이 돌았다”고 했다.
 
  경기방송 관계자 B씨는 “경기방송 폐업의 발단은 이보다 앞서 2018년 이재명 지사가 당선된 후 본격화했다”고 했다. 경기도의회는 ‘요새 누가 라디오를 듣느냐’면서 교통정보를 제공하는 대가로 경기방송에 지불하는 18억원 규모의 예산도 전액 삭감했다.
 
  문재인 정부의 반일(反日) 노선이 한창이던 2019년 8월, 일부 언론은 ‘내부 고발’이라면서 경기방송 현준호 총괄본부장이 ‘친일(親日)’ 발언을 했다고 보도했다.
 
  현 본부장은 “식사 자리에서 오간 대화를 앞뒤 맥락은 자른 채 의미를 왜곡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의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에서 ‘반일 분위기를 유지하는 것이 총선(2020년 4월)에 유리하다’는 보고서를 냈다. 이에 대해 ‘반일 선동에 넘어갈 만큼 우리 국민들이 우매하지 않다’는 취지의 내용이었지만, 이를 왜곡해 ‘국민이 우매해서 반일운동을 하고 있다’는 식으로 기사화됐다”고 주장했다.
 
  경기방송 관계자 C씨는 “현 본부장이 식사 자리에서 발언한 내용을 외부에 알린 이들은 노조 지도부 출신으로 과거 노조원을 사찰해 물의를 일으켰던 인물”이라고 했다. 이어 “이들은 당시 경기방송 경영진에 불만을 품고 있었다”면서 “방송국 내에서 기존의 경영진을 몰아내고 헤게모니를 장악하려는 시도였다”고 주장했다. 기존 경기방송 간부들에게 친일 딱지를 붙여 장외 여론전을 펼치려는 의도였다는 것이다.
 
  경기방송 이사회는 외부에 녹음 파일을 유출한 2명에 대해 징계(대기발령)를 내렸다. 재허가 심사 과정에서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위원장 한상혁)는 ‘외부 유출자 2인에 대한 징계’도 문제 삼았다.
 
  B씨는 “재허가를 앞두고 방통위로부터 ‘대주주들의 지분을 정리하라’는 이른바 지분 정리 요구도 받았다”고 했다. 그는 이를 ‘경기방송에 대한 경기도의 적대적 M&A(인수합병) 시도’라고 표현했다.
 
 
  방송 사상 초유의 주파수 자진 반납
 
  2019년 12월 30일, 방통위는 현준호 본부장을 경영에서 배제하는 등의 각종 조건을 내걸고 경기방송에 대한 조건부 재허가(2022년 12월)를 의결했다. 그러면서 “경기방송의 경영 투명성, 편성 독립성 등의 문제에도 불구하고 청취권 보호를 위해 조건부 재허가 결정을 했다”고 밝혔다.
 
  경기방송 주주들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지난해 2월 20일 경기방송은 긴급 이사회를 열고 지상파 방송 허가 반납 및 회사 폐업을 결의했다. 이사회는 노사 갈등, 매출 감소, 방통위의 경영 간섭 등을 이유로 방송국을 지속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경기방송의 1년 예산은 65억~75억원 수준이다.
 
  이사회는 약 한 달 뒤인 3월 16일 주주총회를 열었다. 총 주식 수 51만9900주 가운데 83.12%인 43만2150주가 참석했다. 이 중 99.97%(43만2050주)가 폐업에 찬성했다. 사상 첫 방송국의 자진 폐업이었다.
 

  A씨는 “99.9라는 상징적 주파수, 100억원짜리 프리미엄을 스스로 포기한 것이다. 오죽하면…”이라고 말했다.
 
  3월 30일에는 방송 중단 및 정파가 이뤄졌고, 그해 5월 7일 경기방송 전 직원(정규직 40명, 프리랜서 포함 100여명)은 해고됐다. 방통위 위원들은 경기방송의 결정이 ‘행정청을 모독하는 것’이라고 했다. 현재 방송법은 방송사업자가 폐업할 때 신고 의무만 규정하고 있다.
 
