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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표적 감찰’과 추미애 몰락은 이렇게 시작됐다

감찰위원 등 증언 토대로 복기한 ‘법무부 감찰委’ 회의 내용

글 : 조성호  월간조선 기자  chosh760@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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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론이 놓친 감찰위 당시 상황과 소집 배경 등 全 과정 정밀 재구성
⊙ “추미애 장관, 감찰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가 되치기당해”
⊙ 감찰위 권한 강화했다가 ‘尹 감찰’ 직전 돌연 감찰위 규정 개정한 ‘추미애 법무부’
⊙ ‘3분의 1 이상의 요청 있을 때 임시회의 개최할 수 있다’는 규정에 주목한 어느 감찰위원
⊙ 감찰위 임시회의 소집 직전까지 갔다가 무산될 뻔한 사연
⊙ “박은정 감찰담당관이 위원장에게 (감찰위) 소집 안 한다는 다짐 받았다는 說 있다”
⊙ 某 감찰위원 ‘강동범 위원장에게 힘 실어드리자’며 감찰위원들에게 문자메시지 발송
⊙ 추미애 장관 ‘측근’ 류혁 감찰관은 감찰 과정에서 ‘패싱’… 박은정 감찰담당관이 ‘위임 전결’ 규정으로 사실상 專斷
⊙ 류혁 감찰관 ‘장관께 정무적 판단 존중한다고 말씀드려… 직언 못 해 아쉽다’
⊙ 이정화 검사 “박은정 지시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 관한 부분 모두 삭제”
⊙ ‘삭제 지시 없었다’고 했다가 미묘하게 한발 물러선 박은정
⊙ 언성 높아진 박은정 ‘직권남용이 안 된다고 하면 저도 안 되고 장관님도 안 되는 건가요?’
⊙ ‘자신감’ 가졌던 추미애 장관, 감찰위 회의 녹음 제안
  2020년 하반기 정국의 최대 이슈는 ‘추미애-윤석열’ 갈등이었다. 헌정사상 유례없는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 간 한 치의 양보 없는 대결 속에 모든 이슈는 가라앉고, 전 국민의 이목은 두 사람에게 집중됐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하 ‘장관’으로 통칭)과 그의 측근들은 ‘검찰개혁’이라는 미명하에 윤석열 검찰총장 ‘찍어내기’에 사활을 걸었다. 급기야 2020년 11월 24일, 추미애 장관은 ‘재판부 사찰 의혹’ 등 6가지 혐의를 들어 윤석열 총장에 대한 징계를 청구하고, 윤 총장 직무를 정지하겠다는 초유의 발표를 했다.
 
  이후 추미애 사단은 전광석화같이 움직였다. 대검찰청 압수수색(11월 25일)을 벌이고, 윤 총장을 대검찰청에 수사의뢰(11월 26일)했다. 이어 감찰위원회(12월 1일)와 징계위원회(12월 10일, 12월 15일)를 열었다. 윤 총장의 숨통을 끊기 위한 마지막 과정을 숨 가쁘게 밟아나간 것이다.
 

  이 과정에서 추미애 사단은 윤 총장 제거에 급급한 나머지 법률과 규정에 기반한 ‘절차를 무시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고검장은 물론 평검사들까지 집단 성명을 내며 추미애 장관의 이러한 조치에 반발했다.
 
  그럼에도 추미애 사단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결국 12월 16일, 징계위는 추 장관 측과 사실상 보조를 같이하며 ‘윤석열 정직 2개월’ 처분을 내렸다. 추미애 장관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윤 총장 징계안을 제청한 뒤 사임 의사를 표명했고, 문 대통령은 징계안을 재가(裁可)했다.
 
  12월 24일 서울행정법원은 윤 총장 징계와 관련해 징계효력 정지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윤석열 총장이 정직 처분을 받은 지 8일 만에 업무에 복귀하면서 ‘추윤(秋尹) 갈등’은 윤 총장의 완승(完勝)으로 종지부를 찍었다. 이는 추 장관이 윤 총장에 대한 징계 청구와 직무 정지 처분을 내린 지 정확히 한 달 만에 거둔 승리이기도 했다.
 
  반면 추미애 장관은 ‘정권을 벼랑 끝으로 내몰았다’는 여권(與圈) 내부의 비판과 함께, 장관 재임 중 윤 총장 징계 건을 포함한 20건에 가까운 고소·고발을 당했다. 문재인 정권도 지지율 급락이라는 그간 상상할 수 없던 암초를 만나 고전(苦戰) 중이다.
 
 
  秋 장관이 감찰위 결정 받아들였다면…
 
2020년 11월 24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 청구 및 직무 배제의 이유를 설명하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 기자실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TV조선
  일련의 과정에서 우리가 눈여겨봐야 할 부분이 하나 있다. 바로 12월 1일 열린 법무부 감찰위원회(임시회의)다. 내·외부 위원 등 총 11명으로 구성된 감찰위는 법무부의 중요사항 감찰과 징계 수위를 자문하는 기구다. 감찰위가 내린 권고 결정은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그간 법무부 징계위에선 감찰위 결정이 상당 부분 반영돼왔다.
 
  감찰위는 추미애 장관의 윤석열 총장에 대한 징계청구·직무배제·수사의뢰 처분 모두 ‘절차의 중대한 흠결이 있다’는 이유로, 참석한 감찰위원 7명 전원이 부적정 결론을 내렸다. 이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추윤 갈등’이 격화하던 이래, 정부 부처의 공식 기구가 처음으로 추미애 장관 측에 제동을 걸었기 때문이다.
 
  만약 추미애 사단이 감찰위 결정을 받아들였다면 ‘추윤 갈등’은 적당한 선에서 봉합될 수 있었다. 추 장관도 정치적 상처를 입지 않았을 것이고, 윤 총장 또한 국민 뇌리에서 잊혔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법무부 감찰위는 ‘윤석열 회생·추미애 몰락’의 변곡점이었던 셈이다.
 
  감찰위에서는 윤석열 찍어내기를 둘러싼 추미애 사단의 무리수와 엇박자가 극명히 노출됐다. 가장 논란이 된 인물은 추미애 사단의 핵심 박은정 검사(법무부 감찰담당관)였다. 박은정 검사의 이화여대 법학과 후배인 이정화(사시 46회) 검사는 ‘양심선언’ 성격의 폭로를 하며 박 검사에게 반기(反旗)를 들었다. 박은정 검사는 감찰위 회의에서 자신의 상관인 류혁(사시 36회) 법무부 감찰관에게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월간조선》은 복수의 감찰위원 등 참석자들의 증언을 토대로 감찰위 회의 내용을 복기(復記)했다. 이를 토대로 감찰위 당시의 상황은 물론, 감찰위를 소집한 배경까지 재구성했다. 복수의 언론이 이미 감찰위와 관련한 몇몇 장면을 보도했지만, 대개 토막토막 분절(分節)된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 일부 중요한 사실은 아예 보도조차 되지 않았다. 기자는 이 글에서 언론이 놓친 감찰위 전체 그림을 사실에 근거해 세밀히 그리는 데 초점을 뒀다.
 
 
  “실제 감찰은 단 하루 이뤄진 셈”
 
  먼저 감찰위가 열리기 직전의 상황부터 알아보자. 추미애 장관은 10월 28일 윤석열 총장에 대한 ‘민원 4건’이 접수됐음을 법무부 감찰관실에 알렸다. 박은정 검사는 추 장관의 지시로 이 네 건의 민원에 대한 진상조사에 착수했다.
 
  ▲라임 사건 검사 비위 은폐 ▲야당 정치인 사건 처리 의혹 ▲언론사 사주 면담 ▲옵티머스 관련 무혐의 경위 등이 그것이다. 법무부 보도자료에 따르면, 좌파 성향 민주언론시민연합 등은 2020년 8~11월까지 윤석열 총장이 언론사 사주와 만난 것과 관련해 ‘감찰해달라’는 취지의 민원을 제기했다고 한다.
 
