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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분석

열린우리당의 ‘과거’와 더불어민주당의 ‘미래’

‘미니 大選’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결과가 더불어민주당의 ‘존폐’ 좌우

글 : 박희석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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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선 당시 지역·비례 득표율 보면 더불어민주당의 ‘독주’는 ‘국민의 뜻’ 아니다!
⊙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은 하락 추세… 총선 직후 52.1%에서 5개월 사이에 16.9%p 빠져
⊙ 국민의힘은 일시적으로 여당 추월했지만…총선 직후 27.9%에서 0.8%p 늘어 28.7% 기록
⊙ 민주연구원, “‘경제 악화’에 따른 불만 가진 서민과 중산층 이탈해 열우당 위기 맞아”
⊙ 코로나 확진자 늘거나 세금 뿌릴 때만 올라가는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
⊙ 서울시장 선거는 ‘막상막하’… 부산시장 선거는 ‘국민의 힘 우세’
⊙ 뜻밖의 서울시장 補選에 사라진 여권발 ‘행정수도 이전’ 주장… 물밑에서는 계속 진행 중
⊙ “여당은 부산시장 후보조차 내지 마라”는 의견이 다수인 부산 민심
사진=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이 하락하고 있다. 일시적 등락이 있지만, 전체적으로 우하향(右下向)하는 모양새다.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가 TBS 교통방송의 의뢰로 실시하는 주간 정례 조사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은 총선 직후인 4월 4주 차의 52.1%에서 10월 1주 차 현재 35.7%를 기록했다. 불과 5개월 사이에 지지율이 16.9% 빠진 셈이다. 해당 기간, 국회 의석을 가진 정당 중 지지율이 하락한 곳은 더불어민주당이 유일하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과반 의석’을 믿고 독주하던 열린우리당의 전철을 더불어민주당이 밟는 것 아닌가 하는 예측이 제기됐다.
 
  문재인(文在寅)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지지율이 비교적 견고한데다 여당 지지세도 경쟁자보다 우세하기 때문에 ‘시기상조’란 반박도 있지만, 지난 4·15 국회의원 총선거 이후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 하락세는 가파르다. ‘압승’을 공언했던 총선 당시와 달리 내년 4월로 예정된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의 경우에는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보궐선거 실시에 대한 책임 소재 여부를 떠나 여당 지지율 현황에 따르면 그렇다.
 
  ‘미니 대선(大選)’으로 불리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패한다면, 문재인 대통령의 이른바 ‘레임덕’ 역시 본격화될 수밖에 없다. 대선 주자들의 ‘정치적 셈법’이 달라진다. ‘친문(親文)’ 일색인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 계파 분열이 일어나고, 문재인 정부와의 ‘차별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올 수 있다. 열린우리당의 ‘과거’가 더불어민주당의 ‘미래’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과연 열린우리당과 다른 ‘미래’를 맞이할 수 있을까.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가 지난 4월 총선 직후부터 10월 1주 차에 실시한 정례 주간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적으로 범여 지지율은 하락, 범야 지지율은 상승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은 같은 기간 52.1%에서 16.9%p 하락했다. 출처=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득표 수’ 외면하고 ‘179석’ 과신하면 열린우리당 전철 밟는다!
 
2020년 4월 총선 직후,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였던 이해찬씨는 ‘열린우리당’을 언급하면서 “우리는 승리에 취했고, 과반 의석을 과신해 겸손하지 못했다”고 ‘반성’했다. 사진=뉴시스
  4·15 총선 대승 이후 이해찬(李海瓚)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비롯해 당 지도부는 소속 의원들에게 ‘열린우리당 트라우마’를 언급하며 ‘겸손’을 강조했다. 그럴 수밖에 없는 사정은 총선 당시 득표율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지난 21대 총선 당시 더불어민주당은 지역구 선거에서 163석을 차지했다. 국민의힘(당시 미래통합당)은 84석이다. 더불어민주당의 지역구 득표율은 49.9%, 미래통합당은 41.5%였다. 득표율 격차는 8.4%p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더불어민주당이 차지한 지역구 국회의원 의석수는 거의 2배에 달한다. 이는 정치권은 물론 국민에게도 “여당이 압도적 지지를 받았다”는 ‘착각’을 조장했다.
 
