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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사퇴 후폭풍 | 與, 尹 잡기 위해 박근혜 사면 카드 만지작?

“朴통이 이간계에?… 개인감정 앞세우는 일 결코 없을 것”(친박 핵심 관계자)

글 : 최우석  월간조선 기자  woosuk@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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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와 윤석열 악연 이용
⊙ TK 지지율 유지, 안동 출신 이재명과 맞서기 위해서는 朴의 지지 필요하다는 분석
⊙ ‘윤석열 사단’의 인디언 기우제식 ‘적폐’ 수사… 朴 입장에선 치가 떨릴 것
⊙ 文 대통령 입장에서 사면 카드는 다용도
⊙ “박근혜는 ‘죽은 권력이 살아 있는 권력을 붙잡는’ 첫 경험을 하게 해줄 것”
  “박근혜 대통령 사면은 윤석열을 잡기 위한 대선용 카드다.”
 
  사석에서 만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핵심 측근은 이렇게 분석했다.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 사면이 ‘선거용 카드’로 쓰일 수 있다는 것이다. 두 사람 모두가 가능하지 않다면 박 전 대통령만이라도 대선을 위해 사면할 것이란 이야기다. 이들이 경계심을 풀지 않는 이유는 왜일까.
 

  대통령 사면은 과거에도 3·1절에 하는 경우가 드물었다. 이번도 마찬가지였다. 따라서 박근혜·이명박 전직 대통령에 대해서도 오는 8월에 광복절 사면, 혹은 성탄절 즈음에 하는 연말 사면을 생각해볼 수 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이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에게 했던 것처럼 문재인 대통령도 차기 대통령 선거가 끝난 직후인 내년 3월 중순에 박근혜·이명박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을 할 수 있지만, 이는 ‘선거용 카드’가 아니다.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이 ‘선거용 카드’라는 여권 일각의 분석이 맞는다면 대선 직전에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차기 대선이 내년 3월 9일인 만큼 연말 사면 쪽으로 기운다.
 
 
  離間計
 
2021년 3월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현관 앞에서 사퇴 의사를 밝히고 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 사진=조선DB
  여권 일각, 특히 친박 진영에서 사면이 대선용 카드란 분석이 나오는 까닭은 간단하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야권 후보가 될 경우를 대비한다는 것이다. 일종의 이간계(離間計)다.
 
  친박 핵심 관계자의 분석이다.
 
  “사실상 정치 선언을 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야권의 단일 대선 후보가 될 경우, 박근혜 전 대통령을 사면한다면 어떻게 될까.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그를 잡아넣은 윤 전 총장을 지지하겠느냐. 보수가 분열하면 ‘51대(對) 49 싸움’의 대선에서는 승리할 수 없다.”
 
  일리 있는 견해다. 다만 당내에서는 박 전 대통령의 정치적 영향력을 너무 높게 잡고 분석을 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윤 전 총장이 야권 단일 대선 후보가 된다는 전제 아래 박 전 대통령 사면이 그에게 큰 타격을 주지 못할 것이란 주장이다.
 
  국민의힘 핵심 당직자의 이야기다.
 
  “박 전 대통령은 2004년 총선에서 한나라당이 위기에 처하자 구원투수로 등장했습니다. ‘천막 당사’ 정신을 발판으로 121석을 얻었죠. 이후 당대표로 지휘한 선거에서 모두 승리하며 ‘선거의 여왕’으로 불렸습니다. 2006년 5·31 지방선거 유세 도중 ‘커터 테러’를 당하고도 병상에서 ‘대전은요?’라고 말하며 유세에 나서 질 뻔한 선거를 승리로 이끌었죠. 선거 과정에서 제가 느낀 것은 박 전 대통령이 한번 유세하면 그 지역의 한나라당 후보 지지율이 한 5%는 상승했죠. 그런데 그 영향력이 출소 후에도 계속될까요?”
 
  그가 말을 이었다.
 