  감찰위원 A씨는 “윤 총장 관련 민원이 법무부에 최초 접수된 시점부터 윤 총장 찍어내기의 구체적인 밑그림이 그려진 것 같다”고 주장했다. 그는 “추미애 장관이 감찰위 규정을 개정한 것 역시 석연치 않다”고 말했다.
 
  “추미애 장관은 11월 3일 훈령인 ‘법무부 감찰 규정’ 개정에 나섰습니다. 4조 ‘법무부 감찰위원회 규정에 따라 중요사항 감찰에 대하여는 법무부 감찰위원회의 자문을 받아야 한다’는 강제 규정을 ‘자문을 받을 수 있다’로, 강제가 아닌 임의 규정으로 변경한 거죠.”
 
  감찰 규정 4조가 임의 규정으로 바뀜에 따라 추미애 장관 측은 감찰위 논의 없이 윤 총장에 대한 징계 수위를 결정할 수 있게 된 셈이다.
 
  A씨는 “실제 감찰도 추 장관이 윤 총장 징계 청구 발표 하루 전인 11월 23일에 착수된 정황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보통 감찰에 착수하면 감찰번호가 부여되는데, 법무부 관계자들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감찰번호가 부여된 시점은 11월 23일이었다”고 했다. 그 전까지는 ‘정식 감찰’이 아닌 ‘감찰을 위한 진상조사’만 이뤄졌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추 장관은 11월 24일 윤 총장에 대한 징계 청구를 발표하면서 “그동안 법무부는 검찰총장에 대한 여러 비위(非違) 혐의에 대해 직접 감찰을 진행했고, 그 결과 검찰총장의 심각하고 중대한 비위 혐의를 다수 확인했다”고 밝혔다.
 
  여기서 ‘직접 감찰을 진행했다’는 부분은 사실과 다르거나, 사실이라 해도 하루만 이뤄졌다고 보는 게 설득력 있다고 A씨는 거듭 강조했다. 그는 이를 근거로 “윤 총장에 대한 감찰이 졸속·밀실 감찰이었음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법무부 감찰담당관실 검사들의 역할
 
윤석열 검찰총장 검사징계위원회 2차 심의에 증인으로 출석한 류혁 법무부 감찰관이 2020년 12월 15일 오후 심문을 마친 뒤 과천 법무부 청사를 나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석열 총장 징계 청구 발표 당일인 11월 24일 오후 2시10분경, 법무부에선 추 장관과 추미애 사단 네 명, 류혁 법무부 감찰관이 참석한 회의가 열렸다. 추미애 사단 네 명이란 심재철 검찰국장, 김태훈 검찰과장, 조두현 장관 정책보좌관, 박은정 감찰담당관을 말한다. 감찰 실무 책임자인 류혁 감찰관은 감찰 과정에서 사실상 소외돼 있었다. 이 회의에도 뒤늦게 불려간 것으로 전해졌다.
 
  류 감찰관이 회의에 갔더니 이미 검찰총장 감찰결과 보고서, 징계청구서 초안, 보도자료, 장관님 말씀자료 등 네 개의 자료가 책상 위에 놓여 있었다고 한다. 이 장면을 본 류혁 감찰관은 훗날 감찰위에 출석해 ‘당혹스러웠다’고 말했다. 자신도 모르는 새 이미 윤 총장 찍어내기가 상당히 진행돼 있어 놀랐다는 표현이다. 류 감찰관은 이 자리에서 약 1시간30분에 걸쳐 감찰의 부당성을 설명했다.
 
  류혁 감찰관은 이정화 검사와 함께 감찰위에서 윤 총장 감찰과 징계 청구의 절차상 문제점을 정확히 지적한 인물이다. 추미애 장관이 2020년 7월 임명한 류혁 감찰관은 원래 추미애 장관 측 인사로 분류됐다.
 
  당초 추 장관은 장관 취임 직후인 2020년 1월, 핵심 요직 중의 요직인 법무부 검찰국장에 당시 변호사로 있던 류 감찰관을 임명하려 했었다. 그러나 법무부 산하 검찰인사위원회가 류혁 변호사의 검사장 임용 안건을 부결해 류 변호사의 검찰국장 임명은 무산됐다. 그런 류혁 변호사를 6개월 후 감찰관에 앉힌 걸 보면, 추 장관이 류혁 감찰관을 얼마나 신임했는지 엿볼 수 있다.
 
  이런 인연이 있기에 류혁 감찰관이 윤석열 총장 감찰 과정에서 추미애 사단과 다른 목소리를 낸 건 다소 의외라고 할 수 있다. 법조계에서는 “추미애 사단이 적법절차를 무시한 채 윤석열 찍어내기에만 혈안이 된 듯한 모습을 보고 류혁 감찰관이 마음을 돌린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돌았다.
 
  법무부 감찰관실 소속 검사 일부도 류혁 감찰관과 궤를 같이했다. 이정화 검사를 포함해 장형수(사시 45회), 박진성(사시 44회) 법무부 감찰담당관실 검사가 그들이다.
 
  법무부 감찰 규정 개정의 실무를 담당했던 장형수 검사는 윤 총장 감찰과 관련해서는 ‘언론사 사주와의 부적절한 접촉’ 혐의에 대한 법률 검토를 맡았다. 장형수 검사는 ‘언론사 사주 접촉을 감찰 혐의로 삼기 어렵다’는 취지의 의견을 밝히자 업무에서 배제됐다고 한다.
 
  감찰위에서 간사 역을 맡았던 박진성 검사도 주목해야 한다. 박진성 검사는 윤석열 총장이 지난해 국정감사장에서 한 ‘퇴임 후 국민 봉사’ 발언에 대한 법리 검토를 담당했다. 박 검사는 감찰위 개최에 일조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노무현이 만들고 추미애가 힘 실어준 ‘감찰위’
 
2020년 12월 1일 경기 과천 법무부 청사에서 열린 법무부 감찰위원회에 참석한 감찰위원장인 강동범 이화여자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회의를 마친 후 법무부 청사를 나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제 감찰위가 열리기까지의 과정을 살펴보자. 감찰위원 B씨는 “감찰위는 결과적으로 추미애 사단에 치명상을 입혔다”면서 “아이러니하게도 감찰위가 열린 건 어떤 면에서는 추미애 장관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법무부는 2020년 4월 28일 대통령령(令)인 ‘법무부 감찰위원회 규정’ 일부개정령안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검사를 포함한 소속 직원들의 비위를 다루는 감찰위의 주요 토의 대상을 5급 이상 공무원으로 확대하겠다는 게 골자다.
 
  한마디로 법무부·검찰청 소속 고위공무원의 비위를 면밀하게 살피기 위해 감찰위의 토의 대상이 되는 ‘중요 감찰·감사 사건’ 범위를 확대한다는 것이다. 이런 감찰위의 권한 강화는 사실상 추미애 장관의 작품이었던 셈이다. B씨의 말이다.
 
  “2020년 4월 말 추미애 장관이 새로 위촉된 강동범 감찰위원장(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과 감찰위원에게 위촉장을 주면서 ‘감찰위가 제 기능을 발휘해주기 바란다’는 취지의 당부를 했습니다. 게다가 감찰위는 2005년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에 설치됐습니다. 노 전 대통령이 만들고, 추 장관이 힘을 실어준 곳이 바로 감찰위입니다.”
 
  B씨는 “감찰위는 그간 검사 징계위가 열리기 전, 징계에 관해 구두(口頭)로 위원들이 돌아가면서 징계 대상자의 형량(刑量)에 대한 각자의 의견을 제시하면 마지막으로 위원장이 의견을 제시한 뒤 다수결에 따라 징계 형량을 의결하며 몇 마디 하는 게 거의 다였다. 대부분 관례로 여겨졌고 그만큼 형식적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윤 총장 건과 관련해)엔 ‘그냥 있어서는 안 되겠다’는 위원들 간의 공감대가 형성됐고 감찰위원장이 용단(勇斷)을 내려 감찰위 임시회의를 소집한 것이다”라고 했다.
 
  ‘법무부 감찰위원회 규정’ 제6조에 따르면, 위원회의 회의는 ‘분기마다 각 1회 개최되는 정기회의와 위원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 또는 법무부 장관이나 위원 3분의 1 이상의 요청이 있을 때 개최되는 임시회의로 구분하여 운영한다’고 명시돼 있다.
 