  비례대표 선거에서도 여야 득표율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 측의 비례대표용 정당인 ‘더불어시민당’과 ‘전 법무부 장관 조국 수호’를 외쳤던 이들이 모인 ‘열린민주당’의 득표율은 각각 33.3%, 5.4%로 총 38.7%(20석)다. 미래통합당의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은 이보다 불과 4.9%p 적은 33.8%(19석)를 얻었다.
 
  이는 총선 직전 발표된 각종 여론조사 결과와는 한참 거리가 먼 수치다. 일례로 한국갤럽이 총선 투표일 직전인 4월 13~14일 전국 성인남녀 1004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해 선거 종료 후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의 지지율은 각각 41%, 25%였다. 앞서 살핀 개표 결과와 비교하면 해당 여론조사는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을 7.7%p 높게, 미래통합당의 경우에는 8.8%p 낮게 예측한 셈이다.
 
  한마디로 총선 득표율만 놓고 보면 민심은 더불어민주당에 “하고 싶은 거 다 하라”며 압도적인 지지를 한 일이 없다. 이런 이유로 지난 4월 17일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해찬씨는 자당 초선 당선인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열린우리당을 언급했다.
 
  그는 “우리는 승리에 취했고, 과반 의석을 과신해 겸손하지 못했다”며 “일의 선후와 경중과 완급을 따지지 않았고 정부와 당보다는 나 자신을 내세웠다”면서 “그 결과 우리는 17대 대선에 패했고 뒤이은 18대 총선에서 겨우 81석의 나락으로 떨어졌다. 우리는 이 교훈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태년 원내대표도 “열린우리당 시절의 과오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를 이른바 ‘5계명’으로 정리해 21대 국회의원 당선인에게 배포하기도 했다.
 
  이해찬 전 대표가 얘기한 열린우리당 실패 요인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이미 그 ‘조건’을 달성했다. 더불어민주당은 21대 국회 개원 이후 압도적 의석수를 바탕으로 단독으로 국회 원(院) 구성을 했다. 부작용이 예상되는 소위 ‘임대차 3법’ 등을 일방적으로 처리하는 등 독주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한명숙 무죄 만들기’ ‘백선엽 묘역 파묘’를 주장하고, 역사에 대한 해석을 강요하는 ‘역사왜곡금지법’ 등을 추진해 논란을 일으켰다.
 
  이 와중에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위축과 불황 장기화에 대한 우려 ▲인천국제공항공사 정규직 특혜 전환 논란 ▲집값 폭등에 따른 민심 악화 ▲윤미향·이상직·김홍걸 관련 의혹 ▲추미애 법무부 장관 관련 각종 논란이 터져 민심 이반을 가져왔다.
 
 
  “‘경제적 불만’에 의한 지지층의 급속 이탈로 열우당 몰락”
 
  2004년 4월 당시 ‘노무현(盧武鉉) 탄핵 역풍’ 속에서 치러진 17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전신인 열린우리당은 총 152석을 얻어 소위 ‘민주화’ 이후 최초로 선거를 통해 ‘과반 의석’을 차지했지만, 그로부터 3년 4개월 뒤 ‘소멸’했다. 지도력의 부재, ‘탄돌이 108명’의 중구난방식 개혁·실용 노선 논쟁, 자칭 ‘4대 개혁 입법(국가보안법 폐지, 사립학교법·과거사 진상 규명법·언론관계법 개정)’ 강행과 실패로 인해 열린우리당은 2005년부터 본격적으로 무너지기 시작했다.
 
