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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속된 86운동권 핵심 허인회 ‘로비 의혹’에 관계된 국회의원은 누구일까?

‘도청 탐지 장비’ 발언한 의원 중 고려대 동문, 삼민투위 동료, 운동권 선후배 다수

글 : 박희석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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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인회, 국회의원·지자체장 통해 각종 청탁·알선하고 돈 받아”
⊙ “허인회는 국회의원에게 청탁… 업자는 청탁받은 의원의 보좌진에게 자료와 질의서 제공”
⊙ “업자가 만든 질의서와 자료 그대로 각 부처에 건네… 정부 측 답변서는 업자 손으로”
⊙ “미온적인 기관에는 의원실 통해 추가 자료요청서와 질의서 수차례 보내”
⊙ 모 부처 기조실장·예산 담당자 불러 ‘장비 도입’ 관련 대면보고 받은 의원실
⊙ “업체의 로비 탓에 과거부터 문제됐던 사업… 실효성 의문”(정진석 국민의힘 의원)
⊙ “모든 의원실에 예산 들여 비싼 장비 설치할 필요 없다는 생각에 구매 막았다”(유인태 전 국회사무총장)
⊙ 과거 여당 시절에 ‘공개입찰 진행’ 문제 삼고 ‘수의계약’ 강조한 야당 소속 전·현 의원
⊙ “업체 브로커가 국가 예산 마음대로 주물러… 동조한 의원은 ‘제3자 뇌물수수’”(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사진=뉴시스
  서울북부지방검찰청은 지난 8월 4일, ‘86 운동권’의 대표주자로 불리는 허인회(許仁會)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3일 뒤, 서울북부지방법원은 “도주 및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허씨는 법정에서 구속돼 구치소로 향했다. 허씨가 받는 혐의는 ‘변호사법 위반’이다.
 
  검찰에 따르면 허씨는 2014~2017년, 국회의원 등 정치권 인맥을 활용해 특정 도청 탐지 장비 제조업체가 정부 부처와 지방자치단체 등에 제품을 납품하도록 돕고, 수수료를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허씨가 친분이 있는 국회의원 등에게 도청 탐지 장비에 관한 질의서를 전달해 국회 상임위원회에서 정부 부처와 지방자치단체를 상대로 매입 여부를 묻도록 했다는 것이다. 해당 보도 이후 허씨의 청탁에 따라 관련 질의를 한 국회의원들이 누구인가에 대해 세간의 관심이 집중됐다.
 
  ‘판사 출신’ 주호영(朱豪英)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8월 31일, “있는 예산을 타는 게 아니라 예산을 만들어줘서 이 업체에 가도록 했다는 게 악성”이라며 “국가 예산을 업체 브로커가 돼서 마음대로 주무르고, 여당 의원들이 동조한 게 밝혀진다면 도덕적 해이를 넘어서 ‘제3자 뇌물수수’에 이를 수 있는 범죄행위”라고 규정했다. 형법상 ‘제3자 뇌물수수’란, “공무원 또는 중재인이 그 직무에 관하여 부정한 청탁을 받고 제3자에게 뇌물을 주게 하거나 제공을 요구 또는 약속하는 행위(제130조)”를 말한다. 이에 대한 처벌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년 이하의 자격정지”다.
 
  이와 관련, 《월간조선》은 검찰이 허씨가 ‘도청 탐지 장비 업체’ 관련 로비를 하고 다녔다는 기간을 포함해 최근까지 국회에서 해당 내용을 질의한 국회의원들을 확인했다. 그 결과, 국회에서 ‘도청 탐지 장비’ 도입을 주장하거나 예산 편성·증액을 요구한 의원은 여당뿐 아니라 야당에도 있었다. 과연 이들은 어떤 목적에서 그런 발언을 했던 것일까. 이들은 허씨나 해당 업체, 또는 업계의 로비와 무관할까.
 
 
  ‘86 反美 운동권’의 대표주자, 허인회
 
허인회씨는 2000년 4월 20일 16대 총선에서 낙선 후 청와대를 찾은 자리에서 김대중 대통령에게 큰절해 논란을 일으켰다. 이 일을 계기로 그는 두고두고 “운동권 대표 인사가 ‘기득권’에게 머리를 조아렸다”는 식의 비난을 들어야 했다. 사진=조선DB
  1982년 고려대 정치외교학과에 입학한 허인회씨는 3년 뒤 총학생회장이 됐다. 또 전국학생총연합(전학련) 산하 전위조직인 ‘민족통일 민주쟁취 민중해방투쟁위원회(삼민투위)’의 위원장으로 활동했다. 같은 해 5월 서울 미국 문화원 점거 농성(현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민석 등 서울 지역 대학생 73명)을 주도한 허씨는 국가보안법상 이적단체 구성 혐의로 수배됐다가, 같은 해 9월 고려대 교문 앞에서 자수해 구속됐다.
 
  당시 공안 당국은 삼민투위가 주장하는 ‘민중민주주의’가 계급 개념에 입각하고 궁극적으로 폭력을 수단으로 한다는 점에서 북괴 주장과 일치한다”고 규정했고, 법원도 같은 판결을 내렸다.
 
  1980년대 대학가 운동권의 대표주자였던, 허씨는 2000년 16대 총선 때 정계 입성을 시도했다. 당시는 소위 ‘386 운동권’의 제도권 진입이 본격화된 시기였다. 서울 동대문을 지역구에 출마한 허씨는 당시 김영구(金榮龜) 한나라당 후보에게 11표 차로 졌다. 이후 시행한 재검표에서는 3표 뒤진 것으로 밝혀졌다. 이와 관련, 허씨는 법원에 ‘유권자 위장전입’ 문제를 제기해 ‘선거 무효’ 판결을 받았다. 2001년 재선거에 출마한 허씨는 현재 무소속 국회의원인 홍준표(洪準杓) 당시 한나라당 후보에게 패배했다.
 