  감찰위원 A씨는 이 규정 ‘3분의 1 이상의 요청이 있을 때 임시회의를 개최할 수 있다’는 대목에 주목했다. 그는 먼저 강동범 위원장한테 전화를 했다. 강동범 위원장도 감찰 규정이 임의 규정으로 개정된 사실을 언론을 통해 알았다고 한다. 그러면서 A씨의 임시위원회 소집 의견에 공감한다는 뜻을 표했다. 강 위원장은 11월 25일경 A씨에게 ‘다른 위원들의 뜻을 한번 알아보고 연락을 달라’고 말했다.
 
  여기서 잠시 강동범 위원장에 대해 알아보자. 이화여대 법대 학장과 법학전문대학원장을 지낸 강동범 위원장은 형법학의 권위자로 평가받는다. 강 위원장은 지난해 4월 감찰위원장에 위촉된 뒤 “법과 원칙에 따라 정의가 살아 숨 쉴 수 있는 감찰위원회가 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는 소감을 이화여대 인터넷 홈페이지 ‘뉴스 코너’에서 밝힌 바 있다.
 
 
  류 감찰관, 감찰위 임시회의 개최 소식에 긍정적인 반응
 
  강동범 위원장이 행동에 나서자 11월 26일부터 감찰위 임시회의 소집 움직임도 본격화했다. 강 위원장의 의견에 따라 A씨는 이날 오전에 법무부 박진성 검사에게 전화해 감찰위 임시회의를 소집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총 11명의 감찰위원 중 절반이 넘는 6명이 임시회의에 참석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해, 임시회의 개최엔 문제가 없는 상황이었다.
 
  박진성 검사는 “위원회 규정을 보겠다”고 말한 뒤, “제가 재임하는 동안 이런 (감찰위 임시회의 개최) 요청이 들어온 적이 없었기 때문에 좀 알아보겠다”고 했다. 박 검사는 규정을 확인한 뒤 A씨에게 “서면으로 (임시회의 소집을) 요청하면 되고 별도의 양식은 없다”며 “소집을 요구하는 위원 이름과 ‘어떤 부분에 관한 논의가 필요하므로 위원회 임시회의 개최를 요청한다’ 이 정도의 문구가 있으면 될 것 같다”는 식으로 말했다.
 

  법무부 감찰위 정기회의는 분기(分期)마다 열렸지만, 임시회의는 감찰위 15년 역사상 처음 열리는 것이었다. 이례적인 경우라 임시회의에 관한 정확한 규정을 아는 이가 법무부에 없었다고 봐도 무방했다. 박진성 검사가 감찰위원과 통화를 하며 규정을 확인한 것도 그 같은 이유 때문이다.
 
  A씨는 강동범 위원장에게 박진성 검사와 통화한 내용을 알린 뒤, 강 위원장과 임시회의 소집요청서 문안(文案)을 협의했다. 박진성 검사가 말한 대로 11월 26일 오후 5시58분경, 강동범 위원장 명의로 작성한 ‘법무부 감찰위원회 임시회의 소집요청서’를 법무부에 팩스로 발송했다. 소집요청서 내용은 이러했다.
 
  〈법무부 감찰위원회 임시회의 소집요청서
 
  법무부 장관 귀중(감찰관 참조)
 
  … 법무부 감찰위원회 규정 제2조 제1항에 따라 검찰총장 윤석열에 대한 감찰 사건의 조사 방법, 결과 및 그 조치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토의하고, 토의 결과에 따른 의견을 법무부 장관에게 제시하는 등 필요한 조치의 권고를 위하여 위 규정 제6조 제1항에 따른 법무부 장관 임시회의 소집을 요청합니다.
 
  2020년 11월 26일
  법무부 감찰위원회 위원장 강동범〉
 
  그 직후 추미애 장관 측이 감찰위를 건너뛰고 곧바로 징계위로 가려 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조선닷컴’은 이날 오후 8시18분에 게재한 ‘감찰위 패싱하고 징계위 가려던 추미애… 감찰위가 막아섰다’는 제하의 기사에서 이렇게 전했다.
 
  〈윤 총장에 대한 감찰위는 애초 27일 열릴 예정이었다. 하지만 법무부가 “10명 이상이 모이면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있다”는 식의 이유를 들며 징계위가 열리고 난 이후의 시점으로 감찰위를 연기했다고 한다. 지금껏 법무부는 고위 검사에 대한 징계위를 열기 전에 감찰위를 먼저 열어 자문을 받았다.〉
 
  감찰위원들이 임시회의 개최 소집을 법무부에 요청했지만, 법무부 측이 코로나19를 이유로 연기했다는 내용이었다. 뒤에 확인된 내용이지만 11월 27일 개최 예정이었던 감찰위원회 안건(案件)은 윤석열 총장 징계안과는 전혀 무관한, 다른 검찰 직원 징계에 관한 안건들이었다.
 
  감찰위원회 임시회의 소집요청서를 법무부에 접수한 다음 날인 11월 27일 오후, 감찰위원 A씨가 류혁 감찰관과 통화했다. 전날 팩스로 요청한 임시회의 소집에 대한 진행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서였다. 이 통화에서 류혁 감찰관은 이 감찰위원에게 이런 취지의 이야기를 했다.
 
  ‘장관께 (감찰위 임시회의 개최를) 긍정적으로 보고드리려고 하고 있다. 규정을 보셔서 아시겠지만, (감찰위 임시회의는) 장관님이 개최하실 수도 있고 위원장님께서 단독으로 개최해서 소집할 수도 있다. 그리고 위원 3분의 1 이상이 찬성하면 당연히 소집된다. 소집 장소는 꼭 법무부가 아니어도 된다. 다만, 저희한테 협조 요청만 해주시면 된다.’
 
  전날 ‘감찰위 패싱’ 관련 기사가 나갔기 때문인지는 알 수 없지만, 류혁 감찰관이 감찰위 소집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건 감찰위원들 입장에서는 고무적인 일이었다. 류 감찰관은 시간과 장소를 정해주면 협조하겠다는 뜻을 A씨에게 밝히기도 했다.
 
  류 감찰관과 통화한 A씨는 이 내용을 강동범 위원장에게 알렸다. 강동범 위원장은 류 감찰관과 연락을 취한 뒤 A씨에게 ‘임시회의가 열릴 경우 참석 가능한 시간과 장소를 전체 위원 11명에게 알아봐 달라’고 얘기했다.
 
  연락을 취한 결과, 감찰위 임시회의 소집 가능 정족수인 3분의 1 이상 위원들의 동의를 모았다. 감찰위원들은 소집 요청이 아닌 통보 형식으로 법무부에 감찰위 소집을 알렸다.
 
  이렇게 해서 잠정적으로 잡힌 감찰위 임시회의 개최 날짜는 12월 1일 오후 7시였고, 장소는 과천 법무부 청사였다. 이때까지만 해도 감찰위 개최는 큰 문제가 없어 보였다.
 
 
  “박은정 담당관, 감찰위 소집하지 말아달라고…”
 
박은정 법무부 감찰담당관. 사진=조선DB
  11월 27일 오후 8시경 ‘감찰위 패싱’과 관련한 구체적인 정황이 흘러나왔다. 돌연 강동범 위원장의 ‘감찰위 불참설’이 떠돌기 시작한 것이다.
 
  한 감찰위원은 전직 대검찰청 고위 간부였던 모(某) 검사에게서 “박은정 감찰담당관이 위원장에게 소집 안 한다는 다짐을 받았다는 설이 있다”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받았다. 박은정 검사가 강동범 위원장에게 ‘감찰위 임시회의 소집을 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했다는 요지의 내용이었다. 강동범 위원장은 박은정 검사의 이화여대 은사(恩師)다.
 
  법무부 감찰담당관실 직원도 모(某) 감찰위원에게 ‘감찰위원장이 (감찰위 임시회의) 참석을 어려워한다는 얘기가 들린다’고 귀띔했다. 감찰담당관실 직원의 말은 전직 대검 검사가 발송한 문자메시지와 상통하는 내용이었다.
 