  2006년 지방선거에서 열린우리당은 광역자치단체장 16석 중 1석, 기초자치단체장 230석 중 19석을 얻는 데 그쳤다. 이는 원내 의석이 9석에 불과한 민주당이 광역단체장 2명, 기초단체장 20명을 당선시킨 것보다 저조한 성적이다. 당시 지방선거에서 대승을 거둔 한나라당은 광역단체장 11명, 기초단체장 155명이 당선됐다.
 
  지방선거 참패 이후 열린우리당 내부에선 정계 개편이 거론됐다. 2006년 12월, 열린우리당 의원 워크숍에서 정동영계와 김근태계 등 ‘신당파’와 ‘사수파’인 친노(親盧) 진영이 6시간 동안 격론을 벌인 끝에 통합신당 창당을 결의했다. 친노는 당 사수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2007년 1월, 임종인 의원을 시작으로 2007년 6월까지 소속 의원 79명이 탈당했다. 탈당파는 합종연횡을 거듭하면서 최종적으로는 2007년 8월 5일 출범한 대통합민주신당으로 모였다. 열린우리당은 그해 2월 14일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정세균 의장과 지도부가 통합신당 추진권을 위임받아 대통합민주신당과 8월 20일 합당하면서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더불어민주당의 전신인 통합민주당의 민주정책연구원(현 민주연구원)은 2011년 펴낸 <민주당의 가치와 정책지향성>이란 연구보고서에서 앞서 살핀 정치적 요인 외에 ‘경제적 불만’이 열린우리당 지지층 이탈의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열린우리당의 위기는 2004년 총선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곧바로 대두했다. 그 원인으로는 당의 이념과 정체성, 지향점 등을 담은 비전의 부재에서 비롯된 구조적 모순의 성격이 강하다는 점, 지도부의 통솔력 공백 등이 이미 지적됐다. 특히 짧은 기간 지지 이탈 현상이 강하게 나타났던 것은 주로 경제적 불만, 즉 개인 경제상태의 악화와 이에 따른 경제적 비관으로부터 비롯된 측면이 강하다. 경기 상황과 사회 양극화에 대한 새로운 국가 발전 모델의 부족 등에 따른 불안감으로 인한 서민과 중산층의 광범위한 이탈, 잦은 지도부 교체와 지도력의 장기 공백 등의 요인들이 총체적으로 작용했다.”
 
 
  코로나 심화되면 오르고, 완화되면 떨어지는 ‘문재인 정권’ 지지율
 
2020년 7월 20일, 이낙연 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당대표 경선 후보 등록을 마치고 경남 김해시 진영읍 본산리 소재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다. 이 대표는 2006년 2월 국회 비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통해 노무현 정부를 향해 “무능한 정부” “반서민적 정부”라고 꼬집었다. 사진=뉴시스
  많은 이가 열린우리당이 몰락한 원인으로 ‘지도력 부재’와 ‘계파 갈등’을 꼽지만, 이는 사실 곁가지에 지나지 않는다. 당시 열린우리당은 국정을 감당할 능력이 없었다. 노무현 정부 당시 팽배해진 사회갈등을 조정할 능력이 없었다. 악화되는 양극화 문제를 완화할 방안을 내놓지 못했다. 부동산 가격 폭등을 막기는커녕 ‘국토 균형 개발’을 명목으로 전국의 부동산 시장을 들썩이게 했다. 민주연구원도 앞서 언급한 보고서에서 “문제는 경제”란 취지로 지적했다.
 
  이와 관련, 2006년 2월 22일 당시 민주당 원내대표였던 이낙연(李洛淵) 의원(현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노무현 정권의 무능’을 비판하면서 “노무현 정부는 ‘반서민적 정권’”이라고 규정한 바 있다. 다음은 당시 국회의원 이낙연의 국회 비교섭단체 대표 연설 내용을 축약한 것이다.
 