  ‘노무현(盧武鉉) 탄핵 역풍’에 힘입어 엉겁결에 국회의원 배지를 단 ‘탄돌이’들이 대거 양산된 2004년 17대 총선에서도 같은 지역구에 출마했지만, 역시 홍준표 후보에게 1000여 표 차이로 졌다. 허씨는 정계를 떠나 ‘환경운동’과 사업으로 방향을 틀었다. 그는 녹색당의 전신인 초록당 당원으로 활동하면서 소위 ‘친환경 사업’을 진행했다. 2008년에는 ‘지렁이 텃밭 상자’ ‘우렁이 생태 어항’ 등을 판매하는 ‘녹색건강나눔’을 만들었다. 이와 함께 ‘친환경 생활지도사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여기에 참여한 사람들과 함께 ‘녹색드림협동조합’(2012년)을 만들고 ‘도시농업’ 관련 사업을 추진했다.
 
  공교롭게도 당시는 박원순(朴元淳) 서울시장이 ‘도시농업’ ‘도심텃밭’ ‘도심양봉’ 등을 강조하며 본격적으로 관련 사업을 추진하던 때였다. 또한 허씨의 녹색드림협동조합은 박 시장이 소위 ‘원전(原電) 하나 줄이기’를 한다면서 막대한 예산을 들여 서울 소재 주택에 ‘미니 태양광 시설’을 보급할 때 관련 사업을 진행하며 급성장했다. ‘탈(脫)원전’을 강조하는 문재인(文在寅) 정권이 집권한 2017년에는 서울시 태양광 보급사업 물량의 30%를 녹색드림협동조합이 차지했다.
 
 
  “국회의원에 대한 청탁·알선 대가로 업자로부터 매출액의 10~20% 수수”
 
박원순 전 서울시장은 사실상 시정 첫해인 2012년부터 ‘도시농업’을 강조하며 예산을 썼다. 공교롭게도 허씨 역시 ‘녹색드림협동조합’을 통해 2012년부터 도시농업 관련 사업을 했다. 박 전 시장이 ‘원전 하나 줄이기’를 하겠다면서 태양광 보급을 추진할 때 해당 조합도 태양광 집광판 설치 사업에 뛰어들었다. 사진=뉴시스
  허인회씨의 녹색드림협동조합이 태양광 사업을 진행하면서 급성장하자, 정치권에서는 ‘특혜 의혹’이 제기됐다. 박원순 당시 서울시장이 이념적 성향이 유사한 ‘친여(親與)’ 업자들이 운영하는 업체에 ‘태양광 사업’을 몰아준다는 의혹이었다. 이와 관련해서 감사원이 감사에 나섰다. 그 결과, 감사원은 2019년 9월 “서울시는 5개 보급업체가 태양광 미니발전소 설치 물량의 일부를 직접 시공하지 않고 하도급하거나 명의 대여를 했는데도 이를 제대로 관리·감독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허씨의 녹색드림협동조합은 ‘전기공사업법’에 따라 서울시가 2016년부터 태양광 사업의 하도급과 명의 대여 등을 금지했는데도, 2017년부터 2018년까지 자신이 대주주로 있던 ‘녹색건강나눔’에 불법 하도급을 한 혐의를 받았다. 경찰은 지난 5월, 허씨에 대해 전기공사업법 위반·국가보조금 관리법 위반·지방재정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의견을 달아 검찰에 송치했다. 또 허씨는 녹색드림협동조합 직원의 임금과 퇴직금 5억원을 체납했다는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기도 했다. 이에 대해 허씨는 영장 실질 심사에서 “임금 체납에 고의성이 없었고, 2억원가량이 남아 충분히 변제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이 같은 기존의 의혹 외에 허인회씨가 2014년 9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특정 업체의 도청 탐지 장비가 정부 부처나 공공기관에 납품될 수 있도록 청탁·알선하면서 그 대가로 매출액의 일부를 받은 혐의에 대해 수사했다.
 
  이 밖에도 허씨는 2016년 2월부터 2018년 12월까지 업자 부탁을 받고 국회의원과 지방자치단체장을 통해 생태계보전협력금 반환사업 대상지 선정과 관련된 청탁·알선의 대가로 여러 차례에 걸쳐 약 2억5000만원을 받았다. 2018년 5월경에는 음식물 쓰레기 처리업체의 서울시 공무원을 상대로 쓰레기 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침출수 처리장을 가까운 곳으로 변경해달라는 청탁과 관련해서 ‘1억원 수수’(2018년 6월)를 약속하고 나서 두 달 뒤 3000만원을 받은 혐의에 대해서도 ‘변호사법 위반’으로 기소했다.
 
