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진이 빨라 죄송하다」고 선배·동료들에게 편지
능력과 성실함 겸비한 따뜻한 카리스마의 소유자
능력과 성실함 겸비한 따뜻한 카리스마의 소유자
長文의 차관 落馬 기사를 쓴 이유
기자는 月刊朝鮮 2001년 5월호에 「潘基文(반기문) 외교차관」 스토리를 썼다. 원고지 50매 분량의 꽤 긴 기사였다. 제목은 「인물연구/물러난 潘基文 前 외교통상부 차관」이었고, 부제는 「능력, 성실성, 대인관계서 전설 같은 존재. NMD가 발목을 잡았다」였다.
장관급도 아닌 차관급 인사가 물러난 얘기를 그렇게 길게 쓴 데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었다.
기자는 외교부를 출입하면서 당시 潘基文 차관을 1년 넘게 접했다. 潘차관의 능력, 성실함, 후배 외교관들을 온화함으로 이끄는 「따뜻한 카리스마」에 이끌렸다. 그가 안타깝게 落馬(낙마)했을 때, 가급적 그가 다시 중용돼 역량을 펼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기사를 썼다.
그 기사의 마지막은 이랬다.
〈(潘基文 차관의 충주高 선배인) 홍순영 대사가 駐독일 대사, 외교부 장관, 駐中 대사로 다시 그의 능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처럼, 潘 前 차관이 복귀하기를 바라는 사람이 많다. 적어도 기자가 느끼기에는, 외교부의 후배들은 그가 다시 한번 능력을 발휘하기를 바라고 있다〉
月刊朝鮮 기사가 나간 후 4개월 만에 潘基文은 다시 외교관으로 복귀했다. 그리고 駐유엔대표부 대사 겸 유엔총회의장 비서실장·대통령 외교보좌관·외교부 장관을 거쳐, 지난 10월14일 유엔 사무총장에 선출됐다.
潘基文이 누구인지 궁금해하는 독자들을 위해 다시 月刊朝鮮에 기고하게 됐다. 어쩔 수 없이 2001년 月刊朝鮮 기사와 겹치는 부분이 있음을 밝혀 둔다.
潘장관은 1944년생이다. 아버지 潘明煥(반명환·작고)씨와 어머니 辛鉉順(신현순·81)씨 사이에서 태어났다. 고향은 충북 음성이지만, 초등학교 1학년 때 충주에 정착했다. 潘장관의 막내동생 경희씨는 『큰오빠 위로 아들이 있었지만,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고 사망해서 오빠가 사실상 장남』이라고 했다.
아버지 潘明煥씨는 일제시대 청주農高를 수석 졸업했다. 潘장관의 할아버지는 한의원을 했고, 潘明煥씨는 당시 물류업을 하는 「충북산업」에 다녀 비교적 유복한 생활을 했다.
潘明煥씨는 1950년대 말까지 창고업을 하다, 친구들의 빚 보증을 여러 차례 서 주었다가 사고가 나는 바람에 家勢(가세)가 기울기 시작했다.
주변 사람들이 기억하는 潘明煥씨는 인정이 많은 사람이었다. 어려운 형편의 주위 사람들을 보면, 쌀과 돈을 선선히 꿔주었다고 한다. 潘씨는 농업학교 친구가 나병에 걸리자, 가족에게도 쫓겨난 그를 6개월 넘게 자신의 집에 머물게 했다.
潘장관의 두 살 아래 동생 반기상(사업)씨는 『지금 생각해도, 아버지가 나병환자를 데려와 함께 산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그때 아버지가 쌓은 善行(선행)들이, 형님이 유엔 사무총장이 되는 데 음덕으로 작용한 것 같다』고 했다.
潘장관 남매들은 충주에서 공부 잘하는 것으로 유명했다. 첫째 동생 기상씨는 제일은행 마포지점장으로 퇴직 후, 무역업을 하고 있다. 둘째 동생 기훈씨는 충북大 약대를 다니다 대학교 1학년 때 사망했다.
셋째 동생 기호씨는 손해보험협회 광주지점장, 여동생 정란씨는 초등학교 교사, 막내 여동생 경희씨는 약사다.
『형은 노력파』
潘장관 동생들은 형을 노력파로 기억한다. 동생 기상씨의 회고다.
『형은 머리가 좋지만, 기본적으로 노력파다. 절대로 시간을 낭비하지 않았다. 어릴 적 우리 집 화장실이 꽤 멀리 있었다. 저녁에 화장실을 다녀오면 잠이 오지 않았다. 그러면 형은 반드시 책을 봤다. 내가 「불 좀 끄라」고 화를 내면 형은 웃으면서 책을 보다 잤다.
지금도 명절 때 어머니를 뵙기 위해 골(충주)을 함께 가면, 어김없이 자동차 안에서 서류를 본다. 내가 「궁상 좀 그만 떠세요」 하고 핀잔을 줘도 씩 웃으며 서류를 본다』
潘장관은 학창 시절 내내 반장과 1등을 놓치지 않았다. 그중에서 영어에 두각을 나타냈다. 충주中 시절, 영어교사가 「배운 것을 10번씩 써 오라」고 했다. 潘장관은 매일같이 그 숙제를 하면서 문장을 통째로 외워 버렸다.
충주高 1학년 때 潘장관이 영어 실력을 비약적으로 높일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영어교사가 潘장관에게 커다란 녹음기를 내주며 숙제를 내줬다. 영어 교재를 만들라고 한 것이다.
潘장관은 충주비료공장을 찾았다. 그곳에 근무하던 미국인 엔지니어와 부인들을 만나, 영어 교재 제작을 도와 달라고 요청했다. 이 인연으로, 충주비료공장에서 고정적으로 영어를 배울 수 있었다.
그의 고향 선배인 안영수 경희大 교수(여)는 『미국인 엔지니어 부인들이 돌아가면서 회화를 가르쳤는데, 충주高의 潘장관이 제일 뛰어났다. 그 사람은 영어로 된 것이면 뭐든지 달달 외우고 다녔다. 거의 미친 사람처럼』이라고 기억했다.
潘장관은 高2 때인 1961년 충주비료공장의 추천으로 적십자사에서 주관하는 「외국학생의 미국방문 프로그램(VISITA)」에 선발됐다. 한국에서 4명을 뽑는데 소도시인 충주 출신의 潘장관이 뽑혀, 지역에서 일약 유명인사가 됐다.
외국에 쉽게 갈 수 없던 1960년대 초반에 고등학생이 미국을 방문하고, 존 F 케네디 대통령을 만난다는 것은 큰 화제였다. 미국에 가기 위해 1년 동안 머리를 깎지 않고 지내는 특전을 누렸다.
김포공항을 처음 가본 潘장관의 부모는 비행기 구경을 처음 하고 와서, 비행기가 얼마나 큰지 동네 사람들에게 자랑했다고 한다. 충주女高 학생들은 潘장관이 미국여행 가서 선물할 복주머니를 만들어 전달했다. 이를 대표로 전달한 류순택씨는 潘장관과 9년 열애 끝에 1971년 결혼했다.
潘장관은 高3 때인 1962년 샌프란시스코 등을 거쳐서 워싱턴을 방문했다. 潘장관은 케네디 대통령과 함께 찍은 사진을 틈틈이 보면서, 「외교관이 되겠다」는 생각을 키워 나갔다.
潘장관은 高3 때 미국에 가느라고, 한 달을 공부하지 못했는데도 원하는 서울大에 합격했다. 潘장관은 당시 충주高에서 서울大에 진학한 두 명 중의 한 명이었다.
집안 도우려고 후진국 근무 자원
苦學(고학)을 하다시피 하면서 서울大 외교학과를 졸업한 潘장관은 군대를 다녀와서 1970년 5월 외무고시 3회로 외무부에 입부했다. 2등이었다. 가족들에게 『평생 1등만 해 오다가, 2등을 처음 해봤다』고 말했다.
潘장관은 연수를 마칠 때 1등을 했다. 연수에서 1등한 외교부 사무관은 駐美대사관에 발령받는 것이 당시 관례였다. 潘장관은 후진국 근무를 희망했다. 동생 기상씨는 『미국에 가면 저축하기 힘든데, 후진국에 가서 돈을 아끼면 집안에 보탤 수 있을 것 같아 형이 후진국 근무를 자원했다』고 말했다.
潘장관은 2001년 사석에서 당시를 회상하며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외교부에 입부해 보니, 친가나 처가의 배경에 힘이 있는 사람이 부러웠다. 시골에서 올라온 나는 아무것도 없었다. 그러나 나는 내 힘으로 걸어왔다』
인도 총영사관으로 자원한 潘장관은 자신의 외교관 생활에 결정적인 영향을 준 盧信永(노신영) 당시 뉴델리 총영사를 만나게 된다. 盧 前 총리는 그의 영어실력·민첩함·판단력·성실함에 주목했다.