  “21대 총선을 앞두고 옥중의 박 전 대통령은 ‘기존 거대 야당을 중심으로 태극기를 들었던 여러분 모두가 하나로 힘을 합쳐달라’고 했습니다. ‘서로 분열하지 말고 역사와 국민 앞에서 하나 된 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 저도 하나가 된 여러분과 함께하겠다’고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을 중심으로 선거를 치르라고 메시지를 보냈죠. 그런데 결과는 어땠습니까. 참패하지 않았습니까. 아마 박 전 대통령이 사면돼 출소한다고 해도 과거처럼 선거에 큰 영향을 미치진 못할 것으로 봅니다.”
 
 
  “박근혜 영향력 미미해”
 
  또 다른 관계자는 이런 관측을 내놨다.
 
  “근자의 한국 정치처럼 적대적 대립이 극심한 상황에서 결국 결정권은 20%에서 30%에 이르는 무당층이 쥐게 되는 게 현실입니다. 박 전 대통령이 나와, 지지자들이 그를 잡아넣은 윤 전 총장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가정해봅시다. 이분들은 강성 보수 성향을 지닌 분들이 대부분일 텐데 이분들이 윤 전 총장을 지지하지 않는다면 반대급부로 무당층, 중도 세력이 윤 전 총장을 지지하는 명분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윤 전 총장이 보수 진영의 단일 대선 후보가 된다는 가정 자체에도 회의적인 시각이 있었다.
 
  국정원 댓글 의혹 사건으로 인해 소위 ‘윤석열 사단’으로부터 혹독한 수사를 받은 바 있는 김용판 국민의힘 의원의 말이다. 김 의원은 검찰에게 탈탈 털렸지만,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도 실망 끼친 부분이 분명히 있습니다. 그러나 잘한 면도 많습니다. 객관적으로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을 평가하는 보수 진영에서는 윤 전 총장을 절대 지지하지 않을 겁니다.”
 
 
  “윤석열이 국민의힘 대권 주자?… 우병우가 민주당 후보 되는 꼴”
 
  계속된 김 의원의 이야기다.
 
  “꼭 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박연차 게이트로 2009년 1월 검찰에 소환된 노무현 전 대통령을 직접 조사한 사람이 누구입니까. 당시 대검 중수부 중앙 수사1과장이었던 우병우 전 민정수석 아닙니까. 수사 후에 노 전 대통령은 극단적 선택을 했습니다. 민주당에 유력 대선 주자가 없다고 가정해봅시다. 우 전 수석이 인기가 많으면 민주당이 그를 대선 후보로 영입하겠습니까. 절대로 하지 않겠죠. 보수 진영에서 윤 전 총장 영입을 이야기하는 것은 민주당이 우 전 수석을 대선 주자로 내세우겠다는 말과 같은 겁니다. 말도 안 된다는 얘기죠.”
 
  익명을 요구한 국민의힘 한 의원도 비슷한 분석을 내놨다.
 
  그는 “보수층 유권자들이 윤 전 총장을 지지하기 때문에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 후보로 나올 것이란 발상은 순진한 생각”이라며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 후보로 언급되는 순간 국민의힘은 사분오열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윤 전 총장에 대해 반감을 갖는 의원이 적지 않다. 윤 전 총장은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 서울중앙지검장을 꿰차 이명박·박근혜 정부 당시의 이른바 ‘적폐 청산’ 수사를 진두지휘했다. 이 때문에 윤 전 총장을 여전히 문 정부 탄생의 일등 공신으로 보는 인사도 여럿 있다. 현역 국회의원과 정치에 오래 몸담았던 당직자들의 분석이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그러나 우선 박 전 대통령이 ‘옥중 메시지’를 냈음에도 총선에서 ‘참패’한 만큼 그의 정치적 영향력은 소멸했다는 것에 대해서는 전·현직 국회의원, 당직자, 정치평론가 등 정치권 인사들 사이에 이견이 존재했다.
 
  21대 총선 패배는 ‘공천 파동’이 주원인이었다는 것이다. ‘편 가르기 공천’ 앞에서는 ‘선거의 여왕’의 메시지도 무용지물이 될 수밖에 없었다는 이야기다.
 