  참고로 생태계보전협력금 반환사업이란, 자연환경에 영향을 끼치는 대규모 토목 사업자나 그로부터 동의를 받은 자가 자연환경보전 사업을 할 경우 기존에 낸 생태계보전협력금을 돌려주는 것이다. 검찰은 전술한 각종 ‘변호사법 위반’ 혐의를 이유로 허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그 결과, 허씨는 8월 7일 영장 실질 심사를 받고 법정구속됐다. 물론 이는 아직 재판으로 확정된 ‘사실’이 아닌, 검찰 수사 결과일 따름이다. 그중 ‘도청 탐지 장비 납품 청탁 의혹’에 관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도청 탐지 장비 납품 청탁 의혹’
 
감사원은 2019년 9월 “서울시가 업체 선정 시 특정 업체의 ‘편의’를 봐줬고, 불법 하도급이나 명의 대여 등을 제대로 관리·감독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출처=감사원
  〈국회의원에게는 국정감사권과 예산 심의·확정권이 있고, 그 과정에서 해당 상임위 소관 국가 공공기관에 자료 요청과 의견 요구가 가능하다. 피고인은 친분이 있는 국회의원들에게, 상시 무선도청 탐지 장치 납품업자를 소개하고 위 국가·공공기관에 무선도청 탐지 장치 설치 여부 등을 질의해 줄 것을 청탁했다. 업자는 국회의원실 보좌관에게 무선도청 탐지 장치의 설치 여부와 관련된 자료요청서, 질의서 초안을 작성하여 제공하고, 해당 의원실은 위 질의를 통해 받은 국가·공공기관의 답변서를 업자에게 직접 전달했다. 업자는 이를 영업에 활용하여 국가·공공기관에 납품했다. 피고인과 업자는 위 장치 설치에 미온적인 기관에 대하여는 해당 국회의원실에 추가 자료요청서 또는 질의서를 보내 수차례 요청했다. 특정 의원실의 경우 해당 부처의 기조실장(부처의 예산총괄), 예산 담당자로부터 대면보고까지 받은 사실도 확인했다. 피고인은 위와 같은 국회의원에 대한 청탁·알선 대가로 업자로부터 매출액의 10~20%를 수수했다.
 
  무선도청 탐지 장치는 국가 예산으로 구매할 수 있으므로 피고인은 국회의원들에게 상임위원회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예산심사 과정에서 관련 예산의 증액도 청탁했다. 피고인과 업자는 1억~10억원의 예산 신설이나 증액하는 내용의 질의서 초안을 국회의원에게 제공하고, 국회의원은 그대로 해당 상임위 또는 예결위에서 예산안 신설 또는 증액을 요청했다. 피고인은 다수의 국회의원, 지자체장들에 대한 폭넓은 인맥을 이용하여 청탁·알선했다. 실제로 특정 국회의원 보좌관은 피고인의 인맥들을 고려하여 그의 부탁을 쉽게 무시할 수 없었다고 진술했다. 피고인이 장기간에 걸쳐 지인인 국회의원, 지자체장들에게 다양한 사업 형태에 대해 청탁·알선하고 거액의 대가를 수수한 사실을 확인했다.〉
 
 
  ‘도청 탐지 장비’ 발언 의원 중 許와 학교·경력 겹치는 인사 다수
 
  검찰 주장에 따르면 허인회씨는 2014년 7월~2017년 12월, 국회의원이 가진 국정감사권과 예산심의권을 통해 도청 탐지 장비 도입에 투입될 국가 예산이 특정업체의 매출로 직결될 수 있도록 청탁·알선했다. 그렇다면 허씨가 장비 도입 관련 질의, 예산 증액 요구 등을 청탁한 대상은 누구일까. 이를 파악하기 위해 검찰이 발표한 기간에 국회에서 의원들이 ‘도청 탐지 장비’ 도입에 대해 얘기한 내역을 확인했다. 그 결과, 적극적으로 도청 장비 도입을 촉구하거나 예산 증액을 요청한 이들이 다수 확인됐다.
 
  이 중에는 허씨와 대학이 같거나 운동권 경력이 겹치는 사람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물론 이들 국회의원 전원이 허씨 청탁에 따라 관련 질의를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학력, 경력, 소속 정당을 감안해도 허씨와 ‘접점’을 찾을 수 없는 이들도 있다.
 
  그럼에도 ‘도청 탐지 장비 도입’을 지속적으로 얘기하거나, ‘기밀’을 다룬다고 보기 어려운 시설이나 단일 건물에 입주한 정부 부처들이 개별적으로 관련 예산을 편성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국회의원들의 발언은 석연치 않았다.
 
  늘 예산 부족을 호소하는 정부 부처나 공공기관이 오히려 “불필요하다”고 하는데도 예산 증액을 요구하는 국회의원들의 주장은 이색적이었다. 이들은 왜 그렇게 ‘도청 탐지 장비’ 도입을 강조했던 것일까.
 
  먼저 2014년 당시 국회에서 진행된 논의 내용을 살펴보도록 한다. 다음은 국회 회의록 중에서 관련 대목을 정리한 것이다. 참고로, 도청 탐지 장비 관련 발언이나 예산 증액 요구를 한 국회의원의 성명은 등장 순서에 따라 영문 알파벳으로 익명 처리했다.
 
  〈2014년 10월 30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A: ○○ ○○ 출신 A(현 국민의힘, 관료 출신)입니다. 제가 국정감사 기간에 중앙행정기관들의 도청 방지 대책에 대해서 질의를 했습니다. 본 위원의 생각은 일단 지방청 단위하고 그다음에 경찰대학이나 중앙경찰학교라든지, 이런 상급기관에 대해서는 전면적으로 한번 그걸 검토해주시기 바랍니다.
 
  경찰청장 강신명: 예.
 
  A: 그렇게 큰 예산이 아니기 때문에 이러한 방향을 좀 검토해주시기 바라고요.〉
 
  같은 날, A의원은 경찰청에 서면질의를 통해 “현재 도청 방지 시스템 구축 계획을 좀 더 신속히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2015년 예산에 포함되어 있지 않은 지방청, 경찰수사연수원 등에 대한 도청 방지 시스템에 대해서도 예산 반영이 필요하다. 2015년에 경남청, 제주청, 경찰수사연수원, 경찰교육원, 중앙학교, 경찰대학에 대한 도청 방지 시스템 28개를 추가하기 위한 예산 4억6900만원의 증액을 요청한다”고 주장했다. 그 후 같은 해 11월 11일에 열린 국회 안전행정소위원회에서 경찰청은 A의원의 제안보다 2억9500만원 깎아 ‘1억7400만원 증액’으로 ‘조건부 수용’ 입장을 밝혔다.
 