1973년 韓·인도 국교수교로 駐뉴델리 총영사에서 駐인도 대사가 된 盧 前 총리는 공관장 회의에서 潘사무관을 공개적으로 칭찬했다. 盧 前 총리는 그의 회고록에서 『(앞으로) 나를 도와 많은 일을 하게 될 초면의 潘基文 사무관은 신혼 초였다』고 기술했다.
潘장관은 『盧 前 총리로부터 두 가지를 배웠다』고 했다.
『盧총리는 전화와 편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盧총리는 「전화는 누군가가 문 앞에 서서 문을 두드리는 것이니 정성껏 받으라」고 했다. 또한 「다른 사람에게 보내는 편지는 자신이 반드시 직접 서명을 해야 한다」고 가르쳤다. 유엔 사무총장에 출마한 후 1000통이 넘는 편지를 보내면서 일일이 내가 직접 서명을 했다』
盧信永 前 총리는 풍진금속 류진 회장의 장인이다.
류회장은 미국의 부시 대통령 가문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潘장관이 유엔 사무총장 후보로 부시 대통령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게 된 배경에는 盧信永 前 총리가 역할을 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상사들의 엄청난 총애
潘장관은 美대사관 정무공사,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차관을 거치면서 미국과 對北정책에 관한 정책조율을 했고, 외교정책실장을 하면서 유엔과 多者(다자)업무에 대한 식견을 쌓았다. 駐美대사관 총영사를 3년이나 역임해 영사 및 교포 문제에 정통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런 그에게 외교부에서 유행하는 두 가지 농담이 있다.
첫 번째는 「潘半(반반)」이다. 『潘차관의 반만 해도 성공한다』는 것이다. 정반대로 『潘장관을 따라 하려다가는 제 命(명)에 죽지 못하니, 아예 따라 할 생각을 하지 말라』는 말이 역으로 유행했다.
이범석 외무부 장관은 潘基文이 서기관일 때, 그를 동기들 중에서 가장 먼저 승진시키려고 마음먹었다. 그러나, 당시 국장들이 『潘서기관의 나이가 마흔도 되지 않아 곤란하다』고 반대했다.
이범석 장관은 토요일 인사위원회를 소집했다. 李장관은 『1976년 이후 서기관이 된 사람을 副이사관으로 승진시켜야겠으니 여기서 대상자를 선정해서, 장관공관에 가져오라』고 말했다. 潘基文 장관은 당시(1976년) 서기관이었다. 李장관의 뜻을 읽은 인사위원들 모두 潘장관을 승진시키는 데 동의했다.
李장관은 다음 월요일 『이번 인사가 참 잘됐다』고 한 후, 이를 발표하라고 지시했다.
盧信永 총리 역시 潘基文이 3급(副이사관)으로 1급(관리관)이 담당하던 총리 의전비서관으로 일할 당시 그를 일찍 승진시키려 했다. 그러자, 潘장관이 오히려 부담스럽다고 『기한 3년이 지난 후에 승진시켜 달라』고 부탁했다고 한다.
외무고시 1·2회를 모두 제치고 2급 승진
盧총리는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이 난 후, 자신이 곧 퇴임하리라고 느꼈는지, 1987년 4월 그를 2급(이사관)으로 승진시키도록 했다. 외무고시 3회 출신 동기들은 물론, 외시 1·2회 선배들을 모두 제치고 가장 먼저 2급(이사관)으로 승진한 것이다.
潘基文은 당시 자신의 선배·동기·후배 100여 명에게 약 1주일에 걸쳐서 일일이 편지를 썼다. 「일찍 승진해서 죄송하다」는 내용이었다. 평소 潘 前 차관의 인간됨을 안 선배들이 그의 진심어린 편지를 받은 후, 이해했다고 한다.
이상옥 외무장관은 그를 駐美 공사로 미국에 내보낸 후, 1주일 만에 1급으로 승진시켰다. 공노명 장관은 항상 승진이 앞선 그에게 『자넨, 승진이 빠르니 내가 천천히 승진시키겠다』고 말할 정도였다.
潘基文 차관은 金泳三 정부에서 외교부 차관보·청와대 의전수석·청와대 외교안보수석으로 승승장구했다. 潘장관은 관운도 있는 편이다. 그가 駐美 대사관 총영사로 근무할 때 당시 K 미주국장이 4개월 만에 보직 해임됐다.
그러자 당시 최호중 장관이 그를 미주국장에 임명했다.
미주국장 시절 그는 현재 청와대 안보정책실장을 맡고 있는 宋旻淳(송민순) 북미과장과 호흡을 맞춰 1966년 만들어진 후 불평등조약이라는 비판을 많이 받고 있던 韓美주둔군지위협정(SOFA)을 1차 개정했다.
潘基文-宋旻淳 팀은 10년 후 다시 차관과 북미국장으로 호흡을 맞춰, 2차 SOFA 개정을 이끌어 냈다.
潘장관은 1996년 의전수석비서관에 임명될 당시 이렇게 소감을 말했다.
『오늘 아침 대통령으로부터 명령을 받았다. 얼떨결에 받아서 사양했으나 다시 「하라」는 하명이 있었다. 외무부 경력으로 아직 「주니어」인데, 중책을 맡아 떨리기도 하고 중압감을 느끼고 있다』
1997년 초 그가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으로 근무할 당시 黃長燁(황장엽) 북한 노동당 국제담당 비서가 한국 망명을 요청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黃長燁씨가 어떤 루트를 통해서 한국에 들어오느냐가 최대의 관심사로, 潘장관의 일거수일투족이 기자들의 취재대상이었다.
그는 일요일 새벽 비행기로 필리핀을 방문해 라모스 대통령을 직접 만나 황장엽의 망명을 부탁한 후, 월요일 새벽에 돌아와 출근을 하는 식으로 보안을 유지했다. 1997년 4월20일 黃長燁씨가 필리핀 항공 전세기로 서울공항에 도착, 『대한민국 만세』를 외치며, 트랩을 내려왔다.
潘장관은 駐오스트리아 대사로 나갔다가 2000년에 외교부 차관으로 기용됐다. 그와 비슷한 시기에 외교장관이 된 이정빈 現 국제교류재단 이사장은 『내가 참 복이 많은 사람이야, 潘基文이를 차관으로 데리고 장관을 하다니…』 했다고 한다.
潘장관의 두터운 미국 인맥
潘장관은 각국 외교관들과 탄탄한 인맥을 쌓았다. 특히 미국 인맥이 강하다.
潘基文의 외교장관 기용이 발표된 것은 2004년 1월16일 오후 7시쯤. 5분도 되지 않아 토머스 허바드 駐韓 美대사가 축하전화를 했다. 潘장관은 1차 北核위기 당시인 1993~1994년 駐美 공사로 근무하면서 당시 美 국무부 동아태 담당 부차관보였던 허바드 대사와 호흡을 맞췄다.
그날 밤 11시쯤 콜린 파월 美 국무장관이 취임 축하전화를 했다. 미국의 국무장관이, 상대국 외무장관이 업무를 시작하기도 전에 자택으로 한밤중에 전화를 걸었다.
파월 장관은 『나를 포함해 많은 사람들이 당신을 잘 알고 있다. 미국內 많은 사람들이 당신이 장관이 된 것을 기뻐하고 있다. 앞으로 韓美관계 강화를 위해 노력하자. 당신이 취임하자마자 빠른 시일 내 만나기를 바란다』고 했다.
潘基文 장관이 취임하자마자 미국을 방문, 부시 대통령을 예방한 것은 이런 배경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의 외교관 인생에 최대의 시련이 닥친 것은 2001년 2월이었다.
潘장관은 『30년이 넘는 외교관 생애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2001년 「ABM-NMD 사건」으로 차관에서 경질 된 것』이라고 했다.
최대의 고비 ABM-NMD 사건
金大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頂上회담 공동성명에 부시 행정부가 폐기를 주장하고 있던 탄도탄 요격미사일(ABM) 조약의 보존과 강화를 골자로 하는 문장이 포함돼 버렸다. 그 문장은 이렇다.
〈대한민국은 1972년 체결된 탄도탄 요격미사일(ABM) 조약이 전략적 안정의 초석이며, 핵무기 감축 및 非확산에 대한 국제적 노력의 중요한 기반이라는 데 동의하였다. 양측은 ABM 조약을 보존하고 강화하는 가운데 전략무기 감축협정 Ⅱ(START Ⅱ)의 조기 발효와 완전한 이행, 그리고 START Ⅲ의 조속한 체결을 희망하였다〉
주말이 끼어 있던 탓에 A4 용지 약 10페이지 분량의 공동성명을 꼼꼼하게 챙기지 못한 실무진의 실수였다. 미국의 「뉴욕 타임스」는 즉각 『金大中 대통령이 韓美 정상회담 1주일을 앞두고, 미국의 NMD 체제를 둘러싼 논쟁에서 공개적으로 러시아 편을 들었다』고 보도했다.