  “어처구니없는 사태가 벌어졌다.”(김석진 방통위 부위원장)
 
  “우리 방송 사상 지상파 사업자가 스스로 사업하지 않겠다고 한 건 처음이다.”(표철수 방통위원)
 
  경기방송 사정을 잘 아는 한 정치인은 “방통위는 겁만 주려고 했는데 실제 폐업을 해 당황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재명의 의도가 보인다. TBS를 지향하는 것 같다”며 “경기도의 나팔수를 하나 두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경기도가 방송하기 위해선 방송통신위원회를 반드시 거쳐야 하는데, 신규 공모 절차 등이 복잡하다”고 했다. 다만, 현재 사용하지 않는 경기방송의 시설을 이용하면 방송 송출까지의 시간을 상당 부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남경필 지사의 보좌관을 지낸 한 인사는 남경필 지사 시절에도 경기도가 경기방송을 인수해 운영하는 방안을 기획한 적이 있다고 했다. 그러나 남 전 지사는 언론을 이용, 홍보하는 데 과도한 관심을 두지 않아 인수까지 이어지지는 않았다고 한다. 이 보좌관은 “이재명 지사는 반드시 경기도 방송을 만들 것”이라고 했다.
 
 
  경기방송 폐업 앞두고 다급해진 경기도
 
(왼쪽부터) 이석훈 대표이사, 이재명 경기지사, 방송인 황광희씨. 사진=경기도주식회사
  주주총회가 열리기 5일 전, 경기도가 움직였다. 이재명 지사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코리아경기도주식회사 이석훈 대표가 경기방송 관계자에게 만나자는 연락을 해온 것이다.
 
  2020년 3월 11일, 이 대표는 이 관계자에게 전화를 걸었다. 관계자는 “전화가 어려우니 문자를 보내달라”고 했다. 이에 이 대표는 ‘경기방송 관련 중요한 사항이 있어…’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관계자는 ‘전화(통화)로 이야기하자’고 했다. 이 대표는 ‘전화로는 말씀 나누기 어려우니 시간을 내주시면 직접 만나 뵙고 이야기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이 둘의 만남은 이뤄지지 않았다.
 
  기자는 이석훈 대표의 입장을 듣기 위해 전화를 했으나, 그는 전화 통화 대신 세 차례에 걸쳐 ‘회의 중이니 나중에 전화하겠다’ ‘문자로 부탁한다’ ‘내일 오전 중에 전화하겠다’는 문자메시지만 보냈다.
 
  포털사이트에 이석훈 대표를 검색하니, 경기 성남의 케이블방송 ‘아름방송’의 보도국 국장을 지낸 이력이 나왔다. 이 대표는 이재명 지사가 성남시장으로 있던 2014년 5월 성남시가 운영하는 프로축구단 성남FC(당시 구단주 이재명) 마케팅사업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홍보마케팅실 실장을 거쳐 2016년 1월에는 성남FC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이재명 지사가 당선된 후인 2019년 2월, 이 대표는 코리아경기도주식회사(경기도주식회사) 제2대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한 지역 언론은 이 대표를 이재명 지사의 ‘복심(腹心)’이라고 표현하며, 케이블방송 경력을 살려 도(道) 방송특별보좌관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경기도주식회사는 전임 남경필 지사 시절 만든 도 산하기관이다. 주로 중소기업을 위한 사업 활동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경기도는 음식 배달 애플리케이션 ‘배달의민족’의 독점을 깨겠다면서 공공배달 앱을 내놓았는데, 경기도주식회사가 이를 주도했다.
 
 
  “이재명이 임명한 사람은 역시 다르죠?”
 
  이재명 지사의 이석훈 대표에 대한 신임은 이 지사의 소셜미디어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 1월 10일 이 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경기도주식회사가 흑자 전환한 기사를 공유하며 다음 글을 남겼다.
 