  “지난해 21대 4·15 총선 ‘공천 주도권’을 둘러싼 미래통합당의 공천 갈등은 결국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의 사퇴라는 파국으로 이어졌습니다. 막판 공천 작업은 최고위의 이례적인 공천 무효 결정 등 파동으로 얼룩졌지요. ‘사천(私薦) 논란’이 일어나면 선거에서 이기기 어렵습니다. 지난 20대 총선에서 ‘180석 확보’를 자신하던 새누리당(현 국민의힘)도 공천 막판 청와대의 공천 개입과 당시 김무성 대표의 옥새 파동으로 상징되는 ‘내부 파워게임’에 결국 민주당에 1당을 내줬지 않습니까. 박 전 대통령의 메시지가 아무리 좋았어도 이기지 못할 선거였습니다.”(전 박근혜 청와대 핵심 관계자)
 
  또 다른 친박계 관계자는 “재난지원금도 민주당 총선 대승의 ‘공신’이었다”며 “민주당은 작년 4·15 총선을 앞두고 소득 하위 50% 국민에게 지급하려고 했던 재난지원금을 몇 차례 수정을 거쳐 전 국민에게 지급하는 것으로 확대했다. 총선 패배를 박근혜 전 대통령의 정치 영향력 약화로 연결 짓기엔 무리가 있다”고 했다.
 
 
  PK·TK에선 여전한 영향력
 
TK 지역은 윤석열 전 총장에게 열렬한 지지를 보내고 있다. 다만 이 지역은 박 전 대통령이 어떤 메시지를 보내느냐에 따라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 3일 대구고검을 방문한 윤 전 총장. 사진=조선DB
  게다가 박 전 대통령의 정치적 영향력이 전국적으로는 떨어졌을지 몰라도 대구·경북(TK)과 부산·경남(PK) 지역에서는 어느 정도 발휘될 것이란 견해도 있다.
 
  “윤 전 총장의 지지기반은 충청도(고향은 서울이지만 아버지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가 충청남도 공주 출신)와 PK, TK다. 충청도에서는 (박 전 대통령이) 영향력을 많이 발휘할 수 없겠지만, 고향인 TK와 인기가 높았던 PK에서는 다르다. 지지율 1위의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TK 출신(안동)이라는 점을 봤을 때 박 전 대통령이 어떤 메시지를 보내느냐에 따라 승패가 달라질 수 있다.”(여론조사 전문가)
 
  실제 윤 전 총장은 충청도와 TK에서 압도적인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이 TK 지지율은 박 전 대통령이 어떤 입장을 취하는지에 따라 변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사면이 윤 전 총장을 잡기 위한 여권 비장의 카드라는 주장이 맞기 위해서는 몇 가지 조건이 충족해야 한다. 첫째, 윤 전 총장이 정치에 입문해 보수 성향 단일 후보가 돼야 한다. 둘째, 윤 전 총장을 견제하기 위해 청와대가 박근혜 사면 카드를 꺼내 들어야 한다. 셋째, 사면받은 박 전 대통령이 자신의 지지자들에게 ‘윤석열을 절대 지지하지 않는다’라는 메시지를 분명히 밝혀야 한다.
 
 
  尹이 보수 단일 후보 될 가능성
 
  첫 번째 조건은 사실상 충족했다. 윤 전 총장은 지난 3월 4일 사퇴해 자연인 신분이 됐지만, 정치권에선 그의 향후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 정치권에선 윤 전 총장이 이날 검찰 수사권 박탈을 추진하는 더불어민주당을 겨냥해 “헌법정신과 법치시스템이 파괴되고 있다”고 밝힌 것을 사실상 정치 참여를 선언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4월 재·보궐 선거를 한 달여 앞두고 사퇴하면서 서울·부산 시장 선거에도 변수가 될 전망이다. 윤 전 총장 주변에선 “윤 전 총장이 보궐선거 때까지 대중을 상대로 메시지전(戰)을 펼치면서 선거 이후 정치권 재편 국면에서 정치 참여를 모색할 것”이란 말이 나왔다.
 
  실제 윤 전 총장은 향후 소셜미디어 등으로 현안과 관련한 메시지를 낼 계획이다. 윤 전 총장 주변 인사들은 “제대로 된 메시지 기능부터 구축하라는 조언들을 귀담아듣고 있다”면서 “메시지 담당자는 이번 주 내로 결정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윤 전 총장이 하고 싶은 얘기가 많을 것”이라고 했다.
 