「뉴욕 타임스」는 『미군 3만7000명의 도움으로 보호받고 있는 한국 金대통령의 이같은 선언은 지금까지 미국의 아시아 동맹국들에 의한 입장 표명 중 가장 강한 것』이라고 했다.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는 『한국이 미국의 NMD 체제를 비판하다』는 기사에서 『한국이 美 동맹국과의 대열을 흐트러뜨렸다』고 보도했다.
「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은 『김대중 대통령의 실수』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미사일 방위에 대한 그의 실수는 그가 세계안보라는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강한 의지력이 결핍돼 있음을 보여 준다』고 논평했다.
이 신문은 『한국의 외교통상부가 「韓·러 공동성명에 미국에 대한 어떠한 비판도 없다」고 부인하는 성명을 서둘러 발표했다는 사실은 바로 이것이 얼마나 큰 실수였는지를 보여 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金大中 대통령은 2001년 3월 워싱턴에서 열린 韓美 정상회담에서 부시 대통령에게 이 문제에 대해 사과했다. 미국의 다른 인사들을 만날 때마다 이 문제에 대해서 사과했다.
金대통령은 『내가 이 문제로 미국 측에 얼마나 많이 사과를 해야 했는지 모른다』고 말했다.
潘장관은 이 사건을 사전에 막지 못한 것에 대해 이후 자탄을 많이 했다.
그는 2001년 3월7일 외교부 全 직원이 참석하는 비공개 조회를 소집, 「외교부 自省論(자성론)」을 제기했다. 그는 『韓·러 공동성명에 언급된 ABM 조약 관련 문구는 국제사회에서 통용되는 것이었으나, 외교부가 국제사회의 상황변화에 미처 신경을 쓰지 못했다는 지적이 있다. (NMD 체제 관련) 좋지 않은 결과가 나와 국민들에게 누를 끼친 데 대해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UN 총회의장 비서실장
이 여파로, 이정빈 외교장관과 潘차관이 차례로 경질됐다. 불명예 퇴진한 潘차관은 외부와 연락을 끊었다. 외교부 차관은 차관직을 마친 후, 주요국의 대사로 나가는 것이 관례였다.
4개월간 두문불출한 潘장관을 다시 발탁한 사람은 한승수 외교부 장관이었다. 韓장관은 처음에는 그를 외교안보연구원장으로 기용할 생각이었으나, 청와대가 반대했다. 그러자, 韓장관은 자신이 유엔 총회의장이 되자, 그를 유엔 총회의장 비서실장 겸 駐유엔대표부 대사로 뉴욕에 부임시켰다.
『외교부 차관을 한 사람이 겨우 유엔에 가서 국장급이 할 일을 하느냐』는 비아냥이 있었지만, 潘基文은 아랑곳 하지 않았다. 潘장관은 유엔에서 1년 동안 근무하며, 인맥을 넓혔다. 그의 유엔 총회의장 비서실장 경력은 유엔 사무총장 출마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됐다.
「轉禍爲福(전화위복)」의 말뜻을 새기지 않을 수 없는 일화다.
潘장관은 자기관리가 철저해 36년간의 공직생활에서 구설수에 오른 적이 거의 없다. 潘장관은 사석에서 『내가 룰을 안 지키면서 다른 사람에게 뭐라고 할 수 없으니까, 나는 반드시 내가 정한 룰은 지킨다』고 말했다.
1990년대 말 그가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으로 근무할 때 그의 아들 우현(LG CNS 근무·현재 UCLA大 MBA과정)씨가 입대했다. 키가 180cm를 훨씬 넘는 潘장관의 아들은 논산훈련소에서 공수부대로 차출됐다.
나중에 아들이 자대 훈련을 마친 뒤 潘장관이 첫 면회를 가서야, 부대장은 그가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의 아들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한다. 가족들이 『공수훈련을 받다가 죽을 수도 있다는데 너무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지만, 潘장관은 『군인은 수만 명에 한 명 죽는다. 공수부대 근무를 마치고 나면 우현이도 강해진다』며 꼼짝 하지 않았다(潘장관의 대학 동기인 유태현 베트남 前 대사 회고).
철저한 자기관리
경희大 안영수 교수의 얘기다.
『첫 부임지로 인도 副영사로 갔다 왔을 때로 기억한다. 당시 그는 서울 수유리 화계사 쪽의 조그만 집에 살았는데 그 집에 가보니 외국 물건은 하나도 없었다. 당시에는 외국에 나가면 이것 저것 사갖고 와서 쓰거나 되팔던 시절이다. 「왜 외국 물건이 이렇게 없느냐」고 하니, 부인 류순택씨가 「그런 일 하다가는 선영이 아빠한테 큰일 난다」고 했다. 그렇게 원칙적인 사람이다. 고지식할 만큼…』
2001년 1월 며칠 동안 눈이 많이 내려 흑석동 언덕배기에 위치한 그의 자택 앞까지 관용차가 올라오지 못했다. 그는 등산용 아이젠을 구두에 걸고, 중앙大 앞까지 약 500m를 걸어 내려가 관용차를 타고, 제 시간에 출근했다.
그가 부하직원들에게 자주 이야기하는 원칙 중 하나는 『만약 99% 내가 맞다고 판단하면 물러서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1990년대 말 그가 金泳三 정부에서 외교안보수석으로 일할 때 정치권에서 K모 교수를 민족통일연구원장에 임명하려 했다. 그는 정세현 비서관을 추천했다. 그는 정치권의 요구가 거세지자 金泳三 대통령을 면담, 재가를 받은 후 당시 권오기 통일부총리에게 통보해 버렸다.
기자는 7년 넘게 潘장관을 취재하면서, 2004년 6월 이라크에서 斬首(참수)당한 김선일 사건 때 그의 고집을 엿볼 수 있었다.
潘장관은 정치권과 여론에서 「외교부가 미숙하게 대응해 사태를 악화시켰다」는 비판이 제기되자 강하게 항변했다. 『김씨 사건은 유감스럽지만 외교부가 필요 이상으로 비난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潘장관은 당시 언론사 간부들과의 식사 자리에서 이례적으로 목소리를 높였다.
『미국은 이라크에 많은 병력과 정보원이 있는데도 미국인 2명이 납치, 참수되는 것을 막지 못했다. 이때 美 국무부에 비난전화가 한 통도 없었다. 감정풀이는 도움이 안 된다』
潘장관은 「AP통신이 제공한 김씨 관련 제보를 외교부가 묵살했다」는 주장을 강하게 부인했다.
『AP하고 진실게임을 한 적이 없다. 부당하다. AP의 누가 어떤 방법으로 질의했느냐, 외교부 직원의 관심을 촉발할 만한 질문 내용이었느냐. 요즘 내가 움직이면 사진기자 수십 명이 사진을 찍는데 내가 범죄자냐. 이런 것은 우리나라의 대외관계에 좋지 않다』
당시 潘장관은 국회 청문회에서 「潘 증인」으로 불린 날, 부하 직원들에게 『나 장관 안 한다. 장관 안 해도 된다』고 소리쳤다.
안영수 교수는 『그가 목소리 높이는 것을 자주 본 적은 없지만 고집을 부리면, 보통 사람의 10배쯤 되는 것 같다. 낮은 자세로 가지만 꼭 해야겠다는 것을 못하는 것을 본 적은 없다』고 말했다.
국무회의에서 소수파였던 潘基文 외교
여당의 盧武鉉 대통령후보가 2002년 大選에서 승리한 후, 그가 외교부 장관이 될 것이라는 하마평이 있었다. 그러나 문희상 비서실장이 그에게 연락한 것은 외교보좌관을 맡아 달라는 것이었다.
외교부 장관 물망에 올랐으나, 차관급에 그친 것이다. 盧대통령은 潘장관을 처음 만난 날 식사를 함께 하면서 『潘보좌관, 저를 잘 모르지요? 저도 潘보좌관을 잘 모르니 같이 일해 봅시다』 했다고 한다.
潘장관은 2005년 국회에서 『외교부 장관은 대통령의 외교참모일 뿐, 대통령의 외교 선생이 될 수 없다』는 외교부 장관론을 밝혔다. 그의 이 발언은 盧대통령의 자주외교 구상이 반발을 불러일으킬 때마다, 도마 위에 올랐다. 하지만 潘장관이 盧대통령의 자주외교를 그대로 따른 것은 아니었다.
청와대 관계자의 얘기다.
『潘장관이 盧대통령과 반드시 코드가 맞는 것은 아니었다. 潘장관은 대통령의 뜻을 거스르지 않으면서, 꼭 필요하다 싶으면 고비고비마다 韓美관계의 중요성을 언급해 왔다』
한 국무위원은 이렇게 얘기했다.
『국무회의에서 潘장관은 마이너리티 일 때가 많았다. 대외관계 문제에서 그는 韓美관계와 주변국과의 관계를 늘 강조했다』
「균형적 실용외교」 제시
盧武鉉 대통령은 2004년 1월16일 윤영관 장관을 경질하고, 潘基文 청와대 외교보좌관을 외교통상부 장관으로 임명했다. 청와대의 외교통상부 조사로 비롯된 초유의 사태와 韓美동맹 관계를 모두 고려한 선택이었다.