  “참여정부(노무현 정부)는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친서민적 정부가 될 것으로 기대됐습니다. 그러나 참여정부는 군사독재 정권보다 더 빈부격차를 키운 반서민적 정권이 돼버렸습니다. 서민들은 노무현 정부에 배신을 당했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참여정부는 학벌 없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공약했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해외 유학과 각종 고시의 급격한 확산으로 나타났습니다. 참여정부는 부동산값만은 안정시키겠다고 거듭 장담했습니다. 그러나 서울 강남의 아파트 평당 가격이 참여정부 3년 동안 49%나 뛰었습니다. 전국의 땅값은 김대중 정부 5년 동안보다 13배나 더 치솟았습니다.
 
  정부・여당이 양극화 해소를 말하면 다수 국민이 지지해야 옳을 것입니다. 그러나 국민의 지지가 낮습니다. 그 이유를 정부・여당은 아프게 되새겨야 합니다. 이유는 세 가지일 것입니다. 첫째, 참여정부는 양극화를 키운 장본인이기 때문입니다. 정부・여당이 양극화 해소를 말하면 다수 국민은 병 주고 약 주려 한다고 받아들입니다. 둘째, 참여정부는 양극화를 해결하지 못할 것이라고 다수 국민이 보기 때문입니다. 참여정부는 성장과 분배의 동반 달성을 외쳤지만 결과는 성장과 분배의 동반 실패였습니다. 셋째, 다수 국민은 참여정부가 진정으로 양극화 해소를 말한다고 보지 않기 때문입니다. 양극화의 집중적 제기가 차기 대통령 선거용이라는 의심은 쉽게 가시지 않을 것 같습니다.
 
  양극화 확대와 사회분열로 대표되는 참여정부의 실패는 어디에서 왔습니까? 정권 담당자들이 열정은 있었는지 모르지만 능력이 모자랐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정권 담당자들의 무능과 미숙이 참여정부 실패의 가장 큰 원인입니다. 그러잖아도 부족한 역량이 특정 가치에 대한 과도한 집착으로 더욱 제약됐습니다. 게다가 분열과 갈등을 아무렇지 않게 여기는 분열의 리더십, 전투적 리더십은 정부의 어떤 시책도 국민의 광범한 동의를 얻기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국민의 동의를 얻지 못하는 시책이 성공할 리 없습니다. 참여정부는 처음부터 사회통합에 역행했습니다. 정부 책임자들이 사회갈등을 조정하기는커녕 오히려 조성하기도 했습니다. 이념과 정파를 뛰어넘는 국민통합을 이루지 않고 도리어 편을 갈랐습니다.”
 
 
  여당 지지율은 코로나 덕분
 
  14년 전, 이낙연 대표가 비판한 노무현 대통령 재임 당시와 현재 상황은 유사하다고 할 수 있다. ▲각종 ‘특권층’ 양산 ▲부동산 문제 심화 ▲경기 불황 등에 대한 국민적 불만은 팽배하다. 민주연구원이 지적한 것처럼 과거 열린우리당의 몰락 요인이 ‘개인 경제 상태의 악화와 이에 따른 경제적 비관’이라면, 현재 더불어민주당도 여기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럼에도 더불어민주당이 지금처럼 지지율 선두를 유지하는 까닭은 바로 ‘코로나19’ 덕분이다. 현재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은 코로나 사태와 연동하는 경향이 있다. 문 대통령 지지율은 코로나19 감염증 확진자가 늘거나 ‘재난지원금’ 명목으로 세금을 뿌리면 오르고, 확산세가 주춤하면 잠재해 있던 현안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면서 떨어진다. 이런 이유로 ‘정치방역’이란 말이 나돌기도 한다.
 
  이런 상황은 ‘유효’한 코로나 백신과 치료제가 출시되는 등의 이유로 ‘코로나 사태’가 종식될 경우 문재인 정권이 또 다른 ‘위기’에 직면하게 된다는 걸 예고한다. 코로나가 사라지면, 당연히 국민적 관심사는 ▲경기 불황 ▲집값 폭등 ▲각종 세금과 준조세 증가 ▲‘문재인 청와대’의 울산시장 부정선거 개입 등 권력형 비리 의혹 ▲성과없는 북한 비핵화 등으로 옮겨갈 수밖에 없다.
 