  〈존폐위기 공기업 매출 급증, 흑자 전환. 이재명이 임명한 사람은 역시 다르죠?… 최선을 다해 지방 공기업의 모범이 되어준 경기도주식회사의 이석훈 대표와 임직원 여러분, 감사하며 1360만 도민의 이름으로 칭찬합니다. 밥이라도 한 끼 사드려야겠군요. 페친(페이스북 친구) 여러분도 큰 격려 부탁드립니다.〉
 
  언론은 이에 대해 ‘이례적’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12월 말 최종 용역 보고서가 경기도의회 의원들에게 공개됐다. 보고서에는 ‘도 자체 교통방송의 운영 형태로는 도 출연기관으로서 경기미디어재단 형태의 비영리 재단법인 형태의 공영방송이 적합하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겼다. 인력 규모는 서울시의 TBS 등과 비교할 때 40~80명 수준이 타당하고, 설립 초기 도의 출연금은 100억원 수준이라고 밝혔다.
 
  지난 3월 10일 경기도의회 국중범 의원(더불어민주당·성남4)이 ‘경기도 공영방송 설치 및 운영 조례안’을 대표 발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 의원은 “경기방송 폐업과 방송 중단에 따라 경기도민 청취권이 침해돼 안정적인 공영방송 운영이 절실히 요구된다”고 했다.
 
  《경인일보》 3월10일자에 따르면, 국 의원은 “지난해 도가 경기도주식회사를 통해 교통방송 설립에 나설 당시 관련 위원회에서 위원으로 활동하며 자체 방송의 필요성을 느꼈다. 도민들이 (서울) TBS를 들으며 출근하는 경우도 많은데 서울시의회 뉴스를 챙겨 들을 필요는 없는 것 아니겠냐”고 밝혔다.(3월 14일 현재 해당 기사는 삭제된 상태다.)
 
  조례는 올 하반기 내 방송 송출을 목표로 비영리 재단을 설립·운영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경기도와 31개 지자체 등이 참여하는 방식이다.
 
  경기방송 노조는 그간 경기방송 전 직원에 대한 고용 승계와 경기도가 20%, 도내 31개 시·군이 80%의 지분을 소유하는 방식의 공영방송 설립을 주장해왔다. 도의회는 이미 지난해 ‘경기도형 공영방송 설립’을 제안한 바 있다.
 
  경기도의회의 전체 의석은 141석이다. 이 중 민주당 소속이 132명으로 국 의원이 발의한 조례안 통과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주파수(FM 99.9MHz) 할당 문제가 남아 있다. 방송을 제작해도 정작 이를 송출할 도구(주파수)가 없기 때문이다. 경기도와 경기도의회는 경기방송이 사용했던 주파수를 인수(활용)하고, 경기방송의 방송 시설을 활용한다는 입장이다.
 
 
  경기방송 노조, “경기도와 사전 교감 없었다”
 
  경기방송 노조원들의 입장을 듣기 위해 노조위원장에게 연락했다.
 
  ‘경기도가 경기방송을 (인수해) 운영하는 게 모양새가 낫지 않겠느냐’는 물음에 노조위원장은 “(경기도의 공영방송 설립에 앞서) 방통위의 신규 사업자 공모가 우선”이라고 밝혔다. ‘경기도와 사전 교감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없었다”고 답했다. 이 외의 물음에도 그는 ‘밝히기 적절치 않다’는 취지로 답했다.
 
  노조위원장의 말처럼 경기도의 공영방송 설립은 ‘기술적인’ 문제이기에 민주당 소속 의원이 도의회의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어려운 문제가 아니다.
 
  쟁점은 바로 주파수 확보이다.
 
  이석훈 대표가 경기방송 폐업을 앞두고 경기방송 관계자에게 급히 연락한 이유는 바로 이 점 때문이다.
 