당시 청와대는 「발탁 배경」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냈다.
「潘장관이 조직을 추스르고 개혁하여 참여정부의 외교역량을 강화·결집시킬 수 있는 능력을 구비하고, 우방의 신뢰를 바탕으로 당면 현안을 매끄럽게 처리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
정찬용 인사수석은 윤영관 前 장관의 경질 사실을 발표하면서 『자주외교를 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워싱턴 포스트」 등 주요 외신이 자주외교를 「independent foreign policy(독립적 외교)」로 번역하면서 동맹국인 미국 내에서 민감한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潘장관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인사수석이 언급하면서 국제적인 문제로 비화된 「자주외교」 논란을 없애는 것이었다.
潘장관은 취임사에서, 공보관실에서 사전에 배포한 취임사 중 「자주」라는 단어는 아예 읽지 않고 넘어갔다.
취임식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자주외교」와 관련된 질문을 받은 그는 『정찬용 인사수석이 갖고 있던 인식·인상을 말한 것 같다. 그분은 외교 전문가가 아니고 (그 발언은) 단순히 인사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나왔다』고 말했다.
자주외교 발언을 정찬용 인사수석의 월권 또는 실수로 격하시킨 것이다.
潘장관은 대신 「균형적 실용외교」라는 개념을 제시했다. 그는 균형적 실용외교를 『우리가 추구하고 있는 목표·가치를 다른 나라와 조화롭게 맞춰 나가고 유연하고 실용적인 옵션을 취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潘장관에 대한 견제는 만만치 않았다. 潘장관은 현 정부 출범 직후부터 반대세력이 퍼뜨린 陰害(음해)에 맞서야 했다. 潘장관은 『외교부가 일하기 힘들다』는 푸념을 했다는 이유로, 정보기관의 조사대상에 오르기도 했다.
潘장관이 외교부 미주국장 재임時 활동과 관련한 1990년대 국정원의 보고자료가 反美성향의 매체에 공개되었다.
潘장관이 유엔 사무총장에 출마한 후, 『그가 장관직을 곧 사임한다』는 등의 소문이 끊이지 않았다. 한 외교관은 『潘장관이 유엔 사무총장에 출마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세력들이 없지 않았다. 이들이 끊임없이 潘장관에 대해서 좋지 않은 소문을 만들어 내고, 일부 자료들을 인터넷 매체에 흘려 줬다』고 했다.
지난 7월 말 潘장관은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에서 열린 아세안지역포럼(ARF)에 참석 중 국내로부터 긴급 전화를 받았다. 당시 이종석 통일부 장관이 『미국이 (북한 정책과 관련) 실패를 더 많이 했다』고 한 발언을 盧대통령이 옹호했는데, 콸라룸푸르에서 潘장관이 기자들과 만나 이를 비판했다는 소문이 퍼졌다는 내용이었다.
潘장관 측은 청와대에 사실이 아님을 해명해야 했다. 당시 潘장관은 ARF 취재 중인 기자들과 딱 한 번 식사를 같이했는데, 이 자리는 그 소문이 난 후 마련됐다. 근거 없는 음해였다.
기자는 그동안 벼락출세를 하거나, 지위가 높아진 사람의 처신이 달라지는 것을 많이 목격했다. 과거의 자신을 잊어버리고 오만해지는 것이 보통이다. 그런 점에서 潘장관은 예외적인 인물이다.
따뜻한 카리스마
潘장관의 인간적인 면모에 관한 일화가 외교부에 많이 口傳(구전)되고 있다.
2001년 4월1일 차관 경질 통보를 받은 날은 그가 청와대에 근무할 당시 부하로 데리고 있던 여직원의 결혼식 주례를 서기로 한 날이었다. 潘장관은 혹시 자신의 경질설 때문에 신부와 부모들이 걱정할까 봐 결혼식 1시간 전에 결혼식장에 가서 신부와 부모를 안심시켰다.
당시 그가 차관에서 물러났을 때, 많은 후배 외교관들이 아쉬워했다. 현재 외교부의 고위직 인사인 당시 국장급 외교관은 기자들 앞에서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潘장관과 地緣(지연)·學緣(학연)은 물론, 같은 부서에 근무한 적이 없었다. 그는 『외교부 역사상 가장 뛰어난 외교관이 이렇게 물러나도 되느냐』고 아쉬워했다.
2004년 1월 그가 외교부 장관이 되자, 그가 살던 사당동 아파트의 주민들이 축하 화환을 보냈다. 潘장관은 그때 축하 메시지를 보낸 지역 주민들에게 일일이 편지를 보냈다. 물론 자신이 직접한 서명이 담겨 있었다.
한 외교관은 『潘장관이 따뜻한 카리스마를 갖고 있다』고 했다. 부드럽게 인간적인 면모로 후배들을 이끈다는 것이다. 그가 후배 외교관을 면전에서 야단 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경우다.
스스로 일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潘장관의 장기이다. 潘장관이 유엔 사무총장 출마에 나선 후, 후배 외교관들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은 것은 이런 배경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2003년 가을, 외교부의 한 局長(국장)이 盧대통령의 「자주외교」를 비하한 것으로 언론에 보도됐다. 당시 외교보좌관이었던 潘장관이 盧대통령 앞에서 그를 옹호했다. 盧대통령은 강경한 분위기였다고 한다.
潘보좌관은 논란이 된 국장을 징계하지 말 것을 다시 간청했고, 문제의 국장은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고 넘어갔다.
潘장관은 외교부의 한 선배가 정치적인 이유로 고위직에서 물러났을 때 자신이 앞장서서 미국 연구소에 자리를 마련해 줬다. 또한 한국 교류재단의 연구기금을 받게 도와주었다. 미국에서 연수하던 시절, 당시 병에 걸린 외교부 직원을 위해 한약을 지어, 병문안한 일화도 있다.
潘장관은 駐美대사관 정무공사 시절, 특파원들 사이에서 인기가 좋은 편이었다. 당시 미국 특파원으로 근무한 한 언론사 기자는 『潘장관은 자신이 없는 동안 누가 전화를 걸어 오면, 반드시 콜백을 해주었다』고 기억했다.
올해 대사로 나간 한 외교관의 말이다.
『보통 높은 사람은 자기 자랑 70%, 남에 대한 험담이 30%인데, 潘장관은 예외적이다. 천성이 다른 사람이다』
「자신만의 목소리가 약하다」는 비판도
潘장관은 「자신의 목소리가 약하고 무게감이 없다」는 비판을 종종 받아 왔다.
차관 시절 국회에서 자신보다 열 살 아래의 국회의원들이 질문을 하면 『○○○ 의원께서 하문하신…』이라는 표현을 썼다. 「조직을 관리하는 일은 잘 하지만, 창조적인 일에는 약하지 않느냐」는 비판적인 목소리도 있다.
한 중견 외교관의 이야기다.
『潘장관이 역대 최고 한국 외교관 중의 한 명이라는 데 동의한다. 그러나 潘장관이 재임기간 중 韓美동맹 관계를 비롯, 주변국과의 관계에서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는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 우리나라가 나가야 할 길을 제대로 제시했는지는 미지수다』
「潘장관이 장관직을 수행하면서, 韓美동맹과 북한인권문제에 대해서 자신의 소신을 밝히지 못했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戰時 작전통제권 단독행사와 관련한 논란에서 침묵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韓美동맹 再조정 과정은 양자 간의 문제이기에 외국 언론이 潘장관에 대해서 직접적인 문제제기를 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유엔 북한인권 결의안에 대한 우리 정부의 잇달은 기권은 외국 언론이 潘장관을 비판하는 단골메뉴가 됐다.
『북한인권, 유엔 사무총장의 입장으로 간다』
외국 언론은 『인류 보편적인 이념을 실현해야 하는 유엔 사무총장 후보가 북한인권에 대해서 애매모호한 입장을 취할 수 있느냐』고 비판했다.
그동안 우리 정부가 북한인권문제를 당당하게 제기해 對北 압력수단으로 사용하지 못했다. 「북한 주민들에게 도움을 주지는 못할망정, 金正日 정권의 악행을 옹호한다」는 인상을 주기에 충분했다.
더욱이 인권운동을 한 金大中·盧武鉉 대통령에 의해서 북한인권 외면이 이뤄진다는 사실을 세계는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潘장관은 이 문제로 적잖은 고민을 한 것 같다. 기자는 潘장관이 유엔 사무총장으로 사실상 확정된 직후, 전화 인터뷰를 가졌다.