  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가자 한 감찰위원은 11월 27일 밤 11시쯤, 뜻을 같이하는 몇몇 감찰위원에게 ‘강동범 위원장에게 힘을 실어드리자’는 취지로 장문(長文)의 문자메시지를 써 보냈다.
 
  그는 “위원장님의 용단으로 어제 감찰위원회 소집을 요청했다는 기사가 나간 이후 전임 감찰위원들에게 격려 전화가 많이 왔다”며 다음과 같이 썼다.
 
  〈… (전임 감찰위원들은) 갑자기 규정을 임의규정으로 바꾸고 이렇게 감찰위원회를 건너뛰는 절차상의 문제를 법대 교수님이신 위원장께서 잘 간파하신 것 같다면서 어렵더라도 위원회를 꼭 열어야 할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이 문제는 특정 권력이나 정치적 이념을 떠나서 법치의 근간(根幹)인 정해진 절차를 위배했다는 게 법조계의 의견인 것 같습니다…. 저희 민간 감찰위원들만이라도 법치의 정상화를 위해서 회의만이라도 개최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이 감찰위원은 위원들에게 “헌정사의 중요한 사건으로 기록될 이 사안에 훗날 저희 민간 감찰위원회가 용기 있게 의견을 제시했다는 기록이라도 남기고 싶다”고 문자메시지에 덧붙였다.
 
  강동범 위원장은 다음 날인 11월 28일 감찰위원들에게 자신이 직접 참석해 회의를 주재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전날 떠돌았던 ‘불참설’이 사실무근임을 확인해준 것이다.
 
한 감찰위원은 전직 대검찰청 고위 간부인 某 검사에게서 “박은정 감찰담당관이 위원장에게 소집 안 한다는 다짐을 받았다는 설이 있다”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받았다. 박은정 검사가 강동범 위원장에게 ‘감찰위 임시회의 소집을 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했다는 요지의 내용이다.
  11월 28일은 토요일이었다. 이날 오후 법무부 감찰담당관실은 최종적으로 감찰위 임시회의 개최 날짜와 시각을 총 2가지 안으로 만들어 감찰위원들에게 알렸다. 하나는 11월 30일 오후 2시, 또 다른 하나는 12월 1일 오전 10시였다.
 
  법무부가 연락을 돌리는 과정에서 내부 감찰위원인 이주형 의정부지검장을 빠뜨렸다는 사실이 11월 29일 확인됐다. 만약 이주형 위원이 참석을 못 하면 감찰위 토의사항 의결 정족수인 ‘과반수’가 안 되는 상황이었다.
 
  그때까지 임시회의 소집 요건인 ‘3분의 1 이상’ 참석(5명) 규정은 충족한 상태였다. 다만 의결 정족수가 문제였다. 감찰위 토의사항 의결에 필요한 정족수는 감찰위원 11명의 과반인 여섯 명이었다. 임시회의 소집은 할 수 있어도 토의사항 의결은 자칫 불발될 가능성이 있었다.
 
  이주형 위원에게 연락이 안 간 사실을 인지한 류혁 감찰관은 담당 직원에게 ‘이주형 위원에게 연락을 하라’고 지시했다. 그 덕에 이주형 위원의 참석이 확정됐다. 당연직 내부 감찰위원인 이주형 위원에게 왜 연락이 안 갔는지는 현재까지도 미스터리다.
 
  이로써 강동범 위원장을 포함한 감찰위원 6명은 12월 1일 오전 10시에 감찰위 임시회의를 개최하기로 최종 합의, 법무부에 이를 통보했다. 엎치락뒤치락하던 감찰위 임시회의 개최가 확정되는 순간이었다.
 
 
  추미애 장관의 뜻밖의 제안 ‘감찰위 녹음’
 
  비로소 감찰위 임시회의가 12월 1일 오전 10시 법무부 과천 청사에서 열렸다. 이 회의는 역사적(?)이라고 평가할 만했다. 국가적으로는 헌정사상 최초로 현직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 청구와 직무정지를 다루기 위해 열렸다는 점에서 그러했다. 법무부로서는 앞서 말한 대로 감찰위가 설치된 지 15년 만에 처음 열리는 임시회의였다. 그런 이유로 기자들의 눈과 귀가 감찰위에 쏠렸다.
 
  이날 감찰위 임시회의에는 강동범 감찰위원장을 비롯해 부위원장인 송동호 연세대 의대 교수, 이우영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류희림 전 법조언론인클럽 회장, 이주형 의정부지검장, 김수정 변호사 등 내·외부 감찰위원 7명이 참석했다.
 
  당초 다른 일정으로 참석이 어렵다고 했던 김수정 변호사가 당일 아침 갑자기 참석을 하면서 전체 참석위원은 신청 당시 6명에서 7명으로 늘어났다. 참석위원 7명 가운데 감찰위원장을 포함한 네 명은 추미애 장관 취임 이후에, 두 명은 문재인 정부 초대 법무부 장관인 박상기 장관이 위촉한 위원들이었다.
 
  이날 법무부 측 참석자는 류혁 감찰관과 박은정, 장형수, 박진성 검사 등 4명이었다. 이정화 검사는 회의 시작 후 증인으로 출석했다.
 
  감찰위 회의는 여러 화제를 낳았다. 화제의 주인공은 류혁 감찰관과 박은정 검사, 그리고 이정화 검사였다. 류혁 감찰관과 박은정 검사, 박은정 검사와 이정화 검사의 공방(攻防)에서 윤 총장 감찰 진행 과정의 허점(虛點)이 극명히 드러났다는 지적을 받았다.
 
  회의 시작 직후부터 의외의 장면이 나왔다. 회의 진행을 맡은 장형수 검사가 “오늘 회의 내용을 녹음을 하는 데 대해서 위원들께서 의견을 모아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을 꺼낸 것이다.
 
  지금까지 전례가 없었던 일이라 감찰위원들에게서 여러 의견이 나왔다. 감찰위원 상당수가 이날 회의의 중요성을 감안해 ‘회의 과정 전체를 녹음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일부 감찰위원은 ‘혹시라도 녹음 일부가 유출돼 악의적으로 쓰일 가능성이 있으니 정확하게 기록을 한 뒤에 회의 후 확인하자’는 입장을 보였다.
 
  이런 가운데 류혁 감찰관이 ‘어제 장관께서 오늘 회의가 중요하니 녹음하는 게 좋지 않겠냐고 말씀하셨다’고 말했다. 추미애 장관이 녹음을 제안했다는 얘기는 예상 밖의 일이었다.
 
  추 장관이 ‘정확성을 기하기 위해 녹음하는 게 어떠냐’는 말을 류 감찰관에게 했다는 것이다. 류 감찰관은 ‘위원들이 자율적으로 결정할 사안이고 위원들이 반대하면 못 한다고 (추 장관에게) 말씀드렸다’고도 했다.
 
  이와 관련해 한 감찰위원은 “다른 사람들은 모르겠지만 추미애 장관만큼은 감찰위에서 자신에게 유리한 결정이 나올 걸로 낙관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추 장관은 그간 요식행위에 불과했던 감찰위였기에 윤 총장 관련 감찰위도 대수롭지 않게 여긴 듯하다”며 “그러니 ‘녹음을 해도 된다’는 자신만만한 입장을 보인 것 아니겠냐”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회의 내용을 녹음하자는 의견을 제시할 정도로 감찰위가 자신들한테 유리할 것으로 봤던 추 장관과 그 측근들은 대수롭지 않게 봤던 감찰위에 결과적으로 되치기를 당한 셈”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정황은 감찰위원회 임시회의 이후인 12월 10일 열린 법무부 징계위원회에서 확인할 수 있다. 징계위에서 윤석열 검찰총장 측 특별 변호인들은 ‘심의 과정 전체를 녹음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추미애 사단과 상당 부분 맥을 같이한 징계위 측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앞서 열린 감찰위 임시회의 내용이 언론에 알려지면서 이미 치명적인 타격을 입었다고 판단해 녹음 요청을 거부한 것은 아닐까?
 