  물론 보궐선거 전 양상에 따라 윤 전 총장이 범야권 후보를 지원하는 등 더 빨리 움직이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윤 전 총장이 사실상 정치에 입문했다고 보는 이유에는 사퇴 시점도 있다. 범여권은 검사가 퇴직하고 1년 안에는 내년 대선(2022년 3월 9일) 등 공직 선거 출마를 못 하도록 하는 이른바 ‘윤석열 출마 금지법(검찰청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윤 전 총장은 이날 사퇴로, 해당 법안이 통과되더라도 적용을 받지 않는다.
 
  윤 전 총장이 대선 레이스에 뛰어든다면 야권의 후보가 될 수밖에 없다. ‘반(反)문재인’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윤 전 총장은 “여권의 인물”이라고 선을 긋던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윤 전 총장은) 문재인 정부 사람이 아니라 야권 인물”이라고 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유승민 전 의원, 원희룡 제주지사 등 야권의 대선 후보들은 일제히 윤 전 총장을 향해 “함께하자”는 ‘러브콜’을 보냈다.
 
  윤 전 총장이 야권 후보로 대선 레이스에 본격 참여한다면 야권의 단일 대선 주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 여론은 요동치기 마련이지만 현재 여론조사상으로는 윤 전 총장이 차기 대통령 선거 야권 후보군 가운데 가장 높은 지지를 받는 까닭이다.
 
 
  文 대통령은 사면카드 꺼내 들까?
 
윤석열 전 총장은 박근혜 정권 초 국정원 댓글 수사를 주도했다. 이는 박근혜 대통령의 정통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수사였다. 2013년 10월 21일 서울고검·지검 국정감사가 열린 가운데 여주지청장이었던 윤 전 총장이 조영곤 당시 서울지검장 뒤를 지나고 있다. 사진=조선DB
  두 번째 조건에 대해서도 살펴보자.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새해 첫날 이렇게 말했다. “적절한 시기에 문 대통령에게 사면을 건의하겠다.”
 
  윤 전 총장에 대한 차기 대통령 적합도 조사가 처음 공개된 것은 2020년 1월 31일이었다. 《세계일보》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같은 해 1월 26~28일 전국의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0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이낙연 전 대표가 32.2%로 1위였다. 2위는 의외로 윤 전 총장(10.8%)이었다. 자유한국당 대표였던 황교안 전 국무총리(10.1%)보다 높았다.
 
  당시 조사는 유무선 전화 RDD 방식(유선 15% + 무선 85%)으로 표본을 추출했으며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일대일 전화 면접조사(CATI)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0.1%(총 통화 시도 9946건)였다.
 
  이 결과로 정치권이 떠들썩해지자 윤 전 총장은 차기 대통령 적합도 여론조사 후보군에서 자신을 제외해달라는 뜻을 전했다. 이후 윤 전 총장은 여론조사에서 등장하지 않았다. 차기 대통령 후보군에 윤 전 총장이 다시 등장한 것은 2020년 11월 즈음이다.
 
  2020년 10월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격하게 대립하면서 인기가 상승할 조짐을 보이자 여론조사 기관들은 다시 그를 후보군에 포함해 조사했다.
 
  11월 7~9일 한길리서치 조사에서 윤 전 총장은 차기 대선 주자 지지율이 24.7%로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22.2%)와 이재명 경기도지사(18.4%)를 앞섰다. 윤 전 총장이 선두에 오른 첫 여론조사였다.
 
  윈지코리아컨설팅(11월 15~16일) 조사에선 차기 대선 가상 양자 대결에서 윤 전 총장과 이 전 대표는 42.5% 대 42.3%, 윤 전 총장과 이 지사는 41.9% 대 42.6%였다. 윤 전 총장을 야권 단일 후보로 가정하고 이 전 대표 및 이 지사와 각각 가상 대결을 했을 때 팽팽하게 맞선다는 결과였다.
 
  11월 30일 리얼미터의 차기 대선 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윤 전 총장(19.8%)은 이낙연 전 대표(20.6%), 이재명 경기지사(19.4%) 등과 함께 확실한 ‘3강’을 구축했다.
 