  경기방송이 주파수 반납과 폐업을 하지 않았다면, 경기도가 기존 경기방송 대주주의 지분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큰 힘’을 들이지 않고도 방송을 장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방송 시설 역시 기존 경기방송 시설을 이용하면 된다. 하지만 경기방송이 주파수를 반납하는 바람에 일이 복잡해졌다. 방통위라는 ‘거대한 산’을 넘어야 하기 때문이다. 산에 오르기 위해 등산 장비는 다 꾸려놨는데, 산이 워낙 높고 험해 현재로선 모든 게 불투명한 상황인 셈이다.
 
  주식회사를 예로 들면, 주식을 확보해 회사의 경영권을 장악하면 끝날 일을 회사가 자진 페업하는 바람에 새로운 절차(사업 인허가)를 진행해야 하는 셈이다.
 
  방통위는 현 정부의 주류와는 결이 다른 이재명 지사에게 그리 우호적이지도 않다. 친문 세력은 이재명 지사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기 때문이다.
 
 
  “너무 오버하시는 것 아닙니까”
 
  지난 3월 10일, 경기방송 관계자의 제보가 있었다. 경기도와 경기도주식회사 관계자 6명이 YTN라디오를 찾아 스튜디오 견학을 했다는 내용이다. 제보자는 그들이 “경기도청 대변인실 정 모 서기관 외 5명”이라고 밝혔다.
 
  경기도형 공영방송 설립과 방송사 견학의 목적을 묻기 위해 스튜디오를 찾은 이들 중 5명과 전화 통화를 했다.
 
  경기도청 언론협력담당관 소속 서기관과의 통화이다.
 
  — 경기도에서 경기방송을 인수한다는 소문이 있는데요.
 
  “그거는 사실무근입니다. 그걸 어떻게 인수합니까. 그런 일은 없습니다.”
 
  — 어제 YTN에 방문하지 않으셨습니까.
 
  “저희요? 저희는 방문했습니다. 방문한 것과 무슨 관계가 있습니까.”
 
  — 목적이 어떻게 되는지 알려주실 수 있습니까.
 
  “그런 것까지 알려줘야 합니까. 너무 과한 것 아닙니까. YTN 방문 목적을 알려준다…. 너무 오버하시는 것 아닙니까.”
 
  — 취재차 궁금해서 여쭙는 겁니다.
 
  “그건 취잿거리가 아닙니다.”
 
  언론협력담당관 소속 또 다른 관계자와의 통화이다.
 
  — 경기도가 경기방송의 주파수를 인수해 방송을 운영한다는데 사실입니까.
 
  “택도 없는걸… 거기(경기방송) 민간방송이잖아요. 이미 폐업된 데인데. 왜 그런 낭설을 취재하시는지….”
 
  — 의사가 없다는 말씀이십니까.
 
  “다른 분하고 통화하셨는데 왜 (저한테) 추가 통화를 하는 겁니까.”
 
  — 답변해주지 않았습니다.
 
  “답변 대상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우리하고 관계가 없는 겁니다.”
 
  — 경기도의 입장이 궁금합니다.
 
  “이제 절차 행정을 이행해야 합니다. 절차를 밟아야 하는데, 아직 방통위 공모도 안 나오지 않았습니까. 공고가 나와봐야 진행을 하든지 말든지 할 것 같습니다.”
 
  — 공모 의사는 있습니까.
 
  “내부 절차 진행 중입니다. 이는 불특정 다수가 (서로) 경쟁하는 공모이지 않습니까. 그렇기에 (초기 단계에서는) 대부분 (여기에) 대응하는 것이 맞지 않다고 봅니다.”
 
 
  인수가 아닌 주파수 공모
 
  YTN을 방문했던 한 경기도청 관계자와의 통화이다.
 
  — 경기도에서 경기방송 주파수를 인수해 운영한다는데.
 
  “인수 개념이 아니고, 경기방송이 주파수를 반납했으니, (인수가 아닌 주파수) 공모에 응해야 합니다.”
 
  — 공모에 응할 의사가 있습니까.
 