 
  여당 지지율은 5개월 사이 21.2%p 빠져
 
서울ㆍ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패배하면, 그간 상대적으로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던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 말 ‘권력누수’가 본격화될 가능성이 크다. 사진=뉴시스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된다고 해서 문재인 정권에 마냥 ‘호재’로 작용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코로나 사태로 경기 불황이 심화하면, 국내 경제의 내구력과 국민적 인내심이 한계에 다다라 “코로나로 죽으나, 굶어 죽으나”란 식의 불만이 여기저기서 폭발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정치 상황도 ‘문재인 정권’에 유리하지 않다. ‘총선 압승’ 분위기는 온데간데없다. 내년 4월로 예정된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다. 지금까지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특정해서 이뤄진 여론조사가 없었던 까닭에 앞서 언급한 리얼미터의 정례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지지율 추이를 분석하면 그런 결론이 가능하다. 4월 4주 차 당시 더불어민주당은 서울 지역에서 지지율 51.4%를 기록했다. 10월 1주 차 현재는 30.2%다. 21.2%p 하락한 셈이다. 같은 기간, 국민의힘의 경우에는 30.4%에서 1.8%p 떨어져 28.6%가 됐다. 두 당의 지지율 격차는 21%p에서 1.8%p로 줄었다.
 
  현실적으로 국내 선거가 ‘양자 구도’로 진행된다는 점을 고려해 더불어민주당·열린민주당을 소위 ‘범여(汎與)’로, 국민의힘·국민의당 등을 ‘범야(汎野)’로 분류하는 ‘도식’을 적용하면 양측의 지지율은 각각 40.4%, 37.2%가 된다. 이른바 ‘친문(親文) 정당(더불어민주당+열린민주당)’과 ‘반문(反文) 진영(국민의힘+국민의당)’의 서울 지역 지지율 격차는 현재 ‘3.2%p’라고 할 수 있다.
 
  정의당의 경우 김종철 신임 당대표가 경선 토론회와 취임사를 통해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와 관련해서 ‘더불어민주당 책임론’을 제기했고, “더불어민주당이 후보를 낸다면 연대하지 않겠다”고 밝혔기 때문에 ‘범여’에 포함하지 않았다. 정의당 지지율까지 합산할 경우에는 범여와 범야의 지지율 격차는 ‘5.8%p’가 된다. 이는 4월 4주 차 리얼미터 여론조사 당시 24.6%p에서 18.8%p 감소한 수치다. 같은 기간, 정의당을 포함한 범여 지지율은 15.6%p 하락했고, 범야 지지율은 3.2%p 상승했다. 그사이 무당층은 4.9%에서 15.7%로 늘었다. 이는 현재 서울 지역 무당층 대다수가 범여, 엄밀히 얘기하면 더불어민주당에서 이탈한 ‘표심’이라는 사실을 방증한다.
 
  더불어민주당이 이들 무당층을 지지층으로 재흡수하려면 지지층 이탈의 주요 요인이라고 평가받는 ‘부동산 가격 폭등’을 먼저 해결해야 한다. 한국갤럽이 7월 7~9일 전국 성인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 “잘하고 있다”고 답한 이는 17%, “잘못하고 있다”는 이는 64%로 나타났다. ‘집중 규제 대상’이면서 시장 보궐선거 예정 지역인 서울의 경우에는 부정 응답자 비율이 66%로 전국 평균보다 더 높았다.
 