그는 이 인터뷰에서 북한인권문제와 관련, 『(한국) 외교부 장관으로서의 입장이 있고, 유엔 사무총장으로서의 입장이 있다. 앞으로 유엔 사무총장의 입장으로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潘장관의 이날 발언은 유엔 사무총장에 선출될 경우, 그동안 북한의 인권문제에 소극적이었던 한국의 입장에서 벗어나, 對北 인권결의안 채택 등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우리 정부는 그동안 유엔이 주도하는 對北 인권결의안 표결에 불참하거나 기권해 왔다. 미국을 비롯한 일부 매체들은 이런 이유로, 潘장관이 북한인권에 대해 소극적이라고 비판했다.
潘장관은 『코피 아난 사무총장은 10년간 재임 중 북한을 한 번도 가지 못했다. 기회가 되는 대로 유엔 사무총장 자격으로 북한에 갈 계획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북한문제를 해결하고, 국제사회와의 화해, 교류협력을 촉진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장관급도 아닌 차관급 인사가 물러난 얘기를 그렇게 길게 쓴 데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었다.
기자는 외교부를 출입하면서 당시 潘基文 차관을 1년 넘게 접했다. 潘차관의 능력, 성실함, 후배 외교관들을 온화함으로 이끄는 「따뜻한 카리스마」에 이끌렸다. 그가 안타깝게 落馬(낙마)했을 때, 가급적 그가 다시 중용돼 역량을 펼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기사를 썼다.
그 기사의 마지막은 이랬다.
〈(潘基文 차관의 충주高 선배인) 홍순영 대사가 駐독일 대사, 외교부 장관, 駐中 대사로 다시 그의 능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처럼, 潘 前 차관이 복귀하기를 바라는 사람이 많다. 적어도 기자가 느끼기에는, 외교부의 후배들은 그가 다시 한번 능력을 발휘하기를 바라고 있다〉
月刊朝鮮 기사가 나간 후 4개월 만에 潘基文은 다시 외교관으로 복귀했다. 그리고 駐유엔대표부 대사 겸 유엔총회의장 비서실장·대통령 외교보좌관·외교부 장관을 거쳐, 지난 10월14일 유엔 사무총장에 선출됐다.
潘基文이 누구인지 궁금해하는 독자들을 위해 다시 月刊朝鮮에 기고하게 됐다. 어쩔 수 없이 2001년 月刊朝鮮 기사와 겹치는 부분이 있음을 밝혀 둔다.
潘장관은 1944년생이다. 아버지 潘明煥(반명환·작고)씨와 어머니 辛鉉順(신현순·81)씨 사이에서 태어났다. 고향은 충북 음성이지만, 초등학교 1학년 때 충주에 정착했다. 潘장관의 막내동생 경희씨는 『큰오빠 위로 아들이 있었지만,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고 사망해서 오빠가 사실상 장남』이라고 했다.
아버지 潘明煥씨는 일제시대 청주農高를 수석 졸업했다. 潘장관의 할아버지는 한의원을 했고, 潘明煥씨는 당시 물류업을 하는 「충북산업」에 다녀 비교적 유복한 생활을 했다.
潘明煥씨는 1950년대 말까지 창고업을 하다, 친구들의 빚 보증을 여러 차례 서 주었다가 사고가 나는 바람에 家勢(가세)가 기울기 시작했다.
주변 사람들이 기억하는 潘明煥씨는 인정이 많은 사람이었다. 어려운 형편의 주위 사람들을 보면, 쌀과 돈을 선선히 꿔주었다고 한다. 潘씨는 농업학교 친구가 나병에 걸리자, 가족에게도 쫓겨난 그를 6개월 넘게 자신의 집에 머물게 했다.
潘장관의 두 살 아래 동생 반기상(사업)씨는 『지금 생각해도, 아버지가 나병환자를 데려와 함께 산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그때 아버지가 쌓은 善行(선행)들이, 형님이 유엔 사무총장이 되는 데 음덕으로 작용한 것 같다』고 했다.
潘장관 남매들은 충주에서 공부 잘하는 것으로 유명했다. 첫째 동생 기상씨는 제일은행 마포지점장으로 퇴직 후, 무역업을 하고 있다. 둘째 동생 기훈씨는 충북大 약대를 다니다 대학교 1학년 때 사망했다.
셋째 동생 기호씨는 손해보험협회 광주지점장, 여동생 정란씨는 초등학교 교사, 막내 여동생 경희씨는 약사다.
『형은 노력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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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62년 VISITA 프로그램에 선발돼 백악관을 방문했을 때의 潘장관(원 안). |
『형은 머리가 좋지만, 기본적으로 노력파다. 절대로 시간을 낭비하지 않았다. 어릴 적 우리 집 화장실이 꽤 멀리 있었다. 저녁에 화장실을 다녀오면 잠이 오지 않았다. 그러면 형은 반드시 책을 봤다. 내가 「불 좀 끄라」고 화를 내면 형은 웃으면서 책을 보다 잤다.
지금도 명절 때 어머니를 뵙기 위해 골(충주)을 함께 가면, 어김없이 자동차 안에서 서류를 본다. 내가 「궁상 좀 그만 떠세요」 하고 핀잔을 줘도 씩 웃으며 서류를 본다』
潘장관은 학창 시절 내내 반장과 1등을 놓치지 않았다. 그중에서 영어에 두각을 나타냈다. 충주中 시절, 영어교사가 「배운 것을 10번씩 써 오라」고 했다. 潘장관은 매일같이 그 숙제를 하면서 문장을 통째로 외워 버렸다.
충주高 1학년 때 潘장관이 영어 실력을 비약적으로 높일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영어교사가 潘장관에게 커다란 녹음기를 내주며 숙제를 내줬다. 영어 교재를 만들라고 한 것이다.
潘장관은 충주비료공장을 찾았다. 그곳에 근무하던 미국인 엔지니어와 부인들을 만나, 영어 교재 제작을 도와 달라고 요청했다. 이 인연으로, 충주비료공장에서 고정적으로 영어를 배울 수 있었다.
그의 고향 선배인 안영수 경희大 교수(여)는 『미국인 엔지니어 부인들이 돌아가면서 회화를 가르쳤는데, 충주高의 潘장관이 제일 뛰어났다. 그 사람은 영어로 된 것이면 뭐든지 달달 외우고 다녔다. 거의 미친 사람처럼』이라고 기억했다.
潘장관은 高2 때인 1961년 충주비료공장의 추천으로 적십자사에서 주관하는 「외국학생의 미국방문 프로그램(VISITA)」에 선발됐다. 한국에서 4명을 뽑는데 소도시인 충주 출신의 潘장관이 뽑혀, 지역에서 일약 유명인사가 됐다.
외국에 쉽게 갈 수 없던 1960년대 초반에 고등학생이 미국을 방문하고, 존 F 케네디 대통령을 만난다는 것은 큰 화제였다. 미국에 가기 위해 1년 동안 머리를 깎지 않고 지내는 특전을 누렸다.
김포공항을 처음 가본 潘장관의 부모는 비행기 구경을 처음 하고 와서, 비행기가 얼마나 큰지 동네 사람들에게 자랑했다고 한다. 충주女高 학생들은 潘장관이 미국여행 가서 선물할 복주머니를 만들어 전달했다. 이를 대표로 전달한 류순택씨는 潘장관과 9년 열애 끝에 1971년 결혼했다.
潘장관은 高3 때인 1962년 샌프란시스코 등을 거쳐서 워싱턴을 방문했다. 潘장관은 케네디 대통령과 함께 찍은 사진을 틈틈이 보면서, 「외교관이 되겠다」는 생각을 키워 나갔다.
潘장관은 高3 때 미국에 가느라고, 한 달을 공부하지 못했는데도 원하는 서울大에 합격했다. 潘장관은 당시 충주高에서 서울大에 진학한 두 명 중의 한 명이었다.
집안 도우려고 후진국 근무 자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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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도 총영사 시절부터 潘基文 장관을 이끌어 준 盧信永 前 총리. |
潘장관은 연수를 마칠 때 1등을 했다. 연수에서 1등한 외교부 사무관은 駐美대사관에 발령받는 것이 당시 관례였다. 潘장관은 후진국 근무를 희망했다. 동생 기상씨는 『미국에 가면 저축하기 힘든데, 후진국에 가서 돈을 아끼면 집안에 보탤 수 있을 것 같아 형이 후진국 근무를 자원했다』고 말했다.
潘장관은 2001년 사석에서 당시를 회상하며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외교부에 입부해 보니, 친가나 처가의 배경에 힘이 있는 사람이 부러웠다. 시골에서 올라온 나는 아무것도 없었다. 그러나 나는 내 힘으로 걸어왔다』
인도 총영사관으로 자원한 潘장관은 자신의 외교관 생활에 결정적인 영향을 준 盧信永(노신영) 당시 뉴델리 총영사를 만나게 된다. 盧 前 총리는 그의 영어실력·민첩함·판단력·성실함에 주목했다.
1973년 韓·인도 국교수교로 駐뉴델리 총영사에서 駐인도 대사가 된 盧 前 총리는 공관장 회의에서 潘사무관을 공개적으로 칭찬했다. 盧 前 총리는 그의 회고록에서 『(앞으로) 나를 도와 많은 일을 하게 될 초면의 潘基文 사무관은 신혼 초였다』고 기술했다.