  “도의회에서 조례가 발의된 초기 단계인데, 기본적인 의사는 있는 상황입니다.”
 
  — YTN 방문도 이와 연결된 것입니까.
 
  “뭐라고 이야기를 해야 할지. 제가 이 부분에 대해 대응하기는 좀 그렇습니다.”
 
  이 관계자는 지금은 공모(를 준비하는) 단계여서 말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했다. 공모는 경쟁전이기에 섣불리 말을 꺼내기 어렵다고 했다.
 
  경기도주식회사 관계자와의 통화이다.
 
  — 경기도가 경기도주식회사를 통해 경기방송을 인수·운영한다는데.
 
  “저희가 (담당)하지 않고, 도에서 검토하는 거로 알고 있습니다.”
 
  — 검토는 도에서 하지만 운영 주체는 경기도주식회사라는 말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저희가 참여하는 것도 검토했지만, 방송 사업자이다 보니, 재단을 만들어 운영하는 것으로 됐습니다.”
 
  — 경기도주식회사 산하에 재단을 만든다는 말씀입니까.
 
  “그런 것은 아닙니다. 저희가 재단을 만들 수는 없는 형태입니다.”
 
  — 어제 YTN 방문했다고 하는데.
 
  “제가 그쪽을 알아서 안내를 요청해서 갔습니다.”
 
  — 업무와는 무관한 방문이었습니까.
 
  “네. 경기도에서 ‘(YTN을) 견학하고 싶다’고 해서 연결해준 것뿐입니다. 연계해준 사람이 빠지는 것이 좀 그래서 다녀왔습니다.”
 
 
  《TIME》에 기본소득 광고 명목으로 1억900만원 지출
 
2019년 6월 24일 열린 6월 확대간부 회의 문건 중 일부. 소셜미디어(SNS) 홍보실적이 기록돼 있다.
  경기도청 출입 경험이 있는 한 기자에게 경기도청 관계자들이 언론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를 물었다.
 
  그는 2019년 8월 19일 간부회의 안건 문서를 보내줬다. 여기에는 이재명 지사의 발언이 정리돼 있었다. 이재명 지사는 회의에서 “언론을 예민하고 섬세하게 다뤄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간부회의 안건을 정리한 문서에는 제목 ‘언론 리스크 예방 및 홍보 효과 제고’ ▲내부 문건 언론 유출로 주요 사업 홍보 효과 저하 및 리스크 발생 ▲사업 홍보 시, 대변인실 보도자료 및 정책 브리핑을 통한 추진 원칙 ▲언론 리스크 예상 시, 대변인실(신문팀)과 신속한 상황 공유 및 선제적 언론 대응 강화가 적혀 있다. 주요 역점 사업이 경기도의 공식 발표 이전에 흘러나갈 경우 이른바 ‘홍보 효과’가 줄어든다는 의미다.
 
  이 지사는 2019년 6월 10일 공공기관 간부회의에서는 “정책 홍보 충분히 강화하고 또 무차별 홍보도 중요한데…”라고 발언했다.
 
  이재명 지사는 홍보에 많은 예산을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0월 16일 경기도청 국정감사에서 경기도 행정부지사를 지낸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부산 남구갑)은 이재명 지사의 홍보에 문제를 제기했다.
 
  〈박수영: 타임지에 기본소득 광고를 내신 적이 있더라고요.
 
  이재명: 예.
 
  박수영: 혈세가 얼마나 들어갔습니까?
 
  이재명: 이번에 언론에 보도되고 난 다음에 제가 알게 됐는데 1억900만원이 들었다고 하고요.
 
  박수영: 예, 그렇습니다. 도민을 위해서 쓰이도록 하겠다고 하셨는데 미국 사람들도 경기도민입니까?
 
  이재명: 기본소득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주요 정책이고 전 세계인을 상대로 국제기본소득박람회를 했기 때문에 당연히 전 세계를 상대로 일부 홍보가 필요하고요. 전체 사업비에 비교하면 도민들의 삶에 직접 관계된 정책 홍보비용으로 1억900만원이 소요된 것은…. 저기 타임지의 구독자가 1700만쯤 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유효했다고 생각합니다.
 