  문재인 정권이 임시방편식으로 뿌리는 ‘재난지원금’이 일시적으로 대통령과 여당 지지율을 끌어올릴 수 있겠지만, 부동산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더불어민주당이 승리를 확신할 수 있을 정도의 지지세를 회복하는 건 쉽지 않다. 오히려 ‘가을 이사철’이 지나면 추석 전 지급한 ‘2차 재난지원금’의 지지율 인상 효과가 사라지고, 더불어민주당이 강행한 소위 ‘임대차 3법’ 탓에 ‘전세난’에 직면한 이들의 분노가 ‘민심 이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가 지난 4월 총선 직후부터 10월 1주 차에 실시한 정례 주간조사 결과에 따른 서울 지역 민심이다. 출처=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부동산 실정 재부상하고 ‘수도 이전’ 논쟁 꺼내면 여당에 불리
 
더불어민주당 행정수도 완성 추진단 단장 우원식 의원이 9월 28일, 세종시 국회 청사 이전 후보지를 둘러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인사들은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행정수도 이전’에 대한 얘기를 자제하고 있지만, 물밑에서는 관련 작업이 계속 진행 중이다. 사진=뉴시스
  정치권이 본격적인 선거 국면으로 접어들수록 더불어민주당에는 ‘악재’로 작용할 사안도 여러 가지다. 세금 571억원이 드는 서울시장 보궐선거 시행의 원인을 더불어민주당 소속 인사가 제공했다는 점을 두고 논쟁이 재점화될 수 있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희롱·성추행 의혹 관련 공방전이 전개될 가능성이 있다. “당 소속 선출직 공직자가 부정부패 사건 등 중대한 잘못으로 그 직위를 상실해 재·보궐 선거를 하게 된 경우 해당 선거구에 후보자를 추천하지 않는다”는 자당(自黨)의 당헌 96조 2항을 외면하고, ‘당원 여론조사’ 등을 통해 후보자 공천을 추진할 경우 비판 여론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반드시 가야 할 길”이라고 강조한 ‘행정수도 이전’ 문제도 여당에는 ‘악재’다. ‘행정수도 이전’에 따라 각종 공공기관과 유관기관이 연쇄 이동하게 되면 서울시민의 생활과 재산 가치, 서울시의 경제력과 도시경쟁력에 중대 변화를 초래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총선 직후 더불어민주당의 당대표, 원내대표는 뜬금없이 ‘행정수도 이전’을 역설했다.
 
  특히 당시 당대표였던 이해찬씨는 “서울은 천박한 도시”란 식의 폄훼성 발언으로 논란을 자초한 바 있다. 이낙연 현 대표도 ‘행정수도 이전’의 당위성을 강조하면서 “국회만이라도 먼저 세종의사당을 추진하자”는 제안을 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문재인 정부 실정에 쏠린 이목을 ‘행정수도 이전’이라는 ‘블랙홀’로 빨아들이는 한편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세종시로 재미 좀 봤다”고 한 것처럼 차기 대선에서 충청권 표심을 얻기 위한 ‘정치공학적 속셈’이 깔려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대선을 염두에 두고 제기된 더불어민주당의 행정수도 이전 주장은 박 전 서울시장의 급작스러운 사망 이후 ‘보류’되는 듯했다. 예정에 없던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치르게 되자 더불어민주당은 ‘행정수도 이전’ 언급을 자제하는 모양새를 취했다. 이낙연 대표는 9월 7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균형발전 특위의 조속한 가동으로 행정수도 이전 문제를 결정해달라”는 식으로 소극적인 자세를 취했다. 그렇다고 해서 더불어민주당이 ‘행정수도 이전’을 포기하거나 중단한 것은 아니다. 이들은 지금까지 물밑에서 해당 작업을 계속 추진해왔다. 더불어민주당의 ‘행정수도 완성 추진단(단장:우원식, 부단장:박범계)’은 9월 8~28일, 서울을 시작으로 대구·경북, 광주·전남, 세종시 등지에서 ‘행정수도 이전’ 여론 조성을 위한 전국 순회 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관련 활동을 지속적으로 진행했다. 이와 달리 국민의힘의 경우에는 김종인(金鍾仁) 비상대책위원장이 “현재 상태에서는 행정수도 이전이 불가하다”며 더불어민주당에 “내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행정수도 이전 공약을 하라!”고 역제안하는 등 반대 입장을 밝혔다
 