 
  류혁 감찰관과 박은정 검사의 攻防
 
  본 회의가 시작되자 감찰위원 한 명은 박은정 검사에게 ‘왜 직속 상관인 류혁 감찰관에게 보고하지 않고 독단적으로 일을 했나’라고 물었다. 박 검사는 ‘법무부 감찰 규정상 감찰 비위 조사는 감찰담당관 위임 전결 사항’이라며 ‘감찰관님께 보고드렸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류 감찰관은 ‘보고를 했다고 하는데 징계가 청구된 날이 (11월) 24일이고, 24일 오후 6시에 징계 청구가 발표됐다’며 ‘24일 오후 2시10분이 될 때까지는 징계 청구사유의 일부, 전체적인 징계청구서 초안 자체도 본 적이 없다’고 맞받았다. 박은정 검사는 추미애 장관 이야기를 꺼내며 다음과 같은 취지의 말을 했다.
 
  ‘장관님께서 이 사안은 중대 사안이고 보안이 필요한 사안이라고 해 감찰 착수에 대해서만 장관님과 감찰관에게 보고했다. (추 장관이) 감찰담당관이 독립적으로 조사를 한 후에 조사 결과에 대해 감찰관과 보고를 받고 결정하겠다고 했다. 위임 전결 규정상 제가 조사를 진행했고, 조사 결과에 대해서는 장관님이 계시는 자리에서 감찰관에게도 보고했다. 징계청구 문서에도 감찰관이 결재했고, 장관께서도 결재하시는 등 적법하게 처리했다.’
 
  류혁 감찰관은 박 검사가 말한 ‘징계청구 문서에 감찰관이 결재했다’는 대목을 문제 삼으며 직접 감찰위원들에게 결재가 담긴 징계청구서 표지 사본을 나눠줬다. 그러면서 이런 취지로 말했다.
 
  ‘제가 징계청구서를 가져왔다. (결재가 담긴 징계청구서 표지 사본을 배부한 뒤) 제가 서명을 했다는 것은 전자결재를 했다는 얘기인데, 저는 장관님께서 서명한 징계청구서를 징계 담당 부서에 송부하는 문서에 결재를 했다. 징계청구서 자체도 초안만 봤고, 장관께서 서명한 징계청구서 실제 문서를 본 적이 없다.’
 
  그러자 박 검사는 ‘징계 청구를 장관님께 보고하는 자리에 감찰관도 그 자리에 있었다’며 ‘장관님도 징계기록을 안 봤다’고 반박했다. 류 감찰관은 ‘장관님도 안 보셨다는 말이 납득이 안 간다’며 박 검사의 주장에 의문을 표했다.
 
 
  류혁 ‘11월 4일 이후엔 감찰 일절 관여 안 해’
 
  갑자기 박은정 검사의 목소리 톤이 높아졌다. 박 검사는 ‘(추 장관이) 다 보지는 않았고, 중요한 부분을 보고드렸다’며 ‘원래 감찰관이나 장관님은 감찰 기록을 다 보지는 않고 중요사항에 대해 보고를 드리면 그 건에 대해 증거자료 등을 참고해 판단하는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류혁 감찰관은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기록을 못 봤다’며 11월 24일 오후 2시10분경 류 감찰관이 목격한 추미애 장관과 추미애 사단이 참석한 ‘법무부 회의’ 장면을 설명했다. 앞서 언급한 대로 이 회의에 참석한 류 감찰관은 그 자리에서 검찰총장 감찰결과 보고서, 징계청구서 초안, 보도자료, 장관님 말씀자료 등 네 개의 자료를 봤다고 했다. 이에 대해 류 감찰관은 ‘당혹스러웠다’고 증언했다.
 
  어느 감찰위원이 ‘헌정사상 초유의 장관의 검찰총장 징계 건인데 이 중대한 사안을 직속 상관인 감찰관에게 보고하지 않았나’라고 묻자 박은정 검사는 ‘감찰관께서 결과만 보고하면 사실관계에 따라 판단할 것이니 진행사항은 보고하지 말라고 했다’는 요지로 답했다.
 
  류혁 감찰관은 ‘사실관계가 왜곡될 수 있어 말씀드린다. 저는 11월 4일 이후에는 일절 감찰에 관여한 바가 없다’며 다음과 같은 취지로 반박했다.
 
  ‘징계 청구가 된 게 (11월) 24일인데 24일 날 이미 준비돼 있는 초안을 보기 전까지는 총장에 대한 징계 청구가 된다는 사실도 몰랐다. (11월) 23일에서야 감찰번호가 들어갔기 때문에 그 이전까지는 진상조사라는 말만 대외적으로 해와 저도 총장에 대한 진상조사가 진행된다고 생각했을 뿐이다. 감찰이라는 생각은 할 수가 없었다. 기록에서 명백히 드러나리라 생각한다… (11월) 26일 수사의뢰가 이뤄졌는데, 언론 보도에 난 것처럼 저는 수사의뢰에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기록을 못 봤기 때문에 개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수사의뢰에 동의할 수 없는 것 아닌가? 수사의뢰에 동의할 수 없다고 했기 때문에 담당관(박은정 검사)의 전결로 수사의뢰가 진행됐다.’
 
  류혁 감찰관은 또 추미애 장관에게 ‘정무적 판단을 하는 것이니 정무적 판단을 존중한다고 말씀드렸다’고 증언했다. 그러면서 ‘여러 사정 변경을 내가 알았더라면 그 정무적 판단에 대해 직언을 드리고 장관님께서 현명하게 판단하실 수 있도록 더 열심히 보좌했을 텐데 그렇게 하지 못해 아쉽다’고 했다.
 
 
  전혀 예상치 못한 이정화 검사의 자진 출석
 
  ‘류혁-박은정’에 이어 이번엔 박은정 검사와 이정화 검사가 설전(舌戰)을 벌였다. 이정화 검사는 윤 총장의 혐의 중 이른바 ‘주요 사건 재판부 분석’ 문건 법리 검토를 맡았다.
 
  이 문건은 윤석열 총장 징계 청구 혐의 중 가장 큰 쟁점이었다. 윤 총장 측이 울산시장 부정선거 의혹 사건과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건 담당 판사들의 성향 분석 문건을 만들었다는 게 추미애 장관 측의 주장이었다. 해당 문건이 ‘불법 사찰 문건’에 해당한다는 것이었다.
 
  이정화 검사는 감찰위 임시회의에 증인으로 출석해 해당 혐의와 관련, 윤석열 총장에게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가 적용될 수 없다는 취지의 보고서를 작성했으나, 박은정 검사의 지시를 받고 그 부분을 삭제했다고 폭로했다.
 
  이정화 검사는 감찰위원회가 열리기 며칠 전, 이미 이 내용을 검찰 내부 통신망인 ‘이프로스’에 공개적으로 써 올린 바 있다. 언론은 이를 ‘양심선언’이라고 표현했고, 박은정 검사는 궁지에 몰리는 모양새가 됐다.
 
  한 감찰위원은 “박은정 검사는 이정화 검사가 감찰위에 증인으로 출석할지 몰랐던 듯하다”고 말했다. 그는 “장형수 검사가 회의를 시작하면서 ‘이정화 검사가 자진 출석을 희망해 대기하고 있다’고 감찰위원들에게 공지하자 박은정 검사는 당황한 기색을 보였다”고 증언했다.
 
  이날 회의는 2005년 감찰위원회가 출범하고 난 뒤 사상 처음 열리는 임시회의였다. 당연히 사전에 누가 증인으로 출석하는지 등을 전혀 조율하지 못한 채 열렸다. 그래서 이정화 검사의 자진 출석은 감찰위원들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한다.
 
 
  문제의 문건, ‘秋 사단’
  심재철과 한동수 손 거쳐

 
윤석열 총장 혐의 중 핵심 쟁점인 ‘주요 사건 재판부 분석’ 문건을 이정화 검사에게 건넨 것으로 알려진 한동수 대검 감찰부장. 사진=뉴시스
  감찰위 임시회의에서의 ‘이정화-박은정’ 설전을 보기 전에, 이정화 검사가 감찰위 임시회의에 제출한 ‘진술서’부터 살필 필요가 있다. 진술서에는 문제의 ‘주요 사건 재판부 분석’ 문건 입수 경로부터 이 문건과 관련한 보고서를 작성하며 이정화 검사가 겪었던 일들이 상세히 기록돼 있다.
 