潘장관은 『盧 前 총리로부터 두 가지를 배웠다』고 했다.
『盧총리는 전화와 편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盧총리는 「전화는 누군가가 문 앞에 서서 문을 두드리는 것이니 정성껏 받으라」고 했다. 또한 「다른 사람에게 보내는 편지는 자신이 반드시 직접 서명을 해야 한다」고 가르쳤다. 유엔 사무총장에 출마한 후 1000통이 넘는 편지를 보내면서 일일이 내가 직접 서명을 했다』
盧信永 前 총리는 풍진금속 류진 회장의 장인이다.
류회장은 미국의 부시 대통령 가문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潘장관이 유엔 사무총장 후보로 부시 대통령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게 된 배경에는 盧信永 前 총리가 역할을 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상사들의 엄청난 총애
潘장관은 美대사관 정무공사,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차관을 거치면서 미국과 對北정책에 관한 정책조율을 했고, 외교정책실장을 하면서 유엔과 多者(다자)업무에 대한 식견을 쌓았다. 駐美대사관 총영사를 3년이나 역임해 영사 및 교포 문제에 정통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런 그에게 외교부에서 유행하는 두 가지 농담이 있다.
첫 번째는 「潘半(반반)」이다. 『潘차관의 반만 해도 성공한다』는 것이다. 정반대로 『潘장관을 따라 하려다가는 제 命(명)에 죽지 못하니, 아예 따라 할 생각을 하지 말라』는 말이 역으로 유행했다.
이범석 외무부 장관은 潘基文이 서기관일 때, 그를 동기들 중에서 가장 먼저 승진시키려고 마음먹었다. 그러나, 당시 국장들이 『潘서기관의 나이가 마흔도 되지 않아 곤란하다』고 반대했다.
이범석 장관은 토요일 인사위원회를 소집했다. 李장관은 『1976년 이후 서기관이 된 사람을 副이사관으로 승진시켜야겠으니 여기서 대상자를 선정해서, 장관공관에 가져오라』고 말했다. 潘基文 장관은 당시(1976년) 서기관이었다. 李장관의 뜻을 읽은 인사위원들 모두 潘장관을 승진시키는 데 동의했다.
李장관은 다음 월요일 『이번 인사가 참 잘됐다』고 한 후, 이를 발표하라고 지시했다.
盧信永 총리 역시 潘基文이 3급(副이사관)으로 1급(관리관)이 담당하던 총리 의전비서관으로 일할 당시 그를 일찍 승진시키려 했다. 그러자, 潘장관이 오히려 부담스럽다고 『기한 3년이 지난 후에 승진시켜 달라』고 부탁했다고 한다.
외무고시 1·2회를 모두 제치고 2급 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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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6년 金泳三 대통령으로부터 의전수석비서관 임명장을 받는 潘장관. |
潘基文은 당시 자신의 선배·동기·후배 100여 명에게 약 1주일에 걸쳐서 일일이 편지를 썼다. 「일찍 승진해서 죄송하다」는 내용이었다. 평소 潘 前 차관의 인간됨을 안 선배들이 그의 진심어린 편지를 받은 후, 이해했다고 한다.
이상옥 외무장관은 그를 駐美 공사로 미국에 내보낸 후, 1주일 만에 1급으로 승진시켰다. 공노명 장관은 항상 승진이 앞선 그에게 『자넨, 승진이 빠르니 내가 천천히 승진시키겠다』고 말할 정도였다.
潘基文 차관은 金泳三 정부에서 외교부 차관보·청와대 의전수석·청와대 외교안보수석으로 승승장구했다. 潘장관은 관운도 있는 편이다. 그가 駐美 대사관 총영사로 근무할 때 당시 K 미주국장이 4개월 만에 보직 해임됐다.
그러자 당시 최호중 장관이 그를 미주국장에 임명했다.
미주국장 시절 그는 현재 청와대 안보정책실장을 맡고 있는 宋旻淳(송민순) 북미과장과 호흡을 맞춰 1966년 만들어진 후 불평등조약이라는 비판을 많이 받고 있던 韓美주둔군지위협정(SOFA)을 1차 개정했다.
潘基文-宋旻淳 팀은 10년 후 다시 차관과 북미국장으로 호흡을 맞춰, 2차 SOFA 개정을 이끌어 냈다.
潘장관은 1996년 의전수석비서관에 임명될 당시 이렇게 소감을 말했다.
『오늘 아침 대통령으로부터 명령을 받았다. 얼떨결에 받아서 사양했으나 다시 「하라」는 하명이 있었다. 외무부 경력으로 아직 「주니어」인데, 중책을 맡아 떨리기도 하고 중압감을 느끼고 있다』
1997년 초 그가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으로 근무할 당시 黃長燁(황장엽) 북한 노동당 국제담당 비서가 한국 망명을 요청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黃長燁씨가 어떤 루트를 통해서 한국에 들어오느냐가 최대의 관심사로, 潘장관의 일거수일투족이 기자들의 취재대상이었다.
그는 일요일 새벽 비행기로 필리핀을 방문해 라모스 대통령을 직접 만나 황장엽의 망명을 부탁한 후, 월요일 새벽에 돌아와 출근을 하는 식으로 보안을 유지했다. 1997년 4월20일 黃長燁씨가 필리핀 항공 전세기로 서울공항에 도착, 『대한민국 만세』를 외치며, 트랩을 내려왔다.
潘장관은 駐오스트리아 대사로 나갔다가 2000년에 외교부 차관으로 기용됐다. 그와 비슷한 시기에 외교장관이 된 이정빈 現 국제교류재단 이사장은 『내가 참 복이 많은 사람이야, 潘基文이를 차관으로 데리고 장관을 하다니…』 했다고 한다.
潘장관의 두터운 미국 인맥
潘장관은 각국 외교관들과 탄탄한 인맥을 쌓았다. 특히 미국 인맥이 강하다.
潘基文의 외교장관 기용이 발표된 것은 2004년 1월16일 오후 7시쯤. 5분도 되지 않아 토머스 허바드 駐韓 美대사가 축하전화를 했다. 潘장관은 1차 北核위기 당시인 1993~1994년 駐美 공사로 근무하면서 당시 美 국무부 동아태 담당 부차관보였던 허바드 대사와 호흡을 맞췄다.
그날 밤 11시쯤 콜린 파월 美 국무장관이 취임 축하전화를 했다. 미국의 국무장관이, 상대국 외무장관이 업무를 시작하기도 전에 자택으로 한밤중에 전화를 걸었다.
파월 장관은 『나를 포함해 많은 사람들이 당신을 잘 알고 있다. 미국內 많은 사람들이 당신이 장관이 된 것을 기뻐하고 있다. 앞으로 韓美관계 강화를 위해 노력하자. 당신이 취임하자마자 빠른 시일 내 만나기를 바란다』고 했다.
潘基文 장관이 취임하자마자 미국을 방문, 부시 대통령을 예방한 것은 이런 배경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의 외교관 인생에 최대의 시련이 닥친 것은 2001년 2월이었다.
潘장관은 『30년이 넘는 외교관 생애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2001년 「ABM-NMD 사건」으로 차관에서 경질 된 것』이라고 했다.
최대의 고비 ABM-NMD 사건
金大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頂上회담 공동성명에 부시 행정부가 폐기를 주장하고 있던 탄도탄 요격미사일(ABM) 조약의 보존과 강화를 골자로 하는 문장이 포함돼 버렸다. 그 문장은 이렇다.
〈대한민국은 1972년 체결된 탄도탄 요격미사일(ABM) 조약이 전략적 안정의 초석이며, 핵무기 감축 및 非확산에 대한 국제적 노력의 중요한 기반이라는 데 동의하였다. 양측은 ABM 조약을 보존하고 강화하는 가운데 전략무기 감축협정 Ⅱ(START Ⅱ)의 조기 발효와 완전한 이행, 그리고 START Ⅲ의 조속한 체결을 희망하였다〉
주말이 끼어 있던 탓에 A4 용지 약 10페이지 분량의 공동성명을 꼼꼼하게 챙기지 못한 실무진의 실수였다. 미국의 「뉴욕 타임스」는 즉각 『金大中 대통령이 韓美 정상회담 1주일을 앞두고, 미국의 NMD 체제를 둘러싼 논쟁에서 공개적으로 러시아 편을 들었다』고 보도했다.
「뉴욕 타임스」는 『미군 3만7000명의 도움으로 보호받고 있는 한국 金대통령의 이같은 선언은 지금까지 미국의 아시아 동맹국들에 의한 입장 표명 중 가장 강한 것』이라고 했다.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는 『한국이 미국의 NMD 체제를 비판하다』는 기사에서 『한국이 美 동맹국과의 대열을 흐트러뜨렸다』고 보도했다.