  박수영: 그러면 돈이 아깝지 않다 이런 말씀이시군요. 1억 정도는 아깝지 않다, 그래서 EU에도 또 광고를 내셨습니까?
 
  이재명: 아깝지 않다가 아니라 적절하게 잘 썼다고 생각합니다.
 
  박수영: EU 광고에도 돈을 또 1억 이상 쓰셨던데 1억 정도는 돈도 아니다 이렇게 보시는군요? 잘 알겠습니다.
 
  이재명: 위원님은 그렇게 생각하실지 모르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곧이어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울산 중구)은 경기도 언론홍보담당부서의 인원수와 예산에 문제를 제기했다.
 
  〈박성민: 2016년도 남경필 지사 할 때보다 4년 뒤에 배 정도 예산이 늘었지요?
 
  이재명: 지금 저희 사실은….
 
  박성민: 경기도의 홍보부서 인력이 대변인실에 72명, 홍보기획관실에 67명 해서 139명이 있습니다. (중략) 국정을 총괄하는 청와대나 다른 기관에 비해서 경기도가 139명의 홍보부서 인력을 두고 있고 예산도 126억이나 쓰고 있는데, 사실이지요?
 
  이재명: 그렇습니다. 그런데 위원님, 이것은 경기도의 예산 규모 그다음에 경기도의 공무원 수 이런 걸 비교해서 다른 지역하고 비교를 하셔야지….〉
 
  박성민 의원실에 따르면, 전임 남경필 경기지사 시절에는 87명(대변인실 47명, 홍보기획관 40명)이었으나 2020년을 기준으로 담당 인력이 139명(대변인실 72명, 홍보기획관 67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부서의 예산은 155억4100만원에서 265억 8700만원으로 늘었다. 110억원이 늘어난 것이다.
 
 
  방통위, “아직 공모 계획 없다”
 
  국민의힘 박성중 의원(서울 서초을)실은 방통위에 경기방송이 반납한 주파수 99.9 MHz에 대해 문의했다. 이에 방통위는 “현재 경기 지역 신규 라디오방송사업자 선정 정책 방안을 검토 중이며, 정책 방안을 조속히 마련한 후 신규 사업자 선정 공고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업자 공모 관련 문의가 들어오거나 협의한 지자체, 민간 사업자 등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공식적으로 사업자 공모 관련 문의가 들어온 지자체나 사업자는 없다”고 했다.
 
  방통위 관계자는 “공정성 논란이 되는 TBS의 선례가 있기에 주의 깊게 공모를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경기도가 자체 방송을 할 수 있도록 주파수를 섣부르게 허가한다면 또다시 공정성 시비에 휘말릴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방통위 관계자는 “올 상반기 중에 신규 사업자 공모가 진행될 것 같다”면서도 “설령 경기도가 방송 사업에 참여한다고 해도, TBS처럼 되지 않도록 꼼꼼하게 심사할 것”이라고 했다.
 
  경기방송 관계자 C씨는 “지난 2월에 공모한다고 했는데, 그렇지 못했다”면서 “현 정부와는 정치적 이해관계가 다른 이재명 지사를 위해 쉽게 방송을 내줄지 의문”이라고 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보좌관은 “심사부터 방송 환경 평가 등을 거쳐 실제 방송까지는 최소 1년가량 걸릴 것”이라고 했다.
 
  이재명 지사가 경기방송을 세우고 싶어도 올해 송출은 어렵다는 의미다. 이 지사가 기획하는 ‘제2의 김어준 탄생’은 적어도 올해를 넘겨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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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ibok707    (2021-04-05) 찬성 : 2   반대 : 0
하는 짓을 보면 구자유당 때의 독재와 전제정치는 호로아들이고 수법이 북쪽의 정으니 보다 더했으면 더했지 덜하지 않다.

20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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