  이정화 검사는 문건 입수 경위에 대해 “2020년 11월 6일 채널A 사건 감찰방해 의혹, 한명숙 전 총리 사본 이첩 의혹 관련 사건 참고인으로 한동수 대검 감찰부장을 면담 조사했고 대검 감찰부장께서 면담 중 ‘주요 사건 재판부 분석’ 문건을 제출했으나, 어떤 경위로 문건을 입수했는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고 진술서에 썼다.
 
  한동수 감찰부장도 추미애 사단 중 한 명이다. 감찰위 임시회의 직후인 2020년 12월 8일, 대검 인권정책관실은 한동수 부장이 이정화 검사에게 제출했다고 하는 ‘주요 사건 재판부 분석’ 문건 입수 경위를 조사했다.
 
  조사 결과 “한동수 감찰부장이 ‘재판부 분석 문건’을 불상(不詳)의 경로로 입수해 법무부에 전달했다가 다시 수사참고 자료로 되돌려 받는 등 수사착수 절차에서 공정성과 정당성을 의심할 만한 사유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한동수 부장의 문건 입수와 문건을 다루는 과정에 있어 문제의 소지가 있었다는 것이다.
 
불상의 경로로 제보된 ‘주요 사건 재판부 분석’ 문건을 한동수 감찰부장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진 심재철 당시 대검 반부패강력부장(현 법무부 검찰국장). 사진=조선DB
  진술서에 따르면, 박은정 검사는 그로부터 3~4일 후 이정화 검사에게 문건 입수 경위를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수사 보고서를 작성해 기록에 편철하라고 지시했다. 이정화 검사 진술서의 관련 내용이다.
 
  〈지시내용: 고○○ 대검 수사지휘지원과장이 대검 수사정보정책담당관실 관계자로부터 위 문건을 전달받았고, 당시 수사정보정책담당관실 관계자는 ‘총장님께 보고된 서류이니 대검 반부패강력부장께 전달해달라’고 하여 이에 고○○ 수사지휘지원과장은 2020년 2월 27일 위 문건을 심재철 반부패강력부장(현 법무부 검찰국장)에게 전달하였고, 위 문건을 전달받은 반부패강력부장은 문건의 내용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여 대검 감찰부장에게 제보하면서 문건을 건네주었다는 취지로 정리할 것.〉
 
  위 내용을 요약하면, 박은정 검사는 ‘주요 사건 재판부 분석’ 문건이 ‘대검 수사정보정책담당관실 → 고○○ 대검 수사지휘지원과장 → 심재철 대검 반부패강력부장 → 한동수 대검 감찰부장’을 거쳐 법무부에 제보됐다는 식으로 이정화 검사에게 정리를 지시했다는 것이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추미애 사단의 핵심인 심재철 법무부 검찰국장과 한동수 감찰부장 손을 거쳐 문제의 문건이 나온 것을 근거로 이 문건이 ‘윤석열 관련 제보로 둔갑한 것 아니냐’고 의심하기도 했다.
 
 
  “박은정, 보고서 재검토 필요하다는 언급 안 해”
 
  박은정 검사는 이정화 검사에게 ‘문건 전달 경로’ 정리를 지시한 뒤, 양승태 전 대법원장 등에 대한 공소장 일부를 주며 법리 검토를 지시했다고 한다. 이정화 검사는 11월 11일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에 대해 판시한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1심 판결문을 검토하기도 했다. 윤석열 총장에게 문제의 문건과 관련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를 적용하는 게 적절한지 여부를 비교·확인하기 위해 우병우 전 수석 판례(判例)를 살핀 것으로 보인다.
 
  이정화 검사는 11월 13일 여러 관련 판결문과 ‘주요 사건 재판부 분석’ 문건의 전달 경로 등을 검토한 결과, 윤 총장에게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를 적용하기 어렵다는 취지의 법리 검토 보고서(1차 보고서)를 작성했다.
 
  이정화 검사는 이 1차 보고서를 법무부 감찰담당관실에 근무 중이던 검사들에게 파일로 전송해 검토를 부탁했다. 이들 모두 이정화 검사 의견에 동의한다는 의사 표시를 했다고 한다. 이정화 검사 진술서에 따르면, 박은정 검사도 1차 보고서를 봤지만 내용상 이견(異見)이 있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다만, 감찰담당관실 검사들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가 성립하지 않지만 검사징계법상 징계 사유인 ‘직무상 의무위반’에 해당할 여지는 있어 보이기도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박은정 검사는 그런 의견을 듣고 이정화 검사에게 그 부분을 추가 검토하라는 지시를 했다고 한다.
 
  윤석열 총장 징계 청구 당일인 11월 24일 오후 2시36분경, 이정화 검사는 직무상 의무위반 여부를 포함해 검토한 보고서(2차 보고서)를 완성해 박은정 검사에게 쪽지로 전송했다. 이때의 상황은 앞에서도 언급한 바 있다. 박 검사는 추미애 장관과 그의 측근 등 총 다섯 명이 모인 회의 자리에 참석, 류혁 감찰관이 설파하는 감찰의 부당성을 청취하고 있었다.
 
  이정화 검사는 진술서에서 “감찰담당관님께서도 제 보고서에 대해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등의 별도 언급이 없었기 때문에 이를 출력하여 작성 중이던 기록에 편철했다”고 밝혔다. 그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가 아닌 ‘직무상 의무위반’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2차 보고서를 작성했다.
 
 
  “박은정 지시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 관한 부분 모두 삭제”
 
  같은 날 오후 5시 박은정 검사는 이정화 검사에게 문건 작성자로 추정되는 손○○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에게 연락해 작성 경위를 청취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한다. 이후 박은정 검사는 감찰담당관실 검사들을 자신의 사무실이 있는 정부 과천청사 1동으로 호출했다.
 
  이정화 검사는 이 자리에서 윤석열 총장 징계 청구와 직무집행정지 결정 사실을 처음 알았다. 추미애 장관이 기자들에게 해당 사실을 발표하기 약 1시간 전이었다.
 
  11월 25일 한동수 부장이 이끄는 대검 감찰부는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실을 압수수색했다. 11월 26일엔 법무부가 ‘주요 사건 재판부 분석’ 문건 작성을 이유로 윤 총장을 대검찰청에 수사의뢰했다.
 
  이정화 검사는 윤석열 총장을 겨냥한 일련의 압박 조치들이 이뤄지는 과정에서 자신이 작성한 보고서에 대해 어느 누구도 문제 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정화 검사는 자신의 진술서에서 “그때까지도 제가 작성한 2차 보고서에 대해 누구로부터도 법리 검토가 잘못되었다는 지적이나 재검토를 요한다는 지시를 받은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문제는 11월 27일에 발생했다. 이정화 검사 진술서에서 해당 내용을 발췌한다.
 
  〈2020년 11월 27일 17시경 무렵 감찰담당관께서 그간 조사기록을 어떤 방식으로 편철할 것인지에 대해 진술인(이정화 검사), 윤인식 검사(법무부 감찰담당관실 파견 검사)와 대화하던 중 윤인식 검사가 주요 사건 재판부 분석 문건에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내용이 그대로 들어 있다는 언급을 하자 감찰담당관께서 진술인에게 ‘수사의뢰를 하였으니 그 부분은 빼달라’고 말하였습니다.〉
 
  이정화 검사는 “위 감찰담당관님의 지시를 받은 후 어쩔 수 없이 2020년 11월 27일 18시경 2차 보고서에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에 대해 판시한 판결문을 검토한 부분과 법리검토 부분은 모두 삭제한 상태로 보고서(3차 보고서)를 작성해 기록에 편철했다”고 덧붙였다. 결국 박은정 검사의 지시로 ‘윤석열 총장에게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를 적용할 수 없다’는 부분을 삭제했다는 것이다.
 