 
  부산은 野가 우세… “여당은 후보 내지 말라”는 의견 상당수
 
  역시 내년 4월에 시장 보궐선거가 예정된 부산의 경우에는 지역 민심을 살필 수 있는 여론조사가 있다. 현재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 등록된 관련 여론조사는 총 3건이다. 이 중 여론조사업체 에브리미디어가 부산시 거주 성인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8월 13~16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부산시장 보궐선거 관련 정당 지지율은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28.7%, 국민의힘(당시는 미래통합당)은 54.8%, 정의당은 3.8%, 국민의당은 2%, 열린민주당은 1.1%를 기록했다. 국민의힘 단독 지지율이 소위 범여의 지지율을 21.2%p 앞서는 결과를 보인 셈이다.
 
  여론조사업체 폴리컴이 8월 28~29일, 부산 지역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차기 부산시장으로 어느 정당의 후보를 선택하겠느냐?”는 질문에 응답자 33.1%가 더불어민주당, 44.7%가 국민의힘을 꼽았다. ‘무소속’과 ‘기타 정당’을 언급한 이는 각각 5.7%, 3.9%에 불과했다. 해당 조사 결과에서도 볼 수 있듯이 부산의 경우에는 국민의힘 지지율이 여타 정당 지지율의 총합보다 많다.
 
  여론조사업체 PNR이 부산 거주 성인 남녀 1022명을 대상으로 9월 28일 실시한 조사 결과 역시 더불어민주당에 부정적인 내용이다. 이에 따르면 부산 민심은 일단 더불어민주당이 부산시장 후보를 내면 안 된다는 쪽으로 기울어져 있다. 관련 질문에 응답자 49.5%가 “후보를 내면 안 된다”고 답했고, “후보를 내야 한다”고 한 이는 36.1%에 불과했다. 이어서 “차기 부산시장으로 어느 정당의 후보를 선택하겠느냐?”란 질문에는 43.8%가 “국민의힘”, 29.6%는 “더불어민주당”이라고 답했다. 이 같은 여론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현재 부산 민심은 문재인 정권에 호의적이라고 얘기하기 어렵다. 부산시장 보궐선거 전망도 밝지 않다. 부산시민은 더불어민주당의 후보 공천 자체에 거부감을 가지고 있다. 후보를 낸다고 해도 그 지지를 호소할 명분이 부족하다. 정당 지지율이 낮기 때문에 승산이 있다고 얘기하기도 쉽지 않다.
 
 
  부산 민심 회유 위해 ‘가덕도 신공항’ 카드 빼들어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자살과 성추문,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추행 사실 인정과 시장직 사퇴에 따라 치러질 서울ㆍ부산시장 보궐선거 판세는 총선과 달리 더불어민주당에 유리한 상황이 아니다. 사진=뉴시스
  4·15 총선 당시에도 부산 지역 민심은 더불어민주당에 호의적이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이 전국적으로 압승한 것과 달리 부산에서는 의석이 기존 6석에서 3석으로 ‘반토막’이 났다. 그 와중에 여당 소속인 오거돈 시장이 성추행 사실을 인정하고 시장직에서 자진 사퇴했다. 선거전에 돌입하면 보궐선거 시행 원인과 선거비용 지출 등을 놓고 공세가 진행될 것이다. 시작부터 더불어민주당이 수세에 몰릴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이런 상황에서 문재인 정권은 부산 민심을 회유하려고 ‘가덕도 신공항’ 카드를 꺼내 들었다. 국무총리실 김해신공항 검증위원회가 검증 결과 발표(10월 14일)를 앞두고 있다. 10개월 동안 이뤄진 검증 작업 결과를 담은 보고서는 이미 국무총리실에 제출됐다.
 