  다음은 당시 회의 내용이다.
 
  〈2014년 11월 11일 국회 안전행정소위
 
  전문위원 이창림: 경찰청은 민감한 개인정보를 다루는 기관으로 중요 정보가 유출된다면 그 파장이 상당히 심각합니다. 따라서 전 기관에 도청 탐지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는데, 현재 계상된 4억6900만원에 대하여 추가로 4억6900만원을 증액하자는 것이 A위원님의 제안 내용입니다.
 
  경찰청차장 홍익태: 저희 경찰청에서는 수용하되 그 증액 내용을, 지금 4억6900만원인데 1억7400만원 증액하는 걸로 수용하겠습니다.
 
  소위원장 노웅래: 다른 의견 없으시면 상시전파탐지 시스템 사업 건은 1억7400만원 증액하도록 하겠습니다.〉
 
 
  고려대, 삼민투위, 전대협 출신 의원들과 허인회
 
판사 출신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국가 예산을 업체 브로커가 돼서 마음대로 주무르고, 여당 의원들이 동조한 게 밝혀진다면 도덕적 해이를 넘어서 ‘제삼자 뇌물수수’에 이를 수 있는 범죄행위”라고 규정했다. 사진=뉴시스
  다른 상임위 소위에서도 ‘도청 방지 시스템 관련 예산 증액 요청’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 소속 B의원(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 출신)은 서면질의를 통해 환경부와 기상청에 “도청이 무방비 상태라는 것을 인정하는가? 취약한 보안 대책을 강화하기 위해 관련 예산 증액에 대한 생각은?”이라고 물었다. 그러자 환경부는 “무방비 상태라는 것을 인정한다”며 “장·차관실, 회의실 등 중요 장소에 대한 도청 방지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1억원 증액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기상청도 마찬가지였다.
 
  2014년 11월 11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소위에서는 “산업통상자원부의 도청 탐지 및 방어 시스템 구축을 위해 예산 13억3000만원이 증액될 필요가 있다”는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C의원(고려대 운동권 출신)의 요구가 있었다. 이에 대해 이관섭 당시 산업통상자원부 제1차관은 “우선 장·차관실과 통상·자원 사무실 등에 대외 보안이 필요해서 일단 3억원만 먼저 반영해달라”고 ‘조건부 수용’ 의사를 밝혔고, 해당 증액안은 소위를 통과했다.
 
  다음은 같은 날, 국회 정무소위와 농림축산식품소위의 관련 회의 내용이다.
 
  〈2014년 11월 11일 국회 정무소위
 
  전문위원 최시억: 대도청 방어 시스템 구축에 관한 문제인데, D의원(삼민투위 활동, 현 더불어민주당)님께서 제기하신 사항입니다. 언론에 정부기관이 실제로 도청당하는 장면이 시연되고 있는 등 정부기관의 도청 보안 누수가 사회적·국가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기 때문에 도청 방지 시스템 구축을 위한 사업비를 편성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기해주셨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부위원장 김학현: 그런데 저희가 독립 청사가 아니라서 이것은 아마 세종시 청사 전체적으로, 하더라도 안행부 예산으로 편성해서 하는 게 맞지 않나 생각이 됩니다.〉
 
  〈2014년 11월 11일 농림축산식품해양소위
 
  E(삼민투위 활동): 지금 공공기관의 청사보안에 관한 지침에 의하면 청사의 도청 등 보안대책을 수립해야 된다 이렇게 돼 있는데 지금 해수부에서는 그런 대책을 아직 안 세우고 있지요?
 
  해양수산부차관 김영석: 청사 관리사무소에서 일괄적으로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희 부처 따로 하는 것이 아니고요.
 
  E: 아무튼 청사의 보안과 도청에 대한 대책을 위해서 예산 수립이 필요하다 이런 의견들을 제시하는 거니까 충분히 좀 검토하셔가지고…
 
  해양수산부차관 김영석: 알겠습니다. 검토하겠습니다.
 
  E: 도청 방지를 위한 예산 수립을 적극적으로 좀 검토를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해양수산부차관 김영석: 잘 알겠습니다.〉
 
 
  일부 상임위에서는 “효용 없다”며 예산 증액 무산됐지만…
 
검찰이 주장하는 허인회씨의 청탁·알선 과정이다. 이에 따르면 허씨는 평소 친분이 있는 국회의원에게 청탁하며 업자를 알선했다. 그 뒤 업자는 해당 의원실 보좌진을 통해 정부 등 공공기관을 상대로 질의서나 자료요청서를 보냈고, 답변서를 받아 이를 영업과 납품에 활용했다. 장비 구매에 미온적인 반응을 보인 기관에는 이 과정을 되풀이했다. 출처=서울북부지방검찰청
  2015년에도 국회에서는 국정감사와 예산심사 기간에 ‘도청 탐지 장비’ 도입 주장이 계속 제기됐다. 2015년 9월 21일, 앞서 언급한 A 의원은 국회 안전행정위원회의 ○○광역시 국정감사에서 해당 광역단체장에게 관련 시설 도입을 촉구하는 듯한 질의를 했다.
 
  〈A: ○○광역시에만 지금 한 곳이 도청 방지 시설을 하고 있고 산하의 군·구에서는 전혀 이게 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에 대해서 앞으로 시장님께서 어떻게 하실 것인지 각별한 관심을 가져주시기를 요청드리면서 대책을 한번 말씀해주시기 바랍니다.
 