「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은 『김대중 대통령의 실수』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미사일 방위에 대한 그의 실수는 그가 세계안보라는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강한 의지력이 결핍돼 있음을 보여 준다』고 논평했다.
이 신문은 『한국의 외교통상부가 「韓·러 공동성명에 미국에 대한 어떠한 비판도 없다」고 부인하는 성명을 서둘러 발표했다는 사실은 바로 이것이 얼마나 큰 실수였는지를 보여 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金大中 대통령은 2001년 3월 워싱턴에서 열린 韓美 정상회담에서 부시 대통령에게 이 문제에 대해 사과했다. 미국의 다른 인사들을 만날 때마다 이 문제에 대해서 사과했다.
金대통령은 『내가 이 문제로 미국 측에 얼마나 많이 사과를 해야 했는지 모른다』고 말했다.
潘장관은 이 사건을 사전에 막지 못한 것에 대해 이후 자탄을 많이 했다.
그는 2001년 3월7일 외교부 全 직원이 참석하는 비공개 조회를 소집, 「외교부 自省論(자성론)」을 제기했다. 그는 『韓·러 공동성명에 언급된 ABM 조약 관련 문구는 국제사회에서 통용되는 것이었으나, 외교부가 국제사회의 상황변화에 미처 신경을 쓰지 못했다는 지적이 있다. (NMD 체제 관련) 좋지 않은 결과가 나와 국민들에게 누를 끼친 데 대해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UN 총회의장 비서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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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70년 서울大 외교학과 졸업식 때 가족들과 함께. 潘장관 왼쪽으로 아버지 반명환씨, 오른쪽은 어머니 신현순씨. |
4개월간 두문불출한 潘장관을 다시 발탁한 사람은 한승수 외교부 장관이었다. 韓장관은 처음에는 그를 외교안보연구원장으로 기용할 생각이었으나, 청와대가 반대했다. 그러자, 韓장관은 자신이 유엔 총회의장이 되자, 그를 유엔 총회의장 비서실장 겸 駐유엔대표부 대사로 뉴욕에 부임시켰다.
『외교부 차관을 한 사람이 겨우 유엔에 가서 국장급이 할 일을 하느냐』는 비아냥이 있었지만, 潘基文은 아랑곳 하지 않았다. 潘장관은 유엔에서 1년 동안 근무하며, 인맥을 넓혔다. 그의 유엔 총회의장 비서실장 경력은 유엔 사무총장 출마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됐다.
「轉禍爲福(전화위복)」의 말뜻을 새기지 않을 수 없는 일화다.
潘장관은 자기관리가 철저해 36년간의 공직생활에서 구설수에 오른 적이 거의 없다. 潘장관은 사석에서 『내가 룰을 안 지키면서 다른 사람에게 뭐라고 할 수 없으니까, 나는 반드시 내가 정한 룰은 지킨다』고 말했다.
1990년대 말 그가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으로 근무할 때 그의 아들 우현(LG CNS 근무·현재 UCLA大 MBA과정)씨가 입대했다. 키가 180cm를 훨씬 넘는 潘장관의 아들은 논산훈련소에서 공수부대로 차출됐다.
나중에 아들이 자대 훈련을 마친 뒤 潘장관이 첫 면회를 가서야, 부대장은 그가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의 아들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한다. 가족들이 『공수훈련을 받다가 죽을 수도 있다는데 너무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지만, 潘장관은 『군인은 수만 명에 한 명 죽는다. 공수부대 근무를 마치고 나면 우현이도 강해진다』며 꼼짝 하지 않았다(潘장관의 대학 동기인 유태현 베트남 前 대사 회고).
철저한 자기관리
경희大 안영수 교수의 얘기다.
『첫 부임지로 인도 副영사로 갔다 왔을 때로 기억한다. 당시 그는 서울 수유리 화계사 쪽의 조그만 집에 살았는데 그 집에 가보니 외국 물건은 하나도 없었다. 당시에는 외국에 나가면 이것 저것 사갖고 와서 쓰거나 되팔던 시절이다. 「왜 외국 물건이 이렇게 없느냐」고 하니, 부인 류순택씨가 「그런 일 하다가는 선영이 아빠한테 큰일 난다」고 했다. 그렇게 원칙적인 사람이다. 고지식할 만큼…』
2001년 1월 며칠 동안 눈이 많이 내려 흑석동 언덕배기에 위치한 그의 자택 앞까지 관용차가 올라오지 못했다. 그는 등산용 아이젠을 구두에 걸고, 중앙大 앞까지 약 500m를 걸어 내려가 관용차를 타고, 제 시간에 출근했다.
그가 부하직원들에게 자주 이야기하는 원칙 중 하나는 『만약 99% 내가 맞다고 판단하면 물러서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1990년대 말 그가 金泳三 정부에서 외교안보수석으로 일할 때 정치권에서 K모 교수를 민족통일연구원장에 임명하려 했다. 그는 정세현 비서관을 추천했다. 그는 정치권의 요구가 거세지자 金泳三 대통령을 면담, 재가를 받은 후 당시 권오기 통일부총리에게 통보해 버렸다.
기자는 7년 넘게 潘장관을 취재하면서, 2004년 6월 이라크에서 斬首(참수)당한 김선일 사건 때 그의 고집을 엿볼 수 있었다.
潘장관은 정치권과 여론에서 「외교부가 미숙하게 대응해 사태를 악화시켰다」는 비판이 제기되자 강하게 항변했다. 『김씨 사건은 유감스럽지만 외교부가 필요 이상으로 비난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潘장관은 당시 언론사 간부들과의 식사 자리에서 이례적으로 목소리를 높였다.
『미국은 이라크에 많은 병력과 정보원이 있는데도 미국인 2명이 납치, 참수되는 것을 막지 못했다. 이때 美 국무부에 비난전화가 한 통도 없었다. 감정풀이는 도움이 안 된다』
潘장관은 「AP통신이 제공한 김씨 관련 제보를 외교부가 묵살했다」는 주장을 강하게 부인했다.
『AP하고 진실게임을 한 적이 없다. 부당하다. AP의 누가 어떤 방법으로 질의했느냐, 외교부 직원의 관심을 촉발할 만한 질문 내용이었느냐. 요즘 내가 움직이면 사진기자 수십 명이 사진을 찍는데 내가 범죄자냐. 이런 것은 우리나라의 대외관계에 좋지 않다』
당시 潘장관은 국회 청문회에서 「潘 증인」으로 불린 날, 부하 직원들에게 『나 장관 안 한다. 장관 안 해도 된다』고 소리쳤다.
안영수 교수는 『그가 목소리 높이는 것을 자주 본 적은 없지만 고집을 부리면, 보통 사람의 10배쯤 되는 것 같다. 낮은 자세로 가지만 꼭 해야겠다는 것을 못하는 것을 본 적은 없다』고 말했다.
국무회의에서 소수파였던 潘基文 외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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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5월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과 함께. |
외교부 장관 물망에 올랐으나, 차관급에 그친 것이다. 盧대통령은 潘장관을 처음 만난 날 식사를 함께 하면서 『潘보좌관, 저를 잘 모르지요? 저도 潘보좌관을 잘 모르니 같이 일해 봅시다』 했다고 한다.
潘장관은 2005년 국회에서 『외교부 장관은 대통령의 외교참모일 뿐, 대통령의 외교 선생이 될 수 없다』는 외교부 장관론을 밝혔다. 그의 이 발언은 盧대통령의 자주외교 구상이 반발을 불러일으킬 때마다, 도마 위에 올랐다. 하지만 潘장관이 盧대통령의 자주외교를 그대로 따른 것은 아니었다.
청와대 관계자의 얘기다.
『潘장관이 盧대통령과 반드시 코드가 맞는 것은 아니었다. 潘장관은 대통령의 뜻을 거스르지 않으면서, 꼭 필요하다 싶으면 고비고비마다 韓美관계의 중요성을 언급해 왔다』
한 국무위원은 이렇게 얘기했다.
『국무회의에서 潘장관은 마이너리티 일 때가 많았다. 대외관계 문제에서 그는 韓美관계와 주변국과의 관계를 늘 강조했다』
「균형적 실용외교」 제시
盧武鉉 대통령은 2004년 1월16일 윤영관 장관을 경질하고, 潘基文 청와대 외교보좌관을 외교통상부 장관으로 임명했다. 청와대의 외교통상부 조사로 비롯된 초유의 사태와 韓美동맹 관계를 모두 고려한 선택이었다.
당시 청와대는 「발탁 배경」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냈다.
「潘장관이 조직을 추스르고 개혁하여 참여정부의 외교역량을 강화·결집시킬 수 있는 능력을 구비하고, 우방의 신뢰를 바탕으로 당면 현안을 매끄럽게 처리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
정찬용 인사수석은 윤영관 前 장관의 경질 사실을 발표하면서 『자주외교를 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워싱턴 포스트」 등 주요 외신이 자주외교를 「independent foreign policy(독립적 외교)」로 번역하면서 동맹국인 미국 내에서 민감한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潘장관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인사수석이 언급하면서 국제적인 문제로 비화된 「자주외교」 논란을 없애는 것이었다.