  ‘동남권 신공항’ 문제는 박근혜(朴槿惠) 정부 때 ‘김해공항 확장’으로 결정 내린 사안이다. 그럼에도 문재인 정부 들어 부산·울산·경남 광역단체장이 정부에 요구해 ‘김해공항 확장안’에 대한 ‘기술적 검증’에 들어갔다. 적합 결과가 나오면 동남권 신공항은 수포로 돌아가지만, 부적합 결과가 나오면 가덕도 등 동남권 신공항 건설에 힘이 실린다. 이를 놓고 여권에서는 박근혜 정부 때 폐기된 ‘가덕도 신공항’을 띄우는 듯한 언행을 보이고 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0월 4일, “김해신공항에 대한 최종 결정은 정부가 하는 것이다. 정부 판단의 관건은 ‘신공항이 관문 공항으로서 충분한 역할을 할 것인가’가 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마디로 “검증위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든지 정부의 정무적 판단에 따라 가덕도 신공항 추진을 결정할 수 있다”는 말로 풀이된다.
 
  이틀 뒤 이 대표는 국회에서 자당 소속 부산·울산·경남 지역 국회의원 7명(박재호·전재수·최인호·김두관·김정호·민홍철·이상헌)을 대동하고 문승욱 국무조정실 2차장으로부터 정부의 김해 신공항 검증 활동 내용을 비공개로 보고받았다. 또한 더불어민주당 부·울·경 의원들은 정부에 ‘김해공항 확장안 전면 재검토’를 촉구하면서 ‘가덕도 신공항’을 밀어붙이고 있다. 하지만 부산 지역 국민의힘 국회의원 역시 그 타당성 여부와 무관하게 모두 가덕도 신공항 지지 입장을 밝혔고, 정부에 관련 주장을 계속하고 있기 때문에 여당에 의미 있는 ‘변곡점’을 만들 수 있는 ‘소재’라고 얘기하기는 쉽지 않다.
 
 
  ‘미니 대선’ 패하면 ‘공룡 여당’도 한순간에 붕괴된다
 
  지금까지 살핀 것처럼 내년 4월 예정된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판세는 전체적으로 여당에 불리하다. 보궐선거 원인을 제공한 이들이 모두 여당 소속이었다. 자살을 했든, 자진 사퇴를 했든 무책임하게 시민들이 맡긴 자리를 벗어던졌다. 서울·부산 시정은 혼란을 겪었다. 잔여 임기 1년을 대신하는 시장들을 뽑기 위해 국민 세금이 1000억원 넘게 들어갈 예정이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는 ‘여당 심판론’이 기본적으로 전제돼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미 최근 선거에서 ‘4연승’을 한 여당, 독주하는 여당에 대한 견제 심리도 발동될 가능성이 있다.
 
  민심도 예전같지 않다. 총선 때와 다르다. 고공 행진하던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은 불과 5개월 만에 야당과 엇비슷한 수준으로 급전직하했다. ‘재난지원금’을 준다든가, 코로나 사태가 심화돼 다른 화제가 묻힐 때만 지지율이 일시 반등했을 뿐, 지속적으로 우하향하는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 지역의 경우에는 소위 ‘범여’가 ‘범야’를 앞서고 있지만, 그 지지율 격차가 크지 않다. 그 차이를 해소할 만한 여권발 악재도 다수 있다. 부산 민심은 여당에 거부감을 보이고 있다.
 
  서울 민심은 수도권 민심을, 부산 민심은 그토록 문재인 정권이 공을 들인 부·울·경 민심을 이끄는 곳이다. 더불어민주당이 서울·부산 보궐선거 후보를 공천한다는 가정하에 만일 서울·부산 보궐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패한다면, ‘거여(巨與)’는 순식간에 붕괴할 가능성이 있다.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이 무너지면서 그는 주변부로 밀려날 수밖에 없다. 후보자 공천을 총괄하고,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 선거를 지휘할 이낙연 대표 역시 주요 대선주자군에서 탈락할 수밖에 없다. 이처럼 ‘공룡 여당’을 묶고 있던 지도력이 사라지고, ‘정권 재창출’에 대한 기대가 꺾이는 순간 더불어민주당은 열린우리당과 같은 ‘몰락’ 과정을 겪게 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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