  ○○광역시장 ○○○ 본청 내에서는 기관장실, 주요 회의실 등에서는 상시 탐지 시스템을 구축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구·군과 관련해서도 협의해서 도청 방지 대책이 강구되도록 그렇게 해나가도록 하겠습니다.
 
  A: 요즘 도청 장비도 굉장히 발달되기 때문에 이러한 부분에 좀 깊은 인식을 요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래서 시장님께서 각별한 관심을 가지시고 대책을 세워주시기를 바라겠습니다.
 
  ○○광역시장 ○○○ 예, 그렇게 하겠습니다.〉
 
  같은 해 10월 19일, 당시 새정치민주연합의 F의원(고려대 동문, 전직)은 외교부에 서면질의를 통해 “재외공관 도청 탐지 설비 구축사업 증액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면서 ‘10억780만원 증액’을 요구했다. 외교부는 다음 날 국회 외교통일소위에서 “대도청 방지 시스템은 전 공관으로 확대해야 한다”며 “내년(2016년)에 10억7000만원 정도 증액하면 그걸 기초로 점점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증액안은 소위를 통과했다.
 
  2015년 10월 22일, 국회 환경노동소위에서는 “환경부의 업무 보안을 위한 무선도청 탐지설비가 전혀 없기 때문에 보안대책비 1억5200만원의 증액이 필요하다”는 G의원(현 더불어민주당)의 증액안이 통과됐다. G의원은 1970년대 당시 연세대에서 ‘박정희 퇴진 운동’을 주도했던 소위 ‘긴급조치 세대’다.
 
  다음은 이와 관련한 당시 국회 환경노동소위의 회의 내용이다.
 
  〈환경부차관 정연만: 증액, 그 내용 수용합니다. 해주시면 보안을 철저히 하도록 하겠습니다.
 
  권성동 위원: 뭐라고요?
 
  소위원장 이인영: 수용한다…
 
  권성동 위원: 어느 것?
 
  수석전문위원 손충덕: 무선도청 탐지설비 1억5200만원 반영, 증액 내용입니다.
 
  권성동 위원: 오케이, 예. 증액이 너무 많은 것 아닌가….
 
  소위원장 이인영: 다른 의견 없으신가요? (“예” 하는 위원 있음) 그러면 증액 반영합니다.〉
 
  이와 달리, 같은 날 국회 국방소위에서는 역시 ‘긴급조치 세대’인 새정치민주연합의 H의원(1970년대 연세대 운동권)이 국방부 도청 방어 설비 지원 명목으로 요청한 ‘15억6000만원 증액안’이 삭제됐다. 국방위원들이 “군은 도청 방지용 전화기(비화폰)를 쓰고, 중요 기밀을 다루는 장소는 출입이 통제되므로 불필요하다”고 지적하며 반대했기 때문이다.
 
  〈수석전문위원 성석호: 유무선 도청 탐지 시스템입니다. 이것은 지적하신 H위원께서 장성급 지휘관이 도청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도록 도청 방어 설비 지원을 위해서 15억6000만원 증액을 요청하셨습니다.
 
  소위원장 김성찬: 정부 설명하세요.
 
  국방부차관 황인무: 장성급 장교가 지휘하는 부대에 이것을 설치한다면 대단히 효율적으로 운용될 수 있겠습니다. 장관급 지휘관 부대에 설치하는 데 소요되는 예산은 15.6억원입니다.
 
  안규백 위원: 아니, 비화폰을 쓰면 되잖아요.
 
  국방부차관 황인무: 통화할 때는 그런데 대화나 회의 때 도청 방어 시설이기 때문에 예산만 지원된다면 대단히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겠습니다.
 
  한기호 위원: 그러면 지금까지 그 감·도청에 대한 진단을 하면서 실제로 그런 위험에 노출된 것이 몇 번 정도 있었는지, 금년도에 있었는지, 데이터가 있습니까? 그게 있다면 이것도 합리적인 얘기가 될 수 있는데, 지금 국군기무사에서 하면서 그런 게 한 번도 없었다… 왜냐하면 지휘관실과 상황실은 일단 출입자가 엄격하게 제한을 받고 있기 때문에, 그것도 장군 지휘관실이라고 하면 그 부대도 가장 안쪽에 있고 이런데 이것이 맞는지, 그 데이터가 있으면 한번 내놔보세요.
 
  안규백 위원: 차관님, 이건 다음에 합시다.
 
  국방부차관 황인무: 예, 알겠습니다.
 
  소위원장 김성찬: 이 부분은 일단 정부 예산안(8억원)만 하고 증액 없이 이렇게 하겠습니다.〉
 
 
  “기상청에서 보안 유지 필요한 정보가 뭔데, ‘도청 탐지 장비’를?”
 
  2015년 10월 26일, 국회 환경노동소위는 앞서 언급한 G의원이 “기상청 업무 보안에 무선도청 탐지 장비가 필요하다”면서 내놓은 ‘1억5200만원 증액안’에 대해 논의했다. 고윤화 당시 기상청장은 구체적인 액수를 언급하지 않은 채 “일정 부분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권성동 당시 새누리당 의원이 “기상청에 무슨 특별한 보안 업무가 있다고 도청 방지 장치까지 구매하느냐?”란 취지로 따졌다. 그러자 고 청장은 “꼭 올릴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입장을 바꿨다.
 
  〈수석전문위원 손충덕: 기상청 업무 보안에 필요한 무선도청 탐지 장비가 전무하기 때문에 청장, 차장 등 간부급 11명의 집무실에 보안 장비 구축 예산 1억5200만원 증액이 필요하다는 의견입니다.
 