 
  ‘삭제 지시 없었다’고 했다가 미묘하게 한 발 물러선 박은정
 
  다시 ‘박은정-이정화’ 설전이 벌어진 12월 1일 감찰위 임시회의장으로 돌아가 보자. 박은정 검사는 감찰위원들에게 ‘이 사건의 주임검사는 나다. (다른) 검사들은 보조적인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지는 박은정 검사 주장의 요지다.
 
  ‘11월 15일경 검사들과 직권남용인지 (검사징계법상) 직무상 의무위반인지를 얘기했다. 나는 직권남용이 된다는 의견이었고, 검사들은 최소한 의무위반은 된다는 의견이었다. 11월 18일 이(정화) 검사에게 물어봤더니 또 똑같은 의견이어서 그러면 의무위반으로 보고서를 작성하라고 얘기했다. 그런데 이 검사가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나는 그렇게 지시했기 때문에 그렇게 작성이 된 줄 알고 있었다.’
 
  이에 대해 이정화 검사는 ‘내가 삭제했다. (박은정 검사의) 지시를 받고 삭제했다’고 말했다. 그러자 박은정 검사는 ‘삭제하라고 한 적 없다’며 ‘나는 의무위반으로만 보고서가 작성된 줄 알았지 직권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보고서를 보지 않았다. 내가 빼라, 삭제하라고 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를 보지 않았다’는 박은정 검사의 말에 이정화 검사는 ‘11월 24일 오후 2시경 (박 검사에게 보고서를) 쪽지로 보냈다’고 답했다. 박 검사가 ‘워낙 많이 와서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하자, 한 감찰위원이 ‘보고서가 제출된 것은 알았는데 아예 열어보지 않았다는 건가, 아예 모른다는 것인가’라고 물었다.
 
  박 검사는 ‘열어봤는지 안 열어봤는지 기억나지 않는데 내가 직무상 의무위반으로 지시했기 때문에 직무상 의무위반 보고서겠지 이런 판단을 했을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감찰위원이 박은정 검사가 답한 부분을 문제 삼으며 ‘보고서를 전혀 보지 않고 징계 청구를 하고 수사의뢰를 한 것인가’라고 다시 물었다. 박 검사는 재차 ‘아니다. 내가 지시한 대로 보고서가 작성된 것으로 생각했다. 직무위반으로 지시했기 때문에 그렇게 된 줄 알았다’며 이정화 검사의 주장을 반박했다.
 
  이정화 검사는 ‘재판부 사찰 문건이 죄가 안 된다는 기록을 정말 빼기 싫었다’며 이런 요지의 말을 하기도 했다.
 
  ‘법리검토를 마친 뒤엔 사실관계를 파악해야 하고 실제 수사가 착수되면 당사자 소환 등 여러 절차가 진행돼야 한다. 그런데 수사를 진행할 만한 부분이 하나도 이뤄지지 않았다. 특히 (윤석열 총장) 수사의뢰와 관련해 구체적인 검토가 없었던 것은 명백하다.’
 
  질의응답이 몇 번 더 이어진 뒤, 이정화 검사는 회의장을 나갔다. 이정화 검사가 나가자 박은정 검사의 목소리가 높아지며 다음과 같은 취지의 반박을 했다.
 
  ‘이(정화) 검사가 직권남용이 안 된다 하면 저도 안 되고 장관님도 안 돼야 하는 건가요? 저는 처음부터 끝까지 직권남용이 된다고 생각하고 지금도 직권남용이 된다고 생각한다. 이 검사가 작성한 보고서에도 (윤석열 총장의) 업무범위를 벗어난다고 돼 있다. 업무범위를 벗어나면 위법사항이 될 수 있다. 그래서 수사의뢰가 된 것이다.’
 
  주목할 것은 이정화 검사가 나간 후의 박은정 검사가 한 말이다. 박 검사가 ‘삭제 지시가 없었다’는 기존 주장에서 한 발 물러나, 미묘하게 입장을 바꾼 듯한 뉘앙스의 말을 했기 때문이다. 박은정 검사의 이어지는 발언 요지다.
 
  ‘일선 검찰청에서도 검사가 공소장을 가지고 오면, 강도죄라고 해도 절도죄에 해당하면 절도로 바꾸도록 하는 게 수사 검사의 의무다. 그것을 바꾸라고 했다고 해서 ‘삭제하라 했다’ 그렇게 말하면 안 된다. 이 사건은 내가 주임검사다.’
 
  박은정 검사가 흥분한 듯 말을 이어나가자 강동범 위원장은 ‘알았다. 너무 흥분하지 마시라’며 달래기도 했다.
 
 
  박진성 검사와 장형수 검사의 발언
 
  그다음 박진성 검사가 발언을 했다. 박 검사는 자신이 법리 검토한 윤 총장의 국정감사 발언(‘퇴임 후 국민 봉사’) 부분에 대해 ‘죄가 안 된다고 생각한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게 보고를 했는데 11월 24일 오후 5시50분에 일방적인 발표가 이뤄졌다’면서 ‘나는 좀 더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박 검사는 또 윤 총장의 국정감사 발언이 ‘정치적 중립 위반이 아니라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라는 취지의 말도 했다.
 
  장형수 검사는 ‘10월 초에 박은정 감찰담당관에게 감찰 규정 개정을 검토하라는 지시를 받았다’라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 당시 법무부는 윤 총장 관련 민원에 대한 ‘감찰을 위한 진상조사’를 벌이던 시기였다.
 
  지시를 받은 장형수 검사가 박은정 검사에게 ‘이 (진상조사) 시기에 감찰 규정을 개정하면 (윤 총장을 겨냥한다는) 불필요한 오해를 사지 않겠느냐’고 묻자, 박 검사는 ‘그럴 리가 있느냐. 지나친 확대해석이다’라고 답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박은정 담당관은 최대한 검사들의 의견을 존중해서 최종 비위 여부는 그때 가서 결정하겠다고 말했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하지만 박은정 담당관은 류혁 감찰관 등을 패싱한 채 줄곧 감찰 업무를 전단(專斷)했다는 의심을 받았다.
 
  장 검사는 윤 총장의 ‘언론사 사주 만남’ 관련 법리 검토를 맡았었다. 장 검사는 감찰위에서 ‘근거가 부족해 감찰 혐의로 삼기 어렵다는 취지의 의견을 올리자 그 뒤 총장 조사 업무에서 배제되고 일상 감찰 업무만 수행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감찰 규정 개정에 대해 언론이 제기한 의혹이 사실이 아니길 바라지만 결과적으로 윤 총장을 겨냥했다는 의심을 떨쳐버릴 수 없다’고 말했다.
 
  감찰위 임시회의에서는 감찰 착수 시기와 관련해서도 이야기가 오갔다. 감찰위원 중 한 명이 ‘감찰 공식 개시일은 2020년 11월 23일로 돼 있는데 언제부터 조사가 진행됐나’라고 박은정 검사에게 물었다. 박 검사의 답변 요지다.
 
  ‘10월 28일 (윤석열 총장에 대한) 감찰을 위한 진상조사가 착수됐고, 구체적인 비위 조사가 진행됐다. 여러 가지 증거를 확보했고 2~3주에 걸쳐 조사를 다 했는데, 구체적인 혐의가 인정됐다. 징계 사유가 된다고 판단했고 그래서 감찰 착수가 11월 23일 이뤄졌고, 사건번호(감찰번호)가 부여됐다. 내사(內査) 단계에서 (윤 총장이) 피의자로 입건된 것이고 피의자로 입건이 되면서 조사가 된 것이다.’
 
  감찰위원이 ‘상당히 조사가 된 뒤에 감찰번호가 부여되는 것이 통상적인가’라고 묻자 박 검사는 ‘통상적이다’라고 답했다.
 
  감찰위원들의 설명과 감찰에 참여한 검사들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박은정 검사의 이 말은 사실과 다르다고 한다. 정식 감찰에 착수해야 감찰번호가 부여됨은 물론, 10월 28일부터 11월 22일까지는 윤 총장에 대한 ‘내사’(박은정 검사의 표현)였으므로, 정식 감찰로 볼 수 없다고 했다.
 
