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메뉴
메인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기자수첩

청와대 홈페이지에서 사라진 ‘대통령 말씀’

글 : 배진영  월간조선 기자  ironheel@chosun.com

  • 트위터
  • 페이스북
  • 기사목록
  • 프린트
  • 스크랩
  • 글자 크게
  • 글자 작게
  ‘어록으로 엮은 문재인 대통령 가상(假想) 인터뷰’를 구상할 때부터 꼭 기사에 인용하고 싶었던 얘기가 두 개 있었다.
 
  하나는 2019년 7월 25일 문재인 대통령이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하면서 했던 “우리 청와대든 정부든 집권 여당이든 권력형 비리가 있다면 정말 엄정한 자세로 임해주길 바란다”는 말이다. 다른 하나는 작년 3월 18일 문재인 대통령이 박상기 법무부 장관과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김학의·장자연 사건 재수사를 지시하면서 “사회 특권층에서 일어난 이들 사건의 진실을 규명해내지 못한다면 우리는 정의로운 사회를 말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던 말이다.
 
  그런데 청와대 홈페이지에 들어가 찾아보니 이런 말들이 없었다. ‘대통령의 말과 글’ 코너에도, ‘청와대가 전합니다’라고 하는 대변인 브리핑 코너에도 없었다.
 
  일종의 디지털 사초(史草)라고 할 수 있는 청와대 홈페이지에서 언론이 크게 보도했던 ‘대통령 말씀’이 사라졌다?
 
  물론 과실(過失)일 수도 있다. 하지만 대통령이 영상회의를 시작하면서 “잘 보이시나요?”라고 한 말까지 그대로 싣고 있는 청와대 홈페이지에서 그런 중요한 말씀들을 실수로 누락시켰다는 게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럼 고의(故意)로 누락시킨 것일까? 주지하다시피 윤석열 검찰총장은 임명 직후 조국(曺國) 사태를 겪으면서 현 정권과 불편한 관계가 됐다.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은 작년 말 법원에서 무죄(無罪) 및 면소(免訴) 판결을 받았고, 장자연 사건은 증언자의 신뢰성이 의심받으면서 더 이상 새로운 사실이 드러나지 않았다.
 
  ‘혹시 대통령의 체면이 깎인다고 생각해서 고의로 관련 기록을 없앤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 등골이 서늘해졌다. ‘정치적 상황 변화에 따라 관련 기록들을 수시로 변조(變造)하거나 없애버리는, 조지 오웰의 《1984》의 세계가 지금 바로 대한민국에서 펼쳐지고 있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이런 걱정이 기우(杞憂)이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Copyright ⓒ 조선뉴스프레스 - 월간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NewsRoom 인기기사
Magazine 인기기사
댓글달기 0건
댓글달기는 로그인 하신 후 남기실 수 있습니다.

202105

지난호
전자북
별책부록
프리미엄결제
2020년4월부록
정기구독 이벤트
  • 지난호
  • 전자북
  • 별책부록
  • 정기구독
  • 월간조선 2018년 4월호 부록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