  기상청장 고윤화: 이 부분은 저희들도 일정 부분 수용을 하겠습니다.
 
  권성동 위원: 일정 부분 얼마 수용하시겠다고요. 이것 필요해요?
 
  한정애 위원: 이런 걸 다 하나요, 다른 부처가?
 
  기상청장 고윤화: 글쎄요, 하는 데도 있고 안 하는 데도 있고….
 
  권성동 위원: 기상청이 특별한 보안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까? 특별히 기상 정보가 꼭 보안을 유지해야 될 정보는 아니잖아요, 널리 알려져야 될 정보지.
 
  기상청장 고윤화: 그런데 저희들이….
 
  권성동 위원: 꼭 도청 방지 장치를 설치해야 될 이유가 뭐가 있는지 한 번 말씀해보세요.
 
  기상청장 고윤화: 글쎄요, 저도 판단은 정확하게는 안 섭니다마는 여러 가지 북한하고의 특수성 이런 부분들이….
 
  권성동 위원: 아니, 그게 아니지. 도청이니까 무선도청 탐지 장비가 전무하다고 하니까 집무실에 도청 방지 장치를 설치하겠다는 것 아닙니까, 그렇지요? 그런데 청장님 전화 통화나 업무 중에 바깥에 알려져서는 안 될 업무가 있느냐 이거예요, 담당 국장이나 차장들도.
 
  기상청장 고윤화: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권성동 위원: 그러면 이것 올리지 맙시다.
 
  소위원장 이인영: 그러면 빼도 돼요?
 
  기상청장 고윤화: 꼭 올릴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나중에 필요하면 국정원하고 상의해서 보안시설 등급 이런 것 판정을 받아서 하겠습니다.
 
  소위원장 이인영: 그러면 이것은 빼는 걸로요.
 
  권성동 위원: 이해가 잘 안 가서 그래요.〉
 
 
  35억원 증액 주장한 의원… 국회사무처는 ‘반대’하다가 ‘2억원 수용’
 
  일부 국회의원은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국회의 전 의원실에 ‘도청 탐지 장비’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2015년 10월 29일, 국회 운영소위에 앞서 새정치민주연합의 H의원(변호사, 21대 총선 낙천)은 국회사무처 ‘도청 방어 설비 구축’ 예산으로 37억7000만원을 증액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국회사무처는 ‘증액 불가’ 입장을 밝혔다. 다음은 관련 회의 내용이다.
 
  〈H: 도청 방어, 아까 설명 다 드렸지요. 사무처 의견?
 
  사무차장 김대현: 저희들은 이것은 수용하기 곤란하다는 의견을 드렸는데요. 그 이유는 무선도청 탐지 시스템을 설치해서 도청을 근본적으로 방어할 수 있다면 고려를 해볼 텐데요. 기술이 자꾸 발전하다 보니까 도청 방지를 위한 고정적인 시스템을 설치하는 것은 효과가 별로 없다는 실무자들의 판단이고요. 필요하시면, 도청 탐지를 요청하시면 저희들이 가서 서비스하는 것으로 그렇게 하면 어떨까 생각을 합니다.
 
  H: 동의하기가 어렵고, 실질적으로 기술적으로 모든 도청을 예방할 수 있느냐 하는 그 실효성에 의문이다 이거지요?
 
  사무차장 김대현: 예.
 
  H: 저도 기술적으로 이 부분을 잘 모르기 때문에… 그것은 검토한 것입니까, 사무처가?
 
  사무차장 김대현: 실무자들하고 충분히 검토를 했습니다.
 
  H: 그러면 이것은 반영하지 않기로 하고요.〉
 
  〈2015년 11월 17일 국회 운영소위
 
  이이재: 사무처에 도청 방지 그 부분이 좀 논란이 있는 부분인데….
 
  부좌현: 그런데 해야 되는 거예요?
 
  이이재: 그때 사무차장님, 어떻게 보고됐던 거지요?
 
  사무차장 김대현: 고정식으로 전 의원실에 다 깔아놓으면 그게 기본 베이스로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 그래서 일단은 도청이 의심되는 의원실이나 요청이 있는 곳에, 이동식 탐지 장치가 있거든요, 그래서 이분들이 가서 그것을 체크하는 방식으로 하는 게 더 효율적이다….
 
  H: 그 예산이 얼마였지요?
 
  수석전문위원 한공식: 지금 H 위원님이 37억7000만원 신규 반영한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H: 그러면 일부라도 하는 비용이 어느 정도 있으면 할 수 있습니까?
 
  사무차장 김대현: 시범적으로 주요 사무실을 위주로 해서 일부 해보고 도청 방지 장치를 국회 내에 전체적으로 깔아야 되겠다 하는 확신이 들면 그때 우리가 하겠다, 그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H: 그 정도 하려면 예산이 어느 정도 소요되겠습니까?
 
  사무차장 김대현: 저희 실무진은 한 2억원 정도만 일단 반영해주시면 그것으로 의장실, 부의장실, 정당대표, 원내대표, 사무총장실 여기부터 먼저 해보자….
 
  H: 그러면 시범적으로 그렇게 증액을 하는 것으로 꼭 반영하도록 하겠습니다.〉
 
  이후 국회사무처는 H의원의 요구대로 예산 2억원이 반영돼 2016년에 국회의장실과 부의장실 등에 ‘도청 탐지 장비’를 시범적으로 설치했다.
 