  모(某) 지방검찰청 소속 검사 C씨는 “추미애 장관은 윤석열 총장 관련 민원에 대한 조사가 착수(10월 28일)하기 직전, 분명히 ‘감찰 진행 중’이라고 말했었다”며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
 
  “2020년 10월 27일 추미애 장관은 ‘지난해(2019년) 서울중앙지검에서 무혐의 처리한 옵티머스 관련 사건에 대해 법무부와 대검이 합동으로 감찰을 진행하라’고 지시했었다. 10월 26일 법무부 국정감사장에서 추 장관은 윤 총장이 서울중앙지검장 시절 언론사 사주를 만났다는 의혹과 관련해선 ‘감찰이 진행 중’이라고도 했었다.”
 
  C 검사는 이를 근거로 “그때 이미 감찰이 착수됐었다고 보는 게 합리적”이라며 그 역시 “11월 23일 감찰에 착수했다면 단 하루만 비위를 감찰한 뒤 이튿날인 11월 24일 징계 청구를 한 셈”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감찰 착수 시기와 관련해 추미애 장관과 박은정 검사의 말이 서로 다른 이유가 궁금하다”고도 했다.
 
 
  “파견 검사의 감찰 수행은 법무부 감찰 규정 위반”
 
  또 다른 감찰위원이 박은정 검사에게 ‘감찰 진행 상황을 다른 검사들과 공유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이냐’고 묻자 박은정 검사는 ‘보안 유지 때문에 그랬다’며 ‘외부에 알려지면 감찰이 어렵기 때문에 보안 유지를 위해 그렇게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 감찰위원은 “박은정 검사가 직속 상관인 류혁 감찰관에게까지 보고하지 않고 진상조사를 한 것만큼은 이해가 안 간다”며 “많은 검사들이 윤석열 총장을 겨냥한 밀실 감찰에 반발하니까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일을 진행한 것 같다”고 추정했다.
 
  ‘비정상적인 방법’ 중 하나로 지목된 게 법무부에 파견한 검사들로 하여금 윤 총장에 대한 진상조사를 진행한 것이다.
 
  법무부 감찰담당관실에 근무한 이력이 있는 한 현직 검사는 “이정화 검사와 윤인식 검사는 모두 법무부 감찰담당관실에 파견 나온 검사”라며 “두 사람은 법무부 공무원이 아니라 검찰청 공무원이므로 법무부가 주관하는 감찰을 수행할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법무부 감찰 규정’ 제2조 2항에는 “감찰 담당 직원이라 함은 감찰관의 지휘를 받아 감찰 업무를 수행하는 법무부 소속 공무원을 말한다”고 돼 있다.
 
  그럼에도 이 두 검사는 법무부의 지시를 받고 11월 17일, 대검찰청을 방문해 윤석열 검찰총장을 상대로 방문 조사를 벌이려 했다가 대검 측의 반발로 무산된 바 있다. 당시 대검 측은 “무슨 감찰을 하겠다는 건지 설명도 없이 다짜고짜 평검사 2명을 보내 총장을 감찰하겠다는 것은 의도된 ‘모욕 주기’”라고 반발했다.
 
  참고로 이정화 검사는 대전지검에서, 윤인식 검사는 서울북부지검에서 법무부로 파견 나온 검사였다(이정화 검사는 2021년 1월 현재 대전지검으로 복귀). 이 중 이정화 검사가 법무부로 차출된 배경에 박은정 검사의 남편 이종근 대검 형사부장이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정화 검사와 함께 대전지검에서 근무하는 이복현 부장검사(대전지검 형사3부장)는 2020년 10월 29일 검찰 내부 통신망인 ‘이프로스’에 “어제 저희 청(대전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 수석검사가 법무부 감찰관실로 파견 간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써 올렸다. 당시 ‘여성아동범죄조사부 수석검사’가 바로 이정화 검사였다.
 
  이복현 부장검사는 소속 검찰청과 상의도 없이 이정화 검사를 데려갔다고 비판하며 박은정 검사의 남편 이종근 대검 형사부장을 언급했다. 이복현 검사는 “이종근 대검 형사부장이 해당 검사에게 하루 전 미리 전화를 걸었다고 한다”며 “대검 형사부장께서 법무부 감찰담당관과 아무리 가까운 사이라 해도 인사를 그런 식으로 다룬다는 것은 마치 ‘박근혜 정부의 최모씨 인사농단’ 느낌이 든다”고 꼬집었다
 
 
  “2020년 12월 1일은 대한민국 정치 교과서 한 페이지에 기록될 것”
 
  지금까지 감찰위원회 사상 처음으로 열린 지난해 12월 1일 임시위원회 소집과 개최과정, 그리고 위원회에서 밝혀진 관련 검사들의 주요 증언과 주고받은 발언 내용을 살펴봤다.
 
  감찰위에서 확인된 내용을 정리하면 ▲‘비위사실’을 특정해놓고 여기에 맞춰 규정과 절차를 위배하면서까지 무리하게 끼워 맞춘 표적감찰이란 정황이 드러났으며 ▲감찰 진행 과정에서 반대 의견이 있는 직원은 배제하고 ▲소수 몇 사람이 은밀히 진행한 밀실감찰의 정황이 드러났다.
 
  이런 내용들을 종합해보면 추미애 사단이 윤석열 총장을 찍어내기 위해 얼마나 무리를 했는지 엿볼 수 있다.
 
  만약 2020년 12월 1일 감찰위원회 임시회의가 열리지 않았다면 이러한 정황은 일부 언론보도에서 나온 떠도는 수준으로 알려졌을 뿐, 분명하게 밝혀지지 않았을 것이다.
 
  헌정사상 초유의 검찰총장 징계를 진행하고자 규정까지 개정하면서 법무부 장관 자문기구인 감찰위원회를 패싱하려 하자 감찰위원들이 이에 제동을 건 사실도 평가를 받아야 한다.
 
  한 감찰위원은 “임시회의 소집에 있어 용단을 내린 강동범 감찰위원장과 여러 불이익을 감수하고 ‘아닌 것을 아니다’라고 직속 상관 앞에서 용기를 내 증언한 검사들에게 박수를 보낸다”고 말했다.
 
  이날 감찰위 결정이 내려진 직후,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 조미연 판사는 윤석열 총장 직무 배제 효력 정지 일부 인용 결정을 내렸다. 이튿날인 12월 2일 《조선일보》 김창균(金昌均) 논설위원은 칼럼에서 “2020년 12월 1일은 대한민국 정치 교과서의 한 페이지에 기록될 것이다”라며 다음과 같이 썼다.
 
  〈법과 규정, 상식과 원칙을 깔아뭉개며 돌진하던 추미애 탱크가 법무부 감찰위원, 행정법원 판사, 법무부 차관 같은 소총수들의 저격을 받고 멈춰 서는 것을 보면서 국민은 카타르시스를 느꼈다. 포악한 맹수처럼 날뛰던 절대 권력도 순리(順理)를 거스르자 생쥐처럼 무기력해지는 광경을 생생하게 지켜봤다.〉
 
  감찰위에서 적나라하게 노출된 이들의 무리수는 12월 10일과 12월 15일 열린 징계위원회에서도 이어졌다. 그 후 윤석열 총장은 추미애 사단의 압박을 딛고 징계위가 내린 ‘정직 2개월’ 처분을 뒤로한 채, 성탄절인 2020년 12월 25일 ‘화려하게’ 업무에 복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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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hp5023    (2021-01-20) 찬성 : 2   반대 : 0
윤석열 추미애 주연 연극은 이재용 부회장이 구속된후 윤석열이가 그동안 이재용 구속을 위하여 밤샘 해가며 용쓴 박영수 특검등 여러 역적들에게 일일이 전화 해가며 그동안 노고를 위로한것과 문재인이가 년초 기자회견 석상에서 윤석열 총장은 우리정권 검찰총장이라고 추겨세워주고 추미애를 팽시킨 후로 문재인 제작 추미애와 윤석열 주연 국민을 속이고 나라말아먹는 연극의 막은 내리고 실전에 돌입 했다고 본다

20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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