  윤 전 총장의 상승세는 계속됐다. 급기야 윤 전 총장은 12월 28일 공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 이 전 대표와 이 지사를 오차 범위 이상의 차이로 제쳤다. 리얼미터가 12월 21~24일 전국 18세 이상 남녀 2041명을 조사한 결과(95% 신뢰 수준에 표본오차 ±2.2%포인트), 윤 전 총장은 23.9%로 1위에 올랐다. 윤 전 총장이 차기 대선 주자 관련 여론조사에서 오차 범위 밖 1위를 차지한 것은 11월 9일 한길리서치 조사에 이어 두 번째였다.
 
  이 여론조사들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등을 참고하면 된다.
 
 
  윤석열이 두 번째 1위 한 여론조사 공개 날(2020년 12월 28일) 무슨 일이
 
  이 여론조사가 공개된 날을 주목해야 한다. 이날 문 대통령과 이 전 대표는 단독면담을 가졌다. 그 직후인 12월 말 이 대표는 연합뉴스 등 통신사 기자들과 인터뷰에서 사면론을 꺼내 들었고, 2021년 1월 1일 현충원 방문 후 다시 “적절한 시기에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사면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2020년 12월 28일 이 전 대표가 문 대통령과의 단독면담에서 ‘사면론’을 건의했을 수 있다는 합리적 추론이 가능하다. 이 전 대표는 신중한 정치인이다. 이 같은 주장을 청와대와의 교감 없이 단독으로 제기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게 정치권 중론이다. 사면은 대통령 고유 권한이기 때문이다.
 
  어쨌든 사면 건의는 이 전 대표의 승부수였을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받아들여 사면이 성사되면 ‘국민통합’의 주연이 될 수 있었다.
 
  이 전 대표는 총리 시절부터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에 대해 “두 전직 대통령과 관련해 형이 확정된다면 대통령의 선택은 사면이 되지 않을까. 국민통합 차원에서도 사면은 필요한 일이다. 적절한 시점이 되면 대통령에게 건의할 생각”이라는 뜻을 밝혔다고 한다.
 
  또 앞서 설명했듯 전직 대통령 사면이 윤 전 총장을 ‘견제’할 수 있는 카드도 될 수 있는 만큼 이 전 대표에게 사면은 지지율 하락세를 반전시키면서 차기 주자로서 재도약하는 발판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신년 회견에서 “지금은 때가 아니다”라고 퇴짜를 놨다. 신중하고 치밀한 이 전 대표가 언론에 건의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말한 것은 문 대통령도 사면에 대해 공감했기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문 대통령이 확답은 하지 않았으나, 확답으로 느낄 만큼의 메시지를 줬다는 것이다.
 
  결과론이지만 ‘사면론’은 이 전 대표에게 ‘독’이 됐다. 문 대통령이 선을 그으면서 여권 지지층의 반발을 샀고 지지도가 10% 초반대까지 떨어졌다. 그사이 이 지사가 지지도 1위로 치고 올라왔다.
 
 
  여전히 살아 있는 사면 카드
 
  문 대통령이 당장은 반대 뜻을 밝혔지만 사면 카드는 여전히 살아 있다는 분석이다.
 
  “민주당 의원과 핵심 지지층 다수가 강하게 반대하는 사면을 누가 관철할 수 있겠느냐”는 회의적인 시선도 있지만, 반대로 가장 강한 경쟁자를 잡을 수 있는 카드라는 점을 강조하면 충분히 지지자들을 설득할 수 있다는 논리다.
 
  실제 윤 전 총장은 사퇴 직후 대권 지지율이 수직 상승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지난 3월 5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23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권 주자 적합도를 조사한 결과, 윤 전 총장이 32.4%로 가장 높은 지지를 받았다. 이재명 경기지사가 24.1%, 이낙연 전 대표가 14.9%였다. 이번 여론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등을 참고하면 된다.
 
  이런 추세면 여권 입장에서는 이미 손에 넣은 것처럼 보였던 정권 재창출이 어려울 수도 있다.
 
  게다가 친문 강성 지지자들은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발언도 신경 쓰일 수 있다.
 
  “현직 대통령은 시간이 지나면 전직 대통령이 된다. 전직 대통령이 되면 본인이 사면 대상이 될지도 모른다.”
 
  청와대는 “대꾸할 가치가 없다”면서 불쾌감을 나타냈다. 이튿날 발끈한 민주당의 김경협 의원이 이렇게 말했다.
 