 
  “과거 업체에서 집요하게 로비했던 사업… 삭감했는데 또 올라와”
 
2013~2014년, 국회사무총장을 지낸 바 있는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은 2016년 당시 국회 운영위원회에 ‘도청 탐지’ 예산 35억원 증액안이 올라오자 “과거부터 계속 문제됐던 사업” “사무총장할 때 업체가 집요하게 로비했다”고 밝혔다. 사진=뉴시스
  국회의원들의 도청 탐지 장비 도입 요구는 2016년에도 계속됐다. 당시 앞서 언급한 A의원은 2016년 10월 13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외교부 국정감사에서 외교부 재외공관의 도청 탐지 장비 현황과 관련해서 “재외공관들의 보안의식이 상당히 미흡하다” “외교부 보안의식이 미비한 것이 아닌가”라고 지적하면서 “각별한 보안의식을 가지고 대응해주시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윤병세 당시 외교부 장관은 “결국은 예산 문제로 귀착되는 것 같다”며 “최대한도로 예산 확보를 위해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같은 해 11월 5일, 국회 운영위원회에는 모든 국회의원실에 도청 탐지 장비를 설치해야 한다는 국민의당 소속 I의원(광역의원 출신, 전직)의 주장에 의해 ‘관련 예산 35억원 증액안’이 올라왔다. 해당 안건을 확인한 같은 상임위 위원들은 ‘특정 업체 로비’를 의심했다.
 
  특히 2013~2014년 당시 국회사무총장을 지낸 바 있는 당시 새누리당 소속 정진석(鄭鎭碩, 현 국민의힘) 의원은 “국회사무총장할 때 집요하게 도청 업체에서 로비했지만, ‘절대 이것 안 한다’고 삭감했던 안이 또 올라왔다”고 의아해했다. 기동민(奇東旻)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어디에서 집요하게 로비하는 것 아니냐?”고 의심했다.
 
  다음은 당시 회의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위원장 정진석: ‘도청 방어 예산 신규 반영 필요’ 이래서 35억을 올려놨어요?
 
  국회사무총장 우윤근: 예.
 
  위원장 정진석: 각 의원회관 의원님실에 다 이 도청 방지 시스템을 설치하려고 35억을 올려놓으셨는데, 이게 오랫동안 효용성에 대해서 문제 제기가 되어왔던 사업입니다, 그렇지요?
 
  국회사무총장 우윤근: 예, 그렇습니다.
 
  위원장 정진석: 그리고 집요하게 도청 업체에서 로비해가지고, 이것 지난번에 제가 국회사무총장할 때 절대 이것 안 한다고 그래서 삭감했던 안이 또 올라왔네. 이것 한번 좀 알아봐주세요.
 
  국회사무총장 우윤근: 사무처에서 올리지는 않았습니다마는 어저께 소위에서 여야 위원들께서 합의해주셨습니다. 사무처는 당초….
 
  위원장 정진석: 그런데 의원님들 개별적으로 의원회관에 도청 방지 시스템을 다 달 필요가 있나요? 이것 위원님들 알고 계신가 모르겠네. 이게 과거부터 계속 문제되어왔던 사업인데, 토론을 한번해보실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위원장 정진석: 그런데 의원님실에 이거 다 설치하면 좀 욕먹을 것 같은데. 욕도 한번 먹었었거든요, 옛날에.
 
  기동민 위원: 어디에서 집요하게 로비하는 것 아니에요?
 
  위원장 정진석: 모르겠어요, 나는 모르겠는데. 위원님들, 의원회관에 꼭 도청 탐지 시스템 필요하세요? 이거 깎지요? (“필요 없습니다” 하는 위원 있음) 위원님들, 그렇게 하겠습니다.〉
 
  전술한 정진석 의원의 증언처럼 2012년과 2013년에도 몇몇 국회의원이 ‘도청 탐지’를 강조하면서 관련 장비 도입을 지속적으로 주장했다. 국회 회의록에 따르면 당시 새누리당 소속 J의원(국회 보좌진 출신), K의원(기자 출신, 전직) 은 “여러 업체의 로비 활동, 과열 경쟁 때문에 철저하게 공정성과 투명성을 기하는 차원에서 모든 절차를 조달청에 위탁했다”는 정진석 국회사무총장에게 “왜 ‘수의계약’을 하지 않고, 조달청 공개입찰을 하느냐?”는 취지로 질문하기도 했다.
 
 
  許의 활동 기간 이후에도 국회에선 계속 장비 도입 주장
 
허인회씨 청탁과 무관하게 국회의원들은 ‘도청 탐지장비 도입’과 관련해서 국정감사 때 ‘도청 방지 대책’을 주문하면서 관련 예산을 신설하라고 지적하거나, 예산안 심사 때 서면질의를 통해 피감기관 측에 ‘증액’을 요구했다. 출처=국회
  검찰 주장에 따르면 허인회씨가 도청 탐지 장비 업체의 ‘대관 청탁’ 혹은 허씨 주장대로 ‘대리점 영업 활동’을 한 기간은 2014년 9월부터 2017년 12월까지다. 즉 수사 결과에 따르면 2018년부터는 허씨의 청탁 활동이 없었던 셈이지만, 이후에도 국회에서는 관련 질의, 예산 증액 요구가 계속 있었다.
 
  다음은 2018년 11월 7일, 국회 행정안전소위의 회의 내용이다. 해당 회의에서는 자유한국당 소속 L의원(기초단체장 출신), M의원(고위공무원 출신)의 경찰청사 도청 방지 관련 ‘16억900만원 증액안’이 통과됐다.
 
  〈전문위원 정성희: 경찰 유·무선망 개선 사업 중에서 일선 경찰서의 회의실, 집무실 등 주요 장소에 불법 도청 방지를 위한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16억900만원 증액 의견이십니다.
 