潘장관은 취임사에서, 공보관실에서 사전에 배포한 취임사 중 「자주」라는 단어는 아예 읽지 않고 넘어갔다.
취임식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자주외교」와 관련된 질문을 받은 그는 『정찬용 인사수석이 갖고 있던 인식·인상을 말한 것 같다. 그분은 외교 전문가가 아니고 (그 발언은) 단순히 인사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나왔다』고 말했다.
자주외교 발언을 정찬용 인사수석의 월권 또는 실수로 격하시킨 것이다.
潘장관은 대신 「균형적 실용외교」라는 개념을 제시했다. 그는 균형적 실용외교를 『우리가 추구하고 있는 목표·가치를 다른 나라와 조화롭게 맞춰 나가고 유연하고 실용적인 옵션을 취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潘장관에 대한 견제는 만만치 않았다. 潘장관은 현 정부 출범 직후부터 반대세력이 퍼뜨린 陰害(음해)에 맞서야 했다. 潘장관은 『외교부가 일하기 힘들다』는 푸념을 했다는 이유로, 정보기관의 조사대상에 오르기도 했다.
潘장관이 외교부 미주국장 재임時 활동과 관련한 1990년대 국정원의 보고자료가 反美성향의 매체에 공개되었다.
潘장관이 유엔 사무총장에 출마한 후, 『그가 장관직을 곧 사임한다』는 등의 소문이 끊이지 않았다. 한 외교관은 『潘장관이 유엔 사무총장에 출마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세력들이 없지 않았다. 이들이 끊임없이 潘장관에 대해서 좋지 않은 소문을 만들어 내고, 일부 자료들을 인터넷 매체에 흘려 줬다』고 했다.
지난 7월 말 潘장관은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에서 열린 아세안지역포럼(ARF)에 참석 중 국내로부터 긴급 전화를 받았다. 당시 이종석 통일부 장관이 『미국이 (북한 정책과 관련) 실패를 더 많이 했다』고 한 발언을 盧대통령이 옹호했는데, 콸라룸푸르에서 潘장관이 기자들과 만나 이를 비판했다는 소문이 퍼졌다는 내용이었다.
潘장관 측은 청와대에 사실이 아님을 해명해야 했다. 당시 潘장관은 ARF 취재 중인 기자들과 딱 한 번 식사를 같이했는데, 이 자리는 그 소문이 난 후 마련됐다. 근거 없는 음해였다.
기자는 그동안 벼락출세를 하거나, 지위가 높아진 사람의 처신이 달라지는 것을 많이 목격했다. 과거의 자신을 잊어버리고 오만해지는 것이 보통이다. 그런 점에서 潘장관은 예외적인 인물이다.
따뜻한 카리스마
潘장관의 인간적인 면모에 관한 일화가 외교부에 많이 口傳(구전)되고 있다.
2001년 4월1일 차관 경질 통보를 받은 날은 그가 청와대에 근무할 당시 부하로 데리고 있던 여직원의 결혼식 주례를 서기로 한 날이었다. 潘장관은 혹시 자신의 경질설 때문에 신부와 부모들이 걱정할까 봐 결혼식 1시간 전에 결혼식장에 가서 신부와 부모를 안심시켰다.
당시 그가 차관에서 물러났을 때, 많은 후배 외교관들이 아쉬워했다. 현재 외교부의 고위직 인사인 당시 국장급 외교관은 기자들 앞에서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潘장관과 地緣(지연)·學緣(학연)은 물론, 같은 부서에 근무한 적이 없었다. 그는 『외교부 역사상 가장 뛰어난 외교관이 이렇게 물러나도 되느냐』고 아쉬워했다.
2004년 1월 그가 외교부 장관이 되자, 그가 살던 사당동 아파트의 주민들이 축하 화환을 보냈다. 潘장관은 그때 축하 메시지를 보낸 지역 주민들에게 일일이 편지를 보냈다. 물론 자신이 직접한 서명이 담겨 있었다.
한 외교관은 『潘장관이 따뜻한 카리스마를 갖고 있다』고 했다. 부드럽게 인간적인 면모로 후배들을 이끈다는 것이다. 그가 후배 외교관을 면전에서 야단 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경우다.
스스로 일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潘장관의 장기이다. 潘장관이 유엔 사무총장 출마에 나선 후, 후배 외교관들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은 것은 이런 배경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2003년 가을, 외교부의 한 局長(국장)이 盧대통령의 「자주외교」를 비하한 것으로 언론에 보도됐다. 당시 외교보좌관이었던 潘장관이 盧대통령 앞에서 그를 옹호했다. 盧대통령은 강경한 분위기였다고 한다.
潘보좌관은 논란이 된 국장을 징계하지 말 것을 다시 간청했고, 문제의 국장은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고 넘어갔다.
潘장관은 외교부의 한 선배가 정치적인 이유로 고위직에서 물러났을 때 자신이 앞장서서 미국 연구소에 자리를 마련해 줬다. 또한 한국 교류재단의 연구기금을 받게 도와주었다. 미국에서 연수하던 시절, 당시 병에 걸린 외교부 직원을 위해 한약을 지어, 병문안한 일화도 있다.
潘장관은 駐美대사관 정무공사 시절, 특파원들 사이에서 인기가 좋은 편이었다. 당시 미국 특파원으로 근무한 한 언론사 기자는 『潘장관은 자신이 없는 동안 누가 전화를 걸어 오면, 반드시 콜백을 해주었다』고 기억했다.
올해 대사로 나간 한 외교관의 말이다.
『보통 높은 사람은 자기 자랑 70%, 남에 대한 험담이 30%인데, 潘장관은 예외적이다. 천성이 다른 사람이다』
「자신만의 목소리가 약하다」는 비판도
潘장관은 「자신의 목소리가 약하고 무게감이 없다」는 비판을 종종 받아 왔다.
차관 시절 국회에서 자신보다 열 살 아래의 국회의원들이 질문을 하면 『○○○ 의원께서 하문하신…』이라는 표현을 썼다. 「조직을 관리하는 일은 잘 하지만, 창조적인 일에는 약하지 않느냐」는 비판적인 목소리도 있다.
한 중견 외교관의 이야기다.
『潘장관이 역대 최고 한국 외교관 중의 한 명이라는 데 동의한다. 그러나 潘장관이 재임기간 중 韓美동맹 관계를 비롯, 주변국과의 관계에서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는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 우리나라가 나가야 할 길을 제대로 제시했는지는 미지수다』
「潘장관이 장관직을 수행하면서, 韓美동맹과 북한인권문제에 대해서 자신의 소신을 밝히지 못했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戰時 작전통제권 단독행사와 관련한 논란에서 침묵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韓美동맹 再조정 과정은 양자 간의 문제이기에 외국 언론이 潘장관에 대해서 직접적인 문제제기를 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유엔 북한인권 결의안에 대한 우리 정부의 잇달은 기권은 외국 언론이 潘장관을 비판하는 단골메뉴가 됐다.
『북한인권, 유엔 사무총장의 입장으로 간다』
외국 언론은 『인류 보편적인 이념을 실현해야 하는 유엔 사무총장 후보가 북한인권에 대해서 애매모호한 입장을 취할 수 있느냐』고 비판했다.
그동안 우리 정부가 북한인권문제를 당당하게 제기해 對北 압력수단으로 사용하지 못했다. 「북한 주민들에게 도움을 주지는 못할망정, 金正日 정권의 악행을 옹호한다」는 인상을 주기에 충분했다.
더욱이 인권운동을 한 金大中·盧武鉉 대통령에 의해서 북한인권 외면이 이뤄진다는 사실을 세계는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潘장관은 이 문제로 적잖은 고민을 한 것 같다. 기자는 潘장관이 유엔 사무총장으로 사실상 확정된 직후, 전화 인터뷰를 가졌다.
그는 이 인터뷰에서 북한인권문제와 관련, 『(한국) 외교부 장관으로서의 입장이 있고, 유엔 사무총장으로서의 입장이 있다. 앞으로 유엔 사무총장의 입장으로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潘장관의 이날 발언은 유엔 사무총장에 선출될 경우, 그동안 북한의 인권문제에 소극적이었던 한국의 입장에서 벗어나, 對北 인권결의안 채택 등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우리 정부는 그동안 유엔이 주도하는 對北 인권결의안 표결에 불참하거나 기권해 왔다. 미국을 비롯한 일부 매체들은 이런 이유로, 潘장관이 북한인권에 대해 소극적이라고 비판했다.
潘장관은 『코피 아난 사무총장은 10년간 재임 중 북한을 한 번도 가지 못했다. 기회가 되는 대로 유엔 사무총장 자격으로 북한에 갈 계획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북한문제를 해결하고, 국제사회와의 화해, 교류협력을 촉진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