  “공업용 미싱을 선물로 보낸다.”
 
  문 대통령 입장에서 ‘사면 카드’는 ‘다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만큼 임기 전에는 꺼낼 가능성이 크다.
 
 
  박근혜와 윤석열의 악연
 
윤 전 총장은 이른바 ‘적폐수사’를 총괄하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을 감옥에 보냈다. 윤 전 총장의 ‘적폐수사’와 법원의 판결은 여전히 논란 중이다. 2017년 3월 21일 피의자 신분으로 중앙지검 포토라인에 선 박 전 대통령.
  마지막 세 번째다. 과연 사면으로 자유의 몸이 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자신의 지지자들에게 ‘자신은 절대 윤석열을 지지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분명히 밝힐 것이란 조건은 충족할까. 이는 여권이 바라는 모습일 것이다. 사면이 윤석열을 잡기 위한 카드란 해석이 나오는 것도 이런 까닭에서다.
 
  박 전 대표와 윤 전 총장은 ‘악연’이다. 윤 전 총장은 박근혜 정권 초 국정원 댓글 수사를 주도했다. 이는 박근혜 당시 대통령의 정통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수사였다. 실제 지금의 여당인 당시 야당 관계자들은 “국정원의 대선 개입이 없었다면 대선 결과가 어떻게 됐을까”라고 공격했다. 윤 전 총장은 이 과정에서 서울중앙지검장에게 항명하는 사태까지 이르렀다.
 
  ‘국정원 댓글 공작 사건’을 촉발한 국가정보원 직원 김모씨는 대법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런 윤 전 총장이 이른바 ‘적폐 수사’를 총괄하면서 자신을 감옥에 보냈으니 개인적 감정이 좋을 수는 없다. 윤 전 총장의 ‘적폐 수사’와 법원의 판결은 여전히 논란 중이다. 박 전 대통령이 윤 전 총장을 지지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할 것이란 이유다.
 
  정치권 관계자는 “박 전 대통령의 스타일상 한 번 틀어진 사람과는 절대 상종하지 않는다”며 “유승민 전 의원이 과거 새누리당 원내대표 시절 국회 대표연설에서 ‘증세 없는 복지는 사기’라고 했다가 배신 정치인으로 낙인찍힌 것만 봐도 잘 알 수 있는 사실”이라고 했다.
 
 
  “이간계 절대 안 통할 것”
 
  그러나 박 전 대통령을 가까이서 보좌했던 관계자 다수는 “절대 그런 일은 없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이름만 대면 알 만한 측근들이었지만, 본인들은 박 전 대통령이 풀려나기 전까지 나서면 안 되는 입장이라며 철저히 익명을 요구했다.
 
  “박 전 대통령은 생사의 기로에 빠진 보수 세력을 구출해낸 것이 한두 번이 아니다. 지난 총선 때도 ‘하나로 힘을 합쳐달라’고 호소하지 않았느냐. 개인적인 감정을 앞세워 보수 세력이 위기에 처할 상황은 만들지 않을 것이다.”
 
  또 다른 관계자의 말이다.
 
  “윤 전 총장이 보수의 단일 후보가 된다는 전제하에, 지지를 호소하는 ‘신(神)의 한 수’를 놓을 수도 있다. 이로 인해 보수 진영이 승리한다면 박 전 대통령은 제갈공명이 그랬던 것처럼 ‘죽은 권력이 살아 있는 권력을 붙잡는’ 첫 경험을 하게 해줄 것이다.”
 
  박 전 대통령이 대승적 차원에서 통 큰 결단을 통해 위기에 몰린 나라를 구할 것이란 관측이다.
 
  정치권에서는 윤 전 총장이 대권 출마를 선언할 경우, 캠프에 국정농단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핵심 친박 인사를 영입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돈다.
 
  한 전직 의원은 “윤 전 총장이 조국 전 장관을 수사하면서 ‘저도 인간이기에 번민했다’고 밝힌 것처럼 ‘박 전 대통령이 역대 대통령 중 최장기간 투옥된 점은 인간적으로 안타깝게 생각한다’는 정도의 메시지를 던지면 박 전 대통령도 나라를 위해 개인감정은 덮어둘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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