  L: 정부 의견 개진해주십시오.
 
  경찰청차장 임호선: 감사합니다. 수용토록 하겠습니다.
 
  L: 이 부분은 16억900만원 증액 의결코자 합니다.(“예” 하는 위원 있음)〉
 
  2018년 11월 14일, 국회 운영소위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N의원(전대협 출신) 의원의 이동식 도청 탐지 장비 관련 ‘1억5000만원 증액안’, 자유한국당의 O의원(기자 출신, 전직)과 바른미래당 소속 P의원(변호사 출신, 전직)의 고정식 도청 탐지 장비 관련 ‘50억원 증액안’이 논의됐지만, ‘장기과제’로 보류됐다. 다음은 당시 회의 내용이다.
 
  〈수석전문위원 김승기: 이동식 도청 및 몰카 탐지 장비 예산 증액 필요하다는 의견으로서 이동식 도청 탐지 장비가 한 세트당 7500만원입니다. 그래서 두 세트 반영 비용으로서 1억5000만원 증액 의견이 있습니다.
 
  국회사무처 사무차장 김수흥: 사무처는 위원님들이 필요하다고 인정하시면 수용하겠습니다.
 
  소위원장 윤재옥: 이건 좀 천천히 하십시다. 당장 급한 건 아니니까 다른 예산 급한 것부터 좀 올리고.
 
  수석전문위원 김승기: 불법 도청 탐지 설비, 아까 말씀드린 건 이동식이고 이것은 고정식인데요. 고정식을 각 방에 의원실이나 교섭단체 등 사무실에 316대 추가하자는 그런 의견으로서 그러려면 50억2800만원 필요하다는 의견입니다.
 
  국회사무처 사무차장 김수흥: 의원실까지 이것을 다 구축해야 될 필요성이 있는지 위원님들이 한번 논의를 해야 될 필요가 있고요. 위원님들께서 판단하셔야 될 것 같습니다.
 
  소위원장 윤재옥: P위원님 양해해주시면, 이것은 조금 장기 과제로 하십시다.
 
  P: 예, 그렇게 하십시오.〉
 
 
  ‘공적 의무’보다 ‘사적 친분’ 중시한 국회의원들
 
2019년 4월 4일, 유인태 당시 국회사무총장은 계속되는 국회의원들의 ‘도청 탐지 장비 국회 설치’ 요구와 관련해서 “정보위, 국방위, 외통위를 제외하면 누가 모든 의원실을 도청하려고 하겠나? 예산 들여 비싼 장비를 더 쓸 필요가 있느냐는 생각에 더 구매하는 걸 막았다”고 밝혔다. 사진=뉴시스
  국회의원실에 도청 탐지 장비를 설치하자는 의견에 대해 2019년 4월 4일, 유인태(柳寅泰) 당시 국회사무총장은 “지금 정보위원장, 국방위원장 등 좀 중요한 데는 고정식 설치가 돼 있고, 이동식 도청 탐지 장비도 2대 있다”면서 “꽤 비싼 장비를 전 의원실까지 확대할 필요가 있느냐 해서 사실은 더 구입하는 걸 막았다. ‘중요한 정보위, 국방위, 외통위 몇몇 빼고 전 의원실을 누가 도청하려고 하겠느냐, 비싼 예산을 거기 그렇게 더 쓸 필요가 있느냐’는 생각에서 더 구입하는 것을 말렸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살핀 것처럼 2012년부터 2019년까지 여야 가리지 않고 다수의 국회의원이 국회, 정부 부처 등 각종 공공기관에 ‘도청 탐지 장비’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 가운데는 허인회씨의 청탁을 받고 나서 ‘헌법’ 제46조가 규정한 ‘청렴의 의무(1항)’와 ‘국가이익 우선과 양심에 따른 직무 수행(2항)’ ‘지위를 이용한 타인의 재산상 이익 취득 목적의 알선 금지(3항)’에 어긋나는 언행을 한 인사들도 있을 것이다.
 
  그들은 헌법이 보장한 국회의원의 ‘예산심의권’ ’국정감사권’ ‘자료·진술 요구권’을 악용해 허씨의 ‘로비’ 또는 ‘영업 활동’을 도왔다. 비록 이들 국회의원이 청탁 대가로 금품을 받지 않았다고 해도 각종 의무를 저버렸기 때문에 이미 ‘공직자 자격’을 상실했다고 할 수 있다. 허씨 외에 다른 경로를 통해 관련 청탁을 받고 질의하고, 예산 증액을 요구한 의원들도 있을 수 있다.
 
  앞서 정진석 의원이 국회사무총장 시절 경험과 관련해서 ‘여러 업체의 로비’ ‘과열경쟁’이란 표현을 쓴 점을 감안하면 충분히 가능성 있는 일이다. 그렇다면 수사기관은 국민에 대한 ‘공적 의무’보다 허씨와의 ‘사적 친분’을 우선시하며 그의 청탁을 들어주는 데 ‘지위’를 남용한 이들의 면면을 공개하고, 드러나지 않은 업계의 대관(對官) 로비 실상을 밝히는 데 주력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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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창원    (2020-09-22) 찬성 : 1   반대 : 0
허인회? 새앙쥐같이 정치판 뒷골목을 누비고 다니더니 결국은 이런 짓을 했던가? 오래 전 동대문 지역구에 국회의원 선거 유세할 때때 지원차 나온 DJ 한테 젊은아이가 양복차림으로 대로변에서 넙죽 절하는 걸 보고 정말 크게 사고칠 아이다? 싶었는데, 결국은 이 꼴인가? 참 불쌍